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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호 메이트네트웍스 대표이사(57)는 강원 속초시 집과 회사 사무실에 웨이트트레이닝 장비를 갖춰 놓고 시간 날 때마다 운동한다. 걷고, 달리고, 덤벨 바벨을 들어 올릴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지금까지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운동이 있었기에 잘 버텼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제가 젊었을 때 모터사이클 트라이얼 선수였어요. 산의 바위, 절벽, 계곡 등을 달리는 스포츠였죠. 몸 여기저기 수십 번은 부러졌죠. 그때부터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1996년 신장이 좋지 않아 한쪽을 떼어 내는 수술을 받으면서 건강을 위해 더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그동안 운동이 좋아서 했다면 그때부턴 살기 위해 했죠. 살다 보니 세상이 저에게 운동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던져주는 것 같았어요.”2005년부터 7년 동안은 하루 종일 운동에만 매달렸다. “사업에 실패한 뒤 처음엔 술독에 빠졌어요. 원래 술도 잘 안 마셨는데 잠도 안 오고 고민을 하다 보니 술을 찾게 됐죠.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죽을 것 같은 상황이었죠. 어느 순간 그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아 집을 나섰어요. 울분도 삼키고, 다시 일어설 의지를 키우기 위해서 매일 땀을 흘렸어요. 매일 아침 집 근처 청대산에 오르고, 영랑호 둘레길(약 8km)을 사이클로 세 바퀴 돌았죠. 그리고 다시 영랑호를 한 바퀴는 달리고, 한 바퀴를 걸었어요.”그는 “청대산에 신라샘이 있는데 운동 강도를 높이기 위해 배낭에 3리터 병 3개에 물을 채워서 올라가서 비우고 다시 채워서 내려왔다”고 했다. 걸을 때 몸에 무게를 달고 걷기도 했다. 최대 30kg까지 달았다.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엔 집에서 트레드밀 위를 걷거나 달리고, 근육운동을 했다. “당시 내 몸매가 몸짱 탤런트 권상우도 부럽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전 무게충(웨이트트레이닝할 때 무게에 집착하는 사람)입니다. 지금도 벤치프레스 140kg으로 7~8회씩 3~4세트는 기본입니다. 웨이트트레이닝 3대 종목(스쾃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합계 500kg를 넘게 했죠. 지금도 가능합니다.”전 대표는 권투와 태권도, 합기도 등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해봤다. 걷고, 달리고, 자전거 타고, 근육 운동하는 게 가장 쉽고 효과가 좋았다. 걷기를 가장 선호한다. 그는 “걸으면 몸 안에서 오장육부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혼자서 사색하며 꾸준하게 오래할 수 있는 게 걷기다”고 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1년 가을엔 아내랑 대한민국 한 바퀴를 자전거 타고 돌았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인천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약 2000km을 16일 동안 달렸다. 하루 약 100km 넘게 주파했다. 식음료와 생필품 등을 실은 카트를 끌고 달려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렸다. 2022년엔 아들과 함께 자전거로 대한민국 1800km 한 바퀴를 13일간 돌았다. 2023년엔 속초에서 부산까지 660km를 아들과 18일간 걸었다.“2023년은 참 암울한 해였어요. 형님이 암으로 돌아가셨고, 아내가 암에 걸렸죠. 그래서 건강을 위해 다시 걸었죠. 당초 아내와 딸, 아들, 누님이랑 함께 걸으려 했는데 아내는 아파서 빠졌죠. 누남과 딸도 출발은 했지만 결국 아들하고 저만 완보했어요. 병은 가족력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운동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어요. 딸도 그때 완보하지는 못했지만 운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가족들과 해외 트레킹도 자주 다닌다. 지난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와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에 다녀오는 등 지금까지 전 세계 70개국 약 300개 지역을 여행했다.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를 올랐고, 캐나다 휘슬러 트레킹도 다녀왔다. 그는 “휘슬러는 스키의 명소기도 하지만 트레킹도 하고, 산악자전거도 탄다. 환상적인 절경 속을 걷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전 대표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개발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그가 개발한 영상 기반 소셜 플랫폼 ‘캠톡(Camtalk)’이 디지털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 대표는 회사 직원들을 위해 헬스클럽과 카페도 만들었다. 메이트짐앤필라테스와 메이트힐 로스터리 카페. ‘선한영향력가게(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자영업자 단체)로 등록해 결식아동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고생하는 소방관, 경찰관 등은 공짜다. 헬스클럽의 경우 일반인은 회원제로 이용이 가능하다.“운동 중독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 몸을 움직이는 게 좋아요. 솔직히 사업상 바빠서 운동을 못하면 바로 배가 나와서 보기 싫어지죠. 그래서 집과 사무실에 운동 기구를 갖췄어요.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빼먹지 않거든요. 생물학적으로 젊어질 수는 없지만 몸을 탄탄하게 만들면 젊은이들 몸매와 비슷하게는 됩니다. 그럼 사실상 젊어진 것 아닌가요.”전 대표는 향후 ‘철인3종’으로 불리는 트라이애슬론과 사막마라톤 출전을 새로운 목표로 정했다. 철인3종은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달리는 철인 코스에 도전할 계획이다.“2019년 속초에서 열리는 철인3종 경기를 보며 완주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하지만 수영을 하지 못해서 바로 참가하지는 못했고, 레슨을 받으며 수영 기량을 키웠는데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회가 없어졌어요. 이제 코로나19로 잠잠해졌으니 다시 도전해 봐야죠.”사막마라톤은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70)을 만나면서 알게 됐다. 창 원장은 1982년 미스터코리아 출신으로 마라톤과 사막마라톤을 섭렵했던 인물이다. 사막마라톤은 250km를 6박 7일간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다. 창 원장은 2005년 아프리카 사하라(이집트), 2006년 고비(중국·마스터스부 우승), 2008년 아타카마(칠레) 각 250km를 완주했다.전 대표는 “회사에 헬스클럽을 만들면서 창 원장님께 조언을 많이 받았다. 그때 사막마라톤을 수 차례 완주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나도 완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새로운 도전은 늘 절 흥분시킵니다. 중동 여행 때 사막 투어는 했지만 길게 걷거나 달리진 못했어요. 사막을 달리는 기분을 느끼고 싶습니다. 빨리는 못 달리지만 꾸준하게 천천히 달리거나 걷는 것은 자신 있어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개발기업 메이트네트웍스 전우호 대표이사(57)는 강원 속초시 집과 회사 사무실에 웨이트트레이닝 장비를 갖춰 놓고 시간 날 때마다 운동한다. 걷고, 달리고, 덤벨과 바벨을 들어 올릴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지금까지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운동이 있었기에 잘 버텼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제가 젊었을 때 모터사이클 트라이얼 선수였어요. 산의 바위, 절벽, 계곡 등을 달리는 스포츠였죠. 몸 여기저기 수십 번은 부러졌죠. 그때부터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1996년 신장이 좋지 않아 한쪽을 떼어 내는 수술을 받으면서 건강을 위해 더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그동안 운동이 좋아서 했다면 그때부턴 살기 위해 했죠. 살다 보니 세상이 저에게 운동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던져주는 것 같았어요.” 2005년부터 7년 동안은 하루 종일 운동에만 매달렸다. 전 대표는 “사업에 실패한 뒤 처음엔 술독에 빠졌는데 그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아 집을 나섰다. 울분도 삼키고, 다시 일어설 의지를 키우기 위해서 매일 땀을 흘렸다”고 했다. 매일 아침 집 근처 청대산에 오르고, 영랑호 둘레길(약 8km)을 사이클로 세 바퀴 돌았다. 그리고 다시 영랑호를 한 바퀴는 달리고, 한 바퀴는 걸었다. 그는 “청대산에 신라샘이 있는데 운동 강도를 높이기 위해 배낭에 3L 병 3개에 물을 채워서 올라가서 비우고 다시 채워서 내려왔다”고 했다. 걸을 때 몸에 무게를 달고 걷기도 했다. 최대 30kg까지 달았다.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엔 집에서 트레드밀 위를 걷거나 달리고, 근육운동을 했다. “당시 내 몸매가 몸짱 탤런트 권상우도 부럽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전 무게충(웨이트트레이닝할 때 무게에 집착하는 사람)입니다. 지금도 벤치프레스 140kg으로 7∼8회씩 3∼4세트는 기본입니다. 웨이트트레이닝 3대 종목(스쾃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합계 500kg을 넘게 했죠. 지금도 가능합니다.” 전 대표는 권투와 태권도, 합기도 등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해봤다. 걷고, 달리고, 자전거 타고, 근육 운동하는 게 가장 쉽고 효과가 좋았다. 걷기를 가장 선호한다. 그는 “걸으면 몸 안에서 오장육부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1년엔 아내랑 대한민국 한 바퀴를 자전거 타고 돌았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인천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약 2000km를 달렸다. 하루 약 100km 넘게 주파했다. 2022년엔 아들과 함께 자전거로 대한민국 한 바퀴를 돌았다. 2023년엔 속초에서 부산까지 660km를 아들과 걸었다. “2023년은 참 암울한 해였어요. 형님이 암으로 돌아가셨고, 아내가 암에 걸렸죠. 그래서 건강을 위해 다시 걸었죠. 당초 아내와 딸, 아들, 누님이랑 함께 걸으려 했는데 아내는 아파서 빠졌죠. 딸과 누님도 출발은 했지만 결국 아들하고 저만 완보했어요. 병은 가족력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운동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어요. 딸도 그때 완보하지는 못했지만 운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해외 트레킹도 자주 다닌다. 지난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와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에 다녀오는 등 전 세계 70개국을 넘게 다녀왔다.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를 올랐고, 캐나다 휘슬러 트레킹도 다녀왔다. “운동 중독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 몸을 움직이는 게 좋아요. 솔직히 사업상 바빠서 운동을 못 하면 바로 배가 나와서 보기 싫어지죠. 그래서 집과 사무실에 운동 기구를 갖췄어요.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빼먹지 않거든요. 생물학적으로 젊어질 수는 없지만 몸을 탄탄하게 만들면 젊은이들 몸매와 비슷하게는 됩니다. 그럼 사실상 젊어진 것 아닌가요.” 전 대표는 사막마라톤 완주란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250km를 6박 7일간 달리는 아프리카 사하라, 몽골 고비, 칠레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대회 중 한 곳에 출전해 완주할 계획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은 늘 날 흥분시킨다. 중동 여행 때 사막 투어는 했지만 길게 걷거나 달리진 못했다. 사막을 달리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 빨리는 못 달리지만 꾸준하게 천천히 달리거나 걷는 것은 자신 있다”며 투지를 보였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대학 다니던 1990년대 말 형이 이종 종합격투기 UFC 1회 대회 비디오테이프를 구해왔어요. 정말 짜릿했죠. 그땐 룰이 없이 싸웠거든요. 어떻게 원초적으로 저렇게 치열하게 싸울 수 있을까. 충격적이었죠. 그러면서도 묘하게 빠져 들었어요. 형하고 비디오를 보면서 함께 기술 훈련하기도 했죠. 그때 권투를 시작했어요. 권투라도 해야 나중에 격투기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박정진 경남대 서울캠퍼스 부총장(47·정치학)은 어릴 때부터 몸 쓰는 것을 좋아했다. 태권도 단증을 4단까지 땄다. 형인 박정민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영향으로 대학 시절부터 격투기와 권투도 즐겼다. 미국 유학할 때는 주짓수와 레슬링을 접했다. 요즘도 달리기와 격투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고민거리가 있거나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열심히 땀을 흘린다. “권투했더니 체력이 좋아졌어요. 줄넘기와 섀도복싱만으로도 체력을 키울 수 있었죠. 거의 매일 운동했고, 하루 최대 6시간 한 적도 있어요. 학군사관후보생(ROTC) 시절 체력이 약한 편이었는데 권투로 다져져 현역 복무를 쉽게 마칠 수 있었죠. 군대에서도 시간만 나면 운동을 했어요.”사실 박 부총장은 권투 대회 출전까지 준비했었다. 5라운드 뛸 체력을 만들고 있었는데 당시 다니던 체육관이 문을 닫는 바람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포기했다. 미국 유학 시절이던 2005년엔 다른 격투기를 만났다. 뉴저지에서 살았는데 브라질 친구들하고 어울리면서 주짓수와 레슬링을 배웠다. 박 부총장은 대신 권투를 알려줬다. 그는 “말은 잘 안 통했지만 땀 흘리면서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박 교수는 UFC 하부리그인 보독파이트 고위 인사와도 인연을 맺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격투기 얘기를 많이 했고, 그분이 티켓을 구해줘 경기도 많이 봤다”고 했다. 선수들과 훈련도 함께 했다.“언젠가는 뉴욕 경찰들과 친구가 됐죠. 미국 경찰들은 다 운동을 잘해요. 주짓수와 복싱은 기본이죠. 그 친구들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제가 뉴욕경찰서(NYPD) 안에 들어가서도 운동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었죠.”박 부총장은 UFC 관계자들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갔고, 한국에 돌아온 뒤 ‘에이스’ 임현규(40)와 인연을 맺었다. 군대 마치고 28세에 UFC에 ‘지각 데뷔’한 임현규는 키 187cm의 장신에 윙스팬(양팔을 벌렸을 때 길이)이 200cm나 됐던 파이터다. UFC 13승 1무 7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박 부총장은 임현규 선수 현역 시절 후원하기도 했다. 임현규는 지금은 경남 마산시 경남대 앞에서 ‘짐 에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박 부총장도 가끔 들러 임현규의 지도를 받으며 운동한다. 박 부총장은 “요즘 그곳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이 많아 자주 가지는 않는다. 기회 있을 때 가끔 가서 흠뻑 땀을 흘리면 정말 날아갈 듯 기분이 좋다”고 했다.30대 초반 연구에 집중하면서는 달리기를 병행하며 건강을 다졌다. “짧은 시간에 최고의 효과를 내기엔 달리기가 최고”라고 했다. 요즘은 격투기보다 달리기에 더 빠져 있다. 그는 “격투기는 개인 훈련을 할 수도 있지만 파트너가 있어야 더 재밌다. 그런데 지인들과 함께 운동하던 체육관들이 사라져 만날 기회가 줄었다. 그래서 달린다”고 했다.어느 순간 박 부총장에게 운동은 다이어트 측면으로도 다가왔다. 2008년 국내로 돌아와 박사 학위를 마무리하는 등 바쁘게 살다 보니 운동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한순간에 체중이 15kg이나 불었다. 늘 운동과 함께했던 그에겐 충격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한다’는 원칙을 정해놓고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박 부총장은 지난해부터는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55)의 리어풋(뒤꿈치) 착지법에 매료돼 달리고 있다. 그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뒤꿈치부터 대고 천천히 바른 자세로 달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 3km만 달려도 힘들었는데 리어풋으로 달리면서 9~10km도 쉽게 달리고 있다. 그는 “이젠 권투 등 격투기할 때도 뒤꿈치를 대고 스텝을 밟는다. 힘이 덜 들면서도 펀치나 니킥(무릎차기)을 날릴 때 파워를 더 낼 수 있다”고 했다. “전 요즘엔 절대 빨리 달리지는 않아요. 일단 체중이 많이 늘어서 혹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무리가 가면 다른 운동을 할 수 없으니까요. 또 다음날 다시 달려야 하는데 너무 무리해 달리면 힘들더라고요. 운동의 생활화를 위해 천천히 오래 달리는 게 제 몸에는 딱 맞더라고요. 그리고 황영조 감독님의 주법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요. 만일 그 주법으로 제대로 달리게 되면 속도도 빨라질 겁니다.”박 부총장은 운동 유전자(DNA)를 타고났다. 외할아버지가 경희대 체육 학장을 지낸 고 김명복 박사로 그의 이름을 딴 ‘김명복배 권투 대회’가 있었다. 외할머니는 체조선수였다. 아버지 박재규 경남대 총장(81)도 검도와 유도를 즐겼다. 그의 형은 러시아 유학할 때 삼보 러시아 챔피언까지 했다. 러시아 출신 유명 격투기 선수였던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9)와도 친분이 있다. 형 덕분에 표도르가 2000년대 중반 한국에도 방문했었다.박 부총장은 강의와 연구를 위해 서울과 마산을 오가면서도 운동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머리에 줄을 매고 공일 치는 펀치볼을 사무실에 비치하고 있다. 몸이 찌뿌드드할 땐 어김없이 펀치볼을 친다. 그는 “공은 작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짧은 시간에 상당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박 부총장은 요즘엔 주 3일 이상 매일 2시간 넘게 운동하는 루틴을 지키고 있다. 30분 스트레칭 체조에 이은 1시간 30분 달리기. 격투기는 틈틈이 기회 있을 때 한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정해놓고 운동합니다. 어려서부터 힘들 때 몸을 쓰면 모든 것을 잊고 집중할 수 있었죠. 제 의지가 꺾일 것 같을 때도 격렬하게 운동합니다. 그럼 투지가 생겨요. 그리고 체력이 강할 때 그 무엇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죠.”“전 체력론자입니다. 체력이 있어야 공부와 연구 뭐든 잘할 수 있습니다. 몸이 건강하면 아파도 바로 낫죠. 사람들이 어디 가다 구덩이에 빠지더라도 결국 자기가 스스로 이겨내고 나와야 되는 것이잖아요. 결국 자신이 강해야 합니다. 정신력도 체력이 없으면 나오지 않습니다. 전 격투기를 통해서 그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누구를 패서 무너뜨리려는 게 아니라 저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측면에서요. 극한의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체력입니다. 전 격투기와 달리기로 그 체력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평생 이것을 체득하면서 살았어요. 운동은 제 삶의 원동력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정진 경남대 서울캠퍼스 부총장(47·정치학)은 어릴 때부터 몸 쓰는 것을 좋아했다. 태권도 단증을 4단까지 땄다. 대학 시절부터 권투 등 격투기를 즐겼다. 미국 유학할 때는 주짓수와 레슬링을 접했다. 요즘도 달리기와 격투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고민거리가 있거나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열심히 땀을 흘린다. “대학 때 형(박정민 북한대학원대 교수)이 종합격투기 UFC 1회 대회 비디오테이프를 구해 왔어요. 정말 짜릿했죠. 그땐 룰이 없이 싸웠거든요. 어떻게 원초적으로 저렇게 치열하게 싸울 수 있을까. 충격적이었죠. 그러면서도 묘하게 빠져들었어요. 형하고 비디오를 보면서 함께 기술 훈련을 하기도 했죠. 그때 권투를 시작했어요. 권투라도 해야 나중에 다른 격투기를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권투를 했더니 체력이 좋아졌다. 줄넘기와 섀도복싱만으로도 체력을 키울 수 있었다. 거의 매일 운동했고, 하루 최대 6시간 한 적도 있다. 그는 “학군사관후보생(ROTC) 시절 체력이 약한 편이었는데 권투로 다져져 현역 복무를 쉽게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군대에서도 시간이 날 땐 운동을 했다. 미국 유학 시절이던 2005년엔 다른 격투기를 만났다. 뉴저지에서 살았는데 브라질 친구들하고 어울리면서 주짓수와 레슬링을 배웠다. 박 부총장은 대신 권투를 알려줬다. 그는 “말은 잘 안 통했지만 땀 흘리면서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박 교수는 UFC 하부리그인 보독파이트 고위 인사와도 인연을 맺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격투기 얘기를 많이 했고, 그분이 티켓을 구해줘 경기도 많이 봤다”고 했다. 선수들과 훈련도 함께 했다. 박 부총장은 UFC 관계자들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갔고, 한국에 돌아온 뒤 ‘에이스’ 임현규(40)와 인연을 맺었다. 박 부총장은 임현규를 후원하기도 했다. 임현규는 지금은 경남 마산시 경남대 앞에서 ‘짐 에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박 부총장도 가끔 들러 임현규의 지도를 받으며 운동한다. 30대 초반 연구에 집중하면서는 달리기를 병행하며 건강을 다졌다. “짧은 시간에 최고의 효과를 내기엔 달리기가 최고”라고 했다. 요즘은 격투기보다 달리기에 더 빠져 있다. 그는 “격투기는 개인 훈련을 할 수도 있지만 파트너가 있어야 더 재밌다. 그런데 지인들과 함께 운동하던 체육관들이 사라져 만날 기회가 줄었다. 그래서 달린다”고 했다. 박 부총장은 지난해부터는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55)의 리어풋(뒤꿈치) 착지법에 매료돼 달리고 있다. 그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뒤꿈치부터 대고 천천히 바른 자세로 달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 3km만 달려도 힘들었는데 리어풋으로 달리면서 9∼10km도 쉽게 달리고 있다. 그는 “이젠 권투 같은 격투기를 할 때도 뒤꿈치를 대고 스텝을 밟는다. 힘이 덜 들면서도 펀치나 니킥(무릎차기)을 날릴 때 파워를 더 낼 수 있다”고 했다. 박 부총장은 운동 유전자(DNA)를 타고났다. 외할아버지가 경희대 체육학장을 지낸 고 김명복 박사로 그의 이름을 딴 ‘김명복배 권투 대회’가 있었다. 외할머니는 체조 선수였다. 아버지 박재규 경남대 총장(81)도 검도와 유도를 즐겼다. 그의 형은 러시아에서 유학할 때 삼보 러시아 챔피언까지 했다. 러시아 출신 유명 격투기 선수였던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9)와도 친분이 있다. 박 부총장은 강의와 연구를 위해 서울과 마산을 오가면서도 운동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머리에 줄을 매고 공을 치는 펀치볼을 사무실에 비치하고 있다. 몸이 찌뿌드드할 땐 어김없이 펀치볼을 친다. 그는 “공은 작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짧은 시간에 상당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부총장은 주 3일 이상 매일 2시간 넘게 운동하는 루틴을 지키고 있다. 30분 스트레칭 체조에 이은 1시간 30분 달리기. 격투기는 틈틈이 기회 있을 때 한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정해 놓고 운동합니다. 어려서부터 힘들 때 몸을 쓰면 모든 것을 잊고 집중할 수 있었죠. 제 의지가 꺾일 것 같을 때도 격렬하게 운동합니다. 그럼 투지가 생겨요. 그리고 체력이 강할 때 그 무엇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죠. 몸이 건강하면 아파도 바로 낫죠. 저는 평생 이것을 체득하면서 살았어요. 운동은 제 삶의 원동력입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대한탁구협회와 전현직 협회 임원들이 임직원 인센티브 부당 지급과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 의혹 등 사유로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징계 대상자 중엔 직전 대한탁구협회장을 지낸 유승민 현 대한체육회장이 포함돼 파장이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14일 “A협회가 후원 및 기부금에 관한 인센티브를 부당하게 지급한 것과 관련해 전현직 임직원 중 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4명은 직무 태만 및 정관 등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또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추천된 선수를 탈락시키고, 다른 선수로 바꾼 A협회에 대해 기관 경고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센터가 관련 기관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관련 의혹은 올해 대한체육회장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대한탁구협회다. 당시 선거 정책토론회에서 강신욱 후보는 유승민 후보가 탁구협회장 재임 시절 후원금을 ‘페이백’으로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바꿔치기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유 후보는 페이백 의혹에 대해선 단 한 푼도 받지 않았고, 대한체육회 감사에서도 지적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선수 바꿔치기에 대해서도 기자회견까지 열어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윤리센터가 내놓은 조사 결과는 당시 유 후보의 해명과는 전혀 달랐다. 탁구협회 관계자 2명이 인센티브를 부당하게 지급했거나 받았다고 밝혔고, 당시 유 협회장을 비롯한 4명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윤리센터는 탁구협회의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 의혹도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 유 후보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돼 취임까지 한 가운데 윤리센터가 두 의혹에 대해 정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향후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윤리센터가 밝힌 고발 대상엔 당시 탁구협회 실무부회장이었던 김택수 진천선수촌장도 포함됐다. 유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스포츠윤리센터의 결정을 수용한다”면서도 “재정 여건이 열악한 비인기 종목의 경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발생했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 종목의 기금 관리 규정을 제대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미진 민준세무회계 대표(51)는 매 주말 등산하고, 골프 치고, 사이클 타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한때 회계법인에서 밤잠도 못 자며 일하며 살던 삶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사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이 대표는 회계법인에 다니다 업무 스트레스로 동료 여 회계사 2명이 유명을 달리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뒤 자유를 찾아 떠났다. 은행에서 잠시 일하다 2011년 개인 사무실을 열었다. 그때부터 스포츠 등 운동에 관심을 가졌다. 골프를 시작했다. 산에도 올랐다.“그 무렵 제 친구의 오빠도 업무 스트레스로 운명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그래서 그 친구와 ‘우리라도 건강하게 살자’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죠. 처음엔 집 근처(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모산과 남산, 쳥계산부터 올랐죠. 나중엔 관악산, 북한산, 검단산, 예봉산 등으로 넓혀 나갔죠. 산이 주는 혜택이 많았어요. 운동도 됐지만 산속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자연은 저에게 생기를 줬죠. 나무, 꽃, 개울, 바위…. 정상 정복의 성취감도 엄청났죠.”이 대표는 여성 회계사 모임 등 3개 산악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한때 ‘내려올 거면서 왜 올라가느냐’고 했던 그가 등산 마니아로 변한 것이다. 그는 “죽지 않으려면 산을 타자고 해서 모인 동호회도 있다. 각 동호회에서 한 달에 1회씩 산에 오른다”고 했다.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제주 한라산 등반도 다녀왔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라산이 가장 좋다. 오를수록 이국적이라 마치 화성에 간 느낌이 든다”고 했다. 평소엔 수도권 산을 당일치기로 오르고 1년에 1~2차례 일정을 잡아 지리산과 설악산, 덕유산 등 전국의 명산도 오르고 있다. 한라산만 10여 차례 올랐다.등산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산은 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으로 불릴 정도로 운동으로 치면 강도가 높다. 우리 몸은 강한 자극과 약한 자극이 반복되는 운동할 때 더 건강해진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7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으로 지구력 강화에 효과가 좋다.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보다는 3~5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 다이어트에도 큰 효과가 있다.이 대표는 한국학생사이클연맹 부회장을 맡은 2020년부터 사이클을 탔다.“어렸을 때 자전거를 배웠지만 사이클은 탈 생각을 못 했어요. 지인을 통해 학생사이클연맹 부회장을 맡아 회계 업무를 도와주며 전국 대회를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클을 타게 됐죠. 사이클을 탄 뒤 코어 근육이 좋아져서인지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없어졌어요, 정말 신기했어요.”이 대표는 사이클을 만난 뒤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 허리 통증이 사라진 것은 물론 골프 드라이브 비거리도 약 30야드 상승했다. 평균 비거리 약 200m. 스코어도 싱글이다. 지금까지 개인 최저타 75타를 3차례 기록했다. 이 대표는 “사이클을 타면서 척추 기립근이 좋아져 허리가 튼튼해졌다. 하체 근육은 물론 복근, 상체 근력까지 좋아지다 보니 드라이버 비거리까지 늘었다. 사이클 때문에 얻은 게 많다”며 웃었다.무엇보다 사이클은 운동도 됐지만 지인들과 맛집 투어까지 가능했다. 경기도 양평, 강원도 춘천까지 타고 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돌아오는 재미가 좋았다. 4대강 등 전국 투어는 아직 못했지만 수도권은 거의 다 돌아다녔고, 강원 설악산의 미시령, 한계령도 다녀왔다. 제주도 둘레길 240km도 돌았다.사이클은 운동 효과가 좋다. 특히 업힐 라이딩은 코어 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사이클이 유산소운동으로 알려졌지만 근육단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이클을 타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려야 하는데 오르막을 오를 땐 하체와 복근, 상체 등 전신의 근육을 단련시킨다. 이런 이유로 라이더들은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 등 2~3km를 계속 오르는 업힐 라이딩을 즐긴다. 전국, 특히 경기 강원 쪽에 업힐 라이딩 유명 코스가 많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사이클을 타고난 뒤 허리 부근 근육이 좋아져 통증이 사라졌다는 사례도 많다. 특히 사이클 등 자전거는 무릎 등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유산소 무산소 운동이 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스키와 사이클을 즐기는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62)은 “자전거가 최고의 건강 스포츠”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전거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체력 수준에 맞춰서 탈 수 있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기어로 조정도 가능하다. 자전거는 타고 나가는 순간부터 운동이 시작된다”고 했다. 은 원장은 자전거 타기가 100세 시대 최고의 건강법이라고도 했다. 은 원장은 “나이 들면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관절도 마모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효과가 좋아야 하고 신체에 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체력별로 강도 조절이 되고 부상이 적은 운동으로 자전거 타기가 좋다. 안장에 앉기 때문에 체중을 분산시켜 바른 자세로 타면 무릎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사고의 위험성은 있지만 안전 수칙을 준수한다면 나이 들어 운동 효과와 여행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설명했다.이 대표의 주말 일정은 스포츠 활동으로 꽉 찼다. 그는 “한 달 기준 주말이 8일이라면 등산 3회, 사이클 3회, 골프 2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사이클은 평일에 갑자기 잡히는 번개 모임으로 충북 충주, 양평 등을 다녀오기도 한다. 가볍게 탈 때는 3시간, 길게는 5시간도 탄다. 몸이 찌뿌둥하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실내에서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 ‘즈위프트’를 타기도 한다. 5월 초 연휴 땐 대미레자전거동아리(대자동) 회원들과 일본 오키나와 해안으로 사이클 투어를 갈 예정이다.지난해부터 근육 운동도 시작했다. 사이클 타기 덕분에 코어 근육이 생겨 몸이 탄탄해진 게 그를 피트니스센터로 이끌었다.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의 필요성을 느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주당 1~2회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년 이후 여성들에게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남성도 마찬가지이지만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 등을 겪은 여성들은 생애전환기인 갱년기가 오면 급격한 심신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운동은 이러한 중년 여성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근육 운동을 해야 하고, 달리기와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심신의 건강을 얻게 됩니다. 특히 저에게서 허리 통증을 없애준 사이클 타기는 정말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저는 개업하고 나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과거에 왜 그렇게 일에만 매달렸는지 모르겠어요. 세상엔 즐거운 일이 이렇게 많은데…. 산에도 가고, 골프도 치고, 사이클도 타고…. 개업한 뒤 절 보는 사람들이 ‘얼굴이 너무 좋아졌다”고 해요. 무엇보다 이런 활동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요.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지금처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삶이 너무 행복해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미진 민준세무회계 대표(51)는 한국학생사이클연맹 부회장을 맡은 2020년부터 사이클을 탔다. 회계사 시험 준비 시절부터 그를 괴롭히던 허리 통증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는 요즘 주말마다 등산하고, 골프 치고, 사이클 타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렸을 때 자전거를 배웠지만 사이클은 탈 생각을 못 했어요. 지인을 통해 학생사이클연맹 부회장을 맡아 회계 업무를 도와주며 전국 대회를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클을 타게 됐죠. 사이클을 탄 뒤 코어 근육이 좋아져서인지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없어졌어요. 정말 신기했죠.” 회계법인에 다니던 이 대표는 업무 스트레스로 동료 여회계사 2명이 유명을 달리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뒤 자유를 찾아 떠났다. 은행에서 잠시 일하다 2011년 개인 회계사무실을 열었다. 그때부터 운동에 관심을 가졌다. 골프를 시작했고, 산에도 올랐다. “그 무렵 제 친구의 오빠도 업무 스트레스로 운명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그래서 그 친구와 ‘우리라도 건강하게 살자’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죠. 처음엔 집 근처(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모산과 남산, 청계산부터 올랐죠. 나중에 관악산, 북한산, 검단산, 예봉산 등으로 넓혀 나갔죠. 산이 주는 혜택이 많았어요. 운동도 됐지만 산속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자연은 저에게 생기를 줬죠. 나무, 꽃, 개울, 바위…. 정상 정복의 성취감도 엄청났어요.” 이 대표는 여성 회계사 모임 등 3개 산악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한때 ‘내려올 거면서 왜 올라가느냐’고 했던 그가 등산 마니아로 변한 것이다. 그는 “죽지 않으려면 산을 타자고 해서 모인 동호회도 있다. 각 동호회에서 한 달에 1회씩 산에 오른다”고 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제주 한라산 등반도 다녀왔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라산이 가장 좋다. 오를수록 이국적이라 마치 화성에 간 느낌이 든다”고 했다. 평소엔 수도권 산을 당일치기로 오르고 1년에 한두 차례 일정을 잡아 지리산과 설악산, 덕유산 등 전국의 명산도 오르고 있다. 한라산만 10여 차례 올랐다. 사이클을 만난 뒤엔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 허리 통증이 사라진 것은 물론 골프 드라이버 비거리도 약 30야드 상승했다. 평균 비거리 약 200m. 스코어도 싱글이다. 지금까지 개인 최저타 75타를 3차례 기록했다. 이 대표는 “사이클을 타면서 척추 기립근이 좋아져 허리가 튼튼해졌다. 하체 근육은 물론 복근, 상체 근력까지 좋아지다 보니 드라이버 비거리까지 늘었다. 사이클 덕에 얻은 게 많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사이클은 지인들과 맛집 투어까지 가능했다. 경기 양평, 강원 춘천까지 타고 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돌아오는 재미가 좋았다. 4대강 등 전국 투어는 아직 못 했지만 수도권은 거의 다 돌아다녔고, 설악산의 미시령, 한계령도 다녀왔다. 제주도 둘레길 240km도 돌았다. 이 대표의 주말 스케줄은 스포츠 활동으로 꽉 차 있다. 그는 “한 달에 주말이 8일 있다고 계산하면 등산 3회, 사이클 3회, 골프 2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사이클은 평일에 갑자기 잡히는 번개 모임으로 충북 충주, 양평 등을 다녀오기도 한다. 가볍게 탈 때는 3시간, 길게는 5시간도 탄다. 몸이 찌뿌둥하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실내에서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 ‘즈위프트’를 타기도 한다. 5월 초 연휴에는 대미레자전거동아리(대자동) 회원들과 일본 오키나와 해안으로 사이클 투어를 갈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근육운동도 시작했다. 사이클 타기 덕분에 코어 근육이 생겨 몸이 탄탄해진 게 그를 피트니스센터로 이끌었다.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의 필요성을 느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주당 1∼2회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저는 개업하고 나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과거에 왜 그렇게 일에만 매달렸는지 모르겠어요. 세상에 즐거운 일이 이렇게 많은데…. 산에도 가고, 골프도 치고, 사이클도 타고…. 개업 후 절 보는 사람들이 ‘얼굴이 너무 좋아졌다”고 해요. 무엇보다 이런 활동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요.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지금처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삶이 너무 행복해요.”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1982년 미스터코리아 출신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은 지난해 ‘일흔 살에 마라톤 풀코스를 다시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추가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마라톤 훈련을 시작했다. 올해 만 70세가 되는 해다. 2000년 마라톤에 입문해 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27분28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울 때까지 풀코스를 43회 완주한 ‘철각’이었다. 이후론 마라톤보다는 사이클과 트레킹을 즐겼다.“2017년까지 마라톤 풀코스 330(3시간 30분 이내 완주) 등 기록에 도전하면서 다소 진이 빠졌어요. 330에 7번 도전해 성공한 순간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버렸어요.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였죠. 원래는 310(3시간 10분 이내)도 꿈꿨었는데 포기했죠. 1년에 하프코스 1~2회 가볍게 달리며 즐기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산을 오르고 사이클을 타다 보니 달릴 기회가 줄었고, 나중엔 아예 달리지 않았죠. 그러다 지난해 나이 일흔을 앞두고 20년 가까이 빠져 지냈던 마라톤 풀코스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졌죠. 그런데 역시 마라톤은 쉽지 않아요.”트레킹과 사이클을 즐기며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는데도 고령에 체중이 많이 나가다 보니 좀 무리하면 무릎에 통증이 왔다. 그는 근육량이 많아 평소 80kg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무릎을 많이 사용해 조심해야 한다. 75kg까지 빼야 달리기 편하다. 그런데 나이 들어 체중 감량이 쉽지 않고, 무리하게 빼면 역효과가 있다”고 했다. 당초 3월 16일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려고 했지만 훈련 부족으로 포기했다. 대신 4월 13일 열리는 한 대회의 하프코스에 출전한다. 그리고 올해 안에 풀코스 완주란 버킷리스트를 완성할 계획이다.창 원장은 망가진 몸을 되살리기 위해 달렸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1992년부터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보디빌딩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운동은 하지 않고 과한 음주에 업무 스트레스까지 겹쳐 3차례나 졸도로 쓰러져 119에 실려 가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달리기 시작한 이유다.“저를 포함에 엘리트 선수로 활약했던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징이 ‘이렇게 건강한데 운동은 왜 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일종의 보상 심리이기도 하고 너무 운동을 많이 해 탈진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죠. 저는 당시 이유도 없이 화장실에서 넘어져 119에 실려 갔죠. 한 번은 제주도에서 대회를 하고 있는데 쓰러져 이마를 다치는 바람에 6바늘을 꿰맨 적도 있어요. 그때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달리니 몸이 달라졌다. 부정맥도 사라졌다. 안정시 심박수가 70회이었는데 52회로 떨어졌다. 달리기로 건강을 회복한 뒤 사이클, 트레킹도 즐겼다. 한창 달리기에 빠졌을 땐 100km 울트라마라톤을 12회 완주했다. 산과 극지도 달렸다. 강북 5산 종주 산악마라톤인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48km를 3년 연속 달렸다.2005년 사하라사막마라톤(이집트), 2006년 고비사막마라톤(중국·마스터스부 우승), 2008년 아카타마사막마라톤(칠레) 각 250km를 달렸다. 남극마라톤을 달려야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데 남극은 달리기에 별 재미가 없다고 보고 안 갔다. 남극마라톤은 일정 거리를 계속 반복해 250km를 달려야 한다.2013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ABC) 트레킹을 다녀왔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대관령 50km 트레일러닝을 완주했다. 2017년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158km 트레킹, 2018년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5550m 트레킹을 다녀왔다.“산에 가면 자유인이 된 것 같아요. 흙길이 있고 나무와 풀, 돌, 바위…. 시각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로웠죠. 마라톤하고 트레일러닝은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얻는 쾌감이 좋았죠. 보디빌딩 선수로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린 뒤 느끼는 감정이랄까요.”2010년부터 타기 시작한 사이클은 새 세상이었다. 마라톤은 기껏해야 시속 12~13km로 달리지만 사이클은 빠를 땐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어 스피드를 즐길 수 있었다. 하루 100~200km도 달릴 수 있다. 지역을 정하고 타고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는 재미도 쏠쏠했다. 건강 증진과 맛집 탐방을 동시에 할 수 있다. 4대강 등 전국을 질주했다. 제주 둘레길도 여러 차례 돌았다. 4월 초에도 제주도 둘레길을 돌 예정이다.“과거엔 제주도 갈 때 사이클을 가지고 갔어요. 비행기 타고 갈 때 다소 힘겨웠죠.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요. 현지에서 적은 비용으로 빌려서 탈 수 있거든요. 가벼운 복장으로 건너가 빌려서 타고 반납하면 되니 아주 편해요.”창 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 운동과 달리기를 5대5 비율로 하루 90분씩 주중 4회를 한다. 주말에는 서울 안산이나 남산을 달리거나, 사이클 장거리 라이딩을 한다. 창 원장은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중년 이후엔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20세 후반부터 매년 근육이 줄어드는데 나이 들면 그 감소폭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달릴 땐 관절 부근 근육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움직일 때는 206개 뼈와 약 650여 개의 골격근이 총가동됩니다. 마라톤 풀코스와 같은 긴 거리를 장시간 달리려면 각 관절 근육이 튼튼해야 버틸 수 있습니다. 발목과 무릎은 물론 척추 등 주요 부위 근육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래야 부상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활기차게 살기 위해서는 심폐지구력도 중요하죠. 심장과 폐가 튼튼해야 어떤 운동을 해도 지치지 않으니까요. 근육운동과 유산소 운동, 두 운동을 조화시켜서 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제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창 원장은 보디빌딩 지도자들을 양성하며 쌓은 지식과 직접 운동하면서 얻은 경험을 유튜브 ‘Go100’에서 널리 전하고 있다. 그는 “실버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정보를 생생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창 원장이 다시 달린다는 소식에 분당검푸마라톤 회원들도 동참하고 나섰다. 그는 “10여 명이 나랑 함께 뛰겠다고 한다”고 했다. 분당검푸마라톤은 창 원장이 마라톤 시작할 때 가입해 달린 동호회다. 회장도 맡았었다. 그는 “보디빌더들만을 만나다 마라톤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서도 돕고 의지하며 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동아마라톤에서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네 차례 한 것도 내 인생의 큰 추억 거리”라고 했다.창 원장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자전거 타고 완주하기, 아프리카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오르기 등 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버킷리스트를 5개 만들어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그는 “고령이라도 체력을 잘 관리하면 어떤 스포츠든 오래 즐길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982년 미스터코리아 출신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다시 마라톤 훈련을 시작했다. 만 70세가 되는 올해에 다시 마라톤 42.195km 풀코스 완주를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 마라톤에 입문해 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27분28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울 때까지 풀코스를 43회 완주한 ‘철각’이었다. 이후론 마라톤보다는 사이클과 트레킹을 즐겼다.“2017년까지 마라톤 풀코스 330(3시간 30분 이내 완주) 등의 기록에 도전하면서 다소 진이 빠졌어요. 330에 7번 도전해 성공한 순간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버렸어요.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였죠. 원래는 310(3시간 10분 이내)도 꿈꿨었는데 포기했죠. 1년에 하프코스 1∼2회 가볍게 달리며 즐기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산을 오르고 사이클을 타다 보니 달릴 기회가 줄었고, 나중엔 아예 달리지 않았죠. 그러다 지난해 나이 일흔을 앞두고 20년 가까이 빠져 지냈던 마라톤 풀코스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졌죠. 그런데 역시 마라톤은 쉽지 않아요.”트레킹과 사이클을 즐기며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는데도 고령이다 보니 조금만 무리해도 무릎에 통증이 왔다. 당초 16일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려 했지만 훈련 부족으로 포기했다. 그 대신 다음 달 13일 열리는 대회 하프코스에 출전한다. 그리고 올해 안에 풀코스 완주라는 버킷리스트를 완성할 계획이다.창 원장이 처음 달리기 시작한 건 망가진 몸을 되살리기 위해서였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1992년부터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보디빌딩 발전을 위해 일했다. 운동은 하지 않고 과한 음주에 업무 스트레스까지 겹쳐 3차례나 쓰러져 119에 실려 가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달리기 시작한 이유다. 달리기로 건강을 회복한 뒤 사이클, 트레킹도 즐겼다.한창 달리기에 빠졌을 땐 100km 울트라마라톤을 12회 완주했다. 산과 극지도 달렸다. 강북 5산 종주 산악마라톤인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48km를 3년 연속 달렸다. 2005년 사하라사막마라톤(이집트), 2006년 고비사막마라톤(중국·마스터스부 우승), 2008년 아타카마사막마라톤(칠레)을 각각 250km 달렸다. 남극마라톤까지 달려야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데 남극은 달리기에 별 재미가 없다고 보고 안 갔다. 남극마라톤은 일정 거리를 계속 반복해 250km를 달려야 한다. 2013년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ABC) 트레킹을 다녀왔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대관령 50km 트레일러닝을 완주했다. 2017년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158km 트레킹, 2018년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5550m 트레킹을 다녀왔다.“산에 가면 자유인이 된 것 같아요. 흙길이 있고 나무와 풀, 돌, 바위…. 시각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로웠죠. 마라톤하고 트레일러닝은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얻는 쾌감이 좋았죠. 보디빌딩 선수로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린 뒤 느끼는 감정이랄까요.”2010년부터 타기 시작한 사이클은 새 세상이었다. 마라톤은 기껏해야 시속 12∼13km로 달리지만 사이클은 빠를 땐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어 스피드를 즐길 수 있었다. 하루 100∼200km도 달릴 수 있다. 지역을 정하고 타고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는 재미도 쏠쏠했다. 건강 증진과 맛집 탐방을 동시에 할 수 있다. 4대강 등 전국을 질주했다. 제주 둘레길도 여러 차례 돌았다.창 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서 근육운동과 달리기를 5 대 5 비율로 하루 90분씩 주중 4회 한다. 주말에는 서울 안산이나 남산을 달리거나, 사이클 장거리 라이딩을 한다. 창 원장은 근육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중년 이후엔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20세 후반부터 매년 근육이 줄어드는데 나이 들면 그 감소 폭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활기차게 살기 위해서는 심폐지구력도 중요하죠. 심장과 폐가 튼튼해야 어떤 운동을 해도 지치지 않으니까요. 근육운동과 유산소운동, 두 운동을 조화시켜서 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제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글라디우스가 막판 스퍼트로 동아일보배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글라디우스는 23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28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총상금 3억 원)에서 장추열 기수(37)와 호흡을 맞춰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6500만 원이다. 동아일보배는 3세 이상 암말들이 출전하는 1800m 장거리 경주로, 최고의 암말을 가리기 위한 ‘퀸즈(Queen’s) 투어’ 시리즈의 시즌 개막전이다. 퀸즈 투어 레이스는 상·하반기 세 경주씩 1년에 6번 열리는데 동아일보배를 포함한 상반기 대회는 국산마와 외국산 말이 모두 출전해 최고의 암말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동아일보배를 포함해 뚝섬배(4월)와 KNN배(5월)로 이어지는 퀸즈 투어에서 누적 승점이 가장 높은 말이 상반기 최우수 암말로 선발돼 1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4세 암말인 글라디우스는 대상경주에서 처음 우승하며 최근 경주에서 3연승을 달렸다. 단승률(1위 확률) 35.7%, 연승률(3위 안에 들 확률) 78.6%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2023년 8월에 데뷔한 뒤 단거리 경주에 출전할 때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중장거리 경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여왕’의 자리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이날 경주에는 서울 소속 10두, 부산경남 소속 4두 총 14두가 출전했다. 당초 3, 4위권으로 분류되던 글라디우스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크라운함성을 막판 스퍼트로 따돌렸다. 출발대가 열리자 9번 게이트의 크라운함성이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글라디우스는 1마신(馬身·말의 몸 길이로 1마신은 약 2.4m) 뒤를 따라갔고 3코너까지 격차를 유지했다. 마지막 코너를 돈 뒤 글라디우스는 결승선을 약 400m 남겨놓고 막판 스퍼트를 시작해 크라운함성을 따라잡았다. 선두로 치고 올라선 글라디우스는 계속 격차를 벌려 3마신 차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해 첫 대상경주에서 1위를 했던 크라운함성은 2위로 골인했다. 22일 통산 500승 고지에 오른 장 기수는 이날 동아일보배를 포함해 2승을 추가하며 통산 502승을 기록했다. 장 기수는 “원래 이혁 기수가 타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발에 통증이 있다고 해 기수 변경을 하게 됐는데 우승까지 해서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로 어제 500승을 달성해서 너무 기쁘고 좋았는데 오늘 대상경주 우승까지 하게 되었다. 믿고 맡겨주신 마주님, 조교사님 그리고 팬분들께 감사드리고 이렇게 보답하게 되어 다행이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성오 조교사(59)는 2018년 데뷔 후 대상경주에서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1366경기에서 162승을 거둔 강 조교사는 “첫 대상경주 우승이라 너무 감격스럽다. 크라운함성과 플라잉스타 등 워낙 강자들이 많아 (우승을) 자신하기가 조심스러웠다. 글라디우스가 모래 맞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선행을 못 가면 무조건 선행마에 바짝 붙어서 모래를 최대한 덜 맞게 작전을 짠 게 유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라디우스가 너무 잘 달려줬다. 대상경주 첫 우승인데 앞으로 자주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말 관리 잘하고 모든 경주에 최선을 다하는 조교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과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유일의 ‘플래티넘 라벨’ 대회인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이 16일 역대 최대인 4만여 명의 러너가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에 이르는 풀코스(42.195km)에 170명의 엘리트 선수와 마스터스 러너 2만 명, 잠실종합운동장을 출발해 되돌아오는 10km 코스에 2만 명의 마스터스 러너가 참가했다. 이들은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속에 도심 레이스를 즐겼다. 이날 국제 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남녀부 모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우승했다. 남자부의 하프투 테클루 아세파가 2시간5분42초, 여자부의 베켈레치 구데타 보레차가 2시간21분36초의 기록으로 각각 1위를 했다. 국내 남녀부에서는 김홍록(한국전력)과 임예진(충주시청)이 각각 2시간12분29초, 2시간30분14초로 나란히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교통통제 협조해 주신 시민께 감사드립니다16일 열린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대회 구간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을 감수하고 서울마라톤을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회 개최와 진행에 도움을 준 서울시, 서울경찰청, 대한육상연맹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남자마라톤 유망주 김홍록(23·한국전력)이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 국내 남자부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13년 만에 대회 2연패했다. 세계육상연맹(WA)이 인증한 국내 유일의 플래티넘 라벨 대회이자 세계육상문화유산인 서울마라톤에 역대 최대인 4만여 명이 참가해 봄비 속에서도 뜨거운 달리기 축제를 벌였다.김홍록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서울마라톤 남자 국내부 42.195km 풀코스 레이스에서 2시간12분29초를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2연속 정상에 올랐다. 김홍록은 2012년 정진혁(당시 건국대)에 이어 13년 만에 국내 남자부에서 2연패했다. 김홍록은 현재 스승인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에 이어 사제가 동아마라톤을 2연패한 기록도 남겼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당시 한국전력)이던 1992년 동아마라톤 남자부에서 2연패했다.지난해 건국대 재학생이던 김홍록은 2시간14분20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2013년 성지훈(당시 한국체대) 이후 11년 만에 대학생 신분으로 우승했다. 김홍록은 이번에도 2분 가까이 개인 최고기록을 앞당겼다.국내 여자부에서 임예진(30·충주시청)도 2시간30분14초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연패했다. 임예진은 개인 최고기록(2시간28분59초)엔 미치지 못했지만 레이스 막판 역전 스퍼트로 제일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2018년 2시간25분41초를 기록해 21년 난공불락이던 권은주의 한국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을 무너뜨린 김도연(32·삼성전자)은 2시간30분18초로 국내 여자부 2위에 올라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도연은 한국 최고기록을 세운 뒤 부상 등으로 이렇다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국제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하프투 테를루 아세파(25)와 벨케레치 두데타 보레차(28)가 각각 2시간5분42초, 2시간21분36초를 기록하며 나란히 남녀부 정상에 올랐다.이날 국내외 엘리트와 마스터스 4만여 명이 넘게 서울 도심을 질주했다.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국내외 엘리트 170명, 마스터스 풀코스 및 10km 부문에서 각각 2만 명이 참가 신청했다.한편 이날 풀코스 출발지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 피터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박철호 동아오츠카 사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문호준 서울시육상연맹회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루카스 초코스 주한그리스대사, 김재호 동아일보 회장, 박현진 스포츠동아 대표가 참석해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10km 출발 및 골인지점에선 서강석 송파구청장과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상무가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젊었을 때부터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에어로빅체조와 필라테스, 권투, 자전거 타기, 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했다. 지인의 권유로 달리기 시작하면서는 “이제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3월 16일 열리는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개인 처음 42.195km 풀코스에 도전하는 미술 작가인 김재흔 씨(46) 얘기다. 그는 “동마(동아마라톤)가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최고의 대회로 꼽혀 긴장도 되고 설렌다”고 했다. “원래 실내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했는데 지인의 권유로 2023년 2월 대한민국 100대 명산 완등에 도전을 시작했어요. 약 두 달 뒤 지인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달리기를 접했죠. 처음엔 도로를 달렸고, 나중에 산을 뛰었죠. 도로에선 속도감을 즐긴다고 할까요. 한강 공원, 바닷가 그리고 도심을 달리는 재미가 좋았어요. 산은 완전 색다른 느낌이었죠. 특히 내리막을 달릴 때 공중으로 붕 뜬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너무 좋더라고요.”100대 명산은 75좌까지 올랐다. 종주의 매력에 빠져 지인들과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약 47km)와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약 43km)을 완보했다. 덕유산 육구종주(육십령에서 무주 구천동) 약 32km도 걸었다. 그는 “나무와 꽃, 풀 등을 보며 자연 속을 누비는 게 너무 좋았다”고 했다. 위 종주코스는 트레일러닝하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는 “이젠 달리겠다”고 했다.지난해 5월 인천 계양산에서 열린 OSK(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주최 여성 트레일러닝대회 10km를 달리면서 산악 마라톤에도 빠졌다. 지난해 11월 오들로 코리아가 주최한 북한산 트레일레이스 17km도 완주했다. 이 대회 17km 부문에서 2시간 47분을 기록해 여자 5위를 차지했다. “솔직히 제가 그렇게 잘 달릴 줄 몰랐어요. 너무 뿌듯했어요. 평소 운동도 했고, 등산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또 대회 주최사가 트레일러닝 초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1년 뒤 북한산 둘레길 65km를 완주하는 프로젝트(오들로 챌린지 trc)를 진행하는데 저도 선발됐죠. 요즘은 그 프로젝트에서도 체계적으로 훈련받고 있어요.”김 씨는 트레일러닝을 즐겼지만 대회 출전보다는 주로 지인들과 함께 산을 달렸다. 지금까지 트레일러닝 대회 출전은 2번이다. 지난해 12월엔 OSK가 기획해 계양산 둘레길을 달리는 ‘으르렁으르런’에 참가해 반바지 차림으로 달리기도 했다. 참가 조건이 반바지 차림이었다. 대회는 아니고 트레일러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모아 함께 달리는 이벤트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목표도 설정했다. 달린 지 2주년에 맞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번에 동아마라톤에 출전하는 이유다. 동아마라톤 풀코스 출전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하프코스도 달려 1시간 58분에 완주했다. 하프코스 2시간 12분 미만 기록증이 없으면 풀코스 참가 신청을 할 수 없다.최근 몇 년간 순식간에 참가 접수가 마감돼 마스터스 마라토너 사이에서 ‘하늘의 별 따기’라고까지 소문난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지난해 6월 참가 신청을 마친 뒤에는 도로를 열심히 달리고 있다. 혼자 42km를 여러 차례 달렸다. 친구들과 집에서 가까운 서울 목동운동장 400m 트랙을 100바퀴 뛰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매월 1회 이상 40km 이상을 달렸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한 달에 1~2차례 3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 비 눈이 와도 달렸다. 그는 “첫 도전에 서브포(4시간 이내 완주)로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최근 갑자기 이렇게 달리고 있는데도 아직 큰 부상은 없다. 2년 전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이다. 김 씨는 “솔직히 근육 운동을 좋아하진 않았다. 2020년 권투하다가 경추 디스크가 터졌을 때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알았다. 필라테스를 하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바꿨다. 주변 근육이 탄탄해야 관절도 튼튼했다. 달리면서도 부상을 방지하려면 보강 운동이 필요하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한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달리며 근육 운동까지 하니 체지방은 빠지고 근육량이 늘어 몸매가 탄탄하게 바뀌었다. 체지방 18%를 유지하고 있다.김 대표가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는 것은 부상 없이 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운동이 다 그렇듯 부상 방지를 위한 보강 운동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마라톤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지구력 훈련만 하는 데 그럼 몸에 이상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많이 달리면 심폐지구력과 자주 사용하는 하체 근육 등은 발달하지만 상대적으로 몸의 가동능력이 떨어진다. 가동능력은 유연성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근육과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다. 워밍업과 정리운동을 잘 해줘야 한다.대부분의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이 스트레칭 체조나 관절 돌리기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달리기 시작한다. 장거리를 달리거나 심한 운동을 한 뒤에도 정리운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몸에 불균형이 오게 되고 운동의 역효과가 나타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는데 몸이 더 피곤해지고 운동도 지지부진해진다. 하체와 상체, 복근 등 코어 근육도 키워야 하고, 발 장딴지 팔 등 잔근육도 키워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워밍업과 정리운동을 제대로 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도 추가해서 한다면 큰 무리 없이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김 씨는 올해부터는 트레일러닝 대회에도 자주 출전할 계획이다. 올 첫 대회가 4월 4일부터 6일까지 전북 장수에서 열리는 장수트레일레이스 38km다. 70km 대회도 있는데 차근차근 거리를 늘릴 생각이다.“사실 저에게 운동의 주목적은 살 빼기였어요. 아이 둘을 낳아서 키우며 살이 쪘고, 권투를 하면서 10kg을 감량한 뒤 유지하고 있죠.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운동을 안 하면 안 되잖아요. 달리면서 운동은 도전이 됐어요. 지난해 11월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5위를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이젠 자주 대회에 출전해 기록을 단축하고 싶어요. 동아마라톤에서는 꼭 서브포 할 겁니다.”이렇게 열심히 달리는 그를 가족들도 응원한다. 김 씨는 “두 아들이 있는데 첫째는 올해 대학생, 둘째는 고교 1학년이 된다. 다 커서 그런지 이제 엄마 도움 없이도 잘 한다. 아이들이 엄마도 스트레스 풀며 건강 관리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어 늘 박수 쳐 주고 있다”고 했다.김 씨는 매일 새벽과 저녁으로 나눠 달리기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주말엔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오들로 프로젝트에 참가하거나 동호회 활동을 한다. 산이나 도로에서 오래 달린다.“트레일러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사막 등 오지를 달리는 분들도 많이 만나면서 저도 영감을 받았어요. 특히 사하라사막 마라톤 등 전 세계 극지 마라톤을 여러 차례 달려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유지성 OSK 대표님은 대단했어요. 저도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어요.”김 씨는 전국은 물론 전 세계 마라톤 및 트레일러닝 대회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구촌 각지를 달리며 여행도 하고 건강도 챙기는 삶, 그의 인생 목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미술 작가인 김재흔 씨(46)는 16일 열리는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에 출전한다. 지난해 다른 대회에서 하프코스는 1시간 58분대에 완주했지만 풀코스는 첫 도전이다. “동아마라톤이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최고의 대회로 꼽혀 긴장도 되고 설렌다”고 했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에어로빅체조, 필라테스, 권투, 자전거, 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했지만 “이젠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원래 실내에서 하는 운동을 좋아했는데 지인의 권유로 2023년 2월 대한민국 100대 명산 완등 도전을 시작했어요. 약 두 달 뒤 지인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달리기도 접했죠. 처음엔 도로를 달렸고 나중에 산을 뛰었죠. 도로는 속도감을 즐긴다고 할까요. 한강 공원, 바닷가 그리고 도심을 달리는 재미가 좋았어요. 산은 완전히 색다른 느낌이었죠. 특히 내리막을 달릴 때 공중으로 붕 뜬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100대 명산은 75좌까지 올랐다. 종주의 매력에 빠져 지인들과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약 47km)와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약 43km)을 완보했다. 덕유산 육구종주(육십령∼무주 구천동) 약 32km도 걸었다. 그는 “나무와 꽃, 풀 등을 보며 자연 속을 누비는 게 너무 좋았다”고 했다. 지난해 5월 인천 계양산에서 열린 OSK(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주최 여성 트레일러닝대회 10km를 달리면서 산악 마라톤에도 빠졌다. 지난해 11월 오들로 북한산 트레일레이스 17km도 완주했다. 이 대회 17km 부문에서 2시간 47분을 기록해 여자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그렇게 잘 달릴 줄 몰랐다. 너무 뿌듯했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했고, 등산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 대회 주최사가 트레일러닝 초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1년 뒤 북한산 둘레길 65km를 완주하는 프로젝트에도 선발돼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계양산 둘레길을 반바지 차림으로 달리는 OSK 으르렁으르런도 달렸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달린 지 2주년에 맞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번에 동아마라톤에 출전하는 이유다. 동아마라톤 풀코스 출전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지난해 하프코스를 1시간 58분에 완주했다. 하프코스 2시간 12분 미만 기록증이 없으면 풀코스 참가 신청을 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순식간에 참가 접수가 마감돼 마스터스 마라토너 사이에서 ‘하늘의 별 따기’라고까지 소문난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지난해 6월 참가 신청을 마친 뒤에는 다시 도로를 열심히 달리고 있다. 혼자 42km를 여러 차례 달렸다. 친구들과 집에서 가까운 서울 목동운동장 400m 트랙을 100바퀴 뛰기도 했다. 풀코스를 쉽게 완주하려면 한 달에 1∼2차례 3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 비나 눈이 와도 달렸다. 그는 “첫 도전에 서브포(4시간 이내 완주)로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최근 들어 이렇게 많이 달리고 있는데도 아직 큰 부상은 없다. 2년 전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이다. 김 씨는 “솔직히 근육 운동을 좋아하진 않았다. 권투를 하다가 경추 디스크가 터졌을 때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알았다. 주변 근육이 탄탄해야 관절도 튼튼하다. 달리면서도 부상을 방지하려면 보강 운동이 필요하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한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달리며 근육 운동까지 하니 체지방이 빠지고 근육량이 늘어 몸매가 탄탄하게 바뀌었다. 체지방 18%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트레일러닝 대회에도 자주 출전할 계획이다. 올 첫 대회가 4월 4일부터 6일까지 전북 장수에서 열리는 장수트레일레이스 38km다. 70km 대회도 있는데 차근차근 거리를 늘릴 생각이다. “사실상 저에게 운동의 주목적은 살 빼기였어요. 달리면서는 운동은 도전이 됐죠. 지난해 11월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5위를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이젠 자주 대회에 출전해 기록을 단축하고 싶어요. 동아마라톤에서는 꼭 서브포 할 겁니다.” 김 씨는 트레일러닝 대회뿐만 아니라 마라톤 대회에도 계속 도전할 계획이다. 전국 각지를 여행하고 달리며 건강도 챙기는 삶이 즐겁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시작은 산악자전거(MTB)였다. 이윤재 씨(42)는 취업 준비를 하던 2010년 MTB를 타기 시작했다. MTB를 타고 동네 뒷산을 한두 시간 오르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집중도 잘 됐다. 이듬해 취업한 뒤엔 회사 사이클동호회에 가입해 로드사이클을 탔다.“외국산 오토바이를 수입하는 회사에 취직했는데 그 회사에는 자전거 사업부가 따로 있었어요. 사이클동호회도 있었죠. 제가 MTB를 탔다고 하니 선배들이 ‘이제 로드사이클로 바꿔서 타 봐라’고 했고, 그때부터 쭉 사이클을 타고 있어요.”MTB는 임도를 달리거나, 산속의 오르막 내리막을 달리며 스릴을 만끽한다면, 사이클은 도로에서 속도감을 즐긴다. 이 씨는 “MTB도 좋지만 사이클이 내 적성에 맞았다”고 했다. 주로 주말에 탔고, 집(인천 부평구)에서 회사(서울 서초구)까지 출퇴근할 때 타기도 했다. 편도 약 50km로 주 2~3회 정도 사이클로 출퇴근했다. 그는 “집에서 굴포천을 따라 아라뱃길로 나가 한강을 타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500km 종주에도 도전했다.“회사가 서울-부산 장거리 라이딩 행사를 마련해서 참여하게 됐죠. 하루 300km와 200km 달리는 행사였죠. 솔직히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종주하고 나서는 날아갈 듯 기뻤죠. 그래도 너무 힘들어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4번 도전해 2번 성공했어요.”회사 다니면서 친구랑 부업도 했었다. 숙박플랫폼 에어비앤비에 숙소(객실)를 제공하는 사업이었는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되는 바람에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바로 접었다. 그다음 시작한 게 친구 장인이 생산하는 액젓을 새롭게 브랜딩해서 파는 사업이었다. 힘은 들었지만 성과는 좋았다. 2021년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했다. 집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으로 옮겼고,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울 업힐(오르막) 라이딩 명소인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를 올랐다.“사업이 그나마 잘 됐지만 쉽지만은 않았죠. 저희가 전북 부안에 내려가 젓갈을 담아서 포장까지 해야 했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럴 때 저는 사이클 타고 주로 남산을 올랐어요.”“출발점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남산은 오르막이 약 2km, 북악스카이웨이는 약 2.6km 정도 됩니다. 사이클 타고 올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거리를 쉬지 않고 오르기는 쉽지 않아요.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다리 근육도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죠. 중간에 멈추고 싶다는 숱한 유혹이 찾아옵니다. 그것을 참고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남산을 오르는 그 순간 머릿속엔 다른 어떤 생각도 없어요. 오직 멈추지 않고 오르겠다는 생각만 있죠. 그렇게 오르면 온갖 스트레스는 딴 세상에 가 있습니다.”사이클 업힐 라이딩은 코어 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사이클이 유산소운동으로 알려졌지만 근육단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이클을 타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려야 하는데 오르막을 오를 땐 하체와 복근, 상체 등 전신의 근육을 단련시킨다. 이런 이유로 라이더들은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 등 2~3km를 계속 오르는 업힐 라이딩을 즐긴다. 전국, 특히 경기 강원 쪽에 업힐 라이딩 유명 코스가 많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사이클을 타고난 뒤 허리 부근 근육이 좋아져 통증이 사라졌다는 사례도 많다. 특히 사이클 등 자전거는 무릎 등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유산소 무산소 운동이 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이 씨는 지난해 10월 친구들과 함께 하던 사업에서도 떨어져 나왔다. 그는 “솔직히 매일 똑같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벗어나고자 회사를 그만뒀는데, 결국 똑같은 상황이 됐다”고 했다.“제가 좀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어요. 대학 다닐 때부터 저의 의지로 살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회사도 사업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느 순간이 되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이 돼 있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사는 게 재미가 없어졌죠. 뭐 어떤 일을 하든 다 마찬가지겠지만 좀 더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찾아보고 싶었죠.”자신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사이클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이클 명소 남산에 ‘카페 유어 페이스’란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이클을 타거나, 달리거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차 한잔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뭐 돈을 벌겠다면 다른 일을 해야겠죠. 저랑 같이했던 친구들은 아직도 사업 잘하고 있어요. 전 제가 좋아하는 사이클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혼자, 혹은 단체로 오는 분들이 차 한잔 마시며 쉬어 가는 곳입니다. 혼자 오신 분들에겐 제가 일부러 질문을 많이 해요. 일단 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은 공동 취미가 있어 할 얘기가 많아요. 개인적인 얘기도 하죠. 그렇다 보니 세상에 참 재밌게 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이 씨는 한때 너무 바빠 사이클 탈 시간이 없어 짬을 내 달리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무릎에 통증이 와서 그만뒀다. 그는 “사이클은 아무리 타도 무릎에 이상이 없었다. 평생 스포츠를 꼽자면 사이클 타기가 최고”라며 웃었다.최근 사이클 타다 다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이 씨는 “욕심을 버려야 다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도 6년 전 사이클 타다 다친 적이 있다. 그는 “내리막길에서 너무 속도를 내는 바람에 코너를 돌지 못해 미끄러진 적이 있다. 옷도 다 찢어지고 찰과상도 입었다. 사고는 결국 욕심의 문제”라고 했다. 날씨가 좋으면 출퇴근을 사이클로 한다. 집(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을 나서 중랑천을 따라 한강을 달린다. 한남나들목으로 나와 국립극장 앞으로 해서 남산을 오른다. 국립극장 바로 위가 실질적인 남산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본격적인 업힐 라이딩을 시작한다. 출근할 땐 한번 오르지만 2~4차례 오를 때도 있다. 집에서 카페(용산구 후암동)까지 약 15km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지난해부터 사이클동호회 뚜낭(뚜르드낭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회사, 사업하느라 동호회 활동은 처음이었다.“죽기 살기로 사이클을 타는 게 아니라 경치를 감상하며 좋은 곳까지 가서 맛난 것도 먹고, 수다도 떨고 오는 동호회입니다. 사이클은 단순한 운동 도구가 아닙니다. 사이클 하나로 운동과 여행, 맛집 탐방을 한 번에 할 수 있죠. 너무 좋지 않나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윤재 씨(42)는 취업 준비를 하던 2010년 산악자전거(MTB)를 타기 시작했다. MTB를 타고 동네 뒷산을 한두 시간 오르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집중도 잘 됐다. 이듬해 취업한 뒤엔 회사 사이클동호회에 가입해 로드사이클을 탔다. “외국산 오토바이를 수입하는 회사에 취직했는데 그 회사에는 자전거 사업부가 따로 있었어요. 사이클동호회도 있었죠. 제가 MTB를 탔다고 하니 선배들이 ‘이제 로드사이클로 바꿔서 타 봐라’고 했고, 그때부터 쭉 사이클을 타고 있어요.” MTB가 임도를 달리거나, 산속의 오르막 내리막을 달리며 스릴을 만끽한다면 사이클은 도로에서 속도감을 즐긴다. 이 씨는 “MTB도 좋지만 사이클이 내 적성에 맞았다”고 했다. 주로 주말에 탔고, 집(인천 부평구)에서 회사(서울 서초구)까지 출퇴근할 때 타기도 했다. 편도 약 50km 거리를 주 2∼3회 정도 사이클로 출퇴근했다. 그는 “집에서 굴포천을 따라 아라뱃길로 나가 한강을 타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500km 종주에도 도전했다. “회사가 서울-부산 장거리 라이딩 행사를 마련해서 참여하게 됐죠. 하루 300km와 200km 달리는 행사였죠. 솔직히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종주하고 나서는 날아갈 듯 기뻤죠. 그래도 너무 힘들어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4번 도전해 2번 성공했어요.” 4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들과 사업을 시작했다. 친구 장인이 생산하는 액젓을 새롭게 브랜딩해서 파는 사업이었다. 힘은 들었지만 성과는 좋았다. 집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으로 옮겼고,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 서울 업힐(오르막) 라이딩 명소인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를 올랐다. “출발점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남산은 오르막이 약 2km, 북악스카이웨이는 2.6km 정도 됩니다. 사이클을 타고 올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거리를 쉬지 않고 오르기는 쉽지 않아요.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다리 근육도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죠. 중간에 멈추고 싶다는 숱한 유혹이 찾아옵니다. 그것을 참고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남산을 오르는 그 순간 머릿속엔 다른 어떤 생각도 없어요. 오직 멈추지 않고 오르겠다는 생각만 있죠. 그렇게 오르면 온갖 스트레스는 딴 세상에 가 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친구들과 함께하던 사업에서도 떨어져 나왔다. 그는 “솔직히 매일 똑같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벗어나고자 회사를 그만뒀는데, 결국 똑같은 상황이 됐다”고 했다. 자신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사이클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이클 명소 남산에 ‘카페 유어 페이스’란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이클을 타거나, 달리거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차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뭐 돈을 벌겠다면 다른 일을 해야겠죠. 제가 좋아하는 사이클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혼자, 혹은 단체로 오는 분들이 차 한잔 마시며 쉬어 가는 곳입니다. 혼자 오신 분들에겐 제가 일부러 질문을 많이 해요. 사이클 얘기도 하고, 개인적인 얘기도 하고…. 세상에 참 재밌게 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 씨는 한때 너무 바빠서 사이클 탈 시간이 없어 짬을 내 달리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무릎에 통증이 와서 그만뒀다. 그는 “사이클은 아무리 타도 무릎에 이상이 없었다. 평생 스포츠를 꼽자면 사이클 타기가 최고”라며 웃었다. 날씨가 좋으면 출퇴근을 사이클로 한다. 중랑천을 따라 한강을 달린다. 한남 나들목으로 나와 국립극장 앞으로 해서 남산을 오른다. 국립극장 바로 위가 실질적인 남산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본격적인 업힐 라이딩을 시작한다. 출근할 땐 한 번 오르지만 2∼4차례 오를 때도 있다. 지난해부터 사이클동호회 뚜낭(뚜르드낭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사내 동호회가 아닌 일반 동호회 활동은 처음이었다. “죽기 살기로 사이클을 타는 게 아니라 경치를 감상하며 좋은 곳까지 가서 맛난 것도 먹고, 수다도 떨고 오는 동호회입니다. 사이클은 단순한 운동 도구가 아닙니다. 사이클 하나로 운동과 여행, 맛집 탐방을 한번에 할 수 있죠. 너무 좋지 않나요?”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제 고향이 전북 장수라는 시골이었는데 아이들이 놀 게 없으니 늘 함께 공을 찼어요. 학교 끝나면 운동장에 모여서 해 질 때까지 찼죠. 당시엔 축구공 사는 것도 어려웠죠. 선생님께서 사주시기도 하고, 우리끼리 돈 걷어서 사기도 하고. 축구공 하나 있으면 부러울 게 없었죠. 당시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었죠. 공 찰 땐 우리도 차범근이 됐죠. 공 하나만 있으면 운동장에서나 논두렁에서 즐겁게 뛰어다녔죠. 중고교는 물론 대학 시절에도 축구했고, 지금도 공을 차고 있습니다.”이재성 변호사(54·창해종합법률사무소)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학창 시절은 물론 군대, 사회생활 하면서도 축구는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지금도 매주 일요일 월계축구회 회원으로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이 변호사는 고교 3학년 대학입시를 앞두고 급성 간염에 걸려 2개월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시험 준비를 제대로 못 했고, 결국 재수해서 대학에 진학했다. 그때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운동하기 위해 유도부에 가입했다. 매일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했다”고 했다. 유도하면서 체력이 좋아졌다. 친구들과 공도 찼다. 군대 제대한 뒤에는 팀을 만들어 활동했다.“1996년 제대하고 복학했더니 대학 동아리 대회가 있더라고요. 당시 성균관대 법대에는 동아리 축구팀이 없었죠. 제가 ‘당대 제일’이란 팀을 만들어 대회에 출전했어요. 12명을 간신히 모아서 나갔는데 우승했어요. 그때부터 성균관대 교내 축구대회는 우리가 거의 다 휩쓸었어요. 1999년 사법고시 2차 시험을 한 달 남겨두고도 후배들하고 출전해 우승했습니다.”변호사가 된 뒤 서울변호사회 축구단인 ‘서로(Seoul Lawyers) 축구단’에 가입해 공을 차는 등 다양한 클럽에서 활동했다. 월계축구회는 2012년 만났다.“제가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 당시 로펌에서 축구와 관련된 업무를 많이 맡았어요. 그때 변석화 험멜코리아 회장이자 당시 대학축구연맹 회장을 만났습니다. 우리 로펌 고객이셨거든요. 우연한 기회에 식사하다 제가 축구를 좋아한다고 하니 ‘그럼 월계축구회에 한번 나와 봐라’라고 해서 나간 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죠.”변 회장이 1974년 창단해 역사가 50년이 넘은 월계축구회는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수습 기간도 있다. 이 변호사는 “회원이 딱 40명이기 때문에 결원이 생길 때 충원하는데 축구 실력을 포함해 다양한 평가를 한 뒤 가입시킨다. 회원이 되면 모든 회원이 가족처럼 지낸다. 일요일 축구는 매번 참석해야 하며, 모든 경조사 참석도 기본이다”고 했다. 이렇게 축구를 즐기다 보니 ‘축구 좀 아는 변호사’로 통해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전북 현대와 대학축구연맹 고문 변호사도 지냈다. 월계축구회는 1974년 당시 열두 살이던 변석화 회장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친구들과 모여 만든 축구클럽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 20여 명이 매일 아침 동네 공터나 학교 운동장에 모여 공을 찼다. 또래 축구팀이 없어 대학생 형들이나 조기 축구팀 아저씨들과도 경기했다. 어렸지만 당당했다. 또래 아이들이 성인이 된 1980년대에도 이들의 축구는 계속됐다. 1986년 양지축구클럽 주최 직장축구대회 우승, 1987년 새마을화천조기청년회 주최 축구대회 우승 등 조기축구계에서 이름을 날렸다.축구 선수 출신들도 회원이다 보니 월계축구회를 거쳐 간 스타플레이어도 많았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 감독, ‘박지성의 스승’ 이학종 전 수원공고 감독, 안종관 전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월계축구회에서 축구했다. 학창 시절 선배들을 따라 주말에 월계축구회에서 경기했던 것이다. 이들은 지금도 가끔 월계축구회에 나와 공을 찬다.이 변호사는 2015년부터는 배드민턴도 치기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 축구를 잘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따로 시간을 내 운동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배드민턴이다. 집 근처(서울 강북구) 서울미양초교 체육관에서 모여 운동하는 솔샘배드민턴클럽에 가입해 매주 평일 저녁 2~3일 배드민턴을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쳤다. 배드민턴은 운동량이 상당했다. 이 변호사는 “배드민턴 한 게임만 해도 땀을 뻘뻘 흘린다. 온몸을 쓰는 전신 운동이라 체력이 향상됐고, 축구도 더 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배드민턴은 일반적으로 1시간에 300~500칼로리를 소비한다. 좁은 코트(단식의 경우 13.4m X 5.18m)에서 셔틀콕 하나를 때리지만 전후좌우 움직임이 많고, 헤어핀 하이클리어 스매싱 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다. 이렇다 보니 최고의 다이어트 스포츠로 불리기도 한다.“월계축구회는 선수 출신들도 많아요. 그래서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함께 공 차기 힘들어요. 실력 및 체력이 안 되면 경기에 출전을 못 할 수도 있어요. 배드민턴 치며 매주 공을 차니 아직 버티고 있어요. 또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시간을 내 조깅도 합니다. 이젠 한 주라도 공을 차지 않으면 몸이 찌뿌둥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요. 또 그 주에 받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공을 차면 날아가는데 그렇지 않으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어요. 저에겐 축구가 만병통치약입니다.”이 변호사는 매주 일요일 25분씩 3쿼터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대학 시절 포지션은 스트라이커. 월계축구회에선 수비부터 미드필더, 공격까지 다 소화해야 한다. 출석 회원이 많다 보니 경기 때마다 포지션을 바꿔가며 플레이한다. 그는 “월계축구회는 모든 선수가 멀티플레이어”라고 했다.요즘 가장 조심하는 것은 부상이다. 그는 “언젠가 발목 인대를 다친 적이 있는데 한 3개월 운동하지 못하니 다리 근육이 다 빠졌다. 그것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치면 축구를 못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다치지 않고 축구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월계축구회는 국내 생활 축구 대회엔 출전하지 않는다. 대신 매년 마카오에서 열리는 국제 친선대회에는 출전한다. 중국과 일본, 홍콩 태국, 마카오 등이 출전하는 친선대회다. 월계축구회가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출전했고, 이 변호사도 6차례 함께 나갔다.“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어릴 때는 그냥 공만 차도 즐거웠다면, 지금은 축구하면서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껴요. 50세 중반의 나이에 이렇게 건강하게 공을 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 아닌가요. 계속 몸 관리 잘해 평생 주말엔 축구할 겁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재성 변호사(54·창해종합법률사무소)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학창 시절은 물론 군대, 사회생활 하면서도 축구는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지금도 매주 일요일 월계축구회 회원으로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제 고향이 전북 장수라는 시골이었는데 어렸을 때 아이들이 놀 게 없으니 늘 함께 공을 찼어요. 당시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었죠. 공 찰 땐 우리도 차범근이 됐죠. 공 하나만 있으면 운동장에서나 논두렁에서 즐겁게 뛰어다녔어요. 공 차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죠. 중고교는 물론 대학 시절에도 축구 했고, 지금도 공을 차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고교 3학년 대학입시를 앞두고 급성 간염에 걸려 2개월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시험 준비를 제대로 못 했고, 결국 재수해서 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그때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운동하기 위해 유도부에 들었다. 매일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했다”고 했다. 유도하면서 체력이 좋아졌다. 물론 친구들과 공도 찼다. 군대 제대한 뒤엔 팀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활동했다.“1996년 제대하고 복학했더니 대학 동아리 축구대회가 있더라고요. (당시 재학 중인) 성균관대 법대엔 축구 동아리가 없었죠. 제가 ‘당대 제일’이란 팀을 만들어 대회에 출전했어요. 12명을 간신히 모아서 나갔는데 우승했죠. 그때부터 교내 축구대회는 우리가 거의 다 휩쓸었어요. 1999년 사법시험 2차 시험을 한 달 남겨두고도 후배들하고 출전해 우승했죠.” 변호사가 된 뒤 서울변호사회 축구단인 ‘서로(Seoul Lawyers) 축구단’에 가입하는 등 다양한 클럽에서 활동했다. 월계축구회는 2012년 만났다.“제가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 당시 로펌에서 축구와 관련된 업무를 많이 맡았어요. 그때 변석화 험멜코리아 회장이자 당시 대학축구연맹 회장을 만났습니다. 우리 로펌 고객이셨거든요. 우연한 기회에 식사하다 제가 축구를 좋아한다고 하니 ‘그럼 월계축구회에 한번 나와 봐라’ 해서 나간 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어요.” 변 회장이 1974년 창단한 월계축구회는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수습 기간도 있다. 이 변호사는 “회원이 딱 40명이기 때문에 결원이 생길 때 충원하는데 축구 실력을 포함해 다양하게 평가한 뒤 가입시킨다. 회원이 되면 회원들끼리 가족처럼 지낸다. 일요일 축구는 매번 참석해야 하며, 모든 경조사 참석도 기본이다”라고 했다. 이렇게 축구를 즐기다 보니 ‘축구 좀 아는 변호사’로 통해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전북 현대와 대학축구연맹 고문 변호사도 지냈다. 2015년부터는 배드민턴도 치기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 축구를 잘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배드민턴이다. 집(서울 강북구) 근처 서울미양초교 체육관에 모여 운동하는 솔샘배드민턴클럽에 가입해 매주 평일 2, 3일 1시간 30분 이상 배드민턴을 쳤다. 배드민턴은 운동량이 상당했다. 이 변호사는 “배드민턴 한 게임만 해도 땀을 뻘뻘 흘린다. 온몸을 쓰는 전신 운동이라 체력이 향상됐고, 축구도 더 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월계축구회는 선수 출신들도 많아요. 그래서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함께 공 차기 힘들어요. 실력 및 체력이 안 되면 경기에 아예 출전을 못 할 수도 있어요. 배드민턴 치며 매주 공을 차니 아직 버티고 있어요. 또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시간을 내 조깅합니다. 이젠 한 주라도 공을 차지 않으면 몸이 찌뿌둥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요. 또 그 주에 받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공을 차면 날아가는데 그러지 않으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어요. 저에겐 축구가 만병통치약입니다.” 이 변호사는 매주 일요일 25분씩 3게임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대학 시절 포지션은 스트라이커. 월계축구회에선 수비부터 미드필더, 공격까지 다 소화해야 한다. 회원이 많다 보니 경기 때마다 서로 포지션을 바꿔 가며 플레이한다. 그는 “월계축구회는 모든 선수가 멀티플레이어”라고 했다.“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어릴 때는 그냥 공만 차면 즐거웠다면, 지금은 축구 하며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껴요. 쉰 살 넘어서 이렇게 건강하게 공을 찰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 아닌가요. 계속 몸 관리 잘해 평생 주말 축구 할 겁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트레일러닝은 인생하고 똑같아요. 트레일러닝 대회는 정해진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합니다. 반나절이나 하루를 달리다 보면 인생을 한 번 산 느낌이죠. 출발은 희망차게 하고, 중간에 너무 힘들어 때려칠까 고민도 하죠. 참고 가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다시 힘이 나죠. 그리고 완주했을 땐 ‘오늘도 내가 해냈구나’ 하면서 제 자신에게 놀라며 희열을 느끼죠.”변호사인 김가연 X(구 트위터코리아) 대외협력 상무(44)는 지난해 5월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을 시작해 1년도 안 돼 100km 이상 완주에 처음 도전하고 있다. 2월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뉴질랜드의 온천 관광지인 로토루아에서 열리는 타라웨라 울트라트레일 102km에 출전했다. 그는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푹 빠졌다. “전 내려올 걸 왜 올라가냐며 등산을 싫어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살을 빼자며 서울 청계산을 오르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별로 힘들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 친구랑 서울에서 가까운 산을 오르는 수준이었죠.”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살이 많이 쪘다. 한강 등 공원 및 시내 걷기는 좋아했지만 등산은 싫어했다. 친구 따라 산을 오른 게 2021년이었다. 2022년엔 불어난 체중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아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 주기적으로 PT(개인지도)를 받았다. 김 상무는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고 싶어 보디프로필반을 선택했다. 주기적으로 보디프로필을 찍으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매주 2~3회 PT를 받으며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고 했다.“운동을 제대로 하다 보니 주말에는 친구랑 청계산을 오르거나 한강을 달리게 됐죠. 그렇게 2년 정도 지내다 지난해 초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생겼어요. 우울증에 무기력증까지 겪게 됐죠. 겨울이라 운동도 등한시하고 집 밖에도 잘 안 나갔어요. 우연히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란 영화를 봤는데 주인공이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수천km의 PCT를 걷는 겁니다. 저도 걷고 싶어졌어요.”PCT(Pacific Crest Trail)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4300km를 말한다. 김 상무는 가장 먼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아봤다. 800km라 최소 한 달이 소요돼 포기했다. 그러다 찾은 게 일본 구마노(熊野) 고도(古都) 순례길. 1000년이 넘는 307km 옛길 코스다. 김 상무는 지난해 2월 4박 5일 코스를 다녀왔다. 그는 “산악지대를 하루 20~30km 걷는 코스를 남자들보다도 빠른 속력으로 걸었다. 대 자연 속에서 걸으며 정신적인 안정도 되찾았다”고 했다.트레일러닝은 지난해 4월 처음 접했다. 친구랑 여행 겸 경북 울릉도에서 OSK(Outdoor Sports Korea)가 주최한 트레일러닝 대회 15km에 참가했다. 그는 “등산 복장으로 가서 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걸으면서 자연 속에서 달리는 스포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게도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5월 부산 금정산파워트레일레이스(GPTR) 22km에 참가해 3시간 1분 46초에 완주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트레일러닝에 빠져들었다. GPTR을 주최한 부산 파워트레일러닝(PTR) 클럽에 가입해 훈련했다. 집과 회사는 서울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엔 부산까지 찾아가 체계적으로 훈련 받았다.“제가 유일한 서울 정회원이었죠. 그래서 PTR 회칙도 바뀌었어요. 원래는 부산 경남권에서만 회원을 받았는데 전국에서 회원을 받게 됐죠. 감독 코치님들이 마라톤과 산악마라톤쪽에서 경력이 화려한 분들이었죠. 체계적으로 훈련한 뒤 산 달리는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김 상무는 6월 원주트레일러닝 살로몬 치악산 28km, 8월 장수 쿨밸리트레일레이스 17km를 완주했고, 9월 초 다이나핏 태백트레일 50km를 11시간 28분 47초, 9월 말에 장수 트레일레이스 38km를 8시간 58분 7초에 달렸다. 10월엔 마라톤을 포함해 3개 대회에 나갔다. 트랜스 제주 50km를 11시간 19분 41초에 완주했고, 울주트레일나인피크대회 2피크에 도전했지만 중도에 컷오프당했다. 김 상무는 이 대회에서 컷오프 당한 다음날 춘천마라톤 42.195km 풀코스에 출전해 4시간 14분 27초에 완주했다. 지난해 11월 40km, 올 1월 30km 트레일러닝도 달렸다.“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하면서 정말 짧은 시간에 압축된 인생의 희열을 느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그런 측면에서 이 스포츠가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힘겨운 상황이 오면 몸에 도파민과 엔돌핀이 나와서 그 상황을 이기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러니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과정을 겪은 뒤 ‘이젠 다시 출전 하지 않을 거야’라고 마음먹었다가 바로 대회 참가 신청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스포츠와 여행이 결합 돼 있는 점도 트레일러닝의 매력이다.“제가 살면서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산이 많은지 몰랐어요. 산을 달리면서 이제야 알게 된 것이죠. 트레일러닝을 하지 않았다면 언제 이렇게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돌아다니겠어요. 제 두 발로 그 산들을 달리고 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그리고 트레일러닝은 산이든 바닷가 해변이든 그냥 운동화만 있으면 달릴 수 있어요. 그런 자유로움도 너무 좋아요.”김 상무는 매주 웨이트트레이닝 PT를 3회 받고, 주말에 달린다. 부산에 가 훈련받기도 하지만 청계산이나 한강을 달리기도 한다. 주말 대회 출전도 한다. 결국 주 5회 이상은 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 큰 부상은 없다.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근육운동을 해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부상 위험이 적다고 권고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김 상무가 고교 및 대학 시절 유학했던 곳이다. 100km 이상 첫 트레일러닝 대회 출전을 뉴질랜드로 잡은 이유기도 하다. 추억을 떠올리며 또 다른 추억을 쌓기 위해 2월 9일 비행기에 올랐다. 타라웨라 울트라트레일은 21km, 50km, 102km, 160km 4부문 코스로 열린다.김 상무가 이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 대회는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 시리즈로 열리기 때문이다. UTMB는 참가하는 것 자체로 전 세계 트레일러너들이 영광으로 생각하는 대회다. 하지만 참가 자격을 획득하기 어렵다. 타라웨라 울트라트레일에 참가해 완주하면 UTMB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스톤을 받는다.김 상무도 UTMB 출전 꿈을 꾸고 있다. 지난해 트랜스제주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한 이유도 UTMB 스톤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내년 목표가 UTMB 100km에 출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UTMB는 본래 대회인 UTMB(176km·상승고도 9900m)와 CCC(101km·상승고도 6050m), OCC(57km·3500m) 등 3코스로 열린다. 추첨 없이 선착순 접수로 참가할 수 있는 종목도 4코스 있다.김 상무는 “운동의 시작은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자연 속을 달릴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피트니스와 산 달리기로 약 13kg을 감량한 그는 “평생 산을 달리며 즐겁게 살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변호사인 김가연 X(옛 트위터코리아) 대외협력 상무(44)는 15일부터 이틀간 뉴질랜드의 온천 관광지인 로토루아에서 열리는 타라웨라 울트라트레일 102km를 달린다. 지난해 5월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을 시작해 1년도 안 돼 100km 이상 완주에 처음 도전한다. 그는 지금 트레일러닝에 푹 빠졌다. “전 내려올 걸 왜 올라가냐며 등산을 싫어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살을 빼자며 서울 청계산을 오르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별로 힘들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 친구와 서울에서 가까운 산을 오르는 수준이었죠.”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살이 많이 쪘다. 한강 등 공원이나 시내 걷기는 좋아했지만 등산은 싫어했다. 친구 따라 산을 오른 게 2021년이었다. 2022년엔 불어난 체중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아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 주기적으로 PT(개인지도)를 받았다. 김 상무는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고 싶어 보디프로필반을 선택했다. 주기적으로 보디프로필을 찍으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매주 2, 3회 PT를 받으며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고 했다.“운동을 제대로 하면서 주말에는 청계산을 오르거나 한강을 달리게 됐죠. 그렇게 2년 정도 지내다가 지난해 초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생겼어요. 우울증에 무기력증까지 나타났죠. 겨울이라 운동도 등한시하고 집 밖에도 잘 안 나가게 됐죠. 우연히 리스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란 영화를 봤는데 주인공이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수천 km의 PCT를 걷는 겁니다. 저도 걷고 싶어졌죠.” PCT(Pacific Crest Trail)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지는 4300km 트레일을 말한다. 김 상무는 가장 먼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아봤다. 800km라 최소 한 달이 소요돼 포기했다. 그러다 찾은 게 일본 구마노(熊野) 고도(古都) 순례길. 1000년이 넘은 307km 옛길 코스다. 김 상무는 지난해 2월 4박 5일 코스를 다녀왔다. 그는 “산악지대를 하루 20∼30km씩 남자들보다도 빠른 속력으로 걸었다. 대자연 속에서 정신적 안정도 되찾았다”고 했다. 트레일러닝은 지난해 4월 처음 접했다. 친구와 여행 겸 경북 울릉도에서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 15km에 참가했다. 그는 “등산 복장으로 가서 달리지는 못했다. 걸으면서 자연 속에서 달리는 스포츠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게도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5월 부산 금정산파워트레일레이스(GPTR) 22km에 참가해 3시간1분46초에 완주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트레일러닝에 빠져들었다. GPTR을 주최한 부산 파워트레일러닝(PTR) 클럽에 가입해 훈련했다. 집과 회사는 서울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엔 내려가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았다. 김 상무는 6월 원주트레일러닝 살로몬 치악산 28km, 8월 장수 쿨밸리트레일레이스 17km를 완주했고, 9월 다이나핏 태백트레일 50km를 11시간28분47초에 달렸다. 10월엔 마라톤을 포함해 3개 대회에 나갔다. 트랜스 제주 50km를 11시간19분41초에 완주했고, 울주트레일나인피크대회 2피크에 도전했지만 중도에 컷오프 당했다. 춘천마라톤 42.195km 풀코스는 4시간14분27초에 완주했다. 지난해 11월 40km, 올 1월 30km 트레일러닝도 달렸다.“트레일러닝은 인생과 똑같아요. 트레일러닝 대회는 정해진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합니다. 반나절이나 하루를 달리다 보면 인생을 한 번 산 느낌이죠. 출발은 희망차게 하고, 중간에 너무 힘들어 때려치울까 고민하죠. 참고 가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다시 힘이 나죠. 그리고 완주했을 땐 ‘오늘도 내가 해냈구나’ 하면서 저 자신에게 놀라며 희열을 느끼죠.” 뉴질랜드는 김 상무가 고교 및 대학 시절 유학했던 곳이다. 100km 이상 첫 트레일러닝 대회 출전을 뉴질랜드로 잡은 이유기도 하다. 추억을 떠올리며 또 다른 추억을 쌓기 위해 9일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운동의 시작은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자연 속을 달릴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약 13kg을 감량한 그는 “평생 산을 달리며 즐겁게 살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