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총경, 백화점운영에도 압력

  • 입력 2002년 4월 21일 18시 28분


미국으로 도피한 최성규(崔成奎·총경)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재직시 대기업에 백화점 점포 운영과 관련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 전 과장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모 백화점에 입주한 친구 사촌동생 S씨의 A안경점이 2000년 2월 부정 입점 및 계약 만료로 퇴점 위기에 처하자 이 백화점 모기업의 고위 간부에게 수 차례 ‘선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경점은 당시 부정 입점 의혹으로 회사 측의 감사를 받고 퇴점 공문을 받았으며 안경점이 소속된 매장의 담당부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자진사퇴 형식으로 퇴사했다.

이 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P씨는 “당시 감사팀 사람에게서 ‘S씨의 사촌형이 최 전 과장과 친한 사이인데 부탁 받은 최 전 과장이 고위간부를 찾아가 여러 차례 압력을 행사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P씨는 “이 감사팀 인사가 ‘최 전 과장이 고위 간부를 수 차례 방문하고 감사팀도 경찰청을 방문해 브리핑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 기업의 고위간부는 기자의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지 않느냐. 그 정도 알고 있으면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간접적으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당시 A안경점 주인이 여러 군데 호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압력이 있었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측은 A안경점과 2000년 2월 계약만료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았으나 안경점이 철수하지 않자 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퇴점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진구기자 eye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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