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김윤진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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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j@donga.com

취재분야

2026-04-18~2026-05-18
미국/북미43%
국제일반14%
중동10%
국제인물7%
국제정치7%
인사일반5%
유럽/EU5%
국제정세3%
사고3%
사회일반3%
  • 김정은 “가장 진실한 러시아 동지” 푸틴 “북은 가장 소중한 친구”

    “가장 진실한 벗이자 전우인 러시아 동지들과 뜻깊은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북한은 우리 민족의 가장 소중한 친구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4시간에 걸친 확대·단독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서며 서로를 ‘벗, ‘친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00년 이후 24년 만에 북한을 찾은 푸틴 대통령을 위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의 대대적인 환영식부터 국빈 만찬까지 숨가쁜 일정을 함께 하며 환대를 했다. 준동맹급으로 격상한 북한과 러시아의 연대가 새로운 밀월 관계에 진입했음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평양 한복판에 푸틴-김정은 초상화 나란히푸틴 대통령의 방북 공식 일정은 이날 정오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환영식으로 시작했다. 광장에는 의장대가 도열했고, 손에 색색의 풍선과 꽃을 든 환영 인파로 가득찼다. 광장 중앙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걸렸다. 일본 NHK방송은 “북한에서 평양 중심부 광장에 외국 정상의 사진이 크게 내걸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거리에는 북한과 러시아를 뜻하는 ‘조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로씨야) 친선’ 문구를 매단 애드벌룬이 등장했고 러시아와 북한의 깃발도 나란히 걸렸다.오픈카를 타고 광장을 떠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금수산영빈관에서 양국 확대 정상회담과 단독 회담을 진행했다.푸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러시아 정책에 있어 북한의 일관된 지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수십 년간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적, 제국주의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면서 반(反)서방 전선에 북-러가 함께하고 있다는 뜻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게 “24년 전과 비교하면 평양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으로 변했다”라고 추켜세운 그는 차기 북-러 정상회담은 모스크바에서 열겠다며 초청 의사도 밝혔다.김 위원장 역시 “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호응했다. 이번 방북이 “양국 관계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지닌 역사적 순간”이라고도 말했다.두 정상이 회담을 마친 뒤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때에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등장했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에게 펜 시중을 하며 서명한 문서를 현장에서 러시아 측과 교환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두 정상은 함께 숲길과 장미 정원을 산택하며 내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연출했다. ● 푸틴, 제재 위반 보란 듯 ‘아우르스’ 선물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인 ‘아우루스’ 한 대와 차(茶) 세트, 한 해군 장성의 단검을 선물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다양한 예술품을 선물했다고 러시아 측은 밝혔다.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우르스는 설계와 제작비에만 1700억 원이 투입된 러시아 최고급 차량이다. 푸틴 대통령은 2월에도 김 위원장에게 아우르스를 선물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전용차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의 선물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운송수단이나 고급 승용차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또 보란 듯 미국이 주도한 대북 제재를 무시한 것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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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러, 두만강 잇는 자동차 대교 건설 합의…“노동자 파견 확대 염두에 둔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후 “러시아와 북한이 두만강에 자동차 다리를 건설하는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북-러 국경을 가르는 두만강을 자동차로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겠다는 것. 이를 두고 북한 노동자 파견 확대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수단인 해외 노동자 파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다.앞서 양국은 2015년부터 두만강에 자동차 도로를 건설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하산 지역과 북한 나진시를 잇는 방안을 검토했다. 북한은 2016년 9월 직접 타당성 조사까지 실시하며 러시아에 사업 추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는 이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만강엔 현재 북-러 간 화물 열차 운행을 위한 철교가 놓여있고, 자동차 도로용 대교는 없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청년층 이탈이 심각해지면서 노동력 확보는 러시아의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두만강에 자동차 도로를 건설해 북한 노동자 수급을 더 늘리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자동차 도로가 놓이면 무역량, 인적 교류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정상회담 후 러시아는 “보건·의학·교육·과학 분야 협력 관련한 협정을 체결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선 러시아가 보건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명목으로 북한 출신 건설 노동자들에게 비자를 대량 발급해주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그동안 러시아에 있는 북한 외화벌이 건설 노동자들은 유학생 비자를 받는 방식 등으로 대북제재를 회피한 전례가 많다. 북-러가 ‘과학 분야 협력 협정’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선 러시아가 군사정찰위성 등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 수행단에는 이례적으로 ‘러시아판 미국항공우주국(NASA)’인 연방우주공사 사장까지 동행해 이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러시아와 북한은 서방의 제재에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러 교역을 거론하며 “절대적인 수치는 미미하지만 지난해 무역 회전율이 9배 증가했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아니라 러시아 루블화를 중심으로 북한과의 교역을 확대해나가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제재 장기화로 달러 자금줄이 말라버린 러시아가 북한 등 반미 국가를 규합해 달러 생태계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것. 푸틴 대통령은 방북에 앞서 “서방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상호 결제 체계”를 북한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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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선 날짜는 언제” 질문에… AI “응답할 수 없습니다”

    “다음 미국 대선 날짜는 언제인가요?” “응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과 음성비서가 편향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각국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아예 사실관계가 명확한 정치 분야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20년 미 대선의 승자’ 같은 간단한 정치 정보에 관한 질문에 아마존의 AI 음성비서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챗봇 ‘코파일럿’, 구글의 챗봇 ‘제미나이’ 등이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알렉사는 최근 WP의 수차례 시험에서 틀리게 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2020년 미 대선 결과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1위”라거나 “누가 이기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기자가 직접 시험해 본 결과 MS와 구글의 AI 챗봇 모두 ‘다음 미 대선 날짜’를 묻는 질문에 아예 답변을 회피했다. 코파일럿은 ‘응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며 검색엔진 빙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했다. 제미나이는 “아직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학습 중”이라고만 답했다. 미 대선일은 11월 5일이다. ‘2020년 미 대선 당선인’을 물었더니 코파일럿만 “바이든”이라는 정확한 답을 내놨고, 제미나이는 ‘구글에 검색해 보라’는 답을 반복했다. 두 챗봇이 일견 단순한 질문에도 답하지 못하는 것은 오류가 아니다. WP에 따르면 MS와 구글은 “검색 엔진을 통해 정보를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 미 대선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설계”했다. 구글은 WP에 지난해 12월부터 “제미나이가 답할 수 있는 선거 관련 질문의 유형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치에서만 그런 것도 아니다. 제미나이는 ‘현재 독일 총리가 누구냐’라는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독일 시사매체 슈피겔은 “과도한 신중함이 낳은 의도치 않은 결과”라면서 “디지털 기업의 주력 AI 도구가 이런 답변은 해야 하지 않나”라고 평했다. 곳곳에 허위 정보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사실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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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인 답변 안 한다’는 AI 챗봇…“2020년 美 대선 언제?”에도 답변 회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과 음성비서가 편향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각국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아예 사실관계가 명확한 정치 분야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6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20년 미 대선의 승자’ 같은 간단한 정치 정보에 관한 질문에 아마존의 AI 음성비서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챗봇 ‘코파일럿’, 구글의 챗봇 ‘제미나이’ 등이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알렉사는 최근 WP의 수차례 시험에서 틀리게 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2020년 미 대선 결과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1위”라거나 “누가 이기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기자가 직접 시험해 본 결과 MS와 구글의 AI 챗봇 모두 ‘다음 미 대선 날짜’를 묻는 질문에 아예 답변을 회피했다. 코파일럿은 ‘응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며 검색엔진 빙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했다. 제미나이는 “아직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학습 중”이라고만 답했다. 미 대선일은 11월 5일이다. ‘2020년 미 대선 당선인’을 물었더니 코파일럿만 “바이든”이라는 정확한 답을 내놨고, 제미나이는 ‘구글에 검색해 보라’는 답을 반복했다.두 챗봇이 일견 단순한 질문에도 답하지 못하는 것은 오류가 아니다. WP에 따르면 MS와 구글은 “검색 엔진을 통해 정보를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 미 대선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설계”했다. 구글은 WP에 지난해 12월부터 “제미나이가 답할 수 있는 선거 관련 질문의 유형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미 정치에서만 그런 것도 아니다. 제미나이는 ‘현재 독일 총리가 누구냐’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독일 시사매체 슈피겔은 “과도한 신중함이 낳은 의도치 않은 결과”라면서 “디지털 기업의 주력 AI 도구가 이런 답변은 해야 하지 않나”라고 평했다. 곳곳에 허위 정보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사실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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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축구스타 음바페 “청년들, 극단주의 맞서 투표를”

    “모든 프랑스 청년들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투표에 참여하길 바랍니다.”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킬리안 음바페(26·레알 마드리드·사진)가 16일(현지 시간) “극단주의 세력이 권력의 문턱에 와 있다”며 젊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달 30일 프랑스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 세력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음바페는 이날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오스트리아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세대인 청년들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집권 르네상스당을 누르고 압승을 거두자, 자국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4월 여론조사 결과에서 18∼25세의 32%가 RN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청년층의 극우 세력 지지도가 상당히 높다. 음바페는 “17일 오스트리아와의 첫 경기보다 선거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프랑스 국가대표팀 동료인 마르퀴스 튀랑(27·인터 밀란)이 “RN이 집권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그의 발언은 지나치지 않았다”고 두둔했다. 음바페는 “투표를 통해 극단적이고 분열적인 세력에 맞서야 한다”며 “내가 7월 7일(2차 투표일)에도 프랑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축구 선수지만 프랑스 시민이기도 하다”며 “선수들의 발언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축구협회도 성명을 내고 “협회는 중립 의무를 지니나, 선수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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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음바페 “극단주의 맞서야… 청년층 투표 중요”

    “모든 프랑스 청년들이 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투표에 참여하길 바랍니다.”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킬리안 음바페(26·레알 마드리드)가 16일(현지 시간) “극단주의 세력이 권력의 문턱에 와 있다”며 젊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달 30일 프랑스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 세력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음바페는 이날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오스트리아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세대인 청년들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집권 르네상스당을 누르고 압승을 거두자, 자국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4월 여론조사 결과에서 18~25세의 32%가 RN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청년층의 극우 세력 지지도가 상당히 높다.음바페는 “17일 오스트리아와의 첫 경기보다 선거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프랑스 국가대표팀 동료인 마르쿠스 튀랑(27·인터 밀란)이 “RN이 집권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그의 발언은 지나치지 않았다”고 두둔했다. 음바페는 “투표를 통해 극단적이고 분열적인 세력에 맞서야 한다”며 “내가 7월 7일(2차 투표일)에도 프랑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디디에 데샹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축구선수지만 프랑스 시민이기도 하다”며 “선수들의 발언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축구협회도 성명을 내고 “협회는 중립 의무를 지니나, 선수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한편 음바페는 7월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엔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속팀 입장은 매우 확고해 (올림픽엔)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며 “팬의 입장에서 올림픽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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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기꾼 트럼프” vs “좀비 바이든”… 미국인 25% “둘 다 싫어”

    미국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을 2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자 대규모 후원행사와 생일파티를 열며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바이든 캠프 후원행사에는 초호화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융·기업계 거물들이 지원을 약속하며 세를 과시했다. 27일로 예정된 TV토론의 세부 규칙이 공개된 가운데,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둘 다 ‘고령 논란’을 재점화시켰단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생일 파티가 78세란 나이를 더 부각시켰고,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때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런 와중에 미국인 4명 중 1명은 두 후보 모두 비호감이란 조사 결과가 발표돼 역대급 ‘더블 헤이터(double hater)’ 대선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바이든 “사기꾼” vs 트럼프 “뇌사상태 좀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연 대규모 후원 행사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배우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사회자 지미 키멀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에서 “(트럼프는) 우리가 이룬 모든 것을 없앨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행사에서 바이든 캠프는 2800만 달러(약 388억 원)란 거액을 모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팬클럽인 ‘클럽 47’이 주최한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보다 3세 많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연임하기엔 너무 노쇠하다”며 “모든 대통령은 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자금에서 열세로 알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희소식도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과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은행 CEO 등이 트럼프에게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두 후보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번 행사들이 고령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미 CNBC방송은 14일 파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CEO들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G7 정상회의 당시 스카이다이빙 시범행사에서 혼자 다른 방향으로 가다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안내해 되돌아오는 영상이 공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바이든은 뇌사상태 좀비처럼 돌아다닌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78가지 ‘업적’을 공개했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 유죄 평결과, 의사당 폭동 조장 등을 나열하며 “도널드, 생일 축하해. 당신은 사기꾼, 실패자, 협잡꾼, 그리고 민주주의, 경제, 권리, 미래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미국인 넷 중 하나는 둘 다 싫어해” 27일로 예정된 첫 TV 토론회의 세부 규칙도 공개됐다. 단상 배치는 동전 던지기로 결정되며, 90분 토론 사이에 두 차례 중간 광고를 넣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대로 한 후보가 발언하는 동안 다른 후보의 마이크는 꺼지며, 토론은 청중 없이 진행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도 반영됐다. 두 후보는 준비한 메모 없이 펜과 빈 종이 1장, 물 1병만 가져갈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기와 관련해 낙태 문제를 집중 제기할 예정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이민과 인플레이션 등을 거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 퓨리서치센터가 14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1명꼴로 두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최소 30년 만에 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양당 후보 구도”라고 설명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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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성향 달라도 “고물가 가장 문제”… “유죄 평결로 선택 안 바꿔” [글로벌 포커스]

    《 전 세계 곳곳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2024 슈퍼선거의 해’의 최대 행사인 1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약 넉 달 반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지율만으로는 3억3000만 명의 미국인이 고령, 사법 리스크 등에 동시에 직면한 두 사람을 왜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지 않는지 등을 명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 동아일보는 지지 정당, 성별, 나이, 인종, 직업, 거주지역이 다양한 미 일반 유권자 9명을 최근 약 한 달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집권 민주당 지지자 3명, 야당 공화당 지지자 3명, 두 후보 중 어느 쪽에도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더블 헤이터(double hater)’ 3명을 각각 접촉했다. 그간 한미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을 다룬 기사는 많았지만 미 ‘풀뿌리 유권자’를 집단 인터뷰한 접근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처음이다. 동아일보는 이 9명에게 △11월 대선에서 찍을 후보와 그 이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에 대한 의견 △미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 △정부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 등에 대한 공통 질문을 던졌다. 》 민주당 지지자로는 인도계 사업가 수닐 메타 씨(65),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백인 가정에 입양된 크리스 워디카 씨(38), 유대계 대학원생 아비브 코하브 씨(23)가 인터뷰에 응했다. 공화당 지지자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때마다 맨 앞줄을 차지하는 보수단체 ‘프런트로조스’의 공동 대표 샤론 앤더슨 씨(68·여), 보수 성향 정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존 실크 씨(54), 공화당 지지 비영리단체 ‘더아메리카프로젝트’의 설립자 패트릭 번 씨(62)의 이야기를 들었다. 파키스탄계 무슬림이며 국립보건원(NIH) 연구원인 알리 리즈비 씨(24), 교육업계에서 일하는 백인과 파키스탄계 혼혈 에밀리 다로가 씨(29·여), 기술산업 종사자인 한국계 렌 리 씨(30대 후반·여) 등 지지 정당이 없는 유권자 3명은 “올 대선에서 두 후보 모두 찍지 않겠다”고 했다. 응답자들은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미국의 고물가 상황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새 대통령이 속히 물가 안정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 불법 이민 규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원 등에 대해서는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젊은 층, 비(非)백인 유권자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급증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이스라엘만 지지한다”며 실망하는 기류가 뚜렷했다.● “고물가로 못 살겠다” 한목소리 응답자들은 ‘현재 미 경제의 최대 문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목소리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특히 휘발유값 상승, 고물가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 등에 큰 불만을 보였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3일 “미국인은 인플레이션보다 차라리 경기 침체를 선호할 정도로 인플레를 싫어한다”는 말이 현실에서도 확인됐다. 교직원 출신의 은퇴자 앤더슨 씨는 “바이든 대통령 집권 후 유가가 치솟으면서 식료품값, 대출 이자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비판했다.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의 휘발유값은 트럼프 재임 시절 평균 1갤런당 2달러대였다. 바이든 취임 후인 2022년엔 4달러대로 치솟았고, 현재도 여전히 3달러대다. 공화당 지지층에선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때 경기 부양을 위해 달러를 너무 많이 찍어냈다며 정부 부채 급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번 씨는 “최근의 물가 상승률 둔화는 미국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해 미국의 고물가를 다른 나라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는 물가가 낮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실크 씨 또한 “정부 지출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고물가를 우려했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워디카 씨는 “식비, 주거비 등이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무당파 청년 유권자는 고물가에 따른 불평등 심화에 불만을 표했다. 리 씨는 “물가 상승으로 중산층이 무너져 빈부 격차가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다로가 씨는 최근 몇 년간 ‘투 잡(two job)’을 뛸 정도로 생활이 빡빡했다고 했다. 그는 “교사 연봉 4만 달러(약 5500만 원)는 최저생계비 수준이어서 다른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도 물었다.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슈에서 마음에 드는 해법을 내놓는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지자는 ‘안보’, 특히 국경 강화가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8년간 군에서 복무한 실크 씨는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다시 세우려면 국경 보안을 비롯해 안보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앤더슨 씨도 “불법 이민을 방치하는 것은 정당한 노력으로 미국에 온 이민자에게 불공정하며 모욕적”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양극화 해소, 기후변화 대응 등 진보 의제를 우선했다. 메타 씨는 “코로나19 대응과 회복 과정에서 탐욕스러운 기업들이 마구 가격을 올리며 큰 이득을 얻었다”라며 부의 재분배 문제를 짚었다. 트랜스젠더 남성인 코하브 씨는 “성소수자 권리 등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무당파인 리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복지, 교육, 생태, 의료정책 등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유죄 평결에 “역겹다” vs “공정”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후 실시된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초박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죄 평결 자체가 대선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9명의 응답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평결이 대선 때 자신의 선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동정하고 두둔하며 미 사법제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번 씨는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통치하에서나 있을 법한 판결”이라며 “현직 대통령과 맞붙은 대선 후보에게 유죄를 부여하는 행위가 역겹다. ‘바나나 공화국’(제3세계를 비하하는 말)에서나 일어날 일”이라고 했다. 이어 “평결을 지지하는 좌파 지식인들도 혐오한다”며 “트럼프 집권 전 발생한 개인적인 일이 이번 대선이나 대통령직 수행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앤더슨 씨도 “배심원단이 민주당에 치우쳤고 절차도 정당하지 않았다”라며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크 씨 역시 “법이 아닌 정치에 의한 유죄 평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나 무당층은 평결을 신뢰하고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메타 씨는 “재판은 공정했다. 전직 대통령이라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맞섰다. 워디카 씨는 “검찰의 주장과 근거는 탄탄했던 반면 트럼프 변호인단은 횡설수설했다”고 평가했다. 무당층 유권자인 다로가 씨는 유죄 평결은 반기지만 이와 별개로 바이든 대통령이 ‘내로남불’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흐야 신와르 하마스 군사지도자에게 동시에 체포영장을 청구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터무니없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국제법에 반기를 드는데, 미국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평결을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했다.● “극단 피하려 바이든” vs “美 위해 트럼프” 그렇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는 왜 두 사람을 찍기로 한 것일까.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의 극단주의 행보를 우려해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찍겠다”라고 했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각국 극우 정당이 약진하고 곳곳에서 극우 성향 지도자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재집권하는 상황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인도계인 메타 씨는 “바이든의 정책은 불평등 완화에 초점을 맞추기에 모두에게 혜택을 준다”고 했다. 그는 “공화당은 ‘컬트(숭배) 집단’에 가깝다. 트럼프의 공약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그의 일부 추종자뿐”이라고 했다. 한국계인 워디카 씨는 “소수인종, 성소수자, 장애인 권리, 노동권 등에 대한 민주당의 지원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이런 정책을 대부분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유대계인 코하브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을 우려한다”며 그가 세계 최고 권력자가 되면 전 세계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이 오히려 이스라엘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낳을까 걱정된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앤더슨 씨는 “어떤 나라의 지도자나 자국을 1순위로 삼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아니라 남의 나라를 중요하게 대한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야말로 인종, 성별, 경제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를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라며 “트럼프는 아쉬울 것 없는 억만장자인데도 미국의 미래를 위해 싸운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수호자, 바이든은 파괴자”라며 “바이든이 유세를 하면 수십 명이 올까 말까 하지만 트럼프는 거대한 군중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백인 남성인 실크 씨는 트럼프 지지에 인종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가난한 동네에서 흑인 친구들과 자랐다. 군에서도 다양한 인종과 함께 생활했다”며 ‘인종적 배경’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소신’에 따라 트럼프를 찍겠다고 했다. 번 씨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의 팬은 아니지만, 미국 우선주의가 중요하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무당층 “이스라엘 지원에 바이든 안 찍어” 두 후보의 지지율이 초박빙 상황이라 무당층 유권자의 표심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올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구도 찍지 않겠다고 밝힌 세 명의 유권자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실망이 크다고 했다. 백인-파키스탄계 혼혈 다로가 씨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항의하는 뜻으로 투표지에 ‘가자(GAZA)’라고 적겠다”고 했다. 그는 “사표(死票)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키운다는 것을 알지만 이를 막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을 다시 찍는 것은 내 신념에 반하는 행위”라고 했다. 파키스탄계 무슬림인 리즈비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反)무슬림이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도 무슬림을 배신했다. 바이든의 손에도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의) 피가 묻었다”고 했다. 그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긴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라고 했다. 한국계인 리 씨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라 대표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그는 “한국도 열강에 침탈당한 역사가 있다. 역사적으로 억압받은 팔레스타인의 처지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리 씨는 올 3월 아시아계 비율이 높은 하와이주에서 열린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찍지 않고 기권한 유권자가 29%에 달했다며 “비백인 유권자가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美 전역 트럼프 vs 경합주 바이든 우위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 50개 주 전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은 경합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근소한 우위를 보인다. CBS방송과 유고브가 6∼8일 미 전체 유권자 20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해 바이든 대통령(49%)을 1%포인트 앞섰다. 반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7개 경합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9%)보다 1%포인트 높았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 바이든 대통령이 46%였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41%, 트럼프 전 대통령이 39%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된 뒤 3개월 가까이 본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렇게나 팽팽하다. 미 풀뿌리 민심의 선택을 가를 ‘진짜 변수’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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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권자를 만나다]②공화 지지층 “트럼프 유죄 평결, 법치 무너뜨린 역겨운 정치공작”

    전 세계 곳곳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2024 슈퍼선거의 해’의 최대 행사인 1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약 넉 달 반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지율만 봐서는 3억3000만 명의 미국인이 왜 고령, 사법 리스크 등에 동시에 직면한 두 사람을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지 않는지 등을 명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이에 동아일보는 지지 정당, 성별, 나이, 인종, 직업, 거주지역이 다양한 미 일반 유권자 9명을 최근 약 한 달 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지면의 한계로 다 싣지 못한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지지 후보별로 3회에 걸쳐 온라인 기사로 상세하게 전달한다. 유권자별 ①~⑧ 공통질문 가운데 답을 듣지 못한 질문은 제외했다. 두 번째 순서로는 트럼프의 유세를 ‘맨 앞줄’에서 지키는 팬클럽 ‘프론트 로우 조스’의 공동대표 샤론 앤더슨(68·여), 보수성향 정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존 실크(54·남), 공화당 지지 비영리단체 ‘더 아메리카 프로젝트’의 설립자 패트릭 번(62·남) 등 공화당 지지자 세 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시리즈 안내〉美 유권자를 만나다 <1> 바이든 지지자 3인美 유권자를 만나다 <2> 트럼프 지지자 3인美 유권자를 만나다 <3> 바이든-트럼프 거부하는 3인공화당 지지자들은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는 ‘안보’, 특히 국경 강화를 꼽았다. 불법 이민을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실제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주요 슬로건인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가 달러를 너무 많이 찍어냈다는 데에 큰 우려가 나타났다. 한편 지난달 30일 트럼프가 뉴욕주 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34개 혐의 모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샤론 앤더슨(68·여) 씨앤더슨 씨는 자녀 5명과 손주 7명을 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은퇴한 교직원으로 스스로를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중산층으로 표현한다. 차에 캠핑용 침대를 싣고 다니면서 ‘프론트 로우 조스’ 회원들과 따라다닌 트럼프 집회가 50회를 훌쩍 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대의원으로 뽑혔다.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트럼프는 억만장자고 원하는 걸 다 가진 사람인데도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싸움에 뛰어들었다. 트럼프는 나라를 바꿀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참석한 집회 중 제일 재미있었던 것을 하나만 고를 수가 없다. 했던 말을 또 해도 흥미진진하고 들뜬다.”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국가의 파괴자이며, 사람들과 공감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다. 모든 국가지도자는 자기 나라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바이든은 남의 나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1000% 다른 사람이다. 트럼프 집회에는 수만 명이 몰려들지만, 바이든 연설엔 20명 모으기도 힘들 것이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국경 보안과 국방력 강화다. 특히 국경 개방은 우리의 안전과 삶을 위협한다. 물론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지만, 누가 이 나라로 들어오는지는 알아야 한다. 불법 이민자가 몰려드는 현 상황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던 다른 이민자들에게 너무 불공정하고 모욕적이다. ”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4년 전보다 무너졌다.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식료품부터 임금까지 모든 물가가 영향을 받았다. 바이든은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지 못했다. 지금 생겨나는 것은 코로나 때 사라졌던 일자리들이 다시 생겨난 것뿐이다.”⑦ 트럼프의 유죄평결에 대한 평가 = “놀랍진 않았다. 뉴욕주 법원의 배심원단이니 전부 민주당 성향으로 구성됐을 것이고, 양측 근거를 충분히 보지도 못했을 테니까. 사법 절차 전체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평결이 얼마나 타당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아마 항소심에서 뒤집힐 것이다.”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대선에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민주당에 기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들을 국민이 아니라 조종 대상으로서 여긴다. 반면 트럼프는 인종이나 성별, 경제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를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고 한다.”존 실크(54) 씨보수 언론단체를 표방하는 ‘써틴 폭스(ThirteenFox)’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8년 동안 미 육군에서 복무한 베테랑이자 기독교인이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태생이며 현재 아내, 아들(사진)과 테네시주 동부의 산자락에 거주하고 있다.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내가 트럼프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는, 그가 (선명한 보수주의자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만큼이나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작은 정부, 강력한 국방력, 책임과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는 바지사장(figurehead)에 불과하다. 그는 실수를 연발하고 무능하며 신뢰할 수 없는 바보다. 우리는 실제로 이 나라를 이끄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최우선 과제는 전 세계에서 미국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군대를 강화하고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 현재의 군대는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약해졌다. 군대는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성별 연구나 사회 개혁 프로그램을 적용할 대상이 아니다.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현재 미 경제는 4년 전보다 매우 나빠졌다. 화석연료 생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은 더 이상 에너지 독립 국가가 아니다. 정부지출은 통제 불능 상태인데도 정부가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리고 찍어내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다. 식료품에서 200달러나 써도 물건 몇 개도 사지 못하는 시대다.”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미국은 항상 이스라엘을 지원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유일한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스라엘에게는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권리가 있다.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키긴 하지만 이 전쟁은 정당하다.”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과 달리 매우 부패한 국가다. 그들은 우리에게 수십억 달러를 가로채고 있다. 우리나라에 노숙자로 전락한 참전용사가 없어질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의 돈이 지원되지 않기를 바란다.”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가 받은 유죄 평결은 법과 원칙이 아닌 정치적 요인에 의해 내려졌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정권에서 유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 성향이다.”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우리의 표를 결정하는 것은 인종이 아니라 경험과 소신이다. 나는 백인이지만 어렸을 땐 가난한 동네에서 흑인 친구들과 자랐고 군에서도 다양한 인종과 함께 생활했다.”패트릭 번(62) 씨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아일랜드계 미국인. 사업가 출신이며 과거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했다. 현재 ‘더아메리카프로젝트’라는 보수 성향 비영리단체를 운영한다. 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트럼프를 뽑아야 미국이 공산주의자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나는 2020년 대선은 조작됐다고 100% 확신한다. 나는 트럼프라는 개인을 지지한다기보다는, 부패한 선거를 부정하고 선거제도를 투명하게 만들려는 사람이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자유주의자다. 나를 음모론자로 몰아가는 미국 언론이야말로 선거를 부정하는 세력이다.”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미국은 70년간 세계에 선거 등 민주제도를 전파했지만 이제 우리 선거에는 투명성이 하나도 없다. 신뢰도도 바닥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 제도 개혁이다.”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바이든은 화폐를 찍어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든다. 물가 상승률이 많이 낮아졌지만 그건 미국이 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해 우리의 인플레이션을 다른 국가에 전가하기 때문이다.”⑤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바이든 행정부는 ‘전쟁 중인 미국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다’는 근거 없는 통념을 쉽사리 믿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겼다고 생각한다.”⑥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 유죄 평결은 완전히 틀렸다.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치하, 바나나 공화국(제3 세계를 비하하는 말)’ 등에서나 일어날 일이다. ‘캥거루(불합리한) 법원’의 ‘캥거루 판사’가 내린 ‘캥거루 판결’로 미 법치주의 전통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트럼프가 유죄 평결을 받은 행위는 그의 집권 전에 벌어진 경범죄에 불과하다. 현직 대통령과 맞붙을 사람에게 선거를 앞두고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매우 역겹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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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권자를 만나다]③무당층 “가자 민간인 집단학살 지원한 바이든, 두 번은 못 찍어”

    전 세계 곳곳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2024 슈퍼선거의 해’의 최대 행사인 1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약 넉 달 반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지율만 봐서는 3억3000만 명의 미국인이 왜 고령, 사법 리스크 등에 동시에 직면한 두 사람을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지 않는지 등을 명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이에 동아일보는 지지 정당, 성별, 나이, 인종, 직업, 거주지역이 다양한 미 일반 유권자 9명을 최근 약 한 달 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지면의 한계로 다 싣지 못한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지지 후보별로 3회에 걸쳐 온라인 기사로 상세하게 전달한다. 유권자별 ①~⑧ 공통질문 가운데 답을 듣지 못한 질문은 제외했다.마지막 순서로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슬람 신자인 알리 리지비(24·남), 교육업계에서 일하는 파키스탄계 에밀리 다로가(29·여), 기술산업 종사자인 한국계 렌 리(30·여) 등 세 명이다.〈시리즈 안내〉美 유권자를 만나다 <1> 바이든 지지자 3인美 유권자를 만나다 <2> 트럼프 지지자 3인美 유권자를 만나다 <3> 바이든-트럼프 거부하는 3인양당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치는 상황에서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부동층의 표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인터뷰한 세 명은 모두 지난 대선에서는 바이든에게 표를 던졌지만, 현재는 트럼프는 물론 바이든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자전쟁이 계기다. 기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젊은층, 비(非)백인 유권자들은 차기 행정부가 안보예산을 줄이고 복지와 교육, 생태, 의료정책의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리 리지비(24·남)무슬림이다. 현재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보완예정)① 2020년 대선 때 선택한 후보 =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을 뽑았지만, 사실은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버니 샌더스를 더 지지했다. 올해는 제3당의 질 스타인이나 코넬 웨스트를 뽑을 것 같다.”② 양당 후보에 대한 평가 = “트럼프는 반무슬림적이고, 민주당도 무슬림과 아랍계를 배신했다. 주변에는 트럼프를 막으려 ‘차악’인 바이든을 뽑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바이든의 손도 너무나 피투성이다. 오히려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민주당이 진로를 바꾸고 책임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중동 갈등 완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저렴한 의료 서비스, 학자금 부채 구제, 인프라 및 교육 자금 증대”④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 “좋아진 것도 나빠진 것도 있다. 물가 상승과 구직 시장 악화는 문제이지만, 바이든의 국내 경제 정책이 기업과 인프라에는 도움이 되었다고 인정할만하다.” 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최근 미국 대통령들 모두 문제였지만 바이든은 특히나 이스라엘을 무분별하게 돕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원자폭탄을 투하해도 바이든은 손가락만 흔들 것이다.”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러시아의 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동정하지만, 군사 지원은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인의 세금은 미국인들을 돕는 데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⑦ 트럼프의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미국의 사법체계가 트럼프의 부패와 불법 활동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기회였다. 트럼프는 이보다 더 많고 큰 범죄혐의들에 대해 유죄라고 생각한다. 그는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한다.”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바이든에게 투표하지 않기로 한 결정적 이유가 가자 사태와 예멘 갈등(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에 미국과 영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며 벌어지는 충돌) 때문이었으니까.”에밀리 다로가(29·여)파키스탄계 혼혈로 과거 오클라호마 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현재는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워싱턴 DC에서 교육업에 종사하고 있다. ‘DMV의 반대자들’이라는 청년 반전(反戰)운동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① 2020년 대선 때 선택한 후보 = “지난 대선에선 바이든을 선택했지만, 이번에는 항의하는 의미에서 투표용지에 ‘가자(GAZA)’를 적을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집단학살을 저지른 이스라엘군을 지원하는 바이든에게 표를 던질 순 없다.”② 양당 후보에 대한 평가 = “트럼프는 공공연히 혐오 발언을 일삼지만, 바이든은 적어도 공개석상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 그가 친노조 성향이며 기후 변화에 관심을 두는 것도 내가 그를 지지했던 이유였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미국은 ‘안보’라는 명목으로 폭력과 군사부문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이를 중단하고 교육, 돌봄 등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현재는 고강도의 감정노동과 전문성이 필요한 사회적 일자리들에 대한 지원이 너무 적다. 내가 초등학교에서 학생 30여 명을 가르칠 때 받은 연봉 4만 달러(약 5460만 원)는 겨우 최저 생계만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4년간 식료품값은 너무 많이 올랐고, 친구들도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다. 나는 석사 학위가 있는데도 지난 몇 년간 ‘투잡’을 뛰어야 했다. 다행히도 지금은 일을 한 가지만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예산 삭감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이 이스라엘에 보내는 무기는 시민 4만 명을 죽이고 100만 명을 난민으로 만들었다. 폭력은 절대 평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다른 폭력만 재생산할 뿐이다.”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합리화될 수 없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미국이 매번 무기와 폭탄들을 지원하는 방식을 이어가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순진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차라리 교육이나 회담과 같은 해결책에 더 투자하는 것이 낫다.”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가 유죄 평결을 받아서 기쁘다. 다만 비슷한 시기 바이든 행정부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하는 모양새가 좋진 않다. 미국 정부가 국제법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데, 국민들이 트럼프에 대한 국내 평결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나는 파키스탄-백인 혼혈로서 인종차별을 직접 경험했다. (주류) 미국인들도 이런 차별과 폭력, 제국주의를 실감해본다면 나처럼 분노할 것이다.”렌 리(30대 후반·여)한국계 미국인이다.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다양성과 형평성을 옹호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비영리단체인 아시안전문인협회(NAAAP) DC지부에서 활동했다. 20년 가까이 기술기업의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① 2020년 대선 때 선택한 후보 =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선 버니 샌더스에게 투표했고, 본선에선 바이든에게 투표했다. 미국 정치는 양당제라 매번 차악을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현재는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 올해 경선에서는 무효표를 던졌다. 대선 전까지 이스라엘 지원을 중단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② 양당 후보에 대한 평가 = “두 후보 모두 부의 불균형을 키우고 이민자에게 폭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바이든 임기엔 오히려 트럼프 임기보다 군사 지원이 많이 이뤄졌고, 살해된 비백인의 수도 늘었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무엇보다 전쟁과 무기 지원 지출을 중단하는 게 급선무다. 대신 복지, 교육, 의료체계에 돈을 써야 한다. 대기업이나 군수업체, AIPAC 같은 이스라엘 로비단체 등 초부유층이 선거와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도 제한해야 한다. ”④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미국의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빈부격차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물가상승률은 4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치와 정부의 부패가 최대 원인이라 생각한다.”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가자지구에서 미국이 지원한 돈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절대 용인해선 안 된다. 한국도 일본과 서방 열강에 의한 침탈을 경험한 역사가 있지 않느냐. 한국이 분단된 1948년에 팔레스타인은 영토 절반을 이스라엘에게 강제로 내어줬다. 피억압 국가로서의 동질성 때문에 나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처지에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다.”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도 반대한다. 정부에 대리전에 수십억 달러를 쓰느라 정작 미국인들은 의료 서비스도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미국 정부의 해외 전쟁 원조에 대한 우선순위는 광기의 수준을 넘어섰다.”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 유죄 평결은 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그의 혐의는 백악관과 국회가 지원한 (가자지구) 전쟁범죄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미 하원이 네타냐후 등에 영장을 발부한 ICC를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건 잘못됐다. 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나를 포함해 아시아계 이민자, 흑인, 히스패닉 등 많은 비(非)백인들이 바이든에게 분노하고 있다. 아시아계와 원주민의 비율이 높은 하와이에서는 민주당 경선에서 기권표가 29%나 나왔다는 게 증거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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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십 흔들리면 한일관계도 ‘위태’… “제2 DJ-오부치 선언 필요” [글로벌 포커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모두 4월 이후 국정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올해 들어 40% 선을 넘은 적이 없다. 지난달 31일에는 역대 최저치인 21%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양국 정상, 특히 우리나라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는 역대 정권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 정부가 내놓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인 ‘제3자 변제’ 방식은 비록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한일 관계 복원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란 지적이지만, “적어도 한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불안 요소를 관리해 왔다”(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러한 관계 개선 노력이 안정적으로 제도화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모두 자국에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은 상황인 데다 여전히 양국 앞에 다양한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코앞에 닥친 변수는 다음 달 결정되는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이지만, 일본 정부는 이 시기를 제외하고 에도시대(1603∼1868년)의 역사에 한정해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지지율이나 일본 내 여론을 고려하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교 갈등으로 번질 뻔했던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 사태는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불씨가 다시 번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라인 사태가 한일 관계와 별개 사안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항복 선언”이라고 비난하며 정부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이어간다면 정치권에서 독도 영유권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사 교과서 왜곡 등 과거사 문제에 ‘친일 프레임’을 더 강경하게 활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시작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의석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안에서 잠시 벗어났지만 추후 사고가 발생하면 다시 큰 이슈로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 삼아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 제도화의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학계에서는 1963년 독일과 프랑스가 체결했던 화해협력조약(엘리제 조약)이나 한일 협력의 초석이 됐던 1998년의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과 비슷한 급의 ‘동아시아판 엘리제 조약’이나 ‘제2의 DJ-오부치 선언’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원덕 교수는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려면 학계와 정부 차원에서 어느 정도 인위적인 노력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문화 교류나 경제 협력도 중요하지만, 양국 관계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은미 연구위원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과거사 논의 등 껄끄럽더라도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들에겐 진정성 있게 와닿지 않는다”며 “한국과 일본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런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다리를 잇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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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 크루즈가 파리올림픽 폄하… 러 AI가 만든 가짜”

    다음 달 26일 개막하는 2024 프랑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가 올림픽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각종 허위정보를 대대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2일(현지 시간)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유명 영화배우 톰 크루즈의 가짜 음성도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MS위협분석센터(MTAC)에 따르면 ‘스톰-1679’와 ‘스톰-1099’라는 러시아의 두 조직은 파리 올림픽 기간에 폭력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공포를 조장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폄하하는 것을 목적으로 AI를 활용한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올림픽 최후의 날’이라는 가상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게재했다. 이 영상에는 크루즈의 목소리와 유사한 AI 생성 음성이 IOC를 비판하는 장면이 삽입됐다.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이스라엘 선수단에 대한 폭력을 위협하는 디지털 낙서 이미지도 발견됐다. 일부 이미지는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살해한 사건까지 언급했다. 또한 이들은 유로뉴스 등 프랑스어권 유력 매체를 사칭한 가짜 뉴스 사이트를 만들어 “테러 공포로 올림픽 티켓 24%가 반환됐다” “시민들이 테러에 대비한 손해보험을 들고 있다”는 허위 보도 유포했다. 앞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런 러시아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는 지난해 3월 IOC로부터 국가 단위의 출전을 금지당했다. 두 나라 선수가 ‘개인 중립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AINs)’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은 가능하나 국기를 달 수 없고, 입상 시 국가도 연주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러시아가 일종의 사이버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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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 크루즈가 파리 올림픽 저격? 넷플릭스 다큐 알고보니 AI가 만든 가짜

    다음달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가 올림픽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각종 허위정보를 대대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2일(현지 시간)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유명 영화배우 톰 크루즈의 가짜 음성도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MS 위협분석센터(MTAC)에 따르면 ‘스톰-1679’와 ‘스톰-1099’이라는 러시아 두 조직은 파리 올림픽 기간에 폭력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공포를 조장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폄하하는 것을 목적으로 AI를 활용한 허위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올림픽 최후의 날’이라는 가상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게재했다. 이 영상에는 크루즈의 목소리와 유사한 AI 생성 음성이 IOC를 비판하는 장면이 삽입됐다.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이스라엘 선수단에 대한 폭력을 위협하는 디지털 낙서 이미지도 발견됐다. 일부 이미지는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살해한 사건까지 언급했다. 또한 이들은 유로뉴스 등 프랑스어권 유력 매체를 사칭한 가짜 뉴스 사이트를 만들어 “테러 공포로 올림픽 티켓 24%가 반환됐다” “시민들이 테러에 대비한 손해 보험을 들고 있다”는 허위 정보도 퍼트렸다.앞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런 러시아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는 지난해 3월 IOC로부터 국가 단위의 출전을 금지당했다. 두 나라 선수가 ‘개인 중립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AINs)’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은 가능하나 국기를 달 수 없고, 입상 시 국가도 연주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러시아가 일종의 사이버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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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유죄” 美 사상 첫 ‘중범죄 전직 대통령’ 오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추문을 덮기 위해 회사 문서를 위조해 입막음 용도의 돈을 지급한 ‘성추문 입막음’ 형사 재판에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 혐의로 지난해 3월 미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형사 기소됐던 그는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란 불명예도 안았다. 다만 그는 “나는 무죄이며 진짜 판결은 대선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 대선 출마 요건은 35세 이상 시민권자, 14년 이상 미국 거주자일 뿐이어서 11월 5일 치러지는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다. 이날 뉴욕 맨해튼 법원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 배심원단은 그의 34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검찰은 그가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관계가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입막음 용도의 13만 달러(약 1억7550만 원)를 지급했으며, 이 비용을 가족회사 트럼프그룹의 법률 자문비처럼 조작했다고 기소했다. 12명의 배심원단은 당초 심리에만 수 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을 뒤집고 10시간 만에 만장일치 평결을 내렸다. 34개 혐의는 각각 위조된 수표와 송장 등의 총 건수다. 뉴욕주에서 다른 범죄를 은폐할 목적으로 사업 문서를 위조하는 것은 중범죄다. 그의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측은 “법 위에 아무도 없음을 보여줬다”고 반겼다. 형량은 7월 11일 선고된다.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공화당 전당대회(7월 15∼18일)의 개막 4일 전이다.트럼프 “대선이 진짜 판결” 반발… 7월 全大 4일전 형량 선고 주목[트럼프 34개 혐의 모두 유죄]“트럼프 유죄” 평결 美대선 영향은트럼프 지지층 기소때처럼 결집… 지지율 접전속 ‘중범죄’ 영향 촉각바이든 “투표로 트럼프 몰아내자”… 집행유예 관측속 징역형 가능성도 “트럼프를 감옥에 보내라” vs “끔찍한 평결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정치적 박해’를 외치는 트럼프 지지자와 ‘중범죄자’라고 비판하는 그의 반대파가 뒤엉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날 그의 뉴욕 거처 트럼프타워 앞에서도 지지를 외쳤다. 유죄 평결이 지난해 3월 이 재판에 대한 기소 때와 마찬가지로 강성 지지자를 결집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가 평결에 불복하며 “11월 5일 대선에서 심판받겠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그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다만 전직 대통령 출신인 야당 대선 후보가 ‘중범죄자’ 평결을 받았다는 것은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의 지지층 중에서도 소수의 ‘변심자’가 나올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유권자는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바이든)과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트럼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7월 형량 선고 관심 유죄 평결은 그의 대선 출마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최대 관심사는 7월 11일 있을 형량 선고다. 유죄를 받은 34개 혐의는 각각 최대 4년 형의 선고가 가능하다. 뉴욕주는 단순 문서 조작은 ‘경범죄’로 보지만 다른 범죄를 숨기기 위한 문서 조작은 ‘중범죄’로 여긴다. 즉,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문서를 조작한 만큼 상당한 중범죄라는 것이다. 다만 그가 78세 고령이고 전과가 없으며, 문서 조작이 폭력 등이 연계되지 않은 화이트칼라 범죄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집행유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형량을 선고할 후안 머천 판사가 징역형 혹은 가택연금을 선고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머천 판사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차례 재판에 관한 발언 금지 명령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 등을 경고했다. 다만 징역형이 선고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형 집행을 미뤄 달라고 법원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전까지 유세가 가능하고 옥중 출마를 가로막는 규정도 없다.● “지지층 결집” vs “중범죄자 낙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 외에도 2020년 대선 결과 조작 시도, 2021년 1월 6일 지지자의 의회 난입 시도 선동, 퇴임 당시 기밀문서 무단 반출 혐의에 관한 3건의 형사 재판도 앞두고 있다. 11월 대선 전까지 1심 결과가 나오기 힘든 이 3건과 달리 이번 사건의 평결은 대선을 약 다섯 달 앞두고 나온 터라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망은 엇갈린다. 평결 직후 그의 지지층이 앞다퉈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 ‘윈레드닷컴’(WinRed.com) 등에 모이자 이 사이트가 다운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응징, 폭동 등을 거론하며 평결에 반발하는 강성 지지자의 글이 잇따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소셜미디어 ‘X’에 “미 사법 체계에 대한 대중의 믿음에 큰 손상이 생겼다.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누구든 비슷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TV토론,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나온 ‘중범죄자’ 낙인이 여론을 급변하게 만들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초박빙이다. 지난달 26∼28일 모닝컨설트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로 바이든 대통령(42%)을 앞섰다. 같은 달 21∼23일 NPR, PBS, 뉴스아워, 매리스트대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을 눌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 또한 ‘X’에 “트럼프를 몰아낼 방법은 투표뿐”이라는 글을 올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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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유죄 평결 이끈 지검장 “배심원 12명에 감사”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은 미국 사법 체계의 초석(cornerstone)이다.” 전직 미국 대통령에 대한 초유의 형사 기소 및 유죄 평결을 이끌어 낸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방검사장(51·사진)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의 유죄 평결 직후 밝힌 소감이다. 그는 12명의 배심원단이 법과 증거에 따라 결정을 내린 것에 감사한다며 “두려움과 편견 없이 법과 사실을 따르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1973년 뉴욕 빈민가 할렘에서 태어난 브래그 지검장은 민주당원이며 ‘할렘의 아들’을 자처한다. 유년 시절부터 자신 같은 흑인에게 가해지는 공권력의 부당한 횡포를 뼛속 깊이 체험했다고 수 차례 주장했다.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했고 검사가 된 후 부패, 사기, 자금세탁 등 화이트칼라 금융범죄를 주로 수사했다. 2021년 11월 유대계 금융재벌 조지 소로스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흑인 최초의 맨해튼 지검장에 뽑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오랜 악연이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자선 재단의 공금 횡령 민사 소송을 지휘해 2019년 재단이 200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는 벌금형을 이끌어 냈다. 이런 여파로 그가 지난해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 기소하자 공화당 측은 “정치적 이유로 기소했다”고 반발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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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급사로 요동…‘칼’과 ‘돈’ 모두 쥔 막후실력자 급부상[글로벌 포커스]

    “대중이 그를 보지 못하지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림자 속 실세다.”신정일치 국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5)의 차남 모즈타바(55)를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내린 평가다. 영국 가디언 또한 그를 하메네이의 ‘문지기(gatekeeper)’라고 평했다. 어떤 공식 직책도 없지만 1989년부터 장기집권 중인 부친의 후광을 업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뜻이다.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유력하게 꼽혔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갑작스레 숨지자 이란의 차기 권력 구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6월 28일 대통령 보궐선거가 실시되지만 누가 대통령에 뽑히더라도 진짜 권력은 하메네이 부자(父子)가 여전히 쥘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후에 서구 유명 언론이 앞다퉈 모즈타바가 누구인지를 조명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모즈타바는 정규군과 별도의 조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 하메네이의 자금줄로 꼽히는 비밀 국영기업 ‘세타드’ 등을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과 ‘돈’을 모두 쥔 셈이다. 다만 이런 그가 공식 직책을 맡아 정계 전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약 2500년간 유지됐던 페르시아 군주제를 무너뜨리고 공화제를 택했다. 권력 세습은 이 같은 혁명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어서 국민 반감이 상당하다. 이를 감안할 때 모즈타바가 현재와 마찬가지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친 탄압한 팔레비 왕조에 반감 모즈타바는 하메네이의 4남 2녀 중 차남이다. 1969년 부친의 고향이자 시아파 성지로 유명한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모즈타바가 태어났을 당시 하메네이는 친(親)미국 성향인 팔레비 왕조에 반기를 든 젊은 성직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팔레비 왕조는 이런 하메네이를 눈엣가시로 여겨 강하게 탄압했다. 수차례 구금됐고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비밀 경찰 등에게 구타도 당했다. 특히 가디언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장남이자 모즈타바보다 네 살 많은 모스타파(59)는 폭행당하는 부친의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 하메네이의 자녀들 또한 팔레비 왕조에 강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1979년 혁명으로 군주제는 무너졌다. 혁명을 주도한 루홀라 호메이니가 최고지도자로 등극하면서 그를 도와 혁명에 적극 가담했던 하메네이의 운명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하메네이는 국방차관, 대통령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부인과 자녀들도 마슈하드에서 수도 테헤란으로 이주시켰다. 모즈타바는 이때 테헤란의 정치 엘리트 양성기관 ‘알라비’ 등에서 교육받았다. 또 이란-이라크 전쟁 막바지였던 1987∼1988년에는 최전선에서 복무했다. 당시 전우(戰友)가 호세인 타에브 전 혁명수비대 정보수장이다. 2022년 퇴역한 타에브는 퇴역 전까지 바시즈 간부로 활동하며 하메네이 부자를 충실히 보좌했다. ● ‘칼’과 ‘돈’ 모두 쥔 막후 실력자 혁명 10년 만인 1989년 호메이니가 사망했다. 이후 아버지가 최고지도자가 되면서 모즈타바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호메이니 생전 모즈타바는 부친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시아파 성지 쿰에서 성직자 교육을 받고 평범한 성직자로 생활했다. 부친이 권력을 잡자 아버지의 눈과 귀 역할을 하며 각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모즈타바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2005년, 2009년 대선에서 강경파 후보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승리하도록 막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미국을 ‘큰 사탄’, 이스라엘을 ‘작은 사탄’이라고 부를 정도로 서구에 대한 반감이 심한 인물이다. 특히 2009년 대선 때는 부정선거 논란으로 반정부 시위가 거셌다. 당시 혁명수비대는 유혈 진압을 통해 시위를 종결시켰는데, 여기에 모즈타바와 바시즈 민병대가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란은 혁명 후 헌법을 통해 정규군과 혁명수비대의 역할을 각각 국내 질서 유지 및 국경 방어, 이슬람 체제 수호로 구분했다. 신정일치 국가에서 체제 수호 임무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혁명수비대를 정규군보다 우위에 놓은 것이다. 혁명수비대를 ‘정부 위의 정부’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혁명수비대는 육해공군, 특수전 및 해외작전을 담당하는 정예부대 ‘쿠드스’, ‘바시즈’ 민병대 등 5개 조직으로 나뉜다. 바시즈는 2009년 반정부 시위는 물론이고 2022년 9월 히잡 의문사로 발발한 반정부 시위 등을 탄압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영국 기반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3월 유출된 혁명수비대 문건을 토대로 “모즈타바가 사실상 바시즈 지도자”라며 “그가 혁명수비대 산하 정보기관에도 광범위한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즈타바는 세타드 운영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세타드는 혁명 당시 각종 부동산, 금융 자산 등의 소유주가 불분명해지자 이를 국가가 관리하기 위해 만든 기업이다. 호메이니는 생전 “세타드의 수익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하메네이 집권 후 하메네이 일가, 혁명수비대 간부 등 소수 권력층의 ‘개인 금고’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다. 서방의 계속된 제재에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끊이지 않고, 혁명수비대가 해외 시아파 무장조직을 계속 지원할 수 있는 재정적 바탕 또한 세타드에서 나온다는 평이 많다. 이로 인해 미 재무부는 2013년 세타드를 제재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모하마드 모크베르 전 1부통령은 2007∼2021년 세타드 수장을 지냈다. 그를 수장에 앉힌 사람이 바로 모즈타바라고 WSJ는 보도했다.● 4000여 명의 최고지도자실도 장악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실도 속속 장악하고 있다.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에 따르면 1989년 호메이니의 사망 당시 최고지도자실 직원은 80여 명에 불과했다. 하메네이의 장기 집권이 이어지면서 2019년에만 직원 수가 50배 많은 4000여 명으로 늘었다. 이 또한 모즈타바가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실 내 정보 수집 및 언론 담당 조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내 각종 정보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관영언론, 정부 주최로 이뤄지는 금요 기도회 ‘이맘’ 등을 관장한다고 근동정책연구소는 분석했다. 미국 언론인 겸 이슬람학자 윌프리드 부흐타는 “모즈타바는 두 조직에 심복을 속속 배치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공식적인 2인자이며 다른 대통령에 비해 영향력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 라이시 대통령조차 모즈타바가 가진 군, 정보, 종교, 경제 조직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의회 권력과도 밀접하다. 2004년 결혼한 모즈타바의 장인은 골람 알리 하다드 아델 전 국회의장이다. 최고위 성직자에게 주어지는 ‘아야톨라’ 칭호는 뛰어난 학식을 인정 받은 이들만 쓸 수 있다. 그런데도 최고지도자실 내에서 모즈타바를 지지하는 일부 세력은 아야톨라 직위에 이르지 못한 모즈타바를 공공연하게 ‘아야톨라’라고 부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습에 대한 국민 반감 상당 모즈타바의 실제 영향력과 별개로 세습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반감은 상당하다. 이를 감안할 때 모즈타바가 당장 정계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호메이니와 하메네이는 모두 세습 시도에서 자유롭지 않다. 호메이니의 아들 아마드(1946∼1995)는 혁명 당시 부친 못지않게 앞장섰다. ‘아들’이 아닌 ‘정치적 동료’에 가까웠고 부친의 사후 유력 후계자로도 거론됐다. 이로 인해 아마드는 하메네이와도 일정 정도의 긴장 관계를 형성했다. 이런 아마드가 49세에 심장마비로 급사하면서 하메네이 일가를 견제할 세력은 사실상 사라졌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아마드는 혁명에 직접 가담해 팔레비 왕조를 몰아낸 공로가 있지만 모즈타바는 전 국민이 인정할 만한 공로가 없다”며 “호메이니도 하지 못한 권력 세습을 하메네이가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진단했다. 중동 전문매체 ‘암와즈’는 최고지도자직의 세습은 “신정일치 체제의 죽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CNN 역시 모즈타바가 부친의 자리를 이어받는다면 세습 왕정을 타파했던 현 체제가 근간부터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모즈타바의 독주를 경계하는 내부 여론도 커지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모즈타바가 해외 은행 계좌를 통해 국고를 횡령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한때 모즈타바와 가까웠지만 이후 권력 투쟁 과정에서 결별했다.● 오랜 경제난도 세습 막는 요인 고질적 경제난 또한 권력 세습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민생고가 극심하다. 서방의 오랜 제재로 수입 물자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니 생필품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9.6%였던 연간 물가상승률은 매년 치솟아 2023년 41.5%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4662달러(약 646만 원)에 불과하다. 세계 4위 원유 매장량을 포함한 풍부한 지하자원, 넓은 국토, 약 9000만 명의 인구 등을 보유했지만 이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하마스 지원자’를 자처하는 이란은 사실상 준전시 상태다. 올 4월에는 이스라엘과 직접 공격까지 주고받았다. 이란은 하마스 외에도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의 시아파 무장세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 사이에서는 “다른 나라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국민을 먼저 보살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2022년 히잡 의문사가 촉발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민심의 반발도 극심하다. 올 3월 총선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인 41%를 기록했다. 28일 대통령 보궐선거 또한 라이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강경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짜고 치는 선거’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이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대선 보궐선거를 대거 보이콧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은 헌법수호위원회의 후보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사람만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이슬람 교리에 맞지 않는 인물을 사전에 가려낸다는 명목이지만 사실상 하메네이 입맛에 맞는 후보들만 출마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번 대선에 출마할 후보군으로 알리레자 자카니 테헤란 시장, 모크베르 대통령 권한대행, 모하마드 바케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강경파 핵협상 전문가 사이드 잘릴리,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등이 꼽힌다. 누가 됐든 하메네이 부자의 낙점을 받은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모즈타바가 이번 대선에서 꼭두각시 후보를 내세워 ‘막후 실력자’ 노릇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권력 누가 쥐든 강경 대외정책 그대로 모즈타바의 세습 여부, 대통령 보궐선거의 승자 등에 관계없이 이란의 대외정책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장지향 센터장은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온건 개혁파의 씨가 마른 상황이라 권력 구도에 변화가 생겨도 대외정책이 달라질 수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라이시 대통령과 같은 헬기에 탑승해 동반 사망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의 후임으로도 강경파 외교관 알리 바게리 카니가 발탁됐다. 이란이 끊임없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늘려가며 핵 강경 노선을 고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27일 로이터통신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인용해 “4월 11일 기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142.1kg”이라며 “올 2월보다 20.6kg 늘었다”고 진단했다. 우라늄 농축 농도 60% 이상을 뜻하는 고농축 우라늄은 추가 농축 과정을 거치면 2주 안에 핵폭탄 제조용으로 쓸 수 있다. IAEA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던 이란이 실제 핵 개발에 매진했다”고 우려했다. 북한, 러시아 등에 대한 이란의 군사적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급을 주도한 모하마드 레자 가라에시 아시타니 이란 국방장관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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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진짜 판결은 대선” 결집 호소…바이든 “투표로 몰아내자”

    “트럼프를 감옥에 보내라” vs “끔찍한 평결이다”.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정치적 박해’를 외치는 트럼프 지지자와 ‘중범죄자’라고 비판하는 그의 반대파가 뒤엉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날 그의 뉴욕 거처 트럼프타워 앞에서도 지지를 외쳤다. 유죄 평결이 지난해 3월 이 재판에 대한 기소 때와 마찬가지로 강성 지지자를 결집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가 평결에 불복하며 “11월 5일 대선에서 심판받겠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그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다만 전직 대통령 출신인 야당 대선 후보가 ‘중범죄자’ 평결을 받았다는 것은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의 지지층 중에서도 소수의 ‘변심자’가 나올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유권자는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바이든)과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트럼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7월 형량 선고 관심유죄 평결은 그의 대선 출마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최대 관심사는 7월 11일 있을 형량 선고다. 유죄를 받은 34개 혐의는 각각 최대 4년 형의 선고가 가능하다. 뉴욕주는 단순 문서 조작은 ‘경범죄’로 보지만 다른 범죄를 숨기기 위한 문서 조작은 ‘중범죄’로 여긴다. 즉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문서를 조작한 만큼 상당한 중범죄라는 것이다.다만 그가 78세 고령이고 전과가 없으며, 문서 조작이 폭력 등이 연계되지 않은 화이트칼라 범죄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집행유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본다.그러나 일각에서는 형량을 선고할 후안 머천 판사가 징역형 혹은 가택 연금을 선고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월스트리트저널( WSJ)은 또한 “판사가 예상보다 가혹한 형벌을 부과할 수 있다”고 봤다. 머천 판사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 차례 재판에 관한 발언 금지 명령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 등을 경고했다.다만 징역형이 선고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형 집행을 미뤄달라고 법원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전까지 유세가 가능하고 옥중 출마를 가로막는 규정도 없다. 또한 항소심은 최종 판결까지 최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 “지지층 결집” VS “중범죄자 낙인”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 외에도 2020년 대선 결과 조작 시도, 2021년 1월 6일 지지자의 의회 난입 시도 선동, 퇴임 당시 기밀문서 무단 반출 혐의에 관한 3건의 형사 재판도 앞두고 있다. 11월 대선 전까지 1심 결과가 나오기 힘든 이 3건과 달리 이번 사건의 평결은 대선을 약 다섯 달 앞두고 나온 터라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전망은 엇갈린다. 평결 직후 그의 지지층이 앞다퉈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 ‘윈레드닷컴(WinRed.com)’ 등에 모이자 이 사이트가 다운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응징, 폭동 등을 거론하며 평결에 반발하는 강성 지지자의 글이 잇따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소셜미디어 ‘X’에 “미 사법 체계에 대한 대중의 믿음에 큰 손상이 생겼다.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누구든 비슷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다만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TV토론,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중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혀 여론이 급변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트럼프 측과 검찰 측이 직접 뽑은 12명의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34개 혐의에 유죄 평결을 내린 만큼 정당성을 비판하기도 어렵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초박빙이다. 지난달 27~29일 모닝컨설트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로 바이든 대통령(42%)을 앞섰다. 같은 달 21~23일 NPR, PBS, 뉴스아워, 마리스트대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을 눌렀다.이에 바이든 대통령 또한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를 몰아낼 방법은 투표뿐”이라며 진짜 승부는 대선임을 강조했다. 그 역시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 링크를 올리고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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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유죄 평결 이끈 검사는 ‘할렘의 아들’…첫 흑인출신 맨해튼 지검장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은 미국 사법 체계의 초석(cornerstone)이다.”전직 미국 대통령에 대한 초유의 형사 기소 및 유죄 평결을 이끌어 낸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방검사장(51)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의 유죄 평결 직후 밝힌 소감이다. 그는 12명의 배심원단이 법과 증거에 따라 결정을 내린 것에 감사한다며 “두려움과 편견 없이 법과 사실을 따르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1973년 뉴욕 빈민가 할렘에서 태어난 브래그 지검장은 민주당원이며 ‘할렘의 아들’을 자처한다. 유년 시절부터 자신 같은 흑인에게 가해지는 공권력의 부당한 횡포를 뼛 속 깊이 체험했다고 수 차례 주장했다.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했고 검사가 된 후 부패, 사기, 자금세탁 등 화이트칼라 금융범죄를 주로 수사했다. 2021년 11월 유대계 금융재벌 조지 소로스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흑인 최초의 맨해튼 지검장에 뽑혔다.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랜 악연이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자선 재단의 공금 횡령 민사 소송을 지휘해 2019년 재단이 200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는 벌금형을 이끌었다. 이런 여파로 그가 지난해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 기소하자 공화당 측은 “정치적 이유로 기소했다”고 반발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는 그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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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 눈치보는 M세대… 휴가 신청 않고 쉬는 ‘조용한 휴가’ 많아져

    미국 ‘밀레니얼세대(M세대·1981∼1996년생)’ 사이에서 휴가원을 내지 않고 휴양지, 사무실 밖 등에서 소극적으로 업무를 보는 ‘조용한 휴가(Quiet Vacationing)’가 퍼지고 있다고 포브스 등이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당시 정해진 시간에 해고를 면할 정도로만 일하면서 사실상 사직 상태처럼 지냈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에 이어 조용한 휴가라는 개념까지 생긴 것이다. ‘조용한 사직’이 “받는 돈 이외의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강하다면 ‘조용한 휴가’는 “상사의 압박이 심한 사무실 대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뜻이 크다.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이 4월 26∼28일 직장인 1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세대 근로자 중 37%가 ‘상사나 고용주에게 알리지 않고 쉬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X세대(1965∼1980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 응답자가 각각 24%만 ‘그렇다’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조용한 휴가를 선호하는 계층은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마감일을 지키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휴가를 요청하지 않는다. “많은 돈을 받는 회사에서 게으름뱅이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휴가를 신청하는 것이 불안하다”는 논리다. 특히 적지 않은 회사나 상사가 공식 휴가를 냈을 때도 업무를 지시하는 경향이 잦다는 것 또한 이들이 휴가를 내지 않는 이유로 거론된다. 해리스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6%가 “휴가 중에도 상사의 메일을 받았다”고 답했다. 조용한 휴가에 대한 여론은 엇갈린다. 비판론자들은 “휴가를 신청하지 않으면서 평소보다 적게 일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이며 발각되기라도 하면 동료들에게도 피해가 간다”고 지적한다. 반면 “직장에서 번아웃되거나 과소평가되었다고 느끼는 전문직 종사자가 잠시 재충전한다면 더 많은 집중력과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다만 조용한 휴가를 막기 위해 유급휴가 일수를 늘리는 방안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리스폴에 따르면 매년 11∼15일의 유급휴가를 보유한 근로자는 휴가 일수를 다 사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16일 이상을 받으면 휴가 사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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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사 눈치보는 M세대의 ‘조용한 휴가’…“게으름뱅이처럼 보일까봐”

    미국 ‘밀레니얼세대(1981~1996년생)’ 사이에서 휴가원을 내지 않고 휴양지, 사무실 밖 등에서 소극적으로 업무를 보는 ‘조용한 휴가(Quiet Vacationing)’가 퍼지고 있다고 포브스 등이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당시 정해진 시간에 해고를 면할 정도로만 일하면서 사실상 사직 상태처럼 지냈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에 이어 조용한 휴가라는 개념까지 생긴 것이다. ‘조용한 사직’이 “받는 돈 이외의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강하다면 ‘조용한 휴가’는 “상사의 압박이 심한 사무실 대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뜻이 크다.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이 4월 26~28일 직장인 1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세대 근로자 중 37%가 ‘상사나 고용주에게 알리지 않고 쉬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X세대(1965~1980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 응답자가 각각 24%만 ‘그렇다’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조용한 휴가를 선호하는 계층은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마감일을 지키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휴가를 요청하지 않는다. “많은 돈을 받는 회사에서 게으름뱅이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휴가를 신청하는 것이 불안하다”는 논리다. 해리스폴 조사에서 밀레니얼세대 응답자의 61%가 “휴가를 신청할 때 긴장된다”고 답했다. 특히 적지 않은 회사나 상사가 공식 휴가를 냈을 때도 업무를 지시하는 경향이 잦다는 것 또한 이들이 휴가를 내지 않는 이유로 거론된다. 해리스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6%가 “휴가 중에도 상사의 메일을 받았다”고 답했다. 56%는 “휴가 중에도 업무 관련 전화나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조용한 휴가에 대한 여론은 엇갈린다. 비판론자들은 “휴가를 신청하지 않으면서 평소보다 적게 일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이며 발각되기라도 하면 동료들에게도 피해가 간다”고 지적한다. 반면 “직장에서 번아웃되거나 과소평가되었다고 느끼는 전문직 종사자가 잠시 재충전한다면 더 많은 집중력과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다만 조용한 휴가를 막기 위해 유급휴가 일수를 늘리는 방안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리스폴에 따르면 매년 11~15일의 유급휴가를 보유한 근로자는 휴가 일수를 다 사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16일 이상을 받으면 휴가 사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매 분기마다 일정 일수의 휴가를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 더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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