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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5개의 법안 중 세월호참사피해지원법에 대해서만 29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는 법안이 폐기되면 피해자 지원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15년 시행된 세월호참사피해지원법은 사고 여파로 신체·정신적 후유증을 겪는 피해자에 대해 정부가 의료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시행령은 정부가 올 4월 15일까지 의료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급 기한을 2029년 4월 15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하긴 했지만 (개정안 내용은) 기존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에서 통과됐던 내용에서 바뀐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결국 (피해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 기한만 5년 연장을 해달라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부가 법안 이송 이튿날인 29일 바로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한 배경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둘러싼 법적 분쟁을 피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이 30일 이후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새롭게 출범할 22대 국회가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을 재의결 가능할지 법적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헌법학자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이 이 법안들을 22대 국회에 재의 요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달 초 아프리카 세네갈에 있는 잠나죠 기술전문학교. 세네갈 학생 수십 명이 실습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학생들이 학교 안의 창업 지원센터에서 창업 상담을 받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곳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940만 달러(약 128억 원)를 들여 현지에 세운 직업기술 학교다. 학교 밖 거리를 오가는 사람의 10명 중 6명은 10대부터 30대까지로 보이는 젊은 청년들이었다. 휴대전화를 든 청년들은 전화를 주고받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거리를 오갔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초청을 위해 정부 대표단이 이달 초 세네갈을 찾았을 때 풍경이다. 낙후된 대륙이라는 세간의 편견과 달리 아프리카 국가들이 풍부한 광물 자원과 청년 노동력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올 6월 4일부터 이틀에 걸쳐 개최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지구촌 최대 자원의 보고이자 떠오르는 소비시장인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외교 접촉 면적을 확대하는 신호탄이다. 한국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아프리카 정상만을 초청해 회의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최대 규모 국제 행사인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공급망 협력을 이어갈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광물 자원 30% 이상 매장된 자원의 보고” 전 세계 광물 자원의 30% 이상이 묻혀 있는 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는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한국에는 놓칠 수 없는 핵심 파트너다. 아프리카 대륙은 ‘하얀 석유’라고 불리는 배터리 주원료 리튬(백금) 매장량이 전 세계 89% 수준에 이른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구성하는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에 세계 매장량의 48.2%가 묻혀 있고, 망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전 세계의 37.6%가 있다. 배터리 부품 원료의 60∼90%가량을 중국산 수입에 의존 중인 한국은 중국이 핵심 광물의 수출을 제한하는 ‘자원 무기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통과시킨 뒤 2025년부터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사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으로서는 대체 공급처 확보가 절실해졌다. 인구 60%가 만 25세 이하 청년인 ‘젊은 대륙’ 아프리카는 초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에 부딪힌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동반자다. 지난해 아프리카의 중위연령은 18.8세로 한국의 46.1세보다 훨씬 낮다. 출산율이 높고 청년인구가 많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1950년 전 세계 인구의 8%에 불과했던 아프리카인은 2050년 25%까지 늘어나게 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프리카가 인도와 중국을 제치고 세계 노동력의 주요 공급원이 되는 것이고 지구촌에 또 다른 대규모 시장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출범시키면서 총생산 3조 달러(약 4089조 원) 규모 시장을 결성했다.“IT, 친환경, 보건 등 7대 분야서 협력 확대”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본 중국이나 일본 같은 이웃 나라들은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체를 구성하고 접촉을 이어왔다. 후발 주자인 우리 정부도 보폭을 좁히고 나섰다. 정부가 ‘동반 성장, 지속가능성, 연대’ 주제로 아프리카 정상과 아프리카 국제기구 수장 4명을 초청해 정상회의를 여는 것이 협력 확대의 시작이 될 전망이다. 2012년 37여 개국 정상이 방한한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가장 많은 정상이 한국을 찾아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는 일방적인 원조보다 현지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형태의 투자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식민 지배를 극복하고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을 아프리카 국가들이 공통점이 많은 파트너로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 아프리카에서 한류 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어 한국에 대한 우호적 시선이 적지 않다는 것은 한국으로서는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정상 선언은 한국과 아프리카의 동반 성장을 위한 연대를 확인하고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IT, 친환경, 보건, 농업, 식수위생 등 7대 분야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에 벼종자 생산 단지를 조성해 수확량이 높은 벼를 생산하도록 돕는 ‘K-라이스벨트 사업’도 아프리카 대륙의 수요를 반영해 참여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당일인 27일 심야에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 앞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이날 새벽 정찰위성 발사를 기습 예고한 데 이어 야간에 발사 단추까지 누른 것. 하지만 동창리에서 발사된 이 발사체는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한미 정보 자산 등에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후 10시 44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발사체는 10시 46분경 북한 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정상적인 비행 여부를 세부 분석 중이다”고 했다. 북한의 발사 장소는 지난해 3차례 위성 발사를 시도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직후 한미일 3국의 이지스함이 공동 탐지·추적에 나섰고 실시간 비행정보 공유체계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몇 시간 전인 이날 새벽 일본 해상보안청을 통해 국제해사기구(IMO)에 ‘27일 0시∼6월 4일 0시’ 사이에 정찰위성을 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이 예고한 해상 위험구역(추진체 낙하 구역) 3곳은 서해와 필리핀 동쪽 해상 등으로 1∼3차 발사 때와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예고한 소위 위성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정면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북한이 발사를 감행한다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했다. 반면 리창 중국 총리는 정상회의와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찰위성 발사를 거론하지 않았다. 한편 군은 이날 오후 F-35A 스텔스 등 전투기 20여 대를 동원해 공격 편대군 비행·타격 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北 정찰위성, 발사 2분뒤 폭발… 한중일 협력 흔들려다 실패 [한중일 정상회의] 北, 6개월만에 정찰위성 도발한중일 회의전 통보… 中 리창 침묵이전 발사때처럼 예고 첫날에 쏴1단 추진체 분리 전후 폭발한 듯… 러 기술진 지원 받고도 성공 못해 북한이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만리경-1호)를 지구 궤도에 쏴 올린 지 6개월 만인 27일 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은 지난해 1차(5월), 2차 발사(8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러시아의 전폭적 지원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예고한 연내 정찰위성 3기 배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한중일 정상회의 당일인 27일 새벽 발사를 기습 예고한 데 이어 같은 날 야간에 발사까지 강행해 한중일 협력을 겨냥했다. 하지만 위성 발사체가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해 산산조각 나는 모습이 한미 정보자산에 포착됐다. 북한이 이날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한 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에 불만 메시지를 표출한 것으로도 보인다.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출국한 이후 발사 단추를 누른 것은 북-중 관계를 고려해 수위 조절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해 산산조각”북한은 지난해 1, 2차 정찰위성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예고기간 첫날에 발사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27일 오전부터 평북 동창리 발사장 발사대에 위성을 실은 발사체가 기립한 정황을 파악하고 발사가 임박했다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기술진 등이 현장을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앞서 군은 최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 위성 발사체가 이동하고, 요인용 관람대 설치와 진입로 정비 등 발사 준비가 마무리된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하지만 27일 오후 10시 44분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된 위성 발사체는 2, 3분여 뒤 공중 폭발해 산산조각이 났다. 일본 언론 등은 비행 중 커다란 불꽃을 내는 모습이 포착된 동영상을 보도했다. 군 소식통은 “정황상 1단 추진체 분리 전후에 이상이 발생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초 군은 한미 정보당국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북한이 4월 중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실제 발사는 그로부터 한 달이 더 걸렸다. 그 배경으로 방북 중인 러시아 기술진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미비점 보완 등 ‘러시아 스탠더드’가 적용됐을 가능성에 한미 당국은 주목했다. 군 소식통은 “러시아 기술진 조언에 따라 엔진 연소시험을 더 많이 하고, 과거 발사의 비행 데이터 정보를 토대로 엔진 성능에 만전을 기했는데도 발사에 실패한 것은 추진체 등에서 구조적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중일 협력에 균열 의도”중국 내 ‘ 2인자’로 행정부 수반인 리창 총리가 방한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날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쏜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엔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의 중요한 외교 행보가 있을 땐 군사 도발을 자제해왔다. 전문가들은 “한중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로 봤다. 정찰위성 발사는 한미일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도발 중 하나다. 이에 이 카드를 한중일 정상회의에 던지면 한일과 중국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낼 가능성이 클 것이라 북한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북한 위성 발사 통보를 겨냥해 강한 규탄 메시지를 냈지만, 리 총리만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어렵게 이뤄진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재를 뿌리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당장 북한 도발을 직접 비판하지 않았다”며 “한중일이 합심해 북한에 각을 세우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북한이 한중일에 ‘우리도 카드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특히 한중이 ‘2+2’ 국방·외교 고위급 회담까지 연다고 하니 ‘뭘 자꾸 왔다 갔다 하느냐’는 다목적 메시지도 북한이 던진 것”이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하겠다고 기습 통보한 27일 우리 군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등 전투기 20여 대를 동원해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과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된 비행금지선(NFL) 인근까지 전투기를 출격시키며 도발을 예고한 북한을 겨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함에 따라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공격 편대군 비행 및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군은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 4대를 비롯해 F-15K, KF-16 등 주력 전투기 20여 대를 동원해 오후 1시부터 중부지역 NFL 이남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특히 합참이 이례적으로 NFL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NFL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약 8km 지점에 형성된 비행금지선이다.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는 정전 교전 규칙에 따라 이 선 내로 우리 군 전투기가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날 우리 군은 NFL 이남 10km 지점까지 접근했다고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군 전투기는 북한과의 충돌 방지 차원에서 평상시엔 NFL에서도 약 5km 더 떨어진 13km 지점까지는 접근하지 않는다”며 “이번에 NFL 인근까지 접근한 건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도발할 경우 압도적인 공군력으로 즉각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한중일 3국이 정상회의 결과물인 공동선언에 ‘한반도 비핵화’란 문구를 포함시킨 것을 겨냥해 “난폭한 내정 간섭”이라며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내고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회의 마당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헌법적 지위를 부정하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 감행된 것”이라며 “자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고 주장한 것. 또 “누구든지 비핵화를 설교하면서 핵보유국으로서 우리 국가의 헌법적 지위를 부정하거나 침탈하려 든다면 가장 엄중한 주권침해 행위로 간주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앞서 북한은 2015년 이후 열린 3차례 한중일 정상회의를 전후해선 별도 담화를 내지 않았다. 중국이 참여한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북한이 비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중일 3국은 27일 정상회의를 통해 내년과 내후년을 ‘한중일 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2030년까지 연간 인적 교류는 4000만 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춤했던 3국 간 인적 교류를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복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이날 정상회의로 채택된 공동선언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3국 인적 교류 회복을 위한 방안이 담겼다. 공동선언은 3국이 “미래 세대의 교류를 촉진해 친선과 우호관계를 증진하고, 이를 통해 미래 3국 협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길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견해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3국 협력의 기반은 세 나라 국민들의 상호 이해와 신뢰”라며 “2030년까지 연간 인적 교류 4000만 명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특히 미래 세대 간 교류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중일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는 연간 3150만 명이 오갔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인적 교류가 큰 폭으로 줄었다. 3국 정상은 한중일 대학 교류 프로그램인 ‘캠퍼스 아시아’ 참여 학생을 대폭 늘리겠다고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까지 1만5000여 명이 참여했는데, 그 수를 2030년 말까지 누적 3만 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것. 기존에 3국 간 진행해온 교류 행사인 어린이 동화교류대회, 주니어 종합경기대회, 대학생 외교캠프, 청년공무원 교류 프로그램 등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문화가 3국 국민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중일 예술제, 한중일 문화콘텐츠산업포럼 등을 계기로 3국 국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9월에는 3국 문화장관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7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채택될 공동성명 문안에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담을지를 놓고 3국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이 명문화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24일 “과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회담에 참여하는 등 의지를 보였지만, 최근엔 북한이 헌법에 핵무력 강화를 명시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며 “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라고 했다. 역대 한중일 공동선언 8차례 중 6차례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긴 바 있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논의를 놓고는 일본 측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26일 방한한다. 정부는 공동성명에 한국인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막판까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북-일 간 납치자 문제가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되길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례도 거론된다. 북한과 일본은 기시다 총리 방북을 물밑 논의할 정도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남북 관계는 단절된 만큼 “중국이 두 사안을 다르게 볼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27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채택될 공동성명 문안에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담을지를 놓고 3국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이 명문화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외교 소식통은 24일 “과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회담에 참여하는 등 의지를 보였지만, 최근엔 북한이 헌법에 핵무력 강화를 명시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며 “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라고 했다. 역대 한중일 공동선언 8차례 중 6차례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긴 바 있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논의를 놓고는 일본 측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26일 방한한다.정부는 공동성명에 한국인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막판까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북-일 간 납치자 문제가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되길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례도 거론된다. 북한과 일본은 기시다 총리 방북을 물밑 논의할 정도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남북 관계는 단절된 만큼 “중국이 두 사안을 다르게 볼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정체돼있던 한중일 3국 협력이 4년 만에 복원된다는 메시지가 크다”며 “3국은 자유롭게 논의하되 합의 가능한 부분을 공동 성명으로 담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통합인증마크(KC) 없는 해외 일부 품목의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의 철회와 고령자의 운전자 자격 제한 정책 발표를 둘러싸고 혼선이 거듭되자 대통령실이 ‘레드팀(Red Team)’ 기능 강화에 나섰다. 정부 내에서도 정책 구상 단계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 의견 청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헛발질 정책’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역풍과 부작용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국민 시각에서 정책 점검 역량 강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 “전문가와 관료의 관점이 아닌 국민과 민생의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볼 수 있는 ‘레드팀’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민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정책을 바라보고 점검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내에 레드팀 조직을 신설한다기보다는 레드팀 역할을 보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정책 혼선이 반복되면서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한 스크리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이를 반영해 레드팀 기능 강화에 나선 것”이라며 “상대편 입장, 국민 입장에서 정책을 살펴보는 단계가 보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젊은 행정관들에게 정책 관련 여론을 청취한 후 의견을 내는 역할을 강화해 부여하고, 비서관실별로 정책 현실성을 더 철저하게 따져보게 되는 방안 등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에 공식적으로 제대로 된 레드팀 역할을 하는 조직이 없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주 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설익은 정책 발표에 따른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대통령실 움직임에 발맞춰 보건복지부 등 일부 정부 부처에서도 레드팀 기능 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임상준 차관을 중심으로 레드팀 성격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던 환경부도 사전 정책 점검 및 리스크 대응 역량 보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젊은 부처 과장이나 사무관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들으면서 정책을 국민 상식 수준에서 봐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구상 단계부터 국민 의견 청취” 정부도 정책을 발표했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혀 철회하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정책 구상 단계에서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 등을 거쳐 국민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부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 부처는 그동안 정책 방향을 발표한 뒤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예고안을 만들었다. 이후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 의견을 또다시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사회 다변화로 이해관계자가 많아 조율이 어려운 과제들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가 정책 초기 구상 단계에서부터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의 한 공무원은 “‘선(先) 정책 발표 후(後) 의견 수렴’이라는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해관계자가 많아 여러 입장이 표출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책 구상 단계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거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도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여론을 효과적으로 수렴할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문재인 정부가 2020년부터 ‘한국판 뉴딜 정책’ 일환으로 추진한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돼 당시 만들어진 데이터 3분의 1 이상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이 데이터 구축에 투입된 국가 예산 1148억여 원이 낭비된 셈이다. 감사원은 23일 사업을 주도해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지능정보원)에 대한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AI를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AI 허브’란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이 AI 학습용 데이터 1300여 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0년 사업 예산이 전년 대비 7.5배 늘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이 사업에만 총 2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2020∼2021년 진행됐던 데이터 구축사업 총 360종을 점검한 결과 이 중 33.8%인 122종의 데이터가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품질 목표치에 이르지 못하는 ‘저품질 데이터’도 168종이나 됐다. 한 민간업체는 2020년 닭들의 행동 패턴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찍어올리는 사업을 수행했는데, 계약상 찍어올려야 하는 사진의 0.2%만 제출했다. 정부가 이 사진을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하면 기업이나 개인이 AI에게 사진들을 학습시켜 가축이 병에 걸렸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닭들의 다양한 행동이 담긴 사진 1000장을 올리겠다”고 해놓고는 실제로는 닭 수백 마리가 모여 있는 양계장의 사진 몇 장을 찍어 제출했다. 하지만 지능정보원은 이를 감독하지 않고 방치했다. 전국 도로의 폐쇄회로(CC)TV 교통영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사업을 수행한 한 업체는 사업비를 받고도 일부 데이터를 2년 2개월 가까이 플랫폼에 올리지 않았다. 업체가 데이터를 제대로 제출했지만 지능정보원이 이 데이터를 2년 가까이 민간에 공개하지 않고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통합인증마크(KC) 없는 해외 일부 품목의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의 철회와 고령자의 운전자 자격 제한 정책 발표를 둘러싸고 혼선이 거듭되자 대통령실이 ‘레드팀(Red Team)’ 기능 강화에 나섰다. 정부 내에서도 정책 구상 단계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 의견 청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헛발질 정책’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역풍과 부작용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것이다.●대통령실 “국민 시각에서 정책 점검 역량 강화”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 “전문가와 관료의 관점이 아닌 국민과 민생의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볼 수 있는 ‘레드팀’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민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정책을 바라보고 점검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내에 레드팀 조직을 신설한다기보다는 레드팀 역할을 보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정책 혼선이 반복되면서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한 스크리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이를 반영해 레드팀 기능 강화에 나선 것”이라며 “상대편 입장, 국민 입장에서 정책을 살펴보는 단계가 보강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에 젊은 행정관들에게 정책 관련 여론을 청취한 후 의견을 내는 역할을 강화해 부여하고, 비서관실별로 정책 현실성을 더 철저하게 따져보게 되는 방안 등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에 공식적으로 제대로 된 레드팀 역할을 하는 조직이 없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주 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설익은 정책 발표에 따른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대통령실 움직임에 발맞춰 보건복지부 등 일부 정부 부처에서도 레드팀 기능 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임상준 차관을 중심으로 레드팀 성격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던 환경부도 사전 정책 점검 및 리스크 대응 역량 보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젊은 부처 과장이나 사무관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들으면서 정책을 국민 상식 수준에서 봐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정책 구상 단계부터 국민 의견 청취”정부도 정책을 발표했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혀 철회하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정책 구상 단계에서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 등을 거쳐 국민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부에서 나오고 있다.정부 부처는 그동안 정책 방향을 발표한 뒤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예고안을 만들었다. 이후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 의견을 또다시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하는 식이었다.하지만 사회 다변화로 이해관계자가 많아 조율이 어려운 과제들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가 정책 초기 구상 단계에서부터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의 한 공무원은 “‘선(先) 정책 발표 후(後) 의견 수렴’이라는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필요도 있다”며 “이해관계자가 많아 여러 입장이 표출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책 구상 단계부터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거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도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여론을 효과적으로 수렴할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문재인 정부가 2020년부터 ‘한국판 뉴딜 정책’ 일환으로 추진한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돼 당시 만들어진 데이터 3분의 1 이상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이 데이터 구축에 투입된 국가 예산 1148억여 원이 낭비된 셈이다. 감사원은 23일 사업을 주도해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지능정보원)에 대한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AI를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AI 허브’란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이 AI 학습용 데이터 1300여 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0년 사업 예산이 전년 대비 7.5배 늘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이 사업에만 총 2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2020~2021년 진행됐던 데이터 구축사업 총 360종을 점검한 결과 이 중 33.8%인 122종의 데이터가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품질 목표치에 이르지 못하는 ‘저품질 데이터’도 168종이나 됐다.한 민간업체는 2020년 닭들의 행동 패턴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찍어올리는 사업을 수행했는데, 계약상 찍어올려야 하는 사진의 0.2%만 제출했다. 정부가 이 사진을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하면 기업이나 개인이 AI에게 사진들을 학습시켜 가축이 병에 걸렸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닭들의 다양한 행동이 담긴 사진 1000장을 올리겠다”고 해놓고는 실제로는 닭 수백 마리가 모여 있는 양계장의 사진 몇 장을 찍어 제출했다. 하지만 정보지능원은 이를 감독하지 않고 방치했다.전국 도로의 폐쇄회로(CC)TV 교통영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사업을 수행한 한 업체는 사업비를 받고도 일부 데이터를 2년 2개월 가까이 플랫폼에 올리지 않았다. 업체가 데이터를 제대로 제출했지만 정보지능원이 이 데이터를 2년 가까이 민간에 공개하지 않고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정부의 관리감독이 부실한 틈을 타 사업에 참여한 업체 대표가 사업비를 빼돌린 일도 발생했다. ‘가축관리용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을 위한 영상 데이터 구축 사업’을 수행하는 한 업체 대표는 사업비 38억 원 중 13억 9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여러 축산 농가와 “영상 촬영을 위한 폐쇄회로(CC)TV를 무료 설치해줄테니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해달라”고 협의했다. 그리고 그는 농가가 정부로부터 지급받은 ‘데이터 수집비’ 명목의 돈을 돌려받은 것이다. 감사원은 이 업체 대표에 대해 검찰에 수사 요청한 상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은 개전 이후로 러시아에 신형 KN-23 단거리 미사일 60기와 발사대 7개를 공급했다.” 지난해까지 우크라이나 군사협력 검증총국 부국장을 지낸 안드리 오르디노비치 전 대령은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밝혔다. 그는 북러의 군사적 밀착을 거론하면서 “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자신들의 미사일을 더 효과적으로 개량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교훈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전쟁 중인 러시아에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탄도미사일을 제공하면서 ‘실전 성능 실험’을 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은 실전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정밀 유도 장치를 개발하고 개선할 수 있다”며 “게다가 북한은 러시아에 ‘무상’으로 포탄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 만큼 그 대가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우크라이나 비정부기구 독립반부패위원회(NAKO)의 올레나 트레굽 사무총장도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무기로 우크라이나의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러시아도 이런 포탄의 대가로 북한을 유무형적으로 돕고있기 때문에 이것은 한국에게도 위험하다”고 했다. ● “北, 러에 ‘북한판 이스칸데르’ 60기 공급했다는 21개 증거 확보” 20일부터 25일까지 한국을 찾은 오르디노비치 전 대령은 러시아가 올 2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북한 미사일에 대해 “‘스윙’이라고 불리는 KN-23 단거리 미사일”이라며 “북한이 이런 종류의 미사일 최대 60기와 발사대 7개를 러시아에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이런 종류의 미사일을 러시아에 공급했다는 21가지의 증거를 우크라이나 검찰이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종류의 미사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인구 밀집 지역을 공격 할 때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우크라이나군의 군사협력 검증총국 부국장을 지낸 오르디노비치 전 대령은 퇴임 후 올레나 트레굽 총장과 함께 준정부시민단체 ICUV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찾았다. 우크라이나의 전직 관료와 정치인들이 속한 이 단체는 우방국을 다니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고 자국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오르디노비치 전 대령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주미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했다.우크라이나 경제관료를 지냈고 유엔에도 몸 담았던 트레굽 총장은 우크라이나 비정부기구 독립반부패위원회의 사무총장을 지내고 있다. 오르디노비치 전 대령은 북한이 지난해 7월부터 러시아에 총 230만~300만 발의 포탄을 제공한 사실이 우크라이나 당국에 의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계속 공급 중이란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러시아 군수산업단지에서 포탄 100만 발도 생산할 수 없던 상황에서 북한의 포탄 수백만 발이 러시아에 큰 도움이 됐고, 동시에 우리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7월 말부터 러시아에 포탄을 수출했고, 이 포탄이 지난해 9월 첫주와 10월 1일에 각각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 “러 공습으로 우크라 전력시설 70% 가까이 파괴” 그는 북한이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면서 성능을 개발하는 ‘학습 효과’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러시아는 무상으로 포탄을 지급받는 것이 아닌 만큼 식량 외에도 우주개발 관련 기술, 잠수함 발사 미사일에 쓰이는 오일 윤활기술 등을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북한이 최근 새로 개발해 실전 배치하겠다고 주장하는 ‘유도 기능’을 추가한 신형 240mm 방사포에 대해서는 “이 새로운 유형의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예외적으로 작동하지만, 우리는 살아남고 있다”고 했다. 키이우에서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수업을 받다가 선생님이 “방공호”라고 외치면 황급히 몸을 숨기는 비정상적인 생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또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전력시설이 70% 가까이 파괴돼 전기 공급이 원활치 않다고도 했다. 그는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전력 수입부터 전력시설 복구 등 전기 유통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겨울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등 겨울 날씨가 혹독한 편인 것으로 알려져있다.러시아군의 공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에 대해서 그는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40km 떨어진 하르키우는 도시에 대한 방공망이 충분하지 않아 당장 민간인을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이자 최대 공업도시로, 2022년 2월 개전 직후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같은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수복된 곳이다.그는 “우리는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전쟁 장비를 제거해 공격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을 줄이려는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트레굽 총장은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에 감사한다” 며 “함께 평화를 지키기위해 노력하기 바란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이 없는 해외 제품 직접구매(직구) 금지 정책을 논란 끝에 철회한 가운데, 대통령실과 여당이 현재 고위 당정협의회와 별도로 주요 정책을 사전 조율하는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를 매주 개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당정회의 강화도 검토된다. ‘오락가락 탁상행정’ 난맥상이 또다시 벌어지자 국정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주요 정책 조율을 강화하기 위해 당정 협의체를 확대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과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해 주요 정책을 사전 조율하는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매주 개최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정책들은 대통령실에서 스크리닝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 여론이나 반응이 어떨지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실장과 여당 정책위의장, 주요 정책에 관련된 관계 부처 차관 등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를 이번 주부터 정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며 “주요 정책에 대한 당정 간 협의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는 매주 일요일 개최되고 있는 고위 당정협의회와는 별도로 당정 간 주요 정책을 사전에 조율하기 위해 매주 열릴 계획이다. 국민 여론 수렴을 위한 실무 당정회의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정책위의장과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정협의회를 진행하는 한편 22대 국회 개원 이후 정책위 산하 6개 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해 분야별 비공개 실무 당정을 내실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가 참여하는 민당정(민간·여당·정부) 간담회도 늘려 여론 수렴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 여론 수렴을 위한 실무 당정회의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정책위 산하 6개 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해 분야별 비공개 실무 당정을 내실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가 참여하는 간담회도 늘려 여론 수렴을 강화할 방침이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이 뒤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주 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설익은 정책 발표에 따른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단순하게 당정 간 회의를 몇 번 늘린다고 국민 여론이나 반응을 정책에 기민하게 반영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유해성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의심되는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해 각 부처가 직접 물건을 구매해 안전성을 검사하는 방식이다. 수입 통관을 담당하는 관세청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인력을 동원해 직구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에 나서겠다는 것. 유해성 검사 결과는 이르면 올 6월 말부터 공개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중인 ‘소비자24’ 사이트에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도 판매 중지를 요청하기로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농어촌 마을 대표인 이장과 어촌계장,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국가보조금을 불법으로 타낸 혐의 등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감사원은 21일 정부의 농어촌 지원사업에 대한 마을 대표들의 업무 수행을 감사한 결과 이장과 어촌계장 등 5명과 공무원 3명 등 10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부산 영도구는 2016년 항구 매립으로 인한 어민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구청이 소유한 부지를 어촌계에 매각하기로 했다. 영도구가 보조금을 주고 어촌계가 이 부지에 수산물직매장을 세운 뒤 운영하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그런데 어촌계장 A 씨는 어촌계 명의가 아니라 자신이 대표인 별도 조합법인을 만들어 부지를 사들였다. A 씨의 법인은 2018년 1월 수산물직매장을 세운 뒤 영도구에서 보조금을 받았다. 그런데 이 법인은 6개월 뒤 사업을 취소하겠다며 보조금을 반환했고 구청에서 받아들여지자 건물을 매각했다. 이 법인은 건물 매각으로 12억9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감사원은 영도구 공무원들이 A 씨에게 부지를 매각하고 사업 취소 요청을 받아들인 과정에 불법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요청했다. 제주의 한 마을 이장은 2018년 “주민소득 증대 시설로 쓰겠다”며 폐교 부지를 교육청으로부터 무상으로 빌린 뒤 이를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에게 몰래 빌려줬다. 업주는 2018년부터 5년간 34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면 계약을 맺은 이장은 매년 500여만 원씩 받았다. 이장은 이 돈을 마을을 위해 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남원의 전 이장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에 따른 주민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시가 추진한 농산물 가공공장 사업에 부당하게 참여해 보조금 1억8700여만 원을 빼돌렸다. 마을 재산으로 공장을 관리해야 하지만, 전 이장이 별도의 조합법인을 설립해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0일 열린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취임식에 한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것에 대해 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한국 측에 엄정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반발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21일 기자들에 배포한 글에서 전날 대만 타이페이 총통부에서 진행된 취임식에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조정훈 의원 등이 참석한 것에 대해 “중국 대만 지역을 기어코 무단 방문했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공연히 위반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역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한국 국민을 대표하는 공식 성격”이라며 “한국이 대만 지역과 어떤 형식으로든 공식 왕래하는 것을 일관되게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지지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과거 전례에 따라 이번 대만 총통 취임식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이은호 주타이베이 대표부 대표와 한·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같은 당의 조정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취임식엔 51개국 대표단을 포함해 해외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은 브라이언 디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 전직 관리로 대표단을 꾸렸고, 일본은 여야 의원 37명이 포함된 역대 최대 규모 대표단을 보냈다. 정부는 중국 측에 외교 경로를 통해 정부가 국내 정치인들의 해외 행사 참여까지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중국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안보 이익에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반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한중 양국 간에는 주요 현안 또는 사안에 대해서 평소 계속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정부의 대만 관련한 기본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고 양안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이 없는 해외 제품 직접구매(직구) 금지 정책을 추진하다 논란 끝에 철회한 가운데 대통령실과 여당이 주요 정책을 사전 조율하는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를 앞으로 매주 개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당정회의 강화도 검토된다. ‘오락가락 탁상행정’ 난맥상이 또다시 벌어지자 국정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주요 정책에 대한 조율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 “정책에 대한 국민 반응 확인 과정 강화”대통령실에 따르면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과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해 주요 정책을 사전 조율하는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매주 개최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들한테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정책들은 대통령실에서 스크리닝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 여론이나 반응이 어떨지에 대해서 확인하는 과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주 일요일 개최되는 고위 당정협의회와는 별도로 당정 간 주요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도 정례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책실장과 여당 정책위의장, 주요 정책에 관련된 부처 차관 등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를 이번 주부터 개최할 예정”이라며 “중요 정책에 대한 당정 간 협의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국민 여론 수렴을 위한 실무 당정회의도 강화될 전망이다. 국민의힘도 정책위원회 의장과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정협의회를 진행하는 한편 22대 국회 개원 이후 정책위 산하 6개 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해 분야별 비공개 실무 당정을 내실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가 참여하는 민당정(민간·여당·정부) 간담회도 늘려 여론 수렴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이번 해외 직구 금지 정책을 둘러싼 혼선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전임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선 이후 당이 여러 차례 어수선한 국면을 맞고 최근에는 선거도 치르면서 당정 협의 기능 자체가 약화된 것이 이번에 상징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당정 간의 기계적인 설명과 협의가 아니라 중요 현안을 사전에 보고하고 논의하는 채널이 정상화 돼야한다”고 강조했다.●“회의 몇 번 늘린다고 국민 여론 반영되겠는가”여권에서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이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주 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설익은 정책 발표에 따른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단순하게 당정 간 회의를 몇 번 늘린다고 국민 여론이나 반응을 정책에 기민하게 반영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책 수요자에 가까운 젊은 행정관이나 행정요원 등의 의견을 미리 듣는 절차 등을 강화하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전문가들은 정부의 소통 확대를 강조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안은 정부가 사회 변화에 맞춰서 발 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라며 “민간의 이야기를 자주 들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부족했던 거 같다”고 했다.한편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유해성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의심되는 해외 직접구매(직구) 상품에 대해 각 부처가 직접 물건을 구매해 안전성을 검사하는 방식이다. 수입 통관을 담당하는 관세청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인력을 동원해 직구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에 나서겠다는 것. 유해성 검사 결과는 이르면 올 6월 말부터 공개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중인 ‘소비자24’ 사이트에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도 판매 중지를 요청하기로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 경위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확산되는 가운데 외교부가 20일 “인도 측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초청했고, (이에) 우리 측이 김 여사가 함께 인도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 “인도 측이 아내를 대신 보내 달라고 초청했다”고 밝혔지만, 인도 정부가 김 여사에 앞서 먼저 초청하려고 한 인사는 도종환 당시 문체부 장관이라고 외교부가 밝힌 셈이다. 외교부는 20일 “인도 측은 (2018년 11월로 예정된) 디왈리 축제와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에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을 초청했다”며 “우리 측은 여타 외교 일정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인도 측에 통보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인도 측이 우리 문체부 장관을 행사에 초청했고, 우리 측은 문체부 장관이 참석하도록 추진했다”며 “추진 과정에서 영부인이 함께 인도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인도 측에 설명했고 인도 측은 인도 총리 명의의 (김 여사) 초청장을 송부해 왔다”고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인도 모디 총리가 허왕후 기념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달라고 초청했고, 나로서는 인도를 또다시 가기가 어려워 고사했더니 아내를 대신 보내 달라고 초청했다”며 “아내가 나 대신 개장 행사에 참석한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고 적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외교부 입장에 대해 “모디 총리가 지금 한국 집권 세력이 벌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보고 뭐라 하겠나”라고 반박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이 없는 해외 제품의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사흘 만에 철회한 가운데, 이 대책이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검증하는 당정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3월 7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해외직구 종합 대책 태스크포스(TF)에서 “소비자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정부는 관련 회의를 20여 차례 열고도 ‘소비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10총선 참패 뒤 정부·여당은 “민생과 정책으로 국민의 공감을 얻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정 소통 부재, 관료식 탁상행정 등이 맞물린 총체적 난맥상이 윤석열 정부 출범 3년 차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정책의 사전 검토 강화, 당정 협의를 포함한 국민 의견 수렴 강화, 브리핑 등 정책 설명 강화, 정부의 정책 리스크 관리 시스템 재점검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지시했다고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이 전했다. 성 실장은 “국민들께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회의에서 “정책 발표 전 정책이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질책의 의미로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국무조정실 보고 자리에서 “정책 의도가 왜 제대로 전달이 안 됐느냐”며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당정 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국민들의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회의 뒤 ‘당정 사전 협의’ 질문에 “나는 처음 들었다”고 했다. 당정 협의가 없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정책 혼란이 벌어진 뒤 뒤늦게 대통령실과 여당이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여당에선 “철저히 당정 협의를 거친 정책들만 발표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주 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설익은 정책 강행에 따른 현장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구조적 원인인 수직적 당정 관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즉흥적인 정책 추진부터 고쳐야한다”고 비판했다.주69시간-만5세 입학 혼란 겪고도… ‘당정 소통 부재’ 되풀이 [직구금지 철회 후폭풍]직구금지, 당정협의 없었다TF “소비자 반발 예상” 우려에도… 정부, 20차례 회의때 의견수렴 안해추경호 “협의 종이쪼가리 왔을수도”… ‘주1회 고위당정 정례화’ 흐지부지 “정부·여당이 집권 3년 차에도 당정 협의를 시스템화하겠다는 뒷북 지적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80개 품목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금지 정책을 둘러싼 ‘오락가락 탁상행정’ 난맥상을 두고 20일 여당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당정 협의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여당 지도부가 뒤늦게 문제 제기 방식으로 수습에 나서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에선 “수직적 당정 관계 속 여당이 정부로부터 정책을 보고받고 정책 도입에 따른 파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정무적 기능이 상실됐다”는 말이 나온다.● “고질병처럼 반복되는 당정 소통 부재”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정부는 국민 민생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당과 충분히 협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정 사전 협의’를 묻는 질문에 “당에 종이 쪼가리가 왔을 수 있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협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외 직구에 익숙한 국민들이 “소비자 선택권 침해”라고 반발하자 뒤늦게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당연히 당정 협의를 거쳤어야 했는데 보고 대상인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이 교체 시기여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했다. 정책 수립 기간과 22대 총선 일정이 맞물리면서 당정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 정책 도입 과정에서 “당정 소통 부재가 고질병처럼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3개월 뒤인 2022년 7월 정부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방침을 내놨다가 “유아 발달을 고려 안 했다”는 역풍에 정책을 철회했다. 이후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철저히 당정 협의를 거친 정책들만 발표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고용노동부의 근로 시간 개편안 등 설익은 정책 발표로 ‘69시간 근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당정 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여당도 주 2회 고위 당정 정례화를 대안으로 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정은 또 ‘주 1회 고위 당정 정례화’를 들고나왔지만 총선 국면이 다가오면서 없던 일이 됐다. 고위 당정협의회도 1월 14일 이후 4개월 가까이 열리지 않다가 총선 이후인 이달 12일에 재개됐다. ● 소비자 반발 우려에도 의견 수렴 과정 無 정부가 올해 3월 7일 출범한 해외직구 종합 대책 태스크포스(TF) 내부에선 직구 금지 정책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부 관계자는 TF에서 2017년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 당시 소상공인이나 소비자의 반발이 거셌던 사례를 거론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당시 의류나 장신구 등에 KC 인증을 의무화한 ‘전안법 개정’이 예고되자 소상공인이나 소비자들은 “KC 인증 비용 부담이 늘어 가격 인상 우려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TF가 출범 뒤 정책 발표까지 2개월 동안 20차례 회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의견 수렴’ 과정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정책 구상 단계에서 소비자와 소상공인 등을 상대로 여론 수렴 공청회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할 여유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현장 여론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민심과 괴리된 정책을 밀어붙인 것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16일 정책 발표 당시 뒤늦게 “법 개정 전에 공청회를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위해성이 큰 제품은 안전 인증이 없으면 해외직구 금지” “6월 중 반입 차단 시행” 등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반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구상한 정책 의도와는 별개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주요 정책 결정 및 발표 과정에 대해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20일 한·일 양국이 어렵게 일궈낸 관계 개선의 흐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서로를 이해하면서 관계를 소중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외교부와 국립외교원 공동 주최로 열린 ‘한일 신협력비전포럼’의 개회사에서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 속에서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한일 양국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일 신협력비전포럼’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는 2025년을 앞두고 한일 관계 현실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조 장관은 “국내 정치적 환경이 양국 정부 운신의 폭을 좁힐 때일수록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정부뿐만 아니라 정치인과 언론인, 기업인들 모두가 한배를 탔다는 마음으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1948년 미국 야당이었던 공화당 출신의 아서 반덴버그 상원 외교위원장이 민주당의 외교정 책인 ‘트루먼 독트린’에 손을 들어주면서 “정치는 국경에서 멈춰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정보 유출 사태를 이유로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가진 합작회사 라인야후에 ‘자본 구조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는데,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 연달아 반일 메시지를 내놓은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지난해 정부가 한일 간의 주요 갈등 요소였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3자 변제안’을 마련해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이어 “우리는 여기서 머무를 수는 없으며, 한·일 양국은 서로를 위해 소중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아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고 돼야만 한다”고 말했다.조 장관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 양국 관계의 새출발을 모색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올해 초) 취임 직후 외교부 내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사업 그림을 그려볼 것을 지시한 바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대략적인 얼개만 마련됐을뿐 아직 살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TF 단장을 맡은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한일관계의 현 단계와 미래 비전’을 주제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 “(일본 측과) 올해 안에는 대략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협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 차관보는 “(한·일 관계에서) 과거사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기본적으로는 과거 역사 문제가 미래 지향적인 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정신에 입각해서 협의를 해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이 없는 해외 제품의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사흘 만에 철회한 가운데 이 대책이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검증하는 당정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3월 7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해외직구 종합 대책 태스크포스(TF)에서 “소비자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정부는 관련 회의를 20여 차례 열고도 ‘소비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10총선 참패 뒤 정부여당은 “민생과 정책으로 국민의 공감을 얻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정 소통 부재, 관료식 탁상행정 등이 맞물린 총체적 난맥상이 윤석열 정부 출범 3년 차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정책의 사전 검토 강화, 당정협의를 포함한 국민 의견수렴 강화, 브리핑 등 정책설명 강화, 정부의 정책 리스크 관리 시스템 재점검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이 전했다. 성 실장은 “국민들께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회의에서 “정책 발표 전 정책이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된다”며 “정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당정협의 등을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질책의 의미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국무조정실 보고 자리에서 “정책 의도가 왜 제대로 전달이 안 됐느냐”며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당정 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국민들의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회의 뒤 ‘당정 사전 협의’ 질문에 “나는 처음 들었다”고 했다. 당정 협의가 없었음을 인정한 것이다.하지만 정책 혼란이 벌어진 뒤 뒤늦게 대통령실과 여당이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여당에선 “철저히 당정 협의를 거친 정책들만 발표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주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설익은 정책 강행에 따른 현장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구조적 원인인 수직적 당정관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아마추어 국정이 윤석열 정부의 특질”이라고 비판했다.주69시간-R&D예산 헛발질 겪고도… 협의없이 밀어붙이고 뒷수습“정부 여당이 집권 3년차에도 당정 협의를 시스템화하겠다는 뒷북 지적만 되풀이하고 있다.”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80개 품목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금지 정책을 둘러싼 ‘오락가락 탁상행정’ 난맥상을 두고 20일 여당 관계자는이 같이 말했다. 정부가 당정 협의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여당 지도부가 뒤늦게 문제제기 방식으로 수습에 나서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에선 “수직적 당정관계 속 여당이 정부로부터 정책을 보고 받고 정책 도입에 따른 파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정무적 기능이 상실됐다”는 말이 나온다.● “고질병처럼 반복되는 당정 소통 부재”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정부는 국민 민생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당과 충분히 협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정 사전 협의’를 묻는 질문에 “당에 종이 쪼가리가 왔을 수 있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협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외 직구에 익숙한 국민들이 “소비자 선택권 침해”라고 반발하자 뒤늦게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이다.정부 소식통은 “당연히 당정협의를 거쳤어야 했는데 보고 대상인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이 교체 시기여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했다. 정책 수립 기간과 22대 총선 일정이 맞물리면서 당정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하지만 주요 정책 도입 과정에서 “당정 소통 부재가 고질병처럼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3개월 뒤인 2022년 7월 정부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방침을 내놨다가 “유아 발달을 고려 안했다”는 역풍에 정책을 철회했다. 이후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철저히 당정 협의를 거친 정책들만 발표되도록 시스템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년 뒤인 지난해 3월 고용노동부의 근로 시간 개편안 등 설익은 정책 발표로 ‘69시간 근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당정 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여당도 주2회 고위 당정 정례화를 대안으로 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정은 또 ‘주 1회 고위 당정 정례화’를 들고 나왔지만 총선 국면이 다가오면서 없던 일이 됐다. 고위 당정협의회도 1월 14일 이후 4개월 가까이 열리지 않다가 총선 이후인 이달 12일에 재개됐다. ● 소비자 반발 우려에도 의견수렴 과정 無정부가 올해 3월 7일 출범한 해외직구 종합 대책 태스크포스(TF) 내부에선 직구 금지 정책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부 관계자들은 TF에서 2017년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 당시 소상공인이나 소비자의 반발이 거셌던 사례를 거론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당시 의류나 장신구 등에 KC 인증을 의무화한 ‘전안법 개정’이 예고되자 소상공인이나 소비자들은 “KC인증 비용 부담이 늘어 가격 인상 우려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는 것이다.하지만 정부 TF가 출범 뒤 정책 발표까지 2개월 동안 20차례 회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의견 수렴’ 과정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정책 구상 단계에서 소비자와 소상공인 등 상대로 여론 수렴 공청회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할 여유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현장 여론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민심과 괴리된 정책을 밀어붙인 것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정부는 16일 정책 발표 당시 뒤늦게 “법 개정 전에 공청회를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위해성이 큰 제품은 안전 인증이 없으면 해외직구 금지”, “6월 중 반입 차단 시행” 등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반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구상한 정책 의도와는 별개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주요 정책 결정 및 발표 과정에 대해서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