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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다. 남편은 사퇴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73·사진)가 패션지 ‘보그’의 8월호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보그는 흰색 정장 원피스를 입은 질 여사가 경건한 표정을 짓고 먼 곳을 응시하는 사진이 실린 최신호 잡지를 1일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참패한 후 집권 민주당과 지지층에서는 그의 대통령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질 여사는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질 여사는 지난달 30일 보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90분(TV토론 시간)이 남편이 대통령으로 보낸 4년을 규정할 수는 없다”며 토론 참패론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남편이 언제나 나라를 위해 가장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 당시 질 여사는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 가족과 함께 있었다. 이 모임에서 질 여사, 대통령 아들 헌터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질 여사의 태도에 민주당 친화적이라고 평가받는 주요 언론도 냉소적인 반응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승패를 결정할 경합주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에 촉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대통령 부인이 패션지와 인터뷰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표지 사진 속 질 여사가 종교 성인(聖人) 혹은 구원자처럼 나왔다며 전문가와 유권자가 남편의 사퇴를 바라도 질 여사만 기적을 믿는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꼬집었다. 보그가 질 여사에 대한 12장 분량의 일방적인 찬양 기사만 게재한 것도 논란이다. 보그는 그가 백악관 내 ‘민심 대변자’ 역할을 한다고 추켜올렸다. 질 여사 또한 “내가 보고 겪은 것을 남편에게 전하면 ‘마법’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보그 편집장 겸 패션계 대모로 꼽히는 애나 윈터는 대표적인 친민주당 인사다. 올 2월 프랑스 파리,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도 주최했다. 질 여사의 표지 모델도 이번이 세 번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보그 표지 모델로 등장하지 않았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바이든은 50야드(약 46m)도 못 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8)이 첫 TV토론에서 11월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2)의 골프 실력을 걸고넘어졌다. ‘80대가 대통령직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는가’라는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이 갑작스럽게 골프 설전으로 번진 것이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인지 검사를 두 번이나 받았으며 최고 점수를 획득했고, 이를 대중에 공개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지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 그는 올 초 실시한 연례 건강 검진에서도 “받을 필요 없다”는 주치의 판단에 따라 인지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인지 검사를 받았다는 점을 언급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아주 건강하다. 최근에는 골프 클럽 챔피언십에서 두 번 우승했다. 아주 똑똑하고 골프공도 멀리 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바이든은 못 한다. 50야드도 못 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바이든 대통령은 크게 웃었다. 바이든 대통령도 발언 순서가 되자 골프 설전을 이어갔다. 그는 “골프 경기를 환영한다. 내가 부통령이었을 때 핸디캡은 6이었다”며 “트럼프 후보가 가방을 직접 들 수 있다면 골프 경기를 해보자”고 발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핸디캡 6은 거짓말이다. 당신 스윙을 내가 직접 봤다”고 끼어들었다. 양측이 언성을 높여 사회자가 중재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어린아이처럼 굴지 말자”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처럼 군 것은 당신”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토론에서 경제, 이민, 외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으나 골프에 대해 가장 혈기 왕성하게(feistiest) 말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7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대선 첫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중-러 견제를 놓고도 격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러브레터를 보내고 푸틴과 친하게 지낸다”며 “그는 미국을 두고 불량(failing) 국가라고 부른 미국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시진핑, 김정은은 바이든을 존중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바이든은 미국을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끌고 갈 것”이라고 받아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는 푸틴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마음대로 하라’고 말한 인물”이라고 공격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 경제 규모가 미국에 맞먹는데 방위비는 우리가 다 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관세 문제와 엮여 다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처럼 미국을 뜯어먹은 국가들과의 무역 적자가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2010년 이래 가장 적다고 반박하자 그는 “사실이 아니다. 바이든은 중국 돈을 받는 ‘만주(중국 속국이라는 비하) 후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 총 2번 언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미국 경제를 되살렸다”며 한국에 방문해 삼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또 “일본, 한국을 포함해 세계 50개국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별다른 근거 없이 “바이든이 러시아 침공을 막지 않고 오히려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7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대선 첫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중러 견제를 놓고도 격돌했다.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러브레터를 보내고 푸틴과 친하게 지낸다”며 “그는 미국을 두고 불량(failing) 국가라고 부른 미국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시진핑, 김정은은 바이든을 존중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바이든은 미국을 세계 제3차 대전으로 이끌고 갈 것”이라고 받아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는 푸틴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마음대로 하라’고 말한 인물”이라고 공격하자 “유럽 경제 규모가 미국에 맞먹는데 방위비는 우리가 다 내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중국은 관세 문제와 엮여 다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처럼 미국을 뜯어먹은 국가들과 무역 적자가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중국과 무역 적자가 2010년 이래 가장 적다고 반박하자 그는 “사실이 아니다. 바이든은 중국 돈을 받는 ‘만주(중국 속국이라는 비하) 후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 총 2번 언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미국 경제를 되살렸다”며 한국에 방문해 삼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또 “일본, 한국을 포함해 세계 50개국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별다른 근거 없이 “바이든이 러시아 침공을 막지 않고 오히려 부추겼다”고 주장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황금시간대’인 27일 목요일 오후 9시(현지 시간), 90분간 진행된 미국 대선 TV토론은 전현직 대통령의 원색적 비방으로 점철됐다.미 CNN방송이 주관한 1차 토론은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열린 토론으로, 다양한 정책을 검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토론 내내 정책 대결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음소거’ 버튼까지 동원된 만큼 진행 방식은 2020년 토론보다 침착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사상 최악의 대통령은 바로 당신”이라며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는 데 주력했다.● “당신은 멍청이” “뭐라는지 못 알아듣겠다”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두 후보는 입장 때조차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두번의 중간광고 때도 인사 없이 냉랭한 태도를 유지했고, 토론 내내 눈을 마주친 적도 드물었다. 2020년 토론 당시에도 팬데믹 방역 문제로 악수를 생략했던 두 사람은 4년 뒤 더욱 ‘철저한 거리 두기’를 유지했던 것. 토론을 마친 뒤에도 두 사람은 악수나 인사를 하지 않았다.상대를 향한 혐오감을 먼저 드러낸 건 바이든 대통령이었다. 토론 시작 32분경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미군 장병을 ‘루저(loser)’, ‘멍청이(sucker)’라 불렀다는 보도를 인용했다. 그는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아들 보를 언급하며 “내 아들은 루저나 멍청이가 아니다. 당신이야말로 루저이고 멍청이”라고 비난했다.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된 중범죄자”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또 “당신은 공공장소에서 여성을 성추행했고, 아내가 임신한 날 포르노 스타와 잠자리를 가졌다”며 “도덕성이 도둑고양이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포르노 스타와 잔 적 없다”고 받아쳤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함께 토론회를 보던 8세 아들에게 설명하기 참 어려운 내용”이라고 꼬집었다.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할 때마다 “뭐라고 말한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본인도 모르는 것 같다”고 비아냥거리는 전략으로 그의 ‘고령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팩트 체크 없이 책임 떠넘기기토론 진행을 맡은 CNN의 제이크 태퍼와 데이나 배시는후보들의 답변에 적극 개입하는 대신 준비된 질문을 던지는 역할에 충실했다. 비논리적인 주장을 펼치거나, 거짓된 내용을 언급해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의사당에 난입했던 것과 관련해 사회자가 “이번 대선 결과는 받아들일 것이냐”고 3번이나 물었지만 분명하게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바이든 대통령은 재임에 성공하면 2022년 보수 우위의 연방 대법원이 뒤집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다시 복원해 낙태권을 보장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대선 최대 정책 이슈로 꼽히는 고물가 등 경제 문제에서 전현직 대통령은 ‘책임 떠넘기기’에 집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시 미 경제는 자유낙하 중이었다”며 “내가 이 혼란을 정리해 80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다”고 성과를 과시했다.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미국 경제는 역사상 가장 위대했다”며 “바이든은 인플레이션에 형편없이 대응해 국가를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는 “불법 이민자를 위한 일자리와 (코로나19로 사라졌다가) 복구된 일자리들뿐”이라고 폄하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 분열로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겪고 있던 볼리비아에서 군부가 무력으로 대통령궁에 진입하는 쿠데타가 벌어졌다. 그런데 발발 3시간 만에 철군하며 해프닝처럼 끝나버렸다. 쿠데타를 주동했던 후안 호세 수니가 육군 참모총장은 현장에서 체포된 뒤 “현직 대통령이 지시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해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제 진입, 대통령 맞대면’ 전부 생중계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경 수니가 참모총장은 탱크와 장갑차를 이끌고 대통령궁과 정부청사 등이 밀집한 행정 수도 라피스의 정치 중심가 ‘무리요 광장’에 집결했다. 무장 군인들은 최루탄 등을 사용해 광장에서 시민들을 해산시켰으며, 장갑차로 대통령궁 출입문을 들이받아 강제로 개방했다. 수니가 참모총장은 직후 현장에서 “육해공 참모총장 일동은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왔다”며 “엘리트가 자행한 약탈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건 군인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후 대통령궁으로 들어가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과 각료들을 만났다. 그런데 이후 상황은 묘하게 흘러갔다. 볼리비아 통신 ANF에 따르면 아르세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불복종을 용납할 수 없다”고 호통치며 철군을 명령했다. 그는 별도의 대국민 연설에서도 “쿠데타 시도에 직면했지만 국민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굳건히 서 있겠다”고 밝혔다. 쿠데타에 가담한 참모총장 3명도 전부 경질했다. 그러자 쿠데타는 오후 6시경 발발 3시간여 만에 그대로 종료됐다. 현지 일간 티엠포스에 따르면 수니가 참모총장은 철군 결정을 내린 뒤 무리요 광장에서 연설을 하다가 경찰에 순순히 체포됐다고 한다. 일단 남미의 이웃 국가들은 쿠데타를 성토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아르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위기 빠진 대통령의 자작극” 이날 쿠데타는 여러모로 이상한 점이 많았다. 현지에선 최근 좌파 분열로 내년 대선에서 우파에 정권을 넘길 위기에 처한 아르세 대통령이 측근을 동원해 저지른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수니가 참모총장도 체포 직전 “최근 아르세 대통령이 ‘(자신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사건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쿠데타 배후로 대통령을 지목한 것이다. 1982년 이후 42년 만에 벌어진 이날 쿠데타는 마치 미리 짠 듯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대통령궁 복도에서 아르세와 수니가가 대화하는 장면도 담겼다. 무리요 광장에는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8명이 경상을 입었을 뿐이다. 2020년 당선된 아르세 대통령은 13년간 장기 집권 후 2019년 부정 선거 의혹으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다. 군부가 지지하는 반(反)모랄레스 성향 자니네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지냈으나, 결국 모랄레스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내년 대선에서 아르세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 또한 출마 의사를 표명하며 좌파 진영에 큰 균열이 생겼다. 재무장관 출신인 아르세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켜 당선됐지만, 최근 경제난이 심화하고 연료 부족 현상까지 겪으며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볼리비아 집권당의 극심한 분열로 정부 운영이 마비됐다”며 “정권 교체 가능성이 20년 만에 가장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니가 참모총장은 그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쿠데타를 벌인 배경에 현 대통령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거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야당 소속 안드레아 바리엔토스 상원의원은 “국가의 존망 위기를 걸고 이 같은 쇼를 벌인 것인지 투명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시(市)와 대만 가오슝시가 추진하던 자매결연이 중국의 저지로 끝내 무산됐다. 중국 측이 “유학생과 관광객 발길을 끊겠다”며 압박한 것이 먹혔다.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추구하는 중국이 중국인 네트워크가 해당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무기 삼아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교류까지 막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든버러 시의회는 25일 “가오슝 시의회와 2022년부터 추진해 왔던 우호도시 협약 체결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자매도시 협력을 맺으려던 양측은 우호협력으로 한 단계 낮춰서 체결을 시도했지만 이마저 무산됐다. 통상 시정부가 업무협약(MOU) 형태로 맺는 우호협력은 시의회 의결을 거치는 자매협력보다 낮은 단계의 결연으로 본다. 결정적 원인은 에든버러대를 비롯해 공항과 상공회의소, 관광업계 등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만과 낮은 수준의 외교마저도 중국이 압박을 가한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현지에선 중국 외교관들이 전면적으로 나서 협약을 훼방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BBC방송에 따르면 중국 외교관들은 주요 정·재계 인사를 직접 찾아가 협약 체결 움직임에 항의했다고 한다. 지역 일간 에든버러뉴스는 특히 “중국의 ‘유학비자 중단’ 카드가 위협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기준 에든버러대 중국인 재학생은 9080명(18.3%)으로 외국 유학생 1위다. BBC는 “에든버러를 주도로 둔 스코틀랜드는 고등교육 분야의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성을 간파하고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지침부터 화재 발생 시 진압 방식까지 상세한 표준을 마련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학적 특성상 언제라도 폭발이 발생해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게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어떻게 관리할지 매뉴얼도 없다. 화학물질 사고를 막겠다며 2010년대 화학물질관리법 등 도입에 앞장섰던 정치권은 가습기 살균제에만 초점을 맞췄다. 정작 주요국이 주목했던 리튬이온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관리 매뉴얼이 없다 보니 관련 시설에 대한 규정이나 소화 설비도 허술할 수밖에 없다.● ESS 설치 지침 두고 규정 정비하는 美 미국은 201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리튬배터리 공장의 화재 위험에 대해 규제를 계속해서 강화하는 추세다. 규제를 만드는 주축은 민간 단체다. 산업계와 소방 관련 연구기관 등을 회원사로 둔 미국화재예방협회(NFPA)는 크고 작은 리튬 관련 화재를 연구해 2020년 처음으로 ESS 설치 지침인 ‘855’ 규정을 만든 뒤 지난해 업데이트했다. 전 세계 화재 사례를 연구해 상황별 지침을 지속적으로 재정비하는 것이다. 이 지침은 미 정부 규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화재 시 보험 지급 기준이 돼 미국에선 산업계 표준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2023년 개정판은 그간 발생한 배터리 화재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하면서 분량이 전년의 두 배가량인 총 123쪽으로 늘었다.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처럼 배터리 화재 사고가 폭발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규정 등을 담은 별도의 ‘안전 관리 가이드’도 반영됐다. 이를 보면 2019년 미 애리조나주 ESS 화재로 소방관 4명이 부상당했던 사례를 들며 “ESS에서 열 관리와 화재 진압을 동시에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겉보기엔 불꽃이 없어도 소방관이 열을 진압하려고 문을 열면 외부 산소가 공급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전기저장시설의 화재안전기준(NFPC 607)’ 등에서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용어 설명이나 장치 마련 기준을 제시할 뿐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한 소방관은 “미국은 ESS 설치를 소방차 사다리가 닿을 수 있는 곳에 해야 하는데, 한국은 지하 9m에도 설치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배터리 화재는 다른 배터리로 불이 옮겨붙거나 뜨거운 연기 등에 의해 2차 폭발이 발생하는 것이 큰 문제다. 이에 미국은 NFPA 855에서 2차 폭발을 막는 장치나 시스템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관련 규정이 없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선진 화재 예방 설비를 설치하고 싶어도 관련 규정이 없어서 허가가 안 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1월 개정된 소방법 시행령에 따라 실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저장하거나 다룰 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또 창고 등에 저장하는 충전지는 60% 미만으로 충전하고 물이 스며드는 재질로 포장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소방청은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및 창고용 스프링클러로 어느 정도가 적합한지 실증실험도 진행 중이다. ● 외신 “업계 오래 고심해온 까다로운 화재” 외신은 이번 화성 화재를 ‘배터리 보편화로 세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까다로운 화재’로 조명하며 대비책을 갖출 것을 경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튬 화재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고심한 문제로,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점차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권 방송 유로뉴스는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리튬전지 수출 선두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이번 사고로 리튬전지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유럽 유로뉴스, 로이터통신 등은 24일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리튬전지 제조 공장 화재를 ‘배터리 보편화로 세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까다로운 화재’로 조명하며 대비책을 갖출 것을 경고했다. 24일(현지 시간) WSJ은 이번 사고를 “한국 역사상 최악의 화학물질 화재”라고 소개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사고 현장을 찾아 화학물질 화재 대응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며 “리튬 화제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고심한 문제이나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점차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권 방송 유로뉴스는 “이번 사고로 리튬전지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리튬 배터리가 특정 환경에서 화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리튬전지 수출 선두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전문가 분석을 전하며 “리튬 화재 특성상 불이 빠르게 번지고 유독물질이 많이 배출돼 인명 피해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영국 BBC와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는 화재 진압 과정을 상세히 전하며 “리튬전지 특성상 물 대신 모래를 뿌려서 불을 껐지만 화학 작용으로 인한 재발화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조명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사망자 대부분이 중국 출신 일용직 외국인 근로자”라며 “한국은 외국인 의존도가 높아 이들 없이는 화성 같은 공업 도시의 소규모 공장이 돌아가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했다. AP통신 또한 “수십년간 내국인이 꺼리는 저임금 일자리를 중국, 동남아시아 출신 근로자들이 채웠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여러 개선 노력에도 여전히 산업재해 사망률이 선진국 중에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언급하며 “치명적 산업재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미국에서 오젬픽과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가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체중 감량 열풍이 커지면서 ‘고단백 저칼로리 요거트’를 찾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비만치료제 사용자들을 위한 특화 상품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 시간) “이른바 ‘오젬픽 혁명’이 불러온 다이어트 열풍 탓에 식품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지만, 요거트 분야만큼은 오히려 순항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에게 요거트가 대체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요거트로 유명한 글로벌 식품업체 다논의 유르겐 에세르 부사장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그릭 요거트 제품군이 최근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다른 대표적 요거트 식품업체인 초바니 또한 지난해 요거트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9% 늘었다. 특히 제로 슈거 제품은 전년 대비 매출이 55% 늘었는데, 이는 전체 요거트 부문 매출 증가분의 37%에 해당한다. 이에 글로벌 식품업체 네슬레는 비만치료제 사용자를 위한 요거트 제품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선 비만치료제 사용자가 약 3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미국에서 오젬픽과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가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체중 감량 열풍이 커지면서 ‘고단백 저칼로리 요거트’를 찾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비만치료제 사용자들을 위한 특화 상품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 시간) “이른바 ‘오젬픽 혁명’이 불러온 다이어트 열풍 탓에 식품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지만, 요거트 분야만큼은 오히려 순항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체중 감령을 위해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에게 요거트가 대체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요거트로 유명한 글로벌 식품업체 다논의 유르겐 에세르 부사장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그릭 요거트 제품군이 최근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다른 대표적 요거트 식품업체인 초바니 또한 지난해 요거트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9% 늘었다. 특히 설탕을 아예 넣지 않은 ‘제로 슈거’ 제품군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 슈거 제품은 전년 대비 매출이 55% 늘었는데, 이는 전체 요거트 부문 매출 증가분의 37%에 해당한다. 이에 글로벌 식품업체 네슬레는 비만치료제 사용자를 위한 요거트 제품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네슬레는 지난달 “오젬픽이나 위고비를 투약하는 소비자를 위해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한 요거트 제품 ‘바이탈 퍼슈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선 비만치료제 사용자가 약 3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블룸버그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단을 선호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마트 판매대를 넘어 외식업계 전반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윌리엄 영국 왕세자가 ‘최고의 아빠’가 됐다.”(영국 BBC 방송)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6년 만에 영국 런던 공연을 개최하자 영국 왕실과 정치권 주요 인사까지 참여하며 전역이 들썩였다. 21일(현지 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오른 스위프트를 보기 위해 ‘스위프티’(스위프트 팬) 8만8000여 명이 운집했다. 공연에는 이날 42세 생일을 맞이한 윌리엄 왕세자도 모습을 드러냈다. 조지 왕자(11)와 샬럿 공주(9)를 데리고 공연에 간 그를 두고, BBC는 “이 이상으로 아이들에게 점수를 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날 밤 윌리엄 왕세자는 소셜미디어에 스위프트와 함께 대기실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훌륭한 저녁이었다. 스위프트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4분 뒤 스위프트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윌리엄 왕세자 가족과 찍은 셀카를 올리며 “친구(mate)여, 생일 축하한다”고 적었다. 이날 나들이에 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42)과 막내 루이 왕자(6)는 함께하지 않았다. 3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된 공연은 주요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의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에는 객석에서 윌리엄 왕세자가 스위프트의 히트곡 ‘셰이크 잇 오프’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도 올라왔다. 이날 버킹엄궁은 스위프트의 공연을 기념해 그의 노래를 근위병 교대식 배경음악으로 틀었다. 올여름 스위프트는 런던(8회)을 비롯해 영국 전역에서 총 17회 공연할 예정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윌리엄 영국 왕세자가 ‘최고의 아빠’가 됐다.”(영국 BBC방송)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6년 만에 영국 런던 공연을 개최하자 영 왕실과 정치권 주요 인사까지 참여하며 전역이 들썩였다. 21일(현지 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오른 스위프트를 보기 위해 ‘스위프티(스위프트 팬)’ 8만8000여명이 운집했다. 이날 공연에는 이날 42세 생일을 맞이한 윌리엄 영국 왕세자도 모습을 드러냈다. 조지 왕자(11)와 샬럿 공주(9)를 데리고 공연에 간 그를 두고, BBC는 “이 이상으로 아이들에게 점수를 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날 밤 윌리엄 왕세자는 소셜미디어에 스위프트와 함께 대기실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훌륭한 저녁이었다. 스위프트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4분 뒤에 스위프트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윌리엄 왕세자 가족과 찍은 셀카를 올리며 “친구(mate)여, 생일 축하한다”고 적었다. 이날 나들이에 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42)과 막내 루이 왕자(6)는 함께하지 않았다.3시간 30여분간 진행된 공연은 주요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의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에는 객석에서 윌리엄 왕세자가 스위프트의 히트곡 ‘셰이크 잇 오프’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도 올라왔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무대 진행 상황과 관중 반응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기도 했다.이날 공연에는 총선을 약 2주 앞두고 유력한 차기 총리로 꼽히고 있는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62)도 부인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버킹엄궁은 스위프트 공연을 기념해 그의 노래를 근위병 교대식 배경음악으로 틀었다. 올 여름 스위프트는 런던(8회)를 비롯해 영국 전역에서 총 17회 공연할 예정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1년간 인도 주식시장이 미국 나스닥시장보다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국 증시와의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풍부한 노동력, 탄탄한 내수시장 등을 보유한 인도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 갈등, 부동산 부실에 따른 경기 둔화 등에 직면하자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대신 인도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년간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도지수의 상승률이 36.2%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입은 정보기술(IT) 기업이 대거 속한 미국 나스닥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30.7%)을 뛰어넘는다. 인도 주식시장은 17일 처음으로 합계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000조 원)를 넘겼다. 시총 5조 달러를 돌파한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홍콩, 인도 등 5개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12월 시총 4조 달러를 넘긴 지 불과 6개월 만에 1조 달러를 늘렸다는 점에서 인도 증시가 얼마나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인도 경제 또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분기보다 7.8%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은 5.3%에 그쳤다. 인도 상장기업의 1분기 합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친(親)기업 성향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최근 3연임에 성공하며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미중 패권 갈등이 심화한 후 중국에 제조기지를 뒀던 각국 대기업들은 최근 속속 인도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인도는 이런 지정학적 갈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영어가 통하고 생산 가능 인구가 풍부하다. 인도의 중위연령은 28.6세로 중국(39.5세)보다 크게 낮다. 반면 최근 1년간 MSCI 중국지수는 6.7%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 및 소비의 더딘 회복, 미국의 반도체 규제 등으로 인한 공급망 경색, 해외 투자자에게 억압적인 사회 체계 등으로 증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WSJ는 “인도와 중국 증시의 엇갈린 운명은 양국 경제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MSCI 지수를 산출하는 모건스탠리 측은 지난달 MSCI 신흥시장 지수를 조정하며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 6월 14.3%였던 인도 비중이 19%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비중은 29.2%에서 25.0%로 감소했다. 인도 증시의 비중 확대로 인도로 유입되는 해외 투자자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강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며 유럽연합(EU)의 반(反)러시아 노선을 주도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57·사진)가 올 10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새 수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2014년 취임해 임기가 여러 차례 연장된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나토 사무총장은 앞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간 뤼터 총리의 사무총장 선출을 반대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뤼터 총리를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임기 4년인 사무총장의 선출에는 32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헝가리는 나토의 연 430억 달러(약 59조 원)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뤼터 총리의 사무총장 선출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뤼터 총리가 나토 수장에 오르면 나토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러시아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 4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단결 및 지지를 호소하며 푸틴 대통령을 두고 “그는 ‘강한 남자’가 아니다. 과대평가할 필요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2014년 7월부터 본격적인 반러 노선을 걸었다.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17’편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친(親)러시아 성향 반군이 쏜 러시아제 미사일에 격추됐다. 사망자 298명 중 196명이 네덜란드인이어서 범국민적인 반러 여론이 형성됐다.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 3월 우크라이나와 방위조약을 체결했고, 24대의 F-16 전투기 또한 인도하기로 했다. 2010년부터 집권 중인 뤼터 총리는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다. 지난해 7월 이민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중도우파 성향의 연정이 붕괴되자 “총선 후 새 연정이 출범하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했다. 넉 달 후 실시된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자유민주국민당은 원내 제3당으로 추락했고, 극우 성향 자유당이 제1당에 올랐다. 이후 연정 구성을 둘러싼 협상 끝에 딕 스호프 전 종합정보보안국 국장이 새 총리로 지명됐다. 그는 빠르면 이달 중 취임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국이 자동차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팔린 자동차 중 17.9%가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로 나타나 미국(15.2%)을 앞질렀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시장조사기관인 자토 다이내믹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의 세계 판매량은 총 1340만 대로 집계됐다. 중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한 미국은 1190만 대를 팔았다. 중국 업체들의 판매량이 미국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었다. 중국은 2022년에 비해 지난해 23% 더 팔았지만 같은 기간 미국의 판매량 증가율은 9%에 그쳤다. 자토 다이내믹은 “중국 제조사들이 중동, 러시아, 아프리카 등을 겨냥해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국산 자동차를 겨냥한 통상 조치가 도입되자 중국 업체들이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여전한 강자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제조사들은 세계에서 총 2359만 대를 팔았다. 시장 점유율 29.1%로 1위를 차지했다. 전체 판매량 2위는 유럽(24.9%), 5위는 한국(8.5%)으로 나타났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강한 긴장관계를 형성하며 유럽연합(EU)의 반(反)러시아 노선을 주도해 온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57)가 사퇴 의사를 밝힌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에 이어 올 10월 나토의 새 수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그간 그의 총장 등극을 반대했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같은 날 ‘X(옛 트위터)’에 “뤼터 총리를 나토 사무총장으로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임기 4년이며 연장이 가능한 나토 사무총장의 선출에는 32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헝가리는 나토가 연 430억 달러(약 59조 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계획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뤼터 총리의 총장 선출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뤼터 총리가 나토 수장에 오르면 나토 또한 지금보다 더 강하게 러시아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 4월 의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단결 및 지지를 호소했다. 또 푸틴 대통령을 두고 “그는 ‘강한 남자’가 아니다. 과대평가할 필요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다.그는 2014년 7월부터 본격적인 반러 노선을 걸었다.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17’편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친(親)러 성향의 반군에게 러시아제 미사일을 맞아 격추됐다. 사망자 298명 중 196명이 네덜란드인이어서 범국민적인 반러 여론이 형성됐다.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 또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 3월 우크라이나와 방위 조약을 체결했고, 24대의 F-16 전투기 또한 인도하기로 했다.2010년부터 집권 중인 뤼터 총리는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다. 지난해 7월 이민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중도우파 성향의 연정이 붕괴되자 “총선 후 새 연정이 출범하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넉 달 후 실시된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자유민주국민당은 원내 제3당으로 추락했고, 극우 성향 자유당이 제1당으로 도약했다. 이후 연정 구성을 둘러싼 협상이 오랫동안 이어졌고 지난달 말 딕 스호프 전 종합정보보안국 국장이 새 총리로 추대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을 개시한 직후 긴급 구성했던 전시내각을 16일 해체했다. 중도 성향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책에 반발하며 9일 전시내각을 탈퇴한 지 8일 만이다. 간츠 대표가 나간 자리에 자신들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해 온 극우 인사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을 제어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전시내각 자체를 없앴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전시내각을 공식 해체했다”고 밝혔다. 전시내각은 네타냐후 총리, 간츠 대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3인으로 구성됐으며 전쟁 중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했다. 전시내각이 해체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관련 민감한 현안을 갈란트 장관, 차치 하네비 국가안보보좌관, 론 더머 전략장관 등이 참여한 소규모 회의에서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내각의 일부인 국가안보회의에서 추인받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중도파를 대표하는 간츠 대표의 탈퇴로 전시내각의 상징성은 이미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반기지 않는 일부 극우 인사들이 전시내각 참여 의사를 강하게 밝히자 네타냐후 총리가 내각 해체라는 승부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에게 강하게 휴전을 압박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강경책만 고수할 경우 미국산 무기의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가 더 틀어질 것을 우려해 극우 인사의 영향력 제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벤그비르 장관과 스모트리히 장관의 요구를 들어줬다면 미국과의 긴장 수위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벤그비르 장관과 스모트리히 장관은 줄곧 자신들을 전시내각에 참여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특히 벤그비르 장관은 13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총리가 전쟁 발발 후 8개월간 비밀리에 국정을 운영했다”며 반드시 자신을 포함시키라고 촉구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1월 미국 대선에서 낙태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미 연방대법원이 먹는 낙태약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 달라며 보수 의료계 단체 등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1973년)을 폐기한 이후 첫 낙태 관련 심리로 관심을 모았다.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을 되살리겠다고 공약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환영했다. 연방대법원은 13일(현지 시간) 먹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 접근을 쉽도록 한 미 식품의약국(FDA)의 결정을 무효로 해 달라는 보수 의료계 단체 및 의사들의 소송을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연방대법원은 “원고는 강압에 의해 미페프리스톤을 처방한 적도 없다”며 FDA의 결정으로 어떤 피해를 봤는지 입증하지 못해 소송 자격이 없다는 점을 기각 사유로 밝혔다. 미페프리스톤은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먹는 낙태약으로, FDA가 2000년에 사용을 허가했다. 보수 의료계 단체 등은 로 대 웨이드 판결 폐지로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이 폐기되자 FDA가 미페프리스톤 사용을 허가한 데 이어 2016년, 2021년 원격진료와 우편을 통해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한 점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먹는 낙태약 사용을 어렵게 해달라는 게 소송의 취지였다. 연방대법원은 “사법부가 대정부 불만을 처리하는 창구는 아니다”라며 “정치와 민주제도의 몫으로 남겨둘 문제도 있다”고 했다. 원고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법적 다툼에 뛰어들었다고 본 것이다. 현재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은 보수 성향이다. 연방대법원은 보수 우위 구조에서 2022년 6월에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낙태 허용 여부를 주(州) 정부 판단에 맡겼다. 그 결과 미 50개 주 가운데 21개 주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페프리스톤은 낙태가 금지된 주에서도 우회 처방이 가능해 법의 회색지대에 있다”고 전했다. 보수 단체가 미페프리스톤 접근을 막으려고 행동에 나선 배경이다. 낙태권은 미 대선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환영 성명을 내 “(야당) 공화당이 낙태 금지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극단적이고 위험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페프리스톤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날 공화당 하원의원 모임에서 트럼프가 낙태권에 대해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유리한 이슈’라며 입단속을 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전 세계 곳곳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2024 슈퍼선거의 해’의 최대 행사인 1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약 넉 달 반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지율만 봐서는 3억3000만 명의 미국인이 왜 고령, 사법 리스크 등에 동시에 직면한 두 사람을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지 않는지 등을 명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이에 동아일보는 지지 정당, 성별, 나이, 인종, 직업, 거주지역이 다양한 미 일반 유권자 9명을 최근 약 한 달 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지면의 한계로 다 싣지 못한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지지 후보별로 3회에 걸쳐 온라인 기사로 상세하게 전달한다. 유권자별 ①~⑧ 공통질문 가운데 답을 듣지 못한 질문은 제외했다. 두 번째 순서로는 트럼프의 유세를 ‘맨 앞줄’에서 지키는 팬클럽 ‘프론트 로우 조스’의 공동대표 샤론 앤더슨(68·여), 보수성향 정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존 실크(54·남), 공화당 지지 비영리단체 ‘더 아메리카 프로젝트’의 설립자 패트릭 번(62·남) 등 공화당 지지자 세 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시리즈 안내〉美 유권자를 만나다 <1> 바이든 지지자 3인美 유권자를 만나다 <2> 트럼프 지지자 3인美 유권자를 만나다 <3> 바이든-트럼프 거부하는 3인공화당 지지자들은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는 ‘안보’, 특히 국경 강화를 꼽았다. 불법 이민을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실제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주요 슬로건인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가 달러를 너무 많이 찍어냈다는 데에 큰 우려가 나타났다. 한편 지난달 30일 트럼프가 뉴욕주 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34개 혐의 모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샤론 앤더슨(68·여) 씨앤더슨 씨는 자녀 5명과 손주 7명을 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은퇴한 교직원으로 스스로를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중산층으로 표현한다. 차에 캠핑용 침대를 싣고 다니면서 ‘프론트 로우 조스’ 회원들과 따라다닌 트럼프 집회가 50회를 훌쩍 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대의원으로 뽑혔다.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트럼프는 억만장자고 원하는 걸 다 가진 사람인데도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싸움에 뛰어들었다. 트럼프는 나라를 바꿀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참석한 집회 중 제일 재미있었던 것을 하나만 고를 수가 없다. 했던 말을 또 해도 흥미진진하고 들뜬다.”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국가의 파괴자이며, 사람들과 공감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다. 모든 국가지도자는 자기 나라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바이든은 남의 나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트럼프와 바이든은 1000% 다른 사람이다. 트럼프 집회에는 수만 명이 몰려들지만, 바이든 연설엔 20명 모으기도 힘들 것이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국경 보안과 국방력 강화다. 특히 국경 개방은 우리의 안전과 삶을 위협한다. 물론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지만, 누가 이 나라로 들어오는지는 알아야 한다. 불법 이민자가 몰려드는 현 상황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던 다른 이민자들에게 너무 불공정하고 모욕적이다. ”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4년 전보다 무너졌다.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식료품부터 임금까지 모든 물가가 영향을 받았다. 바이든은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지 못했다. 지금 생겨나는 것은 코로나 때 사라졌던 일자리들이 다시 생겨난 것뿐이다.”⑦ 트럼프의 유죄평결에 대한 평가 = “놀랍진 않았다. 뉴욕주 법원의 배심원단이니 전부 민주당 성향으로 구성됐을 것이고, 양측 근거를 충분히 보지도 못했을 테니까. 사법 절차 전체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평결이 얼마나 타당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아마 항소심에서 뒤집힐 것이다.”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대선에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민주당에 기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들을 국민이 아니라 조종 대상으로서 여긴다. 반면 트럼프는 인종이나 성별, 경제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를 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고 한다.”존 실크(54) 씨보수 언론단체를 표방하는 ‘써틴 폭스(ThirteenFox)’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8년 동안 미 육군에서 복무한 베테랑이자 기독교인이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태생이며 현재 아내, 아들(사진)과 테네시주 동부의 산자락에 거주하고 있다.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내가 트럼프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는, 그가 (선명한 보수주의자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만큼이나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작은 정부, 강력한 국방력, 책임과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는 바지사장(figurehead)에 불과하다. 그는 실수를 연발하고 무능하며 신뢰할 수 없는 바보다. 우리는 실제로 이 나라를 이끄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최우선 과제는 전 세계에서 미국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군대를 강화하고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 현재의 군대는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약해졌다. 군대는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성별 연구나 사회 개혁 프로그램을 적용할 대상이 아니다.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현재 미 경제는 4년 전보다 매우 나빠졌다. 화석연료 생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은 더 이상 에너지 독립 국가가 아니다. 정부지출은 통제 불능 상태인데도 정부가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리고 찍어내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다. 식료품에서 200달러나 써도 물건 몇 개도 사지 못하는 시대다.”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미국은 항상 이스라엘을 지원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유일한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스라엘에게는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권리가 있다.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키긴 하지만 이 전쟁은 정당하다.”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과 달리 매우 부패한 국가다. 그들은 우리에게 수십억 달러를 가로채고 있다. 우리나라에 노숙자로 전락한 참전용사가 없어질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의 돈이 지원되지 않기를 바란다.”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가 받은 유죄 평결은 법과 원칙이 아닌 정치적 요인에 의해 내려졌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정권에서 유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 성향이다.”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우리의 표를 결정하는 것은 인종이 아니라 경험과 소신이다. 나는 백인이지만 어렸을 땐 가난한 동네에서 흑인 친구들과 자랐고 군에서도 다양한 인종과 함께 생활했다.”패트릭 번(62) 씨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아일랜드계 미국인. 사업가 출신이며 과거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했다. 현재 ‘더아메리카프로젝트’라는 보수 성향 비영리단체를 운영한다. 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 “트럼프를 뽑아야 미국이 공산주의자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나는 2020년 대선은 조작됐다고 100% 확신한다. 나는 트럼프라는 개인을 지지한다기보다는, 부패한 선거를 부정하고 선거제도를 투명하게 만들려는 사람이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자유주의자다. 나를 음모론자로 몰아가는 미국 언론이야말로 선거를 부정하는 세력이다.”② 바이든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미국은 70년간 세계에 선거 등 민주제도를 전파했지만 이제 우리 선거에는 투명성이 하나도 없다. 신뢰도도 바닥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 제도 개혁이다.”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바이든은 화폐를 찍어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든다. 물가 상승률이 많이 낮아졌지만 그건 미국이 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해 우리의 인플레이션을 다른 국가에 전가하기 때문이다.”⑤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바이든 행정부는 ‘전쟁 중인 미국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다’는 근거 없는 통념을 쉽사리 믿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겼다고 생각한다.”⑥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 유죄 평결은 완전히 틀렸다.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치하, 바나나 공화국(제3 세계를 비하하는 말)’ 등에서나 일어날 일이다. ‘캥거루(불합리한) 법원’의 ‘캥거루 판사’가 내린 ‘캥거루 판결’로 미 법치주의 전통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트럼프가 유죄 평결을 받은 행위는 그의 집권 전에 벌어진 경범죄에 불과하다. 현직 대통령과 맞붙을 사람에게 선거를 앞두고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매우 역겹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