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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미 국가정보국(DNI) 애브릴 헤인스 국장(사진)이 28일 서울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DNI는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헤인스 국장이 방한하는 건 2021년 10월 이후 2년 8개월여 만이다. 당시엔 한미일 정보기관 수장 간 만남을 위해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동맹 복원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하는 등 밀착 행보를 이어가는 만큼 헤인스 국장은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헤인스 국장은 올 3월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2024 연례 위협 평가를 주제로 연 청문회에선 “북-러 관계 진전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담해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여러 수사와 행동들은 더 도발적이며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헤인스 국장은 ‘정보 차르’로 불린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북-러 무기 거래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관 5곳과 러시아 선박 4척, 개인 8명을 7월 1일부터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27일 밝혔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기관은 러시아 선사인 트랜스모플롯, 엠 리징과 사이프러스 선사인 이벡스 시핑, 남오세티야 지역에 있는 유로마켓이다. 이 선사들이 소유한 ‘레이디 알’과 ‘마리아 1호’ ‘앙가라호’ 등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북한 나진항에서 컨테이너를 실어 블라디보스토크 두나이항까지 드나든 사실이 파악됐다. 유로마켓은 러시아산 정제유를 북한에 불법 판매하는 데 관여한 혐의, 러시아 선박 4척은 불법 해상 환적을 통해 북한에 유류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괴뢰(한국을 가리킴)놈들 노래 70곡과 영화 3편을 보다가 체포됐다.” 지난해 탈북한 남성 A 씨는 2022년 황해남도 광산에서 22세 농장원에 대한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처형장에서 재판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런 말을 읊었다고 증언한 것. 재판관으로 추정된 인물은 이 농장원이 7명에게 노래와 영화를 유포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27일 발간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에는 이 같은 탈북민들의 증언들이 빼곡히 담겼다. 북한은 대북 제재 장기화와 배급망 붕괴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 있다.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한류’를 접한 주민에 대한 통제 수위를 최근 사형 수준으로 강화한 실태가 정부의 이번 공식 보고서로 처음 확인된 것.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인 이른바 ‘북한판 MZ세대’를 겨냥해 전방위적인 사상문화 집중 통제에 나서는 모습도 확인됐다. ● “한국 드라마 보면 총살” 보고서에 따르면 사상·문화 통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정권 등 선대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 집권 초중반 때보다 더 강화됐다. 북한 당국은 최근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청년교양보장법(2021년),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 등을 잇달아 제정했다. ‘김정은 3대 악법’을 실제 적용해 지난해 남한 문화 유포자를 살인 등 강력범죄자와 함께 처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탈북민 A 씨는 “김정일 때만 해도 (남한 영상물 등을) 시청하면 단련대를 갔다”라면서 “법 시행 이후로는 시청만 해도 교화소를 간다”고 밝혔다. 또 “최초에 영상물을 들여온 사람은 무조건 총살”이라고도 했다. 단련대는 6개월∼1년의 노동단련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교화소는 1∼15년 이하 노동교화형이나 무기 노동교화형에 처해진 사람을 수용하는 곳이다. 지난해 목선을 타고 동해로 귀순한 20대 여성 B 씨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19, 20, 23세 지인 3명이 지난해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처형당했다고 밝혔다. B 씨는 이런 일들이 북한 전역에서 이뤄지는 “흔한 일”이라며 “남북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지니까 기본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면 무조건 총살”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탈북한 여성 C 씨는 “결혼식에서 신부의 흰색 드레스와 신랑의 신부 업어주기는 괴뢰식이라고 했고 선글라스 착용, 와인잔으로 와인 마시기, 여러 개의 장신구를 동시에 착용하기도 모두 반동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휴대전화 주소록이나 문자메시지에 ‘아빠’ ‘…님’ ‘쌤(선생님)’ 등 호칭이나 ‘했어요’ ‘빨리 와’ 등 한국식 표현만 써도 단속 대상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북송 수감자에 대한 성폭행, 강제 낙태 증언도 나왔다. 2013년 강제 북송돼 신의주 보위부에 구금됐던 한 여성 증언자는 “보위부 비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다른 수감자를 상대로도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남성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강제 낙태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증언자는 “담당 보안원이 ‘아이를 지워야 한다’고 이야기하니 (의사가) 바로 배꼽 아래에 주사를 놓았다”며 “이후 죽은 아이를 낳았다. 스스로 결정해 아이를 지웠다는 확인 도장을 찍었다”고 했다.● “누구나 남한 영화 봐” 보고서는 북한 주민들의 한국 문화 소비는 이미 만연한 현상이라고 했다. 한 탈북민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진) 여기가 공화국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남한 영화를 누구나 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2020년 초 당국이 학부모들에게 ‘자택에서 자녀들이 불순 녹화물을 시청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도록 했다는 것. B 씨는 기자들에게 ‘이태원클라쓰’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북한에서 접한 최신 한국 드라마와 가수들을 쭉 열거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2017∼2023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한 3553명을 심층 면담 방식으로 조사해 이 중 649명의 증언을 기반으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엔 비공개였지만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공개됐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중국 당국이 다음 달부터 현지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불심검문을 강화하는 만큼 체류·여행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국가정보원이 27일 밝혔다. 또 “불심검문을 당했을 때는 중국 측 법 집행인과 언쟁을 삼가고, 즉시 외교부 영사콜센터나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 등에 알려 영사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올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국가안전기관 안전행정 집행절차 규정에 따르면 중국 공안기관은 국가 안전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해 신체와 물품 등을 검사할 수 있고 증거를 수집하거나 검사 현장에서 즉각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4월 중국 국가안전부는 휴대전화, 노트북 등 불심검문 권한을 명시한 이 규정을 발표했고, 7월 1일부터 이 규정이 시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중국 내 사용이 금지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공개적으로 이용하면 불심검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중국 지도자와 소수민족 인권, 대만 문제 등 중국 측이 민감해하는 주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항만 등 보안시설이나 시위 현장을 방문해 촬영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어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는 종교인들을 상대로도 “종교 활동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여름철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큰 전국의 6만 9000여 곳 지역이 정부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숨진 경북 봉화군의 한 마을도 당국의 관리 대상인 ‘취약 지역’ 명단에서 빠져 있었다. 이 마을은 산지와 민가 간의 거리가 30m가 되지 않아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인명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었다. ● 산사태 위험 큰데도 6만 개소 ‘취약지역’에서 누락 감사원이 27일 공개한 ‘산사태·산불 등 산림재난 대비 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2012년부터 산사태 위험이 큰 곳을 미리 ‘취약 지역’으로 지정한 뒤 산사태를 막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 등을 설치하는 사업을 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2011년 66명이 다치거나 숨진 ‘우면산 산사태’가 계기가 됐다. 산림청의 용역을 받은 산림조합이 ‘취약지역’으로 지정할 대상을 정하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위원회 심의를 열어 ‘취약지역’으로 확정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산림조합은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6만 9682개소를 과학적인 근거 없이 ‘취약 지역’ 선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애초에 산림조합은 민가가 산지로부터 50m 이내의 거리에 있는 지역 12만 6464개소를 위험 지역으로 추렸다. 이 위험지역은 대부분 경북, 경남, 전북, 전남, 강원, 충북 충남, 경기, 서울, 세종 등 10개 지자체에 속해있었다. 그런데 산림청은 “92.4%가 10개 지자체에 편중돼있다”는 이유로 6만 9682개소를 임의로 제외하고, 나머지 5만 6782개소만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 결과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인명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큰 지역들이 정부의 관리감독망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점검한 결과 지난해 7~8월 집중 호우로 전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총 13곳이었다. 그런데 이중 정부에서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2곳 뿐이었다. 산림청은 각 지자체가 산사태 위험이 큰 지역을 ‘취약 지역’으로 확정하기 위한 위원회 심의를 몇년 째 미루고 있는데도 이를 점검하지 않았다. 2019~2021년 위원회 심의대상에 오른 ‘취약지역’ 대상은 3216곳이었는데, 이중 11.5%인 370곳에 대해서는 1년 넘게 위원회 심의 자체가 열리지 않아 ‘취약지역’으로 확정되지 못했던 것.남양주시는 실태조사 용역을 맡은 산림조합이 10곳을 취약지역 대상지로 정했는데, 관리부담을 느낀 담당 공무원이 이중 8곳을 배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산림조합은 공무원의 요구대로 8곳의 산사태 위험도를 낮게 조작한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시는 토지주가 땅값 하락을 우려하며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로 위원회 심의를 몇년 째 미뤄왔다. ● ‘산사태 위험 지역’에 위치한 대피소만 2000곳 넘어 이미 ‘취약지역’으로 정해진 지역에 대한 관리도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 취약지역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는 ‘사방사업’ 공사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오자 산림청은 이미 공사가 돼있는 지역을 취약지역으로 지정하는 꼼수로 사방사업 실시율을 실제보다 부풀린 뒤 이를 국회에 보고했다.주민 대피소로 지정된 2만 5384개 대피소 가운데 2164개소가 실제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대피 안내를 받아 대피소로 이동한 주민들이 오히려 산사태 피해를 입어 매몰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던 것. 경북 예천의 한 마을은 산사태 위험구역 안에 있는 마을회관을 대피소로 정하고 있었다. 산림청과 지자체가 총 413억여 원을 들여 산불감시용 폐쇄회로(CCTV) 1446대를 전국에 설치했지만 제대로 운용되고 있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전국에 설치된 1446대의 산불감시용 CCTV 중 801대로 절반 가량만 자동회전 기능이 있었던 것. 최근 3년간 발생한 산불 1,684건 중 CCTV에 의해 발견된 산불은 6건, 전체의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괴뢰(한국을 가리킴)놈들 노래 70곡과 영화 3편을 보다가 체포됐다.”지난해 탈북한 남성 A 씨는 2022년 황해남도 광산에서 22세 농장원에 대한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처형장에서 재판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런 말을 읊었다고 증언한 것. 재판관으로 추정된 인물은 이 농장원이 7명에게 노래와 영화를 유포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고 한다.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27일 발간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에는 이같은 탈북민들의 증언들이 빼곡히 담겼다. 북한은 대북 제재 장기화와 배급망 붕괴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 있다.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한류’를 접한 주민에 대한 통제 수위를 최근 사형 수준으로 강화한 실태가 정부의 이번 공식 보고서로 처음 확인된 것. 특히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인 이른바 ‘북한판 MZ세대’를 겨냥해 전방위적인 사상문화 집중 통제에 나서는 모습도 확인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독자 우상화에 나선 김정은이 청년층의 사상이 이완돼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한국 드라마 보면 총살”보고서에 따르면 사상문화 통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정권 등 선대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 집권 초·중반 때보다도 더 강화됐다. 북한 당국은 최근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청년교양보장법(2021년),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 등을 잇따라 제정했다. 이같은 이른바 ‘김정은 3대 악법’을 실제 적용해 지난해 남한 문화 유포자를 살인 등 강력범죄자와 함께 처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탈북민 A 씨는 “김정일 때만 해도 (남한 영상물 등을) 시청하면 단련대를 갔다”면서 “법 시행 이후로는 시청만 해도 교화소를 간다”고 밝혔다. 또 “최초에 영상물을 들여온 사람은 무조건 총살”이라고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공개처형을 집행한 사례만 4건에 달했다.지난해 목선을 타고 동해로 귀순한 20대 여성 B 씨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19, 20, 23세 지인 3명이 지난해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처형당했다고 밝혔다. B 씨는 이런 일들이 북한 전역에서 이뤄지는 “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북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지니까 기본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면 무조건 총살”이라고 덧붙였다.보고서는 국가안전보위성, 사회안전성 등에서 파견된 인원으로 구성된 특별전담조직인 ‘연합지휘부’를 중심으로 당국이 불시 단속을 강화했다고도 전했다. 수색결정서를 제시하지도 않고 가택 수색을 하거나 길거리,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까지 하고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학생이라면 무조건 가입하는 청년동맹이나 거주지 단위의 ‘인민반’까지 다층 감시통제 시스템이 구축돼있다”고 했다. 지난해 탈북한 여성 C 씨는 “결혼식에서 신부의 흰색 드레스와 신랑의 신부 업어주기는 괴뢰식이라고 했고, 선글라스 착용, 와인잔으로 와인 마시기, 여러 개 장신구를 동시에 착용하기도 모두 반동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휴대전화 주소록이나 문자 메시지에 ‘아빠’ ‘~님’ ‘쌤(선생님)’ 등 호칭이나 ‘했어요’ ‘빨리와’ 등 한국식 표현만 써도 단속 대상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 “누구나 남한 영화 봐”보고서는 북한 주민들의 한국 문화 소비는 이미 만연한 현상이라고 했다. 한 탈북민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진) 여기가 공화국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남한 영화를 누구나 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2020년 초 당국이 학부모들에게 ‘자택에서 자녀들이 불순녹화물을 시청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도록 했다는 것. B 씨는 기자들에게 ‘이태원클라스’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북한에서 접한 최신 한국 드라마와 가수들을 쭉 열거하기도 했다.통일부는 2017~2023년까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한 3553명을 심층 면담 방식으로 조사해 이 중 649명의 증언을 기반으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엔 비공개였지만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공개됐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중국 당국이 다음달부터 현지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불심 검문을 강화하는 만큼 체류·여행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국가정보원이 27일 밝혔다. 또 “불심 검문을 당했을 때는 중국 측 법 집행인과 언쟁을 삼가고, 즉시 외교부 영사콜센터나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 등에 알려 영사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올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국가안전기관 안전행정 집행절차 규정에 따르면 중국 공안기관은 국가 안전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해 신체와 물품, 장소 등을 검사할 수 있고 증거를 수집하거나 검사 현장에서 즉각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4월 중국 국가안전부는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등 불심 검문 권한을 명시한 이 규정을 발표했고, 7월 1일부터 이 규정이 시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중국 내 사용이 금지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공개적으로 이용하면 불심 검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중국 지도자와 소수민족 인권, 대만 문제 등 중국 측이 민감해하는 주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항만 등 보안시설이나 시위현장을 방문해 촬영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어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는 종교인들을 상대로도 “종교 활동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경기 화성시 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화재의 원인을 철저하게 정밀 감식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오후 7시경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화재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한 뒤 피해 및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남화영 소방청장에게 화재 원인 규명을 지시하고 “화학물질에 의한 화재는 기존 소화기나 소화전으로 진화가 어렵다”며 “전문가들과 함께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한 종합적 대책을 연구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유사 업체에 대한 안전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에겐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며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행안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인명 수색·구조 및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소방관 등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또 사상자나 실종자 중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관련 국가 공관과도 협조 시스템을 즉시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오후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정부는 범정부적 대응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했다. 중대본부장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낮 12시 36분 중대본 회의를 열어 관계기관과 신속한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화재 발생 현장을 찾아 “피해자별로 일대일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심리 치료 등 피해 가족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는 한편 부상자들을 신속하게 치료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신원 확인도 아직 안 된다는데….” 24일 오후 9시경 경기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리튬전지 제조공장 앞. 이날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희생된 외국인 근로자 유족들이 애타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사망한 중국 국적 여성 근로자의 남편도 신원 파악이 안 돼 빈소도 찾아가지 못한 채 공장 바로 옆 골목 귀퉁이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화재로 고립됐던 근로자 20여 명은 화재 발생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 35분경 모두 주검으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망한 외국인 20명 중 중국 국적 외국인은 최소 18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시신 5구가 안치된 화성시 송산면 육일리 송산장례문화원에도 유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촌누나 2명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직접 장례식장을 방문했다는 중국 국적 강모 씨는 “누나들이 전화기가 꺼져 있다. 이곳으로 오면 찾을 수 있다고 했다”며 “작은누나는 중국에 딸이 한 명 있다”며 망연자실했다. 강 씨는 결국 시신 확인도 못 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사망자 22명 중 20명은 외국인 실종자들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실종자 중 22명은 화재 발생 8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 중 한국인은 2명, 외국인은 20명(중국 18명, 라오스 1명, 국적 미상 1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여성은 1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2층에서 리튬전지 완제품을 검수하거나 포장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다. 특히 납품 일정이 몰린 탓에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 공장이 있는 전곡산업단지 일대 전지 공장들은 포장과 조립 업무 등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상당히 많이 고용했다고 한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 이날 처음 출근한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와 실종자 중 불법체류자가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사망자 22명의 시신은 화성시내 5개 병원 등으로 분산돼 안치됐지만 신원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일부 시신은 훼손이 심해 성별 특정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후 유전자(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발만 동동 구른 가족들 화마(火魔)가 가족의 일터를 덮쳤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공장으로 달려온 실종자 가족들은 걷잡을 수 없이 솟아오른 불길과 까맣게 그을린 외벽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을 외면하듯 리튬전지에서 타오른 불이 쉽사리 꺼지지 않아서다. 이날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는 한 한국인 여성은 “(화재 소식 후) 회사에 아무리 연락해도 받지 않아 택시를 타고 급하게 달려왔다”며 울먹였다. 또 다른 여성은 “애들 아빠 어떻게 하냐, 어떻게 해”라며 오열하다 이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았다. 실종자의 자녀로 보이는 또 다른 여성도 “우리 아빠 어딨는 거야, 아빠 어딨어”를 하염없이 외쳤다. 이번 화재에서 가장 먼저 사망 판정을 받은 김모 씨(52)의 빈소가 차려진 화성 송산장례문화원엔 김 씨의 부인이 두 눈이 벌겋게 부은 채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세 자녀의 아버지인 김 씨는 평소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며 이 공장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온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발을 동동 구르거나 손으로 연신 얼굴을 쓸어내렸다. 정부는 사망자들의 국적 등 신분이 확인되는 즉시 피해자의 국가에 사고 사실을 긴급 통보하고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에 주재 중인 각국 대사관이 유족 및 보호자의 입국 및 체류를 지원하면 외교부는 대사관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화성=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화성=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초까지 살포한 오물풍선에 실린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오물에 포함된 토양 등에서 기생충이 다수 검출됐다. 토양에선 사람 유전자도 나왔는데 이는 이 기생충이 인분에서 나온 것임을 시사한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다만 통일부는 오물풍선에 담긴 토양이 소량이고, 우리 군에서 수거·관리해 감염병 우려 등 위해 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24일 통일부는 북한이 날린 오물풍선 70여 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정부는 북한이 풍선 추가 부양을 준비 중인 동향이 포착되자 북한 수뇌부가 민감해할 수 있는 풍선 내용물을 분석해 이날 오전 전격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에 합동참모본부는 브리핑을 통해 “24일부터 북풍 또는 북서풍이 예고돼 있어 북한군 활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보란 듯 또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우리 정부가 6년 만에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해 풍선 4차 살포를 감행한 지 보름 만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검출된 기생충들은 회충, 편충 등 토양 매개성 기생충이다. 이 기생충은 화학비료 대신 인분비료를 사용하는 경작 환경이나 생활 환경이 비위생적일 때 발생하는 만큼 보건 환경 후진국에서 많이 관찰된다.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을 보여주는 쓰레기도 발견됐다. 북한은 생활 실태 노출을 감추기 위해 폐종이, 비닐, 자투리 천 등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만든 ‘살포용 쓰레기’를 급조했지만 여러 번 꿰맨 흔적이 있는 양말이나 구멍 뚫린 바지 등 열악한 경제 사정을 보여주는 물건이 다수 발견된 것. 오물 속에선 김정일 김정은 등 김씨 일가를 우상화하는 문건도 훼손된 채 발견됐다. ‘위대한 령도자 김일성 대원수님 교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가 적힌 종잇조각이 나온 것. 북한 형법상 수령 교시가 담긴 문건을 훼손하는 행위는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4일 오후 9시 전부터 북서풍을 이용해 다시 풍선 부양을 시작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풍선은 오후 10시를 전후해선 서울 상공에서도 포착됐다. 정부는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 재개를 시작으로 휴전선 인근 국지 도발 등 추가 도발을 집중적으로 이어갈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경기 화성시 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화재의 원인을 철저하게 정밀 감식하라”고 지시했다.이날 오후 7시경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화재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위로를 전한 뒤 피해 및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남화영 소방청장에게 화재 원인 규명을 지시하고 “화학물질에 의한 화재는 기존 소화기나 소화전으로 진화가 어렵다”며 “전문가들과 함께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한 종합적 대책은 연구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유사 업체에 대한 안전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에겐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며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행안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인명 수색·구조 및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소방관 등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라”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또 사망자의 장례 지원과 유가족 지원에도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으며, 사상자나 실종자 중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관련 국가 공관과도 협조 시스템을 즉시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정부는 범정부적 대응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했다. 중대본부장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낮 12시 36분 중대본 회의를 열어 관계기관과 신속한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화재 발생 현장을 찾아 “피해자별로 일대일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심리 치료 등 피해 가족 지원에도 만전을 가하는 한편 부상자들을 신속하게 치료해 줄 것”을 당부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불이 난 지 4시간이 넘었는데 아직 연락 하나 받지 못했어요.”24일 오후 2시 반경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한 리튬전지 공장 정문 앞. 이날 오전 10시 31분경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0명 이상 고립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 여성이 “남편이 연락이 되질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여성의 남편은 화재가 발생한 2층에서 근무를 하다 연락이 두절됐다고 했다. 여성은 떨리는 목소리로 “불이 났다는 뉴스를 보고 회사에 아무리 연락해도 아무도 받지 않아 택시를 타고 급하게 달려왔다”며 “(남편의 생존 여부가) 왜 확인이 안 돼느냐, 도대체 왜…”라고 울먹였다.● 발만 동동 구른 가족들화마(火魔)가 가족의 일터를 덮쳤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공장으로 달려온 실종자 가족들은 겉잡을 수 없이 솟아오른 불길과 까맣게 그을린 외벽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을 외면하듯 리튬전지에서 타오른 불이 쉽사리 꺼지지 않아서다.한 여성은 “애들 아빠 어떻게 하냐, 어떻게 해”라며 오열하다 이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 앉았다. 소방관들이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버스로 안내했지만 이마저도 뿌리치며 “밖에서 남편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실종자의 자녀로 보이는 또 다른 여성도 “우리 아빠 어딨는 거야, 아빠 어딨어”를 하염없이 외치며 옆에 있던 남동생을 끌어 안고 눈물을 흘렸다.화재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한 직원들도 가족들과 함께 동료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렸다. 1층에서 근무하다 간신히 탈출했다는 이모 씨(59)는 “생산 쪽 책임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평소 솔선수범하는 사람이었다. 최근에는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도 했는데…”며 말을 잇지 못했다.이번 화재에서 가장 먼저 사망 판정을 받은 김모 씨(52)의 빈소가 차려진 화성 송산장례문화원엔 김 씨의 부인이 두 눈이 벌겋게 부은 채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세 자녀의 아버지인 김 씨는 평소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며 이 공장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온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다리를 동동 구르거나 손으로 연신 얼굴을 쓸어내렸다.● 사망자 22명 중 20명은 외국인실종자들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실종자 중 22명은 화재 발생 8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 중 한국인은 2명, 외국인은 20명(중국 18명, 라오스 1명, 국적 미상 1명)으로 집계됐는데, 절반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2층에서 리튬전지 완제품을 검수하거나 포장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다. 특히 납품 일정이 몰린 탓에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 공장이 있는 전곡산업단지 일대 전지 공장들은 포장과 조립 등 단순 업무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상당히 많이 고용했다고 한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 이날 처음 출근한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와 실종자 중 불법체류자가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사망자 22명의 시신은 화성시내 5곳 병원으로 분산돼 안치됐지만 신원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시신 훼손이 심해 현재 성별 특정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후 유전자(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정부는 사망자들의 국적 등 신분이 확인되는 즉시 피해자의 국가에 사고 사실을 긴급 통보하고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에 주재 중인 각국 대사관이 유족 및 보호자의 입국 및 체류를 지원하면 외교부는 대사관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피해자들이 어떤 비자를 받았느냐 등에 따라 유족을 지원할 부처도 달라진다. 계절근로(E-8) 비자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숨지거나 다쳤을 때는 법무부가,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은 외국인이 피해를 봤을 때는 고용노동부가 지원 업무를 주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다량 살포한 오물풍선에 실린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오물에 포함된 토양 등에서 기생충들이 다수 검출됐다. 이 토양에선 사람 유전자도 나왔는데 이는 이 기생충들이 인분에서 나온 것임을 시사한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다만 통일부는 오물풍선에 담긴 토양은 소량인 데다 우리 군에서 수거·관리해 토지 오염이나 감염병 우려 등 위해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24일 통일부는 북한이 날린 70여개 오물풍선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에 검출된 기생충들은 회충, 편충, 분선충 등 토양 매개성 기생충이다. 이 기생충은 보통 화학비료 대신 인분 비료를 사용하는 환경이나 생활환경이 비위생적일 때 발생하는 만큼 보건 관경 후진국에서 많이 식별된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오물풍선에는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을 보여주는 쓰레기들도 다수 발견됐다. 북한은 생활실태 노출을 감추기 위해 폐종이, 비닐, 자투리 천 등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만든, 이른바 ‘살포용 쓰레기’를 급조했지만 구멍 난 양말을 여러 번 꿰맨 흔적이나 구멍 뚫린 유아용 바지, 옷감을 덧대 만든 장갑과 마스크 등 열악한 경제 사정을 보여주는 물건들이 다수 발견된 것.오물 속에선 김정일 김정은 등 김씨 일가를 우상화하는 문건이 훼손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위대한 령도자 김일성 대원수님 교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가 적힌 종잇조각이 나온 것. 북한 형법상 수령 교시가 담긴 문건을 훼손하는 행위는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물 살포에 일반 주민들도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긴급하게 행정력을 동원하니 오물에서 북한 주민들의 반감 및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오물에선 과거 국내 업체가 북한에 지원한 넥타이, 청재킷 등 의류를 가위나 칼로 자른 듯한 천조각도 발견됐다. 또 ‘스키니진’처럼 북한 당국이 반사회주의 금지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는 품목도 훼손된 채 담겼다.정부는 북한이 또 오물풍선 테러를 준비 중인 동향을 포착함에 따라 북한 수뇌부가 민감해할 수 있는 오물풍선의 내용물을 분석해 이날 전격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이 “(한국의)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실무협상에 수차례 관여한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1일(현지 시간)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선 안 된다”면서 “북-러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북-러가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조항까지 담긴 조약을 새로 체결하자 이에 대응할 방법론 중 하나로 ‘한국 핵무장론’이 재점화되고 있는 것. 특히 한국에선 국책연구기관, 미국에선 핵심 실무자로 최근까지 북핵 문제 등에 깊숙이 관여한 전 당국자로부터 동시에 자체 핵무장 관련 언급이 나와 주목된다. 북-러 군사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안보까지 직접 위협하는 변수로 떠오르면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넘어선 한국 핵무장 논의가 본격화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전략연은 ‘러북 정상회담 결과 평가 및 대(對)한반도 파급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21일 공개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행보를 과시(했다)”며 “향후 북한은 러시아에 이어 중국 등 여타 주요국들로부터도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확보하는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는 물론 ‘자체 핵무장’ 등까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토식 핵 공유는 미국이 나토 동맹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 놓았다가 유사시 폭격기 등을 동원해 공동으로 핵 공격을 하는 개념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오물풍선’ 테러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 동향을 주시 중이다. 특히 한미일 군사 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가 22일 미 핵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부산항 입항을 계기로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이를 명분으로 북한이 육해공·사이버 등에서 복합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前참모 “北-러 협력,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 내몰아”[커지는 韓 자체 핵무장론]기존 핵우산으론 대응 한계 인식… 美싱크탱크 “자체 핵무장이 차악”국정원 산하기관, 핵무장 보고서… 대통령실 “탈냉전후 최대 변혁기”“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자체 핵무장 등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국의 핵우산 체제 속에 그간 한국 자체 핵무장론은 한미 일각의 강성 정치인이나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내놓는 소수 의견에 가까웠다. 하지만 양국에서 각각 안보정책에 영향력이 있는 기관이나 인사들이 연달아 핵무장론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19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준(準)군사동맹으로 단숨에 격상되자 기존의 핵우산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는 모양새다. ● 테이블 위에 올라온 ‘韓 핵무장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북-러 정상회담 이틀 뒤인 21일 보고서를 내고 “한미 확장억제(핵우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전술핵 재배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새로 맺은 조약을 계기로 냉전 당시 혈맹 수준으로 밀착하면서 우리도 미국 핵전력으로 대응하는 핵우산 외 자체 핵무장 카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전략연이 자체 핵무장론을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유성옥 전략연 이사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사실상 자동 군사 개입한다는 큰 판을 짰다”며 “우리도 확장억제라는 기존의 작은 판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후커 전 보좌관도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북-러 관계 심화로 한국이 핵무장에 더 내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차례 대북 실무접촉 경험을 쌓은 몇 안 되는 인사다.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반도 관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유력 국무장관 후보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정치 컨설팅업체 미국글로벌전략(AGS)의 수석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선임 연구원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21일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며 “좋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을 북한의 (핵) 능력의 인질로 잡아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탈냉전 이후 최대 변혁기” 전략연은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무장을 우회적으로 용인했다며 향후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여기는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조약 10조에 담긴 “평화적 원자력 분야를 포함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킨다”는 문구를 주목했다. 러시아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이미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과 원자력 협력을 한다는 자체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연은 또 11월 미 대선 이후 미국의 새 행정부와 북한이 북핵 협상을 재개하며 우리 정부가 바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동결 또는 핵군축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탈냉전 후 지난 30여 년 동안 지금이 가장 큰 변혁기”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온 신냉전 구도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빠르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 잠시 멈췄던 대남 도발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겨냥해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 풍선’ 테러 등 도발 재개를 시사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사진)이 차기 주일 한국 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박 내정자는 주재국 정부의 아그레망(임명 동의) 절차가 끝나는 대로 부임하게 된다. 박 내정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일본 정치 전문가다.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3월에는 국립외교원장(차관급)에 임명됐다. 박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땐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했고, 대통령직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2022년 4월에는 한일정책협의단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게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박 내정자에 대해 “한미, 한일정책협의단에 모두 참여한 인사”라며 “한미일 3자 협력 강화를 이끌어낼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그런 만큼 박 내정자는 한일 관계 도약을 위한 중요한 가교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일이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이후 처음으로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을 강화한 새로운 문서를 채택할 가능성도 외교가에서 거론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러 관계 심화가 한국을 자체 핵무장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자체 핵무장 등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전략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미국의 핵우산 체제 속에 그간 한국 자체 핵무장론은 한미 일각의 강성 정치인이나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내놓는 소수의견에 가까웠다. 하지만 양국에서 각각 안보정책에 영향력이 있는 기관이나 인사들이 연달아 핵무장론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19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준(準)군사동맹으로 단숨에 격상되자 기존의 핵우산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는 모양새다. ● 테이블 위에 올라온 ‘韓 핵무장론’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북-러 정상회담 이틀 뒤인 21일 보고서를 내고 “한미 확장억제(핵우산)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전술핵 재배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 또는 잠재적 핵능력 구비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새로 맺은 조약을 계기로 냉전 당시 혈맹 수준으로 밀착하면서 우리도 미국 핵전력으로 대응하는 핵우산 외 자체 핵무장 카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전략연이 자체 핵무장론을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유성옥 전략연 이사장은 23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사실상 자동군사개입한다는 큰 판을 짰다”며 “우리도 확장억제라는 기존의 작은 판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후커 전 보좌관도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한국이 계속해서, 어쩌면 점점 빠르게 자체 핵무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러 관계 심화로 한국이 핵무장에 더 내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차례 대북 실무접촉 경험을 쌓은 몇 안 되는 인사다.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반도 관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유력 국무장관 후보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정치 컨설팅업체 미국글로벌전략(AGS)의 수석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21일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며 “좋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을 북한의 (핵) 능력의 인질로 잡아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탈냉전 이후 최대 변혁기”전략연은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무장을 우회적으로 용인했다면서 향후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여기는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조약 10조에 담긴 “평화적 원자력 분야를 포함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킨다”는 문구를 주목했다. 러시아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이미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과 원자력 협력을 한다는 자체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연은 또 11월 미 대선 이후 미국의 새 행정부와 북한이 북핵 협상을 재개하며 우리 정부가 바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동결 또는 핵군축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탈냉전 후 지난 30여 년 동안 지금이 가장 큰 변혁기”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온 신냉전 구도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빠르게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 잠시 멈췄던 대남 도발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겨냥해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풍선’ 테러 등 도발 재개를 시사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경북 경주시가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됐다. APEC 정상회의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1개국 정상이 참석해 정치 및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외교부는 2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위원회 회의를 열고 참석 위원 다수결로 경주를 최적의 후보 도시로 정했다고 밝혔다. 선정위는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위원장 조태열 외교부 장관) 산하에 있다. 준비위원회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경주를 개최 도시로 확정 짓고, 본격적인 회의 콘셉트와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인천시, 제주도와 유치 경쟁을 펼쳤던 경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천년 고도’로 등재된 불국사와 첨성대가 있다. 경주가 개최지가 되면 우리 전통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선정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쟁 도시에 비해 국제행사 유치 경험이 많지 않은 경주가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경우 지역 발전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을 것이란 점 역시 개최지 선정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위는 이번에 개최지로 선정되지 않은 인천이나 제주에선 2025년 APEC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열리는 장관회의나 고위관리 회의를 여는 방안 등을 준비위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건 2005년 부산 이후 20년 만이다. 특히 이번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경우 2014년 7월 방한 이후 11년 만에 한국을 찾는 것이 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충북 청주시 공무원들이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을 운영하는 회사와 불법으로 수의계약을 맺어 터미널 운영 기간을 연장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이 회사가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내부 공문서까지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청주시에 대한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은 최고 책임자였던 한범덕 전 청주시장에 대해 업무상배임 혐의로, 청주시 공무원 2명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주식회사 청주여객터미널은 1999년 3월 터미널을 청주시에 기부채납하고 2016년 8월까지 무상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2016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는 5년간 청주시와 수의계약 형태로 재계약했다. 청주시는 2016년 12월 충북도로부터 “현행법상 수의계약이 아닌 일반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수의계약을 그대로 진행했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법령을 위반하고 수의계약을 진행한 배경에 대해 “청주여객터미널의 사장이 청주시장의 고등학교 동문이었다”고 감사원에서 진술했다. 한 전 시장이 터미널 현대화 개발을 청주여객터미널 사장 A 씨에게 권유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보고 부하직원인 공무원들은 이 회사에 계속 터미널 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였다는 주장이다. 청주시는 또 다른 업체로부터 “5년간 150억 원을 내고 터미널을 운영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보다 저렴한 67억 원에 청주여객터미널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청주시가 83억 원의 손해를 봤다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20일 공개한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는 “치외법권적 성격을 띠는 조치를 비롯해 일방적인 강제 조치의 적용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서 언급된 ‘일방적인 강제 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을 겨냥해 부과해온 ‘대북 제재’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최근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늘려 대북 제재 ‘뒷구멍’ 역할을 해온 러시아가 이젠 대놓고 “제재를 지키지 않겠다”고 문서로 못 박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앞서 2016∼2017년 직접 대북제재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약을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의 핵개발에도 문을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엔 제재 금지한 우주-원자력 협력 명시 북한이 공개한 조약은 총 1079개의 단어로 돼 있다. 북-러는 이 중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당성을 강조하고 공동 대응의 뜻을 밝히는 조항(16조)에만 15%에 달하는 169개의 단어를 쓰며 자세히 밝혔다. 국가 간의 친선, 동맹 관계를 규정하는 조약에 ‘제3국의 일방적 강제 조치’ 등 내용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 자체가 이례적이란 평가다. 북-러는 이 조항에서 제3국의 강제 조치가 있을 경우 “직간접적인 영향을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국제 관계에서 이런 조치의 적용과 실천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을 조율한다”면서 공동 대응할 의지도 노골적으로 적시했다. 북-러 정상은 또 조약의 10조에서 ‘우주, 생물, 평화적 원자력, 인공지능, 정보기술’ 분야를 콕 집어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우주, 원자력, 정보기술 등은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 제재를 준수할 경우 북한과 사실상 협력해선 안 되는 분야들이다. 안보리는 2016년 11월 채택한 대북결의안 2321호에서 “유엔 회원국의 북한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금지한다”고 적시했다. 핵과학, 항공우주, 첨단 제조 생산 기술 등 구체적 분야까지 밝혔다. 북한이 최근 발사했지만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의 추진체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활용된다. 그런 만큼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 기술을 전수하면 대북 제재 위반이 될 가능성도 크다. 북-러가 조약에서 언급한 ‘원자력 협력’ 역시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로 쓰일 고농축 우라늄을 제공할 길을 열어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애초 대북 제재의 약점으로 지목된 중국과 러시아란 두 축 가운데 이번에 반쪽(러시아)이 완전히 날아가 버린 것”이라며 “이제 안보 전략의 틀부터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했다.● 러, 北에 곡물·우라늄 수출 가능성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대북 제재 무시 의사를 시사한 만큼, 북-러 간 교역 수준도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약 9조에는 “식량 및 에너지 안전 등 전략적 의의를 갖는 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 부분이 국제사회 제재로 수출이 가로막힌 러시아가 곡물이나 농축 우라늄을 북한에 수출하기 위한 명분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종수 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에 대한 수입금지 법안에 서명했다”며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느라 1달러가 아쉬운 러시아가 향후 우라늄 수출 대체 시장으로 북한을 지목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대러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미 연대’를 구축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주도로 꾸린 국제기구에 북한을 가입시키려고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조약에 “일방이 해당한 국제 및 지역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협조하며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다. 외교가에선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나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북한을 끼워 주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충북 청주시 공무원들이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을 운영하는 회사와 불법으로 수의계약을 맺어 터미널 운영 기간을 연장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이 회사가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내부 공문서까지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청주시에 대한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은 최고 책임자였던 한범덕 전 청주시장에 대해 업무상배임 혐의로, 청주시 공무원 2명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주식회사 청주여객터미널은 1999년 3월 터미널을 청주시에 기부채납하고 2016년 8월까지 무상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2016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는 5년간 청주시와 수의계약 형태로 재계약했다. 청주시는 2016년 12월 충청북도로부터 “현행법상 수의계약이 아닌 일반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수의 계약을 그대로 진행했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법령을 위반하고 수의계약을 진행한 배경에 대해 “청주여객터미널의 사장이 청주시장의 고등학교 동문이었다”고 감사원에서 진술했다. 한 전 시장이 터미널 현대화 개발을 청주여객터미널 사장 A 씨에 권유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보고 부하직원인 공무원들은 이 회사에 계속 터미널 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였다는 주장이다. 청주시는 또다른 업체로부터 “5년 간 150억 원을 내고 터미널을 운영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보다 저렴한 67억 원에 청주여객터미널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청주시가 83억 원의 손해를 봤다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4조)는 내용이 담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회담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나라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의 대외 관계 중 동맹 바로 아래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을 맺었지만 실질적으로는 1996년 폐기된 군사동맹 조약을 28년 만에 복원하는 것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양국이 밝힌 ‘상호 지원’ 조항은 1961년 동맹 시절 북한과 옛 소련이 맺은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에 근접한 것이다. 당시 조항 1조에 “쌍방 중 한 곳이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다가 1996년 조약이 폐기됐고 2000년 북-러 조약은 “침략 위협 발생 시 지체 없이 접촉한다”고만 했다. 우리 정부는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의 완전한 부활이라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향후 자동군사개입으로 발전할 여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남북 충돌이나 북한의 공격으로 인한 한미의 반격 등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개입 길을 텄다는 점에서 한국 안보에 직접적인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본토 공격 때 북한이 포탄 지원을 넘어 북한군 투입 등 직접 전쟁에 개입할 경우 한반도, 동북아 안보 차원을 넘어 국제안보 정세를 뒤흔드는 새로운 위협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직접 양국 관계를 3차례나 “동맹”이라고 표현한 것은 양국이 1961년과 2000년 북-러 간 체결된 조약을 대체하는 이번 협정을 실질적으로는 군사 동맹 조약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협정에 대해 김 위원장은 “두 나라 지도부의 원대한 구상과 인민들의 세기적 염원을 실현시킬 수 있는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새 협정을 토대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며 “군사 기술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용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해 온 북한에 반대급부로 향후 전략핵추진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 이전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전날 열린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선 중국 쑨웨이둥(孫衛東)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북-러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러 밀착에 대해 중국이 불편한 기색을 의도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北-러 관계, 옛 소련 혈맹수준 격상… 군사개입 여지 남겨[北-러 정상회담]北-러 ‘자동군사개입’ 조항 근접김정은 “조약적 의무에 충실할 것”… 푸틴 “北, 주권보호 조치 취할 권리”단독회담서 군사기술이전 논의한 듯… 한반도-국제안보 질서 격랑 예고“우리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양국 협정에 포함됐다고 밝히자 이렇게 강조했다. 양국은 공식적으론 러시아의 대외 관계 가운데 동맹 아래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번 협정으로 북-러 관계가 냉전 시대인 1961년 북한과 옛 소련 간 조약으로 맺어졌다가 28년 전인 1996년 폐기된 양국 간 혈맹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김 위원장 스스로 선언한 것이다. ‘침략 시 상호 원조’ 조항으로 양국이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상호 파병 길을 열어 놓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러 군사협력을 명문화한 것으로 향후 이번 협정을 바탕으로 1961년의 유사시 자동개입 조항으로 발전할 여지를 남겨준 것은 명확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밀착된 북-러 관계가 한반도·동북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 국제 안보에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조약적 의무에 언제나 충실할 것” 푸틴 대통령이 이날 밝힌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협정 4조)는 과거 1961년 북한과 옛 소련의 동맹조약에 담긴 “쌍방 중 한 곳이 무력 침공당해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항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체 없이” “군사 원조”라는 표현은 없지만 침략당했을 때 상호 원조 군사 지원을 전제로 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소련 해체 뒤 폐기된 자동군사개입 조항은 2000년 북-러가 맺은 우호조약에서도 빠졌다. 당시 이 조약엔 “(유사시)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한다”는 조항만 담겼다. 정부 소식통은 “확실히 이번 협정을 계기로 ‘준동맹’ 이상 수준으로 북-러 관계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북-러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불패의 동맹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의 전 행정에서 조약적 의무에 언제나 충실할 것”이라며 ‘침략 시 상호 지원’이 문서상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조소(북-소련) 관계 시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조기를 맞았다”고 평가한 것도 러시아의 ‘군사 지원’을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동맹’이라는 표현만 3차례 언급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동맹’ 표현은 직접 하지 않아 김 위원장과 온도 차도 드러냈다. 단순 비교는 어려우나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 시 미국의 핵전력으로 즉각 대응하는 확장억제(핵우산)처럼 북한이 핵무기를 포함한 첨단 군사 전력을 보유한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군 파병이나 무기 지원 등 군사 개입 길을 텄다는 점에서 한국 안보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양국은 이번 조약 체결로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을 정당화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으로 북한군이 동원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자국이 제공한 무기 일부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가운데 러시아는 전술핵무기 훈련 등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본토에 대한 서방의 공격을 침략으로 보고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길을 열 수도 있다는 것. 향후 북-러가 연합 군사훈련 수순을 밟아 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시간 반 밀담에서 러 군사기술 이전 논의 가능성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 협정을 토대로 북-러가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며 군사기술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러시아의 대북 핵미사일 기술 관련 지원 가능성도 열어뒀다. 또 “북한은 스스로의 방어력을 강화하고 국가 안보를 보장하며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날 양 정상은 금수산 영빈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통역관만 배석시킨 채 단독 회담을 진행했다. 당초 한 시간으로 예정된 회담은 두 시간 반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이 이 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예고한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용 북한 포탄 제공 확대는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이나 전략핵추진잠수함 등 ‘게임 체인저’급 러시아 군사기술 전수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