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목원대 한국음악과 임재원 교수, 음계확장한 대금 개발

  • 입력 2002년 6월 7일 18시 25분


임재원 교수가 개량 대금으로 시험 연주를 하고 있다[사진=지명훈기자]
임재원 교수가 개량 대금으로 시험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지명훈기자]
한 대금 연주가가 11년에 걸친 연구 끝에 기존의 음계를 대폭 확장한 ‘개량 대금’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 목원대 임재원(林宰沅·한국음악) 교수는 “개량 대금으로 연주회를 가진 결과 다른 연주자들이 앞다퉈 개량을 요청하는 등 반응이 좋아 내달 중 특허를 출원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임 교수는 1991년 한 국악세미나에서 ‘대금의 구조와 활용 음계’라는 발제 논문을 통해 음계 확장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 숙제를 해결한 것이다.

본래 구멍이 6개인 대금은 다른 국악기처럼 서양 악기에 비해 음계가 좁아 샤프(#)조가 포함된 음악을 제대로 연주할 수 없었다. 국악기로 연주하는 애국가가 색다르기는 하지만 어색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음계가 좁기 때문.

개량 대금은 전통 대금에 구멍을 3개 추가로 뚫고 개폐 장치를 부착해 음계를 2배가량 확장한 것이다. 임 교수는 개량 대금으로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샤프(#)조가 포함된 ‘청매(靑梅)’와 ‘해와 달’ 등을 연주해 갈채를 받았다.

‘전통의 소리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임 교수는 “3개의 구멍을 막으면 그대로 전통 대금이기 때문에 일석이조”라며 “플루트 클라리넷 등 서양 악기도 수백년 동안 개량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대금의 연주 범위가 넓어지면서 대금 곡의 작곡 범위도 넓어져 국악이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편 임 교수의 부인인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김일륜(金日輪·42) 교수도 개량 가야금으로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25현 가야금을 개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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