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손잡고 美 일방주의 견제”

  • 입력 2002년 12월 2일 18시 01분


푸틴-장쩌민 악수 - 베이징 AP연합
푸틴-장쩌민 악수 - 베이징 AP연합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일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향후 일정 기간 양국간 관계발전의 전략적 계획을 마련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역으로 두 정상이 최근의 국제정세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들을 놓고 깊은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직전 “세계의 안정 유지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가 양국 협력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라고 강조해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보다 심화,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었다.》

중국 소식통들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적 세계 전략환경 재편 움직임에 대한 공조 방안 △북한의 핵개발 계획 △유엔의 사찰이 재개된 이라크 문제 △테러리즘 척결 △러시아제 무기의 대 중국 판매 △경제협력 확대 등 광범위한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공동 대처하고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가 나오기 전까지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선 두 정상이 쉽게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정상은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중앙아시아 6개국 협의체인 ‘상하이(上海) 협력기구’의 틀 안에서 국제테러 대책을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협력기구’에는 푸틴 대통령의 다음 방문국인 인도도 참가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두 정상이 인도의 가입문제도 중점 거론한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준회원국 가입 및 NATO 확장 등으로 러시아가 서방에 경사되고 있다는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도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선 시베리아 안가르스크 유전에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다칭(大慶)까지 2400㎞의 송유관을 부설하는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25년간 25억달러가 투자될 시베리아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는 이라크전 발발 우려에 따라 중국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체제 출범 후 새로 구성된 중국 4세대 지도자들과의 회담을 통해 양국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도 주력했다. 장쩌민 국가주석과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 3세대 지도자들이 구 소련 유학파인데 반해 새 지도부의 경우 러시아와 인연을 가진 인물이 전무하다시피 해 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중-러 정상회담 합의 내용
의제내용
국제 안보전략적 동반자관계 재확인
북한 핵 한반도 비핵화 및 제네바 합의 준수 촉구
이라크 문제유엔 사찰에 따른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가 나올 때까지 미국의 일방적 공격 반대
반테러상하이협력기구 틀내에서 국제테러 대책 강화
경제협력시베리아 송유관 부설, 연해주 지역의 중국 노동자 이주 협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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