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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 잡 페스티벌은 그동안 청년취업 활성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의 성과가 한데 모이는 자리입니다.” 이은직 경북보건대 총장(사진)은 지난달 25일 열린 ‘2016 GCH 청년드림 잡(job)페스티벌’을 이같이 평가했다. 이 총장은 경북보건대를 김천뿐 아니라 경북을 아우르는 일자리 허브로 만들기 위해 이번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4년부터는 한국전력기술과 그 협력 업체 등과 함께 인재를 모아 교육하고 취업까지 연계해 주는 사업을 벌여 오고 있다. 이 총장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 취업 연계 활동 범위를 넓혀 지역사회 취업률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산학 협력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실전 중심의 교육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에도 적극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학생들에게는 풍부한 현장 실습의 기회를 주고, 기업으로부터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교육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며 “청년과 기업의 요구를 조율해 맞춤형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천=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응급실 남자 간호사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습니다.” 지난달 25일 경북 김천시 대학로 경북보건대 강당에서 열린 ‘2016 GCH 청년드림 잡(job) 페스티벌’ 행사장에 들어선 김기중 씨(24·경북보건대 4학년)는 흰색 가운을 입고 있었다. 병원들이 남자 간호사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소문을 듣고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다. 김 씨는 병원들의 채용 부스를 일일이 돌며 채용정보를 꼼꼼히 물었다. 김 씨는 “가장 힘들다는 응급실에서도 책임 있게 일할 수 있다고 미리 어필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곧 진행되는 이 병원 공채에 지원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경북보건대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김천시 등이 후원하는 이날 행사는 김 씨처럼 취업의 문을 두드리려는 청년들로 북적였다. 2014년 이래 세 번째로 열린 이 행사에는 1500여 명의 대학생, 지역 고교생이 몰렸다. ‘청년이 먼저다!’를 주제로 한 행사장에는 청년층에 혁신도시 공공기관과 협력업체, 지역 강소기업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채용 상담을 진행하는 ‘채용관’, 주요 대기업과 취업 상담을 할 수 있는 ‘청년드림관’ 등이 마련됐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전력기술㈜과 포스코 이마트 넥슨 SK텔레콤 한국도로공사 등 대기업과 공기업, 율시스템㈜ 삼의공영 등 지역의 주요 기관과 강소기업 등 모두 22곳이 참여했다. 일부 업체는 현장에서 면접을 보고 10여 명을 곧바로 채용하기도 했다. 채용관에는 경북보건대 간호학과, 작업치료과 등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는 관련 기관이 몰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 김천제일병원, 경북 김천의료원, 경북대병원 등은 채용관 맨 앞에 자리 잡고 학생들을 맞았다. 경북보건대 2학년인 석현욱 씨(24)는 “지역에서 이런 큰 취업박람회가 열린 건 처음 봤다”며 “취업 자격 조건이나 준비 요령 등을 상세히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유익했다”고 말했다. 경북보건대가 진행해온 다양한 산학 협력 행사 덕에 몇몇 지원자와 기업은 서로 친숙해진 모습이었다. 박진현 씨(24·경북보건대 발전플랜트설계과)는 “몇몇 기업은 학교로 강의를 나온 적이 있어 익숙하다”며 “업체들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자리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보건대 내 목인관과 인문사회관에서는 ‘취업하는 습관 성공하는 습관’ ‘보건산업 분야 취업 전략’ ‘창의적 취업 경로 개발’ 등의 강연이 열렸다. 이력서 사진 촬영 부스와 이력서 컨설팅 부스 등이 마련된 부대행사장에는 참가자들이 몰려 수십 명이 하루 종일 줄을 서야 했다. 상담사들은 학생들이 가져온 이력서에 볼펜으로 한 줄씩 짚어가며 “경험을 쓸 때는 시기와 장소 등을 꼼꼼히 기재해야 한다” 등 친절한 조언을 덧붙였다. 이날 개막식 행사에는 신연수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을 비롯해 경북보건대 이은직 총장, 편군자 이사장, 이희종 명예총장, 박보생 김천시장, 배영애 경북도의원, 박용정 한국전력기술㈜ 인재개발교육원장 등이 참석해 청년들을 격려했다. 이 총장은 “청년 구직난 때문에 지방에서도 취업·구인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 기업은 유능한 인재를 얻는 ‘꿈이 이뤄지는 행복의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신 센터장은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열정 및 품성을 갖춘 청년과 성장 가능성이 많고 복지도 좋은 강소기업의 미스매치도 여전하다”며 “기성세대와 청년층이 힘을 합쳐 이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천=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세상을 즐겁게!’ 단순한 슬로건으로 시작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1400만 건의 누적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모바일 콘텐츠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피키캐스트’ 이야기다. ‘우주의 얕은 재미’ ‘세상을 즐겁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콘텐츠 플랫폼 피키캐스트는 네이버, 페이스북 같은 ‘콘텐츠 공룡’ 사이에서 당당히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피키캐스트의 주 이용자는 10, 20대다.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게시물이 올라오는데, 건당 조회수가 10만∼50만 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일간 방문자 수는 약 150만 명이다. 최근 배너 광고를 도입하면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피키캐스트의 성공 뒤에는 장윤석 대표(38)의 숱한 도전과 실패가 있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엔지니어였던 그는 “오랜 시간 준비하고 노력한 끝에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패가 기회가 되다 피키캐스트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 하반기경. 하지만 장 대표의 창업 도전은 2007년 시작됐다. 처음에는 동남아시아에서 통화 연결음을 서비스하는 회사를 만들어 운영했다. 이후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관심을 뒀다. “기업을 만들었으니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컴퓨터과학과 출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도전했지만 제대로 안착한 서비스는 없었다. 2012년 말 생각지 못한 곳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던 페이스북 페이지가 ‘대박’을 친 것. 장 대표는 “온라인에서 인기가 있는 게시물만을 골라서 올렸는데 2012년 말 팬 수가 50만 명을 넘어섰다”며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그래서 과감히 사업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신생 콘텐츠 사업자들은 포털 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를 확장한다. 그래야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키캐스트는 2014년 초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으면서 이런 방법을 탈피했다. 과감한 선택의 배경에는 쓰라린 경험이 있었다. 2013년 9월경 팬이 100만 명에 이르던 페이스북 페이지가 ‘제3자 광고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돼 버린 것이다. 100만 명을 넘는 독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동안 제휴를 통해 얻어온 매출도 뚝 끊겼다. 스무 명 남짓의 직원들에게 ‘자진 퇴사’를 권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장 대표는 포기 대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피키캐스트의 성공은 이용자의 충성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피키캐스트의 1인당 평균 이용시간은 12.1분으로 조사됐다. 페이스북(22.8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인스타그램(7.8분)이나 네이버 밴드(5.8분), 카카오스토리(4.7분) 같은 국내외 대기업의 SNS를 압도한 것이다. 그는 “우연히 기회를 포착한 것이긴 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시도로 쌓아온 개발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 “성공은 포기하지 않는 것” 장 대표는 창업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이 정말 ‘미쳐서’ 하고 싶은 일인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며 “취업이 어려우니 경험 삼아 창업이라도 해보겠다는 자세로는 사업 과정의 숱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열정과 전문성을 갖추고 시장 규모 등 현실적인 여건도 충분히 고려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온라인에서의 성공 방법에 대한 그의 철학은 간단했다. ‘일단 사람부터 모으라’는 것. 장 대표는 “한 공간에 모인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해주다 보면 그것이 바로 서비스가 되고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며 “단 하나의 강력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 번의 실패와 위기를 겪으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을까. 장 대표는 “한 번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성공하는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최근 한국에서의 성공 경험을 아시아권 시장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지난해 10월 대만에 법인을 설립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만판 피키캐스트도 앱 누적 다운로드 수 1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중이다. 장 대표는 “모바일 시대에 태어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를 한데 모을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피키캐스트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가치를 세상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역도 선수의 삶, 처음부터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지는 훈련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죠. 그런데 그 ‘열심’으로 묶인 하루하루가 제 삶을 만들어 냈더라고요.” 10일 충남 천안시 단대로 단국대 천안캠퍼스 학생회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어떻게 이겨냈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전 국가대표 역도선수 장미란 씨(33)가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날 열린 ‘청년 YOU답 콘서트’ 강연자로 나선 장 씨의 한마디, 한마디에 청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공동 기획한 이날 행사는 박용호 청년위원장, 신연수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부국장)을 비롯해 500명의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행사는 취업난 등으로 자신감을 잃은 청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3월 30일 건국대에서 열린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이다. 이날 ‘드림 토크’와 ‘취업 토크’에는 장 씨를 비롯해 모두 6명의 강연자가 등장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등장한 이수진 야놀자 대표(38)는 ‘끝까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글을 익히고,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 정도로 힘든 생활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모텔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간 적도 있지만 지금은 수천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는 업체의 대표가 됐다”며 “단언컨대 여러분의 가능성이 저의 20대보다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취업 토크 순서는 ‘직업을 선택하는 지혜’라는 주제로 약 50분간 진행됐다. 질의·응답에는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 이병직 기업은행 인사팀장, 이규황 아이디스 인사팀장이 참석했다.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들은 업계 관계자이자 직장생활 선배로서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서 상무는 ‘큰 그림’을 볼 것을 강조했다. 한 참가자는 그에게 “좋은 직업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서 상무의 대답은 ‘전문성’이었다. 서 상무는 “100세 시대가 되면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직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조직에 종속되지 않는 ‘프리에이전트(Free Agent)’ 시대에 맞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 중 어떤 것을 택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서 상무는 “시장에서 필요로 하며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답했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 중요하다고 해도, 시장의 수요가 없으면 ‘생계 수단으로서의 직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병직 팀장은 참석자들에게 꿋꿋하고 꾸준한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준비하며 마주치는 일들은 생각하던 것보다 아주 작고 사소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작은 일이라도 앞서서 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위와 청년드림센터는 앞으로도 청년 친화적 정책과 사회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학점 자격증 스펙이란 무거운 짐 대신 잠재력과 가능성 용기 젊음을 생각하는, 시원한 사이다 같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청년 정책에 청년들이 흔쾌히 ‘좋아요’를 누를 때까지 쉼 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청년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동아일보도 최선을 다해 청년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역도 선수의 삶, 처음부터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지는 훈련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죠. 그런데 그 ‘열심’으로 묶여진 하루하루가 제 삶을 만들어냈더라고요.” 10일 충남 천안시 단대로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학생회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어떻게 이겨냈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전 국가대표 역도선수 장미란 씨(33)가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날 열린 ‘청년 YOU답 콘서트’ 강연자로 나선 장 씨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청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공동 기획한 이날 행사는 박용호 청년위원장, 신연수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부국장)을 비롯해, 500명의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행사는 취업난 등으로 자신감을 잃은 청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주자는 취지로 마됐다. 3월 30일 건국대에서 열린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이다. 이날 ‘드림 토크’와 ‘취업 토크’에는 장 씨를 비롯해 모두 6명의 강연자가 등장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두 번 째 강연자로 등장한 이수진 야놀자 대표(38)는 ‘끝까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글을 익히고,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 정도로 힘든 생활을 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모텔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나간 적도 있지만, 지금은 수천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는 업체의 대표가 됐다”며 “단언컨대 여러분들의 가능성이 저의 20대 보다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취업 토크 순서는 ‘직업을 선택하는 지혜’라는 주제로 약 50분간 진행됐다. 질의·응답에는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 이병직 기업은행 인사팀장, 이규황 아이디스 인사팀장이 참석했다.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들은 업계 관계자이자 직장 생활 선배로서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서 상무는 ‘큰 그림’을 볼 것을 강조했다. 한 참가자는 그에게 “좋은 직업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서 상수의 대답은 ‘전문성’이었다. 서 상무는 “100세 시대가 되면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직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조직에 종속되지 않는 ‘프리에이전트(Free Agent)’ 시대에 맞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 중 어떤 것을 택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서 상무는 “시장에서 필요로 하며,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답했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 중요하다고 해도, 시장의 수요가 없으면 ‘생계 수단으로서의 직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팀장은 참석자들에게 꿋꿋하고 꾸준한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준비하며 마주치는 일들은 생각하던 것보다 아주 작고 사소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작은 일이라도 앞서서 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위와 청년드림센터는 앞으로도 청년 친화적 정책과 사회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학점 자격증 스펙이란 무거운 짐 대신 잠재력과 가능성 용기 젊음을 생각하는, 시원한 사이다 같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청년 정책에 청년들이 흔쾌히 ‘좋아요’를 누를 때까지 쉼 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청년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동아일보도 최선을 다해 청년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하버드 합격했습니다. … 눈물만 흐릅니다.’ 1월 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제목입니다. 본문에는 ‘내일 출국합니다. … 개학이 3월 2일이라더군요’라는 글이 들어가 있습니다. 한국 대학도 아닌데 3월 2일부터 수업이라니, 그것도 ‘개강’이 아니라 ‘개학’이라니, 뭔가 엉성합니다. 여기에 ‘짤방(짤림 방지)’으로 올라온 모바일 메신저 캡처를 보면, 곧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됩니다. 사진에서는 ‘하버드 총장’이 ‘국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완벽한 한국어’로 글쓴이에게 ‘합격 축하드립니다’라고 말을 걸어옵니다. 글쓴이가 ‘네? 정말 합격인가요?’라고 되묻자 ‘네. 실화입니다. 축하합니다’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여러모로 황당한 내용입니다. 이쯤 되면 글쓴이가 일부러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 확연해지죠. 황당한 내용에 누리꾼들이 격분했냐고요? 아닙니다. ‘하버드가 어디죠? 지×대(지방 소재 대학을 비하하는 표현)라도 열심히 하시면 성공할 거예요! 힘내세요’ 같은 댓글들이 수두룩하게 달렸습니다. 거짓말 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 공간의 이름은 바로 ‘허언증 갤러리’입니다. 말 그대로 ‘허언(虛言)’을 올려놓고, 서로 맞장구를 치며 노는 게시판입니다. 거짓말의 주제는 학벌 세탁, 공상과학소설, 판타지 문학을 넘나듭니다. 블록 완구와 근의 공식이 적힌 수첩 사진을 올려놓고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다니는데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주장하거나, 투명인간인 것을 ‘인증’하겠다며 속이 빈 청바지 사진을 올리는 식이죠.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웃음을 주는 이런 글은 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프로필 사진과 이름을 사칭한 계정으로 황당한 글을 올리는 개그가 자주 올라옵니다. ‘부처님’을 사칭한 유저가 ‘예수님’을 사칭한 유저에게 ‘팬입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국립국어원’을 사칭한 유저가 ‘그냥 아무럿개나(아무렇게나) 써’라고 쓰는 식이죠. 어디서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허언증 개그의 참맛은 인터넷에서 많은 거짓말에 속아본 다음에야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요. 허언증 개그에는 해학과 풍자의 코드가 담겨 있습니다. ‘판춘문예’(한 인터넷 게시판 이름과 신춘문예를 합친 말로 거짓 글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비꼰 표현)에 수도 없이 속아온 누리꾼들이 이를 웃음으로 승화시킨 겁니다. 물론 그 뒤에는 익명성과 ‘거짓말 문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 인식을 유머라는 세련된 방법으로 풀어낸 누리꾼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인터넷 실명제 같은 발상보다는 훨씬 세련되지 않았나요? 앞으로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도 이렇듯 유쾌한 유머 감각으로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권기범 디지털통합뉴스센터 기자 kaki@donga.com}
2016 청년드림 잡 페스티벌에서는 한국항공대 부설 사회교육원이 마련한 ‘드론 조종 체험 부스’에 참가자들이 열광했다. 이곳에서는 행사 시작 20분 만에 50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몰렸다. 드론으로 촬영한 360도 영상을 가상현실(VR) 기기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에는 군 장병과 여성들도 길게 줄을 섰다. VR 기기를 쓰고 한국항공대의 전경을 공중에서 살펴보던 참가자들은 고개를 이곳저곳으로 돌리며 “신기하다”고 탄성을 질렀다. 청년들은 드론을 창업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김동식 씨(25)는 “취업정보를 얻으려다 드론 부스에 들렀다”며 “저예산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데 드론을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한국항공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3차원 지형 이미지 구축을 비롯해 드론을 활용한 청년 창업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며 “드론에 청년의 미래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은 고양시 일자리센터가 마련한 이색부스 ‘청춘약방’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청춘약방에는 ‘꿈 소멸증’ ‘무기력증후군’ ‘의욕상실증’ 등 ‘고단한 마음 증상’ 20가지가 게시돼 있었다. 청년들이 이런 증상을 호소하자 강유정 고양시 상담사는 관련 조언이 담긴 종이를 처방전으로 건네며 “싹 나을 거예요”라고 위로했다. 다양한 직업과 상황이 수록된 카드를 조합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보는 ‘창직(創職)카드’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진송이 아시아나항공 선임승무원(30·여)이 ‘승무원의 꿈과 직업’을 주제로 연 ‘고3 진로특강’은 강연이 끝나서도 고교생들의 질문이 10여 분간 이어졌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권기범 기자}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얼굴에 모처럼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2016 청년드림 잡(job) 페스티벌’이 26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렸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고양시, 육군 제1군단이 공동 주최하고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후원했다. 2014년(4월) 2015년(4·6·9·11월)에 이어 이번이 고양시에서 진행된 6번째 청년 일자리 행사다. 개막 1시간 전부터 500여 명의 구직자가 사전 신청하는 등 박람회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5시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꿈과 희망을 찾아 나선 청년 5000여 명이 행사장을 방문해 취업의 문을 두드렸다.○ 청년 일자리 정보 한자리에 이성민 씨(27·경기 고양시)는 대기업 계열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한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하는 게 그의 꿈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일은 고되고 정규직과의 차별은 늘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했다. ‘정규직 전환을 바라보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할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서야 할지’ 고민이었다. 이날 휴가까지 얻어 잡 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이 씨는 면접 부스를 나오며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자신의 꿈을 찾아 재취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 씨는 “언제까지 정규직 전환만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봉이나 복지 수준은 대기업에 비해 낮더라도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업체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2전시장 6홀 3782m² 공간에 들어선 150여 개의 부스마다 이 씨처럼 새로운 직장이나 취업정보를 얻으려는 청년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온 앳된 얼굴의 고교생부터 제대를 몇 달 남겨 두지 않은 군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알짜’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 말끔한 정장 차림의 취업준비생, 이직을 준비하는 회사원 등도 긴장된 표정으로 면접에 나섰다. 청년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곳은 일자리와 우수 인재의 맞선이 이뤄지는 현장 면접 구역. 현대자동차, 롯데슈퍼, 한화 방산부문, 네이버, NC소프트, NH농협은행, 신세계, LG유플러스, 이케아, 킨텍스, 한국수자원공사 등 11개 대기업 및 공기업이 참여했다. 버거킹코리아, 바텍 네트웍스, 탐앤탐스, 한샘 등 중견기업과 외국계 투자기업, 코스닥 상장기업 등 50여 개 기업도 실무 담당자가 직접 멘토로 참가해 직무 이야기와 취업 경험담을 들려줬다. 경기 화성시에서 왔다는 김민아 씨(26·여)는 “평소 해외 영업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을 검색하다 이 박람회에 다양한 업체가 참가한다는 정보를 접하고 2시간이나 걸려 왔다”며 “회사 관련 정보뿐 아니라 채용 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기업별 부스에 20, 30명 대기 진풍경 박람회가 끝날 때까지 기업별 부스에는 20, 30명이 대기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구직자들이 평소 궁금하게 여겼던 회사별 공채 시기와 특성, 성공적인 입사전략 등도 속 시원하게 풀어줬다. 입사서류작성법, 국가직무능력표준, 인성검사, 면접요령, 스피치 훈련, 면접 메이크업 등의 취업 컨설팅 부스에도 청년들로 붐볐다. 육군 1군단, 9사단 등에서 전역을 앞둔 장교 부사관 장병들의 행렬도 끊이지 않았다. 일반적인 일자리 박람회는 구인 기업과 구직자 간 면접장을 마련해주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잡 페스티벌은 청년들이 취업·직업정보와 진로 및 직업을 탐색하고 현장에서 채용까지 이뤄지는 통합형 일자리 박람회다. 올해는 대기업 중견기업 등 60여 개 사가 공채 상담에 나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취업정보를 제공했다. 이들 기업은 지원서류 등을 검토한 뒤 현장 면접을 통해 마케팅 해외영업 등의 분야에서 4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최성 고양시장과 선재길 고양시의회 의장, 김현미 유은혜 국회의원, 김용우 1군단장, 강천수 9사단장, 소영민 제대군인지원처장 등이 참석해 행사장을 둘러보며 청년들을 격려했다.조영달 dalsarang@donga.com·권기범 기자}









“자기소개서에는 문항별로 답이 있다고 하던데요. 정말인가요?” “정답이 있죠. 정답은 바로 여러분의 재능과 역량입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 것이죠.”(김성욱 잡매치 대표) 한 대학생의 질문에 여느 취업 설명회와는 다른 답이 나왔다. 단순히 취업을 위해 나를 포장하기보다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리고 ‘꿈과 희망’을 가지라는 것. 29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 우곡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청년 YOU답 콘서트’에 참가한 강연자들과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이날 유독 꿈과 희망과 같은 단어를 입에 자주 올렸다. 청년(You) 안에 잠재된 긍정 에너지를 회복해 자기 안에서 답을 찾자는 조언이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공동 기획한 이날 행사에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식전에는 개그우먼 박지선 씨의 사회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고, 식후에는 랩 공연이 펼쳐져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이번 행사는 취업난 등으로 자신감을 잃은 청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흙수저’ ‘헬조선’(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의미) 등 체념적이고 부정적인 사회 인식이 계속해서 확산하도록 두지 말고,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자는 것. 청년위원회는 앞서 22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청년, 너희 빛을 밝혀라’를 주제로 한 플래시몹 행사를 열기도 했다. 박용호 청년위원장은 콘서트 개회사에서 “청년들이 취업난, 학업 등으로 많이 힘들어하는데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힘찬 에너지와 긍정의 기를 팍팍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순서인 ‘드림 토크’에 나선 3명의 강연자는 저마다의 이야기로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이희준 시장도슨트 대표는 ‘가장 익숙한 것에서의 새로움’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전국 1372개 전통시장 중 435개를 직접 누비며 체험한 이야기를 담은 책 ‘시장이 두근두근’을 내놓는 등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20대 청년 중 한 명이다. 이 대표는 “전공을 살려 회계사가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었다”며 “그러나 내 가슴이 가장 두근거리는 일을 하자고 다짐했고, 여기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인혁 3기 청년위원은 꼼꼼한 계획 세우기를 통해 사소하지만 큰 변화를 이루라고 주문했다. 해마다 10가지의 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는 세부 계획 목록을 만든 다음 ‘성공 다이어리’를 써가면서 내가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지 기록해 보라는 것. 송 위원은 “하루하루의 변화는 사소하지만, 그 사소함이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취업 토크’에서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향한 학생들의 솔직한 질문이 이어졌다. 인사 담당자들은 때로는 직설적이고, 때로는 감성적인 답변을 내놨다. 청년들은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가 누구인지에 큰 관심을 가졌다. 이에 대해 인사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스펙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에 내가 원하는 기능이 있는지 꼼꼼하게 따지는 것처럼, 기업도 기업이 원하는 역량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진다”며 “높은 스펙보다는 그 기업이 원하는 재능을 갖춰야 ‘구매(채용)’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인사 담당 이사는 “회사라면 훗날 회사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해서 육성하려 한다”며 “당장 스펙이나 경험이 화려한 지원자보다는 바른 가치관과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참석자는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10년 뒤, 아니 평생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꺼냈다. 답은 역시 ‘꿈’이었다. CJ 제일제당의 인사 담당 상무는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에 대한 ‘빅 픽처(big picture·큰 그림)’를 그려야 한다”며 “그 다음에는 하나씩 도전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젊음이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영역을 선점한다면 미래는 여러분의 것이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청년 YOU답 콘서트’는 4월에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면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02-2020-1381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