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팬텀 씨]Q: 국악공연때 관객이 넣는 추임새, 언제 넣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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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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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악공연때 관객이 넣는 추임새, 언제 넣나요
―판소리공연을 보면 관객들이 추임새를 넣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추임새는 언제, 어떻게 넣어야 하는 건가요?(이지윤·23·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A: 연주 잠시 멈출때… 다른 출연자가 넣기도
판소리에는 ‘일고수이명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수가 잘 받쳐줘야 소리꾼이나 연주자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죠. 최근에는 이 말에 관객을 더해 ‘일 청중 이 고수 삼 명창’이라고 말한답니다. 그만큼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추임새는 관객이 공연에 참여하는 대표적인 방식입니다. 하지만 추임새를 제대로 넣는 것은 웬만한 ‘내공’ 없이는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판소리나 창극 등에는 ‘공소(空所)’라고 해서 연주자나 소리꾼이 숨을 잠깐 돌리는 순간, 혹은 소리나 연주가 잠시 멈추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 공소에는 이미 관객에게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바로 ‘어이’ ‘좋다’ ‘얼씨구’ 같은 추임새를 넣어야 하는 순간이죠.

유영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관객이 연주나 소리의 빈 공간을 추임새로 메워줘야 공연이 완벽해진다”며 “이 추임새의 기운을 받아 공연자가 다음 순간에 또 힘을 내서 치고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혹시 관객들이 추임새를 넣는 요령을 잘 모르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 다른 출연자들이 무대 뒤에서 추임새를 넣어주기도 하죠. 한선하 국립창극단 기악부악장은 “관객 자신이 감동을 받은 순간에 기를 불어넣어 준다는 생각으로 추임새를 넣어주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유 감독은 “판소리나 창극은 즉흥성이 강하기 때문에 관객의 호응에 따라 공연자가 새로운 가락을 넣기도 하는 등 공연이 더 좋아질 여지가 많다”며 “관객이 청중에 그치는 서양음악 공연과 달리 관객의 참여에 따라 매번 새로운 판이 형성된다”고 설명합니다.

공연의 종류에 따라 추임새보다 박수가 더 자연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엄숙하고 조용한 궁중음악 등 정악 연주에서는 서양의 클래식 공연처럼 곡이 시작하기 전과 끝난 뒤에 박수를 치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 판소리나 풍물 공연에서는 좀 더 자유롭게 추임새를 넣거나 박수를 칠 수 있습니다. 공연을 자주 보면서 고수나 다른 관객이 추임새를 언제 넣는지를 귀담아 듣는 것도 추임새 넣는 요령을 터득하는 한 방법이죠.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등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팬텀(phantom@donga.com)에게 e메일을 보내주세요. 친절한 팬텀 씨가 대답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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