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위험도 개선안됐다』…美와튼硏 35國조사

  • 입력 1998년 3월 31일 19시 53분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들어간지 4개월이 지나고 그 사이에 김대중(金大中)정부가 출범했으나 국가위험도(컨트리 리스크)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하위수준으로 평가돼 작년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별로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재적인 경제성장 능력을 나타내는 중장기 경제성장 항목에서 조사대상 국가중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돼 앞으로 고도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평가됐다.

31일 미국의 경제예측기관인 와튼계량경제예측연구소(WEFA)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국과 아시아 12개국 등 36개국을 대상으로 ‘3월중 국가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WEFA가 조사한 한국의 국가위험도는 외환위기에 대한 김대중정부의 극복노력에 대한 첫 평가인 셈. WEFA가 발표하는 국가위험도는 △경제성장 △물가 △금리 △환율 △금융시장안정도 △재정건전성 △외채 △노사관계 △기업가신뢰 △행정규제완화 △사회안정성 △정치안정성 등 총 12개 항목. 각각 10점만점 기준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국가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다.

한국은 환율과 기업가신뢰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항목에서 외환위기가 고조된 작년 12월 평가때와 같은 점수(2∼6점)를 받았다. 환율안정성은 작년 12월 2점에서 3점으로, 기업가신뢰는 2점에서 4점으로 각각 향상됐으나 아시아권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바닥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금융시장안정 부문은 인도네시아(3점)를 밑도는 2점으로 최하위를 기록, 최근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한국의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WEFA는 내다봤다.

또 금리와 재정건전도를 제외한 10개 항목에서 한국은 아시아국가의 평균보다 점수가 나빴다.

게다가 중장기적인 측면(2000∼2002년)에서 예측한 한국의 경제성장력은 조사대상 국가중에서 최악인 4점으로 평가됐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모습이 과거와 같은 V자형의 고도성장에서 U자형의 완만한 성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라며 “그만큼 한국의 잠재적 성장 능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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