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연일 병역비리 은폐 의혹 공방

  • 입력 2002년 8월 13일 19시 04분


한나라당은 13일 ‘김대업 녹음테이프’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고 공격했고, 민주당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은폐대책회의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 관계자 등을 대거 고발했다.

한나라당은 의무 부사관 출신 김대업(金大業)씨가 이 후보 아들 병역 문제와 관련한 녹취록과 녹음테이프를 만들고 검찰에 제출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며 “현재 내각에 있는 인사가 청와대에 있을 당시 김대업씨를 시민단체에 소개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한나라당이 아무 상관도 없는 청와대를 물고 들어가는 것은 딱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또 이날 발매된 ‘주간 동아’를 인용해 “수감자 신분이었던 김대업씨가 지난해 프로축구 이모 선수의 병역비리에 연루된 K씨를 수의가 아닌 양복을 입은 채 20분간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수사했다”면서 “불법수사를 지시한 서울지검 박영관(朴榮琯) 특수1부장을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김대업씨가 녹음테이프의 주인공으로 지목한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와 한나라당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며 테이프에 이름이 등장한 이 후보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직접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미국에 있는 김도술씨가 국내 언론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녹음테이프 내용을 부인한 것은 한나라당의 사주에 따른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업씨가 김도술씨를 조사했다는 것은 병무비리 주임검사인 이명현 소령의 증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한나라당과 김도술씨, 제3의 인물 간의 검은 커넥션을 밝히는 것이 이번 병역비리 사건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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