[대우車매각협상 국내파장]'토종' 현대 갈수록 '守勢'

  • 입력 2000년 10월 9일 20시 13분


GM이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국내 자동차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바뀔까.

앞으로 2∼3년 동안 ‘현대―기아 우위, GM―삼성르노 쫓아가기’ 구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세계1위 GM의 잠재력이 가시화하면서 ‘토종―다국적기업’의 대결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는 월드카 생산기지〓GM이 대우차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에서 값싼 차 모델을 만들어 전세계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잭 스미스 GM회장은 올 5월 방한해 “GM은 대우차를 활용해 새로운 저가모델의 플랫폼을 개발해 아태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전세계 자동차업체는 월드카를 공동개발하는 데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포화상태에 있으므로 앞으로 새로운 수요는 아시아와 남미권을 중심으로 한 소형차 부문에서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

GM이 대우차를 인수해도 당장은 국내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긴장하는 현대차그룹〓자동차산업이 1, 2년을 노리는 업종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대는 GM과 대우차의 협상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GM과 대우차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을 때 현대는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GM의 공세에 밀려 현대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75%에서 40%로 급감해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내부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다분히 GM을 견제하기 위한 ‘엄살’도 섞여 있었지만 현대차의 긴장은 그만큼 컸다.

일단 지난해와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현대차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월드카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GM이 대우차를 어떤 가격에 어떤 폭으로 가져갈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현대차는 GM이 대우차의 해외법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을 것으로 보고 폴란드 FSO공장 등에 대한 인수의사를 타진해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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