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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28일 소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정기 대의원대회가 10시간 9분 동안 찬반 공방만 벌이다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산회했다.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두고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이나 결론짓지 못하면서 ‘결정 장애 민노총’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노총은 강경파가 제시한 경사노위 불참안과 온건파가 제시한 수정안(경사노위에 일단 참여하되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추진할 경우 즉시 탈퇴)을 함께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됐다. 김명환 위원장은 “새 안을 마련해 임시 대의원대회를 다시 소집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정안까지 부결되면서 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는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수진 친 지도부와 강경파 간 공방전 이날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67차 대의원대회에서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는 경사노위 참여를 강력하게 호소했다. 경사노위 참여가 부결되면 현 지도부는 리더십을 잃고 총사퇴 수순을 밟아야 한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는 현 정부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타협과 양보를 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개혁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경사노위는 과거 노사정위원회와 다르다”며 “독소 조항이 빠지면서 합의 기구에서 협의하는 기구로 성격을 변경해 의결 요건이 강화됐다”고 설득했다. 이에 강경파가 잇달아 마이크를 잡았다. 한 대의원은 “아무 결정을 하지 않고 협의만 하는 기구라면 도대체 왜 들어가는 것이냐”고 지도부에게 쏘아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일부 대의원은 아예 경사노위 불참 안건을 수정안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자 “규정대로 회의를 진행하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공방이 계속되자 보건의료노조 등 8개 조직은 “경사노위에 일단 참여하되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강행하면 경사노위를 즉시 탈퇴하고 즉각 총파업 투쟁에 들어가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에 지도부는 불참안과 절충안을 함께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어 민노총 지도부가 제시한 원안을 표결에 부칠지를 두고 다시 논란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원안을 표결하지 않고 일단 논의를 중단하겠다”며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새 안을 내겠다”며 29일 0시 9분 산회를 선언했다.○ 강경파의 힘에 밀린 지도부 이날 대회는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 복귀 여부를 논의하기 소집됐지만 강경파의 반대로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오후 2시 개회를 앞두고 조합원 수십 명은 대회장 앞에서 ‘경사노위 참가 말고 투쟁 결의로’라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대회장 안에도 ‘경사노위 불참하고 즉각 대정부 투쟁으로’ ‘경사노위 참여 결정은 노동개악 합의입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개회 시점에 출석이 확인된 조합원은 977명으로 전체 대의원(1270명)의 절반(635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10월 경사노위 참여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것을 감안하면 참석률이 급증한 셈이다. 이 때문에 경사노위 참여 안건이 예상과 달리 무난하게 의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강경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의원이 앉은 자리를 일일이 찾아가 ‘경사노위 참가가 노동자에게 독이 되는 아홉 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책자를 돌렸다. 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거부한 채 20년 동안 해온 대로 강력한 투쟁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강경파에 발목이 잡히면서 경사노위 참여를 주장해온 김 위원장 등 지도부의 뜻은 이날도 관철되지 않았다.박은서 clue@donga.com·유성열 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현재 탄력근로제(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절해 법정근로시간에 맞추는 제도)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을 논의 중이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서로 원하는 사안을 맞바꾸는 ‘빅딜’을 통해 늦어도 2월 초까지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강해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대략적인 윤곽이 나온 상태다. 현재 최대 3개월인 운용기간을 6개월∼1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논의에 참여 중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임금 보전 방안 등 보완책을 전제로 합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러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할 경우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하면 탄력근로제 확대를 기필코 막아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도 경사노위의 일부 공익위원이 경영계가 요구하고 있는 △파업 중 대체근로 허용 △단체협약 유효기간(현행 2년) 연장 △파업 중 직장 점거 금지 등을 노조법 개정에 포함하는 안을 제시해 파행을 빚고 있다. 28일 한국노총은 이런 방식으로 논의가 이어질 경우 사회적 대화 자체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노총 역시 이 문제는 한국노총과 공조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에 관해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독자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계도기간이 올 3월로 끝나는 만큼 2월 국회에서는 관련법을 처리해야 기업이 준비할 시간이 생긴다. ILO 핵심협약 비준 역시 지난해부터 논의를 진행해 온 만큼 무작정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노총은 경사노위에 들어오더라도 탄력근로제 확대 등에 더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며 “민노총이 경영계와 ‘딜’을 할 가능성이 극히 낮아 민노총의 과도한 요구가 오히려 타협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28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참여가 결정되면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는 것이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옛 88체육관)에서 67차 정기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안건으로 상정한다. 의결권을 가진 대의원은 약 1300명으로 66차 대회(지난해 2월)보다 약 300명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현 정부 들어 민노총이 조합원을 대거 가입시키며 71만여 명까지 세(勢)를 불린 결과다. 경사노위 참여 안건이 의결되려면 대의원의 과반수가 대회장에 나오고 출석 대의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민노총 지도부는 이번 대회에 일단 900명 이상의 대의원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양대 노총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하는 등 사회적 대화에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무난하게 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건이 가결되면 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다. 그러나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김호규 위원장은 18일 경사노위 참여를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금속노조 소속 대의원은 약 350명에 달한다. 노동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찬반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라며 “투표함을 열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부결된다면 김명환 위원장 등 현 지도부는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 전체가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한다고 해도 사회적 대화는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에 들어가 탄력근로제(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증감하는 제도) 확대를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또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파업 중 대체근로 등 경영계의 요구를 받아들일 움직임을 보이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사회적 대화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민노총이 참여한다면 환영이지만 노동 현안을 풀어낼 방정식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의결 정족수 미달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강경파들이 대회 자체를 ‘보이콧’한 탓이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자동차부품 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13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고용상황이 ‘참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동아일보가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를 전수 분석한 결과 자동차부품 산업의 전년 같은 달 대비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017년 12월 1500명 감소로 돌아선 뒤 지난해 12월 7400명 감소로 감소 폭이 크게 늘어났다. 이로 인해 자동차 산업 전체의 전년 동월 대비 고용보험 가입자도 지난해 1월(2200명 감소)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감소 폭이 9600명에 달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자동차업종에서만 근로자 약 1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고용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일하다 실직한 근로자들이 재취업에 성공하도록 돕는 ‘이직 모델’을 처음으로 만들기로 했다. 자동차 산업의 불황과 구조조정의 충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고용부는 최근 ‘자동차부품 산업 근로자 특성별 이직 가능 경로 분석’이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직종, 경력, 숙련도에 따른 이직 경로를 분석하고, 직업훈련을 통한 이직 가능성을 이번 연구에서 검토하도록 했다. 고용부는 5월까지 연구용역을 끝낸 뒤 대구와 충남 천안 등 자동차부품 공장이 밀집한 지역에 이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는 이직 모델 개발을 환영했다. 고문수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으로 취업 기회를 높여준다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GM협력사 관계자는 “실직자들도 자동차 전문가인데, 업계 자체를 떠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보여주기식 교육이 아니라 실력을 더 키우는 실질적 교육을 해 실직자들이 외국 기업으로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변종국 기자}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처음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노동계와 경영계의 격한 공방 속에 파행을 빚었다. 이달 말까지 결정구조 개편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한 뒤 2월 국회에서 관련법을 통과시켜 내년도 최저임금부터 ‘속도 조절’에 들어가겠다는 정부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고시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최저임금위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2019년도 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근로자위원들의 요구로 소집됐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7일 발표하자, 노동계는 “정부가 아닌 최저임금위가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공방의 포문은 경영계가 열었다. 사용자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해야 함에도 한마디 사과가 없다”며 “더 말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 삼가겠다. 위원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회장은 회의 전 류 위원장의 악수를 거부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발언에 근로자위원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양측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근로자위원인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정부가 개편안을 발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노동계와 최저임금위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다. 최저임금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사용자위원인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결정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정부가 개편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류 위원장은 “노사와 공익위원이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했으나 결정구조 개편안을 두고 노사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이날 회의는 끝났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최저임금위가 의견을 내준다면 최종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위는 향후 회의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고용부는 최저임금위 논의와 상관없이 △인터넷 대국민 설문조사 △24일 국민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올해 네 차례 총파업을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야당은 “최저임금 결정 체계를 이원화해도 정부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는다”며 정부안에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8일 김주영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를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열어 여권에 맞서 야당과 한국노총이 공동전선을 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고용부는 최악의 경우 최저임금 결정과 고시를 아예 늦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은 매년 늦어도 7월 중순까지 결정해 8월 5일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 결정과 고시를 늦춰서라도 새 결정 체계를 만들어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기득권 노조가 자기네 임금만 올려 격차가 이렇게 심해지는 것이 민주노조운동이었다면 1980년대로 돌아가더라도 노동운동을 하지 않겠다. 임금격차가 심해진 지금 상황이 통탄스럽다. 이 문제를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하는 데 (내가) 선두에 서겠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 “‘기-승-전-격차해소’를 모토로 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경사노위가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해 “노사 간 ‘빅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탄력근로제는 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렸다 줄여 평균근로시간을 법정근로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경영계는 현재 최대 3개월인 운용기간 확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동계의 숙원이다. 경사노위는 기존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개편해 청년, 비정규직, 소상공인 대표까지 참여시켜 지난해 11월 출범한 사회적 대화기구다. 문 위원장은 현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8월에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에 위촉됐다. ―경사노위와 문 위원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대화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80년대 노동운동을 한 분들의 기본 정신은 보편적 가치였다. 목표가 ‘격차’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기득권을 가진 노사끼리 기득권을 향유하면서 부담은 저 밑으로 다 떨어뜨리고 있다. 전태일은 버스비 아낀 돈으로 풀빵을 사서 ‘시다’(보조원)들에게 나눠줬다. 우리도 임금을 받으면 나눠줘야 할 거 아닌가.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와 ILO 문제 합의로 ‘과정상의 타협’을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격차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에 주력하겠다.” 노동계의 ‘대부’로 꼽히는 문 위원장의 별명은 ‘문전투’다. 1979년 프레스공으로 현장에 들어가 1980년대 노동운동을 주도했다. 1990년대에는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를 이끌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초석을 닦았다. 문 위원장은 “노조를 만날 때마다 임금을 나눠 사회연대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전투’가 보기에도 정규직 노조가 기득권을 버려야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탄력근로제와 ILO 협약 비준 문제를 논의 시한인 1월까지 결론 낼 수 있나. “탄력근로제는 예외적으로 허용하되 하루 최대 근로시간을 제한하거나 초과근로에 대한 금전적 보상안을 마련하면 된다. ILO 비준과 관련해 경영계가 요구하는 △단체협약 유효기간(현행 2년) 확대 △파업 중 직장 점거 금지는 노동계가 수용할 수 있다. 이렇게 서로 주고받는 ‘빅딜’로 대타협이 가능하다.” ―경영계는 ‘파업 중 대체근로’(파업 중 파업 참가자를 대체하는 근로자를 채용하는 제도)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것까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국제기준으로 봐도 어렵다. 하지만 경영계 요구사항 3개 중 2개를 노동계가 받으면 국민이 볼 때 ‘뭔가 좀 하는구나’ 하고 환영하지 않겠나.”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건가. “일단 논쟁 지점을 최대한 좁혀 나가겠다. 최종 합의를 못 한다면 합의한 부분만이라도 일단 정리하고, 미합의 쟁점은 국회에 넘기겠다. 국회는 쟁점만 가지고 논의하면 된다. 그래야 2월 국회에서 탄력근로제와 ILO 비준 관련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지난해 5월 문 위원장의 폐에선 작은 종양이 발견됐으나 당시 노사정(勞使政) 대화를 복원하느라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급기야 종양이 두 배 넘게 커졌고, 지난해 말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1기로 판명돼 15일 만에 퇴원했다. 주변에서는 “좀 더 쉬시라”고 했지만 지난주 바로 출근했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이달까지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8년 16.4%, 2019년 10.9%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계 편을 들었다. 산입범위(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 항목) 확대와 결정구조 개편은 경영계 편을 든 정책이다. 이처럼 ‘편들어주기’로 최저임금 논의가 이뤄진 게 가장 큰 문제다. 개별 기업 노사도 2년에 한 번씩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함께하지 않나. 최저임금도 인상률과 제도 개편을 통합적으로 논의했다면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최저임금 구간설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칫하면 공익위원 선정을 두고 갈등이 또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주도하기보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했으면 좋겠다. 최저임금법에도 제도 개선 논의는 최저임금위가 하도록 돼 있다.” ―민노총이 올해 4번 총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경사노위 참여도 추진 중이다. 모순적인 것 아닌가. “민노총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게 있다면 경영계의 절실한 요구도 들어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럴 마음이 없다면 (경사노위에) 오지 않아야 한다. 경사노위에 민노총이 오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와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가 더 중요하다. 지금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책임감을 갖고 노동계를 대표해 노동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들이 한국노총에 많은 관심을 갖고 격려를 더 해줬으면 좋겠다.”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8일 올해 4번의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례적으로 총파업 시기까지 못 박으며 조합원 동참을 호소하는 동시에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9년 사업계획’ 초안에서 올 2월과 4월, 6·7월과 11·12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4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초안을 통과시켰으며, 28일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2월 총파업은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가 명분이다. 탄력근로제란 주당 평균근로시간이 법정근로시간(주 40시간+연장 12시간)에 맞으면 업무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민노총은 현재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민노총은 또 “4월에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등 개혁 입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 입법이 실패하면 총력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6·7월에는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을 명분으로, 11·12월에는 촛불집회 3주년을 기념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민노총은 지난해 사업계획을 발표할 때는 총파업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연초부터 총파업을 언급하고 횟수와 시기까지 적시했다. 민노총은 2017년과 지난해 한 번씩 총파업을 벌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 시 전문가들이 최저임금의 상·하한선을 정하면 그 안에서 최종 금액을 정하도록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이원화하기로 했다. 또 최저임금을 정할 때는 기업의 지불 능력 등 ‘경제 및 고용 상황’을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를 이원화하고 구간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떻게 바뀌나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 초안(정부안)’을 발표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최저임금의 상·하한선을 정하면 노사 대표 및 공익위원 15∼21명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그 범위 안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된다. 구간설정위는 노사정(勞使政)이 각 5명씩 위원을 추천한 뒤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들이 상대 추천 인사 중 3명씩을 탈락시키는 방식(1안)으로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노동계 추천 2명, 경영계 추천 2명, 정부 추천 5명이 구간설정위원이 된다. 결정위 공익위원 7명은 정부가 4명, 국회가 3명을 추천하는 방안을 1안으로 제시했다. 현재는 공익위원 9명 전원을 정부가 위촉해 정부 성향에 따라 최저임금이 결정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가 공익위원 일부 추천권을 노사나 국회에 넘겨 ‘정부 독점’의 폐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노사가 위원을 ‘상호 배제’할 수 있도록 해 그동안 양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강성 인사’가 위원회를 좌지우지하던 행태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여전히 남은 숙제는? 이런 ‘노사 상호 배제’ 방식은 현재 전국 각지의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가 공익위원을 선임할 때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노사가 상대방의 ‘알짜 인사’들을 배제시켜 위원회가 무색무취한 비전문가들로 채워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노위가 그렇다. 비전문가들이 공익위원으로 대거 참여하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무송 한국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소신을 가진 전문가는 배제되고, 무색무취한 사람들이 대거 들어오게 되면 오히려 그들은 노사 눈치를 더 볼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공식화하려는 의도라면 영국처럼 정부가 전문가에게 자문해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 확실한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정부 의도대로 중립적이고 공정성을 갖춘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선임된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바로 최저임금의 구간(상·하한선)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다. 예를 들어 인상률 구간을 0∼15%처럼 넓게 잡으면 노사 간 갈등을 피할 수 있지만 구간 설정의 의미가 없다. 반대로 10∼12%처럼 좁게 잡으면 구간 설정 자체를 두고 노사 갈등이 오히려 커질 우려가 있다. 또 정부가 제시한 1안대로 구간설정위원 9명 중 5명을 정부가, 결정위 공익위원 7명 중 5명을 여권(정부 4명, 여당 최소 1명)이 추천하게 된다면 여전히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사 추천 위원 간 대립 시 결국 최종 결정권을 정부 추천 위원들이 쥐기 때문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익위원 인원을 줄이거나 아니면 국회 추천 비율을 늘려 독립성과 책임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이원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전문가들이 최저임금의 상하한선을 정하면 그 안에서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추천한 위원들이 협상을 통해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상하한선을 정하는 위원회 구성을 두고 또다시 노사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 초안을 다음 주 초 공개한 뒤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개편하자는 주장은 매년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들이 ‘전쟁’을 벌이다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결국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면서 제기됐다. 최저임금이 시장 상황보다 정부 성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영계의 반발에도 2년간 최저임금이 29%나 오른 이유다. 정부는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먼저 전문가로만 구성된 구간설정위에서 경제와 고용 상황을 고려해 최저임금의 상하한선을 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저임금위의 전문가 태스크포스(TF)가 2017년 12월 권고한 방안과 동일하다. 문제는 구간설정위의 전문가 구성 방식이다. 당초 TF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5명씩 추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이 합의하지 못하면 결국 또다시 정부 추천 위원 5명이 상하한선을 정하게 돼 최저임금위 폐단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노동계나 경영계 한쪽에 힘을 실어주는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정부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전문가를 다수 추천한 뒤 상대가 추천한 인사 중 일부를 서로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구간설정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각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강성 인사’보다 중립적 인사를 많이 참여시켜 위원회 내 갈등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위원 상호 배제’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으면서 구간설정위 구성 자체가 힘들 수 있다. 이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노사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이원화 방안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야당은 아예 국회나 전문가들이 최저임금을 직접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어 최저임금 결정 방식 개편을 둘러싼 논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유성열 ryu@donga.com / 세종=이새샘 기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자신의 정책보좌관(별정직 3급)으로 조상기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공공연맹 사무처장(사진)을 4일 선임했다. 조 신임 보좌관은 매일노동뉴스 기자 출신으로 노사발전재단 노조위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6~12월에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출신의 노항래 정책보좌관이 선임돼 양대 노총 출신 인사들이 함께 이 장관을 보좌하게 됐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을 비준하기 위해 해직자와 실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진행 중인 ILO 핵심 협약 비준 논의에 여당도 적극 보조를 맞추고 나선 것이다.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내용의 노조법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28일 대표 발의했다. 경사노위는 지난해 11월 ILO 핵심 협약을 비준하기 위해 해직자와 실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공익위원안을 발표했다. 한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역시 공익위원안을 기초로 만들었다. 이런 방향으로 노조법이 개정되면 노동계가 쉽게 세(勢)를 불릴 수 있어 경영계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경사노위는 이달 말까지 ILO 핵심 협약을 비준하기 위한 노사정 합의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정부와 여당은 경사노위의 합의안을 토대로 다음 달 국회에서 관련법을 개정한다는 ‘로드맵’까지 세웠다. 이번 발의도 그런 로드맵의 하나다. 그러나 이는 노조의 권리만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 경영계와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1일부터 적용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의 평균 보험료율이 지난해보다 0.15%포인트 인하된 1.65%로 정해졌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9년 사업 종류별 산재보험료율’을 지난해 12월 31일 공고했다. 지난해 산재보험의 평균 보험료율은 업종별 평균요율(1.65%)과 출퇴근재해 요율(0.15%)을 합해 1.8%였다. 올해는 업종별 평균요율(1.5%)을 0.15%포인트 인하하면서 산재보험의 전체 평균 보험요율도 0.15%포인트 인하됐다. 고용부는 올해부터 개별실적 요율제가 확대되면서 보험료율을 인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개별실적 요율제란 개별 사업장의 최근 3년간 산재 발생 정도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 또는 할증하는 제도다. 지난해까지 10인 미만 사업장은 보험료를 할인, 할증하지 않았고 △10~29인은 20%씩 △30~149인은 30%씩 △150~999인은 40%씩 △1000인 이상은 50%씩 산재 발생 정도에 따라 할인하거나 할증했다. 올해부터는 이 기준을 단순화해 30인 이상 사업장은 산재 발생 정도에 따라 20%씩 할인하거나 할증하기로 정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산재보험료를 더 많이 할인받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고용부 관계자는 “새 기준을 적용하면 약 9000억 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며 “이 재원으로 평균 보험료율을 인하하는 한편 영세사업장의 할인 혜택을 더 늘렸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또 지난해까지 65세 이상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던 재활치료나 재활보조기구에 대한 산재보험 요양급여를 65세 미만 근로자에게도 지급하기로 했다. 만성호흡기 환자가 잘 걸리는 폐렴과 유행성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도 산재보험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했다’는 의견이 60.4%로 ‘잘했다’는 의견(30.8%)에 비해 두 배 가까이로 많았다. 이는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2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잘못한 경제정책으로는 최저임금이 3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일자리 정책(16.9%),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12.8%),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8.7%), 부동산 정책(7.8%) 등의 순이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정책을 시장의 요구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68.5%에 달했다. 22.5%는 ‘원래 계획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 등이 이슈인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41.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부가 아닌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29.4%),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23.9%)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정부여당은 야당과 기업의 요구와는 달리 2월까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논의 결과를 지켜본 뒤 단위시간 확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국무회의를 열고 약정휴일과 약정수당만 산입에서 제외키로 한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1일부터 적용되는 시행령은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월급을 시급으로 환산할 때 주휴수당과 주휴시간을 모두 포함한다. 사업주는 이달 말 월급부터 174만5150원(올해 최저시급 8350원×209시간) 이상을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최저임금 기준을 준수할 수 있다. 정부는 일부 대기업까지 최저임금을 위반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임금체계 개편을 전제로 6월까지 처벌을 면제하기로 했다. 소상공인회는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나 영세·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여당의 현실 인식은 달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서, 그 성과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수출과 소득지표를 들어 “지표상 경제 체질이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길진균 leon@donga.com·유성열·황성호 기자}

1일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주휴수당’이다. 근로기준법 55조가 보장한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1주일을 개근했을 때 추가로 지급하는 하루 치 임금이다. 한 주에 5일만 일해도 6일 치 임금을 주라는 뜻이다. 주휴수당을 근로시간으로 환산한 것이 바로 ‘주휴시간’이다. 주 6일 이상 일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근로자들이 하루라도 쉬라는 취지로 만들었다. 개정 시행령은 최저임금 시급 산정에 주휴수당과 주휴시간을 모두 포함하도록 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사업주의 추가 부담은 없다”고 주장하고, 경영계는 “최소 20% 이상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를 둘러싼 사실관계 등을 질의응답(Q&A)으로 정리해 본다. Q. 정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A. 과거에는 주휴수당 자체를 모르는 사업주들이 많았다. 주휴수당을 달라고 요구하는 근로자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개정 시행령으로 주휴수당의 지급기준이 한층 명확해졌다. 과거에도 주휴수당을 주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면 임금체불로 처벌을 받았지만,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앞으로는 사업주가 범법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셈이다. 특히 최저임금이 지난해(시급 7530원)에 이어 올해(8350원)도 대폭 오른 결과 초봉 5000만 원을 넘는 현대모비스 같은 대기업도 주휴수당 때문에 최저임금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의 많은 대기업들이 기본급은 적고, 상여금이 많은 임금체계를 갖고 있어 개정 시행령을 준수하려면 기본급을 20% 이상 인상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야당과 소상공인연합회가 주휴수당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Q. 정부는 개정 시행령이 과거 30년간 이어온 행정지침(해석)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A. 정부가 과거에도 개정 시행령과 동일한 지침을 현장에 적용해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한 것은 맞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은 정부 지침을 인정하지 않고 주휴시간을 제외한 실제 일한 근로시간(월 174시간)만으로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결하고 있다. 이달 월급으로 170만 원을 주는 사업주는 법률과 같은 효력이 있는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최저임금법 위반이 아니다. 170만 원을 실제 일한 174시간으로 나누면 시급이 9770원으로 2019년 최저시급(8350원)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정 시행령(170만 원/209시간)대로라면 시급이 8134원으로 확 줄어 최저임금법 위반이 된다. 경영계는 대법원 판례에 맞춰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Q. 정부는 왜 주 40시간을 일한 근로자의 월 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보나. A. 한 달은 평균 4.35주다. 주 40시간에 4.35주를 곱하면 174시간으로, 이것이 실제 월 근로시간이다. 여기에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근로시간, 즉 주휴시간(35시간)을 더하면 총 근로시간은 209시간이 된다. Q. 매달 기본급 160만 원에 상여금 20만 원을 주면 사실상 월급이 180만 원이니 최저임금 위반이 아닌 것인가. A. 지난해까지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포함하는 임금의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회가 지난해 5월 법을 개정해 1일부터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이에 따르면 매달 지급하는 상여금 20만 원은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따라서 최저임금 월급(174만5150원)을 넘으니 위반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위반이 된다. 연봉 2492만 원 이하인 근로자들은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 단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장의 연봉(180만 원×12개월)은 2160만 원이라 상여금을 뺀 기본급 160만 원으로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결국 올해 최저 월급(174만5150원)에 맞추려면 기본급을 14만5150원을 올리든지, 아니면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고쳐야 한다. Q. 그렇다면 1월부터 174만5150원을 주지 않으면 무조건 처벌 받나. A. 앞선 사례처럼 총액 기준으로는 최저임금을 넘지만 상여금이나 수당이 많아 시급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위반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 이런 사업장들은 임금체계를 고치겠다고 약속한다면 6월까지 처벌을 면제받는다. 그러나 임금체계 개편은 노조 동의 없이 불가능해 경영계는 미봉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에 적극 나서 달라는 것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1일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주휴수당’이다. 근로기준법 55조가 보장한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1주일을 개근했을 때 추가로 지급하는 하루치 임금이다. 한 주에 5일만 일해도 6일치 임금을 주라는 뜻이다. 주휴수당을 근로시간으로 환산한 것이 바로 ‘주휴시간’이다. 주 6일 이상 일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근로자들이 하루라도 쉬라는 취지로 만들었다. 개정 시행령은 최저임금 시급 산정에 주휴수당과 주휴시간을 모두 포함하도록 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사업주의 추가 부담은 없다”고 주장하고, 경영계는 “최소 20% 이상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를 둘러싼 사실관계 등을 질의응답(Q&A)으로 정리해 본다. Q. 정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A. 과거에는 주휴수당 자체를 모르는 사업주들이 많았다. 주휴수당을 달라고 요구하는 근로자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개정 시행령으로 주휴수당의 지급기준이 한층 명확해졌다. 과거에도 주휴수당을 주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면 임금체불로 처벌을 받았지만,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앞으로는 사업주가 범법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셈이다. 특히 최저임금이 지난해(시급 7530원)에 이어 올해(8350원)도 대폭 오른 결과 초봉 5000만 원을 넘는 현대모비스 같은 대기업도 주휴수당 때문에 최저임금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의 많은 대기업들이 기본급은 적고, 상여금이 많은 임금체계를 갖고 있어 개정 시행령을 준수하려면 기본급을 20% 이상 인상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야당과 소상공인연합회가 주휴수당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Q. 정부는 개정 시행령이 과거 30년간 이어온 행정지침(해석)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A. 정부가 과거에도 개정 시행령과 동일한 지침을 현장에 적용해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한 것은 맞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은 정부 지침을 인정하지 않고 주휴시간을 제외한 실제 일한 근로시간(월 174시간)만으로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결하고 있다. 이달 월급으로 170만 원을 주는 사업주는 법률과 같은 효력이 있는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최저임금법 위반이 아니다. 170만 원을 실제 일한 174시간으로 나누면 시급이 9770원으로 2019년 최저시급(8350원)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정 시행령(170만 원/209시간)대로라면 시급이 8134원으로 확 줄어 최저임금법 위반이 된다. 경영계는 대법원 판례에 맞춰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Q. 정부는 왜 주 40시간을 일한 근로자의 월 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보나. A. 한 달은 평균 4.35주다. 주 40시간에 4.35주를 곱하면 174시간으로, 이것이 실제 월 근로시간이다. 여기에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근로시간, 즉 주휴시간(35시간)을 더하면 총 근로시간은 209시간이 된다. Q. 매달 기본급 160만 원에 상여금 20만 원을 주면 사실상 월급이 180만 원이니 최저임금 위반이 아닌 것인가. A. 지난해까지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포함하는 임금의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회가 지난해 5월 법을 개정해 1일부터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이에 따르면 매달 지급하는 상여금 20만 원은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따라서 최저임금 월급(174만5150원)을 넘으니 위반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위반이 된다. 연봉 2492만 원 이하인 근로자들은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 단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장의 연봉(180만 원×12개월)은 2160만 원이라 상여금을 뺀 기본급 160만 원으로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결국 올해 최저 월급(174만5150원)에 맞추려면 기본급을 14만5150원을 올리든지, 아니면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고쳐야 한다. Q. 그렇다면 1월부터 174만5150원을 주지 않으면 무조건 처벌 받나. A. 앞선 사례처럼 총액 기준으로는 최저임금을 넘지만 상여금이나 수당이 많아 시급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위반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 이런 사업장들은 임금체계를 고치겠다고 약속한다면 6월까지 처벌을 면제 받는다. 그러나 임금체계 개편은 노조 동의 없이 불가능해 경영계는 미봉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에 적극 나서 달라는 것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앞으로 외주를 준 업무를 하다가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원청 사업주가 지금보다 더 강한 처벌을 받는다. 일부 위험 작업은 외주 자체가 금지되며 심각한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즉시 작업을 중단시킬 수 있다. 또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이는 핵심 물질을 기업이 영업비밀로 삼으려면 고용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해진다. 여야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 근로자로 일하다가 사망한 김용균 씨 사례와 같은 ‘위험의 외주화’를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이번 개정안을 두고 ‘김용균법’이라고 부른 이유다. 다만 일부 조항은 여론에 떠밀려 기업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처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르면 2020년 초(공포 후 1년)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은 도금작업이나 수은·납·카드뮴 작업 등은 도급(하청)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1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다만 일시적인 작업이거나 하청업체의 기술이 꼭 필요할 경우 고용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외주화가 허용된다. 이렇게 승인을 받아 하청한 작업은 다시 하청할 수 없다. 위험 업무에 대한 ‘하청의 재하청’이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여야는 핵심 쟁점이었던 원청 사업주의 산재 책임 범위를 ‘도급인이 직접 지배하거나 관리하는 영역’으로 한정했다. 원래 정부안은 도급인의 사업장 또는 도급인이 제공, 지정한 장소에서 발생한 모든 산재를 도급인이 책임지도록 했지만, 범위가 너무 넓고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도급인이 직접 관리하는 장소로만 책임 범위를 좁힌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산재 발생 시 원청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정했다. 현재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정부안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었지만 처벌이 너무 무겁다는 지적에 따라 국회가 다소 완화했다. 근로자 사망 사고가 나면 처벌 조항은 현행(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대로 유지하되 5년 이내 재범 시 형의 50%를 더 부과하는 가중처벌 조항도 신설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경영계가 처벌 조항을 한꺼번에 5배로 높이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그 대신 법인에 대한 벌금형 상한을 현행 1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올려 여야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이는 물질 목록을 고용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고용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만 영업비밀로 비공개하는 조항은 정부안대로 통과됐다. 다만 영업비밀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인터넷 등을 통해 대중에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런 방안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영계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기업의 영업비밀을 고용부가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어서 영업비밀 승인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고용부 장관이 즉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작업중지 대상이 불명확해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작업중지 명령이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며 “작업중지 명령은 최소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유근형 기자}
정부가 26일 올 들어 13번째 최저임금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가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줄이려는 취지의 9조 원짜리 재정 지원책이다. 하지만 이미 올해 이런 직접 지원으로 4조7000억 원을 썼고, 자영업자 간접 지원에 10조3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15조 원을 들이고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잘못된 정책의 틀을 뜯어고치지 않고 땜질 처방에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3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23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최저임금 연착륙 방안’을 내놨다. 이번 방안은 올 들어 7번 나온 자영업자 지원책과 5번 나온 최저임금 보완책에 이은 13번째 대책이다. 일자리안정자금(2조8000억 원), 취약계층에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1조3000억 원), 근로장려금(4조9000억 원) 등의 재정 지원 사업을 내년에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도 기존 발표처럼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달 25일과 20일에는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자영업자 채무를 탕감하는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유급휴일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키려다 논란이 일자 24일 법정주휴시간만 넣는 ‘미봉책’을 내놨다. 8월에는 소상공인 세무조사를 연기하는 대책 등을 쏟아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보완 조치가 꼬리를 무는 상황은 정책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정책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법정주휴수당은 65년간 지급된 것으로 기업에 추가 부담은 전혀 없고 최저임금이 더 인상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불과 열흘 전 소득주도성장의 속도 조절을 공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할 정도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선 현장과 동떨어진 거대 담론만 논의됐을 뿐 구체적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경제가 요즘 부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며 “전통 주력 제조산업을 고도화하고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대단히 절실하다”고 했다. 김광두 부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적폐청산이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노조의 불법 행위가 과도하다고 느끼는 기업도 있다’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유성열 / 세종=김준일 기자}

3년간 식당에서 일하던 정모 씨(62·여)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업주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크니 주말만 나와서 일하라”고 통보해서다. 원래 하루 6시간씩 일주일에 3일을 일했는데 주말 이틀만 하루 7시간씩 나오라는 얘기였다. 사정은 이렇다. 기존에는 주당 근로시간이 18시간이어서 주휴수당까지 더한 임금을 받았다. 3일 일하고도 4일 치 임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시급 7530원)이 16.4%나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업주는 주휴수당이라도 줄이고 싶었다. 업주 제안대로 주당 근로시간이 14시간이면 주휴수당 없이 이틀 치 임금만 주면 된다. 정 씨는 “그렇게 하면 월급이 너무 많이 줄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급 더 받도록 하는 주휴수당의 ‘역설’ 정부가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 근로시간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강행하면서 사용주들은 ‘인건비 폭탄’을 떠안게 됐다.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8350원) 인상분(10.9%)에 실제 일하지 않은 주휴시간까지 임금을 줘야 최저임금법을 지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영세 자영업자는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형태로 ‘인건비 폭탄’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상 주휴수당은 주당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5시간씩 3일 일한 근로자는 주휴수당을 포함해 매주 4일 치 임금을 받을 수 있지만 하루 2시간씩 5일 일한 근로자는 주당 근로시간이 10시간이어서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다. 결국 최저임금법 개정 시행령이 내년 1월 1일 시행되면 저임금 근로자와 청년들이 오히려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약계층이 더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착한 정책’이 역설적으로 취약계층을 오히려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얘기다.○ ‘쪼개기 알바’로 대응하는 업주들 PC방 업주 홍모 씨(34)는 원래 아르바이트생을 2명 고용했다. 본인과 가족, 알바 2명이 8시간씩 교대로 근무하는 방식이었다. 직원들에게는 주휴수당과 4대 보험료를 꼬박꼬박 챙겨줬다. 그러나 최근 본인과 가족의 근무시간을 늘리면서도 알바를 8명이나 채용했다. 그 대신 알바의 근무시간은 종전 하루 8시간, 주 6일 근무에서 1명당 하루 4시간, 3일로 제한했다. 이렇게 하면 1명당 근로시간이 주 12시간으로 줄어 주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된다. 특히 산재보험을 제외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의 의무 가입도 면제된다. 홍 씨는 “인건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 최저임금이 낮았을 때는 주휴수당을 둘러싼 논란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이른바 ‘쪼개기 알바’를 쓰는 업주가 급증하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 급등과 주휴수당 여파가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잘게 쪼개는 상황을 만든 셈이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이미 급증세 최저임금 인상에 ‘쪼개기 알바’로 대응하는 업주가 늘면서 ‘초단시간 근로자’는 이미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은 주 17시간 미만을 초단시간 근로자로 집계하는데 11월 기준 151만2000명이다. 2016년 11월(125만7000명)과 비교해 2년 새 20.3%(25만5000명) 급증했다. 올해 8월에는 방학 중 알바들이 쏟아지면서 183만 명으로 8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정 시행령이 시행되면 월급을 주던 사업장도 시급제로 전환한 뒤 근로시간을 쪼갤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 때문에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18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영세사업자의 주휴수당을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야권은 주휴수당 폐지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그러나 정부는 “주휴수당은 법이 정한 원칙”이라는 입장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최저임금 산정 근로시간에 실제 일하지 않는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방안을 강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내놓은 수정안은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주휴수당(분자)과 주휴시간(분모)만 포함하고 노사 합의로 정하는 약정휴일수당과 약정휴일시간은 제외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휴수당은 주 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8시간씩 근무하면 일요일 8시간 일한 것으로 간주해 주는 휴일수당이다. 실제 일하지 않은 일요일 8시간은 주휴시간이 된다. 결국 앞으로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일요일(법정주휴)분의 임금과 근로시간은 포함해 계산하지만 토요일(약정휴일)분의 임금과 근로시간은 제외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월 근로시간은 주휴시간을 포함해 209시간(8시간×6일×4.35주)이 된다. 매달 근무일이 달라 한 달은 평균 4.35주로 계산한다. 이는 실제 일을 한 174시간(8시간×5일×4.35주)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결국 월급이 170만 원일 때 실제 근로시간(174시간)으로 나눠 계산하면 시급이 977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8350원)보다 많아 문제가 없지만 수정안대로 주휴시간을 포함해 계산하면 시급이 8134원으로 최저임금법 위반이 된다. 다만 노사 합의로 정하는 약정휴일수당과 약정휴일시간은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일부 대기업은 법정 주휴시간 외에 토요일 하루 최대 8시간 휴일수당을 별도로 주고 있다. 만약 이 시간까지 근로시간에 포함하면 월 근로시간은 243시간으로 늘어난다. 고용부는 당초 노사가 약정한 휴일시간까지 근로시간에 포함하려다 경영계의 반발에 ‘수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업주 입장에선 약정휴일수당과 약정휴일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한 최저임금 상승 부담은 똑같아 정부의 수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고용노동부의 과도한 행정해석으로 인한 영업 생존권 침해에 대해 소상공인들의 뜻을 모아 차후 헌법소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31일로 끝나는 주 52시간제의 처벌유예기간(계도기간)은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려는 기업 등 대상과 사유를 한정해 내년 3월 31일까지 석 달 연장하기로 했다.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염희진 기자}

정부가 24일 수정해 발표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언뜻 보면 경영계 요구를 수용한 ‘절충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법원이 실제 일하지 않은 주휴시간(일요일 휴일수당을 지급하는 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할 수 없다고 수차례 판결했음에도 정부는 주휴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해 ‘판례 뒤집기’ 강행에 나섰다. 30년 넘게 이어온 정부 지침(행정해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 대신 정부는 수정안에서 노사가 추가로 약정한 유급휴일(토요일)을 근로시간에서 빼기로 했다. 다만 약정휴일수당도 임금에서 제외시켰다. 경영계는 이를 두고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절충안이라고 비판한다. 사업주 입장에선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다. 만약 법원이 개정 시행령을 수용하지 않으면 노동시장에 일대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판례 뒤집은 정부 근로자에게 시급이 아닌 월급을 주는 사업장은 월급을 시급으로 다시 환산해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한다. 시급은 월급을 월 근로시간으로 나눠 계산한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내놓은 수정안은 월 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는 실제 일한 시간만 근로시간이라는 대법원 판결과 정면 배치된다. 법률과 같은 효과를 내는 판례를 정부 시행령이 180도 뒤집은 것이다. 이것이 수정안의 1차 문제다. 2차 문제는 시행령의 파생효과다. 주휴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면 주 40시간 근로자의 월 근로시간은 209시간(8시간×6일×4.35주)으로 실제 근로시간(174시간)보다 35시간 늘어난다. 만약 월 170만 원을 받는 근로자가 있을 경우 대법원 판례대로라면 시급 9770원으로 최저임금법(2019년 시간당 최저임금 8350원)을 준수한 것이지만 고용부 시행령대로라면 시급이 8134원으로 떨어져 최저임금법 위반이 된다. 결국 내년의 법적 최저 월급은 174만5150원(8350원×209시간)인 것이다. 월 170만 원을 주는 사업주는 대법원 판례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정부 시행령 때문에 근로자당 월 5만 원 가까이 무조건 더 올려줘야 한다.○ ‘조삼모사’ 절충안… 경영계 “달라진 것 없어” 3차 문제는 새롭게 내놓은 절충안에 경영계 요구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주휴시간 외에 노사가 단체협약으로 약정한 휴일을 약정휴일이라고 하고, 이에 대한 수당을 약정휴일수당이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주휴는 일요일, 약정휴일은 토요일이다. 약정휴일까지 보장받으면 주 5일 일했어도 1주일 모두 일한 걸로 치고 임금을 받게 된다. 정부 수정안에선 약정휴일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약정휴일수당은 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부는 노사 간 협약인 약정휴일수당은 논외로 하고 주휴수당을 제대로 주는지만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약정휴일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라는 경영계 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약정휴일수당을 별도로 계산하고 따로 항목을 만들어 지급하는 사업장이 거의 없다. 이런 사업장은 근로시간에서 약정휴일시간을 제외하면서 기존 월급에서도 약정휴일수당을 일정 부분 빼고 시급을 계산해야 한다. 약정휴일수당으로 얼마나 뺄 것인가도 문제지만 설령 뺀다 해도 분모(근로시간)가 줄어든 만큼 분자(임금)도 줄어 사용주 입장에선 달라질 게 없다. 결국 사용주가 봤을 땐 근로시간만 174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늘어난 것이다.○ 계도기간도 결국 ‘미봉책’ 일각에선 각급 법원이 최저임금 관련 민사, 형사소송을 처리할 때 위헌명령 등을 통해 개정 시행령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노동시장은 큰 혼란을 맞게 된다. 고용부가 최저임금법 위반이라며 기소의견으로 송치해도 법원이 무죄로 판단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고용부는 “법원도 개정 시행령을 존중해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날 고액 연봉 사업장이 임금체계를 개편할 경우 개정 시행령에 따른 최저임금 위반 처벌을 내년 6월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기업이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을 통해 최저임금을 준수하려고 한다면 처벌을 유예하겠다는 뜻이다. 초봉이 5000만 원을 넘기고도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이 된 현대모비스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대기업은 대부분 단체협약으로 상여금 지급 주기를 정하고 있어 이를 변경하려면 노조 동의가 필요하다. 강성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 임금체계 개편이 사실상 불가능해 이 역시 현장 상황을 모르는 미봉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여금 지급 주기를 바꾸거나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격월이건 분기별이건 모든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모두 포함시키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월 단위 정기상여금과 숙식비까지만 포함되면서 일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