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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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과학 기술을 취재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과학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jwcho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산업38%
우주/천체17%
경제일반15%
인사일반15%
사건·범죄6%
기업4%
건강4%
보건1%
  • 韓, 세계 최초 ‘쇠고기 쌀’ 개발…“모든 영양 다 해결”

    국내 연구진이 ‘쇠고기 쌀’을 개발했다.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단백질 및 지방 함유량을 높인 것이다. 연구진은 식량이 부족한 나라에 유용한 영양분으로 사용되거나 군대 혹은 우주 식량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은 이 같은 ‘쇠고기 쌀’을 14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메타’에 발표했다. 같은 날 네이처는 “밥만 먹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가와 함께 개발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연구진은 쌀에 소의 근육 및 지방 줄기세포를 붙여 배양했다. 마치 밥 위에 쇠고기가 올라간 ‘쇠고기 초밥’과 유사한 형태다. 홍 교수는 “배양육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쌀이 유용한 지지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배양육은 소나 돼지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실험실에서 생산하는 고기다. 연구진은 세포가 붙어 자랄 수 있는 지지체로 쌀을 활용했다. 그 결과 소의 줄기세포가 쌀의 표면 및 내부에서 자라면서 영양가가 풍부한 쇠고기 쌀이 탄생했다.논문에 따르면 쇠고기 쌀이 함유하고 있는 지방과 단백질은 일반 쌀보다 100g당 0.01g, 0.31g 더 많다. 각각 7%, 9%가량 많아진 것이다. 연구진은 배양할 때 소의 줄기세포 수를 늘리고 배양 조건을 최적화해 단백질과 지방 함유량을 더 높일 예정이다.가격도 일반 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추후 상업화 및 대량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쇠고기 쌀의 가격은 1kg 당 약 3000원으로, 일반 쌀과 비슷한 수준이다.홍 교수는 “우선 반려동물을 위한 식품으로 개발해 볼 예정”이라며 “향미(香味)가 나는 물질을 첨가하면 향후 ‘컵밥’과 같은 형태로 개발도 가능해 군대, 우주 식량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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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방 사절단 기업들 “현지 CEO 미팅-MOU 줄줄이 취소”

    윤석열 대통령의 독일·덴마크 순방이 일주일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불발되자 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던 기업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총수 혹은 사장급 인사가 동행하기로 했던 기업들은 어렵게 조율한 현지 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예정이었던 기업인들만 수십 명 규모다. 주요 그룹 총수로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갈 예정이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있다. 그 외에 최윤호 삼성SDI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들도 사절단으로 독일·덴마크에 가 현지 기업들과 미팅하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일부 기업은 13일 오후부터 순방이 순연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은 14일 오전 9시 반경 사절단 주관 경제단체로부터 순연 통보를 받았다. 구체적인 배경 설명 없이 “여러 가지 요인을 검토한 끝에 순연한다”고만 전달받았다고 한다. 독일이나 덴마크 파트너 측으로부터 순연 소식을 들은 기업도 있었다. 사절단 참여 기업들은 혼란에 빠졌다. 통상 최소 한 달여 전부터 준비하는 최고위급 경영자 미팅을 일주일 전에 취소할 경우 파트너로서 신뢰에도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대부분 주말에 출국할 예정이던 기업인들은 예약했던 비행기와 호텔 등을 취소하느라 수백만∼수천만 원대 손해를 입었다. 일부 MOU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독일 자동차 업계와 MOU를 체결하려 했던 한 국내 기업은 해당 일정을 미뤘다. 사절단에 포함됐던 기업 관계자는 “13일 오후 10시쯤 연락을 받았다. 이미 현지로 출발한 기업 관계자들도 있을 것이다”라며 “MOU 행사를 예정했던 기업들은 (대통령 순방이) 갑자기 순연돼 아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미 조율을 끝낸 일정인 만큼 순방 순연과 상관없이 출장을 진행하는 기업도 일부 있다. 사절단에 포함됐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의 경우 현지에서 주최할 예정이었던 중소기업 협력 일정이 모두 취소되면서 사실상 출장 계획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사들도 당황하는 분위기”라고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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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檢 압수물 증거능력 없다” 삼바 前대표 1심 전부 무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선고와 같이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압수수색해 제출한 증거는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14일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3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자료 삭제에 동의했다는 점과 증거 인멸에 가담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전 대표와 함께 한 회의에서 자료 삭제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는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의 진술도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안중현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당시 삼성전자 부사장)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반면 김 부사장의 증거인멸교사와 증거은닉교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사건 관계인 진술 등을 종합하면 자료 삭제를 지시했다는 게 인정된다”며 “회계 부정 의혹들에 대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삭제하게 한 사안으로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 전 사장과 김 부사장의 횡령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서버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서버 등을 압수수색해 제출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돼 증거 능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압수한 증거 중 혐의 사실과 관련한 것만 선별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일부 증거는 영장에 기재된 혐의 사실과 관련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던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김 부사장 판결에 대해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김 부사장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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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노화 연구’ 사우디 年1조 퍼붓는데… 50억 예산중 40% 깎인 韓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급증하며 노화를 늦추는 ‘항노화’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이 항노화 연구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국내 유일의 대규모 노화연구단은 올해 예산 삭감을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기에 오히려 항노화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14일 과학계에 따르면 정부출연연구소 및 대학, 바이오 기업 등으로 구성된 노화치료융합연구단의 올해 예산이 작년에 비해 40% 가까이 삭감됐다. 이 연구단은 당초 2022년부터 2027년까지 6년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매년 50억 원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되며, 이 연구단 역시 38.5% 삭감된 30억7200만 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기존 예산의 절반이 박사후연구원 및 학생연구원의 인건비로 사용되고 있어 사실상 항노화 연구는 중단 위기라는 설명이다. 연구단 관계자는 “2022년부터 예산을 받기 시작해 올해 3년 차”라며 “연구 준비만 다 해놓고 정작 성과를 내야 할 시기에 연구를 중단하게 생겼다”고 했다. 이 연구단은 노화 진단, 노화 치료, 노화 지연 등 항노화와 관련된 종합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노화 치료 분야의 경우 노화로 인해 근육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개선할 수 있는 유전자와 단백질을 발굴하고 있다. 학계 전문가는 “기대수명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반면에 건강수명은 그렇지 못하다”며 “그만큼 아픈 상태로 사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기에 항노화 연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대수명은 지금 태어난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를 뜻하고, 건강수명은 여기서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수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82.7세이지만 건강수명은 65.8세로 16.9년이나 차이 난다. 10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기대수명(80.87세)은 1.83세 늘었지만 건강수명(65.7세)은 0.1세밖에 늘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항노화 치료제’의 시장 규모는 2031년 24억7454만 달러(약 3조28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이 시장을 선점하고, 고령자가 질병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항노화 연구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총예산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44억12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NSFC)는 장기 노화 및 재생 조절 관련 연구에 2018년부터 5년간 2억5816만 위안(약 475억 원)을 투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사우디 왕명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 단체인 ‘헤볼루션 재단’이 매년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노화 연구 및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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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 택배’ 56조원 시장 뜬다… 美-中-日 선점경쟁

    달 탐사에 필요한 기자재를 배달해 돈을 버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달에 물품을 보내기 위해 개발된 달 착륙선 및 로켓 발사가 연이어 계획돼 있다. 14일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달 착륙선 ‘노바-C’를, 15일에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대형 로켓 ‘H3’를 각각 발사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한국 시간 기준으로 14일 오후 2시 15분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첫 번째 달 착륙선 ‘노바-C’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할 계획이다. 달 착륙은 이달 22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2년 만에 미국이 다시 달에 착륙선을 보내게 된다. 이번 발사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의 주요 계획 중 하나인 ‘상업용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클립스·CLPS)’의 일환이다. 클립스는 달 탐사를 위해 필요한 여러 물자를 민간 기업들이 달까지 택배 서비스처럼 배송해주는 것이다. 현재 클립스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 기업은 총 14곳이다. 이번에 발사하는 인튜이티브 머신스, 지난해 1월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발사했지만 연료 누출로 달 착륙에 실패한 아스트로보틱, 록히드마틴 스페이스 등이다. 노바-C에는 NASA의 과학 탐사용 탑재체 5개와 상업용 탑재체 6개가 실릴 예정이다. 상업용 탑재체에는 의류 브랜드 콜롬비아가 한파를 견디기 위해 개발한 ‘옴니히트 인피니티’ 소재도 포함됐다. 회사는 이 소재를 노바-C의 패널 덮개로 활용해 섭씨 영하 133도까지 떨어지는 달의 극저온 환경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실험할 예정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PwC컨설팅이 2021년 발간한 ‘달 시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달에 물자를 보내는 택배 서비스 시장은 2020∼2025년 기간 90억 달러(약 12조 원) 수준이지만 2036∼2040년에는 420억 달러(약 56조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까지 약 240t의 물자가 달로 배송될 것으로 관측되며, 달 착륙선이나 탐사 로버 등을 배달하는 서비스가 전체의 97%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며 지난해 달 착륙에 성공한 일본도 택배용 로켓 비용 절감에 나섰다.JAXA는 15일 오전 9시 22분경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차세대 로켓인 ‘H3’를 발사할 계획이다. H3는 올해 퇴역 예정인 ‘H2A’ 로켓을 이을 대형 로켓이다. 지난해 2월 H3의 첫 발사를 시도했지만 2단 엔진이 점화되지 않아 안전상의 이유로 자폭시켰다. H3 로켓은 3D 프린팅을 이용해 로켓 부품을 만들고, 부품 수를 크게 줄인 엔진을 적용하는 등 비용 절감에 집중한 결과물이다. JAXA는 H3의 발사 비용을 이전 모델인 H2A의 절반인 50억 엔(약 446억 원)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AXA는 H3 로켓으로 비용이 절감된 만큼 1년에 6번 이상 발사해 글로벌 우주 배송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제한적인 중국은 ‘국제달연구기지(ILRS)’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 경제가 커지고 있는 시기인 만큼 국제협력을 늘리기 위해서다. 현재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 벨라루스 등 7개 국가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2030년까지 달에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이며, 기지 건설에 필요한 물자 배송을 위해 자국의 우주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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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푸른 빛 비추면 ‘불량 유전자’ 잘라내는 유전자 가위 기술 세계 최초 개발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유전자 가위’의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유전자 가위는 ‘불량 단백질’을 만드는 특정 유전자 부위를 제거하는 기술로, 여러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이번에 개발된 유전자 가위는 기존 기술의 문제점으로 꼽혔던 안전성을 높이고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허원도 KAIST 교수팀이 유전자 가위에서 ‘가위’ 역할을 하는 단백질 ‘캐스 13(Cas 13)’을 이용해 이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캐스 13을 둘로 쪼개 활성을 없앤 뒤, 푸른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각각의 단백질에 결합했다. 푸른 빛을 비추게 되면 각각의 단백질이 반응하며 두 개의 단백질이 하나로 합쳐지고, 비로소 ‘가위’ 역할을 하게 된다. 가위의 두 날을 분리해 자르는 기능을 없앴다가 둘을 합쳐 기능을 되살리는 것과 유사하다. 빛으로 가위의 활성을 조절하게 되면 유전자 가위의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유전자 가위가 표적하는 유전자 외에 ‘멀쩡한’ 유전자를 자르는 ‘오프 타깃’ 부작용을 우려해왔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푸른 빛을 비춰야 가위가 작동하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령 피부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는 경우 병변 부위에만 빛을 쪼여주면 그 부위에서, 원하는 시간만큼만 가위가 작동하게 된다. 또 캐스 13의 경우 영구적인 유전체인 DNA가 아니라 필요할 때만 ‘복사’됐다 분해되는 RNA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 문제에서 더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단백질의 크기가 작아져 효율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크기가 큰 단백질의 경우 유전자가 있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렵다. 이번에 개발된 유전자 가위는 단백질을 둘로 쪼갰기 때문에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가 비교적 수월하고, 그만큼 유전자 도달율이 높다는 것이다.허 교수는 “이번 연구가 향후 질병과 관련된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RNA 기반 치료법의 발전과 세포 내 RNA 연구 적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월 22일자에 실렸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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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 날개’ 달고 훨훨… 제약사들 줄줄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지난해 잇달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체 개발한 신약과 후보물질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매출에서, 종근당과 한미약품, 대웅제약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유한양행은 6일 지난해 매출이 1조8589억 원, 영업이익이 567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각각 4.7%, 57.5% 증가했다. 자체 개발한 고지혈증 복합신약 ‘로수바미브’와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 등 전문의약품의 성장세가 실적을 이끌었다. 회사 측은 “핵심원료의약품 위탁생산(CDMO)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부문의 성장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올해 매출 ‘2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이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올해 1월 1일부터 건강보험공단에 급여 등재됐기 때문이다. 종근당은 기술수출한 치료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계약금이 유입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1조4883억 원) 대비 12.2% 성장한 1조6694억 원, 영업이익은 124.3% 늘어난 2465억 원이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삼성가(家) 유전병’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의 치료 후보물질 ‘CKD-510’을 기술수출했다. 총 13억500만 달러 규모(약 1조7313억 원)의 계약으로, 당시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으로 받은 8000만 달러(약 1061억 원)가 지난해 매출에 포함됐다. 한미약품 역시 자체 개발한 후보물질과 신약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 후보물질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임상 2b상에 진입하면서 중간 계약금(마일스톤)이 지급됐다. 여기에 더해 한미가 자체 개발한 이상지질혈증 개량신약 ‘로수젯’, 복합신약 고혈압약 ‘아모잘탄패밀리’가 각각 1788억 원, 1419억 원가량 팔리며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증권가에서는 한미가 집중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 개발이 향후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한국형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아 현재 환자를 모집 중이다. 3년 내 상용화가 목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미 후기 임상에서 안전성, 유효성이 일부 확인됐다”며 “향후 가격 경쟁력과 아시아인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 국내 점유율 확보가 기대된다”고 했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출시한 당뇨 신약 ‘엔블로’와 2022년 내놓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보였다. 특히 펙수클루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매출 720억 원을 달성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한 신약이 출시되고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고, 이런 흐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로 돌입하는 시기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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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오너일가 분쟁에 ‘케일럼엠’ 등장…첫 심문 기일 미뤄지며 양측 공세 본격화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오너가의 분쟁 소송에 새로운 ‘보조참가인’까지 등장하면서 소송의 양상이 더욱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새로운 보조참가인의 등장으로 이달 7일로 예정돼 있던 첫 심문 기일이 21일로 미뤄지면서, 양측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5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측은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에 기여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본격적으로 경영해 참여한 이후 신약개발 인재가 대거 이탈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내부에 신약개발에 정통한 리더가 없다는 지적이다.임 사장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선대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함께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반대해,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임 사장측은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추천한 배경태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2022년 8월 이후 약 23명의 주요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중 절반 이상은 박사급 신약 개발 인재라는 설명이다. 배 부회장은 삼성전자 법무실 출신으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신뢰하는 인물로 알려져있다. 이에 앞서 송영숙 회장은 이달 1일 이번 OCI그룹과의 통합이 “혁신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결단이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을 통해 송 회장은 최근까지 여러 해외 사모펀드가 송 회장에게 현 주가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하며 경영권 매각을 제안했지만, ‘신약 개발’에 대한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OCI그룹과의 통합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며, 통합을 반대하는 두 아들도 이번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한편 최근 가처분 소송에 태화그룹의 계열사인 케일럼엠의 최연지 대표가 원고측 보조참가인으로 등록했다. 보조참가인은 원고나 피고와 이해관계가 있을 때 어느 한쪽의 승소를 돕기 위해 소송에 참가하는 사람을 말한다. 태화그룹은 자동차 모터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기업으로, 최연지 대표는 최원호 태화그룹 회장의 장녀다. 하지만 정작 원고측인 임 사장 측근은 “케일럼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케일럼엠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케일럼이 한미사이언스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최 회장이 건강 상의 문제로 승계를 준비 중이라 참고차 이번 소송에 참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대한 최 회장이 지분율이 압도적이라 그만큼 상속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케일럼엠이 보조참가인으로 등록하면서 이달 7일로 예정돼 있던 가처분 소송의 첫 심문 기일은 이달 21일로 미뤄졌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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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발 뗀 디지털 치료제… ‘중복 임상’ 규제에 건보적용 4년 걸려

    지난달 서울대병원이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인 ‘솜즈’를 처음 처방했다. 솜즈는 국내 기업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치료제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문이 열린 것이다. 2호 디지털 치료제인 ‘웰트 아이’도 상반기(1∼6월)에 첫 처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웰트 아이 역시 불면증 치료제다.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의료기기를 뜻한다. ‘3세대 신약’으로 불리면서 올해 56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인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30년에는 173억40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이 성장하기 힘들다. 국민건강보험의 급여 등재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치료제가 폭넓게 처방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은 독일이나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실정이다. ● 규제로 속도 더딘 국내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치료제는 특정한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해야 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 허가받은 제품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웹페이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국내외에서 출시된 디지털 치료제는 대부분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보조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 환자, 당뇨·비만 등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만성 질환 환자가 늘면서 보조적인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깐깐한 행정 절차로 인해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서 디지털 치료제는 ‘중복 임상’을 거쳐야 해 건강보험 급여 등재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 4년이다. 디지털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과 유효성 검사를 통과하더라도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의 신(新)의료평가를 위해 다시 한번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디지털 치료제 관련 협회 관계자는 “식약처와 보의연이 검증하고자 하는 것들이 비슷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중 규제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에임메드의 ‘솜즈’와 웰트의 ‘웰트 아이’ 모두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급여 등재는 되지 않은 상황이다. 3∼5년간 의료기관이 비급여로 처방하면, 이 기간 동안 수집한 임상 자료를 활용해 신의료평가를 받아야 정식으로 건강보험에 급여 등재를 할 수 있다. 신의료평가에 걸리는 시간만 250일이니, 급여 등재까지 못해도 4년 넘게 걸리는 셈이다.● 獨 ‘파격적 자금 지원’, 日 ‘빠른 급여 등재’ 디지털 치료제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과 일본은 한국과 상황이 딴판이다. 독일은 2019년 디지털헬스케어법을 마련했다. 이 법에는 디지털 치료제(DiGA)로 임시 등재되면 1년간은 제조사가 제시하는 가격으로 정부가 보상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임시 등재된 디지털 치료제의 평균 건강보험 급여는 60만 원대다. 임시 등재 기간 수집한 임상 자료로 치료제의 효과를 증명하면 정식 등재도 가능하다. 현재 독일에 임시 등재된 디지털 치료제는 60개로, 이 중 정식 등재된 제품은 30개다. 일본은 ‘자금 지원’보다는 급여 등재의 ‘속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일본의 금연 디지털 치료제 ‘큐어앱’은 일본 의약품 및 의료기기 종합기구(PMDA)의 허가부터 건강보험 급여 등재까지 총 12개월이 걸렸다. 이후에 출시한 고혈압 보조 치료기기인 ‘큐어앱 SC’도 15개월 만에 급여 등재를 끝냈다. 기업으로선 그만큼 빠르게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한국에선 급여 등재가 늦기 때문에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은 독일이나 일본 진출을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지장애 개선용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 이모코그는 이미 독일을 거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독일지사 ‘코그테라 GmbH’를 설립하고 독일의 디지털 치료제 급여 체계에 등재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휴레이포지티브, 뉴로핏 등 일부 기업은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독일이나 일본을 선택하는 기업도 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해외 진출을 알아보는 기업도 있다”며 “대체로 작은 바이오 기업이 개발하기 때문에 급여 등재 시기는 기업의 존망(存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디지털 치료제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의료기기. 특정한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단순 기록하는 스마트폰의 건강 앱과는 구별됨.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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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 판매 중단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저하를 늦춰주는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허가 이후 효능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며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자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아두헬름이 물러나며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을 누가 선점할 수 있을지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젠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아두헬름의 모든 개발과 판매를 중단하고 후속 제품인 ‘레켐비’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두헬름은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30년까지 효능을 추가적으로 입증하는 임상 4상을 진행한다’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바이오젠은 지난해부터 임상 4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외부 파트너도 찾지 못해 임상 및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아두헬름의 실패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알츠하이머는 아직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뇌에는 외부 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촘촘한 ‘장벽’이 있어 약물이 통과하기도 어렵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심화되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했다. 제약업계는 아두헬름이 노렸던 초기 알츠하이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켐비’,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이 주목을 받고 있다. 레켐비는 지난해 7월 FDA 승인을 받았고, 도나네맙은 올해 초 승인이 예상된다. 두 치료제 모두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달라붙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체 치료제다. 치료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인지 저하 지연 속도, 부작용 발현 빈도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도 젬백스앤카일, 차바이오텍, 아리바이오, 엔케이맥스 등 여러 바이오 기업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젬백스앤카일의 ‘GV1001’은 글로벌 임상 2상, 국내에서는 삼성제약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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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硏 25곳, 공공기관 지정 해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이 31일 해제됐다. 그간 출연연의 인재 채용을 막던 인건비 제한 등의 공공기관 규제가 풀리게 됐다. 출연연의 연구 역량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개최된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의 25개 출연연이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7일 윤석열 대통령과 NST 관계자 오찬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건의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출연연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2007년 이후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여러 규제가 적용돼 왔다. 대표적인 것이 총인건비 제한과 임금피크제다. 출연연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면 높은 임금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총인건비가 제한되다 보니 인재 유치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임금피크제 역시 우수한 연구자의 연구 시간과 임금을 줄임으로써 기관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됐다고 해서 모든 규제가 풀릴지는 미지수다. 과기정통부가 준비 중인 출연연 운영에 관한 규정 및 지침에 따라 규제 완화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2월 14일 과기정통부 장관과 출연연 기관장이 참석하는 혁신 방안 발표회를 마련하고, 공공기관 지정 해제 이후 운영 방안과 제도 개선 사항을 밝힐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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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기 출연硏 25곳 ‘공공기관 지정 해제’…오랜 숙원 풀렸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이 31일 해제됐다. 이로써 인건비, 제한적인 채용 등 출연연의 인재 채용을 막던 공공기관의 규제가 풀리게 된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연구의 자율성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개최된 기획재정부장관 주재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산하의 25개 출연연이 공공기관 지정 해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7일 윤석열 대통령과 NST 오찬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건의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출연연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2007년 이후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여러 규제가 적용돼 왔다. 대표적인 것이 총인건비 제한과 임금피크제다. 출연연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면 높은 임금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총인건비가 제한되다 보니 인재 유치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임금피크제 역시 우수한 연구자의 연구 시간과 임금을 줄임으로써 기관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세계적인 유수 연구기관과 경쟁해야 하는 출연연의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의견이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다만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가 됐다고 해서 모든 규제가 풀릴지는 미지수다. 과학계에 따르면 기재부가 과기정통부에 출연연의 철저한 관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자로 출연연이 공공기관에서 해제가 됐기 때문에 연구소 운영에 대한 규정 및 지침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현재 출연연 운영 규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내달 14일 과기정통부 장관과 출연연 기관장이 참석하는 혁신방안 발표회를 마련하고, 향후 공공기관 지정 해제 이후 운영방향과 제도개선 사항을 밝힐 예정이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내놓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제 연구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 같다. 3년에 한 번씩 이뤄졌던 경영 평가를 매년 진행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이드라인이 어떤 방향으로 제시되는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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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고병원성 조류 독감, 인체 감염 가능성…변이 바이러스 亞서 증가”

    국내에서 발생했던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의 인체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다. 하지만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의 인체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 학계에서는 추가적인 연구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021년 국내에서 발생한 H5N1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변이가 발생해 인체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바이러스가 감염시키는 세포)에 결합하는 부위에 변이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변이 바이러스를 조류, 포유류, 인체 유래 세포에 감염시킨 결과 기존 바이러스보다 인체 유래 세포에 더 잘 결합했다. 연구진은 추가로 인체에서 유래한 기관지 세포를 이용해 만든 미니 장기(오가노이드)에 변이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그 결과 사람 간 전파되는 독감 바이러스(인체 유래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감염 양상을 보였다. 즉 변이 바이러스 역시 독감처럼 퍼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최영기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장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인체 감염 가능성이 있는) 변이 바이러스가 아시아 지역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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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인간 뇌에 ‘텔레파시’ 칩 첫 이식”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한 첫 사례가 나왔다.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학계에서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개발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9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뉴럴링크가 어제 뇌 임플란트를 이식한 첫 환자가 탄생했고, 잘 회복하고 있다. 뉴럴링크의 첫 제품은 텔레파시”라며 “생각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스티븐 호킹이 고속 타이피스트(타자 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나 경매인보다 더 빠르게 의사 소통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고 덧붙였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2016년 창업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으로, 사람의 뇌에 이식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뇌 임플란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 임플란트에 대한 임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이후 9월부터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했고, 약 5개월 만에 첫 환자 수술이 이뤄진 것이다. 뇌 임플란트 기술은 전극을 통해 뇌의 신호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뉴런)는 전기적 신호를 통해 팔을 움직이거나 냄새를 맡는 등의 명령을 내린다. 뇌의 명령에 따라 뉴런에는 일종의 ‘패턴’이 나타나게 된다. 뉴럴링크의 칩은 이 패턴을 읽어 컴퓨터로 전송한다. 동전 크기만 한 뉴럴링크의 칩에는 머리카락만큼 얇은 64개의 실 모양 부품이 달려 있고, 이 안에는 총 1024개의 전극이 있다. 이 전극이 뉴런 근처에서 뇌의 패턴을 읽어내는 것이다. 머스크가 X에 올린 글에 따르면 첫 이식 결과 뇌 임플란트는 뉴런 스파이크(전기적 신호)를 안정적으로 읽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럴링크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는 척수 손상으로 팔,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사지 마비 환자 또는 루게릭병 환자다. 이론적으로는 뇌의 패턴을 읽으면 생각만으로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 뇌의 신호를 환자들이 착용하는 로봇용 팔, 다리 같은 장비에 전달하면 환자가 움직일 수도 있다. 뉴럴링크는 올해 11명, 2025년 27명, 2026년 79명에게 뇌 임플란트를 이식할 계획이다. 향후 2030년까지 2만2000건을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 머스크는 미래에는 뇌 임플란트가 시력 장애를 치료하는 ‘라식 수술’처럼 흔한 수술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앞서 뉴럴링크가 동물을 대상으로 시행한 뇌 임플란트 실험에서 1000마리 이상의 양, 돼지, 원숭이 등이 죽었다는 의혹이 나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 11월에는 4명의 미국 국회의원이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자사 기술의 안전성에 대해 의도적으로 감췄는지를 조사하도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하기도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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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수소 생산-폐윤활유 재사용 등 신사업 추진

    최근 석유제품에 대한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HD현대오일뱅크가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섰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바이오 사업, 블루수소 사업 등을 추진하며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3대 친환경 미래 사업인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 자원 및 윤활유 재활용, 석유제품 수출국 확대 등과 같은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우선 블루수소의 생산, 저장 및 활용을 통한 수소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고 있다. 블루수소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 청정 수소 제조를 위한 암모니아 크래킹 촉매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서는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 건설,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 생산, 바이오 케미칼 사업 진출로 이어지는 3단계 바이오 사업 로드맵을 수립했다. 바이오디젤 공장은 올해 1월 이후 상업 가동을 통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 항공유는 2026년 이후를 목표로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을 활용한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코린도그룹, LX인터내셔널과 PFAD(팜잔사유) 구매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바이오원료 공급망도 확보했다. PFAD는 팜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산도가 높아 전 세계 소수의 바이오디젤 공장에서만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전해질막 소재 연구를 진행 중이다. 향후 수전해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탄소연료 혹은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도 검토 중이다. 이 외에도 재생 플라스틱 소재를 용기에 적용하고,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원순환 경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폐윤활유 재사용 정제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국내 폐타이어 순환 경제 모델 구축을 위한 ‘한국형 블랙 사이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형 블랙 사이클은 기존 타이어 생산을 위해 사용했던 화학 원료를 폐타이어 수거를 통해 만든 재활용 원료로 대체하는 순환 경제 모델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런 신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영역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 기업 수노코와 2024년 석유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향(向) 석유제품 수출을 기존 하와이에서 미국 본토까지 대상을 넓혔다. 지난해 거래를 시작한 뉴질랜드에는 700만 배럴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2022년 이후에는 미국 수출 비중 또한 점차적으로 확대하며 기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넘어 수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에 산업차량용 윤활유인 ‘엑스티어’ 제품을 공급하면서 북미 윤활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북미 시장은 세계 1위 윤활유 수요 지역임에도 국내 제조사 점유율이 매우 낮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진출이 글로벌 차량용 윤활유 시장 확대의 교두보가 됐다”며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만들고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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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에너지 기업 손잡고 전사업 체질 개선 돌입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SK이노베이션은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새해를 맞아 지난 2일 SK이노베이션 계열사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신년사에서 전체 사업영역에서 전면적 체질 개선의 필요성과 포트폴리오 내실 다지기를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박 총괄사장은 먼저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그린 기술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으로 ‘카본 투 그린’의 토대를 만들어 냈다”며 그간의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박 총괄사장은 이른바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SK이노베이션 계열 모두가 본원적 사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박 총괄사장은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시장 블록화 등 세계 정세 불안정으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역량을 총결집해 생존력을 확보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지속가능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이 위협받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임을 강조한 것이다. 박 총괄사장은 또 “인풋 대비 아웃풋이라는 효율성 관점에서 전체적인 전략 방향을 재점검하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도출하자”며 “구성원 모두가 비효율적이고 낭비되는 것들을 찾아내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당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대내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일본 최대 종합 에너지 기업 에네오스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기존 정유, 화학, 윤활유 사업에서의 오랜 협력을 바탕으로 저탄소 에너지원 개발과 이를 위한 기술 교류, 프로젝트 공동 추진 등을 하기로 협의했다. 두 회사의 업무협약(MOU)에는 저탄소 에너지원 공동 개발, 석유제품 수급 및 설비 운영 협력을 통한 석유 사업 경쟁력 강화, 화학·윤활유 사업의 순환경제 및 탄소 저감 추진과 관련한 신규 사업 개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11월에는 SK이노베이션 계열과 거래하는 협력사 80여 곳을 초청해 ‘동반성장·ESG CEO 세미나’를 개최했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 협력사 경영진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각자의 경영 현황을 공유하고 SK이노베이션 실무진은 ESG 추진 현황, 윤리 경영 등에 대해 소개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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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동 멈췄던 日 달 착륙선 ‘SLIM’ 임무 재개…착륙 지점 암석 조사중

    일본의 달 착륙선 ‘슬림(SLIM)’이 다시 임무를 시작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9일 공식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어젯밤(28일) 슬림과의 통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임무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슬림은 20일 달 표면에 착륙했지만 착륙선의 동력을 담당하는 태양전지판이 그늘에 가려지면서 착륙 후 2시간 30여 분 만에 작동을 멈췄다. 이후 태양 방향이 바뀌면서 태양전지판 발전이 가능하게 됐고, 29일 다시 임무를 시작했다. 현재 슬림은 착륙 지점인 ‘시오리 분화구’ 근처의 암석을 조사하고 있다. 시오리 분화구는 달 남극 근처에 있는 분화구다. 상대적으로 지각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 근방의 암석을 조사하면 달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슬림은 달의 ‘밤’이 찾아오는 내달 1일까지 임무를 수행한다. 달은 낮과 밤이 14일을 주기로 번갈아 찾아온다. 해가 들지 않는 밤에는 달 표면 온도가 영하 130도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슬림이 그 이후 영원히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달 착륙에 성공했던 인도의 달 착륙선 ‘찬드라얀 3호’도 달의 낮 기간에만 활동을 하고 밤이 찾아온 때부터 완전히 작동을 멈췄다.일본은 슬림의 이번 달 표면 착륙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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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예산 부족’으로 NASA 제안 거절… 항공우주학계 반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한국의 위성을 달까지 보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정부가 예산 부족으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올해 연구개발(R&D) 주요 키워드로 ‘국제 협력’을 꼽으며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했지만, 정작 국제 협력 기회 때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과학계에 따르면 NASA는 지난해 10월 말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들에게 ‘아르테미스 2호’에 큐브위성을 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중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는 올해 초 “참여가 어렵다”는 의사를 NASA에 전달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안을 받았던) 작년 10월 말에 이미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간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에도 이 내용을 수차례 설명했지만 최종 예산 의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또 NASA에서 큐브위성을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하는 시점이 올해 5월이었기 때문에 개발 시간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항공우주학계에서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말로 예정돼 있던 ‘아르테미스 2호’ 발사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큐브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도 확보됐기 때문이다. 항공우주학계의 한 전문가는 “전문가 집단에 자문이나 정보 등을 요청했으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학계 인사는 “다른 예산은 다 줄이고 국제협력 예산을 늘려놓고, 정작 중요한 국제협력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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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바, 제약-바이오업계 첫 영업익 1조 시대 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6946억 원, 영업이익 1조1137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각각 23%, 13% 증가한 수치다. 국내 바이오 기업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은 1조735억 원, 영업이익은 3500억 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공장 전체 가동을 시작하며, 연간 총 3조5009억 원 규모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이다. 누적 수주 총액은 약 120억 달러(약 16조 원)다. 회사는 2025년 4월 완공 예정인 5공장과 올해 가동을 추진 중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시설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ADC는 최근 바이오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약물 개발 방식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지난해 대비 12.5% 높인 4조1564억 원으로 내놨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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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으로 알츠하이머 징후 96% 확인”… 진단키트 개발 길 열려

    《몇 방울의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스웨덴 연구진이 혈액에서 검출 가능한 단백질 ‘피-타우217(p-tau217)’을 통해 알츠하이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알츠하이머 연계 물질 진단의 정확도는 96%. 바이오업계에서는 아직 초기 연구 단계이지만 집에서 진단 키트로 알츠하이머를 검사할 수 있는 ‘꿈의 영역’에 접근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알츠하이머 진단을 할 수 있는 ‘꿈의 기술’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혈액으로 알츠하이머 징후를 96% 정확도로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미래에 집에서 진단 키트로 손쉽게 알츠하이머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알츠하이머 징후 96% 정확도로 확인 2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자마 신경학’에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혈액에서 발견되는 ‘피-타우217(p-tau217·타우)’ 단백질을 이용해 알츠하이머 징후를 96% 정확도로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니컬러스 애슈턴 스웨덴 예테보리대 교수팀이 786명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타우가 다량 검출된 사람 100명 중 96명꼴로 뇌 양전자단층촬영(PET)에서도 치매의 대표 징후인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높게 확인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PET는 현재 알츠하이머 진단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검사 방법 중 하나인 만큼 혈액을 통해서 뇌를 스캔하는 수준으로 알츠하이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참여자 1명당 10mL의 혈액이 사용됐다. 건강 검진 시 한 번에 뽑는 혈액 양 정도다. 지난해 같은 대학의 연구 결과와 결합하면 적은 양의 혈액 검사로도 알츠하이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콘퍼런스(AAIC)에서 해나 휴버 스웨덴 예테보리대 교수팀은 손가락 채혈을 통해 얻은 알츠하이머 환자 77명의 혈액 샘플을 건조한 뒤 분석한 결과 타우 검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확도는 80% 이상이었다. 휴버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저온 보관이나 특별한 처리 없이 원격으로 알츠하이머 진단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진단 키트로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길 열려” 이번 연구에 대해 바이오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뇌를 찍는 PET 방식은 정확도가 높고 환자의 거부감도 적지만 국내에서는 100만 원, 미국에서는 5000달러(약 667만 원)로 매우 고가라 대부분 병이 많이 진행된 후에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진단 키트가 상용화되면 적은 양의 혈액을 키트에 떨어뜨린 뒤 키트를 병원에 보내면 의사가 진단을 내려 주는 방식으로 초기 진단 시장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질병 특성상 의료진 분석이 필수적이라 코로나19 진단 키트처럼 ‘원스톱’으로 집에서 자가 진단을 하긴 어렵겠지만 조기 진단이 한층 쉬워질 것”이라며 “특히 병원 접근성이 낮고 의료비가 비싼 미국에서 시장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각국에선 알츠하이머 진단 제품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가 ‘AD-디텍트’라는 진단 키트를 출시했다. 가까운 진단검사 센터에서 채혈을 한 뒤 온라인으로 검사 결과를 받아 보는 방식이다. 다만 정확도가 낮아 널리 사용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피플바이오가 전국 600여 개 병원 및 검진센터에 병원용 진단 키트인 ‘알츠온’을 공급하고 있다. 정확도는 85% 수준이다. 일본의 경우 시스멕스가 미량의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해 출시를 준비 중이나 정확도가 70% 수준이라 한계가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 브리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은 2030년까지 224억5474만 달러(약 3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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