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주류와 단순통합 아닌 정치개혁 앞장”

  • 입력 2003년 6월 23일 0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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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 전당대회 후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던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이 22일 오후 충남 예산군 수덕사에 모인 것이 정치권의 새판짜기와 맞물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모임에 한나라당 ‘개혁파 7인방’ 중 이부영(李富榮) 안영근(安泳根) 이우재(李佑宰)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물론이고 이철(李哲) 장기욱(張基旭) 전 의원 등 60여명이나 참석한 것도 관심을 끈다. 이들의 움직임은 민주당 주류의 신당 창당 추진과 맞물려 정치권의 세력재편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참석한 한 불교계 원로인사는 ‘교류수불류(橋流水不流)’란 화두(話頭)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이 인사는 “흔히 물이 흐르고 다리는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다리가 흐르고 물이 흐르지 않는 것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한 뒤 “새로운 변화 속으로 뛰어들면 정말 좋겠다”고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현실 정치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구조 타파와 3김 정치 청산을 위한 새 정치세력 구축에 앞장서야 할 때라는 설명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의 행보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계획의 전모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탈당 후 민주당 주류측과의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정치개혁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파 의원들의 세력화 움직임은 4월 10일 충남 서천군 모임에서 시작됐다. 당적을 떠나 과거 ‘꼬마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출발한 이들 모임은 부산과 경기 남양주시(5월 30일)에서 2, 3차 회동을 거치며 세(勢)를 불려왔다.

이 모임엔 한나라당 소속 당직자인 J, H씨와 민주당 소속 L지구당 위원장 등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꼬마 민주당’ 출신인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당초 지난달 30일 남양주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불참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멤버들이 “(청와대가 개입한다는)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참석하지 말라고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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