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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 씨(32)는 이번 추석만큼은 유난히 경기 성남시의 큰집에 가기가 꺼려진다. 최근 주식과 비트코인 투자에서 3000만 원가량 ‘피를 본’ 탓이다. 김 씨는 “예전에 주식으로 돈 번 걸 아는 몇몇 친척들이 요즘 상황을 물어볼 것 같은데 혼자서 끙끙대는 문제를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주변에 빚내서 투자하다 망하거나 ‘영끌’한 집값이 떨어진 사람도 많아 이번엔 다들 ‘돈 얘기’는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지만 이렇게 풍성한 추석에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좋은 것도 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자칫 싸움까지 부르는 ‘명절 잔소리’다. 이번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오랜만에 대면하는 명절인 만큼 무심코 던진 말로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짐)를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동아일보가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말 또는 보기 싫은 행동’에 대해 조사한 결과 ‘부동산, 투자 등 주머니 사정에 대한 언행’(44.9%·2위)을 꼽은 사람이 많았다. 최근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고 금리가 오르며 무리하게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는 이들이 늘어난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위는 ‘외모, 결혼, 출산 등 사생활 관련 언행’(53.8%)이었다. 이 항목을 고른 황모 씨(29·여)는 특히 ‘살 빼라’는 말이 가장 싫다고 했다. 황 씨는 “결혼이나 연애는 내가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 잔소리를 들어도 큰 타격이 없다”며 “살은 나도 빼고 싶은데 친척들이 콕 집어서 지적하니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취업난이 심해진 만큼 취업 이야기도 예전 명절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취업, 승진 등 직장생활 관련 언행’(33.6%)이 3위로 꼽혔다. 직장인 A 씨(26)가 추석을 꺼리는 이유도 외삼촌이 명절마다 “지금 다니는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거냐. 업계 1등 회사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하기 때문이다. A 씨는 “요즘은 회사 간판보다 개인 커리어가 더 중요한 데다 친척 어른들은 회사마다 조직 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지 않냐. 그냥 잔소리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B 씨(23·여)는 “‘취업은 언제쯤 하느냐’, ‘○○ 기업 정도는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서 압박이 느껴진다”며 “관심을 표현하려면 ‘취업 준비하느라 힘들지는 않니’ 정도로 물어봐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온 만큼 “취직은 했냐” 같은 직접적인 질문보다는 “건강이 중요하다”, “조급해하지 말라” 같은 격려가 먼저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국내 두 번째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 독일에서 입국한 이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나흘 전에 동네 의원을 찾아갔지만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를 걸러내는 ‘예방 시스템’이 일선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달 18일 독일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A 씨가 3일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입국 당시 증상이 없었지만 지난달 28일부터 발열과 두통, 어지럼 증상이 나타났다. 같은 달 30일에는 피부에 통증을 느껴 서울의 한 동네 의원을 찾아갔다. 피부 통증은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방역 당국은 7월부터 원숭이두창이 유행하는 5개국(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에 다녀온 입국자 정보를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시스템(ITS)’에 등록하고 있다. 특정 감염병이 유행하는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동네 병의원을 찾아가면 진료 접수나 처방 단계에서 의료진 모니터에 “○○○ 여행 이력이 있으니 증상을 눈여겨봐 달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A 씨의 독일 여행 이력도 의료진에게 제공됐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를 발견한 의료진은 24시간 이내에 방역 당국에 신고할 의무가 있지만, 당시 의료진은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의료진이 ‘메시지가 뜨는 걸 봤지만 그냥 넘어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환자의 원숭이두창 감염을 의심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A 씨는 의료진에게 자신의 해외 방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이후 A 씨는 1일 자신이 직접 보건소에 문의한 뒤에야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로 분류됐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6월에도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로 신고됐다가 수두 환자로 판명된 외국인 B 씨를 통해 국내 방역체계의 허점이 드러난 적이 있다. B 씨는 입국 전날부터 원숭이두창 증상인 수포성 피부병 증상을 보였지만 건강상태 질문서에는 ‘증상 없음’이라고 적어 제출해 인천국제공항 검역을 통과한 뒤 부산까지 이동했다. 4일 기준 A 씨와 접촉한 사람은 15명으로 집계됐다. 고위험 접촉자는 없고 보건소가 21일 동안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중위험 접촉자가 가족과 친구 등 2명이 있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이 지역사회에서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원숭이두창의 주된 감염 경로는 성적 접촉 등 밀접 접촉이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 두 번째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 독일에서 입국한 이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나흘 전에 동네 의원을 찾아갔지만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를 걸러내는 ‘예방 시스템’이 일선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달 18일 독일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A 씨가 3일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입국 당시 증상이 없었지만 지난달 28일부터 발열과 두통, 어지러움 증상이 나타났다. 같은 달 30일에는 피부에 통증을 느껴 서울의 한 동네 의원을 찾아갔다. 피부 통증은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방역 당국은 7월부터 원숭이두창이 유행하는 5개국(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에 다녀온 입국자 정보를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시스템(ITS)’에 등록하고 있다. 특정 감염병이 유행하는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동네 병의원을 찾아가면 진료 접수나 처방 단계에서 의료진 모니터에 “○○○ 여행 이력이 있으니 증상을 눈여겨봐 달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A 씨의 독일 여행 이력도 의료진에게 제공됐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를 발견한 의료진은 24시간 이내에 방역 당국에 신고할 의무가 있지만, 당시 의료진은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의료진이 ‘메시지가 뜨는 걸 봤지만 그냥 넘어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환자의 원숭이두창 감염을 의심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A 씨는 의료진에게 자신의 해외 방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이후 A 씨는 1일 자신이 직접 보건소에 문의한 뒤에야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로 분류됐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6월에도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로 신고됐다가 수두 환자로 판명된 외국인 B 씨를 통해 국내 방역체계의 허점이 드러난 적이 있다. B 씨는 입국 전날부터 원숭이두창 증상인 수포성 피부병 증상을 보였지만 건강상태 질문서에는 ‘증상 없음’이라고 적어 제출해 인천국제공항 검역을 통과한 뒤 부산까지 이동했다. 4일 기준 A 씨와 접촉한 사람은 15명으로 집계됐다. 고위험 접촉자는 없고 보건소가 21일 동안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중위험 접촉자가 가족과 친구 등 2명이 있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이 지역사회에서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원숭이두창의 주된 감염 경로는 성적 접촉 등 밀접 접촉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2023년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이 7.09%로 결정됐다. 올해는 직장인 월급의 6.99%가 건보료로 나가지만 내년부터는 월급의 7.09%가 건보료로 책정된다는 뜻이다. 직장인 건보료율이 7%를 넘은 건 현행 건보제가 2000년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일명 ‘문재인 케어’ 영향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빠르게 악화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내년 직장인 월평균 2069원 더 내야보건복지부는 제1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3년 직장가입자 건보료율을 올해(6.99%) 대비 1.49% 인상된 7.09%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직장인의 건보료는 한 해 동안 받은 보수 총액을 근무 개월 수로 나눈 ‘보수월액’에 건보료율을 곱해 산정된다. 회사와 개인이 절반씩 건보료를 낸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건보료는 본인 부담액 기준으로 올해 14만4643원에서 내년 14만6712원으로 2069원 오른다.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 건보료는 재산, 자동차 등 등급별 점수에 ‘보험료 부과 점수당 금액’을 각각 곱해서 산정된다. 이 보험료 부과 점수당 금액도 올해 205.3원에서 내년에 208.4원으로 인상된다. 다만 지역가입자는 이번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월평균 건보료가 올해보다 2만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일부터 지역가입자의 부담을 줄이는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건보료는 이달 기준 10만5843원이지만 부과체계 개편이 시행되는 다음 달부터는 8만3722원으로 줄어든다. 부과체계 개편과 이번 인상률 결정의 영향을 모두 반영한 내년도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8만4986원으로 예상된다.○ “2029년 건보 적립금 전액 소진”직장인 건보료율을 7% 이상으로 올리는 건 건보 재정 악화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다. 지난달 말 감사원이 발표한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건보 적립금은 2029년 전액 소진되고 2040년에는 누적 적자가 678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 적자를 건보료 수입으로 충당하는 것도 한계에 이른 상태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건보료율 상한선을 8%로 정하고 있다. 내년도 건보료율이 7.09%인 만큼 앞으로 상한선까지 1%포인트도 남지 않았다. 건보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는 ‘문재인 케어’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케어는 미용, 성형 목적 등을 제외하고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는 제도다. 기존에 건강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던 항목에 보험금을 지급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였다. 하지만 과잉 진료가 늘고 건보 재정이 과다 지출되는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문재인 케어를 대표하는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진료비는 건보 적용 첫해였던 2018년 1891억 원에서 2021년 1조8476억 원으로 3년 새 약 10배로 증가했다. 복지부는 현재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건보 재정개혁 추진단’을 꾸리고 초음파, MRI 등에 대한 건보 적용이 적절한지 재평가하고 있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정된 재정을 불필요하고 값비싼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보다는 취약계층의 재난적 의료비 등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2023년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이 7.09%로 결정됐다. 올해는 직장인 월급의 6.99%가 건보료로 나가지만 내년부터는 월급의 7.09%가 건보료로 책정된다는 뜻이다. 직장인 건보료율이 7%를 넘은 건 현행 건보제가 2000년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일명 ‘문재인 케어’ 영향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빠르게 악화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내년 직장인 월평균 2069원 더 내야 보건복지부는 제1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3년 직장가입자 건보료율을 올해(6.99%) 대비 1.49% 인상된 7.09%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직장인의 건보료는 한 해 동안 받은 보수 총액을 근무 개월 수로 나눈 ‘보수월액’에 건보료율을 곱해 산정된다. 회사와 개인이 절반씩 건보료를 낸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건보료는 본인 부담액 기준으로 올해 14만4643원에서 내년 14만6712원으로 2069원 오른다.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 건보료는 재산, 자동차 등 등급별 점수에 ‘보험료 부과 점수당 금액’을 각각 곱해서 산정된다. 이 보험료 부과 점수당 금액도 올해 205.3원에서 내년 208.4원으로 인상된다. 다만 지역가입자는 이번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월평균 건보료가 올해보다 2만 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일부터 지역가입자의 부담을 줄이는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건보료는 이달 기준 10만5843원이지만 부과체계 개편이 시행되는 다음달부터는 8만3722원으로 줄어든다. 부과체계 개편과 이번 인상률 결정의 영향을 모두 반영한 내년도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8만4986원으로 예상된다.● “2029년 건보 적립금 전액 소진” 직장인 건보료율을 7% 이상으로 올리는 건 건보 재정악화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다. 지난달 말 감사원이 발표한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건보 적립금은 2029년 전액 소진되고 2040년에는 누적 적자가 678조7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건보 적자를 건보료 수입으로 충당하는 것도 한계에 이른 상태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건보료율 상한선을 8%로 정하고 있다. 내년도 건보료율이 7.09%인 만큼 앞으로 상한선까지 1%포인트도 남지 않았다. 건보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는 ‘문재인 케어’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케어는 미용, 성형 목적 등을 제외하고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는 제도다. 기존에 건강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던 항목에 보험금을 지급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였다. 하지만 과잉 진료가 늘고 건보 재정이 과다 지출되는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문재인 케어를 대표하는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진료비는 건보 적용 첫해였던 2018년 1891억원에서 2021년 1조8476억 원으로 3년 새 약 10배로 증가했다. 복지부는 현재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건보 재정개혁 추진단’을 꾸리고 초음파, MRI 등에 대한 건보 적용이 적절한지 재평가하고 있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정된 재정을 불필요하고 값비싼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보다는 취약계층의 재난적 의료비 등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2023년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율이 7.09%로 결정됐다. 올해 직장인은 월급의 6.99%가 건보료로 나가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월급의 7.09%가 건보료로 책정되는 것이다. 직장인 건보료율이 7%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8월부터 도입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일명 ‘문재인 케어’)의 영향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제1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3년 직장가입자의 건보료율을 올해(6.99%) 대비 1.49% 인상된 7.09%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소득, 재산, 자동차 등에 따라 부과되는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 점수당 금액도 205.3원에서 208.4원으로 오른다. 직장인의 건보료는 한 해 동안 받은 보수 총액을 근무 개월 수로 나눈 보수월액에 보험료율을 곱해 산정된다. 회사와 개인이 절반씩 보험료를 낸다. 내년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본인 부담액 기준으로 올해 14만4643원에서 내년 14만6712원으로 2069원 오른다. 지역가입자의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올해 10만5843원에서 내년 10만7441원으로 1598원 오른다. 이날 복지부는 “2023년에는 건보 부과체계 2단계 개편 영향이 본격 반영되고 필수의료체계 강화,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 확대 등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지출 소요가 있어 예년 수준의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물가 등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1.49%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어 “건보 재정개혁 방안을 마련해 재정누수를 막고 건보 재정이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가 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늘리면서 건강보험 재정지출 역시 크게 늘었고,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돼왔다. 정부는 이미 문재인 케어를 손 볼 계획을 밝힌 상태다. 복지부는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개혁 추진단’을 꾸리고 문재인 케어의 대표 항목으로 꼽히는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적절한지 재평가하고 있다.김소영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중환자는 증가 추세다. 정부는 한정된 중증병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환자들이 중증병상에 머무르는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26일 김성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초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중대본 회의에서 “두 달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재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약 10만1000명으로 금요일 기준으로 4주 만에 최저치”라고 말했다. 최근 1주일(20~26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1만4765명으로 지난주(12만6898명)보다 1만2133명 줄었다. 반면 26일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575명으로 올 4월 26일(613명) 이후 122일 만에 가장 많았다. 정부는 앞으로 2, 3주 동안 중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29일부터 ‘중증병상 재원 적정성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중증병상에 입원해 있는 환자가 실제로 입원이 필요한 상태인지 평가하는 것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서 환자가 일반병상으로 옮겨질 수 있다. 평가 주기 역시 현재 주 4회에서 앞으로 매일 하는 걸로 바뀐다. 평가 결과 퇴실 결정이 내려진 이들은 현재 ‘2일 이내’에 퇴실하면 되지만, 29일부터는 ‘하루 이내’에 퇴실해야 한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보육원 출신이라는 걸 다른 사람에게 말하려면 ‘목숨을 걸 정도’의 용기가 필요해요.” 15년간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다가 2016년 퇴소한 A 씨(29)는 25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식당에서 보육시설 출신이라고 밝힌 후 사장으로부터 “고아라 끈기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A 씨는 “그 말이 마음에 비수처럼 박혔다”며 “무엇보다 자립준비청년(아동보호시설 등에서 퇴소한 청년)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 가슴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달 18일과 24일 올해 대학에 입학한 광주의 자립준비청년 2명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자립준비청년이 처한 현실을 사회가 돌아보고, 필요한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육시설 출신이라는 ‘낙인’자립준비청년들은 사회의 편견과 차별 탓에 보육시설 출신임을 밝히려면 소속된 곳이나 인간관계에서 배제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출신을 밝히는 것을 성소수자의 정체성 공개에 빗대 ‘고밍아웃’(고아+커밍아웃)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B 씨(19)는 태어난 후 보육시설에서 자라다가 올 2월 퇴소했다. B 씨는 기자에게 “보육원에 산다는 이유로 중학생 때 따돌림을 당한 이후 지금까지 보육시설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A 씨는 “지인이 결혼을 앞두고 상대방 부모에게 보육시설 출신이라는 걸 밝히자 ‘헤어지라’는 말을 들었다”며 씁쓸해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우울과 불안감에 시달려도 의지할 곳이 없는 게 특히 힘들다고 했다. 2020년 진행된 ‘보호종료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2명 중 1명꼴로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B 씨는 “가끔 우울감이 찾아오는데 누구한테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혼자 꾹 참는다”고 했다. ○ “심리·정서적 지원 부족”기존에는 만 18세가 되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보육시설을 떠나야 했지만 올 6월부터는 만 24세까지 시설에 머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심리·정서적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A 씨는 “자립준비 전담기관이 5년간 퇴소한 이들을 관리해야 하지만 1년에 한 번 안부 연락 오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자립준비청년을 돕는 전담 기관도 부족하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자립준비청년 전담 기관을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1년이 지났음에도 서울과 세종에는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인력도 부족하다. 2017∼2021년 청년 1만2256명이 시설에서 사회로 나왔는데, 전담기관에서 어려움이 있는 청년을 상담하는 인력은 전국을 합쳐 120명뿐이다. 이상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정책연구센터장은 “자립에 성공한 청년들과 갓 독립한 청년들을 일대일로 연결하는 ‘또래 멘토링’ 등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민간 후원자를 정부가 연결해주면서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서 의지할 곳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복지 사각지대 문제는 공공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가 함께해야 합니다. 기존에 있는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제도를 확대하겠습니다.”(25일 김동연 경기도지사)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민간 자원을 활용해 복지 소외계층을 발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24일 전병왕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 생활고를 겪다 생을 마감한 ‘수원 세 모녀 사건’이 알려진 후 24, 25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밝힌 계획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를 발굴할 때 민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학계 전문가 및 현장 사회복지사 대부분도 동의한다. 한정된 공무원 인력이 위기 가구를 모두 발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지역사회 내에서 이웃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내에선 민간이 참여해 위기 가구를 발굴하는 대표적인 2가지 제도 모두 실효성이 부족해, 기존 제도부터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30만 민간 참여하지만 실효성은 ‘글쎄’복지부는 2018년부터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제도를 운영중이다. 지역주민들 중 일부를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해 위기 가구를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18년 당시 충북 증평군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활동 중인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은 약 24만7000명에 달한다. 각 지자체마다 이들을 부르는 명칭은 다르다. 현장에선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사회복지공무원 A 씨는 “주로 마을의 통장이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되는데 마땅한 활동 매뉴얼이나 교육이 없어서 개인의 의지에 따라 (위기가구 발굴) 결과가 달라진다”고 전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도는 있는데 활발한 활동을 담보하는 교육이나 지원이 부족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사회복지 전달 체계를 신체에 비유하자면 ‘동맥과 정맥’에 해당하는 중앙정부 못지않게 실핏줄과 같은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한데, 한국은 아직 지역사회 단위까지 치밀하게 제도가 설계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간 참여 제도로는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협의체)’가 있다. 사회보장급여법에 따라 각 읍면동에는 이 협의체가 설치돼있다. 주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 마을 통장과 부녀회장 등 지역주민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들의 주요한 역할도 위기 가구 발굴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약 6만6000명이 협의체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제도 역시 현장에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B 씨는 “체감 상 절반 정도는 협의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B 씨는 “지자체마다 잘 운영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편차가 크고 자치단체장이나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그동안 활성화됐던 협의체의 활동이 갑자기 끊기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건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자체에서 협의체 위원을 위촉할 때 관행적으로 소위 말하는 ‘관변단체’ 대표들이나 가까이 지내던 단체의 관계자를 위주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사회의 환경은 계속 바뀌는데 공공이 민간을 동원하는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있다”고 지적했다.● “내실화 없이는 같은 문제 또 반복”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도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원봉사의 개념이다 보니 적극적인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이왕 제도를 운영할거면 ‘제대로’ 하자는 얘기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금은 지자체마다 제각각으로 파편화된 조직인데 구체적이고 표준적인 활동 가이드라인, 위기 징후를 포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다양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또 “그동안 국내 지역사회 복지는 노인과 장애인 돌봄에 집중됐다”며 “특히 빈곤한 중장년층을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깊게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본에도 민간이 위기 가구를 발굴하는 ‘민생위원’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지역사회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이들이 참여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역할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잘 자리 잡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복지 사각지대 비극) 문제가 반복될 때마다 계속 새로운 대책을 내놓는 식으로는 대책의 개수만 늘어날 뿐”이라며 “기존에 운영하던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통해 ‘위험군’으로 선정되더라도 절반가량은 아예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생활보장제도, 차상위 지원 등 안정적인 공적 지원까지 받는 사람은 찾아낸 위험군 100명 가운데 3명에 그쳤다. 경기 수원의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의 비극이 되풀이되는 걸 막기 위해선 복지 사각지대 발견 후 지원을 더욱 두텁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실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단수, 단전, 건강보험료 체납 등 34개 기준에 의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은 52만39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지원으로 이어진 경우는 27만1102명(51.8%)에 그쳤다. 특히 기초생활보장 등 빈곤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지급되는 공적 지원을 받은 사람은 전체의 2.9%에 불과했다. 정부의 긴급복지 지원(1.2%)이나 복지 바우처(9.4%) 등 단기 혹은 일시 지원만 받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 의원은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실적만 강조할 게 아니라 안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을 찾아내 지원하는 건수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의해 지원받은 사람은 도입 첫해인 2015년(1만8318명) 이후 지난해(66만3872명)까지 매년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는 7월까지 27만 명에 그치며 연말까지 총 50만 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원 세 모녀’와 같이 복지 사각지대 시스템에 의해 대상자로 분류되더라도 소재 불명 등 연락이 안 되는 사람이 올해 5월 조사에서만 1177명에 달했다. 이날 정부는 위치 파악이 안 되는 위기가구를 실종자와 마찬가지로 경찰력을 동원해 찾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올해 5월부터 두달간 조사‘고위험’ 21만 중 1177명 확인 못해… 다른 위기정보 포착전엔 조사 제외코로나 감염 우려에 대면조사 감소… 방역업무에 동원돼 인력 부족도“시스템 개선해 고위험군 집중관리… 긴급지원제도 신청 문턱도 낮춰야” 최근 경기 수원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처럼 복지 공무원이 행방을 파악하지 못한 취약계층이 최근 두 달에만 1200명 가까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복지 비(非)대상자로 분류돼 언제든 ‘제 2, 3의 수원 세 모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는 곳도 연락처도 모르는 ‘증발’ 1177명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5월부터 두 달간 ‘제3차 복지 사각지대 발굴 확인조사’를 벌였다. 매년 6차례 시행되는 조사로, 복지 혜택이 절실한 빈곤층을 찾는 것이 목표다. 건강보험료 체납이나 단전, 단수 등 34종의 위기정보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544만 명 가운데 고위험군 20만5748명을 추려 읍면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이 실태를 확인했다. 그런데 이 중 1177명은 주민등록 주소지에 살지 않았고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당국은 이들을 연락 두절로 기록하고 ‘복지 비대상자’로 분류했다. 수원 세 모녀도 이달 3일 주민등록 주소지인 경기 화성시 기배동의 한 주택에 담당 공무원이 방문했을 때 연락 두절로 기록됐다. 수원 세 모녀처럼 복지 당국이 가진 정보만으로는 추적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최소 1177명인 셈이다. 연락 두절 등으로 복지 비대상자가 되면 또 다른 위기정보가 포착되기 전에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슷한 방식으로 조사하는 아동학대 의심 가정의 경우엔 담당자가 아이의 안전을 확인할 때까지 재방문한다. 강원 원주시의 복지 공무원 A 씨는 “복지 사각지대의 경우 조사 대상자가 많고, 주민등록 주소지에 살지 않는 경우는 너무 흔해서 일일이 재방문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조사 어려워져일선 공무원들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복지 사각지대 발굴이 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감염 우려 탓에 우편이나 전화 등 비대면 방식의 조사를 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방배동 모자 사건’(2020년 12월)이 대표적 예다. 당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발달장애인 아들과 어머니가 숨진 지 다섯 달 만에 발견됐다. 관할 행정복지센터는 이들의 면담을 전화로 진행했고, 당국은 아들의 발달장애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충북 지역의 한 복지 공무원은 “글을 읽지 못하거나 귀가 어두운 어르신에게는 손짓 발짓을 동원해 복지 제도를 안내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이후로는 방문도 어렵고 긴 대화는 더욱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등의 업무에 복지 공무원들이 대거 투입된 영향도 크다. 전국 읍면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 인력은 올 6월 말 기준 총 1만2736명이지만 상당수 인원이 코로나19 재택치료 안내나 긴급생활비 지원 등 다른 업무를 해야 했다. ○ 발굴 시스템 개선하고 긴급복지 문턱 낮춰야한정된 복지 인력을 생존 위기에 처한 고위험군에 집중 투입하려면 발굴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 세 모녀의 경우 건강보험료 체납 외에는 해당하는 위기 정보가 없었다는 이유로 정부가 처음 경기 화성시에 제공한 고위험군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2020년 4월 아들(자매의 오빠)이, 11월 남편이 숨진 점을 감안하면 이들 모녀를 일찍이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재방문 대상에 포함시킬 여지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각 부처와 행정기관 사이에 있는 위기정보 공유를 가로막는 칸막이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의 사망 등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월 125만 원(3인 기준)을 지원하는 긴급복지지원제도의 신청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올 4월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낡은 한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창신동 모자’처럼 복지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취약계층은 스스로 복지 서비스를 다시 신청하기 어렵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중에는 분명 누가 봐도 담배인데, 일명 ‘유사 담배’로 분류되는 제품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액상형 전자담배다. 이런 담배를 담배라 부르지 못하는 이유는 담배사업법이 규정하는 담배의 정의가 지나치게 좁은 탓이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란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해서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이다. 즉, 연초의 ‘잎’을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만 담배에 해당한다. 연초의 줄기나 뿌리, 화학물질을 이용한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담배는 현행법상 담배가 아니다. 이 때문에 유사 담배는 현재 정부의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유사 담배는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 표시, 광고 제한, 전자거래 금지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지방세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지난해 8월부터 연초의 줄기나 뿌리를 원료로 한 유사 담배에도 담뱃세는 부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한 유사 담배에는 담뱃세조차 부과되지 않고 있다. 국가금연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액상형 전자담배가 유사 담배에 해당한다. 국가금연지원센터 관계자는 “정확한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중 연초의 잎을 원료로 만들어져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는 제품은 극소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담배의 범위를 확대해 이런 유사 담배가 정부의 각종 규제망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배 규제와 관련된 모든 법이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정의를 따르기 때문에 정의 자체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21대 국회에서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초의 줄기나 뿌리, 니코틴으로 만든 유사 담배도 담배로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기획재정위원회가 심사 중이다. 이 센터장은 “특히 최근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액상형 전자담배로 흡연을 시작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담배에 포함시켜 정부의 여러 규제를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추석 연휴 기간에도 요양병원·시설의 접촉 면회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제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다. 아크릴판을 사이에 두고 환자와 보호자가 만나는 ‘비접촉 면회’는 가능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매우 안타까운 조치지만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접촉 면회 금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지난 주말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학교 등교가 시작됐고 추석 연휴 등으로 이동과 접촉이 늘어날 수 있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내 집단감염 건수는 줄고 있지만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7월 4주 차에는 이들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총 165건 발생했고, 1건당 평균 확진자가 24.8명이었다. 8월 3주 차에는 집단감염이 45건으로 줄었지만 1건당 평균 확진자가 42.6명으로 늘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건복지부가 내년 중 요양병원의 환기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만9339명이다. 지난주 수요일(18만753명)보다 4만1414명 줄었다. 반면 24일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전날(487명)보다 86명 늘어난 573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주일(18∼24일) 하루 평균 중환자는 516명으로 직전 주(486명)보다 30명이 늘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추석 연휴 기간에도 요양병원·시설의 접촉 면회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제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다. 아크릴판을 사이에 두고 환자와 보호자가 만나는 ‘비접촉 면회’는 가능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매우 안타까운 조치지만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접촉 면회 금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지난 주말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학교 등교가 시작됐고 추석 연휴 등으로 이동과 접촉이 늘어날 수 있어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내 집단감염 건수는 줄고 있지만 규모가 증가 추세다. 7월 4주차에는 이들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총 165건 발생했고, 1건 당 평균 확진자가 24.8명이었다. 8월 3주차에는 집단감염이 45건으로 줄었지만 1건 당 평균 확진자가 42.6명으로 늘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건복지부가 내년 중 요양병원의 환기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만9339명이다. 지난주 수요일(18만753명)보다 4만1414명 줄었다. 반면 24일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전날(487명) 보다 86명 늘어난 573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주일(18~24일) 하루 평균 중환자는 516명으로 직전 주(486명)보다 30명이 늘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질병과 빈곤에 시달리다가 21일 경기 수원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의 건강보험료 체납 사실이 지난해 6월부터 7차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됐지만 13개월이 흐른 지난달에야 첫 현장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세 모녀는 지난해 2월부터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기 시작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는 3개월 이상 공과금 등을 연체하면 관할 시군구에 통보해 복지 사각지대 가구를 발굴하도록 했다. ‘수원 세 모녀’는 지난해 4월까지 석 달 연속 건보료를 연체했고, 공단은 지난해 6월 ‘행복e음’ 시스템을 통해 모녀의 주민등록 주소지인 경기 화성시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이후 올해 6월까지 7차례에 걸쳐 체납 사실이 화성시에 통보됐다고 한다.○ “복지 인력 부족해 뒤늦게 현장 방문”그러나 화성시가 세 모녀의 주민등록 주소로 복지 안내문을 처음 발송한 것은 지난달 19일이었다. 화성시 관계자는 “현재 28개 읍면동별 ‘맞춤형 복지팀’마다 직원 3, 4명이 근무하는데 시내 건보료 체납자만 해도 약 1만 명”이라며 “복지 담당 인력 부족 탓에 위기 가구 발굴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화성시는 내부 방침에 따라 단수·단전돼 당장 일상생활이 어려운 가구를 먼저 조사했는데 세 모녀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화성시 기배동 주민센터는 이달 3일 방문 조사에 나섰지만 주민등록지에 모녀가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자 ‘연락 두절’이라며 사회복지 비(非)대상자로 등록했다. 비대상자가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간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모녀는 2004년부터 수원의 월셋집을 전전하며 지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 집주인은 모녀에 앞서 사망한 장남(자매의 오빠)의 지인이었는데, 2020년 장남이 숨진 후에는 집주인도 세 모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세 모녀의 사망 시점은 이들이 발견된 21일부터 최소 열흘이 앞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3일 방문 조사 당시 실거주지 추적이 이뤄졌다면 모녀를 살릴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전입 미신고 등으로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취약계층의 정보를 복지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겠다”고 23일 밝혔다.○ 텅 빈 냉장고, 접시 3개뿐인 살림23일 오후 세 모녀가 살았던 수원시 권선구의 다세대주택은 유품 정리업체가 집을 청소하고 있었다.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고, 식기는 접시 3개와 수저뿐이었다. 여기에 신발 6켤레와 이불 2채, 약간의 옷가지 등이 살림살이의 전부였다. 청소업체 직원 A 씨는 “10년 동안 일했지만 냉장고에 식재료가 전혀 없는 집은 처음”이라며 “셋이 어떻게 살았나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인근 주민들은 “(모녀가) 이웃과 교류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세 모녀를 기억하는 화성시 기배동의 한 주민은 “(남매의) 아버지는 다리 난간을 만드는 사업을 했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사업이 어려워졌고 이후 빚 독촉에 시달렸다”고 했다. 이후 장남이 택배 일을 하면서 생계를 책임졌는데, 루게릭병으로 2년 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둘째 딸이 남긴 유서에는 “아픈 어머니와 언니 대신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데 오빠, 아버지가 죽고 빚 독촉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위기 가구 발굴 시스템이 사회복지 인력 부족 탓에 잘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동네 사정을 잘 아는 민간과 협력하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복지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분들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수원=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화성=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부 자문기구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자문위)’가 대다수 국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면역력이 떨어지는 10, 11월에 또 한 번 대규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문위는 현재 진행 중인 ‘6차 유행’은 이번 주 중에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정기석 자문위 위원장은 자문위 설명회에서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시기인 3월에 약 1800만 명이 감염됐는데 이들의 면역력이 지속되는 기간이 6개월”이라며 “10, 11월은 모든 사람의 면역이 일시에 떨어지는 시기로, 이때 한 번쯤 ‘큰 파도’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효과도 마찬가지다. 22일 기준으로 3차 접종까지 마친 3353만1336명(65.3%)도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정 위원장은 또 “(현재 코로나19 유행은) 아마도 이번 주 정도에 정점을 찍고 앞으로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예측치에 근거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9046명으로, 지난주 월요일(6만2056명)보다 3010명 적었다. 월요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신규 확진자가 감소한 건 6월 27일 이후 8주 만이다. 앞서 21일에도 전주 일요일 대비 신규 확진자가 감소했다. 한편 이날 자문위는 감염병과 관련된 사회·경제적 지표를 마련하자는 내용을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확진자나 중환자 수, 백신 접종률 등 방역 지표를 중심으로 감염병 위기에 대응했으나 앞으로는 사회·경제 분야의 지표를 만들어 활용하자는 것이다. 자문위원인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교육 격차나 국민 정신건강 등 감염병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부 자문기구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자문위)’가 대다수 국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면역력이 떨어지는 10, 11월에 또 한번 대규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문위는 현재 진행 중인 ‘6차 유행’은 이번 주 중에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정기석 자문위 위원장은 자문위 설명회에서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시기인 3월에 약 1800만 명이 감염됐는데 이들의 면역력이 지속되는 기간이 6개월”이라며 “10, 11월은 모든 사람들의 면역이 일시에 떨어지는 시기로, 이때 한 번쯤 ‘큰 파도’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효과도 마찬가지다. 22일 기준으로 3차 접종까지 마친 3353만1336명(65.3%)도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정 위원장은 또 “(현재 코로나19 유행은) 아마도 이번 주 정도에 정점을 찍고 앞으로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예측치에 근거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9046명으로, 지난주 월요일(6만2056명)보다 3010명 적었다. 월요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신규 확진자가 감소한 건 6월 27일 이후 8주 만이다. 한편 이날 자문위는 감염병과 관련된 사회·경제적 지표를 마련하자는 내용을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확진자나 중환자 수, 백신 접종률 등 방역 지표를 중심으로 감염병 위기에 대응했으나 앞으로는 사회·경제 분야의 지표를 만들어 활용하자는 것이다. 자문위원인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교육 격차나 국민 정신 건강 등 감염병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영기자 ksy@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초중고교 상당수가 개학을 앞두고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의 약 80%는 이번 주부터 2학기 수업을 시작한다. 일선 학교들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최대한 대면 수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 두 딸을 둔 최모 씨(47·경기 안양시)는 “첫째는 10일에 이미 개학을 했고 둘째는 26일에 개학을 한다”며 “학교에 보내면 코로나19에 걸릴까 걱정이고, 비대면 수업을 하자니 수업 집중도가 떨어져 학업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 학교에 가도, 안 가도 걱정”이라고 했다. 고교 3학년 아들을 둔 신모 씨(54·경기 안양시)는 “학교에서 하루 12시간 이상을 보내고 친구들과 급식도 먹는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9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될까 두렵다”고 했다. 특히 재감염자 중 만 17세 이하 미성년자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다 보니 학교를 통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미성년자들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탓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폭증했던 2∼4월에 감염됐던 아이들의 경우 현재 6개월가량 지나 항체가 떨어져 재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학을 하면 확진자 수가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며 “미성년 자녀를 조부모가 돌보는 경우가 많아 고연령층 등 고위험군으로 확산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선 방역시스템이 갖춰진 학교가 외부에 비해 안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학교는 비교적 방역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이를 관리할 교사들이 상주하기 때문에 (등교로 인한) 대규모 확산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개학 이후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 방역과 주기적인 환기 및 공기청정기 가동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전문가 사이에 이견이 없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말보다는 에어로졸(미세 입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더 높다”며 “환기만 제대로 돼도 감염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중환자는 531명으로 전날(511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0명을 넘었다. 전날인 20일에는 0시 기준 사망자가 84명으로 113일 만에 가장 많았다. 반면 2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1만944명으로 지난주 일요일보다 8602명 줄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중환자와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통상 확진자와 중환자 및 사망자 증가 사이에 1~3주 정도의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발생하는 중환자 및 사망자는 대부분 이달 초 확진됐던 이들로 분석된다. 중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60세 이상 고령층인 만큼 ‘고위험군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531명으로 전날(511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0명대로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15~21일) 하루 평균 중환자는 508명으로 1주 전(8~14일)과 2주 전(1~7일)보다 각각 약 21%와 70% 늘었다. 이에 따라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계속 오르고 있다. 20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44.7%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20%대 후반~30%대 초반을 유지했지만, 이제 50% 가까이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사망자는 21일 0시 기준 64명이다. 전날인 20일에는 0시 기준 사망자가 84명으로 4월 29일 이후 113일 만에 가장 많았다. 최근 일주일 총 사망자는 421명으로 1주 전(360명)보다 61명 늘어났다. 현재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은 60세 이상이다. 21일 기준으로 중환자 531명 중 60세 이상이 460명으로 전체의 86.6%에 달했다. 이날 사망자 64명 중 61명이 60세 이상이었다. 한편 신규 확진자 감소세는 둔화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1만944명으로 지난주 일요일보다 8602명 감소했다. 일요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신규 확진자가 감소한 건 6월 19일 일요일 이후 9주 만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6차 유행이 시작 이후 일요일 확진자가 줄어든 건 처음이다. 다만 일요일에는 통상 검사 수가 줄어드는 ‘주말 효과’가 나타나 확진자 수가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본격적인 6차 유행 감소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결국 코로나19 감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이번 주 중반 이후까지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초중고교 개학에 이어 추석 연휴에 사람 간의 접촉이 늘어나면 확진자 수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문가 예측을 토대로 다음달 7일 하루 확진자 수가 33만2000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 다음달 초 중환자가 최대 900명, 사망자는 하루 14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김소영기자 ksy@donga.com}

올해 5월 김모 씨(40)는 임신 25주차에 체중 940g, 730g인 이른둥이(미숙아) 쌍둥이 남매를 출산했다. 김 씨는 모유수유를 하고 싶었지만 출산 후 약 50일 동안 분유를 먹여야 했다. 김 씨가 면역력 저하와 연관된 바이러스 보균자라서, 두 아이가 일정 체중이 될 때까지는 모유를 먹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었는데, 모유를 먹이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엄마의 모유를 먹지 못하는 이른둥이들이 ‘모유은행’을 통해 타인의 모유를 기증받는 방안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처음으로 모유은행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첫 정부 지원으로 모유은행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모유 기증도 ‘공공의료’ 영역으로 보건복지부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서울 강동경희대병원에 최소 1억 원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모유은행’이란 건강한 여성으로부터 모유를 기증받아 살균 등의 공정을 거친 뒤 이른둥이에게 제공하는 기관이다.현재 국내 모유은행은 강동경희대병원이 운영하는 1곳뿐이다. 지금은 수혜자가 모유 50cc당 3360원을 부담하는데, 시범사업이 진행되면 1년 동안 이 비용 역시 정부가 지원한다. 복지부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갖춘 대형병원 중 모유은행 운영 의사가 있는 곳에도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가 모유은행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산 등의 영향으로 전체 출생아 중 이른둥이 비율이 증가하는 만큼, 모유 기증을 ‘공공의료’ 영역에서 책임지려는 움직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저체중아(체중 2.5kg 미만) 비율은 2010년 5.0%에서 2020년 6.7%로, 조산아(임신기간 37주 미만) 비율은 같은 기간 5.8%에서 8.5%로 늘었다.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주요 국가들도 정부 주도로 모유 기증을 관리하고 있다.● 조산 스트레스에 수유 어려운 이른둥이 산모 의료계는 모유은행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신생아에게 영양학적으로 엄마의 모유, 타인의 모유, 분유 순으로 이롭다는 것은 학계의 중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생후 6개월까지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이우령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모유수유의학회장)는 “‘모유냐 분유냐’는 전적으로 부모의 선택으로서 존중받아야 하지만, 모유가 분유보다 우수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분명히 입증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른둥이에게는 모유의 필요성이 더 크다. 신손문 인제대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모유는 이른둥이에게 치명적인 괴사성 장염, 패혈증 등의 발생 위험을 낮추기 때문에 생존율 향상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둥이 산모 중에는 모유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조산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고,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아이와 떨어져있을 수밖에 없어 모유가 충분히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임신 26주차에 체중 1.04kg인 딸을 출산한 장모 씨(27)도 “아이의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먹는 양이 많아지는데, 모유량은 아이가 먹는 양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모유은행은 매년 적자 지난해 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른둥이에게 필요한 만큼의 기증 모유가 충분하게 공급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국 77개 신생아 집중치료실 의료진의 93.4%가 ‘수요만큼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그 원인으로 ‘모유은행이 부족해 기증모유를 공급받기 어려움(64.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같은 의료현장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서 모유은행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도 모유은행을 운영하면서 매년 1억 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 모유은행장을 맡고 있는 정성훈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민간병원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모유병원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기증 모유 안정성 확보해야” 이른둥이 부모들은 무엇보다 기증 모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임신 33주차에 체중 1.5kg인 딸을 출산한 A 씨는 “기증 모유를 누가, 어떻게 유축했는지 불투명하다면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하고 관련 법령도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유량 확보도 모유은행 활성화의 관건이다. 2017년 복지부가 산모 약 1400명을 조사한 결과 35%가 ‘모유가 충분하면 기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박문성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신생아학회장)는 “기증 의향이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게끔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40대 여성 A 씨는 13년 전 이혼한 뒤 지금까지 혼자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이혼 당시 법원은 A 씨의 전남편에게 6세, 3세였던 두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100만 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A 씨가 받은 양육비는 총 300만 원 남짓. 전남편은 늘 A 씨의 연락을 피했고, 가끔 연락이 닿아도 ‘왜 돈을 달라고 하면서 나를 힘들게 하느냐’며 적반하장으로 굴었다. 이런 A 씨에게 최근 작지만 든든한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말부터 여성가족부의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대상이 된 것이다.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제도란 전 배우자에게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부모가족에게 자녀 1인당 매달 2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A 씨는 “두 아이를 먹이고 입히기에도 늘 빠듯했는데 양육비 지원이 생활에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 한부모가족 10명 중 7명이 ‘양육비·교육비 부담’A 씨와 같은 한부모가족은 지난해 기준 총 151만 가구다.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가부의 ‘2021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의 약 70%가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을 자녀 양육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실제로 한부모가족의 평균 월소득은 245만3000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416만9000원)의 58.8% 수준에 그친다. 정부가 한부모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정책에 집중하게 된 배경이다. 현재 중위소득 52%(올해 3인 가구 기준 218만1245원) 이하 한부모가족은 만 18세 미만 자녀 1인당 매달 20만 원의 ‘기본 아동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 이전까지는 긴급복지지원법에 따라 생계비 지원을 받는 한부모가족의 경우 기본 아동양육비를 받을 수 없었는데, 이달 1일부터 관련 고시가 개정되면서 두 지원을 함께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도 양육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현재 중위소득 52% 이하지만 10월부터 58%(월소득 243만2927원) 이하 가구로 확대된다. 2024년까지 63%(월소득 264만2662원) 이하 가구로 늘리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 경제적·정서적으로 더 취약한 ‘청소년 한부모’ 경제적 기반이 부족한 ‘청소년 한부모’는 일반 한부모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청소년 한부모란 청소년기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는 만 9∼24세 한부모를 뜻한다. 19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청소년 한부모 김모 씨(22·여)는 아동수당과 생계급여 등 정부 지원으로만 생활하고 있다. 김 씨는 “취업을 위해서 자격증 학원을 다니고 싶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형편이 되지 않고 가족의 도움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씨와 같은 청소년 한부모의 평균 월소득은 160만6000원으로, 전체 한부모가족 평균 월소득의 65.5%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중위소득 60%(월소득 251만6821원) 이하 청소년 한부모에게 자녀 1인당 매달 35만 원의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청소년 한부모 자립지원 패키지’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청소년 한부모에게 취업이나 돌봄 서비스 등 필요한 정보를 안내하고 심리상담,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는 일이 흔하지 않다 보니 청소년 한부모들은 사회적 편견에 위축되기도 한다”며 “이들에게는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을 살피며 지지해주는 존재가 자립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육비 안 주는 ‘나쁜 부모’ 제재 강화”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양육비를 안 주는 부모에 대한 제재도 한부모가족 지원의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러한 ‘나쁜 부모’에 대한 제재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양육비 미지급을 단순히 개인 간 채권채무가 아니라 ‘아동의 생존권 및 기본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보고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유치장이나 교도소에 가두는 감치(監置) 명령이 결정됐는데도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 공개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16일부터는 출국금지 대상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양육비 미지급액이 5000만 원 이상일 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었는데 이날부터 그 기준이 3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또 이날부터 감치 명령 결정 이후 3개월 이상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도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양육비 이행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