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실종』…백화점 세일 잇단 흉작 『울상』

  • 입력 1996년 12월 9일 20시 24분


「李英伊·林奎振기자」 『내년도 달력 주문량이 예년의 60%수준인 15만부에 그쳐 공장가동률이 40%대로 떨어졌습니다』 달력제작업체인 금강문화 權秀錫(권수석)사장은 인쇄업계의 불황 실상을 이처럼 전하면서 올해 달력인심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년같으면 연말특수로 흥청거릴 백화점과 재래시장 호텔 선물업체들이 유례없는 불황앞에 썰렁한 연말을 맞고 있다. 백화점업계의 경우 지난주(4∼8일)에 5일간 실시했던 겨울바겐세일이 평년작을 한참 밑돌아 올 연간매출액 목표를 낮춰 잡아야 할 상황이다. 서울 미도파백화점의 올겨울 세일 매출액은 2백29억5천9백만원으로 지난해의 2백26억3천7백만원에 비해 1.4%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백화점도 세일매출 신장률이 6.0%에 불과했고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10.6%, 10.5%수준에 머물렀다. 예년의 매출신장률 20∼30%에 비하면 사실상 매출감소라는 게 백화점 업계의 설명이다. 연말 매출부진은 기업체의 연말보너스 및 성과급 축소 계획이 가장 큰 원인으로 고객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된 때문으로 풀이됐다. 백화점업계는 크리스마스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워 올 매출목표 달성은 물건너 간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액은 목표액 3조원에 2천억원 부족한 2조8천억원으로 예상됐다. 서울 남대문과 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도 이달들어 매출액이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고객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의 경우 하루평균 40여만명이 찾아들었으나 최근에는 평균 26만명선으로 크게 줄었고 지방상인들을 태운 전세버스도 예년 연말같으면 하루평균 80대정도이던 것이 올해는 40대수준으로 떨어졌다. 호텔업계도 연회장과 객실예약률은 예년과 비슷한 70∼80%수준이지만 참석자수와 식음료 가격수준이 예년보다 평균 30%이상 감소, 전체 매출액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선물업계도 주문감소로 불황을 톡톡히 체감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비절감의 일환으로 선물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크업체인 신라명과는 이달중 선물용 케이크 주문액이 10억원정도로 지난해 같은달의 9억원보다 10%가량 늘어났지만 예년의 경우 매출 신장률이 20%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둔화, 경기 부진을 실감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때 직원들에게 케이크를 선물하던 기업체들이 올해는 이같은 계획을 대거 취소한 탓이라는 게 신라명과측의 분석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