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103

추천

국제부 기자입니다.

asap@donga.com

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미국/북미36%
인사일반12%
중국10%
유럽/EU7%
국제정세7%
일본7%
국제일반7%
국제정치7%
국제경제5%
산업2%
  • 정부, 대만총통 취임식에 대표단 안보내기로

    정부가 20일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취임식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26, 27일로 확정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만 문제에 민감한 중국을 의식해 내린 결정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당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우호적 여건 조성’ 등을 전제 조건처럼 언급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보도자료에 “3국은 정상회의 조건을 조성하고 준비를 서두르기로 동의했다”고 했다. 당시 우리 정부에선 이 ‘조건’이 민주주의 정상회의(3월)나 대만 총통 취임식(5월)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정치 일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우리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정부 대표단 미파견 결정에 변수가 된 건 아니라는 것. 이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취임식과 연계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거론한 적은 없다”고도 했다. 한국은 앞서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했다. 양국은 대사관이 아닌 상주대표부를 설치해 외교관계를 유지 중이다. 정부는 앞서 대만 총통 취임식 때도 정부 대표단은 파견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이번에 브라이언 디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전직 고위관료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대만에 파견한다. 일본도 초당파적인 친대만 국회의원 모임인 ‘일화(日華) 의원 간담회’ 소속 의원 30여 명이 대만으로 향한다. 중국 측은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1박 2일 일정만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中커넥티드카, 운전자 대화도 中에 전송… 올가을 규제 발표”

    미국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올가을까지 중국산(産)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이동통신 가능 차량)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산 전기차, 범용 반도체, 태양광 전지 등에 대한 ‘관세 폭탄’을 발표한 것에 더해 태양광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안도 발표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사진)은 15일(현지 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대해 “정말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며 “의견 수렴이 마감됐으며 올가을 규칙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4일 미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범용 반도체, 의료기기, 태양광 전지에 대한 관세를 2∼4배 인상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이번 커넥티드카 규제도 사실상 중국의 전략 사업인 전기차를 겨냥한 것이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산 커넥티드카로 인한 국가 안보 위험은 정말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이라며 “커넥티드카에 탑재된 수천 개의 센서와 칩은 중국산 소프트웨어에 의해 제어되는데 (그들은) 운전자가 어디로 가는지, 차 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미국인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가 베이징으로 바로 가는 것을 뜻한다”며 “틱톡이 가하는 위협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규제 대상과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러몬도 장관은 8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산 커넥티드카를 미국 내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가드레일(guardrail·안전장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16일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안도 내놨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 세계 양면형 태양광 패널(패널 양면에서 전력 생산)에 부과하는 14.25% 관세 유예 조치를 끝낸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뿐만 아니라 ‘우회로’로 지목된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4개국 제품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중국은 반발하고 있다. 15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바이든 대통령이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트럼프는 중국에 관세를 지불하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경제학 신입생도 실제로는 미국인이 (오른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고 말할 것”이라고 발언한 내용을 올렸다.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미국인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자 이를 비꼰 것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에 대표단 파견 안한다

    정부가 20일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취임식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26, 27일로 확정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만 문제에 민감한 중국을 의식해 내린 결정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당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정상회의 개최 관련해 ‘우호적 여건 조성’ 등을 전제 조건처럼 언급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보도자료에 “3국은 정상회의 조건을 조성하고 준비를 서두르기로 동의했다”고 했다. 당시 우리 정부에선 이 ‘조건’이 민주주의 정상회의(3월)나 대만 총통 취임식(5월)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정치 일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다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우리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정부 대표단 미파견 결정에 변수가 된 건 아니라는 것. 이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취임식과 연계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거론한 적은 없다”고도 했다. 중국 당국이 관련해서 우리 측에 어떤 압박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앞서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했다. 양국은 대사관이 아닌 상주대표부를 설치해 외교관계를 유지 중이다. 정부는 앞서 대만 총통 취임식 때도 정부 대표단은 파견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이번에 브라이언 디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전직 고위관료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대만에 파견한다. 일본도 초당파적인 친대만 국회의원 모임인 ‘일화(日華) 의원 간담회’ 소속 의원 30여 명이 대만으로 향한다.중국 측은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 관련해 1박 2일 일정만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앞서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당시엔 하루 전 방한해 2박 3일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6
    • 좋아요
    • 코멘트
  • 태국 경찰 “파타야 살인 동기는 금전문제”

    태국 경찰이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한 피의자 3명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추진하겠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태국 사법부가 한국 국적자인 피의자들에게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사건이 발생한 태국에서 반드시 이들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태국 경찰은 이들이 금전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 3명 중 한 명인 이모 씨(26)는 15일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은 당초 그에게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범행에 직접 가담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14일 혐의를 살인 방조로 변경했다. 이 씨는 공범들과 현장에 있었지만, 살인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경남 창원지법에 출석하면서도 “내가 죽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태국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피해자 노 씨의 어머니가 돈을 요구하는 전화 등을 받았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이들의 범행 동기가 돈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폐쇄회로(CC)TV 영상 이미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피의자들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명확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노 씨의 유전자(DNA) 감식 결과도 공개했다. 11일 발견 당시 그의 손가락 10개가 전부 잘려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의 가족 DNA 등과 비교한 끝에 신원이 확인됐다. 또 혈흔 분석 결과 피의자들이 노 씨를 파타야가 아닌 방콕에서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차로 약 2시간 떨어진 파타야로 이동해 대형 플라스틱 드럼통에 시멘트를 메워 저수지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합동수사팀 팀장을 맡은 솜꾸안 픈탑 태국 경찰청 부청장은 14일 “피의자들을 태국으로 송환해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및 한국 경찰과 협조하고 있다. 태국과 한국은 범죄인인도청구협정이 체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로 도망쳤던 또 다른 피의자 이모 씨(27)는 이날 프놈펜에서 현지 경찰과 한국 경찰 주재관에게 붙잡혔다. 한국 경찰은 이 씨의 송환을 추진하고 있고, 미얀마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 씨(39)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4-05-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태국 경찰 “‘파타야 살인사건’ 동기는 금전문제…피의자 범죄인 인도 추진”

    태국 경찰이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한 피의자 3명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추진하겠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태국 사법부가 한국 국적자인 피의자들에게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사건이 발생한 태국에서 반드시 이들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태국 경찰은 이들이 금전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피의자 3명 중 한 명인 이모 씨(26)는 15일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은 당초 그에게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범행에 직접 가담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14일 혐의를 살인 방조로 변경했다. 이 씨는 공범들과 현장에 있었지만, 살인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경남 창원지법에 출석하면서도 “내가 죽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태국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피해자 노 씨의 어머니가 돈을 요구하는 전화 등을 받았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이들의 범행 동기가 돈과 관련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폐쇄회로(CC)TV 영상 이미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피의자들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명확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노 씨의 유전자(DNA) 감식 결과도 공개했다. 11일 발견 당시 그의 손가락 10개가 전부 잘려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의 가족 DNA 등과 비교한 끝에 본인으로 확인했다. 또 혈흔 분석 결과 피의자들이 노 씨를 파타야가 아닌 방콕에서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차로 약 2시간 떨어진 파타야로 이동해 대형 플라스틱 드럼통에 시멘트를 메워 저수지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번 사건의 합동수사팀 팀장을 맡은 솜콴 푸엔탑 태국 경찰청 부청장은 14일 “피의자들을 태국으로 송환해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및 한국 경찰과 협조하고 있다. 태국과 한국은 범죄인인도청구협정이 체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 경찰은 같은 날 방콕 형사법원으로부터 이들 3명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받았다.캄보디아로 도망쳤던 또 다른 피의자 이모 씨(27)는 이날 프놈펜에서 현지 경찰과 한국 경찰 주재관에게 붙잡혔다. 한국 경찰은 이 씨의 송환을 추진하고 있고, 미얀마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 씨(39)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 2024-05-15
    • 좋아요
    • 코멘트
  • ‘우크라 방문’ 블링컨, 키이우 라이브바에서 ‘깜짝’ 기타 연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넘어) ‘자유 세계’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 시간) 수도 키이우의 한 라이브바에서 ‘깜짝’ 기타 연주를 선보였다. 그는 수준급 아마추어 기타 연주자 겸 록 음악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2021년 음악 잡지 ‘롤링 스톤’ 인터뷰에서 “내 인생을 관통하는 큰 줄기는 음악”이라고 했고 최근에도 종종 소셜미디어에 음악 추천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청바지에 검은 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캐나다 록가수 닐 영의 1989년 곡 ‘자유로운 세상에서 록을 하자(Rockin’ in the Free World)’를 부르고 기타도 연주했다. 같은 해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만들어진 곡으로 냉전과 작별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이날 블링컨 장관을 무대에서 소개한 현지 밴드 ‘19.99’는 그를 ‘우크라이나의 위대한 친구’로 추켜 세웠다. 이에 블링컨 장관 또한 우크라이나가 단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수준이 아니라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화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영의 곡을 고른 이유를 두고 “서구 민주주의가 러시아 권위주의 세력과 싸우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려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블링컨 장관은 이날 공연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만나 미국의 지지 의사를 전달했다. 미 하원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대한 610억 달러(약 83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5
    • 좋아요
    • 코멘트
  • 오픈AI 대항마 ‘앤스로픽’, 규제 깐깐한 유럽에 도전장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미국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유럽 진출 도전장을 냈다. 유럽은 미국에 비해 인공지능(AI) 규제가 엄격해 경쟁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시장이다. 같은 날 오픈AI는 사용자와 음성 대화가 가능한 챗GPT ‘GPT-4o’를 공개했다. 13일(현지 시간) 앤스로픽은 14일부터 유럽 시장에 자사 AI 챗봇 ‘클로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클로드는 챗GPT의 대항마로 꼽힌다. 앞으로 유럽 사용자들은 클로드를 온라인 웹사이트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쓸 수 있다. 영어를 포함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을 지원한다. 무료 사용이 가능하고 프로 버전 구독료는 월 18유로(약 2만7000원)다. 유럽은 AI 기술을 통제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 3월 AI 개발 기업이 지켜야 할 의무 등을 규정한 ‘AI 법’을 최종 승인했다. 세계 최초의 포괄적 AI 규제 법안이다. 2025년 5월부터 시행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앤스로픽이 진출한 유럽 시장은 엄격한 AI 규제법 탓에 경쟁자들이 고전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오픈AI는 ‘챗GPT’와 관련해 이탈리아 등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 구글은 AI 챗봇 ‘제미나이’를 아직 유럽에서 출시하지 못했다. 까다로운 규제 환경이 걸림돌로 꼽힌다. 앤스로픽이 유럽 시장 진출을 감행한 것은 수익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앤스로픽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철저하게 임하고 있다”며 유럽의 강화된 규제에 충분히 대비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출신 다리오·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가 2021년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아마존(4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과 구글(20억 달러·약 2조7500억 원) 등의 투자를 받으며 오픈AI의 경쟁사로 급성장했다. 한편 구글도 14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연례 최대 개발자회의 ‘구글 I/O’에서 자사 AI 챗봇 ‘제미나이’와 관련된 전략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4
    • 좋아요
    • 코멘트
  • AI패권 담판… 美 “AI 군축협상 필요” vs 中 “규제부터 풀어라”

    “지금이 우리 시대 ‘오펜하이머의 순간(Oppenheimer Moment)’이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이 원자폭탄 개발을 주도했음에도 이후 핵무기 규제를 강하게 주창한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거론하며 지난달 29일 한 말이다. 인공지능(AI)으로 운용되는 핵무기, 인간 살상이 가능한 ‘킬러 로봇’ 등 AI 기술을 적용한 무기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면서 핵무기가 처음 등장했던 때와 비슷하다는 우려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14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AI의 군사적 활용을 둘러싼 위험에 관해 논의하는 첫 회담을 갖는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합의로 열리는 첫 양국 회담이다. 두 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자율무기체계, 사이버보안, 딥페이크 등 AI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보 위험과 규제 방안 등을 논의한다. 다만 두 나라가 AI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AI 군축 협상으로 이어지려면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나온다.● 美 “中, AI 군축 협상 동참해야” 미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이 핵무기에 AI 기술 사용을 제한하자는 국제협약에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뜻을 밝혔다. 스스로 판단해 핵무기 발사를 결정할 수 있는 AI 핵무기가 인류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과거 핵 군축 합의처럼 AI의 군사적 사용 한도를 정하는 AI 군축 협상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11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미국과 동맹국의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군사 역량을 빠르게 배치해 왔다”며 AI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AI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AI 규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유엔도 올 3월 AI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국제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국제협약에 군사 강대국이자 ‘우려 국가’로 꼽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해야만 실질적인 효력이 있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다. 미국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을 겨냥한 자체적인 AI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AI용 반도체를 중국에 반입하지 못하도록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것은 물론이고 AI 분야에 대한 투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규제, 챗GPT 같은 AI 프로그램 수출 제한도 검토하고 있다.● 中 “AI 기술 개방이 우선” 중국은 AI용 반도체를 포함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를 해제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개발도상국도 누릴 수 있도록 국가 간 AI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 AI 기술의 ‘개방적 협력’ ‘포용성’ 등을 부각시켜 미국의 수출 규제 철회를 압박하려는 모양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또 다른 고위 당국자는 “국가 안보 조치는 협상 불가능(non-negotiable)”이라고 일축해 AI 회담에서 두 나라 간의 상당한 대립이 예상된다. 미중이 AI를 놓고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기술 발달에 따른 안보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두 패권국이 어떤 식으로든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타계 직전인 지난해 11월 “AI로 인한 제3차 세계대전을 막을 시한이 5∼10년 남았다”며 “미중이 재앙을 막기 위해 AI 군축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파타야 드럼통 시신, 손가락 모두 잘려… 피의자 1명 정읍서 검거

    태국 휴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 남성 관광객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 피의자 3명 중 1명이 국내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지문 감식으로 피해자인 30대 남성의 신원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손가락을 모두 절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태국 현지 경찰과 공조해 나머지 공범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20대 피의자 전북 정읍에서 붙잡혀 13일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20대 남성 이모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태국 파타야에 입국한 노 씨를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이달 초 살해한 뒤 드럼통에 넣고 시멘트를 채워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9일 태국을 출국해 같은 날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한 지 3일 만인 12일 오후 7시 46분경 전북 정읍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체포 당시 이 씨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직후부터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나머지 공범 2명 중 1명이 태국과 인접한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파악했다. 나머지 1명은 출국 기록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미얀마로 밀입국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로 도주한 김모 씨는 2020년부터 태국을 8번 드나들어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 수배를 내린 상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태국 경찰이 수사를 맡고 있지만 우리 국민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현지에 주재관을 파견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해외로 도피하거나 국내에 들어온 피의자에 대한 검거는 우리 경찰이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손가락 모두 훼손돼” 경찰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신은 크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태국 매체 타이PBS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12일 브리핑에서 “시신은 손가락 10개가 전부 절단된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이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기 위해 이 같은 수법을 쓴 것이다. 경찰은 유전자(DNA) 검사를 진행하고 노 씨의 가족을 태국으로 보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지 매체는 “사망하기 전 절단됐다면 고문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경남경찰청은 피의자들이 노 씨를 먼저 살해한 뒤 노 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거액을 요구하며 협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7일 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은 노 씨의 어머니에게 협박 전화를 걸어 “아들이 마약을 버리는 바람에 손해를 봤으니 몸값 300만 밧(약 1억1200만 원)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폐쇄회로(CC)TV 등에 찍힌 납치범 일당의 행적에 비춰볼 때 이들은 노 씨를 이미 4일경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검거된 이 씨를 포함한 일당 3명 모두 절도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마약 관련 전과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와 다른 공범 1명은 각각 절도 등의 혐의로 소년보호사건 송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 경찰은 노 씨의 가족과 친구 진술 등을 근거로 노 씨가 마약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아직까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은 노 씨와 피의자들이 기존에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한국인 피의자 외에 태국인이 이들의 범행을 도운 정황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피의자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며 정확한 범행 동기 등도 조사하고 있다”며 “태국 경찰과 공조해 국내로 입국하지 않은 2명도 조만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핵확산금지’ 이어 ‘AI무기확산금지’조약도 나오나… 美中 제네바서 머리 맞댄다

    “지금이 우리 시대 ‘오펜하이머의 순간(Oppenheimer Moment)’이다.”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이 원자폭탄 개발을 주도했음에도 이후 핵무기 규제를 강하게 주창한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거론하며 지난달 29일 한 말이다. 인공지능(AI)으로 운용되는 핵무기, 인간 살상이 가능한 ‘킬러 로봇’ 등 AI 기술을 적용한 무기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면서 핵무기가 처음 등장했던 때와 비슷하다는 우려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14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AI 위험에 관한 대책을 논의하는 첫 회담을 갖는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AI 협의체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후 열리는 첫 양국 회담이다. 두 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자율무기체계(AWS·Autonomous Weapon System), 사이버 보안, 딥페이크 등 AI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보 위험과 규제 방안 등을 논의한다. 다만 두 나라가 AI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AI 군축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美 “中, AI 군축협상 동참해야”미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이 핵무기에 AI 기술 사용을 제한하자는 국제협약에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뜻을 밝혔다. 스스로 판단해 핵무기 발사를 결정할 수 있는 AI 핵무기가 인류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과거 핵 군축 합의처럼 AI의 군사적 사용 한도를 정하는 AI 군축 협상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11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회담의 목표는 AI의 위험과 안전”이며 “양측이 위험과 안전을 어떻게 정의하는 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중국은 미국과 동맹국의 국가안보를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군사 역량을 빠르게 배치해왔다”며 AI 사용 위험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AI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AI 규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유엔도 올 3월 AI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국제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국제협약에 군사 강대국이자 ‘우려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해야만 실질적인 효력이 있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다. 미국은 자체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AI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AI용 반도체를 중국에 반입하지 못하도록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것은 물론 AI 분야에 대한 투자와 클라우드서비스 이용 규제, 챗GPT와 같은 AI 프로그램 수출 제한도 검토하고 있다.● 中 “AI 기술 개방이 우선” 중국은 AI 기술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지만 미국이 AI용 반도체를 포함해 중국에 취한 각종 반도체 규제를 해제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개발도상국도 누릴 수 있도록 국가 간 AI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 AI 기술의 ‘개방적 협력’, ‘포용성’ 등을 부각시켜 미국의 수출 규제 철회를 압박하려는 모양새다.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또 다른 고위 당국자는 “국가안보 조치는 협상 불가능(non-negotiable)”이라고 일축해 AI 회담에서 두 나라 간 상당한 대립이 예상된다. 중국은 AI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부터 10년간 AI 연구, 머신러닝 등에 1억4100만 달러(약 1974억 원)를 투자했다. 시 주석은 2022년 10월 이미 “무인지능 전투 능력 개발을 가속화하라”며 AI 무기 개발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두 나라가 AI 기술을 놓고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안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AI 업체에서도 미중이 어떤 식으로든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타계 직전인 지난해 11월 “AI는 두 나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재앙을 막기 위해 AI 군축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3
    • 좋아요
    • 코멘트
  • “지문 없애려고 열 손가락 절단”… 파타야 살인 피의자 3명 중 1명 검거

    태국 휴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 남성 관광객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 용의자 3명 중 1명이 국내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지문 감식으로 피해자인 30대 남성의 신원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손가락을 모두 절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태국 현지 경찰과 공조해 나머지 공범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20대 피의자 전북 정읍에서 붙잡혀13일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20대 남성 이모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태국 파타야에 입국한 노 씨를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이달 초 살해한 뒤 드럼통에 넣고 시멘트를 채워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9일 태국을 출국해 같은 날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입국한 지 3일 만인 12일 오후 7시 46분경 전북 정읍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체포 당시 이 씨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직후부터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나머지 공범 2명 중 1명이 태국과 인접한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파악했다. 나머지 1명은 출국 기록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미얀마로 밀입국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로 도주한 용의자 김모 씨는 2020년부터 태국을 8번 드나들어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 수배를 내린 상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태국 경찰이 수사를 맡고 있지만 우리 국민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현지에 주재관을 파견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해외로 도피하거나 국내에 들어온 피의자에 대한 검거는 우리 경찰이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손가락 모두 훼손돼”경찰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신은 크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태국 매체 타이PBS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12일 브리핑에서 “시신은 손가락 10개가 전부 절단된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이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기 위해 이같은 수법을 쓴 것이다. 경찰은 유전자(DNA) 검사를 진행하고 노 씨의 가족을 태국으로 보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지 매체는 “사망하기 전 절단됐다면 고문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된다”고 전했다.경남경찰청은 피의자들이 노 씨를 먼저 살해한 뒤 노 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거액을 요구하며 협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7일 용의자로 추정되는 괴한은 노 씨의 어머니에게 협박 전화를 걸어 “아들이 마약을 버리는 바람에 손해를 봤으니 몸값 300만 밧(약 1억1200만 원)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폐쇄회로(CC)TV 등에 찍힌 납치범 일당의 행적에 비춰볼 때 이들은 노 씨를 이미 4일경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경찰은 검거된 이 씨를 포함한 일당 3명 모두 절도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마약 관련 전과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와 다른 공범 1명은 10여 년전 절도 등의 혐의로 소년보호사건 송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 경찰은 노 씨의 가족과 친구 진술 등을 근거로 노 씨가 마약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아직까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은 노 씨와 용의자들이 기존에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경찰은 한국인 피의자 외에 태국인이 이들의 범행을 도운 정황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피의자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며 정확한 범행 동기 등도 조사하고 있다”며 “태국 경찰과 공조해 국내로 입국하지 않은 2명도 조만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3
    • 좋아요
    • 코멘트
  • “공공예술 통념 뒤집어” 워싱턴 달군 韓작가 작품

    미국 수도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에 ‘민초(民草)’를 주제로 한 한국 미술가 서도호(62)의 작품 ‘공인들(Public Figures)’이 설치됐다. 지난해 개관 100주년을 맞은 NMAA가 서 작가에게 제작을 의뢰해 탄생했다. 향후 5년간 이곳에서 연간 2500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술관 입구에 등장했다. 약 3m 높이의 거대한 동상대를 각기 다른 모습을 한 작은 사람 400여 명이 양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받치고 있다. 동상대 위에 특정 위인도 없고, 개관 100주년 기념 작품이지만 이를 알리는 현판도 없다. 서 작가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관람객을 올려다보게 만드는 서구 기념비의 특징을 뒤집고 싶었다”며 “이 기념비의 영웅은 ‘민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풀 한 포기는 아주 약하지만 (여러 포기가) 뭉치면 절대 죽지 않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체이스 로빈슨 NMAA 관장은 “방문객들에게 역사가 기념하고자 하는 대상과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럴 허 NMAA 큐레이터는 “위정자 또는 영웅과 민중 가운데 역사에서 누가 더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일 수 있다”라고 했다. WP는 “공공예술의 통념을 뒤집은 시도”라고 호평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대선 세금전쟁… “부자-대기업 증세” vs “모든 계층 감세”

    “대기업과 부유한 사람은 ‘정당한 몫(세금)’을 내야 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전 계층에 대규모 감세를 하겠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정책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도입한 감세 조치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유층과 대기업의 세금을 올려 서민을 지원하겠다고 맞섰다. 미 최대 도시 뉴욕의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펜실베이니아주 탄광촌 스크랜턴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바이든 대통령은 세금을 보는 세계관 자체가 다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도한 세금이 기업 활동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부자 증세’로 학자금 대출 탕감 같은 무상복지를 펴는 것은 ‘매표 행위’라고 비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감세론자가 주장하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 즉 부유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활력을 늘린다는 주장은 허구라고 반박한다.● 트럼프 ‘감세’ vs 바이든 ‘증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 대선 유세에서 “바이든의 세금 인상 정책을 대신해 중산층, 상위층, 하위층, 비즈니스 계층에 대규모 감세를 하겠다”며 전 계층에 대한 감세를 선언했다. 그는 집권 첫해인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유산세(Estate Tax·한국의 상속세 형태) 감면 등 여러 감세 정책을 시행했다. 이것이 팬데믹 이전인 2018, 2019년 미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하며 주요 치적으로 꼽는다. 2025년 말 만료되는 개인 소득세 감면 정책도 연장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 2월 유세에서도 “이전에 본 적 없는 추가 감세를 하겠다”며 새로운 ‘트럼프식 호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낮춘 법인세율을 다시 28%로 올리고, 자산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의 부유층에 소득세 최저세율 25%를 적용하는 일종의 ‘부유세’를 도입할 뜻을 수차례 밝혔다. 그는 3월 국정연설에서 “억만장자들이 연방정부에 내는 세율이 대다수 미국인보다 훨씬 낮은 8.2%에 그친다. 이를 25%로 높이겠다”며 “억만장자가 교사, 청소부, 간호사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선 안 된다”고 부유세 도입 의지를 강조했다. 유세 때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저가 플로리다주 대저택 마러라고 리조트임을 겨냥해 “나는 마러라고가 아닌 스크랜턴의 눈으로 경제를 본다”고 외친다.● 이코노미스트 “둘 중 누가 돼도 정부부채 ↑” 두 사람은 상대방의 세금정책을 강하게 비판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자 증세로 학자금 대출 탕감 같은 현금복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매표 행위’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했다. 현금복지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낙수 효과가 없을뿐더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자이기 때문에 부유층 위주의 감세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공격한다. 지난달 16일 고향 스크랜턴 유세에서도 “트럼프는 부자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상속이라는 걸 배웠다”고 날을 세웠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감세를 주장하는 트럼프, 사회복지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바이든 누가 대선에서 승리해도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연방정부 지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노인과 장애인 대상 공공 의료보험 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코노미스트는 “노인 의료보험 및 연금 지출을 해결하지 못하면 35조 달러(약 4경8000조 원)에 달하는 미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나는 男도 女도 아니다, 그들로 불러 달라”…‘논바이너리’ 스위스 가수, 유로비전 첫 우승

    스웨덴의 전설적인 그룹 ‘아바’ 등을 배출한 유럽의 대중음악 경연대회 ‘유로비전 송콘테스트’에서 자신의 성(性)정체성을 남자도 여자도 아닌 ‘논바이너리(nonbinary)’라고 규정한 스위스 대표 니모(25)가 우승했다. 1956년부터 개최된 유로비전에서 논바이너리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올해 유로비전에서 니모는 600점 만점에 591점을 얻어 25개 팀 중 1위를 차지했다. 니모는 이날 분홍색 치마, 빨간색 상의, 꽃이 달린 운동화 등을 착용했다. 그는 경연곡 ‘더 코드(The Code·규범)’에 대해 “내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곡”이라고 밝혔다. 논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성정체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동성애자, 성전환자(트랜스젠더) 등을 넘어선 개념이다. 그는 언론에 자신을 ‘그’나 ‘그녀’가 아닌 ‘그들(they)’로 지칭해 달라고 했다. 이날 니모 못지않게 주목받은 사람은 이스라엘 대표로 나서 5위를 차지한 여성 가수 에덴 골란이었다. 골란은 공연하는 동안 야유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여파 때문이다. 적지 않은 관객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탄압을 비판하며 야유를 보냈다. 유로비전 개최 전부터 유럽 곳곳에서는 “이스라엘 대표의 참가 금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2022년 유로비전 측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대표의 참가를 불허한 전례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골란의 참가를 허용하자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전을 확대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11일 라파 동부 일대에 추가 대피령을 내렸다. 지상전 확대로 민간인 희생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미국은 이스라엘 측에 하마스 지도부의 은신처 파악, 대규모 피란촌 건설 등의 지원을 제안했지만 라파 지상전을 강행하겠다는 이스라엘 측의 의지를 꺾지 못하는 상황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부자 한국 왜 지켜줘야 하나”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이 “왜 우리가 부유한 국가를 방어해야 하느냐”며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properly) 대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 정부가 지난달 말 2026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매개로 한국에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집권 1기 당시인 2019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5배로 늘릴 것을 요구했던 그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대선을 약 6개월 앞둔 4월 30일(현지 시간) 공개된 미 타임지 인터뷰에서 ‘재집권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얘기를 꺼냈다. 그는 “우리는 불안정한(precarious) 위치에 4만 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면서 “나는 (재임 당시) 한국에 ‘이제 비용을 지불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주한미군은 2만8500명으로, 4만 명은 1990년대 이전 규모다. 그는 “(집권 당시) 미국은 사실상 주한미군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어 내가 협상을 이끌어냈다”며 “한국은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동의했다”고 했다. 이어 “내가 (백악관을) 떠난 지금은 한국이 아마 거의 (방위비를)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와 재협상해 거의 아무것도 내지 않았던 이전 수준으로 훨씬 더 낮췄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인 2019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5배로 늘린 50억 달러(약 6조9400억 원)로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타결됐다. 이때 합의된 분담금도 첫해인 2019년 13.9%를 증액한 뒤 2025년까지 해마다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인상하기로 했다. 타임지는 그의 인터뷰 발언을 두고 “한국이 주한미군 지원에 더 많은 돈을 내지 않는다면 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전례 없이 법정을 오가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권자 결집을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이어 한미동맹을 타깃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현재 한미 간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협상이 타결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중국은 미국에 수출할 자동차를 만들려고 멕시코에 세계 최대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팡이 짚고 10km 걸어… 98세 우크라 할머니의 ‘탈출’

    마을이 러시아군에 점령당하자 98세 우크라이나 할머니가 지팡이에 의지해 10km를 걸어 탈출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리디아 스테파니우나 로미코우스카 씨(98·사진)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동부 최전방 마을 ‘오체레티네’에 러시아군이 지난주 진입하자 가족과 피란길에 올랐다. 리디아 할머니는 “제2차 세계대전도 겪어 봤지만 이번에는 한층 심각하다. 온 마을이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리디아 할머니는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가족들과 헤어졌다. 거동이 불편한 자신은 이동거리가 짧은 큰길로 마을을 벗어나고, 부상을 입은 아들과 며느리는 샛길로 숨어 탈출하기로 했다. 리디아 할머니는 약 10km 거리를 종일 걸어 안전지대 진입에 성공했다. 지팡이와 커다란 판자를 한 손에 각각 들고 쉬지 않고 걸었다. 그는 “균형을 잃어 풀밭으로 넘어지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지만 금방 깨어나 다시 걸었다”며 “또 넘어졌지만 계속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털고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우크라이나 군인이 할머니를 발견해 대피소로 데리고 가면서 리디아 할머니는 가족과 재회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주요 은행 ‘모노뱅크’는 할머니 가족에게 집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韓 방위비 말도 안돼” 재집권땐 한미 협상 뒤집을 듯

    “말이 안 된다(Doesn’t make sense).”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4월 30일(현지 시간) 공개된 미 타임지 인터뷰에서 한국이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와 체결한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협상 결과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를 현재 1조3463억 원가량 분담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50억 달러(약 6조9400억 원)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신이 재임 기간 요구한 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방위비 협상에 합의하면서 한국이 이른바 ‘안보 무임승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2025년 1월 20일부터 할 일을 이번 인터뷰에서 과감하게 거론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미 의사당에 난입했던 이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현재 미 행정부 직원들을 대거 해고한 뒤 충성파들로 채우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고리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겠다는 발언도 이런 흐름에서 나왔다. 타임지는 “트럼프는 1기 때의 결정적인 실수로 ‘너무 착했다(too nice)’는 점을 꼽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재집권한다면 더 단호하고, 속도감 있게 자신의 구상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얘기다.● “돈 안 낼 거면 스스로 방어하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언급하며 “왜 우리가 남(somebody)을 방어해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지금 우리는 매우 부유한 국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국정철학인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기 위해 동맹인 한국을 ‘부유한 남’이라고 칭하며 왜 ‘무상안보’를 해줘야 하느냐는 프레임을 꺼낸 것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전후 폈던 안보 무임승차론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는 취임 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지적하며 “한국은 미쳤다”, “전쟁은 그들의 일”이라고 말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또 방위비를 올리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재임 시절 실제로 주한미군 철수 검토를 지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에 대해서도 철저히 거래 관계로 접근하는 스타일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가 국방비를 충분히 쓰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침공한다면 지원하겠는가’라는 물음에 “그 국가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나는 돈(국방비)을 내기를 원하고, 그게 협상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을 내지 않을 거라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라(on your own)”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도 “보세요, 유럽연합(EU)은 무역에서 미국에 상처를 입혔다”면서 “이제 내가 다시 왔고, EU에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방위비 5배 증액’ 재요구할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의지를 천명한 만큼 재집권하면 한국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가 이달 시작한 제12차 SMA 협상을 통해 대선 전 방위비 분담금에 합의하더라도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주한미군 규모와 역할 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무장관으로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방위비 증액과 주한미군 철수 우려에 대해 “한국이 한미동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지금보다 많다”면서 “전력이 중국을 더 억지하는 방식으로 분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나와 매우 잘 지냈다”며 “비전을 가진(got visions of things)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98세 할머니 걸어서 10km… “러시아군 피해 도망쳤다”

    마을이 러시아군에 점령당하자 98세 우크라이나 할머니가 지팡이에 의지해 10km를 걸어 탈출한 사연이 전해졌다. 30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리디아 스테파니우나 로미코우스카 씨(98)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동부 최전방 마을 ‘오체레티네’에 러시아군이 지난 주 진입하자 가족과 피난길에 올랐다. 리디아 할머니는 “제2차 세계대전도 겪어봤지만 이번에는 한층 심각하다. 온 마을이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리디아 할머니는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가족들과 헤어졌다. 거동이 불편한 자신은 이동거리가 짧은 큰 길로 마을을 벗어나고, 부상을 입은 아들과 며느리는 샛길로 숨어 탈출하기로 했다. 리디아 할머니는 약 10km 거리를 종일 걸어 안전지대 진입에 성공했다. 지팡이와 커다란 판자를 한 손에 각각 들고 쉬지 않고 걸었다. 그는 “균형을 잃어 풀밭으로 넘어지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지만 금방 깨어나 다시 걸었다”며 “또 넘어졌지만 계속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털고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우크라이나 군인이 할머니를 발견해 대피소로 데리고 가면서 리디아 할머니는 가족과 재회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주요 은행 ‘모노뱅크’는 할머니 가족에게 집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01
    • 좋아요
    • 코멘트
  • 바이든 “사우디와 수교 주선할테니 휴전을” 이스라엘 압박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 정상화를 고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을 이끌어 내는 ‘메가딜’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사우디와의 수교를 돕겠다”며 하마스와의 휴전을 압박하고, 동시에 사우디에는 “안보 우산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며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압박하는 식이다. 그간 사우디는 ‘선(先)방위조약 체결, 후(後)이스라엘과의 수교’를 요구해 왔다.11월 대선을 앞두고 중동 확전을 피해야 할 바이든 대통령, 역내 최대 경쟁자 이란을 견제하려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하마스와의 전쟁 장기화로 총리직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 같은 구상을 두고 이해관계가 일치해 악화일로를 걸어온 중동 사태에 해결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 인사의 상당수는 하마스와의 휴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우디 내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또한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반대해 최종 성사까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스라엘 측은 특히 휴전 제안에 관한 하마스의 응답 시한을 1일 밤으로 못 박았다. 이 시간까지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자지구 남부 라파로 지상군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美, 이-사우디 수교 카드로 휴전 압박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 30일 양일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안보) 합의 측면에서 함께 진행해 온 작업이 완료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상호방위조약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도 “대부분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동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나 이 같은 뜻을 전했다.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국교 정상화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때부터 공을 들인 의제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전까지 미국의 중재로 해당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지만 전쟁 발발로 멈춰섰다. 특히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며 아랍권 전체에서 반(反)이스라엘 여론이 확산되자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국 내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미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자 바이든 행정부가 급해졌다. 전쟁 전 진행된 관계 정상화 논의 속도를 앞당기고, 이를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중동 내 안보동맹 구도를 튼튼히 하면서 고질적 분쟁도 종식시켜 ‘평화의 중재자’라는 이미지와 실리를 다 잡으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중동 내 영향력을 확대 중인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수교 중재를 두고 “힘겨운 재선 싸움을 벌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긴박함이 묻어난다”고 진단했다.무함마드 왕세자 또한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의 배후 의혹과 장기 집권에 따른 국내외 비판에다 최근 사막에 5000억 달러(약 690조 원) 규모의 신도시를 짓겠다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마저 축소설이 흘러나오며 곤욕을 겪고 있다.그간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맺은 수준의 방위협정 체결, 민간 핵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을 요구했다. 사우디는 패권 경쟁을 벌이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각종 미사일과 무인기, 중동 내 시아파 무장단체 등을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며 미국의 안보 우산을 촉구해 왔다.하마스와의 전쟁 장기화로 실각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아랍 맹주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를 달성한 최초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이란과 전면전 직전까지 치닫는 공방을 벌였던 이스라엘은 사우디와의 수교를 통해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 이 극우 연정의 ‘휴전 반대’ 등 변수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의 상당수 인사는 하마스와의 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연정 내 최고 극우 인사로 꼽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지난달 28일 “무책임한 거래는 곧 연정 해산”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를 공개 압박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또한 “휴전은 굴욕적인 패배”라며 “하마스를 소탕하지 못하면 연정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가세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이 같은 압박 속에 30일 인질 가족들과 만나 휴전 협상의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라파에서 하마스 부대를 모두 없앨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에도 휴전 합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그간 ‘최소 40명’으로 제시했던 석방 요구 인질 수를 33명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가 받은 제안은 상당히 관대한 것”이라며 거듭 휴전을 촉구했다.AFP통신은 이스라엘 고위급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측이 하마스에 제안한 휴전안을 오는 1일 밤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1일 밤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 하마스가 응답할 경우 휴전 회담을 위해 이집트 카이로에 특사를 파견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미루고 미룬 ‘3중 전회’ 7월 열기로

    중국의 주요 정책 우선순위와 방향이 결정되는 제20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 전회)가 올 7월 베이징에서 열린다. 당초 지난해 10, 11월 중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이유가 공개되지 않은 채 무작정 미뤄져 3중 전회를 언제 개최할 것이냐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은 상태였다. 이번 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부실, 소비 둔화 등으로 위기에 빠진 경제를 타개할 각종 조치가 집중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3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주재로 회의를 열고 7월 중 3중 전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신화통신은 “경제가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내 경제의 순환도 원활하지 않고 외부 환경의 복잡성과 불확실성도 증가했다”며 ‘경제 살리기’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 진작, 주택시장 안정화, 지방정부 부채 해소, 외국자본 유치 등에 관한 다양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 전회’는 ‘중앙위원회 ○차 전체회의’의 약칭이다. 5년 주기로 열리는 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사이에 총 7차례 열린다. 이 가운데 세 번째 회의를 뜻하는 3중 전회는 향후 5∼10년 동안의 경제정책 청사진을 수립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7차례의 ○중 전회 중 가장 중요한 회의로 꼽힌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78년 11기 3중 전회에서 개혁개방 노선을 공식화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1993년 14기 3중 전회에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확립, 대외 개방 노선 등을 천명했다. 시 주석 또한 집권 1기 당시 3중 전회에서 양극화 해소, 한 자녀 정책 완화, 농민공(농촌 출신 노동자) 생활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3중 전회가 오랫동안 연기된 배경을 놓고 아직까지 해석이 분분하다. 경제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미루다 보니 올 7월에 개최하게 됐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