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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A 씨(61)를 공항에서 태워 병원에 내려준 택시 운전사가 이후에도 격리 전까지 최소 23명 이상의 승객을 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 역학조사에서 “A 씨를 병원에 내려준 뒤 더 이상 승객을 태우지 않았다”던 택시 운전사의 말이 거짓으로 밝혀진 것이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사실을 카드 결제 명세로 뒤늦게 파악하고 승객들의 소재를 찾고 있다. A 씨와 같은 항공기에 탔던 외국인 승객 51명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A 씨의 일상접촉자 중 총 74명 이상의 행방이 묘연한 셈이다. ○ 문제의 택시에 23명 이상 더 탔다 10일 질병관리본부는 “택시 운전사 B 씨 소속 회사의 카드 결제 명세를 조회해보니 23건의 추가 탑승 기록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택시 회사는 카드만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명세만 23건이기 때문에 동승자를 감안하면 23명 이상이 된다. 보건당국이 이 기록을 토대로 재차 조사하자 B 씨는 그제야 “손님을 더 태웠다”고 말을 바꿨다. A 씨가 삼성서울병원에서 내린 이후에 문제의 택시를 탄 승객들은 밀접 접촉한 게 아니라 간접 접촉했기 때문에 격리 대상은 아니다. 당국은 이 택시를 이용한 승객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대로 일상접촉자로 분류해 관찰할 방침이다. 하지만 B 씨가 몰았던 리무진 택시는 A 씨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삼성서울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되기 전까지 가장 오랜 시간(1시간 40여 분) 머무른 공간이다. A 씨는 입국장을 통과한 뒤 공항 내 식당이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이용하지 않았다. 메르스는 환자의 침방울에 오염된 손잡이나 소파 등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다. 택시를 탔을 당시 A 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보다 더 위험한 공간이 될 수 있다. A 씨가 귀국할 때 이용한 에미레이트항공 EK322편의 외국인 승객 115명 중 51명도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당국은 행정안전부와 경찰의 협조를 얻어 이들의 위치를 추적 중이다. 보건당국은 A 씨와 접촉한 승무원 1명(밀접접촉자)과 이코노미석 승객 5명(일상접촉자)이 메르스 의심증세로 신고돼 격리 검사한 결과 전원 1차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 중 영국 여성 승객 등 2명은 정밀(2차)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아 이날 오후 퇴원했다. 나머지 4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국은 건설사 임원인 A 씨가 쿠웨이트에서 오한 등 메르스 의심증세로 4일과 6일 두 차례 현지 병원에 들른 것으로 확인된 만큼 현지에 남은 회사 동료의 상태를 관찰 중이다. 이 건설사 직원 20여 명은 A 씨와 같은 숙소에서 공동생활을 했다. ○ 메르스 확진자와 아내, 병원 갈 때 각각 다른 차로 이동 추가 조사 결과 A 씨는 공항에 자가용을 갖고 마중 나온 아내와 따로 병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입국 전 삼성서울병원의 지인과 통화를 했는데 이 의사가 아내가 공항에 갈 때 마스크를 쓸 것과 함께,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동할 때 아내는 자가용을 타고, A 씨는 택시를 타고 가라고 권유했다는 것이다. A 씨가 메르스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려주는 정황이다. A 씨는 10일 현재 고열과 폐렴 증세를 보이고 있다. 주치의인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보다 나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은 소강상태”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이번 주가 지나야 안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집중치료 중이다. 한편 보건당국은 A 씨가 탑승했던 항공기의 밀접접촉자인 외국인 승무원 3명을 한때 이들이 숙소로 사용했던 영종도의 한 호텔에 격리했다가 뒤늦게 인천공항검역소로 이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첫 격리 장소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호텔이었다는 점에서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윤종·박재명 기자}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7일 서울 중구 정동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제1회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 행사를 열었다(사진). 이번 행사는 공공주택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개최한 것으로 전국 7개 공공주택 사업지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주택 설계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경기 고양지축 신혼희망타운을 위해 설계된 ‘작은집 어울동네 큰마을’ 등 7개 공공주택 지구에서 당선작이 하나씩 나왔다. 입선작 23개를 포함해 총 30개 설계가 국가건축정책위원장상 등을 받았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토교통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 및 대구시, 경기 시흥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스마트시티 혁신성장동력 연구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스마트시티 혁신성장동력 연구개발 사업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1159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투입해 실제 도시에 이를 적용하는 사업이다. 실증도시로 선정된 대구시, 시흥시는 각종 스마트시티 데이터를 시민들에게 실시간 제공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받는다. 대구시는 교통안전 분야 연구를 통해 현재 21.9%인 대중교통수단 분담률을 32.4%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시흥시는 환경 에너지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 전기요금 20% 절감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최근 집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던 아파트 입주자들의 ‘가짜 허위매물 신고’를 본격 조사하기로 했다(본보 9월 5일자 A1면 참조). 당정은 이르면 이번 주 공급 확대와 세제 규제를 포함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크게 늘어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담합의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하는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달 국내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는 2만1824건으로 2013년 집계 이후 최대치로 늘었다. 하지만 국토부와 허위매물을 관리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이 중 상당수가 집값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가짜 신고’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토부 당국자는 “입주자 단체 채팅방이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낮은 가격의 부동산 매물을 ‘허위매물’로 찍어 신고하는 행동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집값 유지를 위한 불법 행위를 걸러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KISO로부터 잦은 신고가 접수되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 아파트 단지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한편 당정청의 부동산 대책도 막바지 조율 중이다. 특히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몰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초고가 1주택에 증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언급한 공시지가 9억 원, 시세 13억 원 이상 등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최종 단계에서 검토 중”이라며 “강도 높은 규제를 마련하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최고세율을 노무현 정부 수준인 3%로 인상하는 안에 대해선 “3% 인상은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초고가 주택,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핀셋 증세’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박효목 기자}

“14층 매물 하나가 5.7(5억7000만 원)에 거래 완료됐습니다. (다른 매물은) 앞 숫자가 6(억 원)으로 바뀐 분위기인데, 저것만 저렴하게 표기돼 있으니 혼란이 오네요. 저는 (한 달에 5번인) 허위매물 신고를 이미 다 했으니 다른 분이 신고해서 없애 주세요.” 9일 관계 당국이 입수해 ‘가짜’ 허위매물 신고인지 분석하고 있는 인터넷 부동산 카페 게시물의 일부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주자가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 매물에 대해 ‘혼란이 온다’고 표현하면서 다른 입주자의 신고를 권유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 경기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 입주자 단체 채팅방이나 카페 등에서는 허위매물 신고 유도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정부가 조사하겠다는 것은 이 같은 행위가 가격 담합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당국이 이미 입수한 자료는 다양하고 방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었던 허위매물 신고를 통한 ‘집값 지키기’가 최근 여러 지역에서 보편화됐다는 의미다. 서울 강동구의 한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는 지난달 “각 단지 소유주 분들이 개인 인증까지 하며 허위매물을 신고해 줘 고맙다”며 “허위매물 신고 후 (매물이) 싹쓸이되고 호가도 많이 올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허위매물 신고가 많이 접수된 지자체와 아파트 단지 위주로 가짜 허위매물 단속에 나선다. 지난달 전국적으로 역대 최다인 2만1824건의 허위매물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2302건이 경기 화성시(전체의 10.5%) 한곳에서 나왔다. 경기 용인시(1989건), 경기 성남시(1357건), 서울 양천구(1229건) 등도 허위매물 신고가 많았다. 허위매물 신고 상위 10개 시군구가 모두 최근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서울 경기 지역 지자체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신고건수 합계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1만2171건(55.8%)에 달했다. 정부는 집값 담합용 허위매물 신고의 불법성을 조사하는 동시에 가짜 허위매물 신고자의 처벌을 쉽게 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 측은 “가짜로 허위매물 신고를 하는 행동을 공인중개사법 내 업무방해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아파트 입주자들이 담합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을 골라 허위매물로 가짜 신고를 하더라도 처벌 근거가 약했다. 형법의 업무방해 혐의로만 처벌할 수 있어 부동산중개사가 상습 허위신고자를 형사 고발해야 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조차 “지역에서 장사해 먹고사는 공인중개사가 주민들을 어떻게 고발하느냐”고 반문할 정도다. 만약 가짜 허위매물 신고를 공인중개사법 내 업무방해로 규정한다면 어떤 행동이 불법 담합인지 구체화할 수 있게 된다. 또 처벌 근거를 넣으면 형사 고발 없이도 당국이 입주자 담합을 적발한 뒤 처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구매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허위매물 신고 제도가 최근엔 아파트 입주자들의 ‘집값 관리’ 대책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미끼 매물을 올리는 공인중개사처럼 담합용 가짜 신고를 하는 사람들도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 하남 미사, 용인 김량장 등 수도권 행복주택 단지 5곳에 들어서는 희망상가 81개 점포 입점자를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희망상가는 인근 상가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상가로 청년, 경력단절여성, 사회적기업, 영세 소상공인 등에게 장기 임대한다. 희망상가는 올해 4월 첫 공급된 이후 그동안 13개 지구에서 57개 점포가 나왔다. 입점자로 선정된 청년과 경력단절여성 등은 현재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희망상가 입점자로 선정되면 LH와 중소기업벤처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간 협약에 따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무상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희망상가 입점자격 등 자세한 사항은 LH청약센터에 게시된 공고문을 참고하면 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SK건설은 다음 달 인천 서구 가정동 477-7 일대에 짓는 ‘루원시티 SK리더스뷰’(사진)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루원시티 SK리더스뷰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5층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이 중 아파트는 전용면적 75∼102m² 2378채로 구성된다. 루원시티는 인천시의 숙원 개발사업 가운데 하나다. 한자로는 ‘아름다운 누각이 있는 정원도시’라는 뜻의 루원(樓苑)시티, 영어로는 ‘LU1 시티(City)’로 표기한다. 인천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93만4000m²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006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이번 SK리더스뷰 아파트 분양을 시작으로 개발이 본격화된다. 해당 단지는 교통 측면에서 장점을 지닌다. 인천 지하철 2호선 가정역에서 도보 5분 거리다. 향후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루원시티역(가칭)이 개통되면 서울 접근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인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도 10분 이내에 진입할 수 있다. 인근 학교로는 가현초중, 신현고 등이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루원시티 SK리더스뷰를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짓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인접 도시로 번지고 있다. 경기 과천, 광명 등의 아파트 가격이 한 주 만에 1% 넘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역대 최대 주간 상승률 기록을 한 주 만에 갈아 치웠다. 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9월 첫 주(3일 기준) 경기 과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1.38% 오르면서 전국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과천은 7월 셋째 주까지는 집값이 하락(―0.05%)하던 곳이다. 광명은 1.01% 오르면서 4주 연속 1%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주간 상승률 1%는 10억 원짜리 아파트가 한 주 만에 1000만 원 올랐다는 뜻이다. 성남 분당구(0.79%) 역시 올해 2월 둘째 주(0.8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역대 최장인 49개월(4년 1개월) 연속 오르고 있는 서울 집값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8·27부동산대책을 통해 종로구, 중구 등 서울 내 4개 자치구가 새로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이번에도 집값이 0.47% 올랐다. 지난주에 기록한 주간 역대 최대 상승률(0.45%)을 한 주 만에 경신한 것이다. 서울에서는 9호선 개통 등의 호재가 작용하면서 강동구(1.04%)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서울 인접 도시들의 집값이 한 주 만에 1% 넘게 오른 것은 7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최근 집값 상승이 경기도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8·27부동산대책 이후 처음 발표된 이번 시세자료에서도 수도권 집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나올 추가 부동산 대책이 소방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6일 발표된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선 9월 첫 주(3일 기준) 수도권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이 가장 눈에 띈다. 경기 과천시(1.38%), 광명시(1.01%) 두 지역의 주간 상승률이 1%를 넘어섰다. 성남시 분당구 역시 0.79% 오르며 가격 상승폭을 더욱 키웠다. 이 때문에 연간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도 분당구(12.02%)와 과천시(10.18%) 두 곳은 10%를 넘어서게 됐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두 달가량 서울 집값이 단기 급등한 영향으로 인접 도시에 ‘갭 메우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광명시는 특히 8·27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됐지만 철산주공 재건축 등 호재가 있어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집값 역시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8·27대책에서 투기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곳의 집값 상승세도 여전했다. 종로구(0.25%→0.29%), 중구(0.35%→0.34%), 동대문구(0.34%→0.33%), 동작구(0.65%→0.60%) 등의 상승률은 신규 투기지역 지정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던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의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은 0.66%로 올해 1월 셋째 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감정원 관계자는 “이번 시세자료에는 정부가 곧 발표할 시장안정 대책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대책이 공식 발표되면 상승세가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지난달 국내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역대 최대치(2만1824건)에 달했다는 보도 이후 현행 허위매물 신고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 모임 등이 단체 채팅방(단톡방)을 만들어 매물 정보를 공유한 뒤 싸게 나온 매물을 집중 신고하는 현 상황이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5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수도권 내 적지 않은 아파트 단지가 이날 본보가 보도한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톡방과 비슷한 형태의 ‘가격관리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의 한 입주민 카페 가입자는 “주민들이 낮은 가격의 매물을 허위매물이라고 신고하면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허위매물이 아니라도 인터넷 게시물을 내리거나 거래완료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집주인이 가격을 올렸는지, 다른 곳에서 물건이 팔렸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데, 신고가 계속되면 업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신고할 매물 단톡방 게시, 집중 신고, 호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패턴은 지역마다 비슷하다”는 게 이 입주민의 말이다. 이 같은 아파트 단체 채팅방은 서울 강남구, 양천구 목동 등을 거쳐 최근 서울 강북 지역과 인천 등지로 퍼지는 추세다. 허위매물을 단속하는 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낮은 가격의 매물을 올린 공인중개사무소에 대해 허위매물이라고 신고하는 사례가 늘어난 게 허위매물 증가의 원인이지만 아직 몇 개나 활동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주민들의 허위매물 신고 실태를 쉬쉬하는 관행이 최근 입주자 시세관리 모임을 늘리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형사 고발하지 않는 한 ‘허위 아닌 허위매물’ 신고 주민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지역 장사’를 하는 공인중개사들이 사업을 접을 각오를 하지 않고서야 주민을 처벌해 달라고 하겠느냐”고 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는 올해 2월 49개 공인중개사무소가 공동으로 17개 인터넷 커뮤니티 아이디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잇달아 허위매물 신고대상이 되던 끝에 나온 일로, 아직 사건 처리가 끝나지 않았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시 문제가 터진 이후 이촌동에서는 주민이나 공인중개사 양측 모두 허위매물에 대해 조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전했다. 입주민 단체 채팅방을 통한 무더기 허위매물 신고를 막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KISO는 “부동산시장을 왜곡하는 허위매물 신고를 막기 위해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협의해 신고 과열 단지에 대해 일정 기간 허위매물 추가 신고를 제한하는 등의 보완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1가구 1주택자가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주요건을 현행 ‘2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주택 임대사업자가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경감받을 수 있는 최소 임대기간은 8년에서 10년으로 강화된다. 아울러 국토교통부는 경기 과천 등 수도권 8곳을 공공택지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대책에 따르면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해당 주택에서 2년만 살면 양도세를 내지 않지만 앞으로는 3년 이상 거주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원칙적으로 대책 발표일 이후 집을 사는 신규 1주택자에게만 적용된다. 1주택자의 단기 양도세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주택자의 보유기간이 1년 미만이면 양도차익의 40%, 1년 이상인 경우 6∼42%의 세율로 과세하는데, 2년 미만이면 40∼50%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집을 산 뒤 기존에 살던 집을 처분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자가 된 사람에 대해 양도세를 면제해주는 기간은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매매차익을 노린 단기 수요를 줄이려는 취지라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경기도 8곳을 공공택지로 추가 지정해 주택 3만9189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접근성이 높은 과천(7100채), 광명(4920채)이 포함됐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지난해 이후 경기도에서 새로 택지 개발이 추진되는 곳은 총 21곳(9만6223채)이다. 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회를 찾아 “(법 개정이 필요 없는) 시행령으로 분양원가 공개를 할 것”이라며 분양원가 공개 확대 방침을 밝혔다.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은 2007년까지 61개 분양가격 관련 공시를 해야 했지만 2012년 12개로 대상 항목이 줄어든 바 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박재명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부동산 우울증’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4일 현재 10건이 넘는다. 지난달 30일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나는 회사에서 동료들에게 무주택자라고 조롱받고, 내 아내는 아파트 단지 사람들에게 조롱받고 있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집값 때문에 국민 절반이 우울증 걸릴 것”이라거나 “정부 대책을 믿고 주택 구입을 미뤘는데 우울증을 넘어 분노가 생긴다”는 글도 있다. 이 청원들은 대부분 집값이 급등한 올해 1, 2월과 8월에 작성됐다. 정신과 전문의인 오승준 새하늘병원 원장은 “지금 부동산 상황은 누구나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비정상적”이라며 “이럴 때는 ‘괜찮다’거나 ‘힘내라’는 식의 위로는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서로 조심하면서 담담히 지켜봐 주는 게 좋다”고 했다. 하루 종일 부동산만 생각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무주택자 성모 씨(41)는 “회사에 있다가도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습관처럼 부동산 매물을 들여다보게 된다”고 했다. 실제 ‘네이버 데이터 랩’에 따르면 해당 포털 사이트에서 ‘서울 부동산’을 찾아본 일별 검색량은 지난달 27일이 201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날 네이버 이용자들이 ‘서울 부동산’을 찾아본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놓고 볼 때, 지난해 8·2부동산대책 당시의 같은 키워드 검색량은 39.4에 그쳤다. 이미 서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8·2대책 당시를 뛰어넘은 것으로 해석된다. 5, 6월 서울 부동산에 대한 검색량은 10∼20 수준에 그쳤다. 서울 집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서울에서 경기로 이사하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경기로 주소지를 옮긴 사람이 18만6993명인 데 반해 서울로 들어온 경기도민은 12만714명에 그쳤다.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순이동자 수’가 6만6279명에 이르는 것으로 이는 전셋값 상승에 따라 ‘탈(脫)서울’ 붐이 일었던 2015, 2016년보다 많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지금부터 30평대가 15억 밑으로 나온 건 다 허위 매물이겠네요. (1인당 월 5건으로 신고가 제한되니) 가능하신 분, (허위 매물) 신고 부탁드려요.” 지난달 말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 단체 채팅방에서 나온 발언이다. 아파트 실소유자 100명 이상이 가입한 이 채팅방에서는 1분에 한 건가량 ‘가격 논의’ 채팅이 이뤄졌다. 허위 매물로 신고할 가격대가 정해지자마자 “신고했습니다”란 보고가 여기저기서 툭툭 올라왔다. 한 가입자는 “다른 곳은 집주인이 담합해 집값을 1억 원씩 올린다는데 목동은 왜 부동산이 (값을) 깎으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 집값이 역대 최장기인 4년 1개월 연속 오른 가운데 부동산 허위 매물 적발 신고 건수도 사상 최대치로 늘었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허위 아닌 허위 매물’로 파악된다. 부녀회 등에서 집값을 높이기 위해 정상 가격으로 등록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까지 허위 매물로 신고하는 것이다. 허위 매물을 올린 중개업소는 관련 규정상 최장 14일간 포털사이트 등에 매물을 올리지 못한다. 4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8월에 부동산 허위 매물로 신고된 건수는 2만1824건이었다. 201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월별 최대치다. 기존에 신고 건수 1위였던 올해 2월(9905건)보다 배 이상으로 많다. KISO는 “네이버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틈을 타 특정 지역 입주민들이 집값을 띄우기 위해 신고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통상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커질수록 허위 매물 신고도 늘어난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때는 입주민들이 인터넷 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호가 담합을 한다”며 “일정 가격 밑으로는 못 올리게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8월 서울의 허위 매물 신고 상위 지역은 양천구 송파구 동대문구 등 최근 집값이 크게 뛰고 있는 곳들이었다. 허위 매물 신고를 통한 집값 담합은 ‘옆 동네 부동산’에 매물을 올리는 행태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정을 잘 아는 동네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부풀린 가격으로 내놓기 어려우니 인근 지역으로 ‘원정’을 가는 것이다. 본보가 입수한 목동 아파트 단톡방 내용에서도 “목동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영등포, 양평 중개업소에 매물을 내놓자”는 발언이 큰 호응을 얻었다. ‘허위 아닌 허위 매물’이 늘면서 KISO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허위 매물을 걸러내기 위해 신고를 받고 있지만 오히려 집값을 부추기는 창구로 이용되고 있어서다. KISO 측은 “호가 담합 차원의 조직적 신고는 신고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할 수 있다”며 “소비자 피해를 막는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8·27부동산대책의 후속으로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실거주 요건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일시적 1가구 2주택의 양도세 비과세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25개 구 전역을 포함한 전국 43곳의 조정지역 내 주택이 적용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박재명 jmpark@donga.com·주애진 / 세종=송충현 기자}

《최근 서울 노원구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 아파트의 한 집주인은 전용면적 33m²(옛 13평형)를 3억2000만 원에 팔려다가 계약을 파기했다. 계약을 하고 2주일 만에 호가가 1억2000만 원 오르면서 계약금의 배인 6400만 원을 물어주더라도 계약을 깨는 게 더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이곳은 이른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으로 불리며 집값 상승에서 소외된 대표적인 지역이었지만 서울 집값 장기 급등의 여파는 이곳까지 미치고 있다.》 10년 넘게 해당 지역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 중개업소 대표는 “그동안 집값이 이렇게 급격히 뛴 적은 없었다”며 “지역 재건축, 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 호재를 감안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매매가가 1억 원 이상 오른 것은 과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역대 최장기’ 오르는 서울 집값 서울 집값의 이상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까지 서울 주택가격이 49개월(4년 1개월) 연속 오르면서 역대 최장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최장 상승기(44개월·2005년 2월∼2008년 9월)보다 이미 다섯 달 늘어난 것이다. 국토부 당국자는 “집값 상승의 ‘강도’는 2005년 상승보다 덜하지만 상승 기간은 이미 당시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최장기 상승장세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10억 원 가까이 시세차익을 보이는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집값이 장기 상승기에 들어서기 시작한 2014년 8월에 9억7000만 원으로 거래되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m²·실거래가 기준)는 올해 7월 17억9500만 원에 팔렸다. 4년 보유 후에 팔았다면 8억2500만 원(세금 제외)의 차익을 본 것이다. 서초구 반포자이 84m²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2014년 8월 13억5000만 원에서 최근 22억5000만 원(66.7%)으로 올랐다. 송파구 잠실리센츠(84m²) 역시 9억7000만 원짜리가 4년 만에 69.1% 오른 16억4000만 원이 됐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에서 대형 아파트는 최근 4년 동안 10억 원 이상 오른 곳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 집값 급등 현상은 소득 상승세와 비교할 때 과도한 측면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연도별 4인 가구 월 중위소득을 발표한다. 복지 혜택의 기준으로 삼기 위해서다. 올해 4인 가구 중위소득은 452만 원으로 서울 평균 아파트값(6억9159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선 12년 8개월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2015년만 해도 10년 4개월이었지만 3년 새 2년 4개월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과 지방의 주택가격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2014년 8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가격은 지방보다 2.9배 높았지만 지난달에는 그 격차가 3.5배까지 벌어졌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국장은 “전월세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이 소외된 채 서울 주택매매 가격만 유독 오르는 상황”이라며 “당국 입장에서는 ‘집값 거품’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로또복권 1등도 ‘압구정현대’ 한 채 못 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 30대 무주택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혐오론’마저 퍼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평생 모아도 집을 살 수 없겠다’는 체념에 가까운 정서였다면 최근엔 ‘저주’에 가까운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고 했던 정부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실망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정보기술(IT) 기업에 근무하는 무주택자 윤모 씨(36)는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인데 서울 집값이 100억 원까지 올라 버렸으면 좋겠다”며 “이제 더 이상 집을 살 생각이 없다”고 했다. 출판업종에서 일하는 박모 씨(36)는 “외환위기라도 다시 터져 자산 재조정이 이뤄져야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삶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제 로또 1등을 해도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는 살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연도별 ‘로또 1등’의 평균 당첨금과 압구정 현대아파트(전용 131m²)의 실거래 가격을 비교해 보니 2013년만 해도 로또 1등에 당첨되면 ‘압구정현대 1.9채’를 살 수 있었지만 지난해부터는 한 채도 살 수 없게 됐다. 올해 로또 1등 당첨금 평균액은 25억3816만 원이지만 이 아파트의 올해 3월 실거래가는 27억9000만 원이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위원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은 정부 규제에 따라 서울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과 지방 수요 등이 맞물려 비정상적으로 오른 것”이라며 “소득 상승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거품론에 휩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재명 jmpark@donga.com·강성휘 기자}

“수도권 내에 14곳의 공공주택지구를 새로 개발해 24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겠습니다. 이 중에는 서울도 포함됩니다.” (8·27 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백원국 국토교통부 주거복지정책관)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8·27 대책에는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포함돼 있다. 특히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서울 안에 새로운 공공택지를 개발하겠다는 방안이 당국에 의해 공식화되면서 그 대상지가 어디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추석 전에 새로운 택지개발 계획을 발표해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 서울 개발, “추석 전 발표”로 급선회 정부는 그동안 서울의 신규 택지개발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7월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 방안’을 발표할 때도 수도권 안에 총 14곳의 공공택지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지만, 서울은 대상지역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이번 ‘서울 택지개발’ 발표로 그동안 서울 주택공급 확대를 꺼리던 정부가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서울의 택지개발이 가시화되더라도 지정 가능한 곳은 4, 5곳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공급 물량도 많게는 1만 채 이상 공급하는 경기도 신규택지와 달리 지구별로 수백 채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서울에 주택 공급을 늘리지 않은 이유는 주택 수요를 억누르는 ‘국정 철학’의 측면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서울에 개발할 부지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서울 내에서 그린벨트로 묶인 지역을 신규 택지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말 기준 서울 그린벨트 지역은 149.6km²로, 서초구(23.9km²) 강서구(18.9km²) 노원구(15.9km²) 순으로 많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 주택’ 등으로 공급된 서울 강남구, 서초구 일대에서 추가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울 강서구 역시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 신규 주택을 내놓을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 서울 곳곳에 산재한 유휴 철도부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역세권 지역이라 주택을 지을 경우 선호도가 높을 전망이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서울에서 보전가치가 낮은 그린벨트, 국공유지, 유휴부지 등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한 뒤 차례대로 공공택지로 지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집값 급등세를 감안해 합의가 끝난 택지지구는 추석(이달 24일) 전에 발표할 계획이다.○ “그린벨트 풀어도 공급까지는 10년 걸려” 정부는 지난달 서울은 아니지만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14곳의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규모로는 경기 남양주 진접2지구(공급주택 1만2600채)가 가장 크다. 서울 접근성으로 따져 보면 경기 성남 서현지구(3000채), 금토지구(3400채), 복정지구(4700채), 김포 고촌2지구(800채) 등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다. 하지만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2008년부터 조성한 위례신도시가 당초 4만6000채 규모로 계획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들 지역의 추가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들 지역에 입주자가 실제 들어가기까지는 앞으로도 10년 안팎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참여정부 때도 2005년 8·3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실제 공급된 것은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라며 “그린벨트 해제와 지구지정, 수용, 개발의 단계를 밟으려면 10여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서울 주택가격이 역대 최장 기간 오르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서울 아파트 164만 채의 평균 가격은 지난달 처음 7억 원을 돌파했다. 3일 국토교통부의 ‘서울 주택가격 상승률 통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2014년 8월 이후 지난달까지 49개월(4년 1개월) 연속 올랐다. 이전까지 집계한 최장 상승기는 2005년 2월∼2008년 9월의 44개월이었다. 2014년 8월 한 채에 4억9425만 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값은 지난달 7억238만 원으로 약 2억 원(42.1%) 올랐다. 강남권에선 이 기간 동안 10억 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난 곳이 많다. 4인 가족 근로자가 221개월(18년 5개월)간 월급(452만 원·올해 중위소득)을 모아야 하는 돈이다. 서울 집값은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집값 상승의 ‘막차’를 타지 못한 20, 30대 무주택자의 상실감은 “경제위기라도 터져야 집값이 잡힐까” 같은 반(反)사회적 반응으로 번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세대의 박탈감을 고려해 경제 원칙에 따른 대책을 세우되, 그 이면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에 범정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강성휘 기자}

정부가 8개월 만에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철회하기로 한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되자 그동안 내놓은 대책까지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책 안정성 훼손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정권 출범 초기, 다주택자들이 최장 8년간 집을 임대로 내놓으면 세제 혜택을 주되 임대료 인상 폭을 연간 5% 이내로 묶으면 집값과 전·월세 시장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8·2부동산대책 시행 1년이 지난 지금은 임대사업자 증가가 오히려 주택 가격 급등 원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서울 등 수요가 많은 곳의 아파트가 임대주택으로 묶이는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면서, 거래는 주는데 집값은 오르는 상황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집값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에 부정적인 정권 지지층의 반발마저 커지자 정책 조정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8개월 만에 임대사업 혜택 ‘유턴’ 정부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를 추진하는 근본 원인은 ‘투기 조장’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 ‘임대 등록하면 혜택이 많으니까 집을 더 사자’는 붐이 일고 있다”며 “임대사업자에 대해 세제 혜택 외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의 혜택도 주니 집을 더 쉽게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터넷 카페 등에는 임대주택 등록 혜택을 활용해 부동산 투자를 하는 방법에 대한 글이 적지 않다. 임대업 등록을 통해 양도세 중과를 피하거나, 비과세 혜택을 이용한 ‘갭 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굿모닝공인 황화선 대표는 “최근 종합부동산세 강화 이야기가 나오면서 임대사업자 종부세 합산 배제 조항을 이용해 집을 사고 싶다는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투기꾼’인지, 또 주택시장을 실제로 교란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정부가 세금을 줄여주겠다고 해 8년 동안 집을 팔지 않고 장기 투자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 ‘투기꾼 딱지’를 붙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실제 올해 7월까지 새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람은 8만819명으로 지난해 전체 신규 등록자(6만2644명) 수를 넘어섰다. ○ 툭툭 튀어나오는 대형 대책 국토부는 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될 조짐을 보이자 토요일인 1일 ‘추가 설명자료’를 내고 “기존 등록 임대주택이 아니라 신규 주택을 구입한 경우에만 과도한 세제 혜택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등록한 임대사업자들은 혜택 축소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언제부터 어느 정도 혜택 축소를 할 것인지를 밝히지 못해 오히려 혼란만 키우게 됐다. 국토부 고위 당국자는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부분은 세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아직 협의하지 않았다”며 “언제부터 실시할 수 있을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 내 혼선도 감지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불과 한 달 전 세법 개정안에서 임대주택 사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줘 임대물량 공급을 늘리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줬는데 이제 와서 세제 혜택을 철회한다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세대출 제한 방안을 내놓았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정협의에서 결정한 종부세 개편안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해 국회에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8·2대책 발표 1년도 되지 않아 정책을 바꾸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정부의 큰 그림이 없다는 것”이라며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깎아 내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대사업자 혜택은 줄이고 관리는 강화 정부는 앞으로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와 별개로 최근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우선 이달부터 전국 임대주택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임대차시장 통계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는 595만 채인 다주택자 임대주택 흐름을 총괄하는 시스템으로 건축물대장, 실거래 정보, 임대등록 데이터, 재산세 정보 등이 담긴다. 국토부 측은 “집주인이 임대주택으로 등록을 하지 않아도 전세를 주는지, 월세를 주는지 정부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공급 측면에서는 이달에 신규 택지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30개 신규 주택 공급 후보지를 찾고 있다. 추석 전에 일부 지역을 확정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강성휘 yolo@donga.com·박재명·송충현 기자}
정부가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금융 혜택을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해 다주택자의 임대주택사업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제시한 혜택을 약 8개월 만에 거둬들이는 셈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대사업자에게 주는 세제 혜택이 과한 부분이 있다”며 “국회에서도 ‘부자 감세’라는 의견이 있었고 투기꾼에게 과도한 선물을 준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8·2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의 필요성을 제시한 뒤 그해 12월 각종 세제 혜택을 담은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소득세를 깎아주고 다주택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며 종합부동산세 합산 대상에서도 빼주기로 했다. 김 장관은 “우리가 ‘임대주택을 등록하라’고 했지만 최근엔 오히려 임대주택 등록을 이용해 집을 사는 경향이 있다”며 임대주택 혜택이 ‘다주택 투기’에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세제 혜택을 노리고 집을 사서 임대 등록을 하거나 기존 임대주택을 이용해 대출을 받아 다른 집을 산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임대사업자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3월 도입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강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재명 jmpark@donga.com·이건혁 기자}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8·27부동산대책이 나온 당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0.45%)를 찍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조차 “서울 집값이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 서울 동작구 등 투기지역을 추가 지정한 8·27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이지만 9월까지 이사 수요가 많아 서울 집값이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조치에도 서울 집값이 달아오를 경우 추가로 내놓을 만한 대책이 많지 않아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 30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4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45%로, 2012년 5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감정원은 아파트 실거래가와 호가를 일정 비율로 반영해 표본 가격을 낸 뒤 이를 매주 비교한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8월 3주에 약 7억 원 수준이다. 4주째에 0.45%가 올랐으니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은 한 주 만에 평균 315만 원의 평가차익을 얻은 셈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오르고 있다. 6월만 해도 매주 0.1% 이하의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개발’ 발언 이후 7월부터 주간 0.1% 상승률을 넘어서다 사상 처음으로 0.4%대까지 찍었다. 2012년 이후 주간 단위로 서울 아파트의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시기 1∼4위가 모두 올해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8월 말까지 평균 5.57% 오르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2.99%)을 크게 넘어섰다. 서울에서 달궈진 집값은 인근 수도권의 열기로 번지고 있다. 경기 광명시는 이번 주 집값이 1.05% 올랐다. 과천시(0.94%)와 성남시 분당구(0.69%)도 급등했다. 이렇게 오른 수도권 집값이 다시 서울 집값을 띄우는 현상도 감지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광명시민 중 집을 팔아 강남으로 넘어오겠다며 문의하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언제 광명 집값이 다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서울을 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개업자도 매수자도 “서울 집값 미쳤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수십 년간 부동산 업계에 종사해온 베테랑 중개업자들조차 “미쳤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N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 7월만 해도 15억 원 하던 집이 1년 만에 10억 원 가까이 올랐다. 이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m²가 최근 24억5000만 원에 팔리며 집값이 3.3m²당 1억 원을 뚫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 전용 41m²(재건축 시 전용 110m² 당첨)도 최근 역대 최고가인 17억6000만 원에 팔렸다. 2주 전보다 5000만 원 올랐다. 이번 주에는 18억 원짜리 매물도 나왔다. 자고 나면 오르는 집값 때문에 곤혹스럽다는 중개업자도 많다. 용산구 이촌동의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계약을 성사시킨 다음 날 5000만 원 비싼 매물이 나오니까 집주인이 ‘당신이 사기 쳐 5000만 원을 손해 봤다’며 따졌다”면서 “항의만 하면 다행이지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많다”고 했다. 매수자들은 계약을 해도 불안하다. 회사원 박모 씨(36)는 얼마 전 송파구 가락동의 집주인에게 가계약금으로 500만 원을 보냈다가 불과 몇 분 뒤 550만 원을 받았다. 박 씨는 “나보다 더 비싼 값을 부른 사람과 계약한 것 같다”며 “집을 계약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6시간 만에 호가를 다시 4000만 원 올리는 경우도 있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 현상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25개 구 전체가 6주 연속 상승했다. 8월 4주에는 동작구(0.65%)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지만 상승률 꼴찌인 관악구(0.22%) 역시 상승폭이 낮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투기세력의 ‘장난’보다는 실수요자들의 서울 아파트 ‘추격매수’ 현상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전 지역의 집값이 한꺼번에 오르는 것은 당국의 생각처럼 투기 수요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수요·공급 불균형이 근본적인 이유”라며 “풍부한 유동성에 지방 수요까지 서울로 몰려 집값을 올리고 있는데 투기 억제에 초점을 맞추면 집값을 잡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시장에 나오는 주택 매물이 줄어든 데다, 8년 이상 장기로 임대해야 하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사람이 늘면서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동작구 상도동 공인중개업소인 열린단지내 정준일 대표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뒤에도 사겠다는 사람은 여전히 많고 매물은 없다”고 말했다.강성휘 yolo@donga.com·박재명·주애진 기자}

서울 아파트 값 주간 상승률이 8·27 부동산 대책이 나온 당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0.45%)를 찍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조차 “서울 집값이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 서울 동작구 등 투기지역을 추가 지정한 8·27 대책의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전이지만 9월까지 이사 수요가 많아 서울 집값이 안정될 지는 미지수다. 이번 조치에도 서울 집값이 달아오를 경우 추가로 내놓을 만한 대책이 많지 않아 부동산시장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30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4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은 0.45%로 2012년 5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감정원은 아파트 실거래가와 호가를 일정 비율로 반영해 표본 가격을 낸 뒤 이를 매주 비교한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8월 3주에 약 7억 원 수준이다. 4주째에 0.45%가 올랐으니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은 한 주 만에 평균 315만 원의 평가차익을 얻은 셈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오르고 있다. 6월만 해도 매주 0.1% 이하의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개발’ 발언 이후 7월부터 주간 0.1% 상승률을 넘어서다 사상 처음으로 0.4%대까지 찍었다. 2012년 이후 주간 단위로 서울 아파트의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시기 1~4위가 모두 올해다. 서울 아파트 값은 올해 8월 말까지 평균 5.57% 오르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2.99%)을 크게 넘어섰다. 서울에서 달궈진 집값은 인근 수도권의 열기로 번지고 있다. 경기 광명시는 이번 주 집값이 1.05% 올랐다. 과천시(0.94%)와 성남시 분당구(0.69%)도 급등했다. 이렇게 오른 수도권 집값이 다시 서울 집값을 띄우는 현상도 감지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광명시민 중 집을 팔아 강남으로 넘어오겠다며 문의하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언제 광명 집값이 다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서울을 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개업자도 매수자도 “서울 집값 미쳤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값은 수십 년 부동산 업계에 종사해 온 베테랑 중개업자들조차 “미쳤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N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 7월만 해도 15억 원 하던 집이 1년 만에 10억 원 가까이 올랐다. 이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가 최근 24억5000만 원에 팔리며 집값이 3.3㎡당 1억 원을 뚫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 전용 41㎡(재건축시 전용 110㎡ 당첨)도 최근 역대 최고가인 17억6000만 원에 팔렸다. 2주 전보다 5000만 원 올랐다. 이번 주에는 18억 원짜리 매물도 나왔다. 자고 나면 오르는 집값 때문에 곤혹스럽다는 중개업자들도 많다. 용산구 이촌동의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계약을 성사시킨 다음 날 5000만 원 비싼 매물이 나오니까 집주인이 ‘당신이 사기 쳐 5000만 원을 손해 봤다’며 따졌다”며 “항의만 하면 다행이지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도 많다”고 했다. 매수자들은 계약을 해도 불안하다. 회사원 박모 씨(36)는 얼마 전 송파구 가락동의 집주인에게 가계약금으로 500만 원을 보냈다가 불과 몇 분 뒤 550만 원을 받았다. 박 씨는 “나보다 더 비싼 값을 부른 사람과 계약한 것 같다”며 “집을 계약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6시간 만에 호가를 다시 4000만 원 올리는 경우도 있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많다보니 8월 4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KB국민은행 조사)는 152.3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6년 11월 3주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 현상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25개 구 전체가 6주 연속 상승했다. 8월 4주에는 동작구(0.65%)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지만 상승률 꼴찌인 관악구(0.22%) 역시 상승폭이 낮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투기세력의 ‘장난’보다는 실수요자들의 서울 아파트 ‘추격매수’ 현상이 광범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전 지역의 집값이 한꺼번에 오르는 것은 당국의 생각처럼 투기 수요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수요공급 불균형이 근본적인 이유”라며 “풍부한 유동성에 지방 수요까지 서울로 몰려 집값을 올리고 있는데 투기 억제에 초점을 맞추면 집값을 잡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시장에 나오는 주택 매물이 줄어든 데다, 8년 이상 장기로 임대해야하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동작구 상도동 공인중개업소인 열린단지내 정준일 대표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뒤에도 사겠다는 사람은 여전히 많고, 매물은 없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