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이상훈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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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책사회부장입니다.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sanghu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42%
일본23%
국제일반23%
미국/북미3%
경제일반3%
국제교류3%
인사일반3%
  • 日개그맨 망원시장 ‘위생 테러’ 논란에…日TBS 사장 공개 사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일본 개그맨이 자기 입에 넣었던 이쑤시개로 가게 진열대 음식을 찍어 먹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물의를 일으킨 일본 지상파 방송 사장이 공개 사과했다.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사키 다카시(佐々木卓) TBS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해당 가게와 관계자 여러분들께 큰 폐를 끼치고 시청자에게도 불쾌감을 안겨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배석한 TBS 편성국 고위 관계자도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제작 측에 책임이 있다. 제작 과정에서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논란이 된 프로그램은 TBS에서 지난달 2일 방송된 아침 정보 프로그램 ‘라빗!(LOVE it!)’이다. 이날 방송에서 한국 관광 체험에 나선 일본 인기 개그맨 야마조에 간은 망원시장 한 닭강정집에 들러 입에 넣어 쓰던 이쑤시개로 진열대에 놓인 닭강정을 찍어 먹었다. 놀란 가게 주인이 팔로 크게 ‘Ⅹ’ 자를 그리며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함께 망원시장 체험을 하던 다른 일본인 출연자 3명도 말렸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야마조에는 별 다른 사과의 말도 없이 한국말 ‘맛있어요’에 프로그램 이름을 억지스럽게 갖다 붙인 듯한 “라빗소요”라고 농담하며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 말리던 일본인 출연진도 이내 웃음을 지었다.이 장면은 이후 일본 언론과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야마조에 간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인터넷 매체 기사도 나왔다. “일본인 관광객 이미지를 훼손했다” “개념이 없다” 같이 그의 행위를 ‘민폐’라고 지적하는 일본 누리꾼도 적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최근 공공장소 등에서 자신의 비위생적 행위를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BS 측은 방송 사흘 뒤인 지난달 5일 이 프로그램 사회자가 방송 중에 유감을 표시했고, 8일 방송에서도 또 다시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결국 사장이 직접 시청자와 망원시장 해당 점포에 공개 사과한 것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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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北미사일-지하로” 발사 1분뒤 명확히 전파… 韓, 장소도 없이 “대피 준비”… 日보다 11분 늦어

    북한이 31일 오전 6시 29분 우주발사체를 발사하자 일본은 단 1분 만인 6시 30분 전국순시경보시스템(J-얼러트)을 통해 피난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NHK 등은 전국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J-얼러트 속보를 내보냈다. 우리 당국의 반응은 그보다 11분이 늦었다. 오전 6시 41분에야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위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속도만 빨랐던 게 아니다. 경계경보 내용도 충실했다. 이날 일본 당국이 국민들에게 발송한 경보 메시지에는 무슨 일이 발생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간명하면서도 핵심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미사일 발사’라는 문구를 2차례 반복한 뒤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해 달라’고 명기했다.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보낸 재난문자에는 ‘서울지역 경계경보 발령. 대피 준비를 하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하라’고만 돼 있을 뿐 경보 이유와 대피 장소 등에 관한 정보가 없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자국 영공을 지나가거나 영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J-얼러트를 발령한다. 전국에 동시 전달되는 경보 시스템이어서 어떤 대피소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안내까지는 하지 않는다. 한국은 포털사이트에서 ‘대피소’라는 검색어만 입력하면 정부 국민재난안전포털로 연결돼 도로명 및 행정동 주소에 근거해 인근 대피소를 검색할 수 있다. 일본에선 이런 정보를 신속히 찾아보긴 어렵다. 평소 대피소를 숙지하거나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일일이 찾아봐야 한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유사시 대피 가능 시설은 9만4125곳이지만, 이 중 방어 효과가 큰 지하시설은 1591곳 정도다. 그 대신 일본에는 지진 대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2018년 9월 홋카이도에서 규모 6.6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NHK 라디오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마을은 ○○초등학교”라는 대피소 안내방송을 수시간 반복했다. 라디오만 듣고 있으면 지진 등 재해 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지진 등 재해가 발생하면 정전으로 TV나 인터넷 연결이 안 될 수 있어 라디오가 주된 정보 전달 수단이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는 비상식량, 식수, 안전모 등과 함께 휴대용 라디오가 재난키트 필수품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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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9㎡ 북향이 16억 원… 31년 만에 최고가 찍은 도쿄 아파트[글로벌 현장을 가다]

    《일본 도쿄 고토구 아리아케(有明)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회사원 마쓰모토 씨(49)는 요즘 집 근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을 볼 때면 기분이 묘하다. 그가 이사 온 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곳 집값은 대부분 떨어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올림픽 체육관, 대규모 쇼핑몰 및 공연장이 잇따라 들어서며 개발 열풍이 불어 수억 엔(수십억 원)짜리 아파트가 지어지기 무섭게 팔린다. 마쓰모토 씨는 “‘거품 붕괴’ 이후 아파트는 사면 손해라고 생각해 계속 월세로 지냈는데 요즘에는 빚을 내서라도 내 집을 장만하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졌다”고 말했다.》 1990년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30년간 침체 일로를 걷던 일본 자산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인기 아파트 분양 경쟁률이 수백 대 1까지 치솟는가 하면, 도쿄는 물론이고 인근 수도권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자산 가치 상승을 실감하고 있다.10년 새 2배로 오른 아파트값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선수촌으로 쓰인 아파트 단지 ‘하루미 플래그’. 도쿄 도심 긴자에서 4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입지로 주목받으며 최근 일부 평형은 경쟁률 266 대 1을 기록했다. 사실 이곳은 가장 가까운 전철역까지 20분 이상 걸어가야 할 정도로 교통이 불편한 데다 바다를 매립해 만든 ‘인공 섬’이어서 지진에 약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그동안 창고 용도로 쓰이거나 공터로 방치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개발 가능한 넓은 땅이 남아 있었기에 대규모 올림픽 선수촌을 조성할 수 있었다. 기자가 지난달 30일 찾았을 때 하루미 플래그는 올가을 준공을 앞두고 조경과 인도 조성을 비롯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건설업체 직원은 “전철역이 멀긴 해도 시내버스로 10분이면 도심에 갈 수 있는 요지(要地)”라고 소개했다. 선수촌뿐 아니다. 주변 아파트도 인기가 높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는 2005년 준공으로 방 2개에 거실, 주방이 있는 전용면적 86㎡ 24층 아파트를 1억3389만 엔(약 13억 원)에, 8월 준공하는 방 3개짜리 전용 69㎡ 23층 북향 아파트를 1억6600만 엔(약 16억 원)에 판매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아무리 새 아파트라 해도 1년 내내 해가 들지 않는 북향집을 누가 살까 싶지만 공인중개사 사무실 직원은 “남향은 2억 엔이 넘기 때문에 저렴한 집을 찾는 수요자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일본 대기업 임원은 “10년 전 8000만 엔(약 8억 원)에 아파트를 샀는데 최근 거주하는 동(棟)의 한 집이 1억5000만 엔에 매매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파트값이 오르는 건 거품 경제 때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놀랍다”고 말했다.올 1분기 부동산 투자액 세계 2위일본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도쿄 중심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6288만 엔)은 1991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집값이 비싼 도쿄 도심 6개 지역만 따져보면 아파트 평균 가격(신축 제외)은 9800만 엔이다. 5000만 엔대 초반이던 2012년과 비교해 10년 새 2배 가까이로 올랐다. 마쓰다 다다시 부동산경제연구소 주임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자재값 상승으로 공사 비용이 늘어났고 전철 환승역세권같이 입지가 좋은 지역 위주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가격 상승 요인을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1억 엔 넘는 아파트를 1억 엔과 맨션의 합성어인 ‘억션’이라고 부른다. 억션은 과거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유명 대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도 구매 가능한 부동산 물건이 됐다. 도쿄 도심에서만 찾아볼 수 있던 억션은 이제 홋카이도 후쿠오카 오키나와 같은 지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수도권 외곽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넓은 집을 사려는 수요가 반짝 생긴 적이 있지만 직주(職住) 근접성을 노리고 도심의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를 꺾진 못했다. 글로벌 부동산 업체 존스랭라샐(JLL)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도쿄를 비롯한 일본 수도권 부동산 투자액(48억 달러)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세계 2위다.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미국 뉴욕을 제쳤다. “미국 유럽의 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조달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해외 자본이 늘어났다”고 JLL 측은 설명했다.세계 최저 금리가 올린 자산 가격 일본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큰 ‘동력’은 세계 최저 수준 금리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 기준금리는 연 ―0.1%로 연 5.0∼5.25%인 미국 기준금리와 격차가 크다. 올 4월 일본은행 총재가 교체되면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당분간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아베 신조 전 정권 때 시작된 ‘아베노믹스’의 자산 가격 인상 효과가 최근 극대화된 모습이다. 일본은 금리가 워낙 낮아 거액의 부동산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다. 일본 가나가와현 공인중개사 나은선 씨는 “웬만한 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라면 주택에 따라 연 0.3∼0.7%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자영업자도 연 1.5∼1.7%에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에 따라서는 연봉의 10배까지 대출해 주기도 한다.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일본 집값은 오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강해 부동산 구매를 꺼리던 사람들도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비싼 아파트를 사는 데 큰 거부감이 없다. 자산 가격 상승은 부동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닛케이평균주가(5월 30일 기준 3만1328.16엔)가 33년 만에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증시도 활황이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올 들어서만 21%가량 상승했다. 일본 초저금리가 본격화된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도 글로벌 외환시장에 20여 년 만에 재등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때 외환 거래를 했던 중장년층 개인투자자로부터 ‘계좌번호를 확인하고 싶다’ ‘비밀번호를 까먹었다’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엔화 환율이 요동치고 미국 유럽 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상황이 외환 투자자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이 같은 자산 가격 상승이 서민 생활까지 윤택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임금 인상이 동반되지 않은 자산 가격 급등은 한국 등에서 보여주듯 빈부 격차를 더 크게 하고 결국 사회 양극화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 총재는 올 초 일본 도요게이자이신문 기고에서 “일본 경제 당면 과제는 잠재성장률 저하를 막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자산 가격 상승이 일본 경제 부활의 전조가 될지, 양극화 확대만으로 끝날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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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사일 발사, 건물안 지하로” 짧고 명확한 J-얼러트…대피소 안내는 부실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쏜 지난달 31일 오전 6시 30분 경 일본 NHK 등은 전국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전국순시경보시스템(J-얼러트) 속보를 내보냈다. 낙하 예상 지역으로 추정된 오키나와현 주민에게는 일본 소방청이 스마트폰으로 긴급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미사일 낙하 가능성이 사라지자 오전 7시 4분 쯤 J-얼러트는 해제됐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자국 영공을 지나가거나 영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J-얼러트을 발령한다. 이날 일본 당국이 국민들에게 발송한 경보 메시지에는 간명하면서도 핵심적인 정보가 담겨있다. ‘미사일 발사’라는 문구를 2차례 반복한 뒤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해 달라’고 명기했다. 이날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보낸 재난문자에는 ‘서울지역 경계경보 발령. 대피 준비를 하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하라’고만 돼있을 뿐 경보 이유와 대피 장소 등에 관한 정보가 없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다만 J-얼러트는 일본 전국에 동시에 전달되는 경보 시스템이어서 어떤 대피소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안내까지는 하지 않는다. 한국은 포털사이트에서 ‘대피소’라는 검색어만 입력하면 정부 국민재난안전포털로 연결돼 도로명 및 행정동 주소에 근거해 인근 대피소를 검색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이런 정보를 신속히 찾아보기 어렵다. 평소 대피소를 숙지하거나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일일이 찾아봐야 한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유사시 대피가능 시설은 9만4125 곳이지만, 이 중 방어 효과가 큰 지하시설은 1591곳 정도다. 대신 일본에는 지진 대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2018년 9월 홋카이도에서 규모 6.6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NHK 라디오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마을은 ○○초등학교”라는 대피소 안내방송을 수 시간 반복했다. 라디오만 듣고 있으면 지진 등 재해 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지진 등 재해가 발생하면 정전으로 TV나 인터넷 연결이 안 될 수 있어 라디오가 주된 정보 전달 수단이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는 비상식량, 식수, 안전모 등과 함께 휴대용 라디오가 재난키트 필수품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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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9㎡ 북향이 16억 원… 31년 만에 최고가 찍은 도쿄 아파트

    일본 도쿄 고토구 아리아케(有明)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회사원 마쓰모토 씨(49)는 요즘 집 근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을 볼 때면 기분이 묘하다. 그가 이사 온 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곳 집값은 대부분 떨어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올림픽 체육관, 대규모 쇼핑몰 및 공연장이 잇따라 들어서며 개발 열풍이 불어 수억 엔(수십억 원)짜리 아파트가 지어지기 무섭게 팔린다. 마쓰모토 씨는 “‘거품 붕괴’ 이후 아파트는 사면 손해라고 생각해 계속 월세로 지냈는데 요즘에는 빚을 내서라도 내 집을 장만하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졌다”고 말했다. 1990년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30년간 침체 일로를 걷던 일본 자산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인기 아파트 분양 경쟁률이 수백 대 1까지 치솟는가 하면, 도쿄는 물론 인근 수도권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자산 가치 상승을 실감하고 있다.10년 새 2배로 오른 아파트 값 2020 도쿄올림픽 때 선수촌으로 쓰인 아파트 단지 ‘하루미 플래그’. 도쿄 도심 긴자에서 4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입지로 주목 받으며 최근 일부 평형은 경쟁률 266대1을 기록했다. 사실 이곳은 가장 가까운 전철역까지 20분 이상 걸어가야 할 정도로 교통이 불편한 데다 바다를 매립해 만든 ‘인공 섬’이어서 지진에 약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그동안 창고 용도로 쓰이거나 공터로 방치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개발 가능한 넓은 땅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대규모 올림픽 선수촌을 조성할 수 있었다. 기자가 지난달 30일 찾았을 때 하루미 플래그는 가을 준공을 앞두고 조경과 인도 조성을 비롯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건설업체 직원은 “전철역이 멀긴 해도 시내버스로 10분이면 도심에 갈 수 있는 요지(要地)”라고 소개했다. 선수촌뿐 아니다. 주변 아파트도 인기가 높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방 2개에 거실, 주방이 있는 2005년 준공 86㎡ 24층 아파트를 1억3389만 엔(약 13억 원), 8월 준공하는 방 3개짜리 69㎡ 23층 북향 아파트를 1억6600만 엔(약 16억 원)에 판매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아무리 새 아파트라 해도 1년 내내 해가 들지 않는 북향집을 누가 살까 싶지만 공인중개사 사무실 직원은 “남향은 2억 엔이 넘기 때문에 저렴한 집을 찾는 수요자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일본 대기업 임원은 “10년 전 8000만 엔(약 8억 원)에 아파트를 샀는데 최근 거주하는 동(棟)의 한 집이 1억5000만 엔에 매매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파트 값이 오르는 건 거품 경제 때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놀랍다”고 말했다.1분기 부동산 투자액 세계 2위 일본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도쿄 중심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6288만 엔)은 1991년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집값이 비싼 도쿄 도심 6개 지역만 따져보면 아파트 평균 가격(신축 제외)은 9800만 엔이다. 5000만 엔 대 초반이던 2012년과 비교해 10년 새 2배 가까이로 올랐다. 마쓰다 다다시 부동산경제연구소 주임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자재값 상승으로 공사 비용이 늘어났고 전철 환승역세권 같이 입지가 좋은 지역 위주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가격 상승 요인을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1억 엔 넘는 아파트를 1억 엔과 맨션의 합성어인 ‘억션’이라고 부른다. 억션은 과거 부유층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유명 대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도 구매 가능한 부동산 물건이 됐다. 도쿄 도심에서만 찾아볼 수 있던 억션은 이제 홋카이도 후쿠오카 오키나와 같은 지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수도권 외곽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넓은 집을 사려는 수요가 반짝 생긴 적이 있지만 직주(職住) 근접성을 노리고 도심에서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를 꺾진 못했다. 글로벌 부동산 업체 존스랑라셀(JLL)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도쿄를 비롯한 일본 수도권 부동산 투자액(48억 달러)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이어 세계 2위다.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미국 뉴욕을 제쳤다. “미국 유럽의 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조달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해외 자본이 늘어났다”고 JLL 측은 설명했다.세계 최저 금리가 올린 자산 가격 일본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큰 ‘동력’은 세계 최저 수준 금리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 기준금리는 연 ―0.1%로 연 5.0~5.25%인 미국 기준금리와 격차가 크다. 올 4월 일본은행 총재가 교체되면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당분간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아베 신조 전 정권 때 시작된 ‘아베노믹스’의 자산 가격 인상 효과가 최근 극대화된 모습이다. 일본은 금리가 워낙 낮아 거액의 부동산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다. 일본 가나가와현 공인중개사 나은선 씨는 “웬만한 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라면 주택에 따라 연 0.3~0.7%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자영업자도 연 1.5~1.7%에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에 따라서는 연봉의 10배까지도 대출해 주기도 한다.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일본 집값은 오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강해 부동산 구매를 꺼리던 사람들도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비싼 아파트를 사려는 데 큰 거부감이 없다. 자산 가격 상승은 부동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닛케이 평균 주가(지난달 30일 기준 3만1,328.16엔)는 33년 만에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활황이다.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서만 21% 가량 상승했다. 일본 초저금리가 본격화된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도 글로벌 외환시장에 20여 년 만에 재등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때 외환 거래를 했던 중장년층 개인 투자자로부터 ‘계좌번호를 확인하고 싶다’ ‘비밀번호를 까먹었다’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엔화 환율이 요동치고 미국 유럽 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상황이 외환 투자자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이 같은 자산 가격 상승이 서민 생활까지 윤택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임금 인상이 동반되지 않은 자산 가격 급등은 한국 등에서 보여주듯 빈부 격차를 더 크게 하고 결국 사회 양극화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 총재는 올 초 일본 도요게이자이신문 기고에서 “일본 경제 당면 과제는 잠재 성장률 저하를 막고 생산성을 끌어 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자산 가격 상승이 일본 경제 부활의 전조가 될지, 양극화 확대만으로 끝날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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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파괴 조치 명령… 영토-영해 낙하땐 요격, 美 “안보리 결의안 위반… 불법 활동 멈춰라”

    일본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인공위성 로켓 발사 계획을 통보받은 뒤 자위대에 ‘파괴 조치 명령’을 내렸다. 자국 영토나 영해에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요격에 나설 방침을 밝힌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9일 “미일,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정보 수집과 경계 감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키나와 인근) 난세이제도를 포함해 일본 영토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마다 야스카즈(濱田靖一) 방위상은 인공위성 등이 일본에 낙하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파괴 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내렸다. 앞서 방위성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비해 지난달 오키나와현 섬인 미야코, 이시가키, 요나구니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한 상태다. 일본은 북한이 2012년과 2016년 로켓을 발사했을 때 오키나와현 부근 상공을 통과한 것을 상기하면서 오키나와현 섬 지역에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를 두고 있다. 다만 일본 NHK방송은 “(잔해물 등의) 낙하가 예상되는 해역은 서해 2곳, 필리핀 동쪽 해상 1곳 등 총 3곳으로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8일(현지 시간) 북한의 위성 발사 통보에 대해 “위성을 우주로 발사하는 데 사용되는 우주발사체(SLV)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북한의 모든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어 “SLV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기술과 같거나 상호 교환할 수 있는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유엔 안보리가 금지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대북 제재 대상이라는 의미다. 국무부는 “북한에 더 이상의 불법적인 활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며 북한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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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日 못만날 이유 없다”… 기시다 “납북자 문제 진전 원해”

    북한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일본 총리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한 것과 관련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29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경 봉쇄 이후 사실상 3년 넘게 외부와 대화를 끊고 한미일을 겨냥한 도발을 해온 북한이 대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북한은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 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달아 실제 대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일본 납치자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지만 일본은 북한에 납치 생존자 귀국을 요구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 담화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나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원한다. 내가 직접 맞선다는 각오로 납북 문제에 임해 왔다”며 “그것을(납북 문제를) 구체적으로 진전시키고자 한다”며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피력했다. ● 北 “日과 만나지 못할 이유 없어”박상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담화에서 “만일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된 국제적 흐름과 시대에 걸맞게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대국적 자세에서 새로운 결단을 내리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모색하려 한다면 조일(북-일)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가 27일 일본인 납북자의 귀국을 촉구하는 국민 대집회에서 북한과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협의를 갖기를 원한다고 밝혔는데 이틀 만에 대화가 가능하다고 공식 답변한 것. 일본은 1970, 80년대 일본에서 실종된 사람 다수가 북한에 납치됐다고 주장하며 북한에 납치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북한은 일본인 13명의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당시 생존해 있던 납북 일본인 5명을 일본으로 귀환시켰다. 현재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한 납치자 부모 세대 중 생존자는 요코타 메구미 모친인 요코타 사키에 씨(87) 등 2명뿐이다.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은 올 2월 “모든 피해자의 일괄 귀국이 실현되면 대북 인도 지원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 일본인 납치 관련 북-일 입장 달라북한이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차관급을 내세웠고 양국 간 일본 납북자 문제 관련 입장이 상반된 만큼 실제 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박 부상도 “기시다 수상이 ‘전제조건 없는 조일(북-일) 수뇌회담’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가늠이 가지 않는다”며 “말이 아닌 실천 행동으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이미 다 해결된 납치 문제와 우리 국가의 자위권을 놓고 문제 해결을 운운한다”면서 “선행한 정권들의 방식을 가지고 실현 불가능한 욕망을 해결해 보려고 시도해 보는 것이라면 오산이고 괜한 시간 낭비”라고도 했다.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고, 북한의 핵무력 강화 등도 일본이 문제 삼지 않아야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일본인 17명이 납북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귀환시킨 5명을 제외한 12명 중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북한에 온 적도 없다면서 납치 사건은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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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 공저 송년회’ 논란 기시다 장남 비서관 경질

    지난해 연말 총리 공저(公邸)에서 친척들과 송년회를 열어 물의를 빚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장남 기시다 쇼타로(岸田翔太郎·32) 총리 정무비서관이 6월 1일자로 사직한다고 일본 정부가 29일 발표했다. NHK방송은 “사실상 경질됐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적 공간인 공저에서의 지난해 행동이 정무비서관으로서 부적절했기 때문에 결단을 내려 교체하기로 했다”며 “임명한 책임은 내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이 송년회에서 참석자들이 총리 공저 계단 등에서 다리를 뻗고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거나 각료 취임 기념촬영을 흉내내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보도했다. 공적 공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기시다 총리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적절함이 결여돼 매우 유감이다”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장남을 경질할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주말 내내 논란이 지속되면서 경질 카드를 꺼냈다.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쇼타로의 공저 송년회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6%에 달했다. 쇼타로는게이오대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020년부터 기시다 총리 의원 사무소 비서로 일했고 지난해 총리 정무비서관으로 기용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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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北 위성발사시 낙하 가능성 대비해 ‘파괴 조치 명령’

    일본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인공위성 로켓 발사 계획을 통보받은 뒤 자위대에 ‘파괴 조치 명령’을 내렸다. 자국 영토나 영해에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요격에 나설 방침을 밝힌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9일 “미일,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정보 수집과 경계 감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키나와 인근) 난세이제도를 포함해 일본 영토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방위상은 인공위성 등이 일본에 낙하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파괴 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내렸다. 앞서 방위성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비해 지난달 오키나와현 섬인 미야코, 이시가키, 요나구니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한 상태다. 일본은 북한이 2012년과 2016년 로켓을 발사했을 때 오키나와현 부근 상공을 통과한 것을 상기하면서 오키나와현 섬 지역에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를 두고 있다. 다만 일본 NHK방송은 “(잔해물 등의) 낙하가 예상되는 해역은 서해 2곳, 필리핀 동쪽 해상 1곳 등 총 3곳으로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8일(현지 시각) 북한의 위성 발사 통보에 대해 “위성을 우주로 발사하는 데 사용되는 우주발사체(SLV)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북한의 모든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어 “SLV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기술과 같거나 상호 교환할 수 있는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유엔 안보리가 금지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대북 제재 대상이라는 의미다. 국무부는 “북한에 더 이상의 불법적인 활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며 북한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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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명 묻지마 살해 日 30대男 “날 얕보는 것 같았다”

    일본 나가노현 나카노시에서 25일 흉기와 사냥총으로 여성과 경찰관 등 4명을 살해한 30대 남성은 나카노시 시의회 의장인 아버지에게 “내가 혼자 있는 걸 여성이 얕보는 것 같아 죽였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아오키 마사노리(31·사진)는 집 근처에서 산책 중이던 66세 여성과 70세 여성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이어 100m가량 떨어진 집에 돌아와 사냥총을 챙긴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에게 총을 쏴 살해했다. 아오키는 경찰의 허가를 받은 총 4정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총을 맞을 것 같아 먼저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오키는 4명을 살해한 뒤 총을 들고 자택으로 숨었다. 경찰이 자살 가능성을 고려해 집 밖에서 투항을 요구했지만 계속 버티다 부모의 설득 끝에 12시간 만인 26일 오전 4시 30분경 자택에서 나와 체포됐다. 아오키는 범행 경위를 묻는 아버지에게 “나는 언제나 외로웠다. 항상 혼자 있어서 주변의 놀림을 당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그런 생각을 하던 중 한 여성이 나를 얕보는 것 같아 칼로 찔렀다”고 말했다. 피살된 여성 2명은 평소 아오키의 집 주변을 자주 산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에 따르면 이들은 약 1년 반 전부터 함께 웃고 대화하며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경찰은 용의자와 두 여성들 간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오키는 대학 중퇴 후 부모의 농사를 거들며 생활했다. 부모, 고모와 함께 4명이 살았지만 ‘은둔형 외톨이’가 된 그는 집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부모는 아오키에 대해 “대학에서 따돌림을 당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농사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농사일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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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 얕보는 것 같았다”…日 ‘4명 묻지마 살해범’의 범행 이유

    일본 나가노현 나카노시에서 25일 흉기와 사냥총으로 여성과 경찰관 등 4명을 살해한 30대 남성은 나카노시 시의회 의장인 아버지에게 “내가 혼자 있는 걸 여성이 얕보는 것 같아 죽였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아오키 마사노리(31)는 집 근처에서 산책 중이던 66세 여성과 70세 여성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이어 100m가량 떨어진 집에 돌아와 사냥총을 챙긴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에게 총을 쏴 살해했다. 아오키는 경찰의 허가를 받은 총 4정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총을 맞을 것 같아 먼저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아오키는 4명을 살해한 뒤 총을 들고 자택으로 숨었다. 경찰이 자살 가능성을 고려해 집 밖에서 투항을 요구했지만 계속 버티다가 부모의 설득 끝에 12시간 만인 26일 오전 4시 30분경 자택에서 나와 체포됐다. 아오키는 범행 경위를 묻는 아버지에게 “나는 언제나 외로웠다. 항상 혼자 있어서 주변의 놀림을 당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그런 생각을 하던 중 한 여성이 나를 얕보는 것 같아 칼로 찔렀다”고 말했다.피살된 여성 2명은 평소 아오키의 집 주변을 자주 산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에 따르면 이들은 약 1년 반 전부터 함께 웃고 대화하며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경찰은 용의자와 두 여성들 간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아오키는 대학 중퇴 후 부모의 농사를 거들며 생활했다. 부모, 고모와 함께 4명이 살았지만 ‘은둔형 외톨이’가 된 그는 집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부모는 아오키에 대해 “대학에서 따돌림을 당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농사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농사일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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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염수 시찰단 오늘 귀국… “추가자료 다 파악뒤 평가”

    일본에서 5박 6일 일정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관련 시찰 일정을 마친 한국 정부 시찰단의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시찰단장)은 25일 “안전성 평가 부분에 있어 진전이 있다. 추가 요청 자료 등이 다 파악돼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진행하고 있는 국제 검증도 당연히 (안전성 검증에) 참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시찰단은 이날 도쿄 외무성에서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규제위원회 등 정부와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심층 기술회의를 하며 일본 측과 추가 요구 자료의 제공 여부 및 시기 등을 논의했다. 일본 측은 도쿄전력의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대체로 자료 제공에 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위원장은 “한국은 (일본의) 최인접국인 만큼 한국 입장에서 중점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계획대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찰단은 이날 회의를 끝으로 일본 일정을 마무리하고 26일 귀국한다. 대통령실은 IAEA의 분석과 정부 시찰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 일본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24일 국회에 출석해 “IAEA에서 오염수에 대한 종합 결과가 6월 말 나온다. IAEA에서 오염수의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저희도 당연히 양보할 수 없다”고 답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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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시다 장남, 총리 공관서 친척과 송년회 논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장남 기시다 쇼타로(岸田翔太郎·32·사진) 총리 정무비서관이 지난해 말 친척들을 총리 공관으로 불러 송년회를 열었다고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25일 보도했다. 일본에서 ‘공저’로 부르는 공관은 집무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로 총리가 거주하면서 업무 회의 등도 하는 곳이다. 슈칸분슌은 이날 송년회 참석자들이 총리 공관 계단 등에서 다리를 뻗고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총리 공관 계단은 일본 내각이 출범할 때 각료들이 단체로 연미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장소로 유명하다. 공적 공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기시다 총리는 송년회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남의 행동은) 국민의 불신을 사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다. 엄하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다만 경질할지를 묻자 “(장남이) 긴장감을 갖고 대응했으면 한다”며 경질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총리 장남 쇼타로의 부적절한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1월 기시다 총리 유럽 순방에 동행했을 때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에서 정부 관용차로 관광과 쇼핑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가 유럽에서 명품 넥타이를 대량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정부는 “각료 기념품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고 주요 부처 장관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선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쇼타로는 게이오대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020년부터 기시다 총리 의원 사무소 비서로 일했고 지난해 총리 정무비서관으로 기용됐다. 논란이 거듭되자 한 기자는 이날 관방장관 기자회견에서 “경질을 포함한 처분 조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 인식이) 매우 느슨한 게 아닌가”라고 따지기도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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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시다 장남, 이번엔 총리 공저서 송년회 구설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장남 기시다 쇼타로(岸田翔太郎·32) 총리 정무비서관이 지난 연말 친척들을 총리 공저(公邸)로 불러 송년회를 열었다고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25일 보도했다. 총리 공저는 집무실인 총리 관저 바로 옆에 있는 건물로 총리가 거주하면서 업무 회의 등을 하는 공적 공간이다. 슈칸분슌은 이날 송년회 참석자들이 총리 공저 계단 등에서 다리를 뻗고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총리 공저 계단은 일본 내각이 출범할 때 각료들이 단체로 연미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장소로 유명하다. 공적 공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일본 정부는 송년회 사실을 인정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장남인) 비서관에게 엄하게 주의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 긴장감을 갖고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장남 쇼타로의 부적절한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1월 기시다 총리 유럽 순방에 동행했을 때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에서 정부 관용차로 관광과 쇼핑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가 유럽에서 명품 넥타이를 대량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정부는 “각료 기념품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고 주요 부처 장관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선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쇼타로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020년부터 기시다 총리 의원 사무소 비서로 일했고 지난해 총리 정무비서관으로 기용됐다. 논란이 거듭되자 한 기자는 이날 관방장관 기자회견에서 “경질을 포함한 처분 조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 인식이) 매우 느슨한 게 아닌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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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시찰단, 원전 점검 마쳐 “추가분석 필요”

    한국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이틀간의 원전 시찰 마지막 날인 24일 원전 내 오염수 차단 밸브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오염수 정화 설비 고장이나 천재지변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는 중요 장치다. 시찰단은 이날 원전에서 방사능 분석 실험실, 삼중수소(트리듐) 희석 설비, 오염수 방출 설비를 점검했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시찰단장)은 시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긴급 차단 밸브가 어디 설치돼 있는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돼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시찰 총평에 대한 질문에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질의와 추가 자료 요청을 했고 도쿄전력은 성실히 안내해 줬다”고 말했다. 다만 안전성 평가에 대해선 “당장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고 추가 분석과 확인 작업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찰단은 25일 도쿄 외무성에서 일본 정부, 도쿄전력 등과의 정리 회의를 한 뒤 귀국한다. 한편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후쿠시마 오염수는 음용수 기준을 훨씬 넘기 때문에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근 논란을 빚은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1L라도 마실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한 입장이었다.후쿠시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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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시찰단, 원전 점검 마쳐 “추가분석 필요”

    한국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이틀간의 원전 시찰 마지막 날인 24일 원전 내 오염수 차단 밸브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오염수 정화 설비 고장이나 천재지변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는 중요 장치다.시찰단은 이날 원전에서 방사능 분석 실험실, 삼중수소(트리듐) 희석 설비, 오염수 방출 설비를 점검했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시찰단장)은 시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긴급 차단 밸브가 어디 설치돼 있는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돼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시찰 총평에 대한 질문에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질의와 추가 자료 요청을 했고 도쿄전력은 성실히 안내해 줬다”고 말했다. 다만 안전성 평가에 대해선 “당장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고 추가 분석과 확인 작업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찰단은 25일 도쿄 외무성에서 일본 정부, 도쿄전력 등과의 정리 회의를 한 뒤 귀국한다. 한편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후쿠시마 오염수는 음용수 기준을 훨씬 넘기 때문에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근 논란을 빚은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1리터(L)라도 마실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한 입장이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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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경쟁 266대1… 30년 침체 日부동산 들썩

    1990년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30여 년간 침체했던 일본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선수촌으로 쓰인 아파트 분양에 구매자가 몰리고 도쿄 도심 곳곳에 초고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택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2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최근 도쿄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하루미 플래그’(사진)의 일부 평형 분양 경쟁률이 최대 266 대 1을 기록했다. 최고 분양가가 3억2700만 엔(약 31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이례적인 분양 대성공을 거뒀다. 이는 도쿄에서 보기 드문 5632채 대규모 단지, 최근의 경기 호황, 올림픽 선수촌의 후광 등을 반영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일부 투자자는 분양가에 이른바 ‘프리미엄’(웃돈)을 얹어 전매에 나섰다. 이렇듯 과열 조짐이 보이자 대표 분양사 미쓰이부동산은 다음 달 50층 아파트 2개 동 분양에 대해서는 “1인당 2채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고 제한했다. 아파트 청약 및 구매에 엄격한 자격 기준을 두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아파트 구매에 특별한 규제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266 대 1의 경쟁이 발생한 것은 그야말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루미 플래그는 도쿄의 관광 명소 ‘오다이바’와 도심 ‘긴자’ 사이에 있는 인공 매립지에 만들어졌다. ‘매립지는 지진에 약하다’는 일부 부정적 의견이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아파트 입지 평가 요소로 꼽히는 ‘전철 접근성’ 또한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불꽃 튀는 청약 경쟁이 벌어져 일본 부동산 시장의 호황 정도를 짐작하게 한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신축 분양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4360만 엔을 기록해 사상 최초로 1억 엔(약 10억 원)을 돌파했다. 1년 전보다도 2.2배 높아졌다. 일본에서는 1억 엔이 넘는 아파트를 ‘1억 엔’과 ‘맨션’의 합성어인 ‘억션’으로 부른다. 하루미 플래그 외에도 최근 도쿄 도심에 속속 초고가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이 성공한 영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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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염수 시찰단 “보려 한 설비 다 봤다”…日 “시찰단, 검증 아니다” 선긋기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관련 시찰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한국 정부 시찰단이 23일 후쿠시마에서 원전 내부에 들어갔다. 시찰단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성물질 제거 핵심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와 오염수 저장 정화 시설인 K4 탱크, 오염수 이송 관련 주요 설비, 핵종(원자핵의 종류) 분석 장비 등을 점검했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시찰단장)은 “고성능 ALPS가 3개 설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고 시설들이 어떤 원리로 어떻게 핵종을 제거하는지 중점적으로 확인했다”며 “우리가 당초에 보려고 계획했던 설비들은 다 봤다”고 밝혔다. 한국 국민들이 오염수에 정서적 불안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유 위원장은 “우리가 집중하려고 하는 것은 과학의 영역”이라며 “과학적으로 어떤 것을 봤다고 (국민들에게) 상세히 말씀드릴 수 있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시찰단 도착 현장에 취재진 북적 시찰단 일행은 전세버스를 타고 이날 오전 9시 반경에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2km가량 떨어진 도쿄전력 폐로자료관 주차장에 도착했다. 버스 창문에는 커튼이 쳐 있었다. 시찰단은 자료관 도착 후 곧바로 앞 유리에 ‘시찰단 전용’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은 버스로 갈아타고 원전으로 향했다. 시찰단은 시찰을 마친 뒤 오후 7시 20분 폐로자료관에 도착해 버스를 갈아타고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현장은 시찰단을 취재하려는 한국, 일본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도쿄전력 측 관계자로 보이는 푸른색 작업복 차림의 사람들이 자료관에 나와 시찰단을 안내했다. 시찰단은 원전에서 오염수 해양 방출 설비 돌발 상황 발생 시 작동하는 긴급 차단 밸브, 방사선 감지기 등을 점검했다. 시찰단은 이날 ALPS를 점검하면서 도쿄전력에 핵종 제거 전과 후의 방사능 농도를 비교한 자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시찰 현장에는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도쿄전력 측이 설명하면서 시찰단의 질문에 답했다고 한다. 유 위원장은 ‘설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가 요구한) 여러 자료들이 취합돼야 (판단과 의견을) 종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찰 의의에 대해선 “서류만 봐서는 (일본에) 자료 요구를 하는 것에 굉장히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장을 봄으로써 추가 자료 요구를 굉장히 많이 할 수 있다. 오늘도 현장 점검을 하면서 질의 답변을 했고 그에 따른 여러 자료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 “시찰단 활동은 검증 아냐” 日 정부 견제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시찰단에 관해 “시찰을 통해 한국 국내에서의 처리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이해가 깊어지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시찰의 성격을 놓고 일본 정부는 검증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이날 시찰에 대해 “한국 국내의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한 시찰, 설명이지 안전성의 평가, 검증, 리뷰가 아니다”라며 “(오염수 삼중수소의) 방출 예정량은 22조 Bq(베크렐)을 밑도는 수준으로 한국 월성원전의 71조 Bq보다 훨씬 낮은 값”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올여름 오염수 방출 개시를 목표로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부터 공사를 하고 있는 도쿄전력은 지난달에 해저 터널 굴착을 끝냈고 6월 말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출을 두고 찬반이 나뉘어 있다. 특히 현지 어민들의 반대가 크다. NHK방송은 “일본 내 모든 어업협동조합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후쿠시마) 현지에서도 어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후효히가이(風評被害·근거 없는 소문이라는 뜻의 일본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뿌리깊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어련)와 “관계자의 이해 없이 어떤 처분도 실시하지 않는다”는 문서를 체결했다. 후쿠시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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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 매립지 아파트도 청약경쟁률 266대1…日부동산 ‘들썩’

    1990년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30여 년간 침체했던 일본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으로 쓰인 아파트 분양에 구매자가 몰리고 도쿄 도심 곳곳에 초고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택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2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최근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하루미 플래그’의 일부 평형 분양 경쟁률이 최대 266대1을 기록했다. 최고 분양가가 3억2700만 엔(약 31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이례적인 분양 대성공을 거뒀다. 이는 도쿄에서 보기 드문 5632채 대규모 단지, 최근의 경기 호황, 올림픽 선수촌의 후광 등을 반영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일부 투자자는 분양가에 이른바 ‘프리미엄’(웃돈)을 얹어 전매에 나섰다. 이렇듯 과열 조짐이 보이자 대표 분양사 미쓰이부동산은 다음 달 50층 아파트 2개 동 분양에 대해서는 “1인당 2채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고 제한했다. 아파트 청약 및 구매에 엄격한 자격 기준을 두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아파트 구매에 특별한 규제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266 대 1 경쟁이 발생한 것은 그야말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루미 플래그는 도쿄의 관광 명소 ‘오다이바’와 도심 ‘긴자’ 사이에 있는 인공 매립지에 만들어졌다. ‘매립지는 지진에 약하다’는 일부 부정적 의견이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아파트 입지 평가 요소로 꼽히는 ‘전철 접근성’ 또한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불꽃 튀는 청약 경쟁이 벌어져 일본 부동산 시장의 호황 정도를 짐작케 한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신축 분양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4360만 엔을 기록해 사상 최초로 첫 1억 엔(약 10억 원)을 돌파했다. 1년 전보다도 2.2배 높아졌다. 일본에서는 1억 엔이 넘는 아파트를 ‘1억 엔’과 ‘맨션’의 합성어인 ‘억션’으로 부른다. 하루미 플래그 외에도 최근 도쿄 도심에 속속 초고가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이 성공한 영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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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시찰단 “오염수 저장 K4탱크 점검”…野 “깜깜이 시찰” 與 “반일 몰이 안쓰러워”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관련 시찰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은 22일 도쿄 외무성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 방류 전에 (핵종을) 측정하고 (오염수를) 저장도 하는 ‘K4 탱크’들의 여러 사항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필요한 자료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시찰단은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진행되는 시찰을 통해 다핵종제거설비(ALPS)와 K4 탱크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시찰단은 이날 일본 외무성에서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후쿠시마 1원전 시찰 항목을 확인하기 위한 기술회의를 진행했다. ALPS는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핵심 설비다. K4 탱크는 핵종(원자핵의 종류)을 측정·확인하는 시설로 오염수를 저장하기도 한다. 유 위원장은 ALPS와 관련해 “여러 중요한 핵종을 제거하는 가장 중요한 설비이기 때문에 어떤 과정을 거쳐 제거하는지, 그 과정에서 쓰이는 기기와 제원, 사양을 확인하고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는지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K4 탱크와 관련해서는 도쿄전력이 설명하고 있는 K4 탱크 정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여야는 정부 시찰단의 활동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료 채취도 없고, 시찰단 명단도 없고, 언론 검증도 없는 ‘3무(無) 깜깜이’ 시찰”이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시찰단을 국회에 출석시킬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분도 없고 당위성도 없는 ‘닥치고 반일 몰이’만 일삼는 민주당이 참으로 안쓰럽다”며 “지난달 ‘묻지 마 방일’을 자행했던 민주당 후쿠시마 시찰단은 국제 망신만 당하고 왔다. 자당의 망신 방일은 옳고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이번 시찰단은 틀렸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논의했는지를 놓고 정부 내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투명성 있게 객관적으로 국제 기준에 맞게 처리되는 게 바람직하며 그런 차원에서 일본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YTN에 나와 “(한일 정상 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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