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원영입 재개]‘李 대세론’ 굳히기로 ‘단일화’ 맞불

  • 입력 2002년 11월 11일 01시 12분


한나라당이 당내 소장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완구(李完九) 전용학(田溶鶴) 의원의 입당에 이어 11일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의 영입을 강행키로 한 것은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한 ‘이회창(李會昌)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전에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가 9일 박태준(朴泰俊) 전 국무총리, 10일 한국미래연합 대표인 박근혜(朴槿惠) 의원을 각각 만나 지지 의사를 이끌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입당식 날짜를 11일로 결정한 것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정기국회가 8일 종료된 만큼, 탈당의원 영입에 대한 민주당과 여론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같다. 또 민주당 탈당파 의원이 주축이 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자민련 의원들과 함께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모색하는 상황도 한나라당을 다급하게 만든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 입당 의사를 내비친 민주당 탈당파 의원은 원유철(元裕哲·경기 평택갑) 이근진(李根鎭·경기 고양덕양을) 강성구(姜成求·경기 오산-화성) 김윤식(金允式·경기 용인을) 의원 이외에도 3, 4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에선 사무총장직을 박탈당한 오장섭(吳長燮·충남 예산) 의원을 포함해 3, 4명이 한나라당 입당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후문이어서 11일 입당식을 계기로 후속 ‘입당러시’가 줄을 이을 공산이 크다.

한 핵심당직자는 “입당하는 의원들은 자발적으로 한나라당을 택한 것일 뿐, ‘의원 빼내기’는 아니다”며 “반발하는 당내 소장파 지구당 위원장들을 무마하기 위해 입당하는 의원들은 ‘백의종군’을 선언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로써 후단협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논의는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소장파 지구당 위원장들의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다. 소장파 위원장들은 이미 ‘철새 정치인 입당 반대’ 의사를 당 지도부에 전달한 뒤 사태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만큼 이들의 반발강도가 주목된다.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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