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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회·정치적 억압을 피해 일본으로 이주하려는 부유한 중국인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는 일본 홋카이도의 부동산 중개업자와 현지에 사는 중국인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중국 국영기업 임원 출신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로 부유해진 중국인 어맨다 우 씨(62)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자유가 억압되는 환경 때문에 일본에 이주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홋카이도 오타루의 방 4개 주택을 매입해 살고 있는 그는 이 지역에서 30만 달러(약 3억8000만 원)짜리 주택 10여 채를 구매하려 살펴보고 있다. 현재는 일본에 투자비자로 입국한 상태다. 일본은 국내 기업이나 부동산에 최소 4만 달러를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투자 비자를 내주고 있다. 이는 미국 사업비자(80만 달러), 싱가포르 투자비자(185만 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올해 투자비자로 일본에 입국한 중국인은 2133명으로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417명보다 크게 늘었다. 30년째 일본에 살고 있는 중국인 왕칭 씨는 “중국 친구들이 사는 (중국 내) 고급 아파트에 당국자들이 (예고도 없이) 들이닥쳐 (집 안) 물건들에 소독약을 뿌려 값비싼 가방을 못 쓰게 만들었다. 중국에선 부자도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타루 지역은 인구가 줄면서 빈집이 많아져 주택 가격도 저렴하다. 우 씨는 “오타루에서 집을 살 돈으로 베이징에서는 고작 화장실 한 칸 정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정부는 28일 독자적인 인도태평양전략을 발표하면서 중국을 “인태지역의 번영과 평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 주요 협력국가”로 규정했다. 앞서 5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정부가 인태전략 수립에 나선 이후 가장 큰 관심사였던 대중(對中) 관계와 관련해 일단 견제보단 협력에 방점을 찍은 것. 다만 중국 견제 의도로 해석되는 부분도 곳곳에 넣었다. 이날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미국은 글로벌 전략으로부터 인태전략으로 초점을 좀 좁히는 것이라면 우리는 한반도에 머물렀던 외교안보전략을 인태지역으로 확대시키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높은 무역량 등을 고려할 때 중국과의 협력을 거부한다는 것은 현실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제일 중요한 원칙이 포용성”이라며 “특정 국가를 전혀 배제하는 것이 아닌 다 같이 아우르는 노력을 선도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는 확실히 미국 등 앞선 국가들의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앞서 2월 발표한 전략에서 중국을 13번 언급하며 “최대 장기적 위협세력”으로 규정했다. 일본은 이번 달 발표한 국가안전보장전략에서 중국을 겨냥해 “전에 없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했다. 캐나다도 지난달 “점점 더 파괴적인 글로벌 파워”라고 중국을 지칭했다. 물론 정부는 “국제규범과 규칙에 입각해” 한중 관계를 구현해 나가겠다는 등 이번 인태전략에서 중국 견제 의도도 숨기지 않았다.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는 등 표현 등도 중국을 겨냥한 대목이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내고 “한국의 새로운 인태전략은 법치와 인권 같은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려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국민의 의지를 보여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배타적인 소그룹에 반대하는 것이 (인태지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가상화폐는 무너질 위기에 처했으며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는 코미디언 뺨을 때렸다. 미국은 전쟁을 멈추기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가상화폐는 투자가치가 계속 있을까. 그리고 내 가족을 소재로 농담한 사람 얼굴을 때려도 괜찮은 걸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인공지능(AI) 예술 논쟁, 우크라이나 전쟁,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FTX, 하이브리드(온·오프라인) 근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트위터 논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 기후 시위대의 명화 테러, 윌 스미스 폭행 사건 등 ‘2022년을 달군 논쟁 주제 22개’를 선정해 보도했다. NYT는 AI가 그린 디지털 아트 작품이 지역 미술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예술의 죽음’이라는 의견과 ‘AI도 사람의 기술’이라는 주장이 맞붙었다고 전했다.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과 가상화폐 폭락으로 과연 가상화폐에 실질가치가 있는지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다. 팬데믹 완화로 일상이 정상화되며 재택근무와 대면근무 사이 갈등도 빚어졌다. NYT는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결정, ‘1·6 의회 난입 사태’ 하원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등도 소개하며 “팬데믹과 전쟁, 고물가로 우리가 알던 세상이 무너지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단순히 겁을 먹은 것인지 돌아보게 만든 한 해였다”고 올해를 평가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분명히 하며 긴축 장기화를 예고한 가운데 연준이 2024년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며 경기 침체가 온다면 내년 3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블룸버그통신 산하 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25일(현지 시간)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미 경기 침체가 온다면 내년 3분기가 될 것”이라면서 “연준이 후년부터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애나 웡 B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 4.25∼4.50%에서) 내년 1분기 5%까지 올리고 연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한 뒤 2024년 1분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미국 물가상승률은 서서히 하락해 내년 말 소비자물가지수(CPI) 3.5%,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근원 CPI는 3.8%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연준 고위 인사들도 15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는 최소 5%를 넘겨야 하고 정점에 이르면 1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웡 이코노미스트는 “공격적 긴축으로 경기 침체가 온다면 내년 3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내년 2분기 미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 감소하고 실업률은 4.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그는 경기 침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면서 “경기 후퇴가 너무 심각하면 연준이 대내외 압박에 못 이겨 금리를 더 빨리 인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I는 또 최근 사실상 금리 인상 효과가 있는 장기 국채금리 변동 폭을 확대해 10년간 유지해온 양적 완화 정책을 전환한 일본 엔의 내년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이 125∼130엔대를 보이며 엔화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드리 차일드프리먼 BI 수석전략가는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른 내년 상반기에 엔-달러 환율이 125엔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차일드프리먼은 그 근거로 먼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내년 4월 퇴임하면 BOJ가 기준금리인 정책금리(―0.1%)를 인상할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또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내년 일본 GDP 성장률(1.8%)이 미국(0.5%)을 앞선다는 점도 엔화 강세 요인으로 짚었다. 그는 이어 엔-달러 환율이 올해 연(年) 고점 대비 12% 떨어졌지만 10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19% 낮은 역사적 저평가 국면이며 세계 각국이 외환보유액의 엔화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내년 엔화 강세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네덜란드 라보방크 제인 폴리 선임 외환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일본의 긴축 정책이 느리고 조심스러울 것으로 본다”며 내년 6월 말 기준 엔-달러 환율을 130엔으로 전망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사실상 도입한 ‘위드 코로나’가 경제성장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24일(현지 시간) 내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중국이 위드 코로나 과정에서 경제 성장이 둔화해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미국 물가상승률도 하락해 경제 연착륙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경제 활동 차질로 경제성장률 회복이 늦어지면 역설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소매 판매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제로 코로나 폐기 첫 과정은 느리고, 변수가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를 포함한 많은 금융기관은 중국의 내년 성장률이 4%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창 수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일 “내년 3분기까지 위드 코로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은 5.1%, 내년 1분기까지 위드 코로나 전환이 달성되면 6.3%까지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중국의 높은 성장률은 원자재 가격을 높일 수 있어 (세계 경제에) 호재와 악재가 ‘혼합된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 29%는 2000년대 미 ‘부동산 버블’ 때의 두 배”라면서 “거시경제의 고질적 문제점이 임계치에 달했다”고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은 ‘현대미술은 난해하다’는 명제를 만들어내는 데 가장 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는 ‘다다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아름답고 평화로운 명화를 기대하고 미술관에 들어섰는데, 엉뚱한 물건들이 단상에 놓인 채 ‘나도 예술 작품이야’라고 외칠 때 관객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게다가 그 작품들이 내 눈엔 더 좋아보이는 그림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면?이런 당황스러운 경험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채 의문으로만 남아있을 때, 어떤 사람들은 현대 미술은 사기라거나 돈장난이라고 외면하기도 합니다.그러나 그 황당함 자체가 예술적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생각해보셨나요? 이것을 이해하면 미술관 관람은 훨씬 더 즐겁고 의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며 ‘영감한스푼’은 두 차례에 걸쳐 다다 예술의 세계로 떠나보겠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한 상점. 술에 취한 두 남자가 가게를 열심히 뒤지더니 다리미와 작은 못 여러 개, 접착제를 사들고 갑니다. 한 명은 젊은 예술가 만 레이, 다른 사람은 괴짜 음악가 에릭 사티입니다.미술, 음악과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물건을 들고 이들은 불 꺼진 갤러리로 향합니다.그곳에서 만 레이는 다리미 바닥에 작은 못을 일자로 붙입니다. 그리고 1921년 개인전에서 이것을 ‘선물’이라는 작품으로 발표하죠.이제 여러분은 미술관에서 만 레이의 ‘선물’을 마주합니다. 이름은 선물이요 모양은 다리미인데, 열심히 형태를 쳐다봐도 이게 어떤 예술이라는 건지,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의문만 머리속에 가득 차게 됩니다.“다리미에 왜 못을 붙여 못 쓰게 만들었을까?”“이 못쓰는 다리미가 예술 작품이라고?”만 레이와 에릭 사티가 술에 취해 이상한 짓을 벌여 놓고 작품이라 우기는 건 아닐까요? 유명하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준다고 하니, 다리미에 못 쯤이야 행위 예술로 봐줄만한 짓인 걸까요?이것은 당신이 알던 다리미와 변기가 아닙니다만 레이의 ‘선물’이 예술 작품이 된 방식은 마르셀 뒤샹의 ‘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뒤샹은 변기에 사인을 하고 ‘샘’이라는 제목을 붙인 뒤 작품으로 전시하죠. 이 때 뒤샹은 우리가 흔히 아는 변기의 기능을 제거해버리고, 그 모양과 물이 흘러 나온다는 것만 집중해 이것이 ‘샘’이라고 주장합니다.현대미술을 바꾼 이 작품을 두고 정말 많은 관념적인 해석이 있죠. ‘개념미술’이라는 어려운 말, 혹은 ‘작가의 의도가 그렇기 때문에 샘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예술사적 맥락 이전에 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낯설게 보기’ 입니다.뒤샹은 사람들이 화장실에서 정해진대로 사용하는 변기를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라고 제안합니다. 마치 세잔이 과거의 미술사가 규정해 온 산을 버리고, ‘자신만의 산’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봤던 것처럼, 세상의 것들을 ‘직관’하라는 메시지를 더 급진적으로 말하고 있는 셈이죠.변기가 변기라고 주어진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른 해석을 해보라는 이야기도 됩니다.만 레이는 뒤샹과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다리미의 기능을 없애 버렸으니까요. 이로 인해 변기는 변기가 아니고, 다리미는 다리미가 아니게 됩니다.이렇게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모든 것을 거부하고 파괴하는 것이 바로 ‘다다 예술’입니다.세상 정해진 모든 것을 거부한다 “gadji beri bimba/glandridi lauli lona cadori…” 읽을 수도, 무슨 뜻인지도 모를 이 문장은 다다 예술가 휴고 볼이 발표한 시의 첫 대목입니다. 변기의 의미를 제거하고, 다리미의 의미를 제거한 것처럼 휴고 볼은 언어의 의미를 제거해버립니다. 그가 시를 낭독하는 모습도 보세요. 마치 나는 깡통 로봇 같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손을 나뭇가지처럼 만들어버린 장갑이 인상적이죠.또 다른 다다 예술가들은 종이 위에 무작위로 다른 색 종이를 흩뿌린 다음 그것을 작품으로 발표했습니다. ‘우연성’에 기댄 것이죠이 예술가 그룹에 ‘다다’라는 이름이 정해진 과정도 완전히 랜덤입니다.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독일 예술가 리하르트 휠젠베크가 사전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나이프로 가리킨 단어로 정했다는 것입니다.‘다다’의 뜻은 어린아이들이 타는 목마입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목마’의 모습에서 다다 예술가들의 태도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다 목마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무의미하게 앞뒤로 흔들리기만 하죠. 즉 ‘무의미함’, 의미를 제거하는 다양한 행위를 다다 작가들은 예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의미 없는 다리미, 의미 없는 변기, 의미 없는 시…예술가들은 왜 세상이 정해 놓은 모든 것을 거부하려고 했을까요? 여기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뉴스레터에서 이어가보겠습니다.※ ‘영감 한 스푼’은 예술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프랑스 파리의 한 상점. 술 취한 남자가 가게를 뒤지더니 다리미와 작은 못 여러 개, 접착제를 사 들고 갑니다. 이 남자는 젊은 예술가 만 레이(1890∼1976). 그는 다리미 바닥에 못을 일자로 붙입니다. 개인전에서 이를 ‘선물’이라는 작품으로 발표합니다. 이 일화에는 기이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첫째, 왜 다리미를 샀을까? 둘째, 다리미를 왜 못 쓰게 만들지? 셋째, 이게 예술 작품이라고? 술에 취해 한 이상한 짓을 작품이라 우기는 건 아닐까요? 유명하면 똥을 싸도 박수를 쳐 준다는데 다리미에 못쯤이야 봐줄 만한 걸까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다다이즘 예술’의 시대로 떠나보겠습니다.모든 정해진 것을 거부한다레이의 ‘선물’은 이 작품보다 더 유명한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샘’이 탄생한 방식과 비슷합니다. 뒤샹은 변기의 기능을 제거하고, 물이 흐른다는 이유로 ‘샘’이라는 작품으로 만들었죠. 레이는 천을 다리는 기능을 못으로 없애 버립니다. 즉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물건의 기능을 없애고 ‘낯설게 보기’를 제안합니다. 이는 퍼포먼스, 콜라주, 우연성과 더불어 ‘다다 예술’의 대표적 방식입니다. 다다는 20세기 초 스위스 취리히,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일어난 예술 형태입니다. 두드러진 출발점은 1916년 취리히의 문화 공간 ‘카바레 볼테르’였죠. 이곳에 모인 예술가들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로 된 시를 읊거나, 괴상한 옷차림으로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시인 휴고 볼이 발표한 시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gadji beri bimba/glandridi lauli lona cadori…” 알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이죠. ‘다다’라는 이름도 독일 예술가 리하르트 휠젠베크가 사전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 나온 단어로 정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사전 속 다다의 뜻은 아이들이 타는 ‘목마’였죠. ‘다다’라는 단어와 그것이 정해진 과정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미 없는 다리미, 의미 없는 소변기, 의미 없는 시…. 세상이 정한 모든 것을 거부하고 어떤 인과 관계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다다’에 담겨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바보가 되어 헛소리를 하려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이러한 태도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천만 명이 죽은 미쳐 돌아가는 세상1916년은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지 2년 차에 접어드는 해였습니다. 전쟁을 피한 예술가들이 중립국인 스위스로 모였습니다. 그 중심지가 취리히였습니다. 즉 ‘다다’는 세계대전이라는 비극 속에서 탄생한 예술입니다. 전쟁 전 유럽은 산업혁명을 비롯한 과학, 기술 발전을 이뤘습니다. 그런데 발달한 기술이 낳은 무기들이 당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게 만들었죠. 군인 900만 명이 전사한 것은 물론, 간접적 영향까지 합치면 민간인 13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문명에 대해 환멸과 절망을 느꼈습니다. 과거에 정해진 모든 것들을 거부하게 된 이유입니다. ‘카바레 볼테르’ 멤버였던 예술가 마르셀 양코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문명에 신뢰를 잃었다. 모든 것은 파괴되어야 한다. 우리는 백지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다.”미친 세상을 흔들어 깨우는 헛소리여기서 레이의 ‘선물’에 대한 질문에 다시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왜 다리미인가?’에 대한 답은 ‘그냥’입니다. 이유를 붙이고 근원을 찾는 것은 과거 문명의 태도니까요. 둘째 ‘다리미를 왜 못 쓰게 만들었나?’의 답은 ‘의미가 없어서’입니다. 다리미를 비롯한 모든 기술 발전은 전쟁으로 귀결되어 무의미한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질문, 이게 왜 예술인가? 그 답은 작가가 유명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시대를 증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의 ‘선물’과 뒤샹의 ‘샘’은 단순히 충격을 주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바로 유럽 문명이 줄곧 추종한 ‘이성’에 대한 맹신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정해진 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보라고 제안합니다. 변기는 변기가 아니고, 다리미는 다리미가 아니라고 말이죠. 이 명제는 유럽 문명으로 확장됩니다. “인간은 가장 우월한 존재가 아니고, 이성만이 답은 아닐 수 있다. 그다음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우선 우리를 괴물로 만들어 온 모든 것들을 파괴하겠다”고 예술가들은 외칩니다. 여기서 ‘다다’ 예술가들이 꺼내 드는 무기 하나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웃음을 유발하는 ‘농담’입니다. ‘변기가 샘이라니’, ‘못 쓰는 다리미가 선물이라니’…. 이런 황당한 소리를 통해 예술가들은 ‘무의미’를 받아들이되 웃음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힘을 만들어냅니다.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처럼, 즐겁게 앞뒤로 흔들리는 다다 목마처럼 말입니다. 이 무의미한 다다 목마의 움직임은 현대 미술을 영원히 바꿔놓았습니다.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은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발송됩니다. QR코드를 통해 구독 신청하시면 이메일로 먼저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김민 국제부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5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한때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300조 원)를 넘겼지만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4951억 달러(약 642조 원)로 줄었다. 이날 테슬라 주가 는 전일 대비 2.58% 낮은 156.80달러로 마쳤다. 이는 올해 초보다 55% 하락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원자재값 상승, 공급 부족 및 생산 차질 등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우려가 커지는 등 오너 리스크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완료한 올 10월 27일 이후에만 주가는 28%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주주들이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소셜미디어가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는 등 정치적 발언으로 테슬라 가치를 훼손한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8일 미국 중간선거 하루 전날 “야당 공화당에 투표하라”고도 했다. 테슬라의 3대 개인 주주이자 한때 머스크의 ‘팬’을 자처했던 코관 레오는 트위터에 “머스크가 테슬라를 버렸다. 테슬라에는 머스크가 아니라 팀 쿡(애플 CEO) 같은 경영인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펀드 매니저 개리 블랙은 트위터에 “고객은 테슬라 차를 타며 자랑스럽고 싶지 논란으로 부끄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73·사진)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51)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호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억만장자 지수를 개발한 2012년 이후 유럽인이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LVMH는 루이뷔통, 크리스티앙디오르, 티파니 등을 포함해 샴페인, 와인, 호텔, 향수, 화장품 업계에 걸쳐 럭셔리 브랜드 75개를 소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은 현재 1708억 달러(약 222조 원)다. 머스크 CEO의 자산은 1640억 달러(약 213조 원)다. 머스크 CEO가 1위를 내준 것은 테슬라 주가 급락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4% 하락했다. 아르노 회장은 1949년 프랑스 북부 루베에서 태어났다. 명문 그랑제콜 에콜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한 뒤 미국 등에서 부동산 개발 업무를 했다. 1984년 크리스티앙디오르의 모기업 부사크를 인수하며 명품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LVMH를 손에 넣고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폈다. 소셜미디어와 공개석상에서 거침없이 발언하는 머스크 CEO와 달리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소셜미디어 활동도 없다. LVMH는 올해 CEO 직책의 연령 제한을 없앴다. 이를 감안할 때 그가 적어도 80세까지 CEO 직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자녀 5명도 모두 LVMH에서 일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73)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51)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호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억만장자 지수를 개발한 2012년 이후 유럽인이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LVMH는 루이뷔통, 크리스티앙디오르, 티파니 등을 포함해 샴페인, 와인, 호텔, 향수, 화장품 업계에 걸쳐 럭셔리 브랜드 75개를 소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은 현재 1708억 달러(약 222조 원)다. 머스크 CEO의 자산은 1640억 달러(약 213조 원)다. 머스크 CEO가 1위를 내준 것은 테슬라 주가 급락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4% 하락했다. 아르노 회장은 1949년 프랑스 북부 루베에서 태어났다. 명문 그랑제콜 에콜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한 뒤 미국 등에서 부동산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1984년 크리스티앙디오르의 모기업 부삭을 인수하며 명품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LVMH를 손에 넣고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폈다. 소셜미디어와 공개석상에서 거침없이 발언하는 머스크 CEO와 달리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소셜미디어 활동도 없다. LVMH는 올해 CEO 직책의 연령 제한을 없앴다. 이를 감안할 때 그가 적어도 80세까지 CEO 직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자녀 5명도 모두 LVMH에서 일하고 있다. 그간 블룸버그 지수로 세계 최대 부호 자리에 오른 이들은 카를로스 슬림 멕시코 텔멕스텔레콤 화장,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미국 아마존 창업자 등이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의 유명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89년 창간 후 133년 만에 최초로 여성 편집장을 맞이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SJ의 모회사인 미디어 기업 뉴스코프는 12일(현지 시간) 영국 출신 언론인 에마 터커(56·사진)를 WSJ의 신임 편집장으로 발탁했다.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뉴스코프의 또 다른 자회사 선데이타임스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터커는 내년 2월부터 맷 머리 현 편집장과 인수인계를 한다.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이다. 터커는 같은 해 3월 편집장으로 정식 근무를 시작한다. 머리 편집장은 뉴스코프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터커는 “오랫동안 독자로서 선망해 온 WSJ의 편집 책임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최근 수년간 중요한 보도를 해왔던 WSJ 동료들과 하루빨리 일하기를 고대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 대표는 터커에 대해 “디지털 뉴스에 대한 안목을 갖췄으며 영리하고 의욕적인 언론인”이라고 평했다. 뉴스코프 측은 터커가 그간 몸담았던 언론사의 온라인 구독자를 늘리는 데 기여한 점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선데이타임스의 온라인 구독자는 터커가 편집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2019년 말 32만 명에서 2020년 9월 기준 45만 명으로 증가했다. 터커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PPE)를 전공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벨기에 브뤼셀(1994∼2000년), 독일 베를린(2000∼2003년) 등에서도 근무했다. 이후 FT 주말판인 ‘FT 위켄드’ 편집장을 맡았고, 더타임스 부국장을 지내는 등 영국 유명 언론사를 두루 거쳤다. 세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그가 편집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선데이타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에 관한 영국 정부의 각종 실책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선데이타임스는 올해 초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왕세자 시절 카타르 왕족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300만 유로(약 41억 원)의 현금 기부를 받았다는 사실도 단독 보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인도와 중국 군인들이 2020년 ‘몽둥이 충돌’ 후 2년 만에 국경에서 대규모로 물리적 충돌을 빚어 여러 명이 다쳤다고 인도 군 당국이 밝혔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들도 양측 군인들이 9일 오전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타왕 지역 국경에서 육탄전을 벌였다고 12일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중국군 300∼400명이 실질통제선(LAC)을 침범해 충돌이 발생했고 인도군 6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더 힌두’는 다른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군 부상자가 20명에 달하고, 중국군 부상자는 더 많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충돌 현장에 중국군 약 600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인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9일 중국군이 타왕 지역 LAC를 넘어 단호하게 대응했으며, 이로 인해 양쪽 군인 여러 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충돌 원인이나 구체적 피해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현재 국경 상황은 안정된 것으로 파악했다. 양국은 외교·군 채널을 통해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 3488km를 맞대고 있다.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해 LAC를 설정해 놓았음에도 계속 충돌하고 있다. 2020년 6월에는 라다크 지역 갈완 계곡을 순찰하던 인도 군인들이 중국군과 맞닥뜨려 쇠몽둥이를 휘두르거나 돌을 던져 인도군 최소 20명, 중국군 최소 4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인도 뉴델리 정책연구소의 수샨트 싱 선임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이 타왕 일대를 티베트의 일부로 보고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수개월 혹은 수년간 중국 정부가 (타왕 지역이 있는) 아루나찰프라데시주 국경 맞은편으로 병력을 이동시켜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다음 충돌지가 타왕 지역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고 했다. 인도는 2020년 충돌 이후 안보상 이유를 들어 중국의 모바일 앱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견제 목적이 큰 미국 호주 일본과의 안보 협의체 ‘쿼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인도군이 LAC에서 100km 떨어진 지역에서 미국과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해 중국이 반발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인도와 중국 군인들이 2020년 ‘몽둥이 충돌’ 후 2년 만에 국경에서 대규모로 물리적 충돌을 빚어 여러 명이 다쳤다고 인도 군 당국이 밝혔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들도 양측 군인들이 9일 오전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타왕 지역 국경에서 육탄전을 벌였다고 12일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중국군 300~400명이 실질통제선(LAC)을 침범해 충돌이 발생했고 인도군 6명이 병원으로 수송됐다”고 보도했다. ‘더 힌두’는 다른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군 부상자가 20명에 달하고, 중국군 부상자는 더 많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충돌 현장에 중국군 약 600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인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9일 중국군이 타왕 지역 LAC를 넘어 단호하게 대응했으며, 이로 인해 양쪽 군인 여러 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충돌 원인이나 구체적 피해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현재 국경 상황은 안정된 것으로 파악했다. 양국은 외교·군 채널을 통해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 3488km를 맞대고 있다.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해 LAC를 설정해 놓았음에도 계속 충돌하고 있다. 2020년 6월에는 라다크 지역 갈완 계곡을 순찰하던 인도 군인들이 중국군과 맞닥뜨려 쇠몽둥이를 휘두르거나 돌을 던져 인도군 최소 20명, 중국군 최소 4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인도 뉴델리 정책연구소의 수샨트 싱 선임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이 타왕 일대를 티베트의 일부로 보고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수개월 혹은 수년간 중국 정부가 (타왕 지역이 있는) 아루나찰프라데시주 국경 맞은편으로 병력을 이동시켜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다음 충돌지가 타왕 지역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고 했다. 인도는 2020년 충돌 이후 안보상 이유를 들어 중국의 모바일 앱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견제 목적이 큰 미국 호주 일본과의 안보 협의체 ‘쿼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인도군이 LAC에서 100km 떨어진 지역에서 미국과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해 중국이 반발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의 유명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89년 창간 후 133년 만에 최초로 여성 편집장을 맞이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SJ의 모회사인 미디어 기업 뉴스코프는 12일(현지 시간) 영국 출신 언론인 엠마 터커(56)를 WSJ의 신임 편집장으로 발탁했다.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뉴스코프의 또 다른 자회사 선데이타임스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터커는 내년 2월부터 매트 머리 현 편집장에게서 인수인계를 받는다.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이다. 같은 해 3월 편집장으로 정식 근무를 시작한다. 머리 편집장은 뉴스코프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터커는 “오랫동안 독자로서 선망해 온 WSJ의 편집 책임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최근 수 년간 중요한 보도를 해왔던 WSJ 동료들과 하루 빨리 일하기를 고대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 대표는 터커에 대해 “디지털 뉴스에 대한 안목을 갖췄으며 영리하고 의욕적인 언론인”이라고 평했다. 뉴스코프 측은 터커가 그간 몸담았던 언론사의 온라인 구독자를 늘리는 데 기여한 점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선데이타임스의 온라인 구독자는 터커가 편집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2019년 말 32만 명이었다. 2020년 9월 기준 45만 명으로 증가했다. 터커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PPE)를 전공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벨기에 브뤼셀(1994~2000년), 독일 베를린 특파원(2000~2003년)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FT 주말판인 ‘FT 위켄드’ 편집장을 맡았고, 더타임스 부국장을 지내는 등 영국 유명 언론사를 두루 거쳤다. 세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그가 편집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선데이타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에 관한 영국 정부의 각종 실책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선데이타임스는 올해 초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왕세자 시절 카타르 왕족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300만 유로(약 41억 원)의 현금 기부를 받았다는 사실도 단독 보도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그룹 ‘빅뱅’ 멤버 탑(최승현·35·사진)이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 설립자 마에자와 유사쿠(47)와 내년 달 여행을 떠난다. 마에자와가 구상한 디어문 프로젝트는 9일 달 여행 참가자 8명을 공개했다. 탑과 미국 유명 DJ 스티브 아오키, 영화 제작자 브렌던 홀, 유튜버 팀 토드, 체코 안무가 예미 AD, 아일랜드 사진작가 리애넌 애덤, 영국 사진작가 카림 일리야, 인도 배우 데브 조시가 선정됐다. 마에자와는 지난해 3월 달 여행에 나설 사람을 공개 모집했고 100만 명 이상이 지원했다. 참가자들은 내년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 우주선을 타고 6일간 달 주변을 돌다가 귀환할 예정이다. 탑은 “달 궤도를 도는 대한민국 첫 민간인으로서 조국을 대표하는 것에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그룹 ‘빅뱅’ 멤버 탑(최승현·35·사진)이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 설립자 마에자와 유사쿠(47)와 내년 달 여행을 떠난다. 마에자와가 구상한 디어문 프로젝트는 9일 달 여행 참가자 8명을 공개했다. 탑과 미국 유명 DJ 스티브 아오키, 영화 제작자 브렌던 홀, 유튜버 팀 토드, 체코 안무가 예미 AD, 아일랜드 사진작가 리애넌 애덤, 영국 사진작가 카림 일리야, 인도 배우 데브 조시가 선정됐다. 마에자와는 지난해 3월 달 여행에 나설 사람을 공개 모집했고 100만 명 이상이 지원했다. 참가자들은 내년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 우주선을 타고 6일간 달 주변을 돌다 귀환할 예정이다. 탑은 “달 궤도를 도는 대한민국 첫 민간인으로서 조국을 대표하는 것에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폴란드가 주문한 한국산 무기 K2 흑표 전차와 K9 자주포 첫 물량이 현지에 도착했다. 6일 안제이 두다 대통령,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장관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 해군기지에서 인도 환영식이 열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이 1차 실행 계약을 맺은 지 4개월 만인 이날 폴란드에 인도됐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왔다. 이로 인한 자국 전력 공백을 빠르게 메우기를 원했다. 두다 대통령은 환영식에서 “러시아 침공과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신속한 무기 인도가 중요했다”며 “방어를 위해 우리 군이 이 같은 현대화 장비를 갖추는 것은 필수”라고 말했다. 환영식에 참석한 엄동환 한국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무기 인도가 한국-폴란드 관계의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빠르게 변하는 안보 상황에 한국 전차와 자주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2025년까지 한국산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3기 편대(총 48기), K239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을 수입하기로 했다. 총 계약 규모는 87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폴란드가 주문한 한국산 무기 K2 흑표 전차와 K9 자주포 첫 물량이 현지에 도착했다. 6일 안드레이 두다 대통령, 마리우시 블라슈차크 국방장관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 해군기지에서 인도 환영식이 열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이 1차 실행 계약을 맺은 지 4개월 만인 이날 폴란드에 인도됐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왔다. 이로 인한 자국 전력 공백을 빠르게 메우기를 원했다. 두다 대통령은 환영식에서 “러시아 침공과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신속한 무기 인도가 중요했다”며 “방어를 위해 우리 군이 이 같은 현대화 장비를 갖추는 것은 필수”라고 말했다. 환영식에 참석한 엄동환 한국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무기 인도가 한국-폴란드 관계의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빠르게 변하는 안보 상황에 한국 전차와 자주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2025년까지 한국산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3기 편대(총 48기), K239 다연장 로켓 천무 288문을 수입하기로 했다. 총 계약 규모는 87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국무부는 중국이 한국 미국 일본을 포함한 세계 53개국에서 해외경찰서 1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파악된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에서도 해외경찰서가 몇 개나 운영되는지 파악된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은 “법무부나 FBI(연방수사국)에 질문하라”면서도 “해외경찰서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에서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중국의 국경을 넘어선 탄압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해외경찰서 운영 문제는)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것이 아님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보고를 통해 중국 당국이 미국을 포함한 자국 영토 밖에서도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을 억압하기 위한 감시와 탄압을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이런 활동은 중국 정부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 행위가 어느 곳에서 벌어지든 우리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5일 중국이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이라는 비밀 해외경찰서를 세계 53개국에서 102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6년 이래 한국 미국 일본 도쿄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호주 등에서 이런 시설을 운영해왔다. 110은 우리나라 ‘112’ 같은 중국 범죄 신고 번호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해외경찰서를 중국인이 시민권이나 운전면허증 발급 등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영사 콜센터’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한 중국 국적자가 프랑스 파리 교외 해외경찰서에서 비밀 공작원 협박을 받고 귀국했고, 스페인과 세르비아에서 망명 중인 중국 국적자들이 강요에 의해 중국으로 되돌아갔다고 주장했다. 해외경찰서가 해외 반(反)정부 인사를 탄압하는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설명대로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이 영사 업무를 보더라도 주재국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비엔나 협약에 위반된다. 아일랜드 네덜란드 정부는 이미 해외경찰서 폐쇄 명령을 내렸다. 독일 캐나다 스페인 등은 해당 시설 조사에 착수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전 세계 노동자 5명 중 1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국제노동기구(ILO)는 121개국의 15세 이상 12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ILO가 전 세계의 직장 내 괴롭힘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22.8%가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형태는 심리적 괴롭힘(17.9%)이었다. 신체적 폭력이나 괴롭힘을 당한 경우도 8.5%에 달했다.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겪은 응답자는 6.3%였다. 여성(8.2%)이 남성(5%)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이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 실태도 이번 조사로 파악됐다.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한 노동자 중 54.4%만 자신의 피해 경험을 주변에 알렸다. 피해 사실을 밝히더라도 이미 여러 번 같은 문제가 반복된 뒤에야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기보단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외부에 피해 사실을 알리기 꺼리는 이유로는 ‘시간 낭비’, ‘평판 악화’ 등을 꼽았다. 직장 내 괴롭힘은 15∼24세의 젊은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 계층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젊은 여성과 여성 이주 노동자는 성폭력에 노출될 확률이 남성보다 두 배 높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