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식통들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적 세계 전략환경 재편 움직임에 대한 공조 방안 △북한의 핵개발 계획 △유엔의 사찰이 재개된 이라크 문제 △테러리즘 척결 △러시아제 무기의 대 중국 판매 △경제협력 확대 등 광범위한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공동 대처하고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가 나오기 전까지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선 두 정상이 쉽게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정상은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중앙아시아 6개국 협의체인 ‘상하이(上海) 협력기구’의 틀 안에서 국제테러 대책을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협력기구’에는 푸틴 대통령의 다음 방문국인 인도도 참가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두 정상이 인도의 가입문제도 중점 거론한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준회원국 가입 및 NATO 확장 등으로 러시아가 서방에 경사되고 있다는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도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선 시베리아 안가르스크 유전에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다칭(大慶)까지 2400㎞의 송유관을 부설하는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25년간 25억달러가 투자될 시베리아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는 이라크전 발발 우려에 따라 중국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체제 출범 후 새로 구성된 중국 4세대 지도자들과의 회담을 통해 양국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도 주력했다. 장쩌민 국가주석과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 3세대 지도자들이 구 소련 유학파인데 반해 새 지도부의 경우 러시아와 인연을 가진 인물이 전무하다시피 해 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중-러 정상회담 합의 내용 | |
의제 | 내용 |
국제 안보 | 전략적 동반자관계 재확인 |
북한 핵 | 한반도 비핵화 및 제네바 합의 준수 촉구 |
이라크 문제 | 유엔 사찰에 따른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가 나올 때까지 미국의 일방적 공격 반대 |
반테러 | 상하이협력기구 틀내에서 국제테러 대책 강화 |
경제협력 | 시베리아 송유관 부설, 연해주 지역의 중국 노동자 이주 협력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