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총선 이후 회사채발행이 재개될 때 발행금리가 급격히 올라가는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표금리를 국채 수익률로 바꾸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감(感)으로 결정되는 회사채 금리〓최근 실세금리를 나타내는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10.00%를 넘어섰으나 한국은행 관계자들과 채권시장 딜러들은 별 놀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거래가 없는 가운데서 나오는 수익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 오히려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3년만기 국채 수익률을 주목하는 분위기.
실제 실세금리 지표물인 ‘A+’ 등급의 우량 회사채 물량은 현재 2000억원 정도이며 이 마저도 채권안정기금이 거의 보유하고 있는 바람에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전무한 상태다.
한국은행 김성민(金聖民)채권시장팀장은 “주요 증권사가 증권업협회에 보고하는 회사채 수익률은 딜러들이 임의로 국채수익률에 0.9% 내외를 더해서 보고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거래수익률이 아닌 허수 수익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예상되는 부작용과 대책은〓이같은 회사채 수익률 공시관행 때문에 시중의 채권딜러들은 최근의 회사채 수익률이 실제 금리보다 낮게 결정되고 있다는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삼성생명투신운용 채권팀의 박성진(朴成振)과장은 “통상 회사채 수익률이 국채보다 1.3% 정도 높지만 현재 딜러들은 이보다 낮게 잡아 보고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회사채 발행이 본격화되면 공시된 금리보다 발행금리가 훌쩍 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실세금리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금리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이나 통화운용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
한은의 김성민팀장은 “국고채 금리가 이젠 지표금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된 상태”라며 “금융감독당국의 채권발행 관련 규정과 증권업협회의 채권수익률 공시규정을 바꿔 국고채 수익률을 지표금리로 삼아야 회사채 수익률의 경우 ‘국고채+¤’ 형태로 공시하는 관행을 서둘러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