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史 시야 金-淸 역사로 확대해야”

  • 입력 2006년 9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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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공정의 연구결과를 종합평가하고 대응을 모색하는 고구려연구회 학술토론회에서 한국사의 시야를 금과 청의 역사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됐다.

1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중국의 동북공정 연구성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 학술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동북공정 배후의 역사관에 대응할 한국의 새로운 역사관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날 서영수 단국대 교수는 “중국의 역사침탈이 왜곡단계를 넘어서 주변지역 역사를 아예 말살하는 4단계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서길수(고구려연구회 이사장) 서경대 교수는 “몽골에서는 우리가 중국사라고 생각하는 원제국의 역사뿐 아니라 흉노, 선비(연·진·양·북위), 돌궐, 위구르, 거란(요)의 역사를 모두 자신들의 역사로 간주한다”며 “한국도 중국에 들어선 모든 왕조사를 중국사로 인정하는 사대주의적 역사관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구려, 발해의 뒤를 이어 그 땅에 나라를 세운 금과 청의 역사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역사관이 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금사를 전공한 김위현 단국대 명예교수는 “여진이 세운 금의 역사에는 금의 왕족이 고구려 또는 신라에서 왔다는 내용이 있고, 금나라 태조 아골타(阿骨打)가 ‘여진과 발해는 본동일가(本洞一家)’라고 말했다는 기록이 나온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발해사 전공자인 한규철(고구려연구회 회장) 경성대 교수는 “여진은 고구려인의 후손인 발해 주민과 헤이룽(黑龍) 강 유역에 있던 흑수말갈이 합쳐져 이뤄졌다”며 “요·금의 주민 대다수도 발해인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명철 동국대 교수는 “발해와 통일신라만 남북(南北)국시대로 볼 것이 아니라 발해의 뒤를 이은 요·금과 통일신라의 뒤를 이은 고려 역시 남북국시대로 봐야 한다”며 “동북공정을 통해 한반도에만 갇혀 있던 한국사의 시야가 새롭게 개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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