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씨 인터넷 글 '내란 선동' 논란

  • 입력 2003년 8월 31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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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낮 12시 10분경 서울 중구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영화배우 명계남씨(오른쪽)등 '국민의 힘' 회원 50여명이 조선일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 조선일보
30일 낮 12시 10분경 서울 중구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영화배우 명계남씨(오른쪽)등 '국민의 힘' 회원 50여명이 조선일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 조선일보
“독재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권은 4.19처럼 물리력을 동원해도 합헌적이다. 국민 속엔 군인도 포함된다”

월간조선 조갑제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 진보세력이 “군사쿠테타와 내란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반발, 파문이 일고 있다.

조 대표는 본래 지난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문제의 글을 올렸으나, 일부 시민단체가 30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이 과정에서 조 대표측 일부 인사가 가스총을 발사하는가 하면 폭행 시비까지 벌어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 대표는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의 글은 헌법교과서에 나오는 국민저항권을 기초로 해서 쓴 것”이라면서 “글 어디에도 쿠테타를 선동하는 말이 나오지 않는데 그들이 글을 왜곡, 오히려 쿠테타를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 힘' 정청래 대표는 “조 대표가 현 정권을 친북 비호정권으로 규정지으면서 군인들이 4.19처럼 물리력을 동원한 저항권을 행사하는 것이 합헌이라며 군부쿠테타를 선동하고도 이를 오독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조 대표는 지난 24일 '친북비호 독재정권 타도는 합헌(合憲)’이란 제목의 글에서 최근의 한총련 사건과 북한 기자단과의 충돌사태등에 대해 “정권이 나서서 반역과 독재에 대한 국민의 합법적 대응의 길을 막으면 국민은 국가와 헌법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그런 정권을 반역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민 속에는 물론 군인도 포함되며 이런 저항권은 4.19처럼 물리력을 동원하더라도 합헌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조 대표의 글이 알려지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국민의 힘’ 회원 50여명은 지난 30일 낮12시경 서울 중구 태평로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사회불안 조성하는 조선일보 자폭하라’며 2시간여 동안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조선일보 신경무 화백이 29일자 <조선>만평에서 ‘노 대통령을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표현한 것을 함께 문제 삼아 "노 대통령이 조폭 두목이면 국민들은 다 깡패냐”며 항의 하면서 '조갑제 구속하라’, ‘민족화해 가로막는 조선일보 자폭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사옥 주변을 돌며 집회를 가졌다.

회원들은 시위도중 마침 이곳을 지나던 조 대표 일행과 맞닥뜨리자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낮 12시15분경 일행 2~3명과 걸어오는 조 대표를 발견하자 “조갑제다”라고 소리치면서 달려들었다.

이들은 "당신이 언론인이냐", "내란을 선동하는 것이냐"며 격렬하게 따지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조 대표는 급히 사옥 안으로 피했고 동행했던 서정갑(63) 육해공군해병대 대령연합회장이 국민의 힘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가스총을 발사했다.

서회장은 '국민의 힘' 회원으로부터 피켓으로 폭행당해 가스총 공포탄을 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 힘' 회원들은 피켓 자체가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져 폭행의 도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 힘은 오는 9월2일 오전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조갑제의 군부 쿠테타 선동 음모’ 저지를 위한 집회를 갖고 조선일보를 인간띠잇기로 포위하는 퍼포먼스를 벌일 계획이다.

▶ 조갑제의 '친북비호 독재정권 타도는 합헌(合憲)' 전문 보기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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