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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 확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19일 의대 정원 확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증원 규모와 방식 등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기존에 거론되던 350∼500명을 넘어 전체 정원을 1000명 이상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되면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이 4000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반발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정부가 합의 없이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한다면 2020년보다 더 큰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15일 경고했다. 의협은 지금까지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과목에 의사들이 쏠려 있는 게 문제”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료계와의 합의 없이 의대 증원을 확정할 경우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정부는 필수 응급의료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선 과감한 의사 증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韓 의대 졸업생 수, OECD 꼴찌 수준1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가입국 전체 평균(3.7명)의 70% 수준이다. 문제는 이렇게 전체 의사 수가 적은데도 매년 새로 배출되는 의사 수도 OECD 최하위권이라는 점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의대 졸업생 수는 7.26명으로 OECD 39개국 중 38위에 불과했다. OECD 가입국들의 한 해 평균 의대 졸업생 수는 한국의 2배에 가까운 10만 명당 13.5명(2019년 기준)이었다. 라트비아가 인구 10만 명당 27.56명으로 의대 졸업생 수가 가장 많았고 영국 13.52명, 미국 8.54명 등으로 집계됐다. 독일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한 해 의대 졸업생 수가 12.4명에 이르는데도 의대 정원을 지금보다 5000명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6월 보건복지부와 의협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현재 의사 인력의 업무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2050년 기준 약 2만2000명의 의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국내 활동 의사 수는 지난해 기준 11만2321명이다. 권 연구위원은 2030년까지 매년 의대 정원을 5%씩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장래에는 인구 감소에 따라 필요한 의사 수도 줄어들게 되므로 주기적으로 의대 정원을 재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정치권 등에선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의대가 한 곳도 없는 전남 등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고, 졸업생들이 해당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 근무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1일 국정감사에서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에 대해 의무 복무의 위헌성 우려, 입학 불공정성 우려 등을 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란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이 늘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3년 전 의료대란 반복 우려 정부와 의협은 올해 초 ‘의료현안협의체’를 꾸려 지난달까지도 의대 정원 문제를 논의해 왔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을 단독으로 발표할 경우 의료계와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정부가 의대 정원 400명 확대를 추진하자 의료계는 의사들의 집단 휴진, 의대생의 국가고시 거부 등으로 맞섰다. 결국 정부는 정원 확대를 백지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재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서울의 이른바 ‘빅5’ 병원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에는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전공의(레지던트)가 23명 있다. 그런데 이 중 서울에 있는 의대를 졸업한 사람은 2명뿐이다. 나머지는 지역 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에 취업한 의사들이다. 대표적인 필수의료 과목이자 ‘기피 과목’으로 꼽히는 소청과와 산부인과 전공의들의 서울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소재 수련병원 소청과 전공의의 65%, 산부인과 전공의의 63%가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과 34%가 지역 출신인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처럼 소청과, 산부인과 전공의들의 서울 유출이 심각한 탓에 지방의 필수의료 공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응급의료기관 409곳 중 나이나 증상에 무관하게 모든 소아 환자 응급진료를 24시간 할 수 있는 곳은 22.5%에 불과하다.서울 병원 소청과 인력난… ‘지방의사 상경 → 지역 의료공백’ 악순환 병원 ‘기피과목’ 지방 전공의, 서울 쏠림 심화 대구 A대학병원은 지난해 말 소아 응급환자 진료를 대폭 축소했다. 밤에 소아 응급환자가 와도 기존에 이 병원에 다니던 환자가 아니면 더 큰 병원으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이유는 당직을 서고 입원환자를 돌볼 소청과 전공의가 없어서다. 원래 12명이 근무해야 하지만 남은 건 1명뿐. 그나마도 퇴직을 앞둔 4년 차여서 올해 말이 되면 이 병원엔 소청과 전공의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은 입원 환자를 밤낮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보살피는 일을 한다. 따라서 병원에 전공의가 없으면 응급실은 물론 입원병동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다. A병원은 현재 교수 7명이 번갈아 당직을 서며 소청과 병동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이 병원의 한 소청과 교수는 “교수들마저 업무 부담을 못 이겨 병원을 나가려고 ‘들썩들썩’ 한 것 같아 걱정”이라며 “소청과 야간 당직 자체를 없애자는 목소리마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야간 당직이 없어지면 사실상 입원병동 운영이 어려워진다. 지난해 말 가천대 길병원이 소청과 입원병동 문을 닫았던 것도 전공의 부족을 버티지 못해서였다.● 서울에서 지역으로…인력 부족 악순환 소청과와 산부인과 전공의들이 서울로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서울에 있는 병원들도 자교, 또는 서울 소재 의대 졸업생들만으로는 필요한 전공의 수를 다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병원 중에서도 올해 초 전공의 모집에서 소청과 인력을 100% 충원한 건 4곳뿐이었다. 이른바 ‘빅5’ 병원 중에서도 성모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소청과 전공의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의대를 나온 새내기 전공의들은 더 좋은 시설과 예산을 갖춘 서울 병원으로 떠나고, 지역 대학병원들은 비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 번 전공의 모집이 미달된 병원은 이듬해도 전공의들이 지원을 꺼리게 된다는 점도 악순환을 강화하는 요인이 된다. 병원에 선배 전공의가 부족하면 그만큼 새로 들어가는 전공의가 맡아야 할 업무 부담은 커지고, 체계적인 수련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소청과 전공의 2년 차 B 씨는 “12명이 하던 일을 3명이 하다 보니 환자 1명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하기보다 시키는 일만 하기도 급급하다”고 털어놨다. 최근에는 소청과를 지망하는 전공의들이 전략적으로 서울의 대형 병원에 함께 손을 잡고 지원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하는 병원에 인력이 부족해 전공의 한 명이 떠안게 될 업무가 많아질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인기 과목 ‘피안성’은 정반대 현상 반면 대표적인 인기 과목인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에선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피부과 전공의가 11명인데, 전원이 서울 소재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다. 안과(22명 중 20명)와 성형외과(19명 중 18명) 전공의도 90% 이상이 서울 소재 의대를 나온 의사들이다. 서울의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다. 서울 소재 병원에서 근무하는 피부과 전공의의 66%는 서울 소재 의대 졸업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과(60%)와 성형외과(65%)도 3명 중 2명꼴로 서울에 있는 의대를 나온 전공의로 채워졌다. 반면 소청과와 산부인과에선 이 비율이 각각 35%, 37%에 불과하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1년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11일부터 고령층 대상 독감 무료 접종이 시작된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무료로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고령자는 올해 만 65세 또는 그 이상이 되는 사람이다. 출생 연도로는 1958년생까지가 이에 해당한다. 이 중 만 75세 이상(1948년생까지)은 11일부터 전국 보건소와 지정의료기관에서 무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만 70∼74세는 16일부터, 만 65∼69세는 19일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예방접종이 가능한 지정의료기관은 전국에 약 2만 곳이 있다. 본인의 주소지와 무관하게 어디서든지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중복 접종을 방지하기 위해 신분증이나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증 등을 지참해야 한다. 독감 백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같은 날에 맞아도 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19일 시작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수고로움을 줄이기 위해 19일 이후에 의료기관을 찾아 한 번에 두 가지 백신을 모두 맞는 것도 권장한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지난해 폐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1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폐암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1만6428명이었다. 2018년 9만1192명이었던 데 비해 4년 만에 27.7% 급증한 수치다. 폐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많이 걸리는 질병이다. 흡연과 음주, 나쁜 식습관 등 발암 요인에 오랜 기간 노출될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폐암 환자 중 84%가 60세 이상 고령자였다. 특히 70대 폐암 환자가 전체의 34%로 가장 많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에 폐암 환자가 증가세인 것 역시 우리 사회의 고령화 경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폐암은 상대적으로 흡연율이 더 높은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해 왔다. 지난해에도 전체 폐암 환자 중 7만564명이 남성으로, 여성(4만5864명) 대비 2만5000명가량 많았다. 하지만 여성 폐암 환자의 최근 4년간 증가율이 36.5%로 남성(22.5%)보다 높은 점은 우려스럽다. 남성 흡연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여성의 흡연율은 6∼7%로 정체돼 있는 최근 추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가 ‘의료 공백’ 위기에 처한 소아청소년과(소청과)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22일 발표했다. 소아 중증 응급 환자 진료비, 소아 심야 진료비 등을 올리는 게 주요 내용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소아 의료 보완 대책을 발표하고 관련 예산 355억 원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 사이 심야 시간대에는 6세 미만 아동 환자의 진찰료가 평균 1만4000원가량 오른다. 기존에도 ‘심야 가산’ 100%가 적용됐는데 추가로 100%를 더 얹어 주는 것. 소아는 성인보다 병원비 본인부담금 비율이 낮기 때문에 실제 추가 부담금은 1세 미만이 약 700원, 1세부터 5세까지는 3000원 안팎이다. 이 시간대엔 약국 조제비도 오르는데, 환자의 추가 부담금은 평균 700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아 중증 응급 환자 진료비도 인상된다. 1세 미만 중증 응급 환자는 관찰료(응급실 기본 진료비)를 2배로 올리고, 1세부터 8세 미만 환자는 50% 인상한다. 기존 5만 원대였던 관찰료가 최대 10만 원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 단, 소아 중증 응급 환자는 본인 부담 비율이 5%뿐이어서 환자가 체감하는 인상 폭은 최대 3400원 수준에 그친다. 내년 1월부터는 소아 환자 입원료도 인상된다. 현재는 1세 미만 영아 입원 환자의 입원비가 성인보다 30% 비싸게 책정됐는데 내년부터 50% 비싸진다. 복지부는 신생아실, 모자(母子)동실 입원료도 50%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단, 2세 미만 영유아는 입원비가 전액 국가 부담이라 환자가 내는 돈은 없다.소아과 전공의 내년부터 月100만원 수당… 의협 “개선책 긍정적” 소아과 의료공백 대책일부선 “의료진 보호 법적 장치 필요” 정부는 22일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추가 대책도 내놓았다. 현재 전국 12곳에 지정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14곳으로 늘리고, 내년도 시설 및 장비 지원금 61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 동네병원 등이 야간 및 휴일에 진료받을 수 있는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지정, 운영됐을 때는 연평균 운영비 지원금을 2억 원까지 늘린다. 소청과는 올해 전공의 지원율이 정원의 16%에 그친 ‘기피 전공’이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소청과 전공의와 전임의(펠로)에 대해 월 100만 원의 수련 보조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청과 개원의 평균 소득이 모든 진료과목 중에서 가장 낮다는 점을 감안해 소청과 병·의원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대책도 구상 중이다. 소청과 전문의가 6세 미만 아이를 진료하면 기본 진료비에 더해 정부가 일정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정책 가산’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전액 국가 부담인 국가 예방접종, 영유아 정기검진은 병원에 지급하는 보상 금액을 늘릴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지속적인 후속 대책 마련을 기대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0개월 된 아들을 키우는 직장인 손모 씨(33)는 “동네 소아과 의원들이 사라지는 것보다는 몇백 원 더 내는 것이 낫다. 의료 인프라가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다면 이 정도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 보호자의 ‘갑질’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의식이 없는 환자를 수술할 때 수술실 내부를 촬영하도록 하는 ‘수술실 폐쇄회로(CC)TV’ 제도가 25일부터 시행된다. 대리 수술, ‘유령의사’ 수술, 의사의 환자 성추행 등이 잇따라 벌어지자 논란 끝에 도입된 제도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법이 시행돼도 모든 수술 장면을 녹화해야 하는 건 아니다. 전신마취나 수면마취(진정) 등으로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수술에 한해,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할 경우 CCTV를 가동해야 한다. 환자 요청이 있어도 무조건 수술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응급 수술, 위험도가 높은 수술, 전공의 수련에 현저히 방해가 되는 경우 등에는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촬영 영상도 아무나 볼 수는 없다. 수사나 재판을 위해 관계기관이 요청하는 경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요청하는 경우 등에만 열람이 허용된다. 의료기관은 촬영된 영상을 30일 이상 보관해야 하며, 이 기간 열람·제공 요청을 받으면 열람할 때까지 삭제할 수 없다. 정부는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에 대해 수술실 CCTV 설치 비용을 최대 3870만 원까지 지원한다. 의료기관이 전신마취나 수면마취 수술을 하는데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영상을 임의로 유출하거나 훼손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수술실 CCTV 제도가 의료인의 직업 수행의 자유와 인격권을 침해한다”며 이달 초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반면 환자단체들은 “촬영 거부 사유가 너무 넓어 입법 취지에 반한다”며 제도를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환자가 병원에서 곧바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로 공론화된 이후 14년 만에 마지막 문턱만을 남겨놓고 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최종 처리가 다음 본회의로 미뤄졌다.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본회의가 속개되지 않고 산회하면서 심사 기회를 얻지 못한 탓이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가 3997만 명에 달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하지만 가입자가 병원이나 약국에서 직접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불편한 절차 탓에 청구하지 않은 보험금만 연평균 27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사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가입자가 병원에서 전산상 신청하는 것만으로 보험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본회의에 계류된 개정안의 핵심 내용이다. 보험업계는 법안이 처리되면 업무 효율성과 더불어 보험 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환자 정보 유출 가능성과 의료법 위반 소지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의료법은 의사가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진료기록이나 조제 기록부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환자 개인정보를 보호하라는 취지”라고 반발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임신부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익명으로 병원에서 출산한 후 태어난 아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출산제’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이 내용을 담은 위기 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과 아동 보호에 대한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내년 7월 19일부터 보호출산제가 시행된다. 보호출산제는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의 신고 없이도 즉시 출생 등록이 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가 6월 국회 문턱을 넘으며 필요성이 커졌다. 출생통보제는 ‘수원 영아 살해’ 사건처럼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이 제도 때문에 오히려 위기 상황에 처한 임신부가 병원 밖에서 아이를 낳은 뒤 유기하는 사례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보완책’으로 보호출산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 법 제정안은 보호출산을 최후의 수단으로 상정하고, 임신부가 보호출산을 선택하기 전에 최대한 직접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이 법이 제정되면 정부는 위기 임신부가 상담, 정보 획득, 서비스 연계 등을 받을 수 있는 지역상담기관을 지정해야 한다. 전국에 10여 곳 설치될 지역상담기관은 복지시설과 연계해 위기 임신부가 출산 전후에 주거와 돌봄을 지원받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상담 절차를 거쳤음에도 실명으로 출산하기 어려운 위기 임신부는 보호출산을 선택할 수 있다. 임신부가 보호출산을 신청하면 가명과 함께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관리번호’를 부여받는다. 가명과 관리번호는 출산 당시뿐만 아니라 산전 검진에도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드는 의료비는 전액 지원된다. 보호출산으로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도 7일 동안은 숙려 기간으로, 산모는 아이를 정말로 입양 보낼 것인지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후 아이가 지자체로 인도돼 입양 절차가 시작되더라도, 아이가 입양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산모가 보호출산을 철회할 수 있다. 보호출산을 하는 임신부는 자신의 이름과 보호출산을 선택하기까지의 상황 등을 문서로 남겨야 한다.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자녀는 성인이 된 후, 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은 경우 이 서류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 보호출산제는 2020년 처음 발의됐으나 아이를 쉽게 포기할 수 있고 나중에 아동이 부모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계류된 상태였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다. 다만 이때 생모가 서류 공개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인적 사항을 제외한 채 공개된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16일 보호출산제 관련 간담회에서 “모든 아동의 신속한 출생 신고와 아동 유기 방지를 위해 의료기관 출생 통보와 보호출산은 동시에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공동 창간한 온라인 뉴스 매체 ‘위키트리’가 2015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 블로그의 글을 그대로 복사해 기사로 내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에는 김 후보자가 외부 매체에 연재한 글을 위키트리가 홍보하기도 했다. 모두 김 후보자가 양평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점이다. 위키트리는 2015년 7월 13일 ‘양평원, 2014 공공기관 경영평가 A등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런데 통상 육하원칙에 따라 서술되는 기관 동정 기사와 달리 이 기사의 문체는 ‘축하해 주세요!’ ‘자랑 사진 투척합니다∼!!’ 등을 사용하고, ‘홍홍홍’과 같은 의성어도 사용됐다. 말미엔 ‘#김행원장님’이라는 해시태그도 달려 있다. 통상적인 기사 작법과 다른 이 기사와 글과 사진 구성에서 완전히 동일한 게시물이 양평원 블로그에도 올라 있다. 이 게시물은 위키트리에 해당 기사가 올라가기 8분 전에 게재됐다. 양평원 블로그에 글이 게재된 직후 위키트리가 ‘복붙(복사해 붙여넣기)’해 기사로 내보낸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위키트리는 같은 해 3월 2일에도 양평원 블로그 글을 그대로 기사로 내보냈다. 위키트리는 또 2014년 김 후보자가 외부 매체에 연재하는 글을 홍보하는 기사도 20차례 이상 내보냈다. 이들 기사 하단의 ‘기자 홈’ 버튼을 클릭하면 ‘김행’이라는 바이라인(기자 이름)과 함께 김 후보자 개인 메일 주소가 뜬다. 이 가운데는 “결론은 예뻐야” 같이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기사도 있었다. 2013년을 기점으로 위키트리 운영에서 손을 뗐다는 김 후보자 측 설명과 달리 위키트리가 계속해서 김 후보자의 영향력 아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동아일보는 김 후보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2013년 남편의 위키트리 주식을 시누이에게 판 것으로 나타나 주식 ‘파킹’(잠깐 맡김)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김 후보자는 20일 입장문에서 “결단코 ‘주식 파킹’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문화 혐오 및 차별적인 용어를 사용해 다문화 정책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의 자격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2012년 위키트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한국의 입양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문화 아동을 두고 ‘튀기’라고 지칭했다. 같은 해 다른 방송에선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해 (여성이) 임신을 원치 않을 경우에도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tolerance·관용)가 있다면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해당 발언에 대해 “모든 생명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김 후보자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을 찾아 “잼버리 파행 책임 소재는 감사원 감사로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가 전례 없이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고위험군 대상 무료 예방접종이 20일 시작된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2024절기 독감 국가예방접종은 20일 어린이부터 시작된다. 생후 6개월부터 9세 사이면서 독감 예방접종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어린이(2회 접종) 또는 올해 6월 30일까지 백신을 한 번만 접종한 어린이가 대상이다.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는 다음 달 5일부터 무료 접종이 시작된다. 어린이 중 계란 아나필락시스(과민반응) 또는 중증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유정란 기반 백신이 아닌 세포 배양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고령자 접종은 65세 이상, 즉 1958년 또는 그 이전 출생자가 대상인데 연령에 따라 접종 시작 시점이 다르다. 75세 이상은 내달 11일부터, 70∼74세는 내달 16일부터, 65∼69세는 내달 19일부터다. 무료 접종 종료 시점은 모두 내년 4월 30일이다. 접종은 전국 2만 곳 지정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가능하다. 주소지 근처가 아니어도 된다. 단, 접종하러 갈 때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어린이는 주민등록등본이나 국민건강보험증, 임신부는 산모수첩 등을 가져가야 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음주와 흡연이 몸에 해롭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각종 질환의 발병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알기는 어려웠다. 18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내부 보고서는 이를 규명하고 있다. 건강보험연구원의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손실 추정 및 정책우선순위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담배와 술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 질병은 각각 최소 45가지, 37가지다. 연구원은 건강보험 진료 빅데이터와 성별·연령별 흡연 음주 통계를 토대로 이들 질환을 앓는 환자 중 술과 담배로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의 비율을 각각 추산했다. 이 비율을 ‘인구기여 위험도’라고 한다. 남성에게 발생하는 후두암의 경우 흡연의 인구기여 위험도가 70.5%에 이르렀다. 후두암에 걸린 남성 환자가 10명이라면 이 중 7명은 담배 때문에 암에 걸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관지암 및 폐암 환자(61.3%), 식도암(47.7%)과 파킨슨병(41.3%)도 남성 환자에게서 담배와의 연관성이 특히 높았다. 여성은 주요 질환 중 방광암(44.5%)이 담배와의 연관성이 가장 높았다. 흡연을 통해 몸속으로 흡수된 발암물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방광 점막에 발암물질이 노출돼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어 기관지암 및 폐암(28.1%)과 폐성 심장질환(20.3%) 순이었다. 음주의 경우 출혈성 뇌졸중의 27∼30%, 허혈성 뇌졸중의 25∼28%에 대한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이 이 자료를 토대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추계했더니 2021년 기준으로 흡연 11조4206억 원, 음주 14조6274억 원으로 26조 원이 넘었다.“男 파킨슨병 41% 흡연 영향… 女 심부전 4명중 1명은 음주” 건보硏, 담배-술 ‘위험도’ 분석젊은시절부터 누적된 음주-흡연장노년층때 ‘부메랑’으로 발병흡연→암, 음주→뇌졸중 큰 영향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분석 결과 음주가 주요 발병 원인인 질병은 37가지다. 흡연이 암 발생과 연관성이 크다면, 음주는 소화기 질환 외에도 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이 눈에 띄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각 질환의 발병에 주 1회 이상의 음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의 비율(인구기여 위험도)을 계산했더니 뇌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의 경우 남성 환자의 30%, 여성 환자의 26.9%에서 음주가 발병 원인이었다. 심부전(남성 21.2%, 여성 23.7%)과 허혈성 심장질환(남성 13.5%, 여성 18.1%) 등 심혈관계 질환도 5명 중 1명꼴로 음주가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음주로 GDP 1.3% 손해연구원은 인구기여 위험도를 기반으로 술과 담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계산했다. 술, 담배로 얻은 병을 치료하는 데 드는 의료비와 간병비, 교통비에 더해 병 때문에 일하지 못해 발생하는 생산성과 소득 감소를 더한 수치다. 술과 담배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제외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술과 담배 때문에 발생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6조480억 원이다. 이 연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3%에 이르는 금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감소세를 보이긴 했으나 2017년 24조 원대에서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음주와 흡연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젊은층보다 장·노년층에서 높았다. 연령별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따져보면 흡연은 69%(7조8779억 원), 음주는 55.1%(8조633억 원)가 50대 이상에서 발생했다. 사실 우리 국민의 음주율과 흡연율은 50대 이상보다 20∼40대에서 더 높다.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누적된 음주와 흡연으로 인한 악영향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젊은 시절부터 금연, 절주해야 노후에 부담할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장기간 흡연하면 니코틴 내성이 강해져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며 “젊은층에서부터 흡연 예방 및 금연 치료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비만 비용’이 흡연 음주보다 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은 비만(과체중 포함)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최근 5년 사이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2021년 기준 과체중 및 비만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15조638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에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음주에 따른 비용보다 적었는데, 최근 5년 사이 연평균 5.5%씩 급증하며 역전됐다. 전문가들은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라 비만 환자 비율이 느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야외활동이 줄어든 것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에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전년 대비 9.3% 급증했다. 비만으로 인한 인구기여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질환은 당뇨였다. 남성 당뇨 발병의 63.8%, 여성 당뇨 발병의 54.8%에 과체중 및 비만이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의 경우 과체중과 비만이 원인이 된 임신중독증 발병이 전체의 43.9%였다.● 비흡연-비음주자에게 불공정한 부담 술과 담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단순히 흡연, 음주자 본인에게만 손해를 끼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술, 담배로 환자가 늘면 이들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건보 재정이 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건보료 인상은 비흡연, 비음주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술과 담배로 인해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인 건보 재정만 5조5588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불공정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담배 가격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붙이고 있다. 일각에선 흡연보다 더 큰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음주와 비만에 대해서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25도 이상 주류의 가격에 건강부담금을 붙이도록 하고 있다. 또 세계 42개국에선 설탕이 첨가된 음료나 사탕, 정크푸드 등에 부담금을 부과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저소득층일수록 흡연율, 음주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단순히 흡연, 음주자에 대한 부담을 늘리는 데 그치지 말고, 걷은 부담금을 금연 절주 정책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담배 속 유해 성분을 공개하도록 하는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회부된다. 유해 성분 공개를 관리할 주체가 보건복지부가 돼야 할지, 기획재정부가 돼야 할지를 놓고 치열했던 공방이 정리된 만큼 이번에야말로 10년을 끌어 온 논쟁의 끝이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사위 문턱을 넘어설 경우 본회의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8종만 공개, 함량 표기는 2종뿐 17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 한 개비에는 4000종이 넘는 유해 화학 물질이 함유돼 있다. 발암 물질로 범위를 좁혀도 최소 70종이다. 한국은 이 중 나프틸아민과 니켈, 벤젠 등 8가지 물질만 공개하고 있다. 그나마도 함유량까지 공개하는 건 니코틴과 타르, 단 2개뿐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마시는 가공식품 등은 영양정보와 원재료를 포장지 등에 공개한다. 직접 먹거나 들이마시지 않고 피부에 바를 뿐인 화장품조차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을 포장지에 빼곡하게 적도록 돼 있다. 하지만 유독 담배에 대해서만 성분 공개 규정이 관대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담배 속 유해 성분 공개는 ‘글로벌 스탠더드’이기도 하다.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각국 정부가 담배에 포함된 성분을 측정하고 공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116개국은 담배 성분을 의무적으로 공개한다. 우리나라도 2005년 FCTC 비준을 완료했지만 아직 관련 조치가 없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담배 회사들로 하여금 자사 제품 속 유해 물질 93종의 함량을 측정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담배 회사가 첨가물을 첨가한 ‘목적’까지 밝혀야 한다.● 부처 간 이견 해소… “안심 일러” 우려도 담배 유해 성분 관리 법안은 2013년 19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됐으나 보건복지위원회에서조차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4건이 발의됐지만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안 내용을 기획재정부 소관의 ‘담배사업법’에 담을지, 보건복지부 소관의 ‘국민건강증진법’에 담을지를 놓고 의원들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도 같은 논쟁이 이어졌다. 하지만 “담배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담배사업법에 담배 규제 조항을 넣는 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에 따라 기재부가 양보했다. 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준비해 온 법안이 18일 법사위에 오르게 됐다. 이렇듯 가장 큰 쟁점이 해소된 만큼 담배 유해 성분 공개가 눈앞에 왔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사위 특성상 위원 중 한 명만 반대 의사를 표명해도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배 유해 성분 공개가 번번이 좌절된 데는 담배 업계의 로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된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유해 성분 공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며 “이번에도 좌절되면 앞으로는 더 어려워진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바로 담배 속 모든 성분이 담뱃갑에 빼곡하게 적히게 되는 건 아니다. 이 법의 골자는 담배회사가 제품 속 유해 성분을 외부 검사기관을 통해 측정받고, 그 결과를 보건 당국에 제출하게 하는 것이다. 성분 측정 대상이 되는 유해 물질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공개 방법은 어떻게 할지 등은 보건 당국이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질병관리청이 15일부로 2023∼2024절기(올해 9월∼내년 8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례적인 독감 여름 유행으로 지난해 9월 발령된 2022∼2023절기 유행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달아 주의보가 내려진 것이다. 이렇게 1년 넘게 독감 유행주의보가 이어진 건 방역당국이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가까이 독감 유행이 없어 국민의 ‘자연 면역’이 떨어진 것을 이례적인 여름 유행의 주원인으로 본다. 질병청은 “3월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전면 완화되면서 대면 활동이 늘고, 개인 위생수칙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독감 백신 무료 접종사업은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6개월 이상, 9세 미만 중 아직 독감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아이들은 2회 접종 대상으로, 20일부터 보건소와 지정의료기관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전체 어린이와 임신부 무료 접종은 10월 5일부터, 노인 접종은 10월 11일부터 나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작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재진 환자의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재진’의 폭이 너무 좁아 정기적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3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비대면 재진이 가능한 기준을 30일에서 두 달 이상으로 늘리는 데 이어 이를 넘겼더라도 의사 판단에 따라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지혈증이나 역류성 식도염처럼 12대 만성질환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처방을 받아야 하는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현재는 고혈압 등 12대 만성질환을 제외하고는 30일 이내에 대면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또 정부는 초진 환자의 비대면 진료를 산이나 섬 같은 격오지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숨은 벽지’로 확대하고, 병원이 문을 닫는 야간과 휴일에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탈모약 처방 등) 급하지 않은 약을 처방받으려는 초진 환자들까지 야간, 휴일에 비대면 진료를 받는 게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14일 박민수 2차관 주재로 공청회를 열고 비대면 진료 개편안에 대한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떠난 이를 기리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남편의 흔적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산 기부를 선택했어요.” 준비 없이 맞닥뜨린 이별이었다. 잔병치레 한 번 없던 남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건 지난해 여름. 평소 건강했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으나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집에서 쓰러졌다. 남편은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장연희 씨(37)는 그렇게 허망하게 동갑내기 남편 오상운 씨를 떠나보내야 했다. 슬픔을 추스르고 남편의 삶을 정리하던 장 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국내에서도 유산 기부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장 씨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아동 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를 통해 남편의 유산 중 2000만 원을 기부했다. 장 씨는 기부금을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써줄 것을 굿네이버스에 요청했다. 생전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교육 지원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남편의 유지를 이어 간 것이다. 오 씨는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재능 기부로 영어 과외를 해주기도 했다. 장 씨는 “사랑하는 남편의 삶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존재만으로도 사랑받고 마음껏 꿈꿀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유산이 아프리카 ‘생명수’로매년 9월 13일은 유산 기부의 날이다. ‘유산 기부’란 사후에 남겨진 재산을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공익단체에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 기부를 원하는 사람이 생전에 유산 기부를 약정하거나, 사후에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기려 기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굿네이버스는 유산 기부를 했거나, 하기로 한 회원들을 ‘더네이버스 레거시(legacy·유산) 클럽’에 등재해 예우하고 있다. 법률, 세무, 신탁 등 전문가를 통해 기부자 개인별로 증여 방법을 설계해 주고, 기부자의 이름은 특별회원 예우 공간에 새겨진다. 2017년 작고한 김생섭 할머니도 더네이버스 레거시 클럽 회원이다. 아들 김봉호 씨가 지난해 4월 어머니를 추모하며 마을 이장으로 받은 봉급 450만 원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아들 김 씨는 어머니 명의로 매월 3만 원씩 후원도 이어 오고 있다. 김 할머니 모자가 낸 기부금은 에티오피아 케베나 지역의 학교에 식수 시설과 화장실을 설치하는 데 사용됐다. 아들 김 씨는 “(어머니 생전에) 여행 한 번 보내드리지 못했고, 맛있는 음식 하나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었다”며 “평생 자식과 이웃을 위해 사셨던 어머니를 빛낼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굿네이버스는 기부자 및 유가족과의 상담을 통해 원하는 곳에 기부금을 투입하고 있다. 유산 기부금으로 아프리카 니제르 잠비아 등에 학교를 짓는 사업, 모잠비크에 보건소를 세우는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위기가정 아동 및 학대 피해 아동에게 의료비와 심리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긴급구호 지원 사업에도 유산 기부금이 투입됐다.● 국민 26% “유산 기부 의향 있어”2019년 한국자선단체협의회가 발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4명 중 1명(26.3%)은 사후에 유산을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유산 기부로 모인 기부금은 2163억 원으로, 전체 기부금 대비 비중이 1.4%에 불과하다. 영국의 경우 전체 기부금의 16%인 5조8153억 원, 미국은 9.1%인 60조 원이 유산 기부로 이뤄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듯 유산 기부 사례가 활발하지 않은 데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상속 제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부자가 생전에 유산 기부 의사를 밝혔더라도, 사후 유가족들이 유류분 반환 소송 등 상속 분쟁을 벌이면서 고인의 뜻대로 기부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유산 기부에 대한 세제 혜택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51.6%)은 상속세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질 경우 유산을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영국의 경우 유산의 10% 이상을 기부할 경우 상속세를 40%에서 36%로 감면해주고 있다.● 신탁, 보험으로도 유산 기부 가능유산 기부를 약정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유언 공증이다. 기부자가 증인 2명과 유언집행인 1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증인(변호사) 앞에서 유언을 말하고, 공증인과 증인이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방법이 너무 까다롭다면 유언 대용 신탁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기부자가 금융회사와 자산신탁계약을 맺고 자산관리를 위탁하면서 사후 자신의 재산 중 원하는 금액을 기부 단체에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보험으로도 유산 기부를 할 수 있다. 보험에 가입해 매달 정해진 보험료를 내면서 수익자를 기부하고자 하는 단체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보험금 수익자를 2인 이상으로 나눠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사망보험금을 유가족에게 지급하면서도 원하는 만큼만 기부할 수 있다. 한편 현금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주식도 유산 기부할 수 있고, 장례식에서 모인 조의금을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현대중 굿네이버스 대외협력부장은 “유산 기부는 대규모 자산가가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소액이라도 얼마든지 기부해 뜻깊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산을 어떻게 분배할지 가족들과 먼저 충분히 상의하고, 남은 재산 일부를 후원하면 가족 간에 분쟁의 소지도 줄고, 고인의 생전 뜻도 잘 받들 수 있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중국 국적의 건강보험 피부양자가 진료받거나 약을 타는 데 투입된 건보 재정이 지난해 1인당 195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 적용을 받는 사람 중 피부양자의 비율도 중국 국적자가 다른 외국인에 비해 높았다. 외국인 중 유독 중국 국적자에게서만 매년 건보 재정이 적자를 기록하는 데는 이처럼 피부양자들에게 쓰이는 돈이 많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국적의 건보 피부양자는 11만753명이다. 중국 국적인 가입자가 56만8506명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국적 가입자 5명당 1명꼴로 피부양자가 있는 셈이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적 외국인의 경우 피부양자 비율이 가입자 7명당 1명 수준이었다. 백분율로 나타내면 중국 국적자는 건보 적용자 중 피부양자의 비율이 다른 국적 외국인에 비해 37%가량 높다. 건보 적용을 받는 외국인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재정에 부담이 되는 건 아니다. 매달 보험료를 내는 직장 및 지역 가입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인 가족 밑에 들어가 보험료는 내지 않고 혜택만 받기 때문에 피부양자가 많을수록 적자가 쌓이게 된다. 피부양자 1명에게 투입되는 공단부담금도 중국이 다른 국적 외국인에 비해 77%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부담금이란 전체 의료비에서 본인이 낸 금액을 뺀 돈을 뜻한다. 지난해 중국 국적의 피부양자 1명에게 쓰인 공단부담금은 194만9000원이었다. 반면 다른 국적 피부양자의 경우 1명당 평균 110만1000원의 공단부담금이 지급됐다. 이렇듯 중국 국적자는 피부양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1명당 투입된 돈까지 많아 건보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전체 건보 재정 중에서 외국인들이 낸 보험료와 받아 간 공단부담금을 비교하면 5560억 원 흑자다. 그런데 이 중 중국 국적 가입자만 떼어놓고 보면 229억 원 적자였다. 이 추세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건보 재정 안정을 위해 우리 국민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피부양자 기준을 연 소득 3400만 원 이하에서 2000만 원 이하로 강화해 27만 명이 피부양자 자격을 잃었다. 또 소득이 없더라도 가진 재산이 9억 원을 넘어가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보험료를 내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모국에서 벌어들인 재산이나 소득에 대해선 피부양자 자격 심사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백 의원은 “우리 국민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외국인 건보 피부양자에 대한 체계적인 자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소청과의사회)는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2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소청과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지만, 보건복지부는 전시성 정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 책임자인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청과의사회가 지목한 대표적인 ‘전시 행정’ 사례는 소청과 전공의(레지던트)와 전임의(펠로)의 임금에 매달 100만 원의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으로 44억 원을 배정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련을 마친 뒤에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는 게 문제인데, 수련 중에만 지급되는 월 100만 원의 수당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진료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되는 의료비) 인상과 불가피한 의료 사고에 대해 처벌을 면제하는 특례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기피 전공 1순위로 꼽힌 소청과는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소청과 레지던트 모집 정원은 208명이었는데, 전국에서 33명만 충원됐다. 추가모집 성격인 하반기(7∼12월) 모집에서는 지원자가 4명에 그쳐 필요 인원 대비 지원율이 2.8%에 그쳤다. 반면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성형외과는 지원율이 300%대를 기록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소청과의사회)가 정부의 소청과 지원 대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청과의사회는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2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소청과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지만, 복지부는 전시성 정책만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정책 책임자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소청과의사회가 지목한 대표적인 전시 행정 사례는 소청과 전공의(레지던트)와 전임의(펠로우)의 임금에 매달 100만 원의 수련 보조 수당을 지급한다는 정책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말 확정된 2024년도 예산안에서 소청과 수련 보조수당 예산으로 44억 원을 배정한 바 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10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수련을 마친 뒤에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는 게 문제인데, 수련 중에만 지급되는 월 100만 원의 수당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결국 복지부는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돈을 쓸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소청과의사회는 소청과 진료에 대한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되는 의료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한편 소청과의사회는 불가피한 의료 사고에 대해 의료진을 형사 처벌하지 못하도록 하는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모 등 보호자들이 소청과 의료진에 대해 과도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의사들의 ‘소청과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소청과는 인턴을 마친 새내기 의사들이 기피하는 전공 1순위로 꼽히며 과 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소청과 레지던트 모집 정원은 208명이었는데, 뽑힌 인원은 전국에서 33명에 불과했다. 추가모집 성격인 하반기(7~12월) 모집에서는 지원자가 4명에 그쳐 필요 인원 대비 지원율이 2.8%에 그쳤다. 대표적인 ‘인기 전공’인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성형외과는 지원율이 300%대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신규 지원자뿐만 아니라 기존에 일하던 레지던트마저 소청과를 떠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올해에만 1년 차 전공의 3명이 병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은 하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소청과 전공의 1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데 그쳤다.임 회장은 “내년도 소청과 레지던트 모집까지 두 달 남았다”며 “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으로는 (지원자들이) 소청과에 미래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운기자 easy@donga.com}

정부가 재진으로 제한된 비대면 진료 대상을 일부 초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밤 시간대와 휴일에는 초진과 재진 구분 없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비대면 진료 공청회를 열어 의료 공백이 발생하기 쉬운 야간과 공휴일, 연휴에는 초진 환자에게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대도시 인근이라고 해도 의료기관이 부족한 ‘숨은 벽지’에 비대면 초진을 허용하는 한편, 비대면 진료 시간대 확대도 검토한다. 이렇게 되면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 청소년도 야간과 휴일에는 초진을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6월부터 운영 중인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선 섬과 벽지 거주자, 거동 불편자 등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초진을 허용하고 있다. 재진 기준도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30일 이내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에만 재진 환자로 본다. 하지만 30일이라는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많았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지난해 15∼64세 여성 10명 중 6명은 직장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성 고용률이 처음으로 60%에 도달했지만 급여 수준과 일자리의 질은 남성에 비해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6일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가능인구에 해당하는 15∼64세 여성의 고용률은 60%였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남성 고용률(76.9%)보다는 낮지만 그 격차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여성이 30대에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됐다가 40대 이후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M자형 추세’가 완화되고 있다. 30∼34세 여성의 고용률은 2000년 47.3%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엔 68.5%로 20%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35∼39세 여성의 고용률을 보더라도 60% 수준이 유지된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 측면에선 격차가 컸다. 지난해 여성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1만8113원으로, 남성 근로자 평균(2만5886원)의 70%에 불과했다. 또 여성 4명 중 1명(22.8%)은 중위 임금 대비 3분의 2 미만의 월급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도 여성의 경우 46%에 달해 남성(30.6%) 대비 1.5배 수준이었다. 직장 내에서 고위직에 오르는 여성의 비율도 여전히 남성에 비해 크게 적었다. 지난해 공공기관과 지방공사 및 공단, 500명 이상 민간 기업에서 여성 관리자의 비율은 21.7%였다. 2013년 17%였던 것에 비해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여성 근로자에 대한 ‘유리 천장’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공사 및 공단은 여성 관리자의 비율이 10.7%에 불과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은 급증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근로자는 3만7884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 3명 중 1명(28.9%)이 남성이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이 5.6%에 불과했었다. 한편 2021년 성폭력 발생 건수는 3만2080건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하지만 성폭력범 검거율은 90.4%로 오히려 5.1% 하락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