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PC판매량 줄어…노트북-고급기종으로 돌파 모색

  • 입력 1996년 11월 7일 20시 31분


「金鍾來기자」 「PC가 너무 안 팔린다」. 대다수의 국내 PC업체가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상반기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4분기 국내 데스크톱PC 판매량은 지난 2.4분기에 비해 최대 15% 가량 추락했다. 최대 판매량을 자랑하던 삼성전자도 PC판매량이 10%나 떨어지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반도체 쇼크에 따른 수출 부진에 PC불황까지 겹친 것이다. 삼성은 전국 카센터나 경찰서 등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며 타개책을 모색중이다. 최근에는 컴퓨터 성능을 올리려면 중앙연산장치(CPU)를 바꾸는 것보다 메모리를 추가하는 방법이 돈이 적게 든다고 홍보하고 있다. LG전자는 IBM과 손잡고 LG―IBM이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질좋고 값싼 컴퓨터를 이르면 연말부터 시판키로 발표한 이후 정작 기존 PC제품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신제품을 기다리자는 심리가 번지면서 대리점마다 재고부담이 늘어나 울상을 짓고 있다. 대우통신은 아예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노트북PC 「솔로」를 「얼굴상품」으로 컴퓨터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잘 팔리지 않는 데스크톱PC보다는 노트북PC로 승부를 내자는 계산이다. 삼보컴퓨터는 겉으로는 1% 가량 성장했으나 행정전산망용PC 공급건을 빼고 나면 실제 판매량은 줄었다. 삼보는 연말까지 1백만원대의 저가형 펜티엄PC부터 고급 사양의 PC를 새로 시판, 가라앉는 PC시장을 흔들어 보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세진컴퓨터랜드는 PC판매량이 유일하게 10% 가량 늘었지만 추석 전에 벌인 대량 광고의 효과라는 평가이고 광고비 지출과 저가 판매를 감안하면 이득은 크게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판매 부진에 대해 『명예퇴직 바람과 무장간첩침투사건 등으로 인해 사회 경제적 불안이 커진데 영향받은 것』이라며 『지난 해의 윈도95 발표같은 큰 이슈나 PC기능이 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는 점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의 컴퓨터전문가 존 드보락은 『휴대하기 편리하고 크기가 작은 노트북PC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데스크톱PC는 멸종의 길을 밟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33.6급 고속모뎀, 3차원그래픽 기능 등을 내장한 펜티엄프로 PC의 모델을 새로 내놓을 계획이지만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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