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구두 부도 배경]조합-판매점 대금결제 갈등

  • 입력 1996년 12월 5일 20시 12분


「李鎔宰기자」 가격에서 거품을 빼겠다며 의욕적으로 출범한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구두 「귀족」의 약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인가. 업계에서는 귀족의 부도원인을 △디자인 및 품질 미흡 △재고관리의 문제점 △조합운영의 문제로 보고 있다. 「디자인 및 품질」 2백38개 회원사로 구성된 신발조합은 지난 2월부터 귀족 브랜드의 신발을 공동생산해왔으나 유명제화업체에 납품하던 업체들이 만든다는 광고와는 달리 상당수 제조업체가 재래시장과 거래해오던 업체로 디자인과 품질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이다. 일부 인기품목을 제외한 제품은 고스란히 재고부담(70억원)으로 남았다. 「재고관리」 신발조합측은 기술력이 떨어지는 제조업체의 제품까지 납품받아 판매점에 떠맡기는 식으로 재고를 방치했다. 게다가 40여개에 이르는 제조업체에 대한 생산관리에 실패, 잘 팔리지 않는 2백30㎜이하의 작은 사이즈나 2백80㎜이상의 큰 사이즈가 대량 생산됨으로써 재고부담이 컸다는 것이다. 「조합내부의 잡음」 판매점측에 따르면 조합은 판매점으로부터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받았음에도 제조업체에는 대금의 50% 이상을 3개월이상 어음으로 결제했고 이같은 조합의 횡포를 참다못한 판매점들이 최근 조합에 대한 대금결제를 거부했고 이것이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망」 현재 귀족은 재고물량이 70억원, 외상매출대금이 40여억원에 이르고 판매점 등 조합소속 업체들이 이사장 전무 기획실장 등 조합간부들이 퇴진하면 즉시 외상대금을 결제한다는 입장이어서 부도문제는 쉽게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내부의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철저한 디자인 마케팅관리와 과학적인 재고관리, 기술개발을 해나간다면 중소업체들의 공동브랜드 활용 이점을 살려나갈수 있을것』이라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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