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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달 탐사선 ‘슬림(SLIM)’이 20일 0시 20분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일본은 미국, 러시아(옛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달 착륙에 성공한 다섯 번째 나라가 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일 기자회견에서 “달 탐사선 ‘슬림’이 20일 0시께 달 상공 15km에서 강하를 시작해 약 20분 뒤 달 적도 부근 표면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구와의 통신에는 성공했지만 태양전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는 상태다. 현재 탑재된 배터리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중이지만 수 시간밖에 작동하지 못한다.당초 슬림은 ‘시오리 분화구’ 근처에 ‘핀포인트 착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확한 착륙 지점은 아직은 알 수 없다. 핀포인트 착륙은 목표 지점에 보다 정확하게 착륙하기 위해 도입한 기술이다 . 기존에는 지구에서 달 착륙 지점까지의 궤도를 모두 계산해 움직였다. 반면 슬림은 앞면에 달린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을 보고 달 표면 지도에서 위치를 인식해 궤적을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목표 오차 범위는 100m 이내다. JAXA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성공 여부를 확인하려면 약 1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입장이다.시오리 분화구는 과거 달의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달의 형성 과정을 알아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현재 슬림에 탑재돼 있던 두 대의 소형 로봇이 달 표면을 탐사하며 데이터를 얻고 있다. 슬림은 착륙 지점에서 카메라를 이용해 주변 암석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JAXA는 “수집된 데이터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향후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슬림은 지난해 9월 7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IIA 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지난해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에 무사히 달 궤도로 진입해, 올해 1월 15일부터 달 근처로 하강을 시작했다. 슬림은 19일 고도 15km까지 하강한 뒤, 20일 오전 0시부터 본격적인 착륙 하강에 돌입했다.일본이 달 착륙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2022년 11월 JAXA가 개발한 초소형 달 탐사선 ‘오모테나시’를 달에 보냈으나 중간에 통신이 두절됐다. 이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첫 번째 미션의 일환으로, 오모테나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SLS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이후 지난해 4월에는 일본의 우주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가 달 착륙선 ‘하쿠토-R 미션1’을 발사해 달 궤도에 진입하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달 착륙을 위해 하강하던 중 소프트웨어 오류로 달 표면에 충돌했다.최근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에서도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2019년 이스라엘 민간기업 스페이스일의 ‘베레시트’가 달 착륙에 실패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러시아의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루나-25’가 달 착륙 전 궤도 진입에서 실패했다. 올해 1월 8일에는 미국의 민간 기업 아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이 연료 누출로 달 착륙을 포기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130억 년 전 초기 우주에 만들어진 거대한 블랙홀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에 포착됐다. 이 블랙홀은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블랙홀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거대한 초대질량 블랙홀이다. 로베르토 마이올리노 영국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태양 질량의 약 100배 크기에 이르는 초대질량 블랙홀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블랙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제임스 웹 망원경을 통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블랙홀이 생성 시기에 비해 질량이 너무 크다는 점을 발견하고,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블랙홀은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면서 크기가 커진다.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처럼 태양 질량의 100배에 이르기 위해서는 10억 년 정도가 걸리는데, 블랙홀이 발견된 시점은 빅뱅 후 약 4억 년도 안 된 때이다. 즉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마이올리노 교수는 “이렇게 거대한 블랙홀을 우주 초기 단계에서 발견했다는 것은 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아주 초기 은하계는 가스가 매우 풍부했기 때문에 블랙홀 입장에서는 뷔페 같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다음 주부터 우주항공청 이관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다. 18일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략기획본부를 중심으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행정·기관 운영을 위한 부서, 연구전략 기획 부서 등으로 TF를 구성할 계획이다.이 원장은 “아직 정부와 위원회나 TF (구성) 같은 협의는 아직 없다”며 “자료 요청이나 문의 정도만 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9일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항우연은 우주항공청이 개청하는 5월 말까지는 기존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속에서 우주항공청 소속으로 이관을 마쳐야 한다. 이날 이 원장은 항우연의 인력이 우주항공청으로 대거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내부에서도 고민을 하고 있는 문제다. 다만 우주항공청을 꾸리는 데 꼭 필요한 인력이라고 한다면 먼저 고려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우주항공청 설치 방안에 따르면 연구 인력 200명, 행정 인력 100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꼭 개청 때까지 모두 채워야 할 필요는 없다”며 “초기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이 원장은 우주항공청 설립이 정부와 정부출연연구소가 긴밀하게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1990년대 초 우주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정부와 출연연이 ‘원 팀’으로 움직였다”며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과거처럼 원팀으로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손잡고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17일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달 12일 OCI와 한미약품이 그룹 간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례적으로 ‘한 지붕 두 가족’식 공동경영 모델을 내세웠는데, 이를 계기로 한미약품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임 회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통합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우호지분을 모아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OCI와의 통합 계약은 임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모녀가 주도했다. 한미사이언스가 OCI와의 지분 교환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마치면 임 사장은 그룹 통합 지주사(현 OCI홀딩스) 지분을 10.37%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차기 경영권을 거머쥐게 된다. 반면 장남인 임종윤 회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9.91% 보유하고 있지만, 통합 지주사의 지분을 한 주도 보유하지 못하게 된다. 임 회장은 “아직까지 계약서도 보지 못했다”며 “지난 14일 이우현 OCI 회장을 만났고, 이 회장이 한미 측에 (나에게) 계약서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남동생인 임종훈 사장과 손을 잡았다. 둘의 지분을 합치면 20.47%로 모녀 측 우호 지분(약 36%)에 비하면 부족한 상황이다. 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은 임 창업주의 고등학교 후배다. 임 회장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대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구성 변경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처분 신청에서 양측의 쟁점은 그룹 통합 계약의 절차적 타당성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한미약품의 경영권이 통합법인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합병에 해당하고, 이는 특별 주주총회 결의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송 회장과 임 사장 모녀 측은 “제3자 유상증자 결정 당시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 주주총회 사안이 아니라 이사회 의결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오너 일가 중 송 회장만 이사회에 포함돼 있다. 재계는 이번 계약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임 창업주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며 송 회장과 자녀들은 5400억 원의 상속세를 떠안았다. 현재도 2000억 원대의 상속세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재원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장기적 안정성을 고려해 결국 OCI와 손을 잡았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두 회사의 통합은 개인의 상속세를 내기 위한 방편일 뿐 진정한 시너지를 내는 통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계약이 사익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 측은 “당시에도 임 회장은 지분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에 매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장기간 많은 돈이 투입되다 보니 ‘설익은’ 물질을 싸게 기술 수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OCI와의 통합을 통해 기술 수출 협의 시 우위를 점하거나 임상 3상까지 끌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10여 년 전 박사 학위를 취득할 때 자신의 학술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 차관은 박사학위 취득에 문제가 있다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와 한국대학교수연대 교수노조(교수연대)는 17일 조 차관이 2012년 고려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논문이 2011년에 조 차관이 발표한 논문과 표절률이 48%였다고 밝혔다. 박사학위 논문에는 앞서 발표한 논문과의 연관성, 참고문헌 표시 등도 빠져있어 의도적인 ‘자기 표절’ 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이들 단체에 따르면 조 차관은 고려대에서 지난 2012년 2월 ‘에너지믹스 이해관계자의 스키마 유형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과 앞서 조 차관이 2011년 10월 한국주관성연구학회 학술지 ‘주관성 연구’에 게재한 논문과 비교한 결과 표절률이 48%였다는 주장이다. 표절률은 2개 문장을 비교해 6마디 이상 같은 문구가 있을 시 표절이라고 판단해 계산한 비율이다. 이들은 박사학위 논문을 낸 뒤에도 다른 학술지 혹은 보고서에 자기 표절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조 차관이 2012년 한국언론학보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박사학위 논문과 표절률이 13%였고, 2013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제출한 보고서 역시 박사학위 논문과 표절률이 16%였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17일 발표한 자료에서 “이런 표절행위를 고려대를 비롯한 교육부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표절행위가 이뤄졌다”며 “연구자로서 윤리 문제가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이런 의혹에 대해 조 차관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박사학위 취득에 어떠한 비위나 하자가 없다”며 “의혹을 살만한 소지가 있다면 학위 수여 대학의 조사와 판단을 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한교협과 교수연대는 앞서 15일 조 차관이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시절 고위공무원의 신분에도 사교육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 차관의 배우자가 유명 사교육 기업 주식 342주를, 모친이 서로 다른 사교육 기업 4곳의 주식을 103주 보유했다가 처분했다. 지난해 대통령의 ‘사교육 카르텔’ 발언 이후 급하게 관련 주식을 처분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조 차관은 “해당 주식은 (사교육 카르텔 발언 전인) 2022년 6~8월 사이에 모두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조 차관은 같은 해 5월 과기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100% 인간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유사 자아(自我)’를 갖춘 인공지능(AI)은 21세기 내에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종족 보존의 본능도 갖게 될 겁니다. 이 때문에 AI 기술 발전과 함께 ‘AI 통제 기술’ 발전도 같이 이뤄져야 합니다.” 15일 대전 KAIST 본원에서 만난 이광형 KAIST 총장은 “인간은 ‘기술 발전의 욕구’를 가진 존재이기에 AI 발전은 계속될 것이며, 결국 AI가 (자의식을 갖게 되면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장은 AI, 바이오 등 학문의 통섭을 강조하는 ‘융합학자’이자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학자’다. 이 총장은 AI가 향후 가질 수 있는 ‘자의식’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개체 보존 본능’과 종족을 이어가려는 ‘종족 보존 본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재 기술 수준에서도 이런 본능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배터리가 방전된 로봇 청소기가 충전기를 찾아 스스로 온 집을 헤매고 다니는 것은 개체 보존 본능, 컴퓨터 바이러스가 자신을 복제하면서 네트워크 기기를 마비시키는 것은 종족 보존 본능에 해당한다. 이 총장은 “AI의 에너지 공급을 제어하거나, 증식과 번식을 막는 것이 AI 통제의 힌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AI 발전은 인류의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한국과 KAIST가) 세계 최초로 이러한 ‘AI 통제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오픈AI에서 샘 올트먼이 축출됐다가 복귀한 과정에서 기술에 대한 규제보다 고도화를 강조하는 ‘매파’가 승리한 것처럼 AI의 발전은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인간의 탐욕이 기술과 만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인간 본능을 보면 AI가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이 꽤 있다”며 “AI 관리와 통제를 위한 실질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AI가 단순한 산업이 아닌 사상과 문화 등 전 영역을 지배할 수 있는 만큼 국책사업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앞으로 학생들이 공부할 때 AI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답한다면 (사상적으로) 독도를 빼앗기는 것이며, ‘을지문덕이 중국 장수’라고 한다면 을지문덕을 빼앗기는 것이다”라며 “국방 영역에서도 미래의 전쟁은 AI가 적을 발견해 공격하는, 1분 안에 다 해결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AI에 종속되면 문화, 국방, 경제, 우리 사상이 모두 종속된다”며 “(해외 AI 기술을) 편하게 갖다 쓰면 된다라는 생각은, 조선 말 일본이 우리에게 잘해 줄 것 같으니 일본 것 쓰면 되지 하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 총장은 “사상까지 통제하는 AI는 자동차, 반도체 산업보다 중요하다”며 “과거 현대자동차, 포스코를 지원하듯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총장은 “예를 들어 두 기업을 선발해 1000억 원씩 무이자로 5년간 지원한 후 더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업에는 1조 원을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는 ‘구체적 지원 방안’까지 제시했다. AI 시대가 이미 도래했지만, 정작 국내에는 관련 기술을 개발할 연구개발(R&D) 인력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인구 감소에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며 이공계 연구 인력이 부족한 탓이다. 이 총장은 다양한 지원책으로 우수한 해외 인재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도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외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유학을 오도록 하고, 영주권이나 국적을 부여하는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R&D 역량을 키우기 위해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총장은 “말로는 ‘도전적 연구’를 외치지만 여전히 실패에 불이익이 많다”며 “(실패에 따른) ‘벌’이 많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대전=전남혁 forward@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셀트리온홀딩스가 연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은 전날 강원 강릉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퓨처리더스 캠프에서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라고 관련 부서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간 서 회장은 여러 차례 셀트리온홀딩스의 상장 계획을 언급해 왔지만, 미국 나스닥 상장을 이야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회장은 이날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5조 원을 시드머니로 활용해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을 대규모로 유치해 100조 원 펀드를 결성할 방침”이라는 향후 계획도 밝혔다. 현재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 98.5%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했다. 연내 셀트리온제약을 합치는 2단계 합병을 추진 중이다. 3사가 모두 합병되면 셀트리온홀딩스 아래 합병 법인이 들어가게 된다. 셀트리온은 연구·개발 및 유통 등 기존의 업무를 이어가고, 셀트리온홀딩스는 지주사로서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서 회장의 ‘큰 그림’이다. 지주사로서 거대 자본을 유치하기에는 국내 시장보다는 나스닥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셀트리온홀딩스가 연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전날 강원 강릉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퓨처리더스 캠프에서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라고 관련 부서에 주문해놨다”고 밝혔다. 그간 서 회장은 여러 차례 셀트리온홀딩스의 상장 계획을 언급해왔지만, 미국 나스닥 상장을 이야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회장은 이날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5조 원을 시드머니로 활용해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을 대규모로 유치해 100조 원 펀드를 결성할 방침”이라는 향후 계획도 밝혔다. 현재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 98.5%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했다. 연내 셀트리온제약을 합치는 2단계 합병을 추진 중이다. 3사가 모두 합병되면 셀트리온홀딩스 아래 합병 법인이 들어가게 된다. 셀트리온은 연구·개발 및 유통 등 기존의 업무를 이어가고, 셀트리온홀딩스는 지주사로서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서 회장의 ‘큰 그림’이다. 지주사로서 거대 자본을 유치하기에는 국내 시장보다는 나스닥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글로벌 제약사들이 빅테크 기업과 손잡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간 연구 단계에 머물렀던 AI 신약 개발이 실제 활성화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설립한 신약 개발 기업인 아이소모픽 랩스가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약을 연달아 발표했다. 7일(현지 시간) 아이소모픽은 홈페이지를 통해 노바티스, 일라이릴리와 저분자 화합물 신약 개발을 위해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각각 12억 달러(약 1조5780억 원), 17억 달러(약 2조2355억 원)다. 데미스 허사비스 아이소모픽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임상 시험 전에 잠재적인 약물을 걸러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평균 5년가량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IBM은 지난해 11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생성형 AI를 활용한 항체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I 신약 개발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AI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AI 스타트업 갤럭스와 공동 개발 협약을 맺고 관련 기술을 개발 중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약사와 신약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2032년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하겠다던 달 착륙선의 핵심 기술인 엔진을 해외에서 들여오려다 전문가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과학계에 따르면 당초 달 탐사 2단계(달 착륙선 개발) 사업에는 달 착륙선의 핵심 기술인 ‘이원추진제 추진체’를 국산화하는 대신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것으로 기획돼 있었다. 이원추진제 추진체는 연료와 산화제를 다른 탱크에 저장해 필요할 때 섞어 추력을 내는 엔진으로 달에 착륙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비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국산화 필요성을 주장하며 계획이 수정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발간한 해당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원추진제 추진체를 국산화하기로 하고, 전체 추진계 개발 비용을 1536억 원에서 1982억 원으로 약 30% 증액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게임이용자협회가 1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게임 회사들의 유료 아이템 확률 조작 등으로부터 게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비영리 소비자 단체다. 현재 100여 명이 가입한 상태로, 초대 회장으로는 게임물관리위원회 법무담당관을 지낸 이철우 변호사가 선출됐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약품이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과의 통합을 밝힌 가운데 한미약품 오너 일가에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12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기로 했다. 양 사는 통합 지주사로 운영되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아 각 기업의 경영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번 통합으로 앞으로 한미그룹은 임 사장이 이끌게 된다. 2020년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가 경영권을 정리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한미약품의 경영권 승계는 한미그룹의 주요 리스크로 꼽혀 왔다. 이번 OCI그룹과의 통합 이전까지는 임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이 이끌어 왔다. 통합 이후 한미그룹을 이끄는 임 사장은 창업주의 장녀다.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이번 통합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 관계자는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다. 임종윤 사장은 이사회에 속해 있지 않다”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번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초대 과학기술수석비서관에 박상욱 서울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과학계 고위 인사는 11일 “박 교수에 대한 인사검증을 마쳤고, 과학기술수석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혜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미래융합전략센터 소장, 손지원 KIST 기술정책연구소장 등 여성 과학자들도 함께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영국 서식스대에서 과학정책학 박사를 취득한 뒤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과학계에서는 “기초 과학을 전공했고 정부의 여러 과학 정책 평가 과정에 참여하는 등 학술과 실무를 두루 익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기수석 인선은 이르면 다음 주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우주 연구개발(R&D) 및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이 본격적인 개청 준비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월 말 우주항공청 개청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올해 8000억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9일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등 우주항공청 관련 법률안 3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후속조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따르면 시행일은 공포 후 4개월이기 때문에 5월 27일께 개청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우선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맞춰 시행령안과 조직운영을 위한 관련 규정 30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우주항공청 소관 사무에 해당하는 과기정통부와 산업부의 정책 업무 및 사업, 산업육성, 국제협력, 인재양성 등에 관한 조직 및 예산을 우주항공청으로 이관한다. 우주항공청으로 업무가 이관되는 정부 부처는 과기정통부와 산업부, 과제의 기획 및 운영을 관장하던 한국연구재단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등이다. 여야가 마지막까지 대립했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의 이관도 조속히 이뤄질 전망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속이었던 두 기관을 우주항공청으로 이관하며 이사회 구성, 정관 개정 등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개청에 필요한 예산은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2024년 예비비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과기정통부와 산업부의 관련 예산을 기반으로 추정한 결과 약 8000억 원의 예산이 올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우주항공청 소관 예산요구안은 5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우주청 개청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전문인력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23년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우주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주분야 인력은 1만125명이다. 이중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인력은 5808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우주항공청 설립·운영에 기본방향’에 따르면 우주청 인력 규모는 300여 명, 이중 R&D 인력은 200여 명이다. 국내의 우주업계 관계자는 “연구원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에서도 관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주청이 들어설) 경남 사천까지 갈 전문 인력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이런 지적에 대해 이 장관은 “국내 인력뿐 아니라 해외 인력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외국인, 해외 국적의 한인 과학자, 복수 국적자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다”고 했다. 더불어 이번 특별법에 전문 인력인 ‘임기제공무원의 보수를 기존 보수체계를 초과해 책정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에 수월하게 채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형 과기정통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장은 “주니어급의 연구원들은 개청 전에 채용을 모두 완료할 예정이고, 시니어급의 주요 직책자는 청장 선임 후 진행될 예정”이라며 “300명 정원을 채워서 개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1~6월) 내 우주청이 들어설 경남 사천에 임시 청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통이나 주거 등 정주여건 지원 방안을 마련해 전문 인력 채용에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주항공청 개청을 통해 세계 시장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45년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올해 양자 분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양자 분야 투자 금액은 1285억 원으로 지난해(968억 원)보다 32.7% 늘었다. 하지만 이중 신규 사업에 투입되는 비중은 약 18%에 불과해 산업을 활성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K-퀀텀 스퀘어 미팅’을 열고 현재 양자컴퓨터 개발 현황과 올해 주요 양자 개발 계획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김재완 고등과학원 교수,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비롯해 전문가 4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개회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인공지능(AI)·첨단바이오·양자 등 3대 미래기술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양자 분야에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신규 사업의 투자 비중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자 분야에 투자되는 전체 투자금은 1285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2.7% 증가했다. 사업 수는 지난해 13개에서 17개로 4개가 늘었다. 하지만 4개의 신규 사업을 모두 합쳐도 약 232억5000만 원 수준으로 전체 투자금의 18% 정도에 불과하다. 올해 추가되는 신규 사업은 양자컴퓨팅·통신·센싱 등에 필요한 △양자공통기반기술개발 △양자암호통신 산업확산 및 차세대 기술개발 △양자클러스터 △양자팹 공정기술 고도화 기반구축 등 4개다. 이중 가장 큰 금액이 투입되는 양자클러스터, 양자팹 기반기술 구축 사업은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양자 스타트업 관계자는 “신규 사업을 기대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지원이 너무 적어 실망이 크다”며 “사업 수는 많지만 실제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사업은 적어 아쉽다”고 했다.이날 행사에서는 표준연이 개발 중인 20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연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표준연은 행사장 내 화상 연결을 통해 표준연 내 구축돼 있는 양자컴퓨터를 시연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로, 0과 1의 상태가 공존하는 중첩 상태를 이용하기 때문에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 20큐비트는 이론적으로 2의 20제곱, 100만 개 이상의 연산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서는 7개의 큐비트가 동시에 2의 7제곱인 128개의 연산 결과를 동시에 얻는 것을 보여줬다.정부는 올해까지 20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고, 2026년까지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장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IBM은 지난해 12월 1121개의 큐비트를 사용하는 양자칩 ‘콘도르’를 공개한 바 있다. 정부도 8년간 9960억 원을 투자해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으로 올해 1분기(1~3월) 내 예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기관이자 ‘노벨상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첫 한국인 단장이 나왔다.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 연구그룹장(KAIST 전산학부 교수)이 주인공이다. 9일 대전 IBS 사무실에서 만난 차 그룹장은 “아직 얼떨떨하다”며 “우리의 삶이 좀 더 나아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뮌헨에 본부를 두고 있는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독일 전역과 해외에 총 85개 산하 연구소와 300여 개의 연구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 그룹마다 단장이 있다. 차 그룹장은 독일 보훔에 있는 막스플랑크 보안 및 정보보호 연구소 내 ‘인류를 위한 데이터 과학’ 연구 그룹의 단장으로 선임돼 6월부터 일한다.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기초과학의 ‘성지’로도 유명하다. 전신이었던 카이저빌헬름 연구소를 포함해 총 3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이곳 출신이다. 이 연구소에 한국인이 단장으로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8월 강사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가 막스플랑크 기후과학 연구소 단장으로 선임된 적이 있지만 그는 미국 국적자다. 차 그룹장은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배경으로 독특한 ‘연구 철학’을 꼽았다. 그는 “막스플랑크는 기존의 연구자와 유사한 연구를 하는 연구자를 절대 뽑지 않는다”며 “300여 개의 연구 그룹 중 같은 연구를 하는 그룹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를 하면서 10년간 논문 한 편 쓰지 않아도 질책하지 않는다. 연구 주제를 바꿔도 무방하다. 이런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철학은 차 그룹장과 잘 맞았다. KAIST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토종 한국인’인 차 그룹장은 “대학 시절 ‘최고’, ‘최초’, ‘유일’한 연구 중 하나의 조건은 만족시켜야 좋은 연구라고 배웠다”며 “지금까지 세 가지 조건 중 ‘최초의 연구’에 주력해왔다”고 말했다. 차 그룹장이 개척한 분야는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다. 차 그룹장은 허위정보 문제가 본격 불거지기 전인 2012년부터 인터넷 속 혐오 표현과 허위정보에 대해 분석해왔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허위정보를 팩트체크해 151개국에 전파하기도 했다. 차 그룹장은 과학자로서 몰입할 수 있었던 힘을 ‘지루한’ 어린 시절에서 찾았다. 강원 춘천에서 자란 그는 “TV나 각종 놀잇감이 부족해 혼자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 덕에 하나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별이 형성되는 과정을 배운 뒤 눈을 감으면 별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고 했다. 차 그룹장은 “TV보다는 음악이나 책처럼 상상의 폭이 넓은 콘텐츠를 즐긴다. 과학을 연구할 때도 상상력이 넓어진다”며 “과학자는 나를 어디에 노출시키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독일 이주를 앞두고 있는 차 그룹장은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 그는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교수와 학생이 일대일로 계약을 맺지 않고, 연방노동청이 정해놓은 연봉테이블에 따라 월급을 받는다”고 전했다. 교수와 학생이 평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더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 그룹장은 “KAIST의 배려로 교수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한국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힘들 것 같다”며 “하지만 연구 협력을 통해 한국 학생들의 연구 역량을 높이는 데 계속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인공지능(AI) 개발 기업인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수학 특화 AI 서비스가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업스테이지는 8일 KT, 콴다와 공동 개발 중인 ‘매스(Math)GPT’(가칭)가 수학 능력 평가 테스트에서 오픈AI의 챗GPT,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모델을 제치고 가장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스GPT는 약 130억 개의 매개변수를 이용하는 AI로, 수학 학습 플랫폼 기업인 콴다의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했다. 그 결과 1만2500개의 고난도 수학 경시 문제로 구성된 ‘MATH’, 8500개의 초등학교 수학 문제로 산술 연산을 시험하는 ‘GSM8K’ 테스트에서 최고 성능을 보였다. 특히 MATH 테스트에서는 GPT-4를 능가하는 점수를 획득했다. 회사는 “매스GPT를 통해 교육 영역에서도 성과를 확인했다. 금융, 유통, 의료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생성형 AI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셀트리온이 약 5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소각하기로 한 자사주는 총 230만9813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1.05%에 해당한다. 5일 종가 기준 약 4955억 원 규모다. 주식 소각에 따라 셀트리온의 발행주식 총수는 2억2029만520주에서 2억1798만707주로 줄어들 예정이다. 상장 주식 제외 예정일은 이달 15일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앞두고 총 1조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28일 합병을 끝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통합 셀트리온 출범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고령층에서조차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백신 부작용 걱정으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최근 전통 방식으로 제조돼 안전성을 높인 백신도 사용되기 시작했다”며 백신 접종이 곧 코로나19 예방책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29일 기준 이번 겨울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율은 40.3%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60%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매년 맞는 독감 백신 접종률(70% 이상)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현저히 낮다. 송준영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에 따른 이상반응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는 이유로 ‘이상반응이 걱정돼서’라는 답이 25%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심근염, 심낭염 같은 이상반응이 보고된 백신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이용한 백신이다. 의료계에서는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식으로 개발된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바이러스의 단백질(항원) 일부를 조합해 넣어 주는 합성항원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방식은 독감, 간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등에서 장기간 활용돼 왔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이 가능한 코로나19 백신 중 비(非)mRNA 백신은 노바백스가 유일하다. 송 교수는 “반복 접종에 따라 mRNA 백신의 이상반응 보고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RNA 백신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노바백스 백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고령층의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최근 빠르게 세를 확장하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의 출현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44%가 ‘JN.1’이라는 새로운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JN.1은 ‘피롤라’라고 불리는 ‘BA.2.86’의 하위 변이로,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중 JN.1 감염 비중은 5.8%다. 0.5%였던 11월 31일과 비교해 약 한 달 새 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송 교수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자료를 보면 JN.1의 전파력이 매우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번 겨울에 접종할 수 있는 노바백스, 모더나, 화이자의 코로나19 개량백신은 모두 JN.1 변이에 대해 예방효과를 가지고 있다. 한편 제약업계에서는 매년 달라지는 변이에 맞춰 백신을 개발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백신 접종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접종 인구가 확보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개발이 어렵다”며 “고위험군에 한해서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셀트리온그룹이 향후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및 신약 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권 매각에 나섰다. 2일 셀트리온그룹은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으로부터 2020년에 인수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만성질환 의약품 등)’ 사업권리 중 국내 전문의약품을 제외한 사업권을 분할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권 매각은 국내를 제외한 아태지역 전문의약품과 아태 전체 지역에 대한 일반의약품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 중 전문의약품 사업권 계약이 우선 체결됐다. 인수자는 싱가포르 소재의 사모펀드인 CBC그룹으로, 매각 금액은 약 2099억 원이다. 다만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권 중 핵심 자산인 ‘액토스’(당뇨병 치료제), ‘이달비’(고혈압 치료제) 등의 국내 사업권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