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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입니다. 포장 문제로 못 팔게 된 3000개 르쿠르제(프랑스 주방용품 브랜드) 조리기구 세트를 팬 여러분께 무료로 드리려 합니다. 광고를 누르고 질문에 답해주세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출연한 광고 영상이 논란이 됐다.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가짜 목소리 ‘딥보이스’인 것으로 판명 났기 때문이다. 이 영상엔 실제 목소리와 조작된 목소리가 섞여 있었지만 일반인의 귀로는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12일(현지 시간) 폐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는 AI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AI 기술이 주목받았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딥보이스 및 AI로 조작된 가짜 영상 ‘딥페이크’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도 악용되고 있어 글로벌 IT 업체들이 진위를 판별하거나, 조작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보안 소프트웨어업체 맥아피는 11일 CES에서 AI가 만든 가짜 음성을 판독하는 AI 기술 ‘프로젝트 모킹버드(흉내 내는 새)’를 통해 스위프트 광고 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모킹버드는 말하는 사람의 행동과 상황적 맥락, 음역과 사용된 언어 범주 등을 분석해 음성의 진위를 판단하고 결과를 그래프로 보여준다. 진짜 목소리에 가까울수록 0, 가짜 음성으로 판단될수록 1에 가까워진다. 스위프트 허위 광고 속 목소리는 한 문장 속에서도 진짜와 가짜가 섞여 있어 그래프가 들쭉날쭉 요동 치는 형태를 보였다.맥아피 측은 “90%의 정확도로 AI가 만든 가짜 목소리를 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맥아피가 지난해 12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미국인의 84%가 딥페이크의 악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52%는 딥페이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미디어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48%), 공인을 사칭하는 데 사용될 것(49%)이라고 우려했다. 스티브 그로브먼 맥아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딥페이크를 탐지하는 AI 기술의 사용 사례는 광범위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칩페이크’(짧은 시간과 적은 노력을 들여 위·변조하는 것) 사기를 피할 수 있도록 돕고, (미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 영상의 진위를 즉각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들도 허위 정보와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인텔은 지난해 7월 ‘페이크캐처’라는 딥페이크 감지 기술을 공개했다. 영상 속 인물의 혈류량과 눈의 움직임 등을 감지해 가짜 여부를 잡아내는 방식이다. 사람은 말을 할 때 혈류의 변화가 생기는데, 딥페이크는 혈류 변화가 없다는 것에 착안한 기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딥페이크 여부를 탐지하는 ‘MS비디오 어센티케이터’를 발표했다. 사람의 턱과 같은 경계선에서 흐릿함의 정도와 명도 등을 통해 진위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이를 기반으로 영상에 대한 신뢰 점수를 부여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딥브레인AI가 지난해 가짜 음성 및 영상 탐지 솔루션을 내놨다. 음성의 주파수와 시간 등을 고려해 음성 합성 및 조작 여부를 판단하고, 자사의 가상 얼굴 생성 기능, 특정인의 얼굴로 교체하는 기능 등을 활용해 조작된 영상인지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12일에는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추가했다. 구글의 AI 개발조직 딥마인드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에 ‘꼬리표’를 달아 악용을 막기 위한 기술 ‘딥마인드 신스ID’를 내놨다. 이미지에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이기 때문에 이를 편집해서 없애기 쉽지 않다. 가짜임을 알려주는 표시를 남기는 기술인 셈이다.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기아가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에 최적화된 목적기반차량(PBV)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기아는 10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우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우버 플랫폼을 이용하는 차량 호출 운전자와 탑승객들을 위한 맞춤형 PBV 모델을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와 승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향후 우버에 제공될 PBV는 기아 최초의 PBV인 ‘PV5’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중형 전기차인 PV5는 기존 택시 모델보다 내부 공간이 넓은 것이 장점이다. 두 회사는 차량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최적의 운행 패턴과 전기차 충전 경로를 제안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로 건설산업 혁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CES 기조연설을 통해 “AI와 디지털, 로봇 등 첨단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Xite) 혁신은 건설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화두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제시했다. 사이트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사이트(site)’를 확장한 개념이다. HD현대 측은 “건설장비의 무인 자율화와 디지털 트윈,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스마트 건설 현장을 구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건설업은 우리 일상과 일터를 위한 모든 기반을 마련했지만, 현재 기술과 혁신에서 가장 느린 행보를 보인다”라며 “식량, 보건, 환경, 기술에 이르기까지 인류 안전과 관련한 모든 측면이 건설과 연관되므로 이를 혁신하지 않고는 미래를 바꿀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HD현대는 사이트 혁신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 ‘엑스와이즈(X-Wise)’와 ‘엑스와이즈 사이트(X-Wise Xite)’를 공개했다. 엑스와이즈는 장비 운용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무인 자율 작업이 가능하게 하는 AI 플랫폼이다. 모든 산업 솔루션에 기반 기술로 적용한다는 것이 HD현대의 방침이다. 엑스와이즈 사이트는 이 기술이 적용된 건설 장비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최적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능형 현장 관리 솔루션이다. 이번 행사에는 HD현대와 협업을 진행 중인 스위스의 자율 중장비 업체 ‘그라비스 로보틱스’의 마르코 후터 창업자가 자율형 4족 보행 로봇에서 출발한 자율 굴착기의 개발 목적과 건설 장비 로봇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최근 구글 클라우드의 필립 모이어 부사장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HD현대와의 협업 로드맵을 공개했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인공지능(AI) 셰프(요리사)가 이곳에 계십니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 푸드테크 전시관. 영국 스타트업 시어그릴스의 직원이 AI 기능이 탑재된 그릴 ‘퍼펙타’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생고기를 넣고 부위와 굽기 정도를 선택하면 3분 안에 스테이크 요리가 완성된다. 제품 위에 탑재된 AI 센서가 고기의 형태와 두께, 부위 등을 파악해 최적의 맛을 내는 열을 가해 요리하는 방식이다. 닭, 피자, 꼬치 등 다양한 음식을 더 빠르게 완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AI가 스스로 요리 방식을 바꿔가며 완성도를 높인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아 CES 2024 혁신상을 받았다. 올해 CES에선 각국의 푸드테크 기술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데다 AI가 식재료별로 적합한 조리법을 찾아 일정한 레시피로 요리하는 만큼 완성도를 높이고 일관된 맛을 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개인은 물론이고 구인난을 겪고 있는 식당, 급식, 병원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일본 테크매직의 ‘아이로보’도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스마트폰에서 요리를 선택했더니 수박만 한 크기의 통 안으로 기름이 채워졌다. 통이 45도 정도 기울어지더니 빙글빙글 돌면서 예열했다. AI를 기반으로 요리법을 익힌 아이로보의 지시에 따라 시간에 맞춰 재료만 넣으면 됐다. 2분이 채 안 돼 태국식 채소볶음 요리가 완성됐다. 세척도 스스로 했다. CES 측은 아이로보에 대해 “‘세계 최초의 요리 로봇’이다. 인력 문제에 직면한 식당들에 훌륭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혁신상을 수여했다. 두산로보틱스는 CES 2024에서 이용자의 기분 상태에 맞춰 칵테일을 추천해주는 로봇 ‘믹스마스터 무디’를 소개했다. 이용자가 스크린 앞에서 카메라를 보고 사진을 찍으니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가 표정 등을 분석해 기분 상태에 맞는 칵테일을 추천해줬다. 어떤 칵테일을 만들지 결정한 뒤 로봇이 집게 팔을 이용해 칵테일 재료를 컵에 담고 마구 흔들어 섞었다. 마지막으로 미리 준비된 과일을 칵테일에 띄워 건네주는 동작까지 했다. 국내 스타트업 두잉랩은 AI 음식 분석 솔루션 ‘칼로AI’를 공개했다. 사진만 찍으면 요리에 들어간 재료와 양, 성분, 칼로리 등의 정보를 보여준다. 수많은 음식 사진과 재료, 요리법 등을 학습시킨 결과다. 두잉랩 측은 “보험사들이 칼로AI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건강을 관리하도록 돕고 있다”며 “보험 가입자들이 건강을 유지하면 보험금 지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푸드테크의 핵심은 AI 학습 기능이다. 제품을 사용할수록 요리와 음식 분석 등의 완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잉랩 관계자는 “처음 보는 음식은 한 번에 완벽하게 분석하거나 요리하지 못한다. 그러나 AI가 스스로 학습하다 보면 완성도가 크게 올라간다”며 “푸드테크는 건강 관리, 음식 조절 및 분석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4년 만에 ‘CES 2024’를 찾아 “인공지능(AI) 기술과 우리 비즈니스의 연계를 살피고 사업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있는 두산그룹 부스를 방문해 “AI 발전이 어디까지 왔는지, 전통 제조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두산도 이번에 선보인 협동로봇, 건설기계 분야에서 AI를 적용한 기술과 제품을 갖고 있고,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다른 모든 사업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 부스를 돌던 중 ‘CES 2024 혁신상’을 받은 두산밥캣의 완전 전동식 스키드 로더 ‘S7X’에 직접 탑승하기도 했다. 이어 AI로 표정을 분석해 그에 맞춰 로봇이 만들어주는 칵테일을 마시며 “처음 마셔 보는 맛”이라고 평가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 회장은 두산 부스 참관을 마친 뒤 삼성전자, LG전자, 메르세데스벤츠, 모빌아이 등의 전시관을 둘러봤다. 박 회장은 “앞으로의 경영에 참고할 만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똑똑해진 청소 로봇들이 실내를 벗어나 물속이나 정원, 도로 등 야외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 레이더 등을 장착한 덕에 장애물을 피하고 자율주행도 가능해지면서 사용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로봇회사 아이퍼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 수중 청소 로봇 ‘스쿠버’를 내놨다. 스쿠버는 물이 가득찬 수영장에 들어가 바닥과 벽면을 기어 다니며 물을 흡입해 필터로 거른 뒤 내뱉으며 청소를 한다. 물속에 있는 사람의 각질과 같은 작은 이물질들을 걸러내 수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태양광으로 충전이 되고, 장애물 반응 속도가 경쟁사 대비 2∼3초 더 빠른 점 등을 인정받아 올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 거주자가 많은 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답게 맘모션이 내놓은 잔디깎이 로봇 ‘루바’도 주목받았다. 루바는 AI 비서가 장착돼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다. 정원의 지표면이 울퉁불퉁한 경우도 많은데 루바는 최대 38도의 경사진 곳을 스스로 올라갈 수 있다. 초음파 레이더가 장착돼 길이가 1인치(2.54cm)에 불과한 작은 장애물도 피할 수 있어 안전한 제초작업이 가능하다. 로터스로보틱스는 도로 청소 로봇 ‘로보큐브’를 공개했다. 악천후 등 극한의 조건이 아니라면 대체로 운전자 없이 구동할 수 있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능력을 갖췄다. 사람이 앞으로 뛰어들어도 긴급 제동이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가 설계돼 안전성도 높였다. CES 전시장에서 만난 한 로봇업계 관계자는 “요즘 로봇들은 AI 기능을 적용해 과거에 비해 청소 완성도가 더 높다”며 “인간들은 로봇에 청소를 맡기고 삶을 더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약간 졸립고, 눈이 집중을 못 하는 상태.’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 참여한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업체인 하만 부스에서 차량 안전 솔루션 ‘레디 케어’를 체험해 봤더니 나온 결과다. 15초간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 경고음이 시끄럽게 울렸다. 그래도 소용없다 판단되면 운전자를 깨우는 다른 기술도 있다. 하만의 ‘시트소닉’이라는 기능이 적용된 차량을 탑승해 봤다. 운전석에서 마사지가 시작돼 허리가 자극됐고, 시트에서 바람이 나와 목 부근이 서늘해졌다. 차 안에 잔잔하게 흐르던 노래는 자동으로 시끄럽고 신나는 음악으로 바뀌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CES 2024 개막 첫날 모빌리티 업체들의 부스마다 관중이 가득 몰렸다. 별칭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고도 불리는 CES의 명성을 올해도 이어갔다. 자동차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과 접목해 ‘내 집 방구석’에서 느끼던 즐거움과 안전함을 차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집, 영화관으로 변신한 자동차 집에서 하던 게임은 이제 자동차로 옮겨 간다. 일본 혼다와 소니가 합작해 만든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에픽 게임즈와 함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CES에서 새 단장을 해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아필라’의 뒷좌석에서 스크린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아필라 판매가 시작되면 차 안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즐길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BMW는 프랭크 웨버 기술개발총괄 이사가 나서 “앞으로 더 많은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향후 컨트롤러로 차량 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가 CES에서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카 ‘알파블’은 순식간에 영화관, 카페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차에 설치된 냉장고를 이용해 음료를 즐길 때면 카페가 되고, 나만의 자동차 극장을 만들고 싶다면 차량의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를 벽면에 비추면 된다. ● ‘AI 비서’가 차 안으로 들어왔다 모빌리티 회사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비서 경쟁도 치열했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내놓은 생성형 AI인 챗GPT가 지난해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자 모빌리티 업체들도 빅테크 기업들과 손잡고 차량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나선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오픈AI와, BMW는 아마존의 알렉사와 손잡고 각각 차량 내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겠다고 CES에서 밝혔다. AI가 내 취향에 꼭 맞는 음악을 선정해 들려주기도 하고, 가볼 만한 드라이브 코스를 추천해줄 수도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의 ‘MBUX 가상 어시스턴트’는 AI 비서의 성격을 네 가지 중 택할 수도 있다.● 운전자는 조수석 앞 영상 못 보도록 설정 하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고화질 차량용 디스플레이인 ‘NQ’ 시리즈를 내놨다. 그동안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운전 중에 잠깐씩 확인하는 대상이라 화질이 높을 필요가 없었다. 더군다나 햇살이 내리쬐면 화면이 잘 안 보이는 상황도 많았다. NQ 시리즈는 화질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 기능도 강화했다. 조수석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앞 영상을 볼 수 없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투명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운전석 앞 유리창을 통해 내비게이션이나 날씨, 음악 재생 목록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기술이다. 만약 옆좌석에서 칭얼대는 아이가 있다면 조수석 쪽 디스플레이에 영상을 틀어줄 수도 있다. CES에서 만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승객을 차 안에서 얼마나 즐겁고 편할 수 있게 만드냐가 경쟁의 핵심”이라며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되면 운전을 거의 안 해도 되기 때문에 그 시간을 꽉 채워줄 기술 개발에 업체들마다 목을 매는 것”이라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 개막 첫날인 9일(현지 시간) 각국 관람객과 취재진들의 가장 큰 관심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상 최초로 공개한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S-A2’에 쏠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프레스콘퍼런스에는 참관객 600여 명이 몰렸다. 혁신을 찾아 헤매는 CES 관람객들이 세상에 없던 UAM 탄생 과정에 뜨거운 관심을 보인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객석에서 발표를 지켜봤다. 현대차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계열사인 슈퍼널은 9일 CES 2024에서 UAM 기체인 S-A2의 실물 크기 모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슈퍼널이 UAM을 상용화하겠다고 공언한 2028년을 4년 앞둔 지금,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란 점을 과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S-A2의 외관은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보다는 경비행기와 흡사했다. 기체 꼬리부터 머리 길이는 10m, 양 날개 사이는 15m에 달한다. 조종사까지 합쳐 5명이 탈 수 있는 크기를 갖췄다. 400∼500m 상공에서 시속 200km로 비행하도록 설계됐다.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현대차그룹의 최고 역량의 결집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날 도심에서 20마일(약 32km) 이동 중 한 시간 이상 교통정체에 갇혀 있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AAM을 통한 이동이라면 동일 여정을 몇 분 만에 완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널은 UAM 성패의 핵심 요소인 소음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UAM의 경우 주로 빌딩숲이 늘어선 도심에서 이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너무 크면 이용하기 어렵다. 주변 아파트나 직장인으로부터 민원이 쇄도할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벤 다이어천 슈퍼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착륙 시에는 65dB(데시벨), 순항 시에는 45dB로 조용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이것은 일반 가정의 식기세척기 수준의 소음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CES에서 UAM을 선보인 또 다른 업체는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에어로HT다. 슈퍼널과 샤오펑에어로HT 사이에는 묘한 신경전도 감지됐다. 샤오펑의 2인승 UAM이 비행하지 않을 때 평소 모습은 일반 자동차 형태로 기체의 날개가 졉혀 있다. 비행 시 차량 천장에서 날개가 등장한다. ‘플라잉카’ 형태로 기체를 만드는 중국 업체들이 그리는 UAM의 미래와 슈퍼널의 방향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신 사장은 “중국 업체들도 잘하고 있지만 2명 정도 타는 기체는 사업성이 별로 없다”며 “결국 시장에서 승자는 효율성이 얼마나 좋은지, 가장 중요한 안전성이 얼마나 우수한지 등으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샤오펑에어로HT 관계자에게 ‘슈퍼널을 아냐’고 묻자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플라잉카가 아니라 사실상 비행기”라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평행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획기적인 도움을 주는 차량이 등장했다. 이른바 ‘게걸음’, 제자리에 선 채로 옆으로 움직이는 현대모비스의 ‘모비온’이다.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선보이는 이 차량을 개막 하루 전인 8일(현지 시간) 국내 언론 최초로 탑승해 봤다.좌석 오른쪽 모니터에서 ‘크랩 드라이빙’이라는 기능을 작동시켰더니 모비온은 게걸음을 걷듯 옆으로 미끄러져 이동했다. ‘제로 턴’이라는 기능을 실행했더니 마치 자동차가 팽이가 된 것처럼 제자리에서 빠른 속도로 360도 회전을 수 바퀴 돌았다.곧이어 ‘다이아고널’이란 기능을 사용하자 차가 대각선으로 주행을 했다. 피겨스케이팅에서 한 다리를 들고 빙판 이곳저곳을 우아하게 누비는 ‘스파이럴’ 기술처럼 자동차가 지면을 빙판 삼아 방향의 제약 없이 움직인 것이다.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바퀴 네 개가 각각 독립해 구동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비온은 네 개의 바퀴마다 각자 모터가 달려 있고 이를 하나하나 전자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 기존 차량들은 바퀴마다 모터가 장착돼 있지 않기 때문에 네 개의 바퀴가 서로 연동돼 움직이는 방식으로 구동한다.만약 주차장이나 고속도로 요금소 기계에 손이 닿지 않아 영수증을 뽑기 어려울 때 게걸음 기능을 사용하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좁은 공간에서 평행 주차를 하려면 수차례 앞뒤로 오가며 각도를 조정해야 하는데 이 기능을 활용하면 간편하게 주차할 수 있다.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판매 차량에 실제 장착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 중국 기업들이 대거 복귀한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기술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중국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CES엔 중국 기업 1115곳이 참여했다. 지난해(493곳)의 두 배, 올해 전체 참가 기업(4314곳)의 4분의 1이 넘는다. 가전업체인 하이센스와 TCL, 동영상 플랫폼 ‘틱톡’ 개발사인 바이트댄스,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앞세운 샤오펑 등이 대거 출격했다. 다만 미국으로부터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은 역대 최다인 760개 기업이 CES에 참여한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 규모다. 일본은 올해 70여 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소니와 파나소닉, 혼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스타트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한국과 한국을 뛰어넘으려는 중국, 기술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의 기술 경쟁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中의 반격… 삼성 옆에 가전 부스 차리고, 플라잉카 전시도 日스타트업들 ‘맥주 테크 데이’소니, ‘車안 디지털 놀이터’ 공개 “삼성전자 바로 옆에 부스를 차렸네요.” 8일(현지 시간)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 부스 옆에 자리 잡은 중국 전자기업 TCL 부스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TV의 강자 삼성전자 옆에 자리를 잡은 TCL의 도전적 기세가 느껴진다는 의미였다. TCL은 ‘퀀텀닷 미니(QD-Mini) 발광다이오드(LED) TV’라고 쓰인 대형 스크린을 정면에 설치했다. 10m 거리에서도 밝은 빛이 느껴질 정도였다. 중국의 전기차업체 샤오펑의 자회사인 샤오펑에어로HT는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샤오펑 관계자는 “2030년쯤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가전제품 회사 하이센스 부스에는 ‘울트라발광다이오드(ULED) X’라고 적힌 팻말 아래 대형 TV 4대가 전시돼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ULED X 신형 TV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CES에 참석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까지 중국 업체들은 ‘테크 독립’을 외치면서 자국 전시회에 집중했다”며 “하지만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글로벌 활로를 찾기 위해 CES를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기업에서 시장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은 아직 부족하지만 기세가 엄청나다”며 “한국 기업들이 선진국을 넘어섰던 것처럼 중국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긴장감을 내비쳤다. 일본은 소니와 파나소닉이 대형 부스를 차렸다. 소니는 데모 차량을 전시하고 “인간의 눈을 넘어선 센싱 기술”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프레스데이에선 원격 드라이빙 기술과 차량 안에서 각종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 기술 등을 공개했다. 제시카 호크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이 등장해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호크 부사장은 “소니는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 경험을 플랫폼으로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스타트업들은 10일 ‘일본 테크 데이’를 연다. 맥주를 마시면서 기술을 알리고 네트워킹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알려줘.” 무대에 시연자로 나선 한 남성이 노란색 공처럼 생긴 인공지능(AI) 집사 로봇 ‘볼리’에 말을 걸자 볼리는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리스트를 보여줬다. “레시피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하니 볼리는 냉장고 속 재료를 기반으로 조리법을 제시해줬다. 남성에게 “결혼 기념일을 잊지 마”라며 중요한 일정을 알려줬고, “꽃집을 알려달라”고 하니 꽃집으로 전화를 걸어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한국 기업들이 내세우는 AI 기술의 핵심은 ‘집 안으로 들어온 AI’로 요약된다. AI 로봇 등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집사 역할을 하고,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AI 집사 로봇 볼리를 공개했다. 볼리는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일상 패턴을 학습해 진화한다. 볼리를 통해 대신 전화를 걸거나 가전을 연동해 제어할 수 있고, 현관 밖의 방문객을 확인할 수도 있다. 세계 최초로 원거리 및 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오늘의 주요 일정 등 원하는 내용을 벽, 천장, 바닥 어디든 띄워놓고 볼 수 있다. 시야 밖의 아이나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해 이상 상황이 생기면 주인에게 알려주고 필요한 조치를 돕는다. LG전자는 개막 전 사전 부스 투어에서 LG전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 스마트홈 모습을 제시했다. 이목을 끈 것은 AI 집사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였다. 얼굴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눈웃음을 짓거나 하트 표시를 하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바퀴가 달린 두 다리와 머리 부분에 달린 손잡이를 이용해 춤도 췄다. 주인의 컨디션을 계속해서 살피는 모습도 포착됐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집 안의 가전제품들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돼 가전을 스스로 제어했다. 주인의 취향을 미리 파악하고 “하키 게임이 5시에 있다”고 알려주면 이와 연결된 TV가 해당 장르에 맞게 화면 모드를 바꿨다. 시연 영상에선 반려 고양이가 집 안에서 화분을 쓰러뜨리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고양이가 움직인 경로를 따라 청소 구역을 설정했다. 이후 로봇청소기가 자동으로 청소를 했다. 두산그룹 부스에서는 AI가 적용된 분리수거 로봇이 주목을 받았다. 두산로보틱스가 만든 로봇팔 ‘오스카 더 소터’로, 자신의 앞에 높인 컵을 한 번 쥐어본 뒤 컵 재질의 강도를 감지해 물체의 소재를 파악해냈다. 컵의 재질이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확인한 오스카 더 소터는 곧바로 이를 들어 올린 뒤 거꾸로 뒤집어 액체를 쏟아버렸다. 그다음 ‘플라스틱’이라 쓰여 있는 분리함에 컵을 떨어뜨렸다. 같은 방식으로 음료 캔이나 페트병도 액체를 버린 뒤 분리수거를 알맞게 마쳤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카메라가 달려 있으면 제품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기계의 악력으로 물체의 특성을 파악해 이를 분리하는 기술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알파블’을 선보였다. 차량 탑승자가 영화를 선택하자 차량 내부 앞쪽에 설치된 45형 올레드 스크린 2개가 좌우로 탑승자를 감싸며 펼쳐지는 모습을 선보였다. 앞좌석은 뒷좌석에 탄 동승자와 마주 볼 수 있도록 회전도 가능했다. 편안한 잠자리와 화장실, 공조시설, 냉장고 및 TV, 소형 와인셀러 등 LG전자의 다양한 가전 기술을 집약시킨 캠핑카의 콘셉트 제품도 볼 수 있었다.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맨덜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언론사와 파트너사 관계자 1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위한 비전을 공개했다. 삼성은 초연결 AI 시대의 최우선 과제로 ‘사용자의 보안’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를 기반으로 한 ‘삼성 녹스 매트릭스’를 올해 중 삼성전자 TV와 패밀리 허브 냉장고 등에 적용한다. 삼성 녹스 매트릭스는 상호 모니터링을 통해 보안 문제가 발생한 장치를 분리하고 다른 기기의 보안을 안전하게 하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AI를 접목한 제품들도 공개했다. ‘AI 스크린 시대’를 이끌 2024년형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에는 8배 늘어난 512개의 신경망을 보유하고, 2배 빨라진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한 AI 프로세서 ‘NQ8 AI 3세대’를 탑재했다. 식재료를 넣고 뺄 때 AI 카메라가 자동으로 인식해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 주는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도 선보였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은 AI와 카메라 등 기술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얼굴과 생체 신호를 인식하고 운전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 안전 운전을 돕는 ‘레디 케어’ 솔루션을 소개했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수소는 저희 대(代)가 아니고 저희 후대를 위해 준비해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맨덜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미디어데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수소차 생태계가 비용과 연료전지 개발 등의 문제로 전기차나 하이드리드차만큼 확산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미래 세대를 위해 장기적으로 수소 사업을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수소(대중화)가 어렵다고 하는데 누군가는 해야 하고, 안 하면 뺏길 수 있다”며 “속도는 여러 가지 부침이 있지만 과감하게 꾸준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전 배터리 EV(전기차)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준비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확신을 갖고 준비했다)”며 “수소를 해오며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궁극적으로 친환경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1998년 연료전지 연구 초기부터 수소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다. 2013년에는 투싼 ix35로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을 시작했다. 25년 넘게 수소 에너지 기술 개발에 투자하며 현재는 수소 승용차와 버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생활폐기물이나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미국 조지아주와 손잡고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 등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올해 CES와 관련해 “기아의 PBV(목적기반차량)도 있고 슈퍼널의 (도심항공교통인) e-VTOL(전기 수직 이착륙기)도 보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7개 계열사가 역대 최대 규모로 참여한 이번 CES의 출품작 중 주문자 맞춤형 차량 PBV와 도심 내 비행체인 UAM(도심항공교통)을 하이라이트로 꼽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송호성 기아 사장은 “많은 사람들은 PBV가 모빌리티의 표준이 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 출시되는) PV5의 가격은 배터리와 모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겠지만,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3만500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30년 LCV(경형상용차) 시장을 약 350만 대로 예상하고 있고, 이 중 전기차가 150만 대 정도 될 것”이라며 “전기 상용차 시장의 20%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 회장은 ‘올해 그룹에 전할 메시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가 안전을 위해서 정보기술(IT)을 많이 접목했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중심 차량(SDV)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 가운데 안전 관련 기술을 특히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라스베이거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친구,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 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세계 최대의 구형 공연장 스피어. 가장 진화된 대화형 인공지능(AI) 로봇으로 평가받는 ‘아우라(Aura)’가 대화 상대로 지목한 한 여자아이가 수줍어하자 표정을 읽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자아이가 “다른 나라 말을 할 수 있니”라고 물어보니 아우라는 “혹시 다른 나라 말을 알려 줄 수 있어? 학습을 할게”라고 되물었다. 관객과 대화를 하면서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재학습을 하는 ‘딥러닝’ 과정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대표 얼굴인 아우라가 보여주듯 9∼12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의 주인공은 AI다.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 기술에만 머물러 있는 AI가 아니라 실생활과 접목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AI 기술을 이번 CES에서 대거 선보인다.● “AI가 탑승했다” “모두를 위한 AI” 7일(현지 시간) CES 개막을 이틀 앞둔 라스베이거스는 온통 ‘AI’로 물들어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관통하는 모노레일에는 구글이 ‘AI Aboard(AI가 탑승했다)’라는 문구로 래핑해 분위기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AI for ALL(모두를 위한 AI)’이라고 적힌 대형 간판을 걸었다. 일본의 건설기계 전문 기업 구보타는 야외에 설치된 부스에 ‘AI INNOVATION(AI 혁신)’이라는 문구를 걸어놨다. LVCC 안은 개막 준비로 분주했다. 한 전자기업의 부스에서는 AI 장치를 시현하고 있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자가 부스 촬영을 하자 “CES 개막날까지는 보안 사항”이라며 난감해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AI로 부모 얼굴 인식, 손가락 동작으로 전등 조절 이날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미디어행사의 핵심 주제도 ‘AI’였다.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제시카 부스 리서치 디렉터는 “AI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조사한 결과 프라이버시(사생활), 허위 정보, 안전성, 실직 등이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며 “AI와 지속가능성, 포용이 핵심 추세다. 특히 접근성과 다양성, 평등을 의미하는 ‘포용’의 혁신이 담긴 제품과 기술을 CES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TA 행사가 끝난 뒤엔 CES를 미리 맛볼 수 있는 언베일드 행사가 열렸다. 180여 개의 기업이 소규모 부스를 차리고 취재진을 맞이했다. 올해 CES 혁신상을 받은 캐나다 기업 ‘글룩스킨드’는 언베일드 행사에서 AI가 장착된 유모차를 선보였다. AI가 양육자 얼굴을 인식해 양육자가 아닌 사람은 유모차를 작동시킬 수 없었다. AI가 바퀴가 닿는 노면의 각도를 감지해 오르막길에서는 저절로 올라갔고, 내리막길에서는 유모차 손잡이에서 손을 떼자 부드럽게 멈췄다. 핀란드 기업 ‘더블포인트’는 이 행사에서 AI가 사람의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해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기술을 선보였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 끝을 맞붙이면 전등이 꺼지고 태블릿 화면이 작동하기도 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AI 특히 올해 CES에선 AI가 단순히 기술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 녹아들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들이 대거 나온다. 삼성전자의 AI 냉장고는 식재료가 들어가고 나가는 순간을 자동으로 촬영해 식재료 리스트를 만들어서 관리해준다.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재료를 알려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법까지 알려준다. LG전자는 AI 중심의 스마트 홈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AI 가사 생활 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다. 두 바퀴로 집 안 곳곳을 돌면서 카메라와 스피커, 센서 등으로 온도와 습도 등 실시간 환경 정보를 수집한 뒤, 가전을 제어해 집 안을 최적의 상태로 만든다. 다양한 표정으로 사용자와 소통할 수도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이브스는 음성을 인식해 AI 아바타가 수어로 바꿔서 소통하는 기술을 공개한다. 대만 뷰티테크 기업인 퍼펙트는 AI 기반으로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해주는 기술을 선보인다.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K전기차로 중동서 도요타 잡겠다” 현대자동차는 1976년 바레인에 포니 40대를 수출하며 중동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기아는 한 해 전 카타르에 픽업트럭 10대를 수출하며 중동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총 50대로 출발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 1∼11월 34만3785대를 팔았다. 2022년 연간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스라엘에서 점유율 1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위를 달렸다. 2026년 사우디에 연간 생산 5만 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고, 전기차 판매가 궤도에 오르면 중동의 강자 도요타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새로운 기회의 땅 중동 현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질주를 살펴봤다. 》“이곳도 몇 년 뒤에는 몰라보게 달라지겠죠.”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의 마케팅 업무를 돕는 왈리드 카라누 씨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3일(현지 시간) 방문한 KAEC 현대자동차 반조립제품(CKD) 공장부지는 그의 말대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착공 예정인데, 이미 잡목을 뽑고 울퉁불퉁한 땅을 평탄화하는 1차 사전 작업은 지난해 말에 끝난 상태였다. 지금은 지평선까지 누런 흙이 끝없이 펼쳐진 허허벌판이지만 2026년 상반기가 되면 연간 생산 5만 대 규모의 현대차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카라누 씨는 “이미 공장 설계는 거의 다 마무리됐고 막바지 최종 조율을 마친 뒤 착공에 돌입할 것”이라며 “공장이 완성된 뒤 ‘사우디 생산’ 자동차가 시장에 풀리면 그때 인기는 엄청날 것이다. 전기차로 넘어가는 흐름을 현대차가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2030년 자동차 판매 300만 대 시장 현대차그룹이 중동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030년경에는 2022년 대비 약 30% 커진 ‘연간 판매 300만 대’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분석되는 중동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동은 평균 연령 40세 미만의 청장년층 인구가 69.6%에 달할 정도로 ‘젊은 소비자’가 많다. 연평균 인구 성장률도 1.7%로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곳이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의 운전을 2018년부터 합법화하면서 여성 운전 인구가 늘고 있는 것 또한 자동차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쯤 55만 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다.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약 20%에 달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사우디에 처음으로 중동 지역 생산 거점을 마련해 현지에서 선두를 내달리는 일본 도요타를 추월하겠다는 계획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자동차의 인기는 이미 현지 판매 매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3일 사우디 제다 시내에 자리한 현대차 매장을 찾으니 500㎡(약 150평) 안팎의 실내에 방문객 20여 명이 몰려 북적거린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손님을 응대하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한 직원은 “평일 기준 하루에 100∼150명이 매장을 찾는다”며 “그중에서 50명 정도는 계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설명을 받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튿날 찾은 인근 기아 매장의 판매 책임자인 제하드 므나이젤 씨는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에선 텔루라이드, 세단 중에선 K5 모델이 고객들한테 가장 인기 있다”며 “뛰어난 성능에 비해 가격대도 합리적인 수준인데 중국 차량과 비교할 때 더 고급스럽다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제다 지역의 한 제네시스 매장 직원은 “출산율이 높아 고객들이 자녀 및 보모까지 함께 탈 수 있는 차를 선호한다”며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SUV의 판매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좋은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7대 車 수출국’ 사우디 현대차그룹은 중동 시장에 오랫동안 공들여 왔다. 현대차는 1976년 바레인에 포니 40대를, 기아는 1975년 카타르에 브리사 픽업트럭 10대를 수출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 건설업체들이 중동에 진출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온 1970, 80년대 ‘1차 중동 붐’ 시절에 이미 중동 시장의 잠재력을 알아본 것이다. 처음엔 고군분투했지만 50년 가까이 현지 경험을 쌓은 결과 이제는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10월 기준으로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에서 현대차는 판매량 2위(9만4754대), 기아는 4위(3만9096대)를 차지했다. 그 다음 규모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현대차가 4위(9974대), 기아가 5위(8526대)를 차지했다. 중동 주요 시장에선 대부분 도요타가 선두를 달리지만 이스라엘에서는 현대차(4만2210대)가, 이라크에서는 기아(2만7339대)가 각각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사우디(6만1859대)와 이스라엘(5만598대)은 각각 한국 자동차 기업의 7번째, 8번째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 “전기차 강화해 도요타 잡는다” 이제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아직 충전기 인프라가 많이 깔리지 않아 전기차 시장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의 경우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전기차 생산’과 ‘수도 리야드의 전기차 비율 30%로 확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카타르 역시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등 중동 국가들도 글로벌 탄소중립 움직임에 발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동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전기차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가 2022년 사우디에서 전기차를 팔기 시작한 후, 지난해 5월부터는 제네시스가 전동화 모델 판매에 가세했다. 올 1분기(1∼3월)에는 기아가 SUV 전기차 EV6와 EV9의 사우디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2종, 제네시스가 3종을 이미 팔고 있고 기아까지 가세하면 현대차그룹이 사우디에서 판매하는 전동화 모델은 총 7종이 된다. 현대차는 2027년까지 전기차 제품군을 현재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려 중동 판매 차량 전체 제품군 중 3분의 1을 전기차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2년에는 중동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재선 현대차 아중동권역 마케팅 팀장은 “중동 시장 1위인 도요타가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이지 않아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 공략을 계기로 사우디에서 시장 1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내연기관차가 대세인 중동 국가에서 전기차 선호도가 높아지려면 여러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제다=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현대자동차가 중동지역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를 낙점하고 자동차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짓는 것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의 영향이 컸다. 거기에 부품 조달과 수출에 유리한 입지도 매력적이었다. 사우디 제2의 도시인 제다에서 북쪽으로 120km 이동하면 나오는 KAEC는 제조업 육성과 물류허브를 추구하는 사우디의 개혁안 ‘비전 2030’의 핵심 원동력 중 하나다. KAEC는 2006년부터 초기 개발이 시작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곳이 200만 인구를 수용하고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업·관광·물류 도시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100곳 이상의 기업이 이미 KAEC에 둥지를 틀고 있다. 현대차 CKD 공장 부지 인근에도 벌써 사우디의 전기차 브랜드인 ‘시어(CEER)’와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의 생산시설이 들어섰다. KAEC는 중동 지역을 가로지르는 홍해 연안 중심에 위치해 수출과 수입에 탁월한 입지를 지녔다. KAEC가 품고 있는 킹 압둘라 항구를 통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들을 공급받고, 완성된 자동차 제품들을 다른 중동 지역으로 수출할 수도 있다. 더구나 사우디는 경제특별구역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4월 KAEC, 리야드, 자잔, 라스 알카이르 등 4곳에 경제특구를 신설하고 투자 및 인센티브 제공 계획을 발표했다. 법인세를 20년간 최대 5% 인하해주거나, 경제특구 내 거래 물품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 면제, 각종 행정절차 간소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5년간은 ‘사우디제이션(Saudization·사우디 국민 채용)’이라는 규제 없이 외국인 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KAEC를 자동차산업·정보통신기술(ICT)·제약·물류의 중심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라스 알카이르는 조선업, 자잔은 식품가공업·물류, 리야드는 컴퓨터·제약·항공부품 위주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 박동휘 현대차 아중동권역본부장은 “KAEC는 입주 업체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인 데다 부품 운송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며 “중동국가들의 개발 및 투자 유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보니, 이들 국가의 경제 개발계획에 부합하는 분야의 업체들에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제다=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자동차 업계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했다.기아는 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폰티악 M1 콩코스에서 열린 ‘2024 북미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EV9이 SUV 부문 ‘북미 올해의 차’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아는 통산 3번째이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하게 됐다. 더불어 이번 수상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통산 8번째 쾌거이기도 하다. 2009년 제네시스 세단(BH), 2012년 현대차 아반떼, 2019년 제네시스 G70‧현대차 코나, 2020년 기아 텔루라이드, 2021년 현대차 아반떼, 2023년 기아 EV6가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2024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에는 기아 EV9을 비롯해 현대차 코나(EV 포함),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3개 모델이 후보로 경합한 끝에 EV9이 최종 선정됐다. 북미 올해의 차 심사위원단은 EV9에 대해 “웅장하고 담대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상품성을 모두 갖춘 차”라고 평가했다.1994년 설립된 북미 올해의 차 선정 조직위원회는 승용과 트럭 2개 분야의 최고의 차를 선정해오다 2017년부터는 SUV 부문을 추가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자동차 분야 매체에 종사하는 전문가 50명이 3개 분야의 차량을 심사해 올해의 차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선정의 공정도와 신뢰도를 비춰볼 때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고 권위의 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는 빅테크와 모빌리티·유통 공룡들이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을 두고 각축을 벌인다. 구글과 아마존은 AI를 접목한 모빌리티 기술을, 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생성형 AI를 쓸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칩’을 대거 선보인다. 올 한 해 글로벌 IT 업계 트렌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조연설에서도 글로벌 거물들이 나서 AI를 융합한 경영 혁신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챗GPT발 AI 혁명’이 모든 산업으로 확산되며 ‘세상에 없던 AI 기술’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온디바이스·모빌리티 AI에 집중 올해 CES는 2022년 11월 오픈AI가 세상에 내놓은 생성형 AI인 ‘챗GPT’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다. 그만큼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이번 CES에서 언제 어디서나 AI를 사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AI’를 현실화하는 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온디바이스 AI’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없어도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기술이다. 이전에는 인터넷을 타고 클라우드 등 외부 서버에 접속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외부 서버 없이 디지털 기기 안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퀄컴은 자사의 온디바이스 칩 기술력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최근 AI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내장돼 딥러닝에 활용할 수 있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북4’를 포함해 레노버, HP, 델 등 글로벌 PC업체들이 이를 장착해 본격적인 AI PC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CES에서는 챗GPT 기반의 기술이 공개된 것이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챗GPT라는 ‘퀀텀점프’ 기술을 반영한 업체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접목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AI를 모빌리티의 영역으로도 확장시켰다. MS는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와 챗GPT를 접목한 ‘차량용 AI 비서’를, 아마존 오토모티브는 자율주행에 활용되는 AI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은 음성으로 차량을 제어하거나 구동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더욱 고도화시켜 C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에 AI를 접목한 ‘MBUX 가상 어시스턴트(비서)’를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AI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 활용하는 기술 방향에 대해 소개할 계획이다.●AI 접목한 뷰티테크와 헬스케어 이번 CES에서는 AI를 활용한 ‘뷰티테크’도 주목받고 있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소비재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하는 방식에도 AI가 깊게 관여하는 것이다. 로레알은 이번 CES에서 AI를 활용한 피부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인다. 증강현실에서 자신의 얼굴에 화장을 해보면 이를 바탕으로 AI가 화장법이나 피부 관리법에 대해 제안해주는 기술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레알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CEO)는 뷰티 업계 최초로 CES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기도 하다. LG생활건강은 LG그룹사의 초거대 AI ‘엑사원’이 만든 도안을 활용해 옷이나 신체에 문신을 해주는 휴대용 무선 프린터 ‘임프린투’를 공개한다. 국내 스타트업 업체들은 AI 헬스케어 기술을 대거 내놓는다.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출발해 2020년 독립한 스타트업 옐로시스는 AI가 소변을 분석해 당뇨를 비롯한 건강 이상을 잡아내는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의 다른 스타트업인 텐마인즈는 AI 베개 ‘모션슬립’을 선보인다. 산소 포화도와 소음도를 측정해 베개 속 에어백을 움직여 숙면을 도와주는 기술을 탑재했다.● 글로벌 거물도 기조연설서 “AI 혁신” CES 전시 기간인 9∼12일(현지 시간) 연쇄적으로 진행되는 기조연설에서도 AI가 주인공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와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등은 온디바이스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기조연설에서는 전기전자 이외 기업들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AI를 접목한 경영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나스닥(금융), 월마트(유통), 엘레반스 헬스(의료보험), 베스트바이(전자제품 유통)의 수장들이 AI가 바꾸는 서비스와 소비자 경험을 소개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CES의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All Together, All On)’로 정해졌다. 윤종영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는 “모든 곳에 AI가 들어간다는 것이 이번 CES의 기조”라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의 사업에 AI가 어떻게 더 유기적으로 적용했느냐를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지난해 12월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시 최대 전시장인 재비츠센터. 맨해튼의 새 명소로 부상한 허드슨 야드 인근에 자리잡은 이곳에 오전부터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시가 총액 320조 원인 미 클라우드 기업 ‘세일즈포스’의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대거 소개되는 ‘월드투어 NYC’ 행사에 AI 도입에 관심 있는 기업 관계자들이 몰린 것이다. AI와 메시지를 통해 호텔 예약 및 환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켜보던 한 참석자는 “뭐라도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AI 열풍의 진원지 미국은 일상과 산업계로 AI가 확산되며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제2의 오픈AI’를 찾겠다며 AI 스타트업 투자에만 35조 원이 쏟아졌다. 미 비디오 생성 AI 기업 ‘런웨이’의 미셸 권 운영 및 파트너십 총괄은 “영상 AI 분야는 2024년이 본격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9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의 주인공도 AI다. CES 주관사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셔피로 회장은 “스마트홈, 헬스케어, 핀테크, 제조 등을 가리지 않고 AI가 제품에 들어와 인류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를 활용한 ‘차량용 AI 비서’를,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AI를 활용한 피부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AI열풍 시작에 불과”… 美빅테크, 스타트업에 뭉칫돈 투자 경쟁 美 AI개발 스타트업에 35조 봇물MS-구글-아마존이 투자 주도… 스타트업 몸값 5개월새 3배 뛰어“AI 도입이후 생산성 향상 본격화… 서류작성 8배 빨라져 야근 없어” “우리는 인공지능(AI)으로 새로운 ‘카메라’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미국 뉴욕에 위치한 생성AI 스타트업 ‘런웨이’. 이곳에서 기업 운영과 파트너십을 책임지는 미셸 권 총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년 전 카메라가 발명되면서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AI가 영화산업을 비롯한 스토리텔링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AI 열풍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런웨이는 사진이나 글을 입력하면 동영상으로 만들어 주는 ‘멀티모달 AI’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수십만 원에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등 기술 장벽이 낮아지며 영상 예술에 대한 창의성의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지난해 오스카상 7개 부문을 휩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도 런웨이의 AI 기술이 적용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구글과 엔비디아 등의 투자로 기업가치 15억 달러(약 2조 원)의 유니콘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처음 등극했다. 창업 5년 만이다. ● 美, AI 스타트업에 뭉칫돈 뉴욕대 티시예술대 출신들이 2018년 창업한 런웨이의 유니콘 등극은 최근 미국 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풍을 상징한다. 지난해 기업가치가 5개월 동안 세 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 ‘생성AI를 어디에 쓰느냐’는 인식 때문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오픈AI의 챗GPT가 위력을 보여준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게 권 총괄의 설명이다. 투자 데이터 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 AI 스타트업 투자액은 270억 달러(약 35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3분의 2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3개 회사가 주도하며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압도한 것이 특징이다. ‘제2의 오픈AI’를 찾아 AI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해 수십조 원 투자 경쟁에 나선 것이다. 투자 열기에 오픈AI는 최근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약 131조 원)로 추정되며 11년 새 몸값이 3배 뛰었다. 경쟁사 앤스로픽도 구글과 아마존의 투자로 기업가치가 1년 새 4배 가까이 뛴 180억 달러(약 24조 원)로 추정되고 있다. AI 투자의 또 다른 큰손인 ‘세일즈포스 벤처스’의 존 소모르자이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전문가 100여 명이 AI 기술에 대한 과대 홍보 속에서 차별화될 옥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AI 덕에 야근은 없다” 지난해 12월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 재비츠 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월드투어 NYC’ 현장에서 만난 AI 스타트업들은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에는 AI 혁신과 위험에 대해 각각 과장된 낙관과 공포가 휩쓸었다면 올해는 실제 AI 도입을 체감하고, 더불어 생산성 격차로 이어지는 원년이 될 것이란 의미다. 정부 입찰제안서 작성 AI 기업 ‘오토젠AI’의 엘리자베스 루커스 CEO는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 내부의 방대한 제안서 데이터만 모아 학습한 AI로 입찰제안서를 8배 빨리 작성할 수 있다”면서 “예전엔 ‘할 일이 수천 개야’라며 망연자실했던 업무가 점심이면 끝날 것이다. 야근은 없다”고 말했다. 2022년 창업한 오토젠AI는 세일즈포스 등으로부터 지난해 총 6950만 달러(약 855억7000만 원)를 투자받았다. 전통 미디어 대기업으로 미국 최대 지역방송국인 넥스타의 브래드 에퍼슨 부사장도 현장 패널로 참석해 “광고 업무의 40%가 보고서 작성에 쓰인다. 이제 기술에 보고서를 맡기고 우리 직원들은 거리로 나가 핵심 업무인 고객 관리에 힘쓰면 된다”고 공언했다. AI 열풍 속에 저작권과 안전 문제도 떠오르고 있지만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루커스 CEO는 “신뢰는 AI 데이터 출처가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기업 내부 데이터로만 구축한 AI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분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4’에 올해도 모빌리티 신기술이 대거 공개된다. 소프트웨어 고도화로 더 똑똑해지고, 사용자 맞춤형으로 안락해지고, 라인업이 더 풍성해진 차량들이 출동할 전망이다. CES가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9∼12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는 모빌리티 회사 300여 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CES에 참여하는 기업이 총 3500여 곳인데 그중 약 10%가 모빌리티 업체들로 구성된 셈이다. 특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부스를 차리며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 가세할 전망이다.● 똑똑해지는 자동차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8년에 열린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MBUX 가상 어시스턴트(비서)’를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이전에는 운전자가 MBUX를 “안녕 벤츠” 혹은 “헤이 메르세데스”라고 부른 뒤 음악 재생이나 길 찾기 등 간단한 작동만 시킬 수 있었는데, 이제는 더욱 고도화된 작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7개 계열사가 부스를 꾸리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도 로보틱스, 의료 부문과 더불어 AI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모빌리티에 AI가 적극적으로 접목되는 시대를 맞이해 관련한 업계 트렌드를 파악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또한 계열사인 ‘포티투닷’과 함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차량 기능을 고도화하겠다는 개발 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가 목표인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의 디자인과 실물 크기 모델을 공개한다. 삼성전자의 전장(자동차 전기 및 전자장비) 사업을 맡는 하만은 한층 강화된 ‘레디케어’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레디케어는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로 운전자 데이터를 수집해 운전자가 졸거나 주의력이 산만해지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기능이 적용된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CES에 참여하는 기아는 이용 목적에 맞게 맞춤형으로 설계·제작하는 이동 수단인 ‘목적기반차량(PBV)’의 단계별 사업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PBV의 콘셉트카를 크기별로 중형 3대, 대형 1대, 소형 1대를 공개할 예정이다. 기아는 ‘화성 오토랜드’에 짓고 있는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이 완성되면 내년부터 PBV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콘셉트카인 ‘알파블’의 실물을 이번 CES에서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적용된 창문을 통해 주행 정보를 얻거나,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기술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MS·아마존도 동참 갈수록 IT가 자동차와 접목되면서 미국 빅테크들도 이번 CES에 대거 부스를 차리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글은 음성만으로 차량을 제어하거나 구동시킬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구글 부스에는 안드로이드 오토 시스템이 적용된 실물 차량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최대 3개의 앱을 한번에 볼 수도 있다. MS도 CES에 모빌리티 부스를 차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SW) 기반 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기술 지원 능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라는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전시관을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