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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관련 형사재판을 받고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판 관련 인물을 비방해 벌금 9000달러(약 1250만 원)를 내게 됐다. 법원이 내린 증인, 배심원, 수사팀, 법원 직원과 이들의 가족에 대한 ‘비방금지 명령(gag order)’을 최소 9차례 위반한 탓이다. “추가 위반 시 감옥에 갇힐 수 있다”는 경고 또한 받았다. 4월 3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포럼’과 대선 캠페인 웹사이트에 올린 게시글 9건에서 증인을 비방하고 배심원의 공정성을 의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같은 행동이 앞서 지난달 1일 법원이 내린 비방금지 명령을 위반했다며 건당 1000달러 벌금형을 선고했다. 또 해당 게시글들을 전부 삭제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계속 비방을 이어가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판을 담당하는 후안 머천 판사는 추가 위반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하다면 징역형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방금지 명령을 어겨 벌금을 부과받은 것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대출을 받기 위해 가족회사 트럼프그룹의 자산 가치를 허위로 부풀렸다는 혐의에 대한 민사 재판에서 법원 직원 등 재판 관련자를 비방해 지난해 10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전기차 판매 둔화와 중국산(産) 저가 공세로 고전하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2인자’인 리창(李強) 총리를 만났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테슬라가 2020년 출시됐지만 아직 중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의 중국 출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초청으로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리 총리와 면담을 했다. 리 총리가 상하이 당서기였던 2018년 테슬라가 첫 해외 공장을 상하이에 건립하면서 두 사람은 인연을 맺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 CEO가 중국 내 FSD 서비스 출시를 앞당기기 위해 방중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중국 방문을 위해 당초 예정됐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만남을 전격 취소했다. 리 총리도 이에 화답하듯 머스크를 해외 기업 CEO로는 이례적으로 단독 면담하며 “테슬라의 중국 내 발전은 양국 경제협력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추켜세웠다. 최근 샤오펑 등 중국 토종업체가 비슷한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자 테슬라도 FSD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데이터 안전검사를 통과한 차량 76종 명단에는 외국 자동차 업체 최초로 테슬라의 ‘모델3’, ‘모델Y’가 포함됐다. 중국 상관신문은 “테슬라의 FSD 추진에 초석을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서는 중국 내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해외로 이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머스크 CEO가 이 또한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리는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머스크 CEO가 지난주로 예정됐던 모디 총리와의 만남을 취소하는 결례까지 저지르면서 중국에 온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CNBC,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로이터통신 등은 한국 최대 음반 기획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겸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벌이는 공방을 ‘수익성 높은 K팝 산업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으로 조명하며 사태의 장기화 및 하이브의 실적 악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태를 “돈이 되는(lucrative) K팝 산업을 강타한 최신 분쟁”이라고 소개했다. ‘K팝 산업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한국 증권가 분석을 전하며 “K팝 업계가 아티스트와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대목도 인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측 갈등이 수렁에 빠져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CNBC는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전략’을 상세히 소개하며 하이브와 레이블 간 집안싸움이 벌어지면서 기존의 성공 공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브는 26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금전적 보상이 적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2023년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만 20억 원이고, 연봉과 장기 인센티브는 별도”라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25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연일 하락세인 하이브 주가는 이날도 4.95% 떨어졌다. 내분이 공개된 22일 이후 이날까지 닷새 동안 12.58% 급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약 1조2000억 원 증발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CNBC,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또한 한국 최대 음반 기획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겸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벌이는 공방을 상세히 전했다.특히 이번 사건을 ‘수익성 높은 K팝 산업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으로 조명하며 사태의 장기화 및 하이브의 실적 악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하이브가 K팝 산업에 선도적으로 도입한 ‘멀티 레이블 전략’ 또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실제 하이브는 26일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발했다. 연일 하락세인 하이브 주가는 이날도 4.95% 떨어졌다. 내분이 공개된 22일 이후 이날까지 닷새 동안 12.58% 급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약 1조2000억 원 증발했다.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태를 “돈이 되는(lucrative) K팝 산업을 강타한 최신 분쟁”이라고 소개하며 이번 사태가 K팝 산업의 성장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K팝 산업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한국 증권가 분석을 전하며 “K팝 업계가 아티스트와 지식재산권을 잘 보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대목도 인용했다.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측이 모두 상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갈등이 수렁에 빠져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 달 24일 새 싱글을 발매할 예정인 뉴진스의 활동에도 어떤 식으로든 타격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교도통신 또한 뉴진스 멤버들이 민 대표를 엄마로 여기고 있다며 “뉴진스의 활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CNBC는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전략’을 상세히 소개하며 대표 아이돌 ‘BTS’가 멤버들의 군 입대로 공백기를 갖는 동안 어도어 등 산하 레이블이 하이브 수익을 견인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 하이브와 레이블 간 집안싸움이 벌어지면서 기존의 성공 공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경영매체 패스트컴퍼니 또한 “어도어의 전례 없는 성공이 하이브를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게 했다”고 평했다.미 음악 매체 빌보드, AFP통신 등은 25일 민 대표의 기자회견을 상세히 전했다. 빌보드는 “민 대표가 2시간 넘게 감정적인(emotional)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뉴진스 컴백을 코앞에 두고 양측이 ‘뉴진스를 위한 최선’이라고 주장하며 전쟁에 돌입했다”고 평했다. AFP통신은 하이브 측이 민 대표가 무속인에게 경영 코칭을 받았다고 비판한 내용 등도 소개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2026년 하반기(7∼12월)부터 1.6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1위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모두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 계획을 밝힌 가운데 추가로 중간 로드맵을 깜짝 공개한 것이다. TSMC는 2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에서 1.6나노 선단 공정 기술 ‘A16’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케빈 장 TSMC 수석부사장은 이날 “예정보다 빨리 A16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배경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덕분”이라며 “해당 공정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출시한 차세대 하이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존 장비를 통해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갖춰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전 세계에서 5나노 이하 미세 공정 양산에 성공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다. 양 사는 현재 3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와 2나노, 1.4나노 로드맵은 동일하지만 1.6나노와 관련된 발표는 없었다.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후발 주자 인텔은 올해 상반기(1∼6월)까지 2나노, 올해 말까지 1.8나노 공정 제품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TSMC의 이번 중간 공정 로드맵 발표는 경쟁사들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선두 주자로서 최선단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미 2나노와 1.4나노 로드맵을 발표한 상황에서 TSMC가 중간 공정 로드맵을 추가로 발표하는 건 전략적인 마케팅에 가까워 보인다. 경쟁사들도 향후 고객사 수요에 따라 중간 공정 단계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선단 공정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1.2%, 삼성전자는 11.3%를 차지했다. 추격자 인텔은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인텔은 2021년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약 27조5000억 원) 규모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2022년 오하이오주(200억 달러), 아일랜드 레이슬립(120억 유로), 독일 마그데부르크(170억 유로) 등 주요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러시아에 전달할 북한제 무기를 싣는 데 활용된 선박이 중국 항구에 석 달째 정박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북-러 무기 거래를 지원한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링컨 장관이 러시아 지원 중단 등 중국에 강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보고서에 따르면 올 1월 러시아 화물선 ‘앙가라’호가 북한과 러시아를 오간 후 2월 9일부터 중국 동부 저장성의 한 항구에 정박 중인 상태다. RUSI는 “위성사진, 선박 위치 발신장치(트랜스폰더)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앙가라호는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항구를 총 11차례 오갔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앙가라호가 중국 항구에 정박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확인했다. 이어 “북-러 군사협력 문제는 블링컨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 회담에 주요 의제로 오를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양측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마지막 날인 26일 베이징에서 만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25일 천지닝(陳吉寧) 상하이시 당서기를 만나 중국의 무역정책과 비(非)시장적 경제 관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블링컨 장관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수도 베이징보다 ‘경제수도’ 격인 상하이를 먼저 찾은 것을 두고 미중 간 협력 강화와 교류 확대를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이날 주상하이 미국 상공회의소를 찾아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대표들과 라운드테이블 행사 등을 한 뒤 베이징으로 이동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 성사 여부도 관심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6월 방중 당시 예고 없이 시 주석과 면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을 포함한 안보지원 패키지 법안에 서명한 직후인 데다 중국 외교부가 미국의 무역조치 중단을 비롯한 5대 요구사항을 쏟아내는 등 양측이 신경전을 펴고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006년 이라크전에서 숨진 한국계 미국인 문재식 하사(사진)의 이름을 딴 다리가 18년 만에 그의 고향 펜실베이니아주 랭혼에 생겼다. 조 호건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등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랭혼에서는 기존 ‘트렌턴 로트’ 다리의 이름을 ‘문재식 하사 메모리얼’ 다리로 바꾸는 기념식이 열렸다. 이 다리는 문 하사의 부모님과 누나 크리스털 씨가 사는 집 바로 앞에 있다. 이날 크리스털 씨는 “동생은 항상 환하게 웃고 주변을 돕던 아이였다”며 “이제는 우리를 지켜주는 별이 됐다. 동생이 하늘에서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건 의원은 “우리는 문 하사를 잊지 않았다”며 “다리 헌정은 순직한 참전 용사와 그 가족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하사는 1985년 인천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인 2003년 육군에 입대해 이라크로 파병됐다. 2006년 12월 25일 이라크 바그다드 도로에 매설된 지뢰 폭발로 목숨을 잃었다. 그가 사망 전날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 마시라”며 성탄절 안부 인사를 남겼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006년 이라크전에서 숨진 한국계 미국인 문재식 하사의 이름을 딴 다리가 18년 만에 그의 고향 펜실베이니아주 랭혼에 생겼다. 조 호건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등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랭혼에서는 기존 ‘트렌튼 로트’ 다리의 이름을 ‘문재식 하사 메모리얼’ 다리로 바꾸는 기념식이 열렸다. 이 다리는 문 하사의 부모님과 누나 크리스탈 씨가 사는 집 바로 앞에 있다. 이날 크리스탈 씨는 “동생은 항상 환하게 웃고 주변을 돕던 아이였다”며 “이제는 우리를 지켜주는 별이 됐다. 동생이 하늘에서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건 의원은 “우리는 문 하사를 잊지 않았다”며 “다리 헌정은 순직한 참전 용사와 그 가족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문 하사는 1985년 인천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인 2003년 육군에 입대해 이라크로 파병됐다. 2006년 12월 25일 이라크 바그다드 도로에 매설된 지뢰 폭발로 목숨을 잃었다. 그가 사망 전날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 마시라”며 성탄절 안부 인사를 남겼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영국, 아르헨티나, 헝가리 등 주요국 정상급 인사들이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다퉈 만나자 조 바이든(사진) 미 행정부가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을 ‘패싱’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만 만나거나 바이든 행정부 인사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먼저 만나는 행위는 일종의 ‘외교 결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2일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올 2월 미국을 방문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야당 공화당계 정치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을 두고 강하게 항의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극우 성향, 거친 언행, 작은 정부와 감세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흡사한 부분이 많아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린다. 당시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 이에 마크 스탠리 주아르헨티나 미국대사는 디아나 몬디노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에게 밀레이 대통령이 공화당 관련 집회에만 참석한 것은 ‘미 선거에 대한 외부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8일 영국 집권 보수당 소속으로 총리를 지낸 데이비드 캐머런 외교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를 찾았다. 캐머런 장관은 하루 뒤 바이든 행정부 내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 지난달에는 역시 극우 성향으로 유명한 ‘동유럽의 트럼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마러라고리조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오르반 총리 역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 미국의 최고 우방으로 꼽히는 일본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공을 들이며 재집권에 대비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재는 23일 뉴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국빈 방미 약 열흘 만이다. 아소 부총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 가장 가까운 정상으로 꼽혔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재임 시절 부총리로 활동했다. 2017년 미일 정상회담에 배석했고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골프도 같이 쳤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5·18민주화운동을 취재해 전 세계에 알린 테리 앤더슨 기자(사진)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주 자택에서 최근 받은 심장 수술의 부작용으로 숨졌다. 향년 77세. 1947년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1975년 언론계에 입문한 앤더슨 기자는 AP통신의 일본 도쿄특파원이던 1980년 5월 광주에서 총 9일간 머물며 5·18을 취재했다. 그는 2020년 출간한 책 ‘AP, 역사의 목격자들’에서 “소식을 듣자마자 광주로 향했다. 10km를 걸어 광주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남도청 인근 호텔에 묵던 그는 방으로 날아온 총탄을 바닥에 엎드려 가까스로 피하는 등 위험천만한 취재를 이어갔다. 광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본 시체 수를 셌던 그는 “언론인으로서 나의 임무는 가장 기초적인 사실, 즉 ‘사망자 수’를 기록하는 것이었다”고 술회했다. 당시 기사에서 ‘폭도 3명이 숨졌다’는 계엄군의 발표와 자신이 직접 센 사망자 수 179명을 둘 다 적어 송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앤더슨 기자의 기사가 사료 가치가 높다”며 당시 그가 보낸 기사 원고 텔렉스 13장을 공개했다. 부친의 뒤를 이어 언론인으로 활동하는 장녀 설롬(39)은 “세상은 아버지를 두고 ‘고통’을 떠올리지만 그가 베푼 선행을 기억해 달라”고 추모했다.줄리 페이스 AP통신 수석부사장 겸 편집국장은 “그가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보도하는 데 전념했다”고 애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5·18민주화운동을 취재해 전 세계에 알린 테리 앤더슨 기자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주 자택에서 최근 받은 심장 수술의 부작용으로 숨졌다. 향년 77세.1947년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1975년 언론계에 입문한 앤더슨 기자는 AP통신의 일본 도쿄특파원이던 1980년 5월 광주에서 총 9일간 머물며 5·18을 취재했다. 그는 2020년 출간한 책 ‘AP, 역사의 목격자들’에서 “소식을 듣자마자 광주로 향했다. 10km를 걸어 광주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남도청 인근 호텔에 묵던 그는 방으로 날아온 총탄을 바닥에 엎드려 가까스로 피하는 등 위험천만한 취재를 이어갔다.광주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본 시체 수를 셌던 그는 “언론인으로서 나의 임무는 가장 기초적인 사실, 즉 ‘사망자 수’를 기록하는 것이었다”고 술회했다. 당시 기사에서 ‘폭도 3명이 숨졌다’는 계엄군의 발표와 자신이 직접 센 사망자 수 179명을 둘 다 적어 송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앤더슨 기자의 기사가 사료 가치가 높다”며 당시 그가 보낸 기사 원고 텔렉스 13장을 공개했다.‘세계의 화약고’ 중동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레바논 베이루트의 AP통신 지국장으로 근무하던 그는 1985년 3월 귀가 중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납치됐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한 대가”라는 게 당시 헤즈볼라의 주장이었다. 약 6년 9개월 만인 1991년 12월 풀려났지만 고문 등으로 평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렸다.귀국 후 강연, 방송, 자서전 집필, 자선 사업 등으로 바빴지만 개인사는 순탄치 못했다. 헤즈볼라의 배후 세력으로 자신의 납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미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중 2600만 달러(약 360억 원)를 보상금으로 받았지만 모두 날렸고 2009년 파산했다. 3번 결혼하고 이혼했으며 두 딸이 있다.부친의 뒤를 이어 언론인으로 활동하는 장녀 설롬(39)은 “세상은 아버지를 두고 ‘고통’을 떠올리지만 그가 베푼 선행을 기억해 달라”고 추모했다. 줄리 페이스 AP통신 수석부사장 겸 편집국장은 “그가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보도하는 데 전념했다”고 애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최근 새로 발표한 노래가 오랜 앙숙인 방송인 킴 카다시안에 대한 저격의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20일(현지 시간) 미 연예매체 피플은 “스위프트가 전날 발표한 11집 ‘더 토처드 포이츠 디파트먼트’에 실린 노래 ‘생큐 에이미(thanK you aIMee)’가 카다시안에 대한 노래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래 제목의 대문자만 ‘킴’으로, 노래에 등장하는 학교폭력 가해자 에이미가 카다시안을 지칭한다는 설명이다. 스위프트와 카다시안은 사이가 나쁘기로 유명하다. 2016년 카다시안의 남편이던 가수 카녜이 웨스트는 ‘스위프트와 성관계를 할 자격이 있다’는 내용의 노래를 발표한 뒤 논란이 되자 “스위프트에게 동의를 구했다”며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금융의 태동지이자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가 극심한 공동화(空洞化)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월가 일대 상업부동산 공실률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19세기부터 월가를 지켜왔던 미국 1위 은행 JP모건체이스마저 마지막 지점을 철수했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JP모건체이스는 월가 45번지에 있는 지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JP모건이 1871년 월가에서 창업한 지 153년 만이다. 이로써 월가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캐나다계 은행인 토론토도미니언의 지점 2곳만 남게 됐다. WSJ는 “JP모건체이스 지점의 영업 종료는 현재 월가 상업부동산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전했다. 월가에서 은행 지점이 사라지는 건 주요 고객인 금융권 회사원들의 발길이 끊긴 영향이 크다. 팬데믹 시기에 대형 금융기업들이 속속 빠져나갔지만, 이후로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JP모건 역시 현재 본사는 월가에서 북쪽으로 약 6km 떨어진 파크애비뉴 270번지에 있다. 미 부동산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맨해튼의 올 1분기(1∼3월) 공실률은 역대 최고치인 23.4%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된 현상이기도 하다. 월가는 19세기 후반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금융기업들이 자리 잡으며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가 됐다. 하지만 금융 업무가 디지털화되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은퇴한 월가 증권거래인인 피터 투치먼 씨는 WSJ 인터뷰에서 “고함과 아드레날린으로 가득 찼던 거래소는 이제 컴퓨터 돌아가는 소리만 들린다”고 했다. 월가를 떠난 금융기업들은 주로 ‘숲세권’인 센트럴파크와 ‘리버뷰’ 허드슨야드 인근으로 가고 있다. 월가 60번지 55층짜리 건물을 빌려 쓰던 도이체방크는 2021년 센트럴파크 인근에 있는 사무실로 옮겼다. 도이체방크가 쓰던 월가 사무실은 4년째를 맞는 지금도 공실이다. 월가 사무실들이 전통적인 개념에 맞춰 지나치게 넓은 점도 기업들이 짐을 빼는 이유 중 하나다.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현재 분위기에 적합하지 않단 지적이다. 일부 사무실은 이에 맞춰 주거용 아파트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대다수는 엄격한 뉴욕시 규제에다 고금리 기조까지 겹쳐 여의치가 않다. 뉴욕은 최근 상업용과 주거용 부동산의 희비가 엇갈리며 몸살을 앓고 있다.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20%를 웃도는데, 주거용 부동산 공실률은 지난해 1.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미 경제매체 포천은 “미 역사상 가장 부유한 20대를 보내고 있는 Z세대(1997∼2012년 출생) 사이에서 ‘뉴욕살이’ 열풍이 불어 집을 구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최근 새로 발표한 노래가 오랜 앙숙인 방송인 킴 카다시안에 대한 저격의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20일(현지 시간) 미 연예매체 피플은 “스위프트가 전날 발표한 11집 ‘더 토처드 포이츠 디파트먼트’에 실린 노래 ‘생큐 에이미(thanK you aIMee)’가 카다시안에 대한 노래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래 제목의 대문자만 ‘킴’으로, 노래에 등장하는 학교폭력 가해자 에이미가 카사디안을 지칭한다는 설명이다. 스위프트와 카다시안은 사이가 나쁘기로 유명하다. 2016년 카다시안의 남편이던 가수 카녜이 웨스트는 ‘스위프트와 성관계를 할 자격이 있다’는 내용의 노래를 발표한 뒤 논란이 되자 “스위프트에게 동의를 구했다”며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스위프트는 여론의 지탄을 받아 한때 잠적하기도 했으나 2020년 해당 녹음이 카다시안 측이 짜깁기한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월 옥중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4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올랐다. 17일(현지 시간) 타임이 발표한 명단에서 나발나야는 ‘지도자(Leaders)’ 부문에서 선정됐다. 추천사를 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정의와 법치를 위한 남편의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러시아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겼다”며 “그는 특출난 이타심과 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올해 타임 100인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인물이 여럿 포함됐다. 황 CEO는 ‘혁신자(Innovators)’ 부문에 올랐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왕촨푸(王傳福) 회장은 거물(Titans) 부문에 선정됐다. 이 밖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성범죄 피해 관련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리한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영국 팝스타 두아 리파,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등이 선정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월 옥중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4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올랐다.17일(현지 시간) 타임이 발표한 명단에서 나발나야는 ‘지도자(Leaders)’ 부문에서 선정됐다. 추천사를 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정의와 법치를 위한 남편의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러시아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겼다”며 “그는 특출난 이타심과 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올해 타임 100인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인물들이 여럿 포함됐다. 황 CEO는 ‘혁신자(Innovators)’ 부문에 올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추천사에서 “오랜 기간 자신의 비전을 고수한 근성과 결단력을 지닌 기술 산업의 확실한 지도자”라며 “혁신의 새 물결을 열었다”고 썼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왕촨푸(王傳福) 회장은 거물(Titans) 부문에 선정됐다.이밖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성범죄 피해 관련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리한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영국 팝스타 두아 리파,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등이 선정됐다. 타임은 해마다 아티스트와 아이콘, 거물, 지도자, 혁신자, 선구자 등으로 구분해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을 뽑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사실상 애플과 구글을 겨냥한 일본판 ‘빅테크 플랫폼 감시 법안’이 이달 일본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디지털시장법(DMA)’ 시행한데 이어, 일본도 이르면 내변부터 거대 플랫폼 규제에 나서게 된다. 16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달 중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 촉진법’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된 법안은 아직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본 언론들은 “사실상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한 애플과 구글이 규제 대상”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기술(IT) 기업이 경쟁자를 밀어내기 위한 불공정 행위를 못 하도록 관리·감독할 권한을 부여한다. 불공정 행위가 벌어지지 않더라도 사전에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의 첫 ‘사전 규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은 경쟁을 저해하는 불공정 행위를 폭넓게 유형별로 지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면, 타사의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사용 허용이 대표적이다. 현재 애플은 앱스토어 이외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애플은 이를 통해 앱 개발자로부터 최대 30%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이 시행되면 경쟁을 허용해 지금의 독점 형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경쟁 업체보다 우선 노출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달 유럽에서는 비슷한 법안인 DMA 시행을 앞두고 구글 등이 이런 ‘우대 행위’를 시정했다. 과거 구글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항공권을 검색하는 고객들에게 자사 항공권 플랫폼 ‘구글 플라이트’를 주로 노출시켰지만 이제는 타사 플랫폼과 구글 플라이트가 나란히 뜬다. 법안대로 확정되면, 법을 위반할 경우 연간 일본 내 매출의 최대 20%에 이르는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위반이 반복되면 과징금이 매출의 30%로 불어난다. 현재 일본 독점거래법상 과징금 부과 규정은 위반 행위 관련 매출의 최대 6%로, 현행법보다 제재 강도가 훨씬 세진다. 법안에는 신속한 정부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들도 담겼다. 기업은 해마다 공정위에 준법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가 위반 행위를 적발했을 때 필요하다면 위반 행위에 대한 긴급 영업중단 명령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디지털 산업은 움직임이 빨라 기존의 반(反)독점 규제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본도 유럽의 DMA를 적극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국이나 호주 등도 유사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정부가 비슷한 내용의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플랫폼 경촉법)’ 도입을 시도했으나 현재 도입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국과 아부다비가 인공지능(AI) 협력을 더 많이 모색해야 한다.”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투자진흥청(ADIO)의 마시모 팔치오니 최고경쟁력책임자(CCO)가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AI 선진국을 노리는 UAE와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협력 여지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전기, 가스, 재생에너지, 모빌리티(자율주행), 스마트팜(농업), 의료, 우주, 수소 산업 관련 AI에서 양국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UAE는 천연가스와 물류 강국, 한전이 수주한 아부다비 바라카 원전 등으로만 국내에 알려졌다. 그러나 오랜 기간 첨단산업 육성에도 힘써왔다. 그 결과 미국, 중국에 이은 AI 3위 국가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6일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UAE의 AI 국영기업 ‘G42’에 15억 달러(약 2조1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정부 산하 기관인 아부다비첨단기술연구회(ATRC)가 거대언어모델(LLM) 팰컨을 공개하자 “UAE가 AI에 투자해 경제 다각화에 성공했다”고 평했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아부다비는 UAE를 이루는 7개 토후국 중 단연 앞서가고 있다. UAE 국내총생산에서 아부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다. 팔치오니 CCO는 “아부다비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고 각종 규제 장벽을 낮췄다. 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높게 사 투자금도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정부 산하 ‘허브71’은 2019년 설립 후 스타트업 260여곳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조달했다. ADIO도 외국 기업의 아부다비 투자와 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부다비 정부 산하 기관인 ADIO는 세계 8개국(이스라엘,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 진출해있다. 한국 지사는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SFC)에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중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팔치오니 CCO는 “한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할 핵심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부다비의 또 다른 강점은 고숙련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UAE는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세계 인력 지수’에서 세계 64개국 중 22위를 기록해 중동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은 34위다. 이 지수는 △자국민 인재 육성 △외국인 인재 유치 △전반적 인재 수준 등 3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아부다비는 지난해 10월 중동 최대 첨단 자율주행 단지인 ‘스마트·자율주행산업(SAVI) 클러스터’를 개소했다. 팔치오니 CCO는 “SAVI 클러스터는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발굴해 시장 출시까지 돕겠다는 포부로 출범했다”며 “아부다비는 ‘혁신’이 민간 부문 육성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본다. 기술을 통해 경제·사회적 진보를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아부다비에 관심을 갖는 한국 기업들에 팔치오니 COO는 “아부다비는 종착지가 아닌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부다비에 자리를 잡으면 중동 시장으로는 물론 인근 아프리카와 유럽 시장으로도 뻗어나가기 좋다”고 말했다. 최근 아부다비로 눈을 돌리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다. 포미트, 농심 등으로 구성된 스마트팜 컨소시엄은 아부다비 6곳에서 한국 품종 딸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스마트팜 등 첨단 농경 기술은 UAE는 물론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전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식량 자급에 대한 요구가 크기 때문이다. 2월에는 호텔 경영솔루션 업체 H20호스피탈리티가 아부다비 지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H20호스피탈리티는 “중동, 유럽, 아프리카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의 테슬라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전 세계 사업장에서 직원 1만4000여 명 해고에 나선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며 잇달아 인력을 감축했는데 순수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마저 버티지 못한 것이다. 연초부터 ‘전기차 업계 피바다’ 경고가 꾸준히 제기됐는데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내가 이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도 “약 5년에 한 번씩 성장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회사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고 적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1만4000명 이상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말 테슬라 직원 수가 14만473명이라는 점을 고려한 추산이다. 테슬라가 인력 감축에 나선 데는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올 1분기(1∼3월)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에 불과했다. 시장 전망치(46만 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이후 전년 대비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도 테슬라의 대규모 감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전기차 업황이 좋았다는 차이가 있다.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업계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테슬라 주가는 5.6% 급락했다. 수년간 이어질 전기차 수요 부진의 여파를 테슬라도 피하지 못한다는 위기 신호로 해석한 것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는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수요 둔화, 전기차 할인 경쟁으로 촉발된 수익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를루스 타바르스 스텔란티스 CEO는 1월 “테슬라가 계속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 전기차 업계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 엑스펑의 허샤오펑(何小鵬) CEO도 신년 서한을 통해 “올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피바다로 끝날 수 있는 격렬한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반영하듯 테슬라 이외 전기차 업체들도 일제히 감축에 돌입했다. 1월에는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생산량을 줄이면서 해당 생산 공장 직원 1400명에 대한 전환 배치 및 해고를 단행했다. 2월에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이 직원 10% 감축을 통보했고, 3월에는 스텔란티스가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 등의 인력 400여 명을 해고했다. 또한 독일의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100억 유로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고, 스웨덴의 폴스타도 올해 전 세계 사업장 근무인력의 15%(450명)를 감축할 예정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도 한동안 안 좋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자 생존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당장 상황이 어렵지는 않지만 전기차 수익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의 테슬라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전 세계 사업장에서 직원 1만4000여 명 해고에 나선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며 잇따라 인력을 감축했는데 순수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마저 버티지 못한 것이다. 연초부터 ‘전기차 업계 피바다’ 경고가 꾸준히 제기됐는데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내가 이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도 “약 5년에 한 번씩 성장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회사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고 적었다.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1만4000명 이상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말 테슬라 직원 수가 14만473명이라는 점을 고려한 추산이다.테슬라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올 1분기(1~3월)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에 불과했다. 시장 전망치(46만 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이후 전년 대비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도 테슬라의 대규모 감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전기차 업황이 좋았다는 차이가 있다.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업계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테슬라 주가는 5.6% 급락했다. 수년간 이어질 전기차 수요 부진의 여파를 테슬라도 피하지 못한다는 위기 신호로 해석한 것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는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수요 둔화, 전기차 할인 경쟁으로 촉발된 수익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는 1월 “테슬라가 계속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 전기차 업계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 엑스펑의 허샤오펑(何小鵬) CEO도 신년 서한을 통해 “올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피바다로 끝날 수 있는 격렬한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를 반영하듯 테슬라 이외 전기차 업체들도 일제히 감축에 돌입했다. 1월에는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생산량을 줄이면서 해당 생산 공장 직원 1400명에 대한 전환 배치 및 해고를 단행했다. 2월에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이 직원 10% 감축을 통보했고, 3월에는 스텔란티스가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 등의 인력 400여명을 해고했다. 또한 독일의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100억 유로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고, 스웨덴의 폴스타도 올해 전 세계 사업장 근무인력의 15%(450명)를 감축할 예정이다.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도 한동안 안 좋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자 생존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당장 상황이 어렵지는 않지만 전기차 수익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