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코렉스」고액발주 『의혹』…설비자금 무려 1조원

  • 입력 1997년 2월 4일 08시 22분


[林奎振 기자] 한보그룹이 상업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은 코렉스설비에 무려 1조원이상을 투입, 코렉스공법 채택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보는 포철이 1기당 2천8백억원에 지은 비슷한 규모의 코렉스설비를 5천억원을 들여 시공해 공사금액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간데 대해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91년 이미 코렉스설비를 고도기술로 지정한 데다 포항제철도 2천8백억원을 들여 「시험공장」 성격으로 코렉스설비를 도입, 코렉스공법 채택과정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30만t 설비가 유일하게 가동중인 코렉스설비가 국내에 2백10만t 규모로 도입돼 코렉스공법 개발사인 오스트리아 배스트 알핀사의 국제적인 판매활동에 결과적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3일 통상산업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보철강측이 지난 95년 코렉스설비 공장을 건설중이던 포항제철에 한차례의 문의도 없이 코렉스공법을 채택한 데다 설비공사비도 과다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호근 포항제철 코렉스공장장은 『당시 포철은 신기술개발 차원에서 코렉스설비를 도입했는데 한보철강은 곧바로 생산에 들어갈 목적으로 코렉스설비에 투자,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특히 코렉스설비에 대해 상당한 기술정보를 갖고 있던 우리에게 한보측이 아무런 문의를 해오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보철강은 포철이 지은 것과 같은 규모인 코렉스설비 1기(연산 60만t)의 공사비를 5천억원으로 설정, 포철의 2천8백억원보다 2천2백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포철관계자는 『인플레를 감안해도 우리보다 1천억원이상 더 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90년 상공부(현 통상산업부)가 코렉스공법을 재무부(당시)에 신기술로 추천, 재무부가 다음해인 91년에 이를 고도기술(신기술)로 고시해 관세 등 각종 세금을 지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