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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 금액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7600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발주사는 아시아 소재 제약사로 1건의 신규 계약과 4건의 증액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모두 합쳐 7608억 원이다. 이번 계약을 포함한 연 누적 수주 금액은 3조4867억 원으로, 지난해(1조7835억 원)의 두 배로 늘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계약은 신규 계약보다 증액 계약이 더 많다. 고객사가 의약품 생산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체결하는 최소구매물량보전(MTOP) 방식으로 CMO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즉 초기 계약금은 만약 생산을 전혀 하지 않더라도 고객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지불해야 하는 최소 금액이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면 계약 금액과 물량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공시 기준 수주 계약 11건 중 증액 계약은 7건이다. 올해도 GSK, 일라이릴리, 로슈, 화이자 등 현재까지 12건의 증액 계약이 이뤄졌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와 탄탄한 신뢰 관계를 쌓아 오고 있어,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첫 계약 이후 계약 제품을 추가하거나 기존 계약 물량의 생산 규모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6월 4공장을 전체 가동하며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했다. 4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4만 L로 세계에서 단일 공장 기준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올해 4월 착공한 18만 L 규모의 5공장 완공 시기도 2025년 9월에서 4월로 앞당겼다. 5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연간 생산 규모는 78만4000L가 된다. 생산 규모가 늘어나며 회사는 올 10월 올해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기존 15∼20%에서 20% 이상으로 상향한 3조6016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증액 계약을 이어가는 등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에서 처음으로 근골격계 질환 디지털 치료기기가 확증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28일 디웨이브는 턱관절 장애 디지털 치료기기인 ‘클릭사운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확증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불면증이나 불안장애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가 승인받은 적은 있지만 근골격계 질환은 이번이 처음이다.회사는 내년 하반기(7~12월)까지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턱관절 장애(측두하악관절장애)는 전 세계 인구의 5~12%가 겪는 질환으로 미국에서는 연간 발생 환자가 1200만 명에 달한다. 허리 통증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근골격계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연간 48만4000명의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고 있으며, 매년 4%씩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전문의가 부족하고 약이나 물리치료를 통해 증상을 줄이는 단발적인 치료가 주를 이루고 있어 병이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디웨이브의 클릭사운드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인 맞춤형 재활훈련 방법을 제공하고, 주기적인 훈련 시간에 맞춰 알람을 주는 등 관리해주는 디지털 치료기기다. 의료진의 처방을 통해 클릭사운드를 사용하게 되면 집에서도 전문적인 재활치료 정보를 받을 수 있어, 턱관절 장애가 만성질환으로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건철 디웨이브 대표는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근골격계 질환에서도 개인 맞춤형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국내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의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글로벌 연구개발(R&D)에 향후 3년간 5조4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도전적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평가 방식을 바꾸고, 국가적으로 시급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정부의 의지를 담은 ‘R&D 혁신방안 및 글로벌 R&D 방향’을 27일 발표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연구의 질적 성장을 위해 R&D 시스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들과 오찬을 하며 R&D 예산 집행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가야 한다”며 도전적 연구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도전적 연구, 글로벌 R&D 지원 확대 이번 R&D 혁신 방안의 키워드는 ‘도전적 연구’ 지원이다. 정부는 도전적 연구의 경우 정량적 평가등급을 폐지하고 동료 평가 등 정성적 검토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량적 평가 방식은 그간 많은 과학자들이 후속 과제 선정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연구에 몰두하게 된 주요 배경이다. 정부는 평가 방식 변경과 연구 성과가 뛰어난 연구자에 대한 보상 강화를 통해 연구자가 도전적 과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얻은 기술료 중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비중(기술료 보상 비율)도 현행 50%에서 60%로 높였다. 정부는 국가적으로 시급한 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거나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구과제비 사용 기간과 회계연도가 같아야 하는 규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예비타당성조사에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거나, 연구과제비가 연초에 확정돼 중간에 시급한 연구가 있어도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다. 정부는 글로벌 공동연구와 기초연구 사업부터 시범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개발을 위해 글로벌 R&D 시스템도 혁신한다. 정부는 글로벌 R&D 투자 규모를 당초 정부 전체 R&D 예산의 1.6% 수준에서 6∼7%까지 확대해 향후 3년간 총 5조4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글로벌 협력 수요가 많은 11개 분야에 대해 R&D 예산 우선 반영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R&D 플래그십 프로젝트’와 사업 기간 및 규모에 제한이 없는 ‘프로그램형 사업’도 확대한다.● “실패 부담 없이 연구하는 환경 중요” ‘초소형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김용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좋은 원천 기술을 개발하면 논문이나 특허 같은 정량적인 지표는 알아서 따라온다”며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했다. 도전적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환영한 셈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일부 ‘문제’ 유전자를 제거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2028년까지 7조 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 기술이다. 초소형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기존 가위의 3분의 1 크기로, 크기가 작아 뇌와 췌장 등 기존 유전자 가위가 표적으로 삼기 어려웠던 부위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 기업 진코어를 창업해 여러 유전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중 하나는 미국 기업에 약 4500억 원 규모로 기술 이전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헌팅턴, 루게릭병 등 뇌 질환 치료제와 유전성 시각장애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4족보행 로봇’을 개발하는 명현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글로벌 R&D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로봇산업 기술 개발 사업의 R&D 예산을 통해 미국 조지아공대와 협력하고 있다. 향후 여러 재난 환경에 투입할 수 있고 선박, 원자력발전소 등 넒은 공간을 사람 대신 모니터링할 수 있어 산업적 가치가 매우 큰 기술이다. 이 중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기술은 KAIST가, 인공지능(AI)은 조지아공대가 맡는다. 명 교수는 “세계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만큼 뛰어난 성과를 내려면 국가에 관계없이 잘하는 연구팀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며 “한국도 주요 플레이어가 돼 가는 중”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영국은 양자 분야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인력 양성 정책 덕분에 양자컴퓨터 스타트업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 중 한 곳이 됐습니다.”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만난 김명식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교수는 영국의 양자 기술 생태계가 성숙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맥킨지가 올해 4월 발표한 ‘양자 기술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집계된 영국의 ‘양자컴퓨터’ 분야 스타트업은 총 22곳으로 미국(72곳) 캐나다(28곳)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까지 영국 양자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은 11억2800만 달러(약 1조4698억 원)로 이 역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영국에 양자 스타트업이 몰린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인재 양성 정책이 있다. 영국은 2014년에 민관 합동으로 10억 파운드(약 1조6300억 원)를 9년 동안 투자하는 ‘국가양자기술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2024년부터 10년간 양자 연구에 25억 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양자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기 전인 2009년부터 영국은 ICL 등 주요 대학에서 박사과정생 100명을 배출해내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현재 영국은 유럽연합(EU) 다음으로 양자 분야 ‘인재 밀도’가 높은 국가가 됐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당 양자 기술 관련 석사 수준 졸업생 수를 계산한 결과 EU(303명) 영국(217명) 러시아(164명) 순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인재가 밀집돼 있다는 의미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양자 기술과 관련한 신규 일자리는 717개였으나, 세계 양자 기술 석사 졸업생 수는 450명에 불과했다. 이순칠 한국연구재단 양자기술단장은 “전 세계적으로 연구를 하고 싶어도 관련 인재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재가 있는 곳에 연구와 기업은 몰리게 돼 있다”고 했다. 실제 영국 ICL 교수들이 공동 창업한 양자 스타트업 사이퀀텀은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마련했으나, 인력 확보를 위해 올해 영국 데어스버리 지역에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사이퀀텀 측은 “영국에는 좋은 양자 연구 인력이 많고 관련 인프라도 잘돼 있다”며 “영국 기업 및 대학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인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영국에) 연구소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자 분야에서 양국의 인재 교류가 활발해지면 한국 내 양자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런던=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2일(현지 시간) 과학기술 협력을 포함한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하면서 영국의 양자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양자컴퓨터 구현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술을 영국이 여럿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반도체 제조 강국이어서 양국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제조는 영국 거쳐야” 영국이 강점을 가진 양자 기술의 대표적인 예가 ‘극저온 냉각’이다. 양자컴퓨터는 원자보다 더 작은 미시 세계의 양자 특성을 이용해 구동하는 차세대 컴퓨터다. 양자컴퓨터는 연산의 기본 단위로 활용하는 양자가 아주 작은 열에도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절대온도 0K(캘빈·0K는 섭씨 영하 273.15도) 수준의 극저온 환경이 필요하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영국 옥스퍼드 인스트루먼트는 이런 극저온 냉각 기술을 보유한 세계 3대 기업 중 하나다. 이날 옥스퍼드 인스트루먼트의 연구소에서는 9대의 극저온 냉각기를 테스트하고 있었다. 테스트 중인 냉각기의 온도는 영하 273.13도에 달하는 극저온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인 기업은 450여 곳으로 추산되지만, 이 정도 수준의 극저온 냉각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옥스퍼드 인스트루먼트를 포함해 핀란드의 블루포스, 미국의 재니스ULT 등 세 기업이 전체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양자 스타트업 기업인 퀀텀인텔리전스의 케빈 김 이사는 “양자컴퓨터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 중 옥스퍼드 인스트루먼트를 거치지 않은 회사는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이 회사는 IBM, 마이크로소프트, 리게티 등 여러 글로벌 양자컴퓨터 개발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양자 산업계에서는 영국과의 협력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이 반도체뿐 아니라 양자 기술에 대해서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규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8월 양자, 반도체, 인공지능 시스템 등 세 분야에서 중국에 투자를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산업계에서는 미국이 2019년부터 수출 제재 분야 중 하나로 양자를 주시해 온 만큼 향후 양자 관련 장비나 기술 수출에 대한 제재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자통신기술을 개발 중인 큐심플러스의 노광석 대표는 “한국의 경우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연구, 사업에서 협력하는 경우도 많아 미국으로부터 양자 핵심 장비를 수입하기가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영국과 같이 핵심 기술을 가진 나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많다”고 했다.● 영국 ‘광자’ 컴퓨터, 한국 반도체 기술과 시너지 커 영국이 1980년대부터 중점적으로 투자한 광자 활용 기술(포토닉스)은 양자컴퓨터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광자 기반의 양자컴퓨터가 영국과 한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요한 분야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의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반도체 공정을 사용해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인 사이퀀텀의 공동창업자 마크 톰슨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교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 기업이 늘어나게 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을 찾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국가 차원의 협력은 (영국 기업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은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드웨어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하드웨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소재나 신약 발굴과 같은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차 연료전지 등에 필요한 신소재를 발굴하는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아이온큐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이온큐가 개발한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프랑스 기업인 파스칼과 협력해 친환경 제철에 사용되는 수소의 생산공정 최적화, 이차전지 소재 개발 등에 필요한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옥스퍼드=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중국 공학기술계 최고학술기관이 처음으로 학국인을 회원으로 선임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3일 김기남 삼성전자 SAIT(옛 종합기술원) 회장과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부총장이 중국공정원의 외국회원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중국공정원은 1994년 설립된 중국 공학기술계 최고학술기관으로 중국공산당 자문기관 역할을 한다. 중국공정원의 외국회원은 총 111명으로 올해는 김 회장과 이 부회장을 포함해 총 16명이 선정됐다. 백서인 한양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공정원은 회원을 선출하는 기준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며 “그만큼 한국 과학자들의 과학 업적을 인정하고, 또 과학 및 공학 협력 국가로서 한국을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글로벌 연구개발(R&D) 협력에 2조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한다. 과학 분야 국제 협력의 중요성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개최한 ‘2023년 해외우수연구기관 국제공동연구 심포지엄’에서 내년도 글로벌 R&D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올해 글로벌 R&D 예산은 약 5000억 원으로 전체 R&D 예산 대비 1.6% 수준이다. 이탈리아(7.1%), 영국(5.3%) 등 해외 국가들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내년 글로벌 R&D에 1조8000억 원을 투자해 전체 R&D 예산 대비 약 7%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중 과기정통부가 집행하는 1조800억 원은 바이오, 인공지능(AI), 양자,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해외에서도 한국과 협력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 연구기관에 예산을 ‘퍼주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을 것이고 바람직한 방향도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제협력 시 국가 R&D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고, 해외 기관을 국내 R&D 주관 기관으로 인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국가 간 과학기술 협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연내 이 법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맞춰 국제협력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토종 한국 핵연료’가 수출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벨기에 원자력연구소와 공동 연구 중인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 핵연료’의 최종 성능 검증에 돌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핵연료는 핵 비확산을 위해 개발한 3세대 핵연료로, 고성능·고출력 연구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핵연료인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개발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원자력연에 따르면 연구로용 핵연료 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 원 수준이다. 연구진은 최근 벨기에의 고성능 연구로 ‘BR2’에서 평판형 핵연료 판에 대한 1단계 성능 검증을 통해 방사능 누출이 없고 안정성도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평판형 핵연료 판은 2단계로 실제 잘 연소되는지를 검증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2단계 성능 검증을 문제없이 마치면 BR2 연구로의 핵연료 공급 입찰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공급사로 낙찰되면 연 3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연구로용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 핵연료 제조 기술을 가진 나라는 한국, 미국, 프랑스 세 곳뿐이다. 그만큼 수출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토종 한국 핵연료’가 수출 가능성을 높였다.한국원자력연구원은 벨기에원자력연구소와 공동연구 중인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의 최종 성능검증에 돌입했다고 20일 밝혔다.이 핵연료는 핵비확산을 위해 개발한 3세대 핵연료로, 고성능·고출력 연구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핵연료인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개발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원자력연에 따르면 연구로용 핵연료 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 원 수준이다.연구진은 최근 벨기에의 고성능 연구로 ‘BR2’에서 평판형 핵연료 판에 대한 1단계 성능 검증을 통해 방사능 누출이 없고 안정성도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평판형 핵연료 판은 2단계로 실제 잘 연소되는지를 검증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2단계 성능 검증을 문제없이 마치면 BR2 연구로의 핵연료 공급 입찰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공급사로 낙찰되면 연 3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연구로용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 제조 기술을 가진 나라는 한국, 미국, 프랑스 세 곳뿐이다. 그만큼 수출의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역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발사체 ‘스타십’의 두 번째 시험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다. 1단 분리에는 성공했지만, 2단이 비행 중 교신이 중단되며 자동 폭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4월 1차 발사에서 문제가 됐던 엔진 가동이나 1단 분리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18일(현지 시간) 오전 7시 3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장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스타십은 발사 55초 후 발사체가 가장 큰 압력을 받는 ‘맥스 큐’ 구간을 무사히 통과해, 2분 52초 후 1단 발사체인 ‘슈퍼헤비’를 분리했으나 30초 뒤 상공 90km에서 폭발했다. 이후 2단에 해당하는 ‘스타십’이 고도 148km까지 올라갔지만, 지상과의 교신이 두절되자 ‘비행 정지 시스템’이 가동돼 스스로 폭발했다. 이번 발사에서 스타십의 목표는 고도 240km까지 비행하는 것, 그리고 슈퍼헤비와 스타십을 다시 지상으로 회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목표에 도달하기 전 슈퍼헤비와 스타십 모두 폭발했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이번 발사를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1차 발사에서 보였던 문제점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1차 발사 당시 스타십은 슈퍼헤비의 엔진을 구성하는 ‘랩터 엔진’ 33기 중 6기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방향을 잃고 4분 만에 자동 폭발됐다. 1단과 2단의 분리에도 실패했다. 이번 발사에서는 33기의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핫 스테이지 분리 시스템’을 새롭게 적용해 1단 분리도 무사히 마쳤다. 스페이스X는 ‘빠른 실패, 더 빠른 학습’이라는 머스크의 철학에 따라 폭발한 슈퍼헤비와 교신이 두절된 스타십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빠르게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타십은 2025년으로 예정돼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3호’에 사용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스타십의 발사 실패로 아르테미스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대니얼 덤바허 미국 항공우주학회 전무이사는 “대규모 발사 시스템인 스타십이 원하는 곳으로 가려면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스페이스X가 이를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라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다”고 말했다. 짐 프리 NASA 탐사시스템 개발 부관리자 역시 X(옛 트위터)에 “이번 발사를 통해 우리는 (아르테미스 3호 등) 다음 이정표에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영국이 세계 처음으로 유전자 가위 치료제를 승인했다. 지난 10년간 유전질환 치료의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아 온 기술을 이제 실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는 이번 승인으로 국내에서도 유전자 가위 임상 시험 허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은 16일(현지 시간) 12세 이상 겸상 적혈구 빈혈증과 베타(β)-지중해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가위 치료제 ‘카스거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카스거비에 사용된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는 돌연변이 유전자에 결합하는 유전물질과 이를 절단할 수 있는 가위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는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기도 했다. 카스거비는 겸상 적혈구 빈혈증 및 베타 지중해빈혈증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 ‘BCL11A’를 잘라낸다. 카스거비와 같은 크리스퍼 치료제가 획기적인 것은 유전질환을 ‘한 번에 영구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완치가 가능하다. 실제 카스거비를 개발한 제약사의 임상 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카스거비를 투여한 29명의 겸상 적혈구 빈혈증 환자 중 28명(97%)은 최소 1년간 빈혈 및 통증이 사라졌다. 베타 지중해빈혈증 환자 42명 중 39명(93%)도 1년간 수혈을 하지 않아도 됐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카스거비의 승인을 검토 중이다. FDA는 내달 8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영국 승인에 이어 미국까지 승인 검토에 돌입하면서 크리스퍼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툴젠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 ‘CTH-004’를 2021년 호주 카세릭스로 기술이전을 했다. 현재 카세릭스는 CTH-004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추진 중이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임상 승인에 보수적인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미국이나 영국 등 바이오 선두 국가의 결정을 많이 고려하는 편”이라며 “국내 기업들에도 이번 승인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지구에서 2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외계 행성의 모래 구름이 처음 확인됐다. 구름은 수증기와 이산화황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린 데신 벨기에 루뱅대 천문학연구소 교수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에 탑재된 중적외선 장비(MIRI)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외계 행성 ‘WASP-107b’의 구름 성분을 규명해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그동안 외계 행성 대기에 구름이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은 있어 왔지만 화학 성분을 명확하게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구름에는 수증기와 성냥에 사용되는 이산화황, 모래의 주성분인 규산염이 다량 포함돼 있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행성에서 성냥 타는 냄새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WASP-107b는 크기는 목성만큼 크지만 질량은 해왕성 정도로, 크기에 비해 가벼운 행성이다. 연구진은 이 행성의 대기가 지구에서 물이 순환하는 것과 비슷하게 고체 상태와 기체 상태의 모래를 순환시킨다고 분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 발사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주요 목표는 먼 행성의 대기를 분석해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1000도에 가까운 기후와 단단한 대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은 아니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체중 20%를 줄여주는 또 하나의 강력한 비만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며 제약사 간 비만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비만 외에 다른 질환까지 치료 대상을 넓히거나 약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임상 3상에 진입한 한미약품을 포함해 여러 제약사가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가 FDA 승인을 받으며 의료 현장에서 새 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젭바운드는 일라이릴리가 당뇨병 치료제로 출시한 ‘마운자로’를 비만치료제로 바꿔 승인받은 약물이다. 임상 3상에서 비만 환자 체중을 최대 22.5%까지 감량해 업계에서는 비만치료제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기존 비만약 강자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시장을 빼앗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젭바운드의 월 투여 비용은 1059.87달러(약 138만 원)로, 1350달러인 위고비에 비해 약 20% 낮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전이 최우선인 의약품의 경우 환자나 의료진 모두 쉽게 약을 바꾸지 않는다”며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에 가격까지 대폭 낮춘 것은 초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에 대항해 위고비의 치료 대상을 비만에서 심혈관 질환까지 넓히려 하고 있다. 11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를 투여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0% 낮았다. 노보노디스크 측은 “위고비가 심혈관 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단순히 체중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 아니다. 심혈관 위험에 대한 차이는 치료를 시작한 직후, 즉 체중이 아직 줄기 전부터 나타났다”며 위고비 자체에 심장 보호 효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 결과를 토대로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심혈관 효능을 추가하는 라벨 업데이트(의약품에 대한 권고 사항 및 주의사항을 표기한 문서)를 신청했다. 승인 결과는 내년쯤 나올 예정이다. 회사는 갈수록 비만과 심혈관 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위고비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두 글로벌 기업이 이렇게 비만치료제 판매에 집중하는 것은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8년까지 167억 달러(약 21조72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위고비의 올해 3분기(7∼9월) 매출은 271억2900만 크로네(약 4조1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92% 성장했다. 유사 계열의 비만치료제 ‘삭센다’까지 합치면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제약사가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한미약품은 지난달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한미약품은 해외보다는 국내 비만 환자에게 잘 맞는 ‘한국인 맞춤형’ 치료제로 개발해 3년 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특정 유전자 결핍으로 인한 유전성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 ‘LB54640’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의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세계 10위권에 든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의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Top 500에 따르면 한국 슈퍼컴퓨터 보유대수는 세계에서 7위, 성능은 9위를 차지했다. 슈퍼컴퓨팅 컨퍼런스는 상반기(1~6월)와 하반기(7~12월)에 각각 독일과 미국에서 개최되며, 초당 연산 수를 기준으로 Top 500을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 하반기 컨퍼런스는 이달 12일 개막해 17일까지 열린다. 세계 1위를 차지한 곳은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프론티어’다. 지난해 6월부터 1위를 지키고 있는 프론티어의 실측 성능은 1.194 엑사플롭(EF)으로, 1초에 119경4000조 번 연산이 가능하다. 2위와 3위는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오로라’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이글’이 차지했다. Top 500 순위 중 성능 면에서는 미국이 53%, 일본이 9.5%, 중국이 5.8%를 차지해, 3개국이 전체 68.3%를 차지했다. 슈퍼컴퓨터 보유 대수에서는 미국이 161대(32.2%), 중국이 104대(20.8%), 독일이 36대(7.2%)로 집계됐다.한국의 경우 보유 대수는 총 12대로 이탈리아와 함께 7위였다. 성능 기준으로는 총합 151.3페타플롭스(PFlops)로 9위다. 한국은 이번에 ‘세종’(네이버, 22위), ‘알레프’(IBS, 496위) 등이 Top 500 리스트에 새롭게 등재됐다. 기존에 등재돼 있던 삼성종합기술원의 ‘SSC-21’(28위)와 ‘SSC-21 Scalable Module’(429위), 기상청의 ‘구루’(47위)와 ‘마루’(48위), SK텔레콤의 ‘타이탄’(59위), KT의 ‘KT DGX SuperPOD’(72위),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Dream-AI’(244위)의 순위가 각각 변동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의 연산 속도는 25.7페타플롭스로 61위를 차지했다.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KISTI는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KISTI의 슈퍼컴퓨팅 서비스와 연구개발 성과를 전시했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 본부장은 “KISTI는 앞으로도 세계 정상급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연구자에게 제공하고, 연구 자원의 활용과 관련된 응용연구 확대로 우리나라의 슈퍼컴퓨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상당수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원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내년도 연구계획 수립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월에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예산배분안이 나와야 하는데, 새 원장이 선임되지 않아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현재 원장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은 출연연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표준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 등 네 곳이다. 한국재료연구원와 국가핵융합연구소도 19일이면 원장 임기가 만료되지만 아직 새 원장을 초빙하는 공고도 내지 않았다. 이달 말이면 25개 출연연 중 6곳이 새 원장이 없는 상황이 된다. 표준연은 올해 2월 박현민 원장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자 선임이 안 돼 9개월째 박 원장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KIST 역시 7월 윤석진 원장의 임기가 끝났다. 두 기관 모두 공모를 통해 원장 후보자 3인을 확정했지만 인사 검증이 늦어지며 여전히 대기 중이다. 출연연은 공모를 통해 원장 후보자를 3배수로 뽑고 정부의 인사검증 후 NST 이사회가 투표를 진행해 과반수 득표자를 원장으로 정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결국 대통령실이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해 인선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유명무실한 기관 평가 제도도 원장 부재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우수’ 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은 기관은 NST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현 원장을 재선임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출연연 관계자는 “원장 임기 중에 정권이 바뀌면 아무리 우수한 평가를 받더라도 물러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NST는 기관장 선임을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NST 관계자는 “KIST의 경우 11월 말까지는 이사회를 열어 원장 선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출연연 원장은 차관급 인사인 만큼 빠른 결정보다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기관장 임기 만료된 정부출연연구기관기관기관장임기 만료일한국표준연구원박현민2월 23일한국기계연구원박상진4월 12일한국과학기술연구원윤석진7월 19일국가보안기술연구소최효진9월 27일자료: 한국과학기술연구회(NST)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관장 선임이 늦어지며 내년도 연구계획 수립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월에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대략적인 예산배분안이 나와야 하는데,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라 현장의 반발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13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현재 원장 선임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전임 원장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출연연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표준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 등 네 곳이다. 한국재료연구원와 국가핵융합연구소도 이달 19일이면 원장 임기가 만료되지만 아직 새 원장을 초빙하는 공고도 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이달 말이면 25개 출연연 중 6곳이 새 수장을 맞기 어려운 상황이다.가장 시급한 곳은 표준연과 KIST다. 표준연은 올해 2월 박현민 원장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9개월째 원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9월 원장 후보자 3인을 추렸으나 이사회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재공모에 들어갔다. 재공모를 통해 다시 추려진 원장 후보자 3인에 대한 인사 검증이 한달 째 이뤄지고 있다. KIST 역시 7월 윤석진 원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공모를 통해 원장 후보자 3인을 확장지었으나 인사 검증이 늦어지며 여전히 대기 중이다. 출연연은 공모를 통해 원장 후보자를 3배수로 뽑고 정부의 인사검증 후 NST 이사회가 투표를 진행해 과반수 득표자를 원장으로 정한다. NST 이사회는 과기정통부 제1차관, 기획재정부 제2차관 등 정부 인사 5명으로 구성된 당연직 이사와 외부 추천을 통해 과기정통부 장관이 임명하는 선임직이사 11명으로 구성돼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연연 기관장 선임에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결국 대통령실이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해 인선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명무실한 기관 평가 제도도 원장 부재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우수’ 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은 기관은 NST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현 원장을 재선임할 수 있다. NST 관계자는 “원장 취임 후 2년 6개월이 지나면 기관 평가를 시작해 임기 종료 한 달 전까지 마무리한다. 평가 결과가 나와야 원장 재선임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재선임 혹은 새 원장에 대한 초빙 공고가 늦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이 조항이 제대로 지켜진 적은 드물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원장 임기가 3년이기 때문에 대부분 임기를 마치기 전에 정권이 바뀐다. 아무리 우수한 평가를 받더라도 물러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이번 정권에서 새로운 기관장을 맞은 기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8곳이다. 이중 ETRI와 원자력연은 각각 ‘매우우수’, ‘우수’ 평가를 받았지만 재선임이 불발됐다. KIST와 표준연 역시 우수 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았지만 역시 재선임에는 실패했다. 과학계에서 ‘유명무실한 기관 평가 제도 및 기관장 임명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관련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있는 NST가 독립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워서다. 연구 개발 예산을 심의하고 과학기술 주요 정책 등을 논의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자문위원 및 심의위원에도 NST는 포함돼 있지 않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NST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 한다”며 “정부에 독립적인 기관이 돼야 출연연도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연구를 해나갈 수 있다”고 했다.새 원장의 선임이 연말까지 미뤄지며 출연연 내부에서는 내년도 연구개발 계획 수립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가 연구개발(R&D) 증액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전년에 비해 적은 예산으로 살림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전임 원장이 업무를 맡고 있어 현장의 반발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전임 원장이 사업단을 줄이고 부서를 변경하고, 조직을 개편해야 하는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연구자들이 결정을 따라줄지 의문”이라고 했다. NST는 기관장 선임을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KIST의 관계자는 “이달 27일 NST 이사회에 KIST 원장 선임 안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ST 역시 “11월 말까지는 이사회를 열어 원장 선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기관장은 차관급 인사인 만큼 빠른 결정보다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재료연은 기관 평가 ‘우수’ 등급을 받아 재선임에 대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며, ‘보통’ 평가를 받은 핵융합연은 금주 내로 원장 선임계획을 마련해 이사회의 의결을 받을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체내에 들어가면 부드러워지는 주사바늘을 개발했다. 기존에 딱딱한 주사바늘로 인해 발생하던 혈관 손상이나 비윤리적인 재사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정재웅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팀과 정원일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은 가변 강성(단단함의 정도가 달라지는) 정맥 주사바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액체금속의 일종인 갈륨을 이용해 주사바늘 구조를 만들고, 그 표면에 생체에 적합한 고분자(폴리머)를 입혔다. 체내 주입 전 주사바늘은 정맥을 뚫을 수 있는 관통력을 갖고 있지만, 체내에 들어가면 갈륨이 액체로 변하면서 생체 조직처럼 부드러운 상태로 변한다. 단단한 주사바늘은 간혹 혈관 내부를 손상시키도 하는데, 이번에 개발된 주사바늘을 사용하면 혈관 손상 없이 안정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한 번 사용한 주사바늘은 몸 밖으로 빠져나온 후에도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바늘에 찔리는 사고나 주사바늘 재사용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 쥐를 대상으로 이번에 개발한 정맥 주사바늘의 약물 전달 기능과 생체적합성을 검증했다. 가변 강성 정맥 주사바늘은 기존 주사바늘에 비해 훨씬 낮은 염증 반응을 보였다. 약물을 전달하는 능력은 기존의 주사바늘과 동일했다. 연구팀은 또 정맥 주사바늘에 박막형 온도 센서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센서를 탑재할 경우 실시간으로 환자의 심부체온을 확인할 수 있다. 주사를 다른 위치에 잘못 놓는 경우 약물이 다른 조직으로 퍼져나갔는지도 감지할 수 있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재웅 교수는 “개발된 가별 강성 정맥 주사바늘은 기존의 딱딱한 바늘로 인한 문제를 극복하고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10월 30일자에 게재됐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류 최초로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한 ‘아폴로 8호’를 이끈 우주비행사 프랭크 보먼(사진)이 7일(현지 시간) 9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968년 12월 21일에 발사된 아폴로 8호는 달 궤도를 10번 돈 뒤 같은 달 27일 지구로 귀환했다. 미국 공군 장교였던 보먼은 사령관으로 임명돼 짐 러벌, 윌리엄 앤더스와 함께 아폴로 8호에 탑승했다. 그는 달 표면 위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을 처음으로 목격했다. 아폴로 8호는 이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그의 헌신은 앞으로 아르테미스 세대가 새로운 우주에 도달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그를 추모했다. 미국은 아폴로 17호 임무 이후 50여 년 만에 인류를 달로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탐사선 아말에서 보낸 유용한 데이터를 지구에서 다운로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0분이었습니다.” 7일 서울 강남구 아마존웹서비스(AWS) 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피터 마르케스 AWS 우주정책총괄은 이같이 말했다. 마르케스 총괄은 이달 6, 7일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미 우주 포럼’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다. 그는 미국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우주 정책 담당 이사와 국가우주위원회 선임 고문을 지냈다. 이후 2020년 AWS에 합류해 우주 제품 및 서비스에 관한 글로벌 우주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AWS가 가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신사업은 ‘우주 클라우드’ 사업이다. 클라우드를 이용해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지상에서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마르케스 총괄이 소개한 화성탐사선 아말의 경우에도 AWS의 우주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했다. 과거 통신 방식이라면 48시간 이상 걸렸을 작업이지만, 우주 클라우드를 통해 기존 시간 1%에도 미치지 않는 20분 만에 지상에서 데이터를 확보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인터넷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용한다. 우주 클라우드는 이 영역이 우주 데이터까지 확대된 개념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쏘아 올리는 인공위성 수가 급증하며, 우주 클라우드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인포메이션은 2032년 우주 클라우드 시장이 약 4억7260만 달러(약 62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의 위성 통신에서는 위성이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지상으로 보내고, 지상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걸러내는 작업을 했다. 이 작업에는 짧으면 수주, 길게는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우주 클라우드는 우주 궤도에 올려진 위성에서 불필요한 데이터를 바로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통상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 중 절반 이상이 불필요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우주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지상에서 다운로드할 데이터의 양이 현저히 줄어든다. 마르케스 총괄은 “AWS는 클라우드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유용한 데이터를 걸러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우주 클라우드를 응용할 수 있는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호주 기업인 데이터 파밍은 AWS 클라우드 서비스로 위성 이미지를 분석해 물이 필요하거나 비료가 부족한 지역 등을 농민들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준다. 마르케스 총괄은 “데이터 파밍은 우주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위성 이미지 사용량이 900% 증가했다”며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사용량을 더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우주 클라우드는 산불 감시 서비스, 불법 어선을 탐지하는 해양 사물 추적 프로그램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선 낯선 사업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미 우주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다만 일각에선 많은 양의 위성 이미지가 거대 기업들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의 우주 분야 전문가는 “한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들이 해상도가 너무 높은 위성 이미지는 해외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우주 클라우드 시장이 좀 더 성숙해지면 보안 규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보안 이슈와 관련해 마르케스 총괄은 “AWS는 143개의 보안 표준 및 인증을 확보하는 등 클라우드의 보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우주 스타트업 기업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방해하고 있는 규제 완화, 경쟁력 있는 우주 분야 기술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의 빠른 설립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개최한 ‘한미 우주산업 심포지엄’에서 “미국 정부에 우주항공청의 설립에 대한 계획을 소개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시라그 파리크 미국 백악관 국가우주위원회 사무총장, 마이클 C. 모건 미국 상무부 환경관측 및 예측 차관보 등 우주산업 관련 고위관계자가 다수 참석해 양국 기업 간 협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에 대한 의견을 교류했다. 이날 열린 국내외 스타트업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는 위성 발사나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내년 군집위성인 ‘루미르X’ 1기를 발사할 예정인 루미르의 이봉은 경영지원부장은 “해상도가 뛰어난 고사양 위성에 들어가는 부품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기 때문에) 국내로 들어오는 데 오래 걸린다”며 “빠른 제작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주공간에서 충돌 가능성 등을 예측하는 등 안전한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이스맵의 김덕수 대표는 “위성 사업은 결국은 위성으로부터 수집하는 데이터 사업”이라며 “데이터를 해외 기업에 납품하려면 절차상에 애로사항이 많은데, 이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가이드를 해줄 정부 기관도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국내외 규제를 충족하며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는 우주항공청과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양대 교수이기도 한 김 대표는 “(우주산업 활성화와 관련된 정부의 정책이) 체계적으로 교육 시스템과 연결돼야 하는데, 이게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으니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고 지적했다.발사체, 위성 뿐 아니라 우주 인프라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령 위성이나 우주선에 연료를 주입해주는 ‘우주 주유소’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계 제어 기술이나 소재 연구는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상업용 우주정거장 ‘스타랩’ 건설을 추진 중인 보이저 스페이스의 에릭 스탤머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에 많은 기업들을 만나본 결과 기술 수준이 매우 뛰어나다”며 “이번 행사에서 스타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정부는 심포지엄의 주요 논의사항을 담은 공동 성명을 채택해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한미 양측은 서로의 우주산업 정책과 계획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적 발전과 세계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우주 분야에 대해 한미 양국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한미 우주산업 심포지엄은 9일까지 이어진다. 9일에는 ‘한-신흥우주국 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 태국,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 우주 신흥국이 참석해 한국과의 우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