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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이은 남미 2위 경제대국 아르헨티나의 대선 1차 투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극우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후보(53), 우파 야당 연합의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안전장관(67), 집권 좌파 페론당 소속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51)이 다음 달 22일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1차 투표에서 유효 투표의 45% 이상 또는 40% 이상 득표율에 2위와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인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11월 19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최종 승자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현 좌파 정권에서 우파로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가 12월 칠레의 헌법 개정 국민투표와 내년 6월 멕시코 대선 등 중남미 주요국의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이에 관한 기사를 3차례 게재한다. “경제난, 치안 불안 등에 대한 분노가 밀레이 지지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 후보의 인기가 뜨겁다. 지지율 1.5% 미만의 군소 후보를 걸러내기 위한 지난달 대선 예비선거에서 깜짝 1위를 차지했을 때만 해도 그의 인기가 ‘반짝 돌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후 한 달 넘게 지지율 1위를 고수하자 정계 데뷔 직후 백악관 주인이 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밀레이 후보 또한 대선 승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여론조사회사 아날로히아스가 3∼5일 실시한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31.1%였다. 마사 장관(28.1%), 불리치 전 장관(21.2%)을 앞섰다. 밀레이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여야 기성 정치인 모두를 비판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4.4% 높았다. 빈곤율은 40%에 달해 서민 고통이 상당하다. 그는 분배를 중시하는 사회주의에 극단적 혐오를 드러낸다. 국민 4600만 명의 63%가 가톨릭이며 본인 또한 가톨릭 신자인데도 자국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양극화 해소 등을 주문한다며 비판한다. 교황에게는 “망할 공산주의자, 악마, 똥덩어리”라고, 사회주의자에 대해선 “쓰레기, 인간 배설물”이라고 막말을 하는데도 지지세가 여전하다.● “장기-신생아 매매 허용” 주장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인 밀레이는 1970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버스 기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의 학대, 동급생의 괴롭힘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때 유일한 버팀목이 됐던 사람은 여동생 카리나(50). 미혼인 밀레이는 여러 인터뷰에서 “카리나는 내 상관”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여동생이 대통령 부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벨그라노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여러 대학에서 20여 년간 경제학을 가르쳤다. TV, 라디오 등에 단골로 출연하며 좌파와 우파 정권 모두 경제난을 가중시켰다고 싸잡아 비판해 인지도를 얻었다. 2018년 자유전진당을 창당했고 불과 5년 만에 지지율 1위 대선 후보가 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정부의 역할을 완전히 부정하는 극단적인 자유주의 정책을 강조한다. 초(超)인플레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페소를 버리고 미 달러를 쓰자며 “집권 즉시 달러를 공용 통화로 채택하겠다”고 했다. 경제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중앙은행도 없애 버리자며 중앙은행 건물 모형을 파괴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7일 한 포럼에서는 “세금 부과는 절도”라며 농산물 수출세 폐지, 노동세 감면 등을 주장했다. 공기업 민영화, 정부 지출 삭감 등도 외친다. 장기 및 신생아 매매도 찬성한다. 그는 “수천 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장 메커니즘을 찾아야 한다”며 장기 판매를 합법화하고 신생아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약 합법화, 개인의 무기 소지 허용, 기후위기 부정, 무제한에 가까운 자원 개발 허용 등도 대표 정책이다.● 부유층-극빈층에 모두 인기극단 성향의 밀레이가 지지율 1위를 고수하는 이유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가 꼽힌다. 올여름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45일 머물렀던 손혜현 한국외국어대 지역대학원 객원교수는 “현 좌파 정권과 이전 우파 정권 모두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도둑놈’(부패한 기성 정당 후보)보다 ‘미친놈’(밀레이 후보)이 낫다는 말이 나온다”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주위 시선을 의식해 이를 드러내지 않는 ‘샤이 트럼프’가 많았듯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도 ‘샤이 밀레이’가 적지 않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부유층과 극빈층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예비선거 당시 그는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후후이주 엘카르멘, 부유층 거주지인 추부트주 리오치코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손 교수는 “좌파와 우파 정권 모두 경제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에 두 진영 모두를 신뢰할 수 없다는 유권자가 많다. 그래서 양측이 ‘진자(振子)의 추’처럼 번갈아 집권하고 그 와중에 경제난이 악화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밀레이 후보에게 기존 좌·우파 정당을 모두 넌더리 내는 유권자의 지지가 쏠렸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 라나시온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방역에 관한 각종 국가의 개입이 늘어난 것도 사실상 ‘무(無)정부’를 지향하는 그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中은 암살자”…친미 반중 성향밀레이가 집권하면 대외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현 좌파 정권의 친(親)중국, 반(反)미국 대외 정책을 바꾸겠다고 했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자국 내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한다는 이유로 ‘암살자’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삼겠다”고도 했다. 다만 노조에 친화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역시 “사회주의자”라는 비판을 가했다. 다만 그를 포함한 세 명의 주요 후보가 누구도 지지율 40%를 넘지 못한 만큼 다음 달 1차 투표에서 승자가 확정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후보 간 합종연횡에 따라 11월 결선투표에서 당선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제가 평생하고 싶은 일은 암(癌)을 우리 생에 치명적이지 않게 만드는 일입니다.”19일(현지 시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아들 리드 잡스(32)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 스타트업 전시회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3’에서 벤처 투자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리드는 지난달 암 치료법 개발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 요세미티를 설립했다. 요세미티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한 여러 투자자로부터 2억 달러(약 2600억원)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스티브 잡스 부부는 1991년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이날 강연자로 나선 그는 2011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언급하며 “암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폐암과 유방암, 전립선암 같이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주요 암 치료에 현재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20년 이내에 사망률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창업할 생각을 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 하는 일이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리드는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은 뒤 의대 진학을 결정해 스탠포드대에서 의대 예비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아버지 사망 후 역사학으로 전공을 바꿨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가 18일(현지 시간) 인도 정부요원이 캐나다에서 자국민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며 인도 외교관을 추방했다. 인도 정부는 “터무니없다”고 반박하며 캐나다 외교관 추방으로 맞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캐나다 국적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 지도자 하딥 싱 니자르가 올 6월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대해 “인도 정부요원이 연루됐다는 신뢰할 만한 주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 영토에서 캐나다 시민이 살해된 사건에 외국 정부가 개입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트뤼도 총리는 앞서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이 사건 관련 문제 제기를 했으며 진상 조사에 인도 정부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은 18일 캐나다 주재 인도 정보 담당 외교관을 추방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외교부는 캐나다가 자국 외교관 추방을 발표하고 몇 시간 뒤 “(트뤼도 총리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인도 주재 캐나다 외교관에게 “반(反)인도 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며 5일 안에 떠나라고 추방 명령을 내렸다. 앞서 캐나다와 인도는 15일 ‘정치적 이유’로 10년 만에 재개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융합해 생긴 시크교는 일부 교도들이 분리주의 운동을 펼쳐왔다. 최근 들어 격화된 분리주의 운동은 인도 정부 탄압을 피해 해외에 정착한 일부 극단주의적 시크교도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인도 정부는 시크교도가 77만 명 이상으로 해외에서 가장 많이 거주하며 시위도 잦은 캐나다에 분리주의 활동을 막아 달라고 요청해왔다. 하지만 캐나다가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양국 갈등은 고조됐다. 올 4월 인도 외교부는 캐나다 시크교도 분리주의 시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캐나다 대사를 초치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대홍수 피해가 극심한 리비아 동부 지역을 장악한 리비아국민군(LNA)이 구호 활동을 통제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LNA 당국은 서면 승인을 받지 않은 구호단체가 폐허가 된 연안도시 데르나로 들어와 활동하는 것을 막고 있다. 구호물품이 이재민에게 전달되는 것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구조대원들은 무장군인들에게 둘러싸여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리비아 구호단체 관계자는 “(군 당국은) 알 수 없는 사람의 진입을 원하지 않는다며 (데르나로의) 접근을 막았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칼리파 하프타르 LNA 사령관의 유력한 후계자로 알려진 아들 사담이 재난대응위원회 수장 지위를 이용해 국제원조를 장악하고 자신의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7일 세계보건기구(WHO) 집계를 인용해 이날까지 사망 3958명, 실종 9000명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 리비아 적신월사 집계(사망 1만1300명, 실종 1만100명)를 인용했지만 적신월사 측이 이 사상자 수를 부인한 데 따른 것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미확인 비행현상(UAP)과 관련해 외계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UAP는 미 정부기관에서 UFO(미확인 비행물체) 대신 사용하는 용어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나사는 1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문가 연구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사는 사상 처음으로 UFO 연구 총책임자를 임명해 관련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문가 16명이 참여한 33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UAP가 외계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 “고품질 관측이 적어 과학적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며 “첨단 위성 등의 도구와 전문 지식을 가진 나사가 미래 데이터 수집에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사는 이날 국방부 연락관이자 미 국립허리케인센터 등에서 근무한 마크 매키너니를 UAP 연구 총책임자로 임명했다. 당초 나사는 이번 연구팀원 일부가 외부로부터 위협과 괴롭힘을 받았고, 새로 임명된 책임자도 같은 일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책임자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8시간 만에 정식 발표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미확인 비행현상(UAP)과 관련해 외계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UAP는 미 정부기관에서 UFO(미확인 비행물체)대신 사용하는 용어다.CNN 방송 등에 따르면 나사는 1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문가 연구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사는 사상 처음으로 UFO 연구 총책임자를 임명해 관련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문가 16명이 참여한 3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UAP가 외계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 “고품질 관측이 적어 과학적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며 “첨단 위성 등의 도구와 전문 지식을 가진 나사가 미래 데이터 수집에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사는 연구팀 권고대로 민간과 협력해 더 광범위하고 신뢰할 수 있는 UAP데이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UAP에 대한 그동안의 선정적인 대화를 과학적인 대화로 전환하고 싶다”며 “데이터 수집을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나사는 이날 국방부 연락관이자 미 국립허리케인센터 등에서 근무한 마크 매클너니를 UFO 연구 총책임자로 임명했다. 당초 나사는 이번 연구팀원 일부가 외부로부터 위협과 괴롭힘을 받았고, 새로 임명된 책임자도 같은 일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책임자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8시간 만에 정식 발표했다.넬슨 국장은 “우리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처리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UAP 관련 내용을 알면서도 은폐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자 NASA는 우주비행사·천체물리학자·우주생물학자 등으로 구성된 외부 전문가 연구팀을 발족해 1년 동안 연구를 수행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미국 빅테크 거물들이 한자리에서 한목소리로 인공지능(AI) 규제를 주문했다. 13일(현지 시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미 의회에서 비공개로 개최한 ‘AI 인사이트 포럼’에서 머스크는 “AI는 양날의 검”이라며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문명에 대한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슈머 원내대표에 따르면 머스크는 특히 “(앞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지능을 가진 데이터센터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며 “더 심화된 인공지능(deeper AI)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포럼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스포츠에 심판이 있듯 연방항공청(FAA)이나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AI 담당 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머스크는 올 3월 사회에 위험이 된다며 챗GPT보다 강력한 시스템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저커버그도 규제에 찬성하며 “미국만의 (규제) 표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 AI 시스템 소스코드를 공개하면 혁신이 촉진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반면 게이츠는 “보안을 뚫고 유해 정보가 퍼지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 밖에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미국 AI 기술을 주도하는 업계 인사 10여 명과 상원의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방식은 다르지만 참석자 모두 정부가 AI 규제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 포럼이) AI (규제)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규제 내용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종합격투기 대결과 관련해 소셜미디어로 설전을 벌였던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이날 만났지만 서로 말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한다. 머스크는 ‘저커버그와 싸울 계획은 여전한가’라는 질문에 “그가 원한다면(If he wants to)”이라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그리스 사상 최악의 홍수로 15명의 사망자를 낸 폭풍 ‘대니얼’이 지중해 건너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에 상륙해 추정 사망자가 3000명을 넘는 큰 피해를 냈다. 1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다를 거치며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발달한 대니얼은 전날 알바이다, 다르나, 마르즈 등 리비아 동부 도시에 상륙해 많은 비를 뿌렸다. 특히 인구 10만 명인 다르나에선 낡은 댐 두 개가 무너지며 홍수가 일어나 주거 지역 전체가 물에 잠겼다. 히쳄 아부 슈키와트 리비아 민간항공장관 겸 동부 관할 행정부 비상위원회 위원은 로이터에 “다르나에서 수습한 시신이 1000구가 넘는다. 시신이 바다에, 계곡에, 건물 아래에 널려 있어 절망적”이라며 “도시의 25%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비아 오스만 압둘잘릴 보건장관은 튀르키예(터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홍수로 3000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 명이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 리비아 특사 타메르 라마단은 “전례 없는 홍수로 1만 명이 실종됐다”면서 “사망자 수가 앞으로 며칠 안에 수천 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다르나의 아파트 한 동 일부가 진흙 속에 파묻혀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그곳 주민 아메드 무함마드 씨는 “자고 있다가 눈을 뜨니 집이 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오사마 알리 리비아 응급·앰뷸런스 담당 기관장은 “전화선도 끊겼고 도시 전체가 심각하게 파괴돼 구조대원이 다르나에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13년째 내전을 치르는 동안 부실한 인프라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2011년 무너지고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된 리비아에서는 도로와 공공 서비스 투자가 줄고 민간 건물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알리 기관장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리비아는 이 정도 수준의 재난을 겪은 적이 없어 대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우리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원조는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 재난청은 전날 텐트, 구조 차량, 발전기 및 기타 구호품과 구조 인력 150명을 급파하겠다고 밝혔다. 주리비아 미국대사관도 “유엔 및 리비아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도 구호 및 수색구조팀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니얼은 지난주 그리스 튀르키예 불가리아를 휩쓸며 25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피해를 입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우승팀인 스페인 여자 축구 대표팀 제니 에르모소 선수에게 기습적으로 입을 맞춰 사임 압박을 받아온 스페인 왕립축구연맹(RFEF)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사진)이 결국 사임했다. 이번 사건이 축구뿐 아니라 스페인 전반의 성차별적 문화를 바꿀 촉매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은 10일 성명을 통해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직에서도 사임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강제 키스’ 논란 이후 거센 사퇴 요구에도 자리를 고수하다가 3주 만에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성명에서 “FIFA의 성급한 직무정지 처분과 그 밖의 여러 절차로 인해 더 이상 내 위치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사퇴 거부)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RFEF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실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여성 선수에 대한 스포츠계의 성차별적 문화가 고질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루비알레스의 측근으로, 최근 해고된 호르헤 빌다 스페인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도 강압적인 지도 방식 때문에 선수들의 반발을 샀다. 스페인 축구 저널리스트인 기옘 발라게도 “(스페인은) 이제야 여성을 부차적 존재로 취급하는 조직적 분위기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사회적, 정치적 쓰나미였다”고 논평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우승팀인 스페인 여자대표팀 제니 에르모소 선수에게 기습적으로 입을 맞춰 사임 압박을 받아온 스페인 왕립축구연맹(RFEF)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이 결국 사임했다. 이번 사건이 축구뿐 아니라 스페인 전반의 성차별적 문화를 바꿀 촉매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은 10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직에서도 사임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강제 키스’ 논란 이후 거센 사퇴 요구에도 자리를 고수하다 3주 만에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루비알레스 회장은 성명에서 “FIFA의 성급한 직무정지 처분과 그 밖의 여러 절차로 인해 더 이상 내 위치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사퇴 거부)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RFEF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실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BBC는 여성 선수에 대한 스포츠계의 성차별적 문화가 고질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루비알레스의 측근으로, 최근 해고된 호르헤 빌다 스페인 대표팀 감독도 강압적인 지도 방식 때문에 선수들의 반발을 샀다. 욜란다 디아스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은 스포츠계에 만연했던 남성 우월주의가 루비알레스의 행위를 통해 최악의 형태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이번 사건 이후 스페인 여성들은 마드리드 시내에서 시위에 나서 여성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스페인 축구 저널리스트인 기옘 발라게도 “(스페인은) 이제야 여성을 부차적 존재로 취급하는 조직적 분위기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사회적, 정치적 쓰나미였다”고 논평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튀르키예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만들어 돈세탁과 사기를 일삼은 일당에게 1만 년 넘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검찰이 구형한 4만562년보다는 줄어들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법원은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자 파루크 파티흐 외제르(30)와 그의 두 동생에게 돈세탁 및 사기, 범죄조직 설립 등 혐의로 각각 1만1196년 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이 8일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2006년 사형이 폐지된 튀르키예에서 1만 년 넘는 징역형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튀르키예 당국이 실물거래에 가상자산 사용을 금지한 이후인 2021년 4월 자신들이 설립한 거래소 ‘토덱스’ 운영을 돌연 중단한 뒤 투자자 자산을 가지고 알바니아로 잠적했다. 토덱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투자금을 인출하지 못해 큰 손해를 입었다. 공소장은 피해액을 약 3억5600만 리라(약 180억 원)로 추산했다. 당시 튀르키예에서는 급락한 튀르키예 리라 가치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가상화폐 구매가 한창이었다. 외제르 형제들은 지난해 인터폴에 체포돼 올 6월 튀르키예로 송환됐다. 외제르는 법원에서 “(범죄 의도가 있었다면) 이렇게 아마추어같이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금융 천재로 이름 높은 외제르는 저명한 친정부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 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튀르키예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만들어 돈세탁과 사기를 일삼은 일당에게 1만 년 넘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검찰이 구형한 4만562년보다는 줄어들었다.튀르키예 이스탄불 법원은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자 파루크 파티흐 외제르(30)와 그의 두 동생에게 돈세탁 및 사기, 범죄조직 설립 등 혐의로 각각 1만1196년 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이 8일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2006년 사형이 폐지된 튀르키예에서 1만 년 넘는 징역형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튀르키예 당국이 실물거래에 가상자산 사용을 금지한 이후인 2021년 4월 자신들이 설립한 거래소 ‘토덱스’ 운영을 돌연 중단한 뒤 투자자 자산을 가지고 알바니아로 잠적했다. 토덱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투자금을 인출하지 못해 큰 손해를 입었다. 공소장은 피해액을 약 3억5600만 리라(약 180억 원)로 추산했다. 당시 튀르키예에서는 급락한 튀르키에 리라 가치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가상화폐 구매가 한창이었다.외제르 형제들은 지난해 인터폴에 체포돼 올 6월 튀르키예로 송환됐다. 외제르는 법원에서 “(범죄 의도가 있었다면) 이렇게 아마추어같이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금융 천재로 이름 높은 외제르는 저명한 친정부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김보라기자 purple@donga.com}

중국 정부가 자국 비료업체 일부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국내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어 파장이 우려된다. 7일 정부에 따르면 중국 내 대형 비료제조업체 일부가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달 초부터 요소 신규 수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내 일부 업체가 수출 중단 지시를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며 “중국 정부를 통해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고 업계를 통해서 확인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도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료 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인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은 세계 곳곳에서 요소와 요소수의 부족을 부르고,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한국은 2021년 11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품귀 현상이 빚어져 ‘물류 마비’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중국은 자국에 비료 수급난이 발생하자 비료 원료인 요소 수출을 통제했다. 이로 인해 한국 등에서는 매연 저감 장치가 달린 디젤 차량 운용에 필요한 요소수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요소수 사태를 계기로 관련 업체들이 수입처를 다변화했지만 차량용 요소수 등은 중국산 비중이 아직 높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9일부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인도 정부가 이른바 빈민가 미화 작업을 벌여 수만 명이 노숙인 처지가 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5일 전했다. 하층 계급 출신으로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줄기차게 촉구해 ‘빈국의 대변인’으로 불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정작 자국 빈민의 터전을 빼앗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수도 뉴델리 ‘잔타캠프’라는 지역에는 올 5월 불도저가 등장해 판자촌을 밀어냈다. 집을 잃은 주민은 “정상회의에 오는 사람들이 가난한 이를 도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반대 일이 일어났다. 높은 사람들은 우리 무덤에나 앉게 될 것”이라고 미 CNN 방송에 말했다. 2021년 기준 뉴델리 무허가 주택에 약 1350만 명이 산다. 인도 정부는 “새 보금자리 제공”을 약속했으나 임시 거처도 마련하지 않고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G20 정상회의와 빈민가 철거는 연관성이 없고 불법 건물을 없앴을 뿐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2010년 영연방 올림픽 ‘커먼웰스 게임’을 개최했을 때도 빈민가를 뒤엎고 주민을 강제 이주시켰다. 한편 인도 대통령실은 G20 정상회의 만찬 초청장에 국명을 영문 ‘인디아’ 대신 힌디어 ‘바라트’라고 표기했다. 인도 정부는 영국 식민지 시절 쓰던 인디아 대신 바라트를 썼다고 밝혔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힌두교도 표를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8∼19세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던 영국의 생활수준 성장(률)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대 이후 최악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 초 물가상승률이 10%에 이른 고물가와 기준금리가 5.25%까지 오른 고금리로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가처분소득은 줄고 생활고는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용적 경제전문가’라는 기대 속에 지난해 10월 취임한 리시 수낵 총리(사진)가 경제를 살릴 뾰족한 수를 못 찾으면서 이르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 보수당이 표심을 잃을 위기에 빠졌다.● “이토록 가난했던 때가 없었다” 6일 영국 싱크탱크 레졸루션재단(Resolution Foundation)은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반 근로연령대 가구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2024∼2025년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제로(0)’ 성장을 할 것이고, 그 결과 5년 전보다 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이 줄면서 생활의 질도 현격히 저하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 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영국인 성인 28%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여유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전 응답률(9%)의 3배가 넘는다. 특히 응답자 11%는 ‘지난달 음식 살 돈이 부족해 배가 고팠다’고 답해 팬데믹 이전 응답률 5%의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재단 측은 “연구 결과는 (보수당이 집권한) 현 의회 임기 동안 적어도 1950년대 이후 최악의 생활수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영국 가구가 이보다 더 가난해진 적이 없었고, 이렇게 낮은 소득 성장률로 집권한 정부의 사례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낮은 생활수준 성장은 고금리 탓에 주택 비용이 증가한 데다 세금이 오르고 일부 생활비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돼 가구 가처분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심각한 고물가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으로 가구 부채 문제가 심각해졌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올 초 10%대인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14번 연속 인상해 15년 만에 가장 높은 5.25%로 올렸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도 상승해 부채 부담이 커졌다. 정작 물가는 제대로 잡히질 않고 있다. 올 7월 영국 물가상승률은 6.8%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수낵 총리가 연말까지 달성하려는 5%까지는 갈 길이 멀다.● 노동당보다 지지율 뒤진 보수당 더디기만 한 경제 회복에 대한 책임을 국민은 집권 보수당에 묻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수낵 총리와 보수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영국 일간 옵서버가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움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낵 총리에게 ‘찬성한다’는 응답은 24%인 반면 ‘반대한다’는 49%로 2배를 넘었다. 야당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찬성 28%, 반대 35%로 집계됐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지지율은 28%로, 노동당 지지율(42%)에 14%포인트 뒤졌다. 이 때문에 수낵 총리가 10월 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취임할 때만 해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의 현명한 테크노크라트(기술 관료)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지지율이 하락하자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속도 조절, 불법 이민자 강경 대응 같은 유권자 감정을 더 자극하는 정책을 앞세운다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수낵 총리가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분열 정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보수당은 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웠지만 (지지를 얻지 못해) 오히려 이민 정책에서 노동당의 주도권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호주가 ‘길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멸종위기에 처한 수천 종의 희귀 생물이 길고양이에게 공격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에 따르면 태냐 플리버섹 호주 환경장관은 6일(현지 시간) ‘국가 멸종위기종의 날’을 맞아 “길고양이는 걸어다니는 무자비한 살인자”라면서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토착동물은 살아남을 기회를 얻지 못한다”고 밝혔다. 플리버섹 장관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매일 밤 600만 마리, 매년 20억 마리가 넘는 생물을 해치고 있다. 쥐캥거루, 주머니개미핥기, 호주산 토끼 ‘그레이터 빌비’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진지하게 여긴다면 가장 큰 살인범 중 하나(길고양이)에 대항해야 한다”며 “길고양이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연내에 구체적인 세부지침을 발표하기로 했다. 길고양이에 대해 중성화 수술 등을 시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일반 가정에서 기르는 반려 고양이에게는 통금시간을 둬 야간에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하는 내용 등이 초안에 포함됐다. 가구당 기를 수 있는 고양이 수를 제한하고, 야생에서 포획한 고양이를 안락사시키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호주 길고양이의 수는 최대 500만 마리로 추정된다. 호주 내 생태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외래 침입종으로도 알려져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지난 200년 동안 호주에서 멸종된 포유류의 약 3분의 2에 영향을 줬다. 유엔 자문기관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또한 호주가 세계의 다른 어떤 대륙보다도 더 많은 토종 포유류를 길고양이 등에 의해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길고양이와의 전쟁에 나섰다. 최근 빅토리아주는 고양이 주인들에게 “특정 시간에는 반드시 고양이를 집 안에 두라”고 당부했다. 행정수도 캔버라 당국 또한 올 7월부터 고양이에게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일부 고양이 애호단체를 제외한 주요 환경단체도 정부의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호주가 ‘길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수천 종의 희귀 생물이 길고양이에 의해 공격받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시드니모닝헤럴드 등에 따르면 타니아 플리버섹 환경장관은 6일(현지 시간) ‘국가 멸종위기종의 날’을 맞아 “길고양이는 걸어다니는 무자비한 살인자”라면서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토착 동물은 살아남을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길고양이로 인해 매일 밤 600만 마리, 매년 20억 개가 넘는 생물이 희생되고 있다고도 했다. 대표적 동물은 쥐캥거루, 주머니개미핥기, 호주산 토끼 ‘그레이터 빌비’ 등이다. 플리버섹 장관은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일을 진지하게 여긴다면 가장 큰 살인자 중 하나(길고양이)에 대항해야 한다”며 “길고양이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연내에 구체적인 세부 지침 또한 발표하기로 했다. 길고양이에 대해서는 중성화 수술 등을 시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일반 가정에서 기르는 반려 고양이에게는 통금 시간을 둬 야간에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하는 내용 등이 초안에 포함됐다. 가구 당 기를 수 있는 고양이의 수를 제한하고, 야생에서 포획한 고양이를 안락사 시키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호주 길고양이의 수는 최대 500만 마리로 추정된다. 호주 내 생태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외래 침입종으로도 알려져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길고양이는 지난 200년 동안 호주에서 멸종된 포유류의 약 3분의 2에 영향을 줬다. 유엔 자문기관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또한 호주가 세계의 다른 어떤 대륙보다도 더 많은 토종 포유류를 길고양이 등에 의해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길고양이와의 전쟁에 나섰다. 최근 빅토리아주는 고양이 주인들에게 “특정 시간에는 반드시 고양이를 집 안에 두도록 하라”고 했다. 행정수도 캔버라 당국 또한 올 7월부터 고양이에게 통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일부 고양이 애호단체를 제외한 주요 환경단체 또한 정부의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뉴욕, 호주 멜버른 등 전 세계의 대도시에서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단기임대로 내놓는 주인들이 많아지면서 실거주자를 위한 주택 공급이 줄고 그에 따라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 시간) 뉴욕시가 숙박공유규제법에 따라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규제 단속에 나섰으며, 이에 따라 수 천 건의 단기임대가 사라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뉴욕시에서 올 3월 발효된 숙박공유규제법에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단기임대하는 행위를 크게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돼있다. 우선 임대인은 30일 미만으로 집을 대여할 경우 시에 개인정보와 임대수익 등을 신고하도록 했다. 또한 임대 기간 동안 임대인이 해당 집에 상주해야 하고, 손님은 2명까지만 받을 수 있다. 이는 가족 단위의 단기 임대가 사실상 금지되고, 임대 기간동안 집을 통째로 내주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규정을 위반했을 시 부과되는 벌금은 최대 5000 달러(약 670만 원)에 달한다. 에어비앤비 측은 “사실상의 단기임대 금지 조치”라고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달 1심 법원은 “시의 요구는 본질적으로 합리적”이라며 뉴욕시 손을 들어줬다.에어비앤비는 올 2분기(4~6월) 전년 동기 대비 72% 이상 순이익이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펜데믹 종료 이후 여행 수요가 늘며 단기임대 수요도 덩달아 늘었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에어비앤비의 확산으로 거주민들을 위한 임대 물량이 줄어들어 주택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많은 집주인들이 현지 주민에게 임대하는 대신, 단기임대에 뛰어들면서 저렴한 주택 공급을 줄이고 임대료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뉴욕 외에 캘리포니아주와 애틀랜타주에서도 같은 이유로 에어비앤비의 단기임대에 대한 규제에 들어갔다. 호주의 멜버른시도 지난달 29일 연간 180일 이내로 임대를 제한하고 연간 약 30만 원 등록비를 추진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의 일부 도시나 특정 구역에서도 주택 부족과 임대료 상승을 이유로 에어비앤비 등 단기임대 플랫폼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이 같은 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 업체의 숙박료와 예약률 등을 분석하는 ‘에어디앤에이’는 단기임대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1~4% 이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미국의 주택 수가 1억4400만 채에 달하는데 단기임대 주택은 120만 채에 불과해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에어비앤비 측은 규제 조치로 숙박 옵션이 줄면서 관광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글로벌 정책 이사인 테오 예딘스키는 “뉴욕시의 규제가 주택 공유 및 관광 자금에 의존하는 뉴욕 주민들과 중소기업에 타격을 입혔다”며 “뉴욕시를 방문하는 잠재적 관광객들에게도 숙박 선택지가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집권 후 단 한 차례도 빠진 적 없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처음으로 불참하기로 했다. 그간 시 주석이 미국, 영국 등 서방 선진국이 이끄는 주요 7개국(G7)을 견제하며 신흥국이 포함된 G20을 중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인도 일본 이탈리아 등 G20 주요 회원국과의 갈등이 커진 데다 부동산 부실에 따른 경제 위기설 또한 가라앉지 않는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당시 G20이 현 체제로 출범했을 때만 해도 회원국들이 중국을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로 호평했지만 지금은 미국 쪽으로 완연히 기울면서 시 주석의 불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위챗에 미국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며 시 주석이 G20은 물론이고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불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G20 역할 강조했다가… 집권 후 첫 불참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리창(李强) 총리가 9,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 대신 리 총리가 참석하는 이유를 묻자 즉답을 피한 채 “G20은 국제 경제 협력을 위한 중요한 행사이며 중국은 항상 적극 참여했다”고 했다. 시 주석은 과거 G20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했다. 2015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회원국과의 소통 및 공조를 강화해 G20을 함께 지키고 세우고 발전시키자”고 외쳤다. 이듬해 중국 항저우에서는 개최국 정상 자격으로 G20 정상회의를 주재했다. 이랬던 그가 불참하는 것은 주요 회원국과의 갈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개최국인 인도와의 국경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일본과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 문제, 이탈리아와는 시 주석의 경제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带一路)’ 탈퇴, 영국 캐나다 호주 등과는 중국의 인권 탄압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미국과의 패권 갈등은 전쟁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며 한국과도 외교 노선, 역사 논쟁 등을 두고 마찰이 상당하다. 5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에게 G20은 ‘가치가 떨어지는 대화 창구’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4일 위챗에 최근 미 고위 관계자의 잇따른 중국 방문에도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 전략은 양면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11월 APEC에서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난-내부 비판 여론도 부담시 주석이 경제난 등으로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리더십 위기에 처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부동산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의 향후 경제성장률이 현격하게 떨어져 2050년에는 1%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4일 진단했다.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 주석에 대한 중국공산당 원로들의 신뢰 또한 예전같지 않다고 전했다. 매년 여름 베이징 인근 유명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는 전현직 수뇌부가 참석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린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최측근이나 한때 시 주석과도 가까웠던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은 올해 회의에서 시 주석을 향해 “더 이상의 사회 혼란은 곤란하다”며 강한 어조로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이 과거부터 누적된 문제가 모두 자신의 책임이 됐다며 측근들에게 “내 탓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덧붙였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들이 ‘채용 장사’와 같이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고 뇌물을 챙기면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탈북한 북한 외교관 출신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4일 동아일보에 “최근 탈북한 당, 정, 군의 엘리트 탈북자들에 의하면 북한 최고위층 인사들까지 김정은과 조선노동당 검열기구의 눈을 피해 권력을 남용하며 사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고 전 부원장은 부정부패에 연루된 대표적 인물로 현송월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리선권 당 통일전선부장 등 김 위원장의 측근 2명을 꼽았다. 이에 따르면 현 부부장은 비밀리에 무역회사를 운영하면서 사적으로 외화를 축재했고 대학 동창이나 예술단 시절 동료의 스캔들을 해결해 주면서 뇌물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부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규율조사부와 조직지도부는 현 부부장의 행태를 알면서도 김 위원장과의 각별한 관계를 의식해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리 부장은 친척이나 지인 가족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소개하고 이를 대가로 외화를 챙긴다고 알려졌다. 평양, 원산 등 대도시를 관할하는 당 간부의 비리도 난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부원장은 “대도시 거주 허가권이나 입지 여건 등이 좋은 주택 배정권을 3000달러(약 395만 원) 이상 뇌물을 받고 공공연하게 거래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