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대북정책은 인내심 필요”

  • 입력 2001년 10월 13일 18시 49분


전북도청의 업무보고
전북도청의 업무보고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상봉 연기에 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입장은 명쾌하다.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불쾌한 일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햇볕정책 기조가 흔들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산가족 상봉 연기는 북한 내부 사정으로 인한 일시적 행동일 뿐, 남북대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닌 만큼 우리의 햇볕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의 이런 방침은 13일 전북도청 업무보고와 전주 지역 인사들과의 오찬에서 “남북관계는 힘들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그렇다고 김 대통령에게 고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국내 여론이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친북 정권’ 시비 등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이런 돌출 행동은 북한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북정책 추진에 큰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에서도 “북한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각에서는 “유감 표명 차원에서 대북 쌀지원 논의를 당분간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에선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대북 포용정책 외에 대안은 없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그래서인지 이날 전주 지역 인사들과의 오찬에서 김 대통령은 “서독은 19년간 민관이 합쳐서 400억달러를 동독에 지원함으로써 마침내 통일을 이뤘다. 우리도 남북간에 지속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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