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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테라 및 루나 사태 주범으로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에 대한 보석 결정이 취소됐다. 몬테네그로 매체 포베다는 24일(현지 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검찰 항고를 받아들여 보석을 허가한 하급 법원 결정을 취하했다고 전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지방법원은 12일 권 대표 측의 보석 청구를 보석금 40만 유로(약 5억8000만 원)에 허가했다. 포베다에 따르면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40만 유로라는 보석금이 권도형 측 재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그가 몬테네그로에 남아 있을 동기가 없어 도주 우려가 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권 대표는 구금된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권 대표 다음 재판 기일은 다음달 16일로 예정돼 있다. 권 대표는 올 3월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위조 여권이 발각돼 몬테네그로 경찰에 체포됐다.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그의 유죄가 인정되면 몬테네그로 법에 따라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독일 수도 베를린 시장이 최근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싶다”며 ‘성중립 언어(gender neutral language)’ 사용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최근 독일 매체 블리드와의 인터뷰에서 성중립적 언어로 적힌 행정서류에 서명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서명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 중요한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며 “누구나 본인이 원하는 방식대로 말할 수 있지만, 나는 학교에서 배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독일어를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지난달 취임한 베그너 시장은 중도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 소속이다. 좌파 지지 성향 강한 베를린에서 기독민주당 소속 시장이 탄생한 것은 22년 만이다.베그너 시장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몇 년간 독일에서 활발히 진행된 성중립 언어 도입 논의와 충돌하며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독일어에서는 명사가 남성, 여성, 중성으로 분류되는데 복수형으로 만들 땐 남성형 명사가 우선시돼 이러한 언어 사용이 성차별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하노버시 등 독일의 일부 지역에서는 ‘성중립 언어 사용 정책’을 도입해 행정과 관련된 모든 문서를 성중립 언어를 사용해 작성하도록 했다. 직업, 지위 등을 표시할 때 성별 구분이 있는 명사 대신 중성적 명사를 사용하는 식이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승객들을 맞을 때 “신사 숙녀 여러분”을 사용하는 대신 “손님”이라는 단어로 대체하기도 했다.성중립 언어 사용 지지자로, 성중립 언어로 적힌 온라인 사전을 발간한 독일 언어학자 조하나 씨는 “우리의 사고는 언어를 통해 영향을 받는다”며 “성중립 언어는 성별과 관계 없이 모든 사람에 대한 감사를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가디언에 전했다.논란이 일자 베그너 시장은 성중립 언어가 독일로 이주한 이민자들이 독일어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독일에 오는 사람들이 독일어를 배우길 기대한다”며 “독일 당국이 (이민자가) 독일어를 배우는 것을 불필요하게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독일 내에서 성중립 언어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기독민주당은 이번 논란에 대해 “남성형 명사 사용에도 불구하고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독일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총리가 됐다”며 성중립 언어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중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에 대항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상당한 딜레마에 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중국산 광물 의존도를 낮추려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산 광물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이 지역의 개발도상국 대부분이 광물 채취에 미성년자를 동원하거나 환경 규제에 소홀하다는 것이 문제다. 엄격한 환경 및 노동 기준을 강조하는 미 의회로부터 수입 허가를 받기 어렵고 친환경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정책 목표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미국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 것을 타진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에 접근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낙후된 환경 및 노동 기준이 미 의회의 강력한 반대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남미 주요국에서 속속 집권하고 있는 좌파 정권은 주요 광물 자원을 속속 국유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으로의 수출에도 부정적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생산하는 칠레, 멕시코, 볼리비아 등은 모두 리튬 산업을 국유화하거나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호주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동맹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 국방부는 미 연방정부의 자금을 광물 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 국가 목록에 호주를 추가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할 뜻을 밝혔다. 현재 이 목록에는 미국과 국경을 맞댄 캐나다만 올라 있다. 다만 호주, 캐나다 등도 희귀 광물에 대한 보호에 열심인 데다 자국 내 수요 또한 날로 늘어나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광물 자원 앞에서는 미국도 또 다른 경쟁자일 뿐이란 의미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올해 81세인 미국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가 미국의 유명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수영복 표지 모델이 됐다. 15일(현지 시간) 스튜어트는 자신의 트위터에 수영복 차림으로 촬영한 SI 특집호 표지를 올리며 “이 표지가 여러분이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I에 따르면 스튜어트는 역대 SI 수영복 모델 중 최고령자로 ‘2023 수영복 특집호’ 표지 4종 중 1개를 장식했다. 스튜어트는 1980년대 요리사로서 성공한 뒤 요리와 살림 관련 조언 등을 담은 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을 펴내며 ‘살림의 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1999년엔 생활용품 관련 출판, 마케팅 등의 사업을 아우르는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를 설립하기도 했다. 스튜어트는 지금까지 99권의 책을 냈으며 현재 ‘마사 가든’ ‘마사 쿡스’ 등의 프로그램과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튜어트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표지 촬영을 위해 두 달간 준비했다”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면 관습에 굴복하지 않고 수영복 촬영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와 러시아가 유착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선 것은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15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존 더럼 특별검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지난주 미 법무부에 제출했다. 법무부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더럼 특검은 “FBI가 분석·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2016년 대선 당시 미국에선 러시아 정부가 자국에 우호적인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FBI가 이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듬해 취임 후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전격 경질했고,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여부를 수사하도록 했다. 뮬러 특검은 2년간의 조사 끝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부터 이 사건을 수사하던 코네티컷주 연방검사장 더럼을 또다시 특검으로 임명해 FBI와 정보기관의 결탁 의혹을 밝힐 것을 지시했다. 더럼 특검의 이번 보고서는 이후 4년간의 수사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더럼 특검은 FBI가 충분한 근거 없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수사기관과 정보기간 간 결탁 흔적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더럼 특검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범위한 수사 끝에 FBI가 수사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미국 대중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트럼프가 대선 재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 특검 발표로) 러시아와 트럼프, FBI가 엮인 2016년 대선 논쟁이 재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와 러시아가 유착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선 것은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15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존 더럼 특별검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지난주 미 법무부에 제출했다. 법무부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더럼 특검은 “FBI가 분석·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앞서 FBI는 대선 기간이었던 2016년 7월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결탁해 선거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후보는 그해 대선에서 당선되자 FBI의 수사에 대해 “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이 결탁한 세기의 범죄”라며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여부를 수사하도록 했다. 하지만 뮬러 특검팀은 2019년 3월 “러시아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트럼프 행정부는 두 달 뒤 더럼을 또 다시 특검으로 임명해 FBI의 수사 경위를 밝힐 것을 지시했다. 더럼 특검의 이번 보고서는 이후 4년간의 수사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더럼 특검은 FBI가 충분한 근거 없이 수사를 착수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수사기관과 정보기간 간 결탁 흔적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결론지었다.더럼 특검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범위한 수사 끝에 FBI가 수사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미국 대중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트럼프가 대선 재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 특검 발표로) 러시아와 트럼프, FBI가 엮인 2016년 대선 논쟁이 재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시대가 왔습니다.” 14일(현지 시간) 태국 총선에서 일약 제1당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킨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43)가 유세 과정에서 한 발언이다. 직전 총선인 2019년 정계에 데뷔한 ‘초짜’지만 2001년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집권 후 20년 넘게 계속된 군부와 탁신 일가의 대립 구도에 지친 국민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평을 얻는다. 피타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훤칠한 외모, 뛰어난 대중 연설 능력, ‘틱톡’ 등 젊은 층이 즐겨 하는 소셜미디어 공략 등으로 주목받았다. 핵심 지지층인 2030 유권자 사이에서는 틱톡에 피타 대표와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거나, 전진당을 상징하는 주황색 옷을 입고 영상을 올리는 유행 등이 번지고 있다. 그는 미 유학 시절 역시 소셜미디어 활용에 능숙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보며 많은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팔로어만 약 140만 명이다. 피타 대표는 1980년 수도 방콕에서 태어났다. 부친 퐁삭은 쌀겨기름회사를 운영하며 농업부 고문을 지냈고, 삼촌 파둥은 탁신 전 총리의 측근인 부유한 가정 출신이다. 10대 시절 뉴질랜드에서 유학했고 귀국 후 국립 탐마삿대에서 금융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으로 가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공공정책 석사,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다. 다시 태국으로 돌아와 동남아시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의 태국 지사에서 임원을 지냈다. 2012년 여배우 추티마 티파낫과 결혼해 딸을 뒀지만 2019년 이혼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그가 태국 iTV 방송의 지분을 소유했으면서도 이번 총선 때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 헌법은 미디어 기업 소유주 및 주주의 선출직 출마를 금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인의 총기 소지권을 위한 전사(戰士)가 되겠다. 총기 사건은 정신 건강의 문제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얼마나 더 많은 미국인이 죽어야 하는가. 공화당은 총기 규제에 협조하라.”(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의 한인 교포 부부와 이들의 어린 자녀가 숨진 6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 총기 난사를 비롯해 최근 미 전역에서 총기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이 정반대의 입장을 보여 해법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에 계류된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미 올 들어 현재까지 1만4000명이 숨진 총기 사건 사고의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규제에 동참하라고 촉구한다. 더 이상 현 상황을 방치하면 모두가 공멸할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공화당은 개인의 무기 소지권을 명문화한 ‘수정헌법 2조’를 내세워 “총기 희생자가 많아질수록 자위권 행사를 위해 총기를 보유하려는 시민의 권리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맞선다. 서부 개척의 역사, 50개 주가 사실상 독립국가나 다름없는 미국에서는 총을 자기방어의 핵심 수단이자 자유주의의 상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연방정부 권력에 대한 견제 심리가 강한 점도 이런 논리에 힘을 더한다. 이처럼 총기 문제는 낙태, 이민과 마찬가지로 미 사회에서 정치적 성향에 따라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리는 ‘뜨거운 감자’다. “저렇게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데 왜 정부나 사회 전체가 손을 놓고 있느냐”는 단순한 잣대로 접근하기 어려운 의제란 뜻이다. 대형 사건이 발생하거나 주요 선거가 있을 때마다 총기 규제 찬반양론이 나오지만 실질적인 해법이 도출된 적이 거의 없는 것 또한 이렇듯 극단적으로 양분된 여론, 이에 따른 정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은 총기 사망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총기 관련 사망자 수는 4만8830명이다.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자(4만5404명)보다 많다. 하루 평균 133.8명이 총기에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기준 미국에는 전 세계 총기의 약 40%인 약 3억9000만 정의 총기가 있다. 미 인구(3억3000만 명)보다 6000만 정이 많다. 이 외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총기까지 합하면 실제 훨씬 많은 총기가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2020년 기준 2280만 정의 총기가 새로 팔렸다. 이미 총기가 많은데도 연 2000만 정의 총기가 새로 팔릴 정도니 이로 인한 범죄 발생과 희생자 수 증가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범인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량 총기 난사(mass shooting)’가 급증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다. 미 총기 관련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7일까지 127일간 범인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량 총기 난사 사건은 208건에 이른다. 2013년만 해도 연간 대량 총기 난사는 256건에 불과했지만 2019년 415건, 2020년 610건, 2021년 690건, 2022년 646건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해 건수는 2013년보다 2.5배 많은 수치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대량 총기 난사는 600건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미국인들이 신변 보호를 위해 총기를 대거 구매하고, 3차원(3D) 프린터 기술 발달 등으로 개개인이 집에서 손쉽게 사제 총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대부분의 주에서 주류 판매 허용 연령(21세)보다 낮은 18세 이상에게 총기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점 또한 사건 사고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직장 사건 이유 1위는 ‘원한 관계’ 총기 관련 비영리단체 ‘더 바이올런스 프로젝트(TVP)’에 따르면 미 총기 난사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소매상점(38건)이다. 식당·술집(27건), 공장·창고(25건), 사무실(18건), 야외(18건), 거주 시설(17건), 유치원·학교(14건), 예배 시설(11건), 대학과 정부기관(이상 9건) 등이 뒤를 이었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 수는 1자루(42%)가 가장 많았고 이어 3자루 이상(33%), 2자루(25%) 등이었다. 범인 중 50%가 특정 인물 1명을 목표로 총기를 발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까지 희생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학교와 직장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에서 범인들은 ‘원한 관계’를 이유로 드는 경향이 뚜렷했다. 3월 테네시주 내슈빌의 총기 난사범 오드리 헤일(28)과 마찬가지로 학교 총기 난사범의 91%는 해당 학교의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었다. 학교 내 총기 난사범의 80%는 범행 전 자살 징후를 보였다. 또 56%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직장 총기 난사범의 70%는 해고 등 고용 문제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4월 켄터키주 루이빌의 한 은행에서 4명을 죽인 코너 스터전(25) 또한 해고 통보를 받자 이 같은 만행을 벌였다.● 양분된 여론 “백약이 무효” 회의론도 총기 사건 사고 건수와 희생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미 여론은 상당히 갈라져 있다. 지난달 21∼24일 폭스뉴스가 미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해 어떤 정책을 주로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1%는 6일 앨런 아웃렛 참사에서 쓰인 ‘AR-15’ 소총 같은 “공격무기 금지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면 45%는 “더 많은 시민이 총을 지니는 것을 선호한다”고 맞섰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의 응답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자의 84%는 “공격무기 금지”를 거론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불과 36%만 “공격무기 금지를 선호한다”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의 61%가 “더 많은 시민의 총기 보유”를 지지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지지 비율이 27%에 불과했다. ‘더 엄격한 총기 규제가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정파에 관계없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43%가 “나라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2016년 같은 조사에서는 9%포인트 높은 52%가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무슨 대책이 나와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란 냉소적 응답이 7년 전 20%에서 31%로 큰 폭 증가했다. ● 공화당 전당대회 방불케 한 NRA 총회 정치권의 대립 상황은 사태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공격무기 금지,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의무화 등의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을 발의해도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 문턱을 넘기 어렵다. 상원 100석 또한 민주당 및 친민주당계 무소속의 합산 의석과 공화당 의석이 51 대 49로 비슷하다. 총기 옹호 로비단체 ‘전미총기협회(NRA)’는 공화당의 주요 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한다. 지난달 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NRA 연례 총회는 마치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장이나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 등 공화당의 주요 대선주자가 모조리 등장해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 강화 행보를 비판하고 “내가 집권하면 총기 옹호나 규제 완화 정책을 펴겠다”고 외쳤다. 참석자들은 우레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을 “역대 미 대통령 중 최고의 총기 찬성자이자 수정헌법 제2조의 수호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기 난사에 대해 “총기 문제가 아니라 정신 건강의 문제”라며 민주당이 “좌파 십자군처럼 행세한다”고 몰아붙였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바이든의 (총기) 전쟁을 끝내겠다”고도 했다. 펜스 전 부통령 역시 “비극이 일어날 때마다 신이 주신 권리(총기 보유권)를 짓밟는 것을 중단하라”고 동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헌법적 권리를 빼앗으려는 세력에 맞서 여러분은 항상 내 편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며 자신을 부각시켰다. 디샌티스 주지사 또한 영상으로 본인이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책 강화 방침에 맞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규제 이행을 거부하는 것이 (유권자로부터) 인기가 없다는 점을 잘 알지만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의원도 아닌 대선주자들이 특정 로비단체의 행사에 참석해 입을 모아 총기 옹호 발언을 내놓은 것은 NRA의 막강한 로비 능력에 기인한다. 미 비영리 조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NRA는 의원들의 총기권 우호도를 ‘A’부터 ‘F’ 등급까지 6단계로 나눠 로비를 벌인다. 당연히 ‘A’ 등급 의원이 많은 지원을 받는다. 반면 총기 보유를 강하게 반대하는 ‘F’ 등급 후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낙선 운동도 불사한다.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총기 규제를 언급한 유명 의원이 NRA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무명 주자에게 패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현재까지 NRA는 총기 옹호 의원들에게 1억4000만 달러(약 1820억 원) 이상을 썼다. 기록에 남은 돈만 이 정도이고 추적이 어려운 ‘슈퍼팩(Super PAC·특별 정치활동위원회)’ 등으로 흘러간 돈까지 합하면 얼마를 썼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은 ‘시계 제로’ 다만 공화당의 총기 옹호 정책이 내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공화당은 최근 수십 년간 ‘낙태 반대’와 ‘총기 규제 완화’를 충성심 높은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수단으로 썼다. 이 중 낙태 반대 전략은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1973년부터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 왔던 ‘로 vs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며 정점을 찍었다. 당시 공화당은 환호했지만 동시에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의 반발 또한 거셌다. 반(反)공화당 성향의 유권자가 대거 결집하면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당초 상원 다수당 위치를 잃을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고수할 수 있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낙태 의제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졌다며 내년 대선에서는 총기 의제가 비슷한 양상으로 경합주 표심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민주당이 중간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부동층은 총기 의제와 관련해 자신들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美 수정헌법 제2조“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를 지닌 주(州)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받을 수 없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인공지능(AI)과 사람 간의 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 할리우드 작가들이 대본 작성 시 AI 사용 제한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것에 이어 일본 연예계에서도 AI가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취해 달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0일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배우, 음악가 등으로 구성된 일본 연예종사자협회는 8일 도쿄에서 AI로부터 예술가들의 권리와 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AI가 연예계 및 예술 산업 전반에서 일자리를 빼앗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배우는 “(AI가) 작품 촬영 후 며칠 만에 우리의 외모와 움직임을 스캔해 어떤 연령과 성별로도 합성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만약 AI가 계속 발전한다면, 우리에 대한 수요는 없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후카다 고지 영화감독은 AI의 발전에 대해 “영화산업에서 배우, 스태프, 감독들이 대부분 프리랜서로 일하기 때문에 불안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회는 출연자의 외모, 목소리, 동작 등에 대한 권리를 명확히 규정하고 보호하는 법적 조치를 요구하는 성명을 정부에 제출했다. 또한 이 성명에는 AI가 콘텐츠를 생성할 때 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했는지를 공개하고, 원작자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앞서 2일 시작된 미국작가협의회의 총파업은 장기전에 들어섰다. 미 할리우드 작가 1만1500여 명이 소속된 이 협의회는 영화제작자동맹(AMPTP)과의 임금 교섭 결렬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파업의 주된 쟁점에는 “AI나 유사 기술을 사용해 생산된 자료의 사용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대화형 AI가 글을 자동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생겨난 갈등이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인공지능(AI)과 사람 간의 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 할리우드 작가들이 대본 작성 시 AI 사용 제한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것에 이어 일본 연예계에서도 AI가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0일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배우, 음악가 등으로 구성된 일본 연예종사자협회는 8일 도쿄에서 AI로부터 예술가들의 권리와 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AI가 연예계 및 예술 산업 전반에서 일자리를 빼앗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배우는 “(AI가) 작품 촬영 후 며칠 만에 우리의 외모와 움직임을 스캔해 어떤 연령과 성별로도 합성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만약 AI가 계속 발전한다면, 우리에 대한 수요는 없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후카다 코지 영화감독은 AI의 발전에 대해 “영화산업에서 배우, 스태프, 감독들이 대부분 프리랜서로 일하기 때문에 불안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이날 협회는 출연자의 외모, 목소리, 동작 등에 대한 권리를 명확히 규정하고 보호하는 법적 조치를 요구하는 성명을 정부에 제출했다. 또한 이 성명에는 AI가 콘텐츠를 생성할 때 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했는지를 공개하고, 원작자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앞서 2일 시작된 미국작가협의회의 총파업은 장기전에 들어섰다. 미 할리우드 작가 1만1500여 명이 소속된 이 협의회는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디즈니 등이 속한 영화제작자동맹(AMPTP)과의 임금 교섭 결렬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파업의 주된 쟁점에는 “AI나 유사 기술을 사용해 생산된 자료의 사용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대화형 AI가 글을 자동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생겨난 갈등이다. 10일 뉴욕타임스는 ‘로봇과 TV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라는 글에서 “기존에 존재하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글을 생성해 내는 대화형 AI는 결국 정체된 문화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디어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직까지 인간만이 가진 기술이라는 것이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전국 각지에서 보내준 사랑과 기도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윌리엄은 잘 회복하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인 교포 가족이 희생된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장남 윌리엄 조 군(6)이 회복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 군 가족의 유족들은 9일(현지 시간) 미 후원사이트 고펀드미에 이 같은 감사 인사를 올렸다. 6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8명 중에는 조 군의 부모인 조규성 씨(38)와 강신영 씨(36), 그리고 동생인 제임스 군(3)이 포함돼 있다. 한인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후원사이트에는 이날까지 3만3000여 명이 참여해 약 170만 달러(약 22억5000만 원)가 모금됐다. 미 뉴욕타임스(NYT), CNN 등은 조 씨 가족 주변인들의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숨진 3세 아들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 트리니티 휘틀리 씨는 “아이는 사랑스러웠고 똑똑했고, 너무 귀여웠다. 실은 그 아이처럼 똑똑한 세 살 아이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휘틀리 씨는 숨진 아이는 초록색과 코끼리를 유독 좋아했다. 우리는 아이를 매일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인 조 씨와 대학 시절 태권도장에 함께 다녔던 브라이언 아니키 씨는 NBC방송에 “그는 뛰어난 태권도 선수였다. 예전에 몇 년 만에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아버지가 된다’며 매우 들떠 있었다”고 전했다. 어머니인 강 씨가 다녔던 치과대학 학장인 피터 루머 박사는 “그녀는 항상 환자들의 건강과 삶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미 합동수사단을 이끄는 텍사스 공공안전부는 이날 사망자들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며 희생자 8명 중 3명이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라고 밝혔다. 조 씨 부부의 막내아들 외에 열한 살, 여덟 살인 초등학생 자매도 포함됐다. 공공안전부는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 8정을 사건 현장에 가져왔다”며 “난사를 시작한 뒤 4분 만에 사살돼 더 큰 참사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범인이 평소 소셜미디어 등에 나치 및 백인우월주의자 성향을 드러낸 것에 대해선 “특정 집단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장소를 표적으로 삼은 것 같다. 그는 무작위로 사람을 죽였다”고 했다. 다만 “그의 범행 동기가 가장 큰 의문이다. 조사를 통해 밝힐 부분”이라고 덧붙였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전국 각지에서 보내준 사랑과 기도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윌리엄은 잘 회복하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인 교포 가족이 희생된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장남 윌리엄 조(6) 군이 회복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 가족의 유족들은 9일(현지 시간) 미 후원사이트 고펀드미에 이 같은 감사 인사를 올렸다. 6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8명 중에는 조 군의 부모인 조규성 씨(38)와 강신영 씨(36), 그리고 동생인 제임스 군(3)이 포함돼 있다. 한인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후원사이트에는 이날까지 3만3000여 명이 참여해 약 170만 달러(약 22억5000만 원)가 모금됐다. 유족 측은 “윌리엄이 잘 자라서 부모의 뜻을 잘 이어가도록 돕는데 이 기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 CNN 등은 조 씨 가족 주변인들의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숨진 3세 아들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 트리니티 휘틀리 씨는 “아이는 사랑스러웠고 똑똑했고, 너무 귀여웠다. 실은 그 아이처럼 똑똑한 세 살 아이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휘틀리 씨는 숨진 아이는 초록색과 코끼리를 유독 좋아했다. 우리는 아이를 매일 그리워 할 것”이라고 했다. 숨진 어머니 강 씨가 다녔던 치과대학의 학장인 피터 루머 박사는 “그녀는 자상한 학생이었고, 항상 환자들의 건강과 삶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미 합동수사단을 이끄는 텍사스 공공안전부는 이날 사망자들의 인적사항을 공개하며 희생자 8명 중 3명이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라고 밝혔다. 조 씨 부부의 막내아들 외에 11살, 8살인 초등학생 자매도 포함됐다. 공공안전부는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 8정을 사건 현장에 가져왔다“며 ”난사를 시작한 뒤 4분 만에 사살돼 더 큰 참사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범인이 평소 소셜미디어 등에 나치 및 백인우월주의자 성향을 드러낸 것에 대해선 “(이번 사건이) 특정 집단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장소를 표적으로 삼은 것 같다. 그는 무작위로 사람을 죽였다”고 했다. 다만 “그의 범행 동기가 가장 큰 의문이다. 조사를 통해 밝힐 부분”이라고 덧붙였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프랑스 정부가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의 원인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돼도 입대를 허용하기로 했다.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8일(현지 시간) 프랑스2 방송과 인터뷰에서 “HIV에 걸렸다는 사실은 더 이상 차별의 기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HIV 양성자들이 곧 군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지침은 며칠 안에 법령으로 공표되어 모든 군과 경찰, 파리와 마르세유의 소방관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모병제를 운용하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그간 입대를 위한 신체 건강 검사에서 HIV 양성이라고 밝힐 경우 ‘부적격자’로 분류해 입대를 불허해 왔다. 이번 변화는 이달 2일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이 “입대에 장벽이 되는 제약을 없애야 한다”는 취지의 서안을 르코르뉘 장관에게 보낸 것에 따른 것이다.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경찰을 포함한 일부 공공서비스 직종에서 HIV 양성에 따른 고용 차별을 없애는 정책을 도입해 왔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최근 의학 연구 결과들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HIV 감염인은 HIV를 전염시키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6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에서 커밀라 왕비(76),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41) 등 영국 왕실 여성들도 국왕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커밀라 비와 미들턴 빈은 각각 영국 디자이너 브루스 올드필드, 알렉산더 매퀸이 만든 옷을 입었고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했다. 찰스 3세가 대관식에서 사용한 각종 보석도 관심이다. 그는 군주의 권위, 위엄, 자비, 책임 등을 상징하는 십자가 왕홀, 보주, 반지, 다양한 검 등을 착용해 영국 왕실의 위엄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다이애나 빈 옷 만든 올드필드 택한 커밀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커밀라는 이날 영국 디자이너 올드필드가 만든 흰색 실크 드레스를 입었다. 올드필드는 찰스 3세의 동생인 에드워드 왕자의 부인 소피 라이스존스, 찰스 3세의 첫 부인 다이애나 왕세자빈 등 왕실 여성의 옷을 단골로 제작해 왔다. 커밀라 비의 이날 드레스에는 자연에 대한 애정을 상징하는 들꽃 자수가 놓였다. 또 장미(잉글랜드), 엉겅퀴(스코틀랜드), 수선화(웨일스), 토끼풀(북아일랜드) 등 영국 연합왕국을 구성하는 4개 지역의 상징 꽃 자수가 모두 포함됐다. 그는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절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25개짜리 목걸이, 귀걸이 등을 착용했다. 시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앞서 1953년 자신의 대관식에서 이 보석을 사용했다. 커밀라 비는 2005년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와 재혼했다. ‘불륜녀’ 낙인 때문에 결혼 후에도 왕세자빈 대신 ‘콘월 공작부인’으로만 불렸다. 왕실은 지난달 말 대관식 초청장을 공개하며 처음 그를 ‘왕비’로 호칭했다. 결혼 18년 만에 국왕 배우자로 공식 인정받은 셈이다. 커밀라 비는 1947년 런던에서 평민 아버지와 남작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환경에서 승마, 폴로 같은 귀족적인 취미를 즐겼다. 1970년 폴로 경기에서 찰스 3세를 만나 인연이 시작됐지만 1973년 찰스 3세가 군에 입대하며 멀어졌다. 그는 같은 해 왕실 기병대 소령인 앤드루 파커 볼스와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하지만 찰스 3세가 1981년 다이애나 빈과 결혼한 뒤 두 사람의 불륜이 본격화했다. 다이애나 빈은 1995년 “우리 결혼은 세 사람이 있어 복잡했다”는 BBC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켰다. 다이애나 빈은 1996년 찰스 3세와 이혼했고 한 해 뒤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8년 후 치러진 찰스 3세와 커밀라 비의 결혼은 국민적 냉대를 받았다. 다만 결혼 후 커밀라 비가 왕실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정적 여론이 다소 줄었다. 미들턴 빈은 이날 2011년 결혼식 의상을 만들어준 디자이너 매퀸을 또 선택했다. 그는 흰색 매퀸 드레스 위로 파랑과 빨강이 화려하게 어우러진 공식 예복을 걸쳤다. 그가 선택한 색깔 하양, 빨강, 파랑이 국기 ‘유니언 잭’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있다. 미들턴 빈은 다이애나 빈이 생전 썼던 진주와 다이아몬드 귀걸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부친 조지 6세로부터 받은 페스툰 목걸이 등을 착용했다. 그의 딸 샬럿 공주(8) 또한 매퀸의 옷을 입었다. 왕실 복식 전문가 벤저민 와일드 박사는 이날 행사에 국왕 부부를 제외하면 왕실 인사 중 아무도 왕관을 쓰지 않았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NYT에 “군주제를 현대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했다.● 12세기 제작된 숟가락에 성유 발라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금색 코트 ‘수페르투니카’를 걸치고 군주의 힘과 권위를 상징하는 십자가 왕홀, 보주, 국왕의 반지, 다양한 검 등을 착용했다. ‘십자가 왕홀’은 17세기 찰스 2세의 대관식 후 역대 군주의 대관식에서 계속 쓰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투명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530캐럿의 ‘컬리넌’이 박혔고 금봉은 보석 등으로 장식됐다. 속이 빈 원형 보주 역시 17세기에 금으로 제작됐다. 지름 16.5cm, 무게는 약 1.2kg이다. 보주의 꼭대기에도 십자가가 달렸다. ‘국왕의 반지’는 붉은 루비가 십자가 모양으로 박혀 있고 이 주변을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가 둘러싸고 있다. 20세기 초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 때부터 쓰였다. 이날 대관식을 집전한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찰스 3세의 오른손 넷째 손가락에 끼워 줬다. 이 외 군주가 선을 보호하고 악을 처벌하는 데 쓰라는 의미를 지닌 ‘헌납의 검’, 군주가 영국군 수장임을 강조하는 ‘속세 정의의 검’, 신앙의 수호자임을 뜻하는 ‘영적 정의의 검’, 칼끝이 없어 자비를 상징하는 ‘자비의 검’ 등도 쓰였다. 웰비 대주교가 찰스 3세에게 성유를 발라주며 사용한 은도금 숟가락도 화제다. 12세기에 제작됐고 이날 대관식에 등장한 용품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과 더불어 양대 국제 경제기구로 꼽히는 세계은행(WB) 총재에 사상 최초로 인도계 시크교도인 아제이 방가 전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64·사진)가 뽑혔다고 3일 CNN 등이 보도했다. 그는 다음 달 2일부터 5년간 총재로 재직한다. 1944년 설립된 세계은행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미국이, IMF는 유럽에서 수장을 뽑는다. 방가를 발탁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기후 변화, 빈곤 퇴치 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방가는 1959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의 시크교도 집안에서 태어났다. 뉴델리 세인트스티븐스대 학사, 인도경영대학원(IIM)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네슬레, 펩시, 피자헛 등 서구 대형 식품기업의 인도 지사에서 일하다 1996년 씨티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 미 시민권자가 됐고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대표, 마스터카드 CEO 등을 거쳤다. 마스터카드 재직 시절 실적 호조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전임자 데이비드 맬패스 현 총재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의 추천으로 뽑혔다. 기후 변화에 대한 소극적 대응으로 줄곧 비판받아 5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최근 중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국제유도연맹이 7일부터 카타르에서 열리는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자 우크라이나가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유도연맹은 1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 유도 대표팀 선수의 대다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잔혹한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현역 군인”이라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인 주택에 포격을 가해 시민들과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규탄했다. 앞서 국제유도연맹은 7일부터 14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개인 자격 또는 중립국 소속으로는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우크라이나 유도연맹은 국제유도연맹의 이번 결정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3월 발표한 2024 파리 올림픽 종목별 예선전 출전 지침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IOC는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을 허용하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거나 러시아 군대 혹은 군 관련 기관과 관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우크라이나 유도연맹은 “IOC의 권고에 위배되는 결정을 내린 국제유도연맹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후 러시아군 2만 명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졌으며 부상자까지 포함할 경우 1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은 러시아의 민간 군사기업인 바그너 그룹이 고용한 용병으로, 대부분 죄수 출신이라고 전했다. 미 정부는 “10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 수는 놀라운 수치”라며 “러시아의 공격 시도가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상자 수에 대해선 공개 여부가 우크라이나 측에 달렸다며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파킨슨병에 걸렸어도 낙관주의가 가능합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전 매혹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영화 ‘백투더퓨처’ 시리즈 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 마이클 J 폭스(62)가 32년 넘게 앓고 있는 퇴행성 질환 파킨슨병 투병 경험을 털어놨다. 폭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파킨슨병에 걸린 것은 정말 짜증 나는 일”이라면서도 “내 안의 무언가를 계속 앗아가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12일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에서 방영하는 자신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스틸(Still·‘여전히’ 또는 ‘가만히’라는 뜻)’에 출연했다. 폭스는 이 작품을 이야기하며 “(병에 걸렸어도) 결코 가만히(still) 있을 수 없다”며 “여전히(still) 여기(연기)에, 여전히 열정은 뜨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킨슨병 연구를 위해 자신이 2000년 설립한 ‘마이클 J 폭스 재단’이 최근 파킨슨병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는 생체지표를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성과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며 “5년 이내에 우리는 (파킨슨병) 치료법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척추 종양 수술을 받은 뒤 근육 경직, 경련 같은 파킨슨병 증상이 악화됐다고 한 그는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몸을 떨기도 했다. 그는 “아마 나는 80세까지 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농담 섞인 푸념을 던지기도 했다. TV 드라마 ‘패밀리 타이스’로 주목을 받은 폭스는 1985∼1990년 백투더퓨처 1, 2, 3편에 모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1991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에도 ‘프라이트너’(1996년) 같은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병세가 악화되자 애니메이션 성우를 맡기도 하다가 TV 드라마에 집중해 개성 있는 조연 등으로 최근까지 출연했다. 법정 드라마 ‘굿 와이프’(2011∼2016년)에서는 장애가 있지만 교활하면서도 영리한 변호사로 등장해 에미상 후보에 여섯 차례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영화예술산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로부터 ‘명예 오스카상’을 받기도 했다. 파킨슨병은 몸동작이 느려지거나 자세가 굽고 근육이 강직되는 증상을 보이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위대한 복서 무하마드 알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등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파킨슨병에 걸렸어도 낙관주의가 가능합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전 매혹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영화 ‘백투더퓨처’ 시리즈 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 마이클 J 폭스(62)가 32년 넘게 앓고 있는 퇴행성 질환 파킨슨병 투병 경험을 털어놨다. 폭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파킨슨병에 걸린 것은 정말 짜증 나는 일”이라면서도 “내 안의 무언가를 계속 앗아가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12일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에서 방영하는 자신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스틸(Still, 여전히 또는 가만히라는 뜻)’에 출연했다. 폭스는 이 작품을 이야기하며 “(병에 걸렸어도) 결코 가만히(still) 있을 수 없다”며 “여전히(still) 여기(연기)에, 여전히 열정은 뜨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킨슨병 연구를 위해 자신이 2000년 설립한 ‘마이클 J 폭스 재단’이 최근 파킨슨병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는 생체지표를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성과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며 “5년 이내에 우리는 (파킨슨병) 치료법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척추 종양 수술을 받은 뒤 근육 경직, 경련 같은 파킨슨병 증상이 악화됐다고 한 그는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몸을 떨기도 했다. 그는 “아마 나는 80세까지 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농담 섞인 푸념을 던지기도 했다. TV 드라마 ‘패밀리 타이즈’로 주목을 받은 폭스는 1985∼1990년 백투더퓨처 1, 2, 3편에 모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1991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에도 ‘프라이트너’(1996) 같은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병세가 악화되자 애니메이션 성우를 맡기도 하다가 TV 드라마에 집중해 개성있는 조연 등으로 최근까지 출연했다. 법정 드라마 ‘굿 와이프’(2011~2016)에서는 장애가 있지만 교활하면서도 영리한 변호사로 등장해 에미상 후보에 여섯 차례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영화예술산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로부터 ‘명예 오스카상’을 받기도 했다.파킨슨병은 몸동작이 느려지거나 자세가 굽고 근육이 강직되는 증상을 보이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위대한 복서 무하마드 알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등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한국이 세계에서 양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나라이며 중국이 그 뒤를 이어 2등이라는 중국 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소는 비싼 양육비 때문에 양국의 젊은층이 결혼과 출산을 꺼려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의 위와인구연구소가 낸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에서 18세까지 자녀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로 추산돼 세계 1위였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6.9배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독일(3.64배), 프랑스(2.24배), 호주(2.08배)의 2∼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자녀를 한 명 낳아 17세까지 키우는 데 평균적으로 48만5000위안(약 9390만 원)이 들며, 대학까지 졸업시킬 경우 62만7000위안(약 1억2140만 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다만 도시와 농촌의 평균 양육비 격차도 극심해 베이징은 96만9000위안(약 1억8800만 원), 상하이는 102만6000위안(약 1억9900만 원)으로 추산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중국 근로자는 연간 10만5000위안(약 2030만 원)을 벌었다. 연구소는 한국과 중국의 높은 양육비가 결혼과 출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높은 양육비는 가임 연령의 가족들이 출산하려는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어 양육비를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현금 및 세금 보조금, 주택 구매 보조금, 성평등 육아휴직 제공, 유연 근무제 장려” 등을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중국에서 지난해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출생률이 7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유엔은 인도 인구가 지난달 말 기준 약 14억2500만 명을 기록하며 중국 인구를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양육비가 비싼 나라이며 중국이 그 뒤를 이어 2등이라는 중국 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소는 비싼 양육비로 양국의 젊은층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해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의 위와인구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에서 18세까지 자녀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로 추산돼 세계 1위였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6.9배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독일(3.64배), 프랑스(2.24배), 호주(2.08배)의 2~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자녀를 한 명 낳아 17세까지 키우는 데 평균적으로 48만5000위안(약 9390만 원)이 들며, 대학까지 졸업시킬 경우 62만7000위안(약 1억 2140만 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다만 도시와 농촌의 평균 양육비 격차도 극심해 베이징은 96만9000위안(약 1억 8800만 원), 상하이는 102만6000위안(약 1억 9900만 원)으로 추산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중국 근로자는 연간 10만5000위안(약 2030만 원)을 벌었다. 연구소는 한국과 중국의 높은 양육비가 결혼과 출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높은 양육비는 가임 연령의 가족들이 출산하려는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어 양육비를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이 정책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현금 및 세금 보조금, 주택 구매 보조금, 성평등 육아휴직 제공, 유연 근무제 장려” 등을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중국에서 지난해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출생률이 7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유엔은 인도 인구가 지난달 말 기준 약 14억2500만 명을 기록하며 중국 인구를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