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환경벤처에 본격 투자

  • 입력 2000년 7월 10일 18시 44분


한화그룹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본격적인 환경 관련 벤처기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나선다.

환경 산업은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손꼽히는 분야. 과연 국내에서 ‘닷컴(인터넷 벤처)’과 바이오벤처에 이어 환경벤처 붐이 일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1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에코솔루션 제오텍 등 국내 대표적인 환경벤처기업 102개사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환경벤처협회(KEVA)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이달중 환경벤처 육성자금 10억원을 조성, KEVA 회원사의 연구 개발을 촉진하고 개발한 기술을 조기에 상업화하기 위한 자금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앞으로 사업 실적에 따라 100억원까지 추가로 투자할 계획.

KEVA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추천하면 한화측에서 기술의 성공 가능성과 사업적 활용 가능성을 심사한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화는 이와 함께 자체 연구 개발 능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이들 벤처기업과 공동 연구 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KEVA는 이날 협약을 계기로 회원사를 상대로 자금 수요 파악에 나섰고 곧 구체적인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화 건설부문 김현중(金玄中)사장은 “1991년 시작한 ‘환경 경영’이 올해 10년째를 맞아 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인 환경벤처기업 인큐베이팅 사업을 전개키로 했다”며 “창업투자회사 등 금융권의 벤처 투자와는 달리 사업적 시너지가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 환경산업 육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10년전부터 ‘환경 경영’을 기업 경영 이념으로 채택해 모든 사업 분야에서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왔다. 이번 협약은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겠다는 첫 시도.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환경 기술 수준이 선진국의 30∼60%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한다. KEVA측에 따르면 환경부의 지난해 환경 관련 연구 개발(R&D) 비용은 285억원으로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등을 포함한 정부 전체 R&D 투자의 0.9%에 불과하다. 그나마 사업성과는 거리가 있는 기초 과학 분야에 집중됐다는 것.

KEVA는 이같은 상황에서 개별 업체 차원의 기술 개발이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업계 차원에서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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