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오는 11월 5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한국계 최초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뉴저지주·민주당)이 26일(현지 시간) “한일 관계에 여전히 깊은 우려와 도전이 있지만 공동 번영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일 협력 회의론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워싱턴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대담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현재 상황과 변화의 속도가 상당히 놀랍다. 개방성과 협력 수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 정부에서 (관계 강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느껴지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관계가 더 구축되어야 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날 대담자로는 케네스 와인스타인 일본 의장이 나섰다. 김 의원은 “(한일 관계에) 여전히 깊은 우려와 도전이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며 “협력해야 공동의 번영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 회의론에는 설득으로 맞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한미일 협력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의문이 나온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군 주둔을 미국의 비용 문제로 보던 시각을 두고 “(의구심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6·25 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며 “이제는 앞으로 70년에 대한 비전과 한미일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이유,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설명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많은 이들은 그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높은 뉴저지주에선 1972년부터 50년 넘게 민주당 후보가 줄곧 상원의원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1982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났고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3일부터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펼쳐 온 이스라엘이 조만간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에 돌입하면 2006년 7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 8명을 살해하고 2명을 납치해 발발한 이른바 ‘34일 전쟁’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레바논과 이스라엘에선 각각 약 1200명과 160명이 숨졌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5일 “예비군 2개 여단을 레바논 국경과 맞닿은 이스라엘 북부에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북부에 주둔 중인 제7기갑여단을 방문해 “우리의 군화가 적들의 영토를 짓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25일 헤즈볼라 군사시설 등 목표물 280여 곳을 공습했다. 레바논 보건부 등은 이날 공습으로 “최소 7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39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23일부터 26일까지 레바논에서 6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 등은 24일부터 뉴욕 유엔총회 등을 통해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 유럽연합(EU),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25일 공동 성명을 내고 “더 광범위한 지역적 확전을 초래할 수 있다”며 3주간의 휴전을 제안했다. 이에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더러운 전쟁을 끝낼 계획을 지지한다”며 휴전에 찬성했다. 헤즈볼라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26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북쪽에는 휴전이 없을 것이다. 계속해서 헤즈볼라와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밝혀 공세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양측의 전면전이 시작되면 누구도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동의 비(非)국가 무장단체 가운데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했고, ‘작은 이란’으로 불리는 헤즈볼라의 전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상전에선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첨단 무기나 정보 자산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교착 상태에 빠졌던 ‘34일 전쟁’ 때의 어려움을 다시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약 5만 명(미 의회 추산)의 대원을 보유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에 비해 병력이 적지만 게릴라전에 능숙하다. 2014∼2017년 이슬람국가(IS) 퇴치전 등을 통해 전투 경험을 쌓았으며, 이스라엘 침투를 목표로 2006년 창설된 특수부대 ‘라드완’은 이스라엘군이 경계하는 정예부대다. 헤즈볼라가 보유한 이란제 대전차미사일 ‘알마스’와 국경지대에 만들어 놓은 수많은 땅굴도 이스라엘군에는 상당한 위협이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로켓 및 미사일 보유량은 약 15만 기다. 단거리 로켓을 대거 발사해 아이언돔(이스라엘 방공망)에 부하가 걸리면 정밀 타격이 가능한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으로 후방 침투를 노릴 수 있다. WSJ는 전직 헤즈볼라 간부를 인용해 “이란의 최첨단 무기는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계속 공격할 것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23일(현지 시간)부터 연일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는 가운데, 24일 이스라엘군 정보부대를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가 이같이 밝혔다. 23∼25일 레바논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592명의 사망자와 193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도 커지고 있지만 대규모 군사 작전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25일 레바논 내 280여 개의 헤즈볼라 관련 표적을 타격했다. 23일과 24일에도 각각 1600여 개와 1500여 개의 표적을 타격했다. 25일 레바논과의 국경지대에서 7기갑 여단의 훈련을 참관한 오리 고르딘 이스라엘군 북부사령관은 “전쟁의 새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해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7기갑 여단은 헤즈볼라와의 지상전 발발 시 투입될 것으로 여겨지는 부대다.● 확전으로 ‘정치생명 연장’ 나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생명 연장 의지가 꼽힌다. 2022년 12월 말 세 번째 임기(첫 임기 1996년 6월∼1999년 7월, 두 번째 임기 2009년 3월∼2021년 6월)를 시작한 네타냐후 총리는 역대 최장수 이스라엘 총리다. ‘강한 안보’를 앞세워 장기 집권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했다. 또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뒤 인질 구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두 번째 재임 시절 불거진 비리 혐의 등으로 거센 사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는 최대한 ‘전시 상황’을 유지하고, 동시에 헤즈볼라 무력화란 성과를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 송웅엽 전 주이란·이라크·아프가니스탄 대사는 “간신히 유지되는 극우 연정, 개인 비리 등 위기에 빠진 네타냐후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며 “확전을 계속 추진하며 지지를 회복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면서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개선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치권에서도 헤즈볼라에 강경 대응하는 데 찬성하는 분위기다. 6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강행에 반대하며 전시 내각을 탈퇴했던 야권 지도자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도 25일 “헤즈볼라가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우리도 (레바논) 영토에 들어가야 한다”며 지상군 투입 및 확전을 지지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이번 사태 개입 선 그어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이 사실상 중재 여력이 없다는 점도 네타냐후 총리가 인명 피해 증가에 따른 비난에도 공격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임하며 사실상 레임덕(권력 누수) 상황에 빠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헤즈볼라의 ‘후원자’인 이란도 이번 사태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은 이스라엘의 덫에 끌려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헤즈볼라가 최근 이란에 이스라엘을 공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로서는 이란의 개입이란 변수도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 것. 하지만 확전이 네타냐후 총리가 원하는 결과를 낳을지는 미지수다. 가일 탈시르 히브리대 정치학과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헤즈볼라가 텔아비브로 로켓 수천 발을 발사할 때도 국민들이 그를 용인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헤즈볼라는 25일 이란제 탄도미사일 ‘까데르1’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정보기관 ‘모사드’ 본부를 겨냥해 발사했으나 중장거리 미사일 방공망인 ‘다윗의 돌팔매’에 의해 격추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이 23∼24일(현지 시간)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목표로 레바논 전역을 공격해 현지 보건부 추산 최소 558명이 숨지고, 1835명이 다쳤다. 사망자에는 아동과 여성이 각각 최소 50명과 94명 포함돼 있다. 또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은 2006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 8명을 살해하고, 2명을 납치해 발발했던 이른바 ‘34일 전쟁’(약 1200명 사망) 뒤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규모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계속 진행할 뜻을 드러낸 가운데 헤즈볼라 역시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혀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어 사실상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섬멸 작전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번 레바논 공습에 ‘북부 화살(Northern Arrows) 작전’이란 명칭을 붙였다. 이날 레바논 전역을 650여 차례 공습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관련 목표물 1600여 개를 타격해 주거지에 숨겨진 순항 미사일과 로켓, 무인기(드론) 등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레바논 국민들을 대상으로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대거 발송하는 등 향후 공습 강도가 더 커질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3일 “북부에서 힘의 균형, 안보의 균형을 바꾸겠다고 약속한다”며 “이스라엘의 정책은 그들(헤즈볼라)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위협을 선제 제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24일 “헤즈볼라에 유예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공세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반격 의지를 강조하며 23일 밤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과 무인기(드론) 약 250발을 발사해 무기공장 등을 파괴했다. 헤즈볼라는 24일에도 “이스라엘 북부 군수 시설 등에 로켓 100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국영 통신사 NNA에 따르면 이스라엘 역시 24일 레바논 베이루트, 동부 바알베크 지역, 남부 제진과 마르제윤 지역 등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베이루트에 표적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레바논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로켓 부대 지휘관 이브라힘 꾸바이시가 사망했다고 전했다.이 “레바논 집 떠나라” 문자살포… 수만명 피란, 식료품 비축 ‘패닉’[이스라엘, 레바논 융단 폭격]558명 사망에도 브레이크 없어… 헤즈볼라 섬멸위해 공세 지속 뜻네타냐후, 정치생명 연장위해 폭주… 바이든 레임덕 등 중재 공백 상태이스라엘이 19일(현지 시간)부터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자 레바논 전역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2006년 ‘34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현지에선 ‘이미 전면전 상황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특히 집중됐던 남부 지역에선 주민 수만 명이 북쪽으로 피란을 떠나며 고속도로가 마비됐다.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식료품과 연료 등을 비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이스라엘군은 주요 공습 지역에 거주하는 레바논 국민들에게 무작위로 “안전을 위해 당장 집을 떠나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17, 18일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연쇄 폭발 사태를 겪었고, 표적 공습으로 주요 군사시설과 지휘관을 대거 잃은 헤즈볼라를 섬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특히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격을 막지 못했고, 전쟁 장기화, 개인 비리 혐의 등으로 사퇴 압박에 시달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헤즈볼라 섬멸’에 더욱 매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권력 누수(레임덕)’에 직면해 현 상황을 중재할 여력이 줄어들면서 이스라엘의 폭주를 막는 건 불가능해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이은 공격으로 헤즈볼라 무력화한때 ‘가장 강력한 비(非)국가 무장단체’라는 평을 얻었던 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격으로 군사력의 상당 부분을 상실했다. 무선호출기와 휴대용 무전기 폭발 테러로 내부 교신망은 붕괴됐다. 또 20일 정예 특수작전부대 ‘라드완’의 이브라힘 아낄 사령관 등 수뇌부가 암살당해 지휘 체계도 무너졌다.23일 CNN은 “최근 한 주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군사력 차이가 드러났다”며 “헤즈볼라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헤즈볼라가 지휘통제권, 장비, 사기 등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는 동안 이스라엘은 단 한 명의 지상군도 투입하지 않으면서 큰 성과를 이뤘다는 의미다.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선 헤즈볼라 공격이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후 거의 유일한 성과라는 점도 공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이스라엘 여론도 헤즈볼라 격퇴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라자르와 F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집권 리쿠드당은 지난해 11월 지지율이 18%였지만, 이달 19일의 지지율은 23.4%로 크게 올랐다.하지만 이스라엘이 당장 지상군을 레바논에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마영삼 전 주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해 지상군 투입은 어려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도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 이란의 개입, 교전 장기화 등의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다만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 것처럼 적당한 시기에 레바논에도 지상군을 보낼 것이란 전망 역시 나온다.● 국제사회, ‘중재 공백 상태’에 빠져국제사회는 현 상황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YT 등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임기 내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 와중에 헤즈볼라와의 전쟁까지 중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아랍의 중심국’이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피로감을 느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적극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현재 중동과 국제사회는 사실상 ‘중재 공백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해 더욱 강경한 대응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이 19일(현지 시간)부터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자 레바논 전역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2006년 ‘34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현지에선 ‘이미 전면전 상황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특히 집중됐던 남부 지역에선 주민 수만 명이 북쪽으로 피란을 떠나며 고속도로가 마비됐다.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식료품과 연료 등을 비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이스라엘군은 주요 공습 지역에 거주하는 레바논 국민들에게 무작위로 “안전을 위해 당장 집을 떠나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17, 18일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연쇄 폭발 사태를 겪았고, 표적 공습으로 주요 군사시설과 지휘관을 대거 잃은 헤즈볼라를 섬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특히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격을 막지 못했고, 전쟁 장기화, 개인 비리 혐의 등으로 사퇴 압박에 시달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헤즈볼라 섬멸’에 더욱 매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권력 누수(레임덕)’에 직면해 현 상황을 중재할 여력이 줄어들면서 이스라엘의 폭주를 막는 건 불가능해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이은 공격으로 헤즈볼라 무력화한때 ‘가장 강력한 비(非)국가 무장단체’라는 평을 얻었던 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격으로 군사력의 상당 부분을 상실했다. 무선호출기와 휴대용 무전기 폭발 테러로 내부 교신망은 붕괴됐다. 또 20일 정예 특수작전부대 ‘라드완’의 이브라힘 아낄 사령관 등 수뇌부가 암살당해 지휘 체계도 무너졌다.23일 CNN은 “최근 한 주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군사력 차이가 드러났다”며 “헤즈볼라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헤즈볼라가 지휘통제권, 장비, 사기 등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는 동안 이스라엘은 단 한 명의 지상군도 투입하지 않으면서 큰 성과를 이뤘다는 의미다.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선 헤즈볼라 공격이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후 거의 유일한 성과라는 점도 공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이스라엘 여론도 헤즈볼라 격퇴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라자르와 F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집권 리쿠드당은 지난해 11월 지지율이 18%였지만, 이달 19일의 지지율은 23.4%로 크게 올랐다.하지만 이스라엘이 당장 지상군을 레바논에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마영삼 전 주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해 지상군 투입은 어려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도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 이란의 개입, 교전 장기화 등의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다만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 것처럼, 적당한 시기에 레바논에도 지상군을 보낼 것이란 전망 역시 나온다.● 국제사회, ‘중재 공백 상태’에 빠져국제사회는 현 상황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YT 등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임기 내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 와중에 헤즈볼라와의 전쟁까지 중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아랍의 중심국’이지만 뚜렷한 해결책 없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피로감을 느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적극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현재 중동과 국제사회는 사실상 ‘중재 공백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해 더욱 강경한 대응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안녕하세요, 해리스 대통령님.” 미국 배우 메릴 스트리프가 19일(현지 시간) ‘토크쇼의 여왕’ 오프리 윈프리가 마련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 초청 행사에 화상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짐짓 실수라는 듯 “앗”이라고 하자 행사장 곳곳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미국을 위한 연대’로 이름 지어진 이날 행사는 미 경합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 파밍턴힐스에서 열렸다. 로이터통신은 “윈프리의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를 연상시켰다”고 전했다. 윈프리는 지난달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깜짝 연사’로 등장해 지지 연설을 했다. 줄리아 로버츠와 제니퍼 로페즈, 벤 스틸러 같은 스타들도 화상으로 참석해 해리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약점으로 꼽히는 불법 이민자 대책과 관련된 질문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국경안보 강화 법안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무산시켰다”며 “대통령이 되면 다시 추진해 서명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총기 소지 문제에 대해선 자신은 ‘몰수’가 아닌 ‘규제 확대’를 원한다며 보수층 유권자에게 구애했다. 총기 구매 시 신원 조회 의무화, 위험 인물의 총기 소유 제한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자고도 강조했다. 스트리프가 ‘트럼프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해리스 후보는 “두려움 때문에 투표를 망설이지 말라”고 답했다. 이번 대선을 낙태권과 성소수자 권익, 총기 규제 등을 위한 투쟁으로 규정하며 “이상을 위한 싸움은 위대한 애국심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윈프리는 “광기와 거짓, 음모론에 지치지 않았느냐”며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자격이 있다”며 해리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최근 탄도미사일 수백 기를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란이 미사일은 전달했지만, 미사일 발사를 위해 꼭 필요한 맞춤형 발사대는 보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7월 취임한 ‘유화파’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복원 협상에 나서기 위해 고안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서방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21일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이달 초 러시아에 근거리 탄도미사일 ‘파타흐-360’ 수백 기를 인도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 정보 당국자들은 이란이 파타흐 미사일 발사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발사대를 러시아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란이 회담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발사대는 인도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실제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16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대(對)러시아 미사일 판매 의혹에 대해 “현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이례적으로 미국을 ‘형제’라고 부르며 핵합의 복원을 위해 미국과 직접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10일 미국은 러시아가 사거리 121km인 이 이란제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국적 항공사인 이란항공과 무기 제작 및 운송에 관여한 개인과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도 이란항공의 취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란은 핵합의 복원을 두고 조만간 서방과 대화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핵합의에 서명했던 유럽연합(EU)과는 22,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유력하다.한편 21일 이란은 이라크전 발발 44주년을 맞아 수도 테헤란에서 대규모 군사 행진을 벌였다. 국영통신 IRNA는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가 개발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자하드, 무인기(드론) 샤헤드-136B 등 최신 무기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앞서 16일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서방 요구에도 이스라엘 등 적대 세력을 억지하기 위해 미사일 프로그램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8만 명이 넘는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계 유권자는 11월 5일 대선의 ‘승자를 가를 한 끗’(margin of victory)입니다.”11월 미국 대선의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조지아주의 샘 박 주(州) 하원의원(39·민주당)이 12일 동아일보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계 유권자는 차기 미국 대통령을 결정할 힘이 충분하다”고 했다. 이번 대선이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결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이길 것이라 자신했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조지아주에서 재검표까지 가는 소동 끝에 트럼프 후보에 1만1000여 표 차(0.25%포인트)로 신승했다. 이 결과에서 보듯 원래 공화당 우세였던 조지아주는 최근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북동부에서 많은 주민이 이주해 좀처럼 선거 판세를 점칠 수 없는 곳이 됐다.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16명이 걸려 있어 대선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박 의원은 이런 조지아 주의회 사상 첫 민주당 소속 한국계 의원이다. 2016년 주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현재 4선(選) 의원이다.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차세대 정치인 17인’으로 선정돼 한국계 최초로 전당대회에서 연설했다.1985년 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그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4년 어머니의 암 진단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공공 의료보험 ‘메디케이드’ 덕분에 어머니가 항암 치료 기회를 얻어 2018년까지 생존했다며 “정치가 한 가족 전체의 삶을 바꿀 수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박 의원은 해리스 후보를 2021년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 현장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백인 총격범의 아시아계 혐오 범죄로 한국계 4명, 중국계 2명 등 총 8명이 숨졌다. 당시 해리스 후보가 자신에게 ‘분열에 맞서는 정치’를 강조했다고 했다.그는 트럼프 후보가 10일 해리스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한 발언은 큰 패착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트럼프 후보가 2020년 대선에서 진 것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러 증오범죄의 표적이 된 아시아계 유권자가 결집했기 때문”이라며 두려움 없이 살고 싶은 이민자 출신 유권자가 이번에도 투표로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한국계 최초의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뉴저지주·민주당)은 그에게 큰 영감을 주는 존재. 박 의원은 “김 의원을 보며 한계가 없음을 실감한다”며 자신도 기회가 되면 연방 의원직에 나서겠다고 했다.50개 주정부의 권한이 강한 미국에서 총 5400여 명에 이르는 주 하원의원 중 한국계는 박 의원을 포함해 불과 10여 명에 그쳐 인구에 비해 적은 편이다. 박 의원은 “더 많은 한국계가 공직에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조지아주는 현대차그룹(서배너), SK온(커머스), 한화큐셀(달튼) 등 한국 기업이 잇따라 진출하며 활력이 돌고 있다. 박 의원은 “역사적 변화”라고 짚으며 한미 관계를 중시하는 유권자가 늘고 한국의 위상 또한 높아졌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를 민주당 승리에 유리한 요인으로도 봤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조지아에 온 젊은층이 바이든 행정부의 첨단 제조업 유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파성이 옅고 실용적 성향이 강한 젊은층이 “째째한 정치 싸움을 뒤로하고 번영과 전진을 위한 선택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만만치 않은 싸움이지만 해리스는 최근 조지아에 부쩍 늘어난 이민자와 젊은층을 위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지도자”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글로벌 금리 인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즉각 금리를 내렸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도 보폭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중앙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에 적용되는 레포금리를 5.5%로 0.5%포인트 인하했다고 전했다. UAE 중앙은행도 익일물 예금금리를 4.9%로 0.5%포인트 내렸다. 중동 주요 산유국들은 미국 달러화에 자국 통화 가치를 연동한 고정환율제(달러 페그)를 채택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 특성상 연준의 움직임에 신속히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올 6월과 12일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낮춘 유럽중앙은행(ECB)은 12월에 금리를 추가로 낮출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5.0%로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올해 중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올 3월 서방 국가 중 처음으로 금리를 낮춘 스위스는 6월에도 추가로 인하했다. 캐나다 등도 금리 인하를 시작했으며 연내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18일 3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6%로 0.25%포인트 내렸다. 중국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2월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7월에도 0.1%포인트 낮췄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덕 경찰이 더 이상 여성을 괴롭히지 않도록 하겠다.” 올 7월 취임한 ‘유화파’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히잡 의문사’ 2주년을 맞는 16일 수도 테헤란에서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선 때부터 히잡 미착용을 단속하는 이른바 ‘도덕 경찰’의 활동 축소를 공약한 그는 이날도 “이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상당수 여성 언론인 또한 평소와 달리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그는 2015년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이 체결했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행정부가 폐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할 뜻을 강조하며 미국을 ‘형제(brother)’라고 칭했다. 대표적인 반미 국가인 이란의 대통령이 미국을 ‘형제’라고 부르며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첫 기자회견서 “히잡 단속 완화”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은 이슬람 혁명 4년 후인 1983년 공공장소에서 9세 이상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를 단속하기 위한 별도 조직, 이른바 ‘도덕 경찰’도 만들었다. 도덕 경찰이 테헤란의 부유층 거주지가 아닌 빈민층 거주지에서 주로 단속을 실시하며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것은 오래전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2022년 9월 13일 당시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는 쿠르디스탄주 사케즈에서 테헤란으로 향하던 중 히잡을 느슨하게 썼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연행됐다. 사흘 후 그가 의문사하자 전국적 반(反)정부 시위가 발발했다. 같은 해 연말까지 이어진 시위로 약 580명이 숨지자 이란 당국은 도덕 경찰 활동을 잠시 중단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단속을 재개했다. 석 달 후 테헤란 지하철에서는 17세 여고생 아르미타 게라반드가 역시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경찰에 폭행당해 숨졌다. 지난달에도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운전하던 31세 여성 아레주 바드리가 경찰 총격으로 하반신 마비 위험에 처했다. 아제르바이잔계 부친과 쿠르드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페르시아계가 주류인 이란에서 소수파다. 올 5월 강경보수 성직자인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의 헬기 추락사로 치러진 대선 보궐선거에서 히잡 단속 완화, 경제난 해소 등을 공약해 당선됐다. 첫 기자회견에서 이를 언급한 것 또한 이 사건에 대한 민심의 거센 분노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음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美도 형제, 핵합의 복원 의지”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미국과 직접 대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핵합의에 대해 “올 11월 미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되든 미국 또한 핵합의 복원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우리 역시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적대감을 내려놓으라”며 “우리는 형제”라고 밝혔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핵합의 복원을 강조했다. 또 2015년 서방과의 핵합의 타결 시 실무를 주도했던 아바스 아라그치를 신임 외교장관으로 발탁했다. 이란은 현재 유럽연합(EU)과도 핵합의 복원을 위한 별도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양측이 22, 23일 양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는 이란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탄도미사일을 대거 판매했다는 의혹에는 “현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올 7월 31일 이스라엘 추정 공격으로 테헤란에서 암살된 것에 대한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두고 “이스라엘이 하니야를 (일부러) 이란에서 암살해 확전을 유도했지만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동전쟁 종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특정 방법으로 우리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도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국과 체코의 원자력발전소 협력에 많은 이웃 나라들도 큰 관심을 보입니다. 이번 두코바니 원전 수주는 한국의 유럽 원전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 이반 얀차렉 주한국 체코대사(사진)가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 체코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체코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두코바니 원전 수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미국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약속 또한 신뢰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올 7월 체코가 2036년 가동을 목표로 남부 두코바니에 지을 7, 8번째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내년 초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윤 대통령도 원활한 사업 진행과 양국 간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하기 위해 19∼21일 체코를 국빈 방문한다. 한국은 이번 수주전에서 체코와 지리적, 역사적으로 가까운 프랑스를 물리쳤다. 얀차렉 대사는 “공정한 심사 끝에 한국을 선택했다”며 “한국이 내건 공사 기한 엄수, 적은 예산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과 체코는 방위산업, 고속철, 고속도로,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양자 기술 등에서도 협력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유럽 중앙부에 위치한 체코는 지리적 이점을 살리기 위해 향후 10년간 고속철 및 고속도로 건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다니엘 블라슈코베츠 체코 국방차관도 12일 국방부 관계자들과 서울에서 만났다. 양측은 내년 1분기(1∼3월)에 공동위원회 등을 개최해 방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얀차렉 대사는 “2025년은 양국의 수교 35주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10주년”이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의 한국 방문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어 “현재 주 4회 운항하는 양국 직항편을 주 7회로 증편하는 것 또한 목표”라고 했다. 체코가 유럽의 ‘한류’ 열풍을 한 단계 도약시킬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체코를 방문하고, 현지에서 활동하면 좋겠다”며 “특히 체코 영화산업에는 훌륭한 인재가 많기 때문에 한국 영화계가 체코에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국과 체코는 원자력 발전소 외에도 고속철, 고속도로,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양자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여지가 큰 나라입니다.”이반 얀차렉 주한국 체코대사가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체코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한국이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이 양국의 협력에 중대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은 체코가 2036년 가동을 목표로 남부 두코바니에 지을 7, 8번째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7월 선정됐다. 내년 초 최종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마무리 짓기 위해 19~21일 체코를 국빈 방문한다. 얀차렉 대사는 “체코 현지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원전 드라이브를 거는 점을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약속 또한 신뢰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맞대결이었던 이번 수주전에서 체코는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가까운 프랑스가 유력하다는 일각의 관측을 뒤엎은 결정이었다. 얀차렉 대사는 “정치적 계산을 깔지 않고 공정한 심사 끝에 한국을 선택했다”며 “한국이 내건 공사 기한 엄수와 낮은 예산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체코는 현재도 원전 6기를 운영해 전력을 공급한다. 원자력 발전 비중을 현행(2022년 기준) 37%에서 2050년 50%로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로 최대 4기를 지을 계획이다. 체코는 유럽의 전통적인 공업 강국이기도 하다. 단어 ‘로봇’도 체코어가 어원이다. 대표 수출품은 자동차, 현미경, 반도체 등이다. 현대자동차(2006년)와 넥센타이어(2014년)도 유럽공장을 체코에 냈다. 얀차렉 대사는 “체코가 한국의 유럽 원전 시장 진출에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기술력을 갖춘 한국과 원전을 지어봤고 유럽 시장 이해도가 높은 체코가 협력한다는 소식에 이웃 국가들이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체코는 유럽의 중앙부에 위치했다. 독일, 폴란드,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 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체코 정부는 지리적 이점을 살리기 위해 향후 10년간 고속철도과 고속도로 건설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얀차렉 대사는 “한국은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는 물론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퀀텀 기술 등 체코의 전략 성장 분야 전반에서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양국은 국방 분야에서 협력도 꾀할 계획이다. 12일 다니엘 블라즈코벡 체코 국방부 차관은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방한해 한국 국방부와 만났다. 양측은 내년 1분기(1~3월)에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안보 및 방산 협력 심화를 위한 토대를 닦기로 했다. 토마쉬 포야르 체코 국가안보보좌관(3~6일)과 얀 리파브스키 외교장관(8~10일)에 이어 이달 들어 세 번째 고위급 한국 방문이다. 체코와 한국은 내년에 수교 35주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10주년을 맞이한다. 페트르 피알라 총리의 한국 방문도 점쳐진다. 두코바니 원전 수주까지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양국 관계에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얀차렉 대사는 이달로 한국 부임 1주년을 맞았다. 김치가 입에 잘 맞고 반려견과 새벽 남산 산책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각계 초대로 한국을 빠르게 알아가고 있다며 한국인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얀차렉 대사는 “직전에 근무하던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는 체코 식당이 아예 없었지만 서울에는 7곳이나 있다”며 “양국의 끈끈한 교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유럽 대사가 그렇듯 북한 대사를 겸하지만 체코의 북한 대사관 재가동은 아직이다. 얀차렉 대사는 “조만간 재가동되기를 희망한다”며 “체코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지지해 왔고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 목소리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주 4회 운항하는 양국 직항편을 주 7회로 증편하는 것 또한 목표다. 한-체코 민간 교류를 활성화에 지렛대가 될 전망이다. 얀차렉 대사는 체코가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를 목적으로 살기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인근 유럽 국가로 이동이 편리하고, 수도 프라하는 거주자 4명 중 1명이 외국인일 정도로 많아 영어가 잘 통한다고 한다. 그는 청년 세대가 양국 관계에 중요한 뼈대가 된다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한국의 젊은 분들을 위해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2005년)’을 이을 새로운 작품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체코 영화 산업에는 훌륭한 인재가 많습니다. 문을 두드려주시면 좋겠습니다.”얀차렉 대사는 “체코인은 유머를 좋아한다”며 풍자 소설 ‘훌륭한 병사 슈베이크’를 추천했다. 기자 출신 작가 야로슬라프 하셰크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경험을 반전(反戰)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엉뚱한 성격의 주인공 슈베이크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겪은 각종 일화가 총 3부작의 소설에 담겼다. 특히 저자의 재치가 돋보이는 삽화 170여 점이 수록돼 재미를 더한다. 출간 이후 54개국에서 번역됐고 독일의 세계적인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이 작품을 연극으로도 각색했다. 체코 문화부의 번역 지원을 받아 한국에서는 지난해 출간됐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올해 두 번의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그는 7월 13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규모 야외 유세 중 첫 번째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그리고 64일 뒤인 15일 또한번의 암살 시도를 겪었다. 이번에는 플로라디주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장에서였다. 트럼프 후보를 겨냥했던 두 번의 암살 시도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문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두 암살 시도는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나.“첫 번째 암살 시도는 이번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야외 유세 현장이었다.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소유하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골프를 치고 있었다.”―암살 용의자들은 어떤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었나.“첫 번째 암살 시도 용의자인 토마스 매슈 크룩스(21)는 현장에서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반면 두 번째 암살 시도 용의자인 라이언 웨슬리 루스(58)는 총격을 가하기 전 요원들에게 걸렸고, 도주하다 잡혔다. 두 사람 모두 백인 남성이지만, 나이에선 차이가 크다. 크룩스는 20대, 루스는 50대다. 크룩스는 사망했기 때문에 정확한 암살 시도 이유를 알 수 없다. 루스의 경우에는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이유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외신 등을 통해 알려진 것에 따르면 루스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지했던 인물이다. 또 트럼프 후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에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두 암살 시도 때 사용된 총기는 어떤 것인가.“크룩스가 사용했던 총기는 ‘AR-15’ 계열의 소총이다. 1958년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가 개발한 소총으로 미 육군에서 오랜 기간 사용했던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이다.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에 ‘단골’로 등장한다. 반면 루스가 사용한 총은 ‘AK-47’ 유형이다. 이 총은 1947년 처음 러시아에서 제작됐다.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이나 관리가 편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소총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동, 동유럽 등에서도 많이 사용됐다. 또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단체에서도 많이 사용했다.”―트럼프 후보는 암살 시도 뒤 어떤 반응을 보였나.“첫 번째 암살 시도 때 트럼프 후보는 총에 귀를 맞았다. 심각하진 않았지만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당시 그는 넘어졌다 일어서며 ‘싸우자(fight)’를 외쳤다. 트럼프 후보의 이번 대선 캠페인 때 자주 쓰이는 구호 중 하나다. 당시 트럼프 후보의 모습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미국 국민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줬다. 당시 상황이 야외 유세 현장이었던 만큼 사실상 생중계 되고 있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두 번째 암살 시도는 첫 번째 암살 시도 때처럼 이른바 ‘극적인 장면’은 없었다. 또 트럼프 후보가 공적인 업무가 아닌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싸우자’를 외치는 것 같은 극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트럼프 후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강조했다.”―이번 사건을 트럼프 후보는 어떻게 바라볼까.“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로 최대한 이번 사건을 활용하려 할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10일 열린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게 사실상 ‘판정패’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최근 지지율 면에서도 특별한 호재가 없었다. 더더욱 이번 사건을 지지층 결집을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계기로도 활용할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일까.“해리스 후보와 민주당에게 트럼프 후보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는 결코 호재가 아니다. 트럼프 후보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고, 지지층이 다시 한 번 결집하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해리스 후보 측 역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또하나의 계기로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미국 대선을 50일 앞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이 대선 판세를 출렁이게 할 수 있을까.“최근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없던 트럼프 후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첫 번째 암살 시도 때와 달리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골프를 치던, 즉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던 중에 발생했다. 장소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첫 번째 암살 시도는 야외 유세장,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트럼프 후보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와 상황의 차이 때문에 대선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제이비어 브런슨 미 육군 1군단장(중장·사진)을 신임 주한미군사령관(대장) 겸 유엔군사령관으로 지명했다. 11월 5일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보여 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상원 인준을 거쳐 취임하면 빈센트 브룩스 전 사령관(2016∼2019년 재임)에 이어 두 번째 흑인 주한미군사령관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브런슨 대장의 승진도 재가했다. 통상 주한미군사령관은 4성 장군이 임명되는데, 이번에는 3성 장군을 승진시켜 4성 장군으로 만든 뒤 임명한 것이다. 2021년 7월부터 재직 중인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통상 3년인 주한미군사령관의 일반적인 임기보다 길게 재직하고 있다. 브런슨 대장의 인준이 이뤄지면 교체 또한 곧바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브런슨 대장은 버지니아주 햄프턴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보병 장교로 임관했다. 특수작전 부대 등에서 다양한 참모 및 지휘 보직을 역임했으며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등에 참전했다. 특히 2017∼2019년에는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도 수행했다. 2021년부터 육군 1군단장 겸 워싱턴주 루이스매코드합동기지(JBLM) 사령관을 맡았다. 부친과 부인 또한 모두 군인이다. 부친은 베트남전에서 복무한 앨버트 브런슨 전 예비역 소령, 부인 커스틴은 예비역 대령이다. 세 자녀가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국내외에서 휴전 압박에 직면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살해된 민간인 인질 6명의 시신이 발견된 가자지구 지하터널 영상을 공개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남은 인질을 석방하면 야흐야 신와르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사진)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협상 제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같은 날 자신들이 지정했던 안전구역을 공습해 민간인 등 최소 19명을 숨지게 만들어 국제사회의 시선은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0일 소셜미디어 X에 다니엘 하가리 군 대변인이 터널에 들어간 3분 16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하가리 대변인은 “인질들이 해당 터널에 억류되어 있었다”며 “바닥에 피가 보인다. 여기서 인질이 잔혹하게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바닥에는 하마스 소유로 추정되는 AK-47 소총 탄창과 인질이 사용한 듯한 머리빗과 옷 등 생활용품 등이 널려 있었다. 하가리 대변인은 “공기가 부족해 숨 쉬기도 어려운 환경에서 11개월 동안 살았던 인질들을 하마스가 죽였다”며 “우리는 인질을 데려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해당 영상을 공개한 건 지난달 31일 인질들의 시신이 발견된 뒤 전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등 국내외 정세가 심각하게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해당 영상 공개 뒤 “인질들의 목숨이 얇은 실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침묵과 무대책은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휴전 협상에 나선 이스라엘 측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하마스 ‘1인자’인 신와르 최고지도자의 안전을 보장하겠단 제안도 제시했다. 이날 갈 히르슈 이스라엘 인질특사는 블룸버그에 “신와르와 그의 가족 및 측근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겠다”며 “하마스 측에 이틀 전 운을 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협상에서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내비친 모습과 달리,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한 가자지구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남부 칸유니스 알마와시 난민촌에 미사일이 떨어져 최소 19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다쳤다. 뉴욕타임스(NYT)는 “폭격으로 생긴 지름 15m짜리 구덩이 2곳에 피란민들이 빨려 들어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조직원 3명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해명했으나,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직접 지정했던 안전구역을 공격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유럽의 경쟁력 쇠락을 막으려면 초대형 부양책이 꼭 필요하다.” ‘슈퍼 마리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가 9일 유럽연합(EU)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실존적 위험’에 처했다며 연간 8000억 유로(약 1200조 원)의 투자 등 부양책을 제안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발전 속도가 미국, 중국 등에 모두 밀리는 데다 EU 전반의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등도 발전의 장애물로 작용한다며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영영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9일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가 제시한 8000억 유로는 EU 국내총생산(GDP)의 약 4.7%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미국이 유럽에 제안한 부흥계획 ‘마셜 플랜’ 규모가 당시 EU GDP의 1∼2%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얼마나 큰 규모인지 알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연임에 성공했으며 11월부터 5년 임기를 새로 시작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 드라기 전 총재는 최근 50년간 1000억 유로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럽 기업이 등장한 적이 없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유럽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중 30%가 유럽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혁신 기업의 수, 주요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 자본시장 규모 등이 이미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렸는데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을 속속 도입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범유럽 반도체 전략’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개별 회원국 차원이 아닌 EU 전체가 반도체 투자를 강화하고 미국 등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는 힘을 합쳐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탈(脫)탄소 등 현재 유럽의 친(親)환경 정책이 에너지 기술력을 저하시켰다며 당장은 ‘성장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한 것과 무관치 않다. 현재 유럽의 산업용 전기값은 미국보다 약 1.6배 높다. 드라기 전 총재 또한 유럽의 최대 위기로 ‘값비싼 에너지 가격’을 꼽으며 구리, 리튬 등 주요 산업 광물의 확보 방안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1990년대 모국 이탈리아의 재무장관으로 일할 때 정부 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등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줄여 ‘슈퍼 마리오’로 불렸다. ECB 총재에 취임한 후 남유럽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진화했다는 평도 얻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유럽의 경쟁력 쇠락을 막으려면 초대형 부양책이 꼭 필요하다.”‘슈퍼 마리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9일 유럽연합(EU)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실존적 위험’에 처했다며 연간 8000억 유로(약 1200조 원)의 투자 등의 부양책을 제안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발전 속도가 미국, 중국 등에 모두 밀리는 데다 EU 전반의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등도 발전의 장애물로 작용한다며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영영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드라기 전 총재는 9일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가 제시한 8000억 달러는 EU 국내총생산(GDP)의 약 4.7%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미국이 유럽에 제안한 부흥계획 ‘마셜 플랜’ 규모가 당시 EU GDP의 1∼2%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얼마나 큰 규모인지 알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연임에 성공했으며 11월부터 5년 임기를 새로 시작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드라기 전 총재는 최근 50년 간 1000억 유로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럽 기업이 등장한 적이 없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유럽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중 30%가 유럽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혁신 기업의 수, 주요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자본시장 규모 등이 이미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렸는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을 속속 도입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에 그는 ‘범유럽 반도체 전략’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개별 회원국 차원이 아닌 EU전체가 반도체 투자를 강화하고 미국 등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는 힘을 합쳐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탈(脫)탄소 등 현재 유럽의 친(親)환경 정책이 에너지 기술력을 저하시켰다며 당장은 ‘성장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유럽의 산업용 전기값은 미국보다 약 1.6배 높다. 드라기 전 총재 또한 유럽의 최대 위기로 ‘값비싼 에너지 가격’을 꼽으며 구리, 리튬 등 주요 산업 광물의 확보 방안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드라기 총재는 1990년대 모국 이탈리아의 재무장관으로 일할 때 정부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등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줄여 ‘슈퍼 마리오’로 불렸다. ECB 총재에 취임한 후 남유럽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진화했다는 평도 얻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카멀라 해리스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분위기가 뚜렷하지만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같은 기류가 초박빙인 이번 선거 판세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트럼프 후보와 대결했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는 8일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로부터 대선 유세 동행, 각종 자문, 재집권 시 보직 관련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 본인과 대화를 나눈 것도 올 6월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후보는 내가 ‘스탠바이(standby·대기)’ 상태인 것을 안다. 무엇이든 기꺼이 돕겠다”며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트럼프 측에 대한 섭섭함을 내비쳤다. 인도계 여성인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후보에 대해 거부감이 강한 여성, 비(非)백인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올 3월 대선 경선에서 하차했고 두 달 후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헤일리에게 어떤 역할이든 맡겨 우리 팀에 있게 할 것”이라고 화답했지만 이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미 “해리스 후보 지지”를 선언한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같은 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추가 비판에 나섰다. 그는 ‘보수 거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레이건이 (살아 있었다면)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하루 전 그의 부친 딕 체니 전 부통령 또한 해리스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역시 트럼프 후보와 불편한 관계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또한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계획이 없다”고 공개했다. 반면 민주당은 계파를 불문하고 해리스 후보 두둔에 나섰다.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강경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셰일가스 수압파쇄법 ‘프래킹(fracking)’을 둘러싼 해리스 후보의 말 바꾸기 논란을 옹호했다. 샌더스 의원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진보적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프래킹 관련 말 바꾸기 또한 “해리스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실용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감쌌다. 해리스 후보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CNN 인터뷰에서 “프래킹을 허용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주로 화석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들이 주로 프래킹을 선호한다는 점을 의식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는 이런 해리스 후보를 두고 “걸핏하면 말을 바꾼다”고 비판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맞붙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게 11월 대선을 앞두고 어떠한 역할도 맡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대북 강경파인 헤일리 전 대사가 입각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헤일리 전 대사는 8일(현지 시간)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캠프로부터 유세나 자문, 보직 관련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트럼프와는 6월에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그는 내가 ‘스탠바이(standby·대기)’ 상태인 것을 안다. 무엇이든 기꺼이 돕겠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직접 나서 트럼프 후보에게 지원 의사를 타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캠프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트럼프 후보에 맞붙은 인물이다. 16곳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 직후인 올 3월 중도 하차했다. 그는 경선에서 “트럼프는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았다. 독재자들과 친구가 돼선 안 된다”며 트럼프 후보를 정면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를 대변한 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통해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얻었지만 끝내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하차 후 헤일리 전 대사는 잠행을 이어가다 5월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어떤 역할이든 맡겨 우리 팀에 있게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현지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중도층 공략을 위해 헤일리 전 대사를 필요로 한다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끝내 손잡지 않은 것이다. 결국 4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달부터 헤일리 전 대사가 글로벌 컨설팅 회사 ‘에델만 글로벌 자문’에서 부회장직을 맡아 근무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헤일리 전 대사는 “바이든과 트럼프보다 내가 나은 후보라고 생각해서 경선에 도전했다”며 “트럼프의 스타일과 접근법, 소통 방식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공화당원으로서 정책 측면에서는 상당 부분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말 바꾸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민주당은 계파를 불문하고 후보 감싸기에 나섰다. 미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강경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진보적인 인물”이라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실용적인 선택을 내린 것”이라고 옹호했다. 샌더스 의원은 해리스 후보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경쟁자로 만났고, 바이든 대통령 등 민주당 주류가 우파적이라고 비판을 가했던 인물이다. 해리스 후보의 셰일가스 추출법 ‘프래킹’에 대한 입장 변화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조기 하차했던 2020년 경선 당시에는 환경 오염을 이유로 금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에는 프래킹을 허용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대선 승자를 가를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니아주 민심을 고려한 ‘우클릭’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주요 이슈에서 기존 주장을 엎거나 수정하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TV토론이 10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막판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두 후보 간의 TV토론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 토론의 성패는 대선 결과에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와의 6월 TV토론 참패 뒤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고, 구원 등판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최근 다소 주춤한 것으로 관측되며 TV토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48%로 해리스 후보(47%)를 오차범위(±2.8%) 내에서 앞섰다. NYT는 “해리스 등판 뒤 ‘대세론’이 뜨거웠지만 트럼프 지지층은 놀랍도록 견고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특히 응답자 28%는 해리스 후보를 “잘 알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해리스 ‘싸움닭 전략’ vs 트럼프 ‘냉정 유지 관건’ 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은 해리스 후보는 백악관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6일째 토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가 이미 6차례 대선 TV토론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해리스 후보를 ‘언더도그(underdog·약자)’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자신을 능력 없는 급진주의자로 낙인찍으려는 트럼프 후보에게 말려들지 않기 위해 토론 초반부터 트럼프 후보를 몰아붙여 토론을 주도해야 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 때도 당시 선두주자였던 바이든 대통령을 적극 몰아붙이는 ‘싸움닭 전략’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해리스 후보는 현재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와 세 차례 토론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토론 준비를 이끌었던 캐런 던 변호사와 당시 트럼프 후보 역할을 맡았던 필리프 라이너스 전 대변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트럼프 후보도 토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축출에 앞장섰던 공화당의 대표적인 싸움닭 정치인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해리스 저격수 역할을 했던 털시 개버드 전 의원 등과 함께 토론을 준비 중이다. 트럼프 후보는 얼마나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느냐를 이번 토론의 관건으로 여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참패시킨 TV토론 때처럼 흥분을 가라앉힌 채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핵심 변수로 보고 있는 것. 공화당 전략가인 라이언 윌리엄스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이번 토론이 대선 결과를 바꿀 마지막 변곡점인 만큼, 고삐가 풀린 것처럼 보이지 않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상한 트럼프” vs “거짓말쟁이 해리스” NYT는 7일 “해리스 후보가 어떤 이미지로 정의되느냐가 이번 토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고 내다봤다.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와 달리 아직 상당수 유권자에게 대통령 후보로서의 경험과 역량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을 ‘과거’로 규정하고, 자신을 새로운 미래의 주자로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를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규정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 대신 트럼프 후보를 과거에 집착하는 ‘괴상한’ 정치인이자 이기적인 백만장자로 규정해 부동층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 후보를 바이든 행정부 실패의 공동 책임자로 지목하는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정치컨설턴트인 브렛 도스터는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해리스의 이전 발언과 현재 입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