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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한 가운데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집단학살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다. 다만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을 중단하라는 명시적 요구는 하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26일(현지 시간) ICJ는 최근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제소한 건에 대한 심리를 열었다. 그 결과 이날 “집단학살 협약에 반하는 모든 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임시 조치 명령을 내렸다.조안 도너휴 ICJ 판사는 “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기 전 가자지구의 비극적인 인도주의적 상황이 더욱 악화될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했다”며 임시 조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다만 일종의 가처분 명령과 같은 ICJ의 임시 조치 명령은 강제력을 띄고 있지는 않다.앞서 남아공은 이스라엘을 ICJ에 제소하며 이스라엘 군사 작전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ICJ는 이번 심리에서 해당 요구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다만 소를 기각해달라는 이스라엘 요청은 거부했다. 도너휴 판사는 “법원이 보기에 남아공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주장하는 행위와 부작위 중 적어도 일부는 집단학살 협약의 조항에 해당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AP통신은 “오늘 결정은 임시결정일 뿐”이라며 “전체 사건이 검토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1월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로 굳어지면서 두 전현직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세 불리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나는 역사상 가장 노조 친화적인 대통령”이라며 그간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이었지만 2016년 대선을 계기로 공화당으로 상당 부분 기울었던 백인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약 40만 명의 조합원을 둔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바이든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두 차례의 당내 경선을 통해 공화당 내 경쟁자가 없음을 입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보수 진영의 지지가 몰리고 있다. 한때 강경 보수 성향, 각종 기행과 막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던 공화당 주류와 재계 거물들이 속속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UAW “트럼프는 사기꾼” 바이든 지지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은 미 최초로 우리의 파업에 동참하고 연대한 대통령”이라며 “그를 재선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UAW는 산업계와 정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페인 위원장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선 “사기꾼이자 억만장자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 자동차 산업의 메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등을 찾았다. 당시 UAW는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라며 파업을 벌이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업 현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당신들은 더 많은 임금과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지지했다. 미시간주는 과거 민주당의 텃밭이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눌렀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미시간주를 되찾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는 약 3%포인트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UAW 지지를 계기로 역시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청년층, 비백인 공략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든다는 이유로 미국 내 무슬림 단체와 진보 진영 일각의 반발이 상당하다. 이에 CNN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기존 민주당 지지층 내 분열이 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에 줄 서는 공화당-월가 큰손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 그의 지지층이 이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벌인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던 공화당 주류의 태도도 달라졌다. 차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노리는 존 코닌 상원의원은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위를 하자 “그의 첫 임기 동안 우리가 이룩한 성과가 자랑스럽다”고 추어올렸다. 그는 몇 달 전만 해도 “트럼프의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했던 밥 굿 상원의원 또한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공화당 유권자의 지지가 확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척을 지면 당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보수 진영 결집과 본선 체제로의 조기 전환을 위해 당내 경선의 마지막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향한 사퇴 압력이 커지고 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 코닌 상원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등이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뭉쳐야 한다”며 헤일리 전 대사의 경선 사퇴를 촉구했다. 월가 큰손들도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대비하고 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럼프 지지층을 악마화하는 것은 실수”라고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플로리다주(州) 하원이 24일(현지 시간)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미국 각 주마다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을 막기 위해 관련 법들을 제정해왔지만 전면 금지한 것은 플로리다가 처음이다.A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하원에서 청소년 소셜미디어 이용 규제 법안이 찬성 106표 반대 13표로 통과됐다. 법안 공동 발의자인 피오나 맥팔랜드 공화당 의원은 “소셜미디어가 주는 도파민 자극은 매우 중독성이 있다”며 “마치 디지털 펜타닐과 같다”고 밝혔다.법안에 따르면 16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 수 없으며, 소셜미디어 운영 주체는 16세 미만의 플로리다주 사용자의 계정을 해지해야 한다. 그 대상이 되는 소셜미디어가 어떤 것인지 법안에 명시해놓지는 않았지만, 청소년이 게시물을 올려 다른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는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법안은 주 상원에서 논의될 예정이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소셜미디어 금지법”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유타, 루이지애나, 오하이오, 텍사스 등 몇몇 곳에서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법안이 통과됐지만 전면 금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타주는 3월부터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려면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오하이오주 역시 이달부터 16세 이하 자녀들은 부모 동의 하에 소셜미디어 가입이 가능하다. 이에 소셜미디어 전면 금지 법안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안나 에스카마니 민주당 의원은 “13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안을 받았다”며 “이 법안이 너무 광범위하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슐리 갠트 민주당 의원은 “내가 우려하는 것은 정부가 부모에게 자녀 양육 방법을 지시하고 부모가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완전한 능력을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타주 법안에 대해 일부 소셜미디어 관련 단체들은 해당 법안이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집권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경선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음에도 딘 필립스 하원의원,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등 경쟁자를 압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인 인구가 93%에 이르는 뉴햄프셔주의 인구 분포가 미국의 인종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대선 경선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민주당 수뇌부는 사실상 대선 후보로 유력한 현직 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여 기존 뉴햄프셔주가 아닌 다음 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뉴햄프셔주 민주당 지부는 이 같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해 경선을 강행하기로 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주의 후보 등록 절차를 밟지 않았고, 투표용지에서 그의 이름은 제외됐다. 이에 지지층은 투표용지에 바이든의 이름을 써 지지를 나타내자며 ‘기명투표(write in)’ 운동을 벌였다. 뉴햄프셔주는 이 같은 기명투표를 허용하고 있다. 이날 개표율 89% 기준 투표용지에 바이든 대통령을 적은 유권자가 51.4%였다. 이와 별도로 14.2%가 다른 주자 누구도 찍지 않은 투표용지를 제출했다. 이 역시 바이든 대통령 지지표로 추정된다. 최종 득표율은 65%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승리 직후 성명을 내고 “오늘 제 이름을 써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반겼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이날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낙태권 보호 행사에 나란히 등장해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강경한 낙태 반대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공화당의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11월 대선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 및 다자 대결에서 모두 밀리고 있다. 하버드대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이 17, 18일 유권자 23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1%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에게 밀렸다.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 리포트가 7∼9일 유권자 96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1%, 49%였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제3지대 후보 3명까지 포함한 5자 대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33%)과 트럼프 전 대통령(44%)의 지지율 격차가 11%포인트로 더 벌어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집권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경선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음에도 딘 필립스 하원의원,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등 경쟁자를 압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백인 인구가 93%에 이르는 뉴햄프셔주의 인구 분포가 미국의 인종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대선 경선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민주당 수뇌부는 사실상 대선 후보로 유력한 현직 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여 기존 뉴햄프셔주가 아닌 다음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열기로 했다.하지만 뉴햄프셔주 민주당 지부는 이 같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해 경선을 강행하기로 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주의 후보 등록 절차를 밟지 않았고, 투표용지에서 그의 이름은 제외됐다. 이에 지지층은 투표용지에 바이든의 이름을 써 지지를 나타내자며 ‘기명투표(write in)’ 운동을 벌였다. 뉴햄프셔주는 이같은 기명투표를 허용하고 있다.이날 개표율 89% 기준 투표용지에 바이든 대통령을 적은 유권자가 51.4%였다. 이와 별도로 14.2%가 다른 주자 누구도 찍지 않은 투표용지를 제출했다. 이 역시 바이든 대통령 지지표로 추정된다. 최종 득표율은 65%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바이든 대통령은 승리 직후 성명을 내고 “오늘 제 이름을 써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며 반겼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이날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낙태권 보호 행사에 나란히 등장해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강경한 낙태 반대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공화당의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11월 대선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 및 다자 대결에서 모두 밀리고 있다. 하버드대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이 17, 18일 유권자 234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1%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에게 밀렸다.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 리포트가 7~9일 유권자 96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1%, 49%였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제3지대 후보 3명까지 포함한 5자 대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33%)과 트럼프 전 대통령(44%)의 지지율 격차가 11%포인트로 더 벌어졌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두 번째 관문인 23일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해 해당 경선에 불참할 것을 권하는 딥페이크 음성이 유포돼 주 정부가 22일(현지 시간) 수사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을 악용한 허위 정보가 민주주의에 중대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 대선 경선이 시작된 이후 AI를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로 수사가 이뤄지는 것 또한 처음이다. 뉴햄프셔주 법무장관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처럼 들리지만 인공적으로 생성됐을 것으로 보이는 자동 녹음전화 메시지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다. 경선을 방해하고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려는 불법적 시도”라며 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최대 2만5000명에게 유포됐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사칭한 이 음성은 “공화당 일각에서 무당층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도록 압박해 왔지만 이는 헛소리(Malarkey)”라며 “11월 대선까지 표를 아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당의 경선에 참여하면 대선 본선에서 표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완전한 허위 정보다. 누가 이 메시지를 만들었고, 왜 유포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는 “용납할 수 없는 허위 정보 유포”라며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의 압승에 이어 비(非)당원도 투표할 수 있는 뉴햄프셔주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22일 유세에서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은 대관식을 하는 국가가 아니다”라며 경선 지속 의사를 밝혔다.바이든 말투 똑같은 ‘AI 딥페이크’… “트럼프측이 배후” 음모론도 ‘AI가 민주주의 위협’ 경고, 현실로“경선 투표 말라” 바이든 거짓음성… 뉴햄프셔주 “경선 방해-유권자 혼란”AI 허위정보, 정치인들 악용 우려… ‘딥페이크 규제’ 사회적 압박 커질듯 “23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투표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전 대통령)를 돕는 짓입니다. 11월 본선을 위해 당신의 표를 아끼세요.” 20일(현지 시간) 미 뉴햄프셔주(州) 유권자들의 휴대전화에 걸려온 음성에서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었다. 평소 즐겨 쓰는 “완전히 헛소리(Malarkey)”라는 말투도 똑같았다. 전화는 민주당 뉴햄프셔주 전 의장인 캐시 설리번의 연락처로 걸려왔고 녹음된 음성이 자동 재생되는 방식이었다. 그럴듯한 포장으로 ‘경선 불참’을 독려하는 이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녹음한 것도, 민주당이 만든 것도 아니었다. 투표장으로 향하려는 유권자들을 노리고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 낸 거짓 음성이었다. 경선이 본격화된 뒤 AI를 악용해 판세를 움직이려 한 사례가 처음 드러나면서 미 대선판은 발칵 뒤집혔다.● 바이든 딥페이크 음성 두고 음모론까지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당적과 상관없이 모든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는 뉴햄프셔 경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뻔했다고 분석했다. ‘가짜 음성’의 주인공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뉴햄프셔주 경선에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주 선거관리 당국의 갈등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첫 프라이머리를 실시한 뉴햄프셔주가 백인 비중이 높아 대표성이 떨어진다며 다음 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뉴햄프셔주는 이에 반발하며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불참한다. 이에 투표용지에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이 제외되자 지지자들은 직접 “바이든”을 적는 ‘기명투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설리번 전 의장은 “이번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처를 주려고 누군가 꾸민 짓”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캠프가 배후라는 음모론도 나돌고 있다. 공화당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에게 투표하려는 무당층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렇게 전화로 퍼지는 허위 정보는 흔적이 잘 남지 않기 때문에 출처를 확인하기가 더 어렵다. 스팸전화 방지업체 ‘하이야’의 조너선 넬슨 이사는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AI로 합성한 자동음성 전화로 인해 전례 없이 거친 선거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發 허위 정보 만연 땐 정치인들 악용 우려도 AI로 만들어진 허위 음성, 사진, 영상에 대중이 익숙해지면 오히려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엇이 진실이고 아닌지 그 자체가 혼란스러워지면서 ‘가짜 뉴스’라고 역공세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산하 버크먼 클라인 센터의 아비브 오바디아는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정치인들이 비판을 받더라도 “AI로 조작된 가짜 증거”라고 주장하며 빠져나가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런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반(反)트럼프 단체인 ‘링컨프로젝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를 모은 영상을 보여 주며 “트럼프가 치매를 앓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AI로 만든 가짜 광고”라고 비난했지만 폴리티팩트 등 미 언론들은 광고에 사용된 영상들 자체는 조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실제 영상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에서는 오픈AI가 대화형 챗봇 ‘챗GPT’나 생성형 AI인 ‘달리(DALL-E)’를 선거운동에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차원의 통일된 AI 규제는 없다. 한국에서는 이달 29일부터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다만 미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입법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워싱턴,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일부 주들은 딥페이크 규제 법안을 제정했고, 올해 들어 최소 13개 주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진보적 감시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정치적 딥페이크의 순간이 왔다”며 법적 보호장치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라코니아=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두 번째 관문인 23일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해 해당 경선에 불참할 것을 권하는 딥페이크 음성이 유포돼 주 정부가 22일(현지 시간) 수사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을 악용한 허위 정보가 민주주의에 중대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 대선 경선이 시작된 이후 AI를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로 수사가 이뤄지는 것 또한 처음이다. 뉴햄프셔주 법무장관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처럼 들리지만 인공적으로 생성됐을 것으로 보이는 자동 녹음전화 메시지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다. 경선을 방해하고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려는 불법적 시도”라며 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최대 2만5000명에게 유포됐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사칭한 이 음성은 “공화당 일각에서 무당층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도록 압박해왔지만 이는 헛소리(Malarkey)”라며 “11월 대선까지 표를 아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당의 경선에 참여하면 대선 본선에서 표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완전한 허위 정보다.누가 이 메시지를 만들었고, 왜 유포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캠프 측은 “용납할 수 없는 허위 정보 유포”라며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의 압승에 이어 비(非)당원도 투표할 수 있는 뉴햄프셔주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22일 유세에서 “새로운 시즌(대선 본선)을 시작하자”며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은 대관식을 하는 국가가 아니다”라며 경선 지속 의사를 밝혔다.“프라이머리 투표 말라” 바이든 거짓음성…美주정부, 수사 착수“23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투표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전 대통령)를 돕는 짓입니다. 11월 본선을 위해 당신의 표를 아끼세요.”20일(현지 시간) 미 뉴햄프셔주(州) 유권자들의 휴대전화에 걸려온 음성에서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었다. 평소 즐겨쓰는 “완전히 헛소리(Malarkey)”라는 말투도 똑같았다. 전화는 민주당 뉴햄프셔주 전 의장인 캐시 설리번의 연락처로 걸려왔고 녹음된 음성이 자동 재생되는 방식이었다.그럴듯한 포장으로 ‘경선 불참’을 독려하는 이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녹음한 것도, 민주당이 만든 것도 아니었다. 투표장으로 향하려는 유권자들을 노리고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 낸 거짓 음성이었다. 경선이 본격화된 뒤 AI를 악용해 판세를 움직이려 한 사례가 처음 드러나면서 미 대선판은 발칵 뒤집혔다.● 바이든 딥페이크 음성 두고 음모론까지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당적과 상관없이 모든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는 뉴햄프셔 경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뻔 했다고 분석했다.‘가짜 음성’의 주인공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뉴햄프셔주 경선에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주 선거관리 당국의 갈등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첫 프라이머리를 실시한 뉴햄프셔주가 백인 비중이 높아 대표성이 떨어진다며 다음 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뉴햄프셔주는 이에 반발하며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불참한다. 이에 투표용지에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이 제외되자 지지자들은 직접 “바이든”을 적는 ‘기명투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설리번 전 의장은 “이번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처를 주려고 누군가 꾸민 짓”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일각에선 트럼프 캠프가 배후라는 음모론도 나돌고 있다. 공화당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에게 투표하려는 무당층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게 않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이렇게 전화로 퍼지는 허위 정보는 흔적이 잘 남지 않기 때문에 출처를 확인하기가 더 어렵다. 스팸전화 방지업체 ‘하이야’의 조나단 넬슨 이사는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AI로 합성한 자동음성 전화로 인해 전례 없이 거친 선거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發허위 정보 만연 땐 정치인들 악용 우려도AI로 만들어진 허위 음성, 사진, 영상에 대중들이 익숙해지면 오히려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엇이 진실이고 아닌지 그 자체가 혼란스러워지면서 ‘가짜뉴스’라고 역공세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교 산하 버크만 클라인 센터의 아비브 오바이야는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정치인들이 비판을 받더라도 “AI로 조작된 가짜증거”라고 주장하며 빠져나가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실제로 이런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반(反)트럼프 단체인 ‘링컨프로젝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를 모은 영상을 보여주며 “트럼프가 치매를 앓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AI로 만든 가짜광고”라며 비난했지만, 폴리티팩트 등 미 언론들은 광고에 사용된 영상들 자체는 조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실제 영상이라고 반박했다.미국에서는 오픈AI가 대화형 챗봇 ‘챗GPT’나 생성형 AI인 ‘달리(DALL-E)’를 선거운동에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차원의 통일된 AI 규제는 없다. 한국에서는 이달 29일부터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금지된다.다만 미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입법 부재를 해결해야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워싱턴,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일부 주들은 딥페이크 규제 법안을 제정했고, 올해 들어서 최소 13개 주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진보적 감시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정치적 딥페이크의 순간이 왔다”며 법적 보호장치를 빨리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52)가 고령인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의 인지 능력을 저격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의 손을 들며 ‘고령 논쟁’에 뛰어들었다.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나는 모든 사안에서 헤일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큼은 동의한다. 그녀는 낸시 펠로시가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 뉴햄프셔주(州) 유세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태를 거론하며 “헤일리가 (당시 의사당) 보안 책임자”라고 했다. 당시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와 헤일리 전 대사를 혼동해 언급한 것이다. 이를 두고 헤일리 전 대사는 50대 인도계 여성인 자신과 80대 백인 여성인 펠로시 전 의장을 착각할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고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X에 글과 함께 헤일리 전 대사가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반박하는 장면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횡설수설하는 장면을 편집한 영상도 게시했다. 미 CNN방송은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가 정신적으로 약해졌다는 묘사를 부각하고 있다”며 “이는 바이든의 나이에 대한 공격을 무디게 하기 위해 고안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20일로 취임 3주년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델라웨어주 별장에서 질 바이든 여사와 시간을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X에 “오늘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내가 취임 선서를 한지 3년이 된 날로 우리는 미국인을 위해 싸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며 “처방약 비용 상한제, 역사적인 인프라 투자, 의료 서비스 비용 절감, 1300억 달러가 넘는 학자금 부채 탕감 등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는 그 일을 마무리할 준비가 돼있다”고 그간의 업적을 밝혔다.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두 개의 전쟁과 낮은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은 고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프는 21일 낙태권 보장 내용을 담은 새 광고를 올리는 등 낙태권을 대선 쟁점으로 활용해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 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해외에서도 대통령과 같은 행정수반에 대한 경호는 어떤 경우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논쟁이나 고성이 오가더라도 대화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뭣보다 상대방 신분이 분명하면 가급적 물리적 대응은 피해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올해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로 나서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언론인 등과 자주 말싸움을 벌이기로 유명했다. 대표적 사례가 2018년 1월 백악관에서 있었던 미 CNN방송의 짐 아코스타 기자와의 설전이었다.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때 아코스타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 부른 발언의 진의를 질문했다. 분위기가 경색되고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에게 “나가(out)”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이때도 경호원이 가로 막거나 물리력을 이용해 아코스타 기자를 강압적으로 내쫓진 않았다. 보좌관 몇몇이 나서 기자와 대화를 나눈 뒤 그를 루즈벨트 룸으로 ‘에스코트’하며 마무리됐다.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은 오히려 경호원을 제지하기도 했다. 2013년 11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이민 개혁법 통과 촉구 연설을 하던 도중, 당시 샌프란시스코주립대에 다니던 한국인 홍주영 씨가 “매일 수많은 이민자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이에 다른 청중들도 “추방을 중단하라”고 환호하며 분위기가 크게 혼란스러워졌다.연설마저 중단되자 대통령 경호원들은 홍 씨를 포함해 고성을 지른 이들을 퇴장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경호원에게 자제하란 제스처를 취하며 “그는 여기에 있어도 된다. 젊은이들의 열정을 존중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란과 약 9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서남아시아의 파키스탄이 이틀 전 이란의 자국 영토 공습에 격분해 보복을 단행했다. 두 나라의 군사 충돌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발생한 중동전쟁의 불씨가 여전한 와중에 벌어졌다. 비공식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과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은 물론 서남아시아까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시아파 맹주’ 이란은 중동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 서방 진영을 상대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 일종의 ‘대리군’을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전쟁이 100일을 넘어서며 이란 본토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는 등 역내 패권이 도전받는 듯한 모습을 노출하자 이번 주 들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섰다. 15일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거점을 폭격했고, 다음 날에는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자이시알아들’의 기지를 공습했다.● 이란, IS 응징하려다 파키스탄과 교전 CNN,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18일 오전 4시 30분경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 일대를 공습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여성 3명, 어린이 4명, 남성 2명 등 최소 9명이 숨졌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국익과 안보를 위한 공습”이라며 “최근 수년간 이 지역에 대한 이란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격은 3일 이란 케르만에서 발생한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추도식장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와 관련이 있다. 당시 80명이 숨졌고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국민 영웅’의 장례식에서 발생한 테러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자 이란 국민은 분노했다. 이란 당국 또한 ‘수니파 극단세력은 물론 이스라엘과 서구를 모두 척결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IS와 자이시알아들 근거지를 이틀 연속 공격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슈티아니 이란 국방장관은 17일 “우리는 세계의 미사일 강국”이라며 “이란을 위협하려는 곳이라면 어디든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파키스탄은 18일 공격 직후 “이란의 주권을 존중한다”며 추가 충돌은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 이란 직접 행동에 중동 격랑 속으로 중동전쟁 발발 후 하마스를 지원하면서도 직접 개입은 꺼려 왔던 이란이 최근 중동 곳곳에서 개입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란은 15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 기지가 모두 있는 북부 에르빌을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모사드의 베테랑 요원을 비롯해 최소 5명이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이란 국영매체 프레스TV가 18일 보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의 군사 행동에 대해 일종의 ‘과시적 공격’이라고 해석했다. 이란의 파키스탄 공격에 정통한 이란 혁명수비대 관계자들은 NYT에 “이란 내 보수층과 중동 내 우호세력을 안심시키며 이스라엘과 미국, 테러단체에 ‘이란이 공격을 받으면 반격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기 위한 공습이었다”라고 전했다. 최근 이란 내 폭탄 테러로 인해 이란이 안보에서 취약점을 드러내자 안팎에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력 과시’ 성격이 강하더라도 이란이 직접 행동에 나서 중동 전역이 격랑에 휩싸이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하다. 이란의 모사드 요인 암살로 이스라엘 또한 어떤 식으로든 보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17일 “레바논에서의 전투 준비 태세를 확대하고 있다”며 전선(戰線)이 확대될 가능성을 거론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5∼19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인공지능(AI)이 화두다. 이번 포럼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빌 게이츠 MS 창업자 등 AI 산업을 주도하는 전 세계 빅테크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올트먼 CEO는 16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대규모 연산이 일상화한 AI 시대에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것이라며 에너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돌파구 없이는 AI 시대를 실현할 방법이 없다”며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 즉 핵융합, 저렴한 태양열 발전 및 저장시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분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델라 CEO는 허위 정보 등 AI 오남용 가능성 등을 우려해 혁신과 규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델라 CEO는 클라우스 슈바프 WEF 창립자와의 대담에서 “신기술이 가져다줄 혜택과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며 “민간 분야의 혁신에 규제를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세계적인 가드레일(안전 조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나친 규제가 AI 혁신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며 적절한 균형을 주문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CNN 인터뷰에서 전 세계 일자리의 40%가 AI의 등장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모든 신기술에는 두려움이 뒤따른다. 하지만 1900년에 농업 생산성이 높아졌을 때 사람들은 ‘이봐, 이제 사람들은 뭘 할 건데?’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새로운 많은 직업이 생겼고,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느냐”며 AI가 가져올 미래를 낙관했다. 그는 보고 듣는 기능까지 지닌 챗GPT-4 모델에 대해 “건강 조언을 해주고, 코드 작성을 도와주고, 기술 지원 궁금증도 해결해주는 등 사무직원을 가정교사로 둔 것과 거의 같다”면서 “AI가 모든 이들의 삶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를 교육, 보건의료 분야에 접목시킨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의 모두가 ‘화합(come together)’할 때다. 공화당과 민주당도 화합해야 한다.” 15일(현지 시간)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마친 뒤 주도 디모인에서 열린 ‘코커스의 밤 파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51%를 득표해 승리를 확정한 뒤 지지층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그는 연설에서 여러 대상을 향해 “고맙다(Thank you)”고 14차례 말한 뒤 거듭 ‘화합’을 강조했다. 평소 독설을 퍼붓던 공화당 경선 경쟁자들에게도 “똑똑한 사람”, “유능한 사람” 등으로 이례적인 찬사를 날렸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이제 경선을 마치고 함께 (자신을 위한) 본선행에 탑승할 때가 다가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경선 첫 관문인 이날 코커스에서 AP통신, CNN 등 주요 언론은 개표 시작 35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1위 가능성을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실제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2%), 3위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19.1%)보다 약 30%포인트의 지지를 더 얻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법 위험 등으로 위태로웠던 트럼프 정치 경력의 놀라운 부활”이라고 평했다.● 한파에도 “트럼프 찍자” 나서… ‘대세론’ 탄력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2021년 1월 지지층의 의사당 난입 사태 등으로 지난해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했다. 이로 인해 한때 재집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아이오와주에서의 압승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조기 확정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2위 디샌티스 주지사의 득표율 격차는 29.8%포인트다. 공화당의 아이오와주 코커스 역사상 1, 2위 후보 격차 최대치다. 이전 최고 득표율 격차는 1988년 밥 돌 당시 상원의원과 2위 후보 간 12.8%포인트 차였다. NYT 등에 따르면 다른 주자들이 주 전역에서 몇 주 동안 캠페인을 벌이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를 찾은 횟수는 12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이날 체감기온이 영하 40도 안팎까지 떨어질 만큼 ‘북극 한파’가 몰아쳐 투표율이 역대 최저(약 15%)로 떨어졌는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에게 표를 던지기 위해 코커스장으로 나왔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을 훌쩍 넘는 득표율로 ‘트럼프 대세론’은 날개를 달게 됐다. 이날 경선에서 4위를 차지한 인도계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경선 사퇴를 발표하며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여성·고학력자 보수층에서도 1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코커스 이전부터 압승을 자신하기는 했다. 아이오와주는 약 320만 명의 인구 중 90%가 백인층이고 콩, 옥수수 등이 주산물인 농업지대여서 그의 열성적인 지지층이 많다. 이 일대의 백인 저학력·저소득층을 가리키는 소위 ‘앵그리 아메리칸(화난 미국인)’들은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며 경제가 발달한 동서부 해안 대도시에 비해 자신들이 소외받는다는 불만이 강하다. 하지만 이날 코커스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반등하는 배경을 설명할 몇 가지 단서를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존 지지층으로 알려진 저학력·저소득 백인 남성 노동자 밖으로 지지층 외연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과 에디슨리서치가 이날 아이오와주 전역에서 코커스에 참가한 158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입구조사(entrance polls)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5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성인 헤일리 전 대사(20%)에 비해 상당히 높다. 또 대졸 이상 참가자 중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37%)이 가장 많았다. 2020년 대선 당시 같은 조사에서 그는 고학력 참가자 중 지지율 3위에 머물렀다. 앞서 NYT도 14일 지난 한 해 동안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반등의 비결로 기존 지지층인 ‘블루칼라’(생산직 육체노동 종사자) 보수층 외에 고학력 공화당원들까지 포섭했다는 점을 꼽았다. 다만 NYT는 공화당 유권자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들이 현 정치 상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즉, 다른 주자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바이든 심판론’으로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커스 결과 직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확실한 선두 주자”라면서 “2024년 미 대선은 나와 극우 공화당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대결”이라고 밝혔다.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현지 시간) 유세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인디애놀라 심프슨칼리지에서 열린 유세에서 당내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에 대해 “잘못된 사고와 정책을 갖고 있는 데다 충분히 터프하지 않다”며 “미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거친 인물들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거친 인물’로 예를 든 이들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김 위원장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은 매우 똑똑하고 터프하다”며 “그러나 그는 나를 좋아했다. 우리는 서로 정말 잘 지냈고 (북한과 미국은) 안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당시 북한과 전쟁을 벌이려고 하고 있었다. 북한은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핵무기를 쌓아놓고 있었을 것”이라며 “(자신과 김 위원장이)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치켜세웠다. 해당 유세는 북한이 올해 첫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12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 진행됐다. 임기 중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에 뛰어든 뒤 여러 차례 북한에 대한 ‘관리 능력’을 강조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민사소송 공개 증언에서도 “내가 북한과 협상하지 않았다면 핵 홀로코스트(대학살)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의 독재자와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고 말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현존하는 세계 군주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인 52년 동안 재임한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84)이 14일(현지 시간) 왕위에서 물러났다. 여왕의 뒤를 이어 맏아들인 프레데리크 왕세자(56)가 프레데리크 10세로 즉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수도 코펜하겐 크리스티안스보르 궁전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프레데리크 10세가 지켜보는 가운데 퇴위 선언문에 서명했다. 여왕은 “국왕께 신의 가호가 있길”이라 말한 뒤 궁전을 떠났다. 덴마크에서 군주가 스스로 물러나는 건 1146년 수도원에 들어간 에리크 3세 이후 약 900년 만이다. 덴마크는 전통적으로 대관식을 따로 열지 않는다. 그 대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궁전 발코니에서 프레데리크 10세를 덴마크, 그린란드, 페로제도의 새 국왕으로 선포했다. 프레데리크 10세는 덴마크 오르후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육·해·공군에서 군 생활을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현존하는 세계 군주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인 52년 동안 재임했던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83)이 14일(현지 시간) 왕위에서 물러났다. 여왕의 뒤를 이어 맏아들인 프레데릭 왕세자(55)가 프레데릭 10세로 즉위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수도 코펜하겐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프레데릭 10세가 지켜보는 가운데 퇴위 선언문에 서명했다. 여왕은 “국왕께 신의 가호가 있길”이라 말한 뒤 궁전을 떠났다. 덴마크에서 군주가 스스로 물러나는 건 1146년 수도원에 들어간 에릭 3세 이후 약 900년 만이다. 1972년 즉위한 마르그레테 2세는 70년간 재위했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한 뒤로 가장 오래 재위한 군주였다. 실용적이고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성향으로 덴마크 왕실의 현대화를 훌륭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덴마크는 전통적으로 대관식을 따로 열지 않는다. 대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궁전 발코니에서 프레데릭 10세를 덴마크, 그린란드, 페로제도의 새 국왕으로 선포했다. 새로운 왕은 궁전 앞에 모인 국민들을 상대로 한 첫 연설에서 “덴마크 국민을 하나로 단결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프레데릭 10세는 덴마크 오르후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육·해·공군에서 군생활을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반(反)중국·독립주의 성향이 강한 대만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5) 후보가 13일 총통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은 대만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민주주의 진영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대만 문제에 관해 선명한 입장을 보이라”는 외교적 압박을 받을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좀 더 직접적으로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거나 대만을 무대로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한반도 정세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통령실은 14일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정부는 ‘하나의 중국’(중국과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 원칙을 그대로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은 변함없다”며 “이번 대만 총통 선거 결과로 우리 정부의 기조나 정책을 바꿔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대만이 한미일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선다면 1992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후 대만과는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온 우리 정부가 대중, 대미 외교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위협이 강화될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을 이용해 대중국 억지력을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중국이 대만 군사위협 수위를 높여 대만해협을 봉쇄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과 대만 사이를 가로지르는 대만해협은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미중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 한국 교역 또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탄생한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다. 물리적 형태가 없고 은행 같은 중개자도 필요하지 않다. 코인 거래소를 통하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다. 아직까지도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채 ‘사토시 나카모토’란 가명으로만 알려져 있는 신원 미상의 인물이 발명했다. 당시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총발행량을 2100만 개로 제한했다. 발행량이 제한적이라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다 가질 수 없고, 이것이 가격 상승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행된 비트코인은 약 1956만 개다. 돈을 주고 사거나 ‘채굴’로 불리는 복잡다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컴퓨터로 암호화된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과정이 금광을 캐는 것 못지않게 어렵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의 탄생은 제도권 금융에 대한 불신, 탈(脫)중앙화 움직임과 깊은 관련이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리먼브러더스 같은 선진국 대형 금융사도 파산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안전하다고 믿는 제도권 금융 체계가 얼마나 허술하고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이라는 장부에 기록된다.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이 기록에 접근할 수 있다. 장부를 분산함으로써 특정 금융사나 개인이 해당 자산을 통제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비트코인의 첫 실물 거래는 2010년 이뤄졌다. 당시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의 한 남성이 비트코인 1만 개로 피자 2판을 구매했다. 당시만 해도 ‘법정 화폐가 아니므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2017년 미 금융당국이 비트코인의 선물(先物) 거래를 허용하는 등 제도권 시장에 일부 진입하면서 가치가 빠르게 상승했다. 이제 주요국 정부, 유명 대기업, 세계적 부호들도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상화폐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미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5만8245개,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1만500개를 갖고 있다. 미 연방정부 또한 최소 21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미 저술가 로버트 기요사키는 1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조만간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5만 달러(약 2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승인하면서 ‘실체 없는 거품’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비트코인이 사실상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2022년부터 이어진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끝나고 ‘크립토 스프링’(대세 상승장)을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금융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가상자산의 실체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으로 자금이 쏠릴 경우 자본시장의 성장성은 오히려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 “올해만 1000억 달러 유입될 것” 11일 가상자산 업계와 금융시장 일각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의 미 증시 입성으로 기관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회계 규정이나 규제 탓에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지 못했던 헤지펀드, 연기금, 전문투자자문사(RIA) 등 기관들의 제도권 투자가 대폭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 투자은행(IB) 스탠다드차타드(SC)는 8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올해에만 최대 1000억 달러(약 131조 원)가 유입될 것”이라며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를 일반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미 증권거래위의 이번 결정이 가상자산 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높은 관심이 이어진다는 가정하에 낙관적으로는 첫 6개월에 200억 달러 유입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자산운용사들이 주로 사용하게 될 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비트코인 40만 개가량(약 180억 달러 규모)을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 거래소에 200만 개의 비트코인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 내 전문투자자문사의 운용 자금 114조 달러 가운데 0.1%만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된다고 해도 1140억 달러에 달한다. ● “금융 불안정성 높이는 역사적 실수” 다만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으로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투기 가능성이 높은 가상자산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빈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산하 경제 분석업체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야니스 지오카스 수석이사는 “비트코인의 악명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주류 투자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투자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AP통신에 경고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반대표를 던진 캐럴라인 크렌쇼 상원의원도 “투자자 보호를 더욱 희생시킬 수 있는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싱크탱크 베터마켓의 데니스 켈러허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승인은 역사적인 실수”라며 “미 증권거래위의 조치는 이 가치 없는 금융 상품에 대해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비트코인과 가상화폐는 여전히 합법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이 주류인 미 증시에 입성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한국 정부의 속내도 편치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로 유입된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국민의 여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라며 “국내 자본시장을 통해 국내 기업을 성장시키고 경제적 과실로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것들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탄생한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다. 물리적 형태가 없고 은행 같은 중개자도 필요하지 않다. 코인 거래소를 통하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하다. 아직까지도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채 ‘사토시 나카모토’란 가명으로만 알려져 있는 신원미상의 인물이 발명했다.당시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을 2100만 개로 제한했다. 발행량이 제한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다 가질 수 없고, 이것이 가격 상승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행된 비트코인은 약 1956만 개다. 돈을 주고 사거나 ‘채굴’로 불리는 복잡다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컴퓨터로 암호화된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과정이 금광을 캐는 것 못지않게 어렵다는 의미다.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의 탄생은 제도권 금융에 대한 불신, 탈(脫)중앙화 움직임과 깊은 관련이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리먼브러더스 같은 선진국 대형 금융사도 파산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안전하다고 믿는 제도권 금융 체계가 얼마나 허술하고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이라는 장부에 기록된다.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이 기록에 접근할 수 있다. 장부를 분산함으로써 특정 금융사나 개인이 해당 자산을 통제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비트코인의 첫 실물 거래는 2010년 이뤄졌다. 당시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의 한 남성이 비트코인 1만 개로 피자 2판을 구매했다. 당시만 해도 ‘법정 화폐가 아니므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2017년 미 금융당국이 비트코인의 선물(先物) 거래를 허용하는 등 제도권 시장에 일부 진입하면서 가치가 빠르게 상승했다.이제 주요국 정부, 유명 대기업, 세계적 부호들도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상화폐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미 소프트웨어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5만8245개,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1만500개를 갖고 있다. 미 연방정부 또한 최소 21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다.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미 저술가 로버트 기요사키는 1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조만간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5만 달러(약 2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1월 5일 미국 대선에 나설 야당 공화당 후보를 뽑기 위한 첫 경선이 15일 중부 아이오와주(州)에서 열린다. 이 경선은 당원들만 투표에 참여하는 ‘코커스(caucus·당원대회)’ 방식으로 치른다. 코커스는 아메리칸 원주민 알곤킨족의 언어로 ‘원로’, ‘추장회의’ 등을 뜻한다. 코커스에 참석한 당원들은 공개토론을 벌인 뒤 손을 들거나 줄을 서서 자신이 지지하는 주자를 알린다. 그런 다음 공화당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주자에게 해당 주의 대의원을 전부 몰아 준다. 민주당은 각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할당한다. 미 대선은 1789년 처음 실시됐지만 각 당 대선 후보를 당원 등의 의사를 반영해 선출한 역사는 불과 5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당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은 전쟁 반대를 외치는 후보를 원했다. 반면 당 수뇌부는 대도시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반전을 외치지도 않고, 지지율 또한 낮은 휴버트 험프리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결국 실제 대선에서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에게 패했다. 그러자 민주당에서는 “지도부가 아닌 당원이 직접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이에 민주당은 밑바닥 당심을 중시하는 쪽으로 후보 선출 방식을 개혁해 1972년 아이오와주에서 현재 방식의 첫 코커스를 열었다. 공화당도 4년 뒤 같은 곳에서 비슷한 형태의 코커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이오와주는 1976년 대선 이후 양당을 통틀어 미 50개 주 중 가장 먼저 경선이 열리는 지역이 됐다. 첫 경선지라는 상징성으로 주목받지만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가 반드시 백악관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2020년 대선 때 이 지역 민주당 승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이었다. 2016년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바이든 대통령까지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첫 경선을 치른다. 바이든 대통령이 “300만 명 인구 중 90%가 백인인 아이오와주가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변경을 주장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1000만 명 인구 중 21.5%가 흑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이곳 경선에서 처음 승리한 여세를 몰아 민주당 후보가 되고 대선에서도 이겼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