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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새 감독을 앉히고도 감독대행이 경기를 지휘하는 파행을 보였다. 전임 단장의 선수 기용 개입에 맞섰던 것으로 알려진 권순찬 전 감독(48) 경질 사태로 불거진 흥국생명을 둘러싼 논란이 새 감독 선임 이후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흥국생명은 6일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48)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2018년부터 4년간 흥국생명 수석코치를 맡았던 김 감독은 앞서 권 전 감독이 선임될 당시에도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지도자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8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감독 선임 업무가 마무리되지 않아 오늘 경기는 김대경 코치(36)가 감독대행을 맡는다”고 알렸다. 김 감독 선임을 두고도 팀 내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구단이 새 사령탑 선임 사실을 알린 6일 갖기로 돼 있던 김 감독과 선수단 간의 상견례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감독 선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선수단 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생명 김연경(35)은 5일 GS칼텍스와의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권 전 감독 경질과 관련해 “다음 감독이 오더라도 신뢰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구단이 원하는 감독, 말 잘 듣는 감독을 선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8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3-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김연경이 장염 증세로 결장했지만 외국인 선수 옐레나(26·보스니아)가 양 팀 최다인 28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을 대신해 출전한 김다은(22)도 19득점으로 승리를 도왔다. 이날 3709명이 찾은 화성체육관은 이번 시즌 첫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김 감독대행은 경기 뒤 “코칭스태프의 동요도 적지 않다. 다들 마음속으로 아픔을 간직한 채 열심히 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화성=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999년생 토끼띠 최혜진(24)은 계묘(癸卯)년 새해에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혜진은 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 상금왕, 최저 타수상 등 6관왕에 올랐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했다. 국내 무대를 제패한 최혜진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했다. 상금 순위 6위(207만5696달러·약 26억1500만 원)에 오르며 투어 우승이 없는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상금을 벌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2위를 해 남은 건 투어 첫 승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5일 경기 수원시에 있는 골프 전문 트레이닝센터 ‘팀 글로리어스’에서 만난 최혜진은 자신의 LPGA투어 데뷔 시즌을 점수로 매겨 달라는 요청에 “9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우승하지 못한 건 아쉽다”면서도 “투어에 적응하는 게 1차 목표였는데 대회 출전도 많이 했고 컷 탈락도 없었다. 시즌 막판에 체력적으로 힘든 느낌이 있었는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완주한 게 새 시즌을 위해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 최혜진은 지난 시즌 LPGA투어 전체 32개 대회 가운데 27개 대회에 출전했다. 준우승 한 번, 3위 세 번 등 톱10에 10차례 이름을 올렸다 시즌 내내 컷 탈락 없이 기권만 한 차례 했을 만큼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최혜진은 “(한국 투어에서 같이 뛰던) 언니들이 신경을 많이 써줘 외로울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에 집이 따로 없어 숙소를 옮겨가며 대회를 치른 최혜진은 이정은6(27) 등 선배들의 집에서 지내기도 했다. 세계 최고 레벨의 여자 골프 무대인 LPGA투어에서 배운 것도 많다. 최혜진은 “선수들의 리커버리(실수나 위기 상황에서 만회하는 것) 능력만큼은 정말 좋았다. 국내에서는 샷이 흔들리다 보면 기대했던 스코어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LPGA투어 선수들은 샷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어떻게든 극복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보완해야 할 점은 퍼팅이다. 최혜진은 “그린의 잔디 종류가 다양해서 공이 굴러가는 느낌이나 터치 감각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최혜진은 지난해 평균 퍼팅 수 30.32타로 투어 전체 80위를 했다. 최혜진의 그린 적중률은 76.54%로 투어 전체 3위다. 최혜진은 23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다음 달 23일부터 태국 촌부리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최혜진은 “까다로운 코스를 마주하거나 어려운 상대와 함께 플레이할 때 불안한 마음에 돌아가는 플레이를 한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올해는 내 선택에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곧장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차에도 불구하고 새벽에도 응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12년에 한 번 토끼의 해가 돌아오는 것처럼 올해는 좋은 기운이 이어지리라 믿고 꼭 투어 첫 승으로 대회 최종 라운드가 끝나는 월요일 아침(한국 시간)에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며 웃었다.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0억 원대 연봉 계약 체결 뒤 하루 만에 4000억 원대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의 3루수 라파엘 데버스(27·사진)의 이야기다. 5일 MLB닷컴 등에 따르면 데버스는 소속팀인 보스턴과 11년간 3억3100만 달러(약 4202억 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되는 데버스는 전날 보스턴과 올 시즌 1750만 달러(약 222억 원)의 연봉 계약을 맺었다. 연장 계약은 2024년부터 2034년까지 11년간이다. 데버스의 계약 규모는 MLB 역대 6번째로 큰 규모다. 종전 6위였던 필라델피아 브라이스 하퍼(31)의 계약 규모(13년 3억3000만 달러)를 100만 달러 차이로 앞질렀다. 보스턴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2017년 왼손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38)의 계약(7년 2억1700만 달러)도 뛰어넘었다. 2017년 보스턴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데버스는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고 2021년 실버슬러거로 선정됐다. 2021, 2022년 2년 연속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지난해 12월 주전 유격수 산더르 보하르츠(31)가 11년 2억8000만 달러(약 3554억 원)에 샌디에이고와 FA 계약을 맺은 것에 충격을 받았던 보스턴 팬들은 데버스의 연장 계약으로 한숨 돌렸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데버스의 연장 계약은 보스턴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고 평가했다. 10년 이상의 장기 계약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만 4번째다. 데버스와 보하르츠 외에도 트레이 터너(30)가 필라델피아와 11년 3억 달러(약 3808억 원), 카를로스 코레아(29)가 뉴욕 메츠와 12년 3억1500만 달러(약 3998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를 선점하면서 계약 기간을 늘려 사치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이 절로 떠오른다. 문제는 구관만 높이 평가하다 보니 ‘신입 사원’을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가 됐다는 점이다.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4일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23·세르비아)를 캣벨(30·미국)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캣벨은 2015∼2016시즌 GS칼텍스,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선수다. 캣벨이 도로공사에 합류하면서 남녀부 14개 팀 가운데 12개 팀 외국인 선수가 ‘경력직’이 됐다. 현재 외국인 선수 가운데 새 얼굴은 남녀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각각 전체 1위를 차지한 삼성화재 이크바이리(27·리비아), 페퍼저축은행 니아 리드(27·미국)뿐이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만 해도 5개 팀이 새 얼굴을 선택했지만 3개 팀이 구관으로 교체했다. 여자부에서는 도로공사에 앞서 IBK기업은행이 아나스타시야(34·아제르바이잔)를 지난 시즌 함께 뛴 산타나(28·미국)로 교체했고, 남자부에서는 KB손해보험이 니콜라(24·세르비아)를 내보내고 두 시즌 전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비예나(30·스페인)를 영입했다. 이 같은 경력직 선호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 시즌 동안 대면 트라이아웃(선수 공개 평가)을 진행하지 못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상으로 선수 기량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이미 리그에서 실력이 검증된 선수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풀(pool)이 좁아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자부 외국인 드래프트 신청자는 2020∼2021시즌 74명에서 지난 시즌 50명, 올 시즌 49명으로 줄었다. 한 외국인 선수는 “한국 리그는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이 워낙 높은 데다 외국인의 기량에 따라 시즌 성적이 좌우되는 것처럼 반응하다 보니 V리그를 부담스러워하는 선수도 많다”고 전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다음 시즌부터 여자부 1년 차 외국인 선수 연봉을 20만 달러(약 2억5000만 원)에서 25만 달러(약 3억2000만 원)로 올려 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많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세 번의 좌절은 없다. 이강철 감독(57·KT)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4일 예비 엔트리(35명)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에 돌입한다. 최종 엔트리(30명) 제출 마감일은 다음 달 8일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 노동조합(MLBPA)이 공동 주관하는 WBC는 각국 간판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는 최고 권위의 야구 국가 대항전으로 통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년 연기된 끝에 6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제5회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20개국이 참가해 ‘세계 최강’ 타이틀에 도전한다. 한국은 2006년 초대 WBC 때는 3위, 2009년 제2회 대회 때는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2013년 대회에 이어 2017년까지 2개 대회 연속으로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다. 더욱이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노 메달’에 그치면서 한국 야구를 외면하는 팬들도 늘어난 상태다. 한국의 이번 대회 1차 목표는 결선 토너먼트(4강) 진출이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4위 한국은 일본(1위), 호주(10위), 중국(30위), 체코(15위)와 함께 이번 대회 1라운드 B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1라운드에서 최소 조 2위를 해야 2라운드(8강) 진출이 가능하고, 이후 2라운드에서 A조 1위 또는 2위를 물리쳐야 4강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하려면 역시 호주와의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한국은 2013년에는 네덜란드(0-5), 2017년에는 이스라엘(1-2)과의 1차전에서 모두 패하면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호주 역시 안방 팀 일본보다는 한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 감독을 비롯한 한국 코칭스태프는 5일 호주로 출국해 상대 전력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국은 지난해 KBO리그 타격 5관왕에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키움 이정후(25)를 중심으로 전력을 꾸린다. 샌디에이고 김하성(28), 피츠버그 최지만(32) 외에도 한국계 빅리거인 세인트루이스 소속 토미 에드먼(28)의 한국 대표팀 승선 여부도 관심을 끈다. 투수 쪽에서는 빅리그 경험이 있는 SSG 김광현(35), KIA양현종(35)의 어깨가 무겁다. 각 팀 전력도 베일을 벗고 있다. 일본은 LA 에인절스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투수 다루빗슈 유(37), 시카고 컵스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29) 등 빅리거들이 이미 출전을 결정했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 일본인 최다 홈런 신기록(56개)을 쓴 야쿠르트 무라카미 무네타카(23)도 나선다. 미국도 LA 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우트(32), 세인트루이스 내야수 놀런 에러나도(32), LA 다저스 외야수 무키 베츠(31)와 투수 클레이턴 커쇼(35) 등 MLB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한국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부터 2주간 KT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 3월 초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오릭스, 한신과 연습 경기를 치르고 도쿄에 입성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연경이 ‘아무리 윗선의 지시라 해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2일 동반 사퇴한 뒤 선수 기용 문제를 두고 감독과 구단 고위층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는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 흥국생명이 경질 소식을 전하면서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단장은 문자메시지로 누구를 넣어라, 누구를 써라는 등 선수 기용에 개입했다. 또 로테이션 순번을 바꾸라는 지시까지 권 전 감독에게 내렸다. 실제로 권 전 감독은 이번 시즌 초반 구단 지시에 따라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 경기가 있었다. 권 전 감독은 경기 중반부터 주전 선수를 투입했지만 한번 넘어간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권 전 감독이 이 경기 패배 후 선수 기용에 대해 해명하자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단이 반발했다. 그러나 권 전 감독 입장을 고려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이후로 권 전 감독은 윗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결국 구단 눈 밖에 나게 됐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권 전 감독이 지시를 계속 따르지 않자 ‘이건 요구 사항이 아니라 오더(명령)’라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면서 “남자부 (KB손해보험) 감독 등 지도자 경험이 있는 권 전 감독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며 어이없어 했다”고 전했다. 권 전 감독의 경질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고참급 선수들은 경기 출전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권 전 감독의 설득으로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팀 훈련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두 현대건설(승점 45)에 승점 3이 뒤진 2위로 시즌 반환점을 돈 흥국생명은 5일 안방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4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12월 31일 에릭 텐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은 울버햄프턴과의 경기를 앞두고 주전 공격수 마커스 래시퍼드(사진)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직전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래시퍼드가 늦잠으로 팀 미팅에 지각했다는 게 이유. 텐하흐 감독은 “모두가 기준과 규칙을 충족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후반 교체 투입된 래시퍼드의 결승골에 힘입어 맨유가 1-0 승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2일 권순찬 감독, 김여일 단장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임형준 흥국생명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권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단장도 동반 사퇴한다”며 “팬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팀을 이끌어온 권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1일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권 감독은 9개월 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됐다. 흥국생명은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권 감독 전까지 9명의 감독 가운데 6명이 시즌 중 사임하거나 경질됐다. 흥국생명은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6라운드 중 3라운드를 치른 2일 현재 14승 4패 승점 42로 현대건설(승점 45)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안방 관중 유치는 1위다. 권 감독은 지난해 12월 27일 GS칼텍스와 트레이드를 직접 추진해 세터 이원정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써 왔다. 권 감독과 선수단의 호흡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경 구단주를 만나 관련 소식을 접한 권 감독은 고참급 선수들에게 직접 구단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선수들도 동요하면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배구계에서는 흥국생명의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란 표현과 관련해 구단과 권 감독이 선수 기용 등 경기 운영에 대한 견해차로 갈등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영수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흥국생명은 “권 감독은 고문으로 남아 계속 조언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도 최고의 한 해에 도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개막 전 예측 시스템들의 시즌 전망도 이어진다. 선수들을 향한 객관적인 기대치와 시선을 살펴보게 되는 계기다.빅리그 3년차를 맞는 샌디에이고 김하성(28)의 예상 성적은 어떨까. 김하성은 지난해 타율 0.251, 11홈런, 59타점, 58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0.325에 장타율 0.383을 기록했다. 예측 시스템들은 공통적으로 타율은 낮아지되 홈런 개수는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 시즌 전반기(84경기 5홈런)보다 후반기(66경기 6홈런)에 장타 페이스가 좋아진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야구 통계전문가 댄 짐보르스키가 고안한 성적 예측 시스템 ‘ZiPS‘에 따르면 김하성은 새 시즌 타율 0.239에 12홈런을 기록한다. ‘스티머’ 또한 타율 0.248에 14홈런을 전망했다. 김하성의 빅리그 최다 홈런은 지난해 기록한 11개다.반면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는 지난해 3.7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ZiPS는 3.4, 스티머는 2.9를 전망했다. 아무래도 지난해 수비 활약이 반영된 결과다. 주전 유격수 자원인 페르난드 타티스 주니어가 금지약물 사용 의혹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김하성은 3루수와 유격수 자리를 오가며 빈틈을 채웠다.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샌디에이고가 최근 유격수 산더르 보하르츠(31)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면서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전 유격수가 필요한 보스턴, 애틀랜타, 미네소타 등 복수의 구단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7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 중인 토론토의 류현진(36)을 향한 시선은 엇갈린다. 스티머는 15경기 2승 2패 ERA 3.75를 전망했다. 15경기 중 3차례만 선발로 등판하고 불펜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ZiPS는 올해 류현진이 21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평균자책점(ERA) 3.93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21차례 모두 선발로 등판한다는 전망을 봤을 때 복귀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의 한국인 듀오 최지만(32), 배지환(24)도 주전급 활약이 예상된다. 사실상 첫 번째 풀타임에 도전하는 배지환의 경우 ZiPS는 타율 0.251, 7홈런, 47타점, 72득점, 18도루를 예상했고 스티머는 타율 0.264, 5홈런, 33타점, 39득점, 13도루를 예상했다. 고무적인 건 ZiPS는 473타석, 스티머는 333타석을 전망했다는 점이다. 빅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최지만의 경우 ZiPS는 타율 0.239, 11홈런, 45타점을 스티머는 타율 0.234, 15홈런, 56타점으로 지난 시즌(타율 0.233, 11홈런, 52타점)과 비슷한 기록을 전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펠레 이전에 ‘10’은 숫자에 불과했다. 축구와 브라질은 왕(펠레) 덕분에 위상이 높아졌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마법은 남았다. 펠레는 영원하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가 82세의 나이로 30일 영면에 들자 이 나라 축구 스타 네이마르(30)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겼다. 생전의 펠레가 자신과 얼굴을 맞대며 환하게 웃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등번호 10번은 펠레의 상징이다. 브라질 축구대표팀에서 10번을 달고 있는 네이마르는 “펠레는 모든 것을 바꿨다. 펠레 이전엔 단지 스포츠였던 축구를 그가 예술과 엔터테인먼트로 바꿨다”고 했다. 등번호 10번이 간판 공격수의 상징이 된 것도 펠레가 이 번호를 달았기 때문이다. 펠레를 기리는 축구 스타들의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리오넬 메시(35)는 인스타그램에 “편히 잠드소서, 펠레”라고 적었다. 생전의 펠레와 함께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펠레는 자신이 갖고 있던 단일 구단 최다 득점(643골) 기록을 메시가 2년 전 넘어서고 지난해 발롱도르를 수상했을 때 축하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는 “영원한 왕 펠레에게 ‘굿바이’라고 인사하는 것만으로는 지금 전 세계 축구계가 품는 고통을 표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펠레는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고 어제, 오늘, 그리고 영원히 본보기가 될 것”이란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한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는 “축구의 왕은 우리를 떠났지만 그의 유산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펠레는 생전에 ‘음바페가 내 후계자’라고 여러 번 말한 적이 있다. 지난해 음바페의 생일에 펠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킬리안, 행복한 생일을 기원한다. 당신이라는 별이 계속 빛나고 더 높이 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폴란드)는 “천국은 스타를 얻었고 축구는 영웅을 잃었다”며 펠레의 죽음을 애도했다. 해리 케인(29·잉글랜드)은 “펠레는 진정한 영감을 줬고 위대한 사람 중 하나였다”고 했다. 엘링 홀란(22·노르웨이)은 “당신들이 그동안 봐왔던 모든 선수들의 플레이를 펠레가 먼저 했다”며 펠레가 축구사에 남긴 위대한 업적을 치켜세웠다. 선수 시절 펠레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축구인들의 슬픔은 더 짙었다. 1977년 미국 구단인 뉴욕 코스모스에서 펠레와 함께 뛰었던 프란츠 베켄바워(77·독일)는 “축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를 잃었고, 나는 가장 특별한 친구를 잃었다”며 “펠레와 같은 팀에서 뛰고 싶어 1977년 미국으로 갔다. 그와 함께한 시간은 내 경력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보비 찰턴(85·잉글랜드)은 “마법과도 같은 존재였고 훌륭한 사람이었다”며 펠레를 추억했다. 많은 축구인들과 팬들은 펠레를 ‘오 레이(O Rei·포르투갈어로 왕)’로 불렀다. 펠레는 떠났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왕으로 남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주형(20·사진)이 2023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의 유력 우승 후보로 꼽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30일 ‘내년 메이저대회 첫 우승 준비가 된 5인’을 선정하면서 그중 남자골프 세계랭킹 15위 김주형을 꼽았다. 이 매체는 “김주형은 아직 어리지만 재능과 불같은 정신력이 다가오는 새 시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주형은 올해 8월 윈덤 챔피언십,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및 2승 기록을 세웠다. 두 기록 모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보다 빨랐다. SI는 “김주형은 1996년 우즈 이후 처음으로 21번째 생일 전에 2승을 수확했다. 어느 때든 우즈의 옆에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면 우리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주형은 내년 첫 메이저대회인 4월 마스터스 출전을 앞두고 있다. 우즈보다 빨리 첫 메이저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산 메이저 15승인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에서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21세 3개월 14일)을 세우며 개인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주형은 내년에 열리는 4대 메이저대회 중 어느 대회라도 우승한다면 우즈의 기록을 앞지른다. 김주형 외에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30), 6위 잰더 쇼플리(29), 7위 윌 잴러토리스(26), 12위 토니 피나우(33) 등 미국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캔틀레이는 메이저 우승이 없는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고, 쇼플리는 도쿄 올림픽 남자 골프 금메달리스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만년 기대주’의 꼬리표를 떼어낼 때다. 27일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에서 흥국생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세터 이원정(22)의 이야기다. 프로 데뷔 팀인 한국도로공사에서 시작해 GS칼텍스, 흥국생명까지 어느덧 세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된 이원정이 주전 세터로서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쏠린다. 선명여고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서 뛰는 등 고교무대 정상 세터로 활약했던 이원정은 프로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다. 2017~201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된 이원정은 데뷔 시즌부터 줄곧 출전 기회를 받았다. 여자부를 대표하는 명세터 이효희(42)의 후계자로 주목받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인급 선수가 대체하기엔 이효희의 역할이 너무 컸다. 매 시즌 절치부심하며 준비했지만, 코트에만 들어서면 준비했던 만큼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그게 또 부담이 됐다. 도로공사에서 세 시즌을 보낸 이원정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로 이적했다. GS칼텍스엔 또래 선수들이 많았던 만큼 조금은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를 뛸 수 있게 됐다. 주변에서도 표정이 밝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앞두고 손목 수술을 받으면서 공백이 생겼고 선배 안혜진(24)은 물론 후배 김지원(21)에게도 자리를 내주는 일이 늘어났다. 올 시즌 GS칼텍스에서 2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결국 흥국생명으로 이적하게 됐다. 지난 시즌 성장의 가능성을 보였던 세터 박혜진(20)이 무릎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주전 김다솔(25)에 교체자원 박은서(22)가 있는 상황에서도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47) 직접 트레이드를 요청한 만큼 당분간 이원정은 꾸준한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물론 주전세터를 장담할 순 없다. 당장 공격수와의 호흡 등은 끌어올려야 할 문제다. 그러나 당장 트레이드 후 이틀 만인 29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3, 4세트 선발로 나서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스스로도 “경기 감각도 떨어져서 이렇게 길게 뛸 줄 몰랐다. 너무 긴장돼서 경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라고 이적 후 첫 경기 소감을 밝혔다. 세터로서 큰 키(176㎝)에 속하는 이원정은 높이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공격 종합 1위 김연경(34)과 4위 옐레나(25)라는 든든한 날개 공격수가 있다는 게 세터로서 큰 자산이다. 2위 흥국생명은 29일 선두 현대건설을 꺾으면서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태에서 현대건설과 같은 승점 42가 됐다. 선두 추격의 불을 붙인 흥국생명에 이원정이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류현진(35·토론토)이 예년보다 빨리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와의 4년 계약 마지막 시즌이 되는 2023년 새해에 반드시 성공적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류현진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나며 “쉬는 기간에도 일주일에 여섯 번씩 운동하며 잘 지냈다. 단계적 투구 프로그램에 맞춰 지금은 10m 거리의 캐치볼을 하고 있다. 거리를 점차 늘려가며 강도를 높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2일 입국해 국내에 머물러 왔다. MLB로 진출한 이후 그동안엔 시즌이 끝나면 귀국했다가 대개 1, 2월경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이번엔 출국 일정을 앞당겼다. 류현진 소속 팀의 스프링캠프와 재활 시설 등이 있는 플로리다주 더니든으로 향한다. 평소엔 가족과 함께 출국했지만 이번에는 먼저 떠났다. 류현진은 “아무래도 따뜻한 곳에서 공을 던지고 싶었고 팀에서도 일찍 와주기를 원했다. 들어가면 바로 훈련을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부상에서 복귀하는 시점을 7월 중순경으로 전망했다. 류현진은 “수술 집도의가 정해준 스케줄을 봤을 때 올스타 브레이크(7월 중순)가 끝나자마자 실전에 들어갈 것 같다”며 “6월부터는 재활 경기를 할 것 같다. 7월만 보고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2023시즌 MLB는 3월 31일 개막한다. 류현진은 2019년 12월 토론토와 4년간 8000만 달러(약 1013억 원)에 계약했다. MLB 통산 75승 45패 평균자책점(ERA) 3.27을 기록 중인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보낸 3년간 21승 12패에 ERA 4.07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팔뚝, 팔꿈치 통증으로 6경기만 등판해 2승, ERA 5.67에 그쳤다. 류현진은 “수술을 받기로 선택한 순간부터 마운드에 오른다는 생각만으로 재활하고 있다. 7월에 꼭 복귀해 한국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남자 골프 세계랭킹을 주관하는 OWGR 이사회가 내년 1월부터 멕시코 프로골프투어에 세계랭킹 포인트를 부여한다고 29일 공지했다. 이에 멕시코 투어와 같은 54홀 대회를 운영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의 편입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같은 54홀(3라운드) 대회이긴 하지만 멕시코 투어와 LIV의 운영 방식에는 엄밀히 차이가 있다. 36홀(2라운드) 기준 컷 탈락 제도가 있는 멕시코와 달리 LIV에는 컷 탈락이 없다. 퀄리파잉 시스템을 통해 투어 멤버가 될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도 멕시코 투어와 LIV의 차이다. 이에 LIV도 강등 시스템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OWGR에서 원하는 오픈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LIV는 현재 계약을 맺은 선수들과 대회를 치르고 있다. 물론 LIV의 세계랭킹 포인트 부여 가능성이 완전 무산된 건 아니다. 멕시코 투어의 경우 첫 신청 이후 실제로 승인받기까지 1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반면 LIV의 경우 올 7월에 OWGR 측에 처음으로 신청했고, 10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주무대로 하는 MENA투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다시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올 시즌 LIV 3개 대회 이상 출전한 54명 중 47명이 LIV에 합류하기 전보다 랭킹 하락을 감수해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령 선수 리치 힐(42)이 내년에 12번째 유니폼을 입고 MLB 19번째 시즌을 보낸다. MLB닷컴은 힐이 내년 시즌 1년을 피츠버그에서 뛰기로 하고 800만 달러(약 102억 원)에 계약했다고 28일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1980년 3월 11일생인 힐은 같은 해 1월 태어난 앨버트 푸홀스가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해 MLB 최고령 선수가 됐다. 내년 시즌 힐이 입고 뛰게 될 피츠버그 유니폼은 그의 12번째 유니폼이다. 힐은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12순위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으면서 MLB 첫 번째 유니폼을 걸쳤다. 힐은 앞서 1999년과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MLB 팀의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 진학과 계약 조건 차이 등의 이유로 입단하지는 않았다. 컵스에 입단했지만 그의 MLB 데뷔 기회는 3년 뒤인 2005년에야 찾아왔다. 이후로도 마이너리그와 윈터리그, 독립리그 등에서 뛴 적이 있고 방출도 세 차례 당했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에 2014년엔 둘째 아들을 희귀병으로 생후 2개월 만에 잃는 아픔도 겪었다. 힐은 잦은 부상 때문에 전문가들이 그의 시즌 성적을 전망할 때마다 ‘다치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힐은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났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꾸준히 구단들의 콜을 받았다. 왼손 투수인 그는 올해까지 18시즌 동안 350경기에서 82승 59패, 평균자책점 3.85의 성적을 남겼다. 350경기 중 221번을 선발로 등판했다. 보스턴 출신인 힐은 고향 팀인 보스턴에서만 세 차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긴 다섯 시즌을 뛰었다. 2022시즌에도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8승 7패 평균자책점 4.27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피츠버그로 팀을 옮겼다. 힐의 전성기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던 2016∼2018년으로 이때 LA 다저스에서 류현진(35·토론토)과 함께 뛰었다. 힐이 내년 시즌 뛰게 될 피츠버그에는 최지만(31)과 배지환(23)이 있다. 최지만과는 2021년 탬파베이에서 함께 뛴 적이 있다. MLB닷컴은 9월 힐의 투구를 분석하면서 △완급 조절 △투구 시 다양한 팔의 각도 △짧은 투구 간격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힐은 공을 오버핸드로도 던졌다가 사이드암으로도 던진다. 그의 2022시즌 평균 구속은 88.2마일(시속 약 142km)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는데도 8승을 챙길 수 있었던 이유다. MLB닷컴은 “속도가 왕인 시대에 힐은 반드시 빠른 공을 던질 필요는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서브 하나로 상대를 흔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이 2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레오(32·쿠바)의 강력한 서브 덕택에 3-1(25-22, 25-23, 17-25, 25-23)로 승리했다. 승부처는 4세트 후반이었다. 1,2세트를 따낸 OK금융그룹은 3세트를 내준 데 이어 4세트에도 15-19까지 뒤지며 상대에 기세를 내줬다. 그러나 레오가 서브라인에 서면서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현대캐피탈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44)을 상대로 서브 득점을 하며 감각을 끌어올린 레오는 자신의 기회에만 6개의 연속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레오의 강력하고 예리한 서브에 현대캐피탈은 리시브가 불안해졌고 전반적인 플레이도 흔들렸다. 이 틈을 타 OK저축은행은 연속 득점을 올렸다. 레오의 날카로운 서브에 힘입어 20-19로 뒤집은 OK금융그룹은 25-23으로 세트를 마무리해 풀세트 없이 경기를 끝냈다. 레오는 이날 서브 1개 포함 양 팀에서 가장 많은 31득점(공격성공률 50.85%)을 했다. 전날 주전 조재성(27)이 병역비리사건에 연루돼 수사대상에 오른 사실이 전해지면서 팀 훈련에서 배제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OK금융그룹 선수들은 서로를 다잡았다. 경기 전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46)은 선수단을 대표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선수들에게 코트 안에서 고개 숙이지 말라고 주문했다.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OK금융그룹은 이날 승리로 남자부 3위로 도약했다. 한편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페퍼저축은행에 3-1(27-25, 20-25, 25-12, 26-24)로 이겼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은 지난시즌 3연패에 이어 개막 후 17연패까지 총 20연패를 이어가며 여자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썼다. 종전 기록은 2012~2013시즌 KGC인삼공사가 기록했다.천안=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톰 김’ 김주형(20·사진)이 내년에 ‘명인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 무대를 밟는다. 김주형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 명의로 보내온 초청장 사진을 올리며 “내 첫 번째 마스터스 출전까지 기다리기 힘들다. 곧 봐요, 오거스타”라고 적었다. 내년 마스터스는 4월 6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마스터스는 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에서 아직 유일하게 경험하지 못한 무대다. 올해 5월 열린 PGA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 6월 US오픈 23위, 7월 디 오픈 챔피언십 공동 47위 등을 했다. PGA챔피언십은 2020년에도 출전해 컷 탈락한 바 있다. 김주형은 마스터스 초청 대상자의 19가지 기준 중 투어 정규시즌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현재 초청장을 받은 93명 중 불참 의사를 밝힌 선수 등 15명을 제외하고 78명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직전 세계랭킹 등에 따라 추가로 출전 선수가 나온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는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고, 한국 선수 중에는 임성재(24), 이경훈(31)이 포함됐다. 21일 리들리 회장이 성명서를 통해 “현재 기준에 따라 2023 마스터스 참가 자격이 있는 이들을 초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소속 선수들도 출전한다. 필 미컬슨(52), 더스틴 존슨(38·이상 미국) 등 16명이 초청장을 받으면서 PGA와 LIV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도 내년에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형의 올해 세계랭킹은 지난주와 같은 15위로 마무리됐다. 올해 초 132위에서 100계단 넘게 순위를 끌어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유도 국가대표 조구함(30)이 정든 매트 위를 떠난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남자 100kg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그는 경기 도중 손에 쥐가 난 상대를 기다려주고, 결승전 뒤에는 상대의 팔을 들어주는 등 메달 못지않게 빛난 경기 매너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올림픽 신사’라는 별명도 붙었다. 왼쪽 전방 십자인대 파열 등 부상 속에서도 포기를 몰랐던 그가 바람대로 ‘좋은 지도자가 되는 꿈’을 이루길 응원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곽승석(34)은 V리그를 대표하는 ‘살림꾼’이다. 13년차 아웃사이드 히터인 곽승석은 일명 수비형 레프트로 공격은 물론이고 리시브, 디그 등 궂은일까지 도맡고 있다. 최근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뤄낸 대한항공이 이번 시즌에도 선두로 고공비행할 수 있도록 만든 ‘숨은 공신’이다. 다른 팀들로선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고민인 역할이다. 그런 곽승석이 최근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바로 남자부 역대 두 번째 5500리시브정확 달성이다. 26일 현재 5521개(효율 52.23%)를 기록 중이다. 최고령 선수인 리베로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 코치(44·7866개)에 이어 두 번째이자 레프트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여자부의 경우 통산 리시브정확 상위 3명(임명옥, 김해란, 남지연)이 모두 리베로다. 리시브정확은 세터 반경 1m 안으로 올린 경우를 말한다. 곽승석은 최근 통화에서 “레프트로 처음 기록을 세웠다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 수비형 레프트라고 하면 흔히 수비만 생각하기 쉬운데 공격도 뒷받침돼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스스로 잘 버텨왔다는 게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곽승석은 통산 득점, 서브에서도 각각 21위, 15위에 올라있다. 안정적인 리시브의 비결은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고등학교(부산동성고) 때부터 주로 수비형 레프트를 맡아온 곽승석은 “알 것 같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잃어버리는 게 리시브 감각”이라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단 지나간 결과는 털어버리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곽승석이 “리시브를 산소 같다”고 표현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리시브 라인에 서는) 배구선수라면 누구나 숨을 쉬듯 언제나 당연히 리시브를 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윤봉우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경기 중 눈에 띄지는 않지만 곽승석이 코트에서 빠지면 티가 크게 난다. 기술적으로는 공의 낙하지점을 찾는 눈과 서브 구질에 따른 대처 능력이 모두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시즌 전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곽승석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큰 고민 없이 잔류를 선택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정도 많이 들었고 여기서 계속 우승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 알 만한 사람들은 살림꾼이 얼마나 빛나는 역할인지 모두가 안다”고 말하는 곽승석은 최근 팀 내 레프트 유망주들에게 먼저 다가가 리시브 자세 등 여러 조언을 해주려 노력하고 있다. 코트 안팎을 가리지 않고 투혼을 보이는 곽승석이 있기에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도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기면 함께 열광했고, 져도 함께 아쉬워했다. 선수들 몸짓 하나하나에 웃고 울었다. 2022년 한 해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포츠와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한국 남녀 대표 선수들은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중국의 텃세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금메달을 사냥했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김주형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 이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동아일보 스포츠부가 2022년 스포츠 명장면을 정리했다.》★23골 손흥민,아시아선수 첫 수상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 탄생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5월 23일 열린 2021∼2022시즌 노리치시티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2골을 넣으며 시즌 총 23골로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와 공동 1위가 됐다. 페널티킥 하나 없이 왼발로 12골, 오른발로 11골을 집어 넣었다. EPL뿐 아니라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 선수 최초 득점왕이다. ★20세 김주형, PGA 뒤집어놓은 2승2002년생 김주형은 8월 특별 임시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20세 1개월 17일의 나이로 정상에 서며 조던 스피스에 이어 투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우상 타이거 우즈보다 첫 승이 빠르다.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두 번째 최연소 2승(20세 3개월 19일) 기록도 썼다. ★ 쇼트트랙, 중국 텃세 뚫고 금2 은3중국의 안방 텃세에도 한국 쇼트트랙은 좌절하지 않았다.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연이어 나온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중국 런쯔웨이에게 금메달을 내줬지만 남자 1500m에서 황대헌이 실력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빛 사냥에 성공했다. 여자 1500m에서 최민정이 금메달을 추가하는 등 한국 쇼트트랙은 참가국 중 가장 좋은 성적(금 2, 은 3)을 거뒀다. ★올림픽 4위 우상혁, 세계선수권 2위‘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첫 세계선수권 은메달이란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로 한국 기록을 세우며 트랙과 필드 종목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던 우상혁은 세계육상선수권에서 같은 기록으로 메달을 획득했다. 마라톤 등 장거리 종목을 제외하고 한국 육상이 트랙과 필드 종목에서 딴 첫 메이저 국제대회 메달이다. ★수영 황선우, 세계선수권 등 잇단 쾌거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가 6월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7의 한국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박태환 이후 11년 만의 세계선수권 메달이다. 지난해 12월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자신의 메이저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는 최근 2연패에도 성공했다. ★‘여제’ 김연경 국내 복귀… 가는 곳마다 만원 관중‘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복귀가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중국리그에서 한 시즌 만의 국내 복귀에 때마침 관중 100% 입장도 재개되면서 김연경이 가는 곳마다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안방(인천삼산월드체육관) 5800석 2차례 매진에 방문경기에도 만원 관중이 몰렸다. 김연경은 온라인 팬 투표에서도 전체 1위를 하며 내년 1월 예정인 V리그 올스타전에 14년 만에 출격한다. ★타격 5관왕 오른 이정후… 사상 첫 ‘父子 MVP’까지키움 이정후는 올 시즌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을 차지하며 프로 데뷔 6년 만에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1994년 자신과 같은 나이에 타격 5관왕으로 MVP에 올랐던 아버지에 이어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상 첫 번째 ‘부자(父子) MVP’가 탄생했다. “앞으로의 야구 인생은 제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수상 소감마저 울림을 줬다. ★SSG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김강민은 최고령 KS MVP개막 10연승으로 출발한 SSG는 시즌 내내 1위를 놓치지 않고 정규리그를 마쳤다. 한국시리즈(KS)에서도 키움을 상대로 6차전(4승 2패) 끝에 통합우승을 거뒀다. 한국 프로야구 41년 역사상 처음 나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1982년생 SSG 김강민은 5차전에서 KS 사상 첫 대타 끝내기 홈런 등을 치며 역대 최고령 KS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준우승 10번에 울던 울산 17년 만에 감격 헹가래프로축구 울산이 2005년 이후 17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 역대 최다인 준우승 10회로 ‘준산(준우승 울산)’이라고까지 불렸던 울산은 숙원을 풀며 2인자의 그림자에서도 벗어났다. 지난해 울산 지휘봉을 잡아 2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이끈 홍명보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K리그 우승을 모두 경험한 역대 4번째 축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1무1패서 포르투갈 눌러 전국민 감격한국 축구대표팀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역대 3번째 16강 진출을 이뤘다. 방문 월드컵에선 2010년 남아공 이후 12년 만이다. 조별리그 2차전까지 1무 1패를 기록해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3차전 후반 46분 황희찬의 극적인 역전골 덕택에 2-1로 승리하며 H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 한국 선수 첫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을 넣은 조규성은 새로운 스타로 우뚝 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