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재경부 간부들 “산하기관으로…”

  • 입력 2002년 9월 15일 18시 03분


재정경제부 간부들이 공직에서 물러난 뒤 산하 금융기관의 주요 직책을 차지하는 ‘낙하산 인사’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부가 15일 국회 재경위 정의화(鄭義和·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1998년부터 2002년 9월 현재까지 재경부에서 퇴직한 서기관(4급)이상 62명 가운데 72.3%가 금융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직급별로는 △관리관(1급) 12명 중 11명(91.7%) △이사관(2급) 17명 중 14명(82.4%) △부이사관(3급) 11명 중 11명(100%) △서기관(4급) 22명 중 9명(41.0%)이다. 국장급인 부이사관급 이상에서는 퇴직 후 90%가 금융기관에 재취업했다.

특히 부이사관급 이상 고위간부 40명 가운데 4명을 제외한 36명(90%)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에 자리를 마련했다. 금융기관으로 가지 않은 4명은 회계법인(1명) 법무법인(2명) 세무사 등으로 자리를 옮겨 퇴직자 전원이 재취업했다.

서기관으로 퇴직한 간부들 중에서는 금융기관 재취업보다는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증권, SK(주) 같은 대기업의 이사나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정보기술(IT)회사 등 일반 기업체에 재취업한 사례가 더 많았다.

정부 관계자는 “엘리트 경제관료가 금융기관으로 옮겨가는 것을 전문성이 모자라는 정치권 인사의 ‘낙하산 인사’와 같이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산하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낙하산으로 내려온 주요 간부를 통해 재경부의 뜻이 산하기관에 그대로 관철되고, 내부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가는 길이 막혀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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