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댐 백지화]정책잘못 혈세 낭비는 얼마?

  • 입력 2000년 6월 6일 19시 14분


동강댐 건설 백지화 등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낭비되는 국민의 혈세는 얼마나 될까.

동강댐의 경우 집행된 예산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90년 수자원공사가 영월(동강)댐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 이래 두차례의 환경영향평가와 공동조사, 설계 등에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사용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특히 동강댐이 환경단체들의 반대운동에 부닥치면서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홍보비에만도 적잖은 비용을 쓴 것으로 보인다.

서울 환경연합 김혜정(金惠貞)사무처장은 “그나마 사업 시작 전이어서 지출된 비용이 적은 편일 것”이라 말한다.

환경단체들은 “동강댐의 경우 수몰지역 주민들이 진 가구당 3000만∼5000만원의 빚 또한 간접비용으로 계산해 보상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동강댐 수몰지구 250가구가 진 빚은 55억원에 이른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위원장 이필상·李弼商)이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98년 담수화를 포기한 시화호 개발에는 수자원공사에 의해 2568억여원이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95년 12월 백지화된 굴업도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계획과 관련해서도 이문제가 제기됐다. 환경부는 굴업도에 활성단층이 깔려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핵폐기물 매립 예정지로 선정, 예산을 낭비했다. 95년 당시 정근모 과기처장관은 굴업도 부지선정에 82억6000만원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중인 새만금사업도 “언젠가는 크게 터질 것”이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공통된 의견. 환경연합 양장일(楊將一)조사국장은 “90년 새만금사업을 시작할 때 8200억원에 불과했던 예산이 지금은 2조원으로 늘었고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조만간 수십조원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비용은 과연 누가 부담해야 할 것인가.

<서영아기자>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