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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이 지역 관광지에 모노레일 설치 사업을 하면서 민간 사업자가 내야 할 공사비 수억 원을 부당하게 군 예산으로 지원해 특혜를 줬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군 공무원들은 지방의회에 “군에 귀책 사유가 있어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허위 자료까지 제출하며 의회 감시망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6일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주요 재정투자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강화군 공무원 A 씨와 B 씨는 2021년 8월 강화 화개산에 모노레일을 까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자로부터 “전기 공사 등을 군 예산으로 해달라”는 요청을 수용했다. 앞서 강화군은 사업 공모지침서에서 기반시설 공사비를 ‘사업자 부담’으로 정했는데, ‘군 부담’으로 해달라는 사업자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 A 씨 등은 지방의회엔 “행정기관에서 지원해야 할 부분이고, 강화군의 귀책 사유도 있었다”는 자료까지 제출했다. 결국 강화군은 공사비로 5억 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해 사업에 투입했다. A 씨 등은 군에 손해가 될 수 있음에도 “(모노레일) 입장수익 3%를 공익발전기금으로 지급한다는 실시협약 내용을 바꿔 달라”는 사업자 측의 요구도 부당하게 받아들였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 회사가 “손실이 발생했는데 발전기금을 내는 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자 군 공무원들이 “당기순이익 3%를 공익발전기금으로 낸다”는 내용으로 협약 내용을 바꿔 준 것. 강화군은 “군이 받기로 한 액수는 똑같다”고 의회에 거짓 보고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A 씨와 B 씨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지자체 추진 사업과 관련해 청탁을 받은 뒤 특정 업체와 재하도급 계약을 맺도록 알선한 전남 고흥군 공무원에 대해서도 검찰에 참고자료를 전달했다. A 씨 등은 감사원에서 “군수의 지시에 따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번 감사에선 사업비 125억 원이 드는 해수탕 건설을 추진하던 고흥군이 관광객 수요를 부풀린 자료를 토대로 “경제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 뒤 사업을 추진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업 과정에서 고흥군의 팀장급 공무원 C 씨는 과거 함께 근무한 퇴직 공무원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무자격 업체가 재하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불법 알선을 해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외교부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수준인 4단계 ‘여행금지’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란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인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가 암살되고,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피의 보복”을 예고하는 등 중동 지역의 확전 가능성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외교부는 7일 오전 0시부터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지역에 대해 ‘여행금지’를 발령하겠다고 6일 밝혔다. 여행금지가 발령되는 곳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인 ‘블루 라인’으로부터 북쪽으로 4km, 남쪽으로 5km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블루 라인’은 2000년 유엔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를 확인하기 위해 설정한 일시적인 경계선이다. 외교부는 이란에 대해서는 기존 여행 자제(여행경보 2단계)를 특별여행주의보(2.5단계)로 상향했다.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 지역에는 1~4단계 여행경보 중 현재 ‘출국 권고’를 뜻하는 3단계 적색 경보가 발령돼있다. 이번에 여행경보가 격상된 접경지역과 가자지구에만 ‘여행금지’를 뜻하는 4단계 흑색 경보가 발령돼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지역에는 우리 교민들이 머물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우리 국민이 여행금지가 발령된 이 지역에 들어갈 경우에는 여권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형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역 여행을 계획했던 국민은 이를 취소하고, 체류 중인 국민들은 즉시 철수해 달라”며 “이란 방문을 취소 또는 연기하고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안전지역으로 출국해달라”고 당부했다. 6일 기준 우리 국민은 이스라엘에 550여 명, 레바논에 120여 명, 이란에 110여 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현지 교민을 비롯한 장기 체류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중동 지역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은 6일 기준 이스라엘에 550여명, 레바논에 120여명, 이란에 110여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이 현지 교민을 비롯한 장기 체류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중동지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지속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인천 강화군이 지역 관광지에 모노레일 설치 사업을 하면서 민간 사업자가 내야 할 공사비 수억 원을 부당하게 군 예산으로 지원하는 등 특혜를 줬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군 공무원들은 지방의회에 “군의 귀책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허위 자료까지 제출하면서 의회 감시망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이 6일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주요 재정투자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은 강화군 공무원 2명에 대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 관련해 청탁을 받고 불법 재하도급을 알선한 고흥군 공무원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를 전달했다.감사원에 따르면 강화군의 팀장급 공무원 A 씨와 과장급 B 씨는 2021년 8월 강화 화개산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 사업자로부터 “전기 공사 등을 군 예산으로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강화군은 이 사업 공모지침서에서 전기 공사를 비롯한 각종 기반시설 공사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했는데, 여기에 어긋난 사업자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A 씨 등은 지역 의회에는 “행정 기관에서 지원해야 할 부분이고, 설계에서 강화군의 귀책 사유가 있었다”는 허위 자료까지 제출했다. 이후 강화군은 기반시설 공사비로 수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뒤 사업에 투입했다.A 씨 등이 강화군에 손해가 될 수 있음에도 “(모노레일) 입장 수익 3%를 공익 발전기금으로 지급한다는 실시협약 내용을 바꿔달라”는 사업자 측 요구도 부당하게 받아들였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당초 강화군이 이 사업자와 맺은 실시 협약에는 “입장 수익의 3%를 공익 발전기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돼 있다. 공익발전기금 액수는 20년 간 13억50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이 회사가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발전 기금을 내는 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자 강화군 공무원들이 “당기 순이익의 3%를 공익 발전기금으로 지급한다”는 시에 불리한 내용으로 협약을 변경해준 것. 강화군은 “협약을 변경하더라도 군이 받기로 한 공익 발전기금의 액수는 똑같다”며 의회에 허위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A 씨 등은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배경에 대해 “당시 군수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감사 당시 해당 전직 군수가 별세한 상태였기에 감사원은 A 씨 등 주장의 진위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등은 감사원에서 “업무 처리가 미흡했지만 모노레일 사업 결과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번 감사에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에 해수탕 사업을 추진하던 고흥군이 관광객 수요를 부풀린 왜곡된 자료를 토대로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뒤 실제 예산 125억여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업에 앞서 “사업비를 지원해달라”며 고흥군이 의뢰한 투자심사에서 전라남도는 “경제성을 재검토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고흥군은 재검토를 진행하지 않고 군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했다. 감사원이 이번에 이 사업의 경제성을 평가한 결과 경제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흥군의 한 팀장급 공무원 C 씨가 무자격 업체가 재하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불법 알선해준 사실도 드러났다. C 씨는 과거 군청에서 함께 일했던 퇴직 공무원으로부터 한 무자격 업체에 대해 철근 콘크리트 공사 재하도급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하도급 계약 체결을 위해 군청에 방문한 철근 콘크리트 공사 사업자에게 “내가 알고 있는 형틀 목공 작업팀이 있으니 이들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어떠냐”며 명함을 꺼내서 주는 등 재하도급을 알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상금 지급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A 씨 유족의 법률대리인은 올 2월경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 관계자와 면담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이긴 A 씨는 일본 기업 대신에 국내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으로부터 배상을 받는 ‘제3자 변제’에 동의한 상태였다. 그런데 재단 측이 “재원이 부족하니 재원을 마련할 때까지 잠시 기다려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6개월 가까이 흘렀지만 A 씨 측은 재단으로부터 배상금 지급 관련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이 대신 배상하는 ‘제3자 변제’가 재단의 재원 부족 때문에 잠시 멈춰선 것으로 파악됐다.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 120명에게 재단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5일 기준 총 133억여 원 수준인데, 재단에 남아 있는 돈은 필요 재원의 11%인 15억여 원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 133억 필요한데 남은 돈은 15억 원 5일 기준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 124명(소송 원고 기준) 중 제3자 변제를 받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밝힌 피해자는 총 4명이다. 이들을 제외한 120명에게 재단이 지급해야 할 배상액은 총 133억 4232만여 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원금이 59억여 원이고, 배상금 지급이 지연된 데 따른 지연 이자가 74억여 원이다. 동아일보가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의 1·2·3심 판결문을 입수해 원금과 지연이자 액수를 계산한 결과다. 피해자 상당수는 ‘제3자 변제’를 받아들여 재단으로부터 배상을 받겠다는 뜻을 재단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이 연락이 닿는 피해자 가족들을 상대로 의사를 확인한 결과 90%에 가까운 인원이 “제3자 변제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 재단에 남아 있는 돈은 15억여 원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이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국내외 단체와 개인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은 총 41억 6345만여 원인데, 재단은 이중 25억여 원을 징용 피해자 11명에 대한 배상금으로 지급한 상태다. 재단은 2018년 대법원에서 일본 기업을 상대로 승소한 징용 피해자 15명 중 11명에 대해 ‘제3자 변제’ 방식으로 배상금을 지급했고, 나머지 4명에 대해서는 법원에 배상금을 맡기겠다며 공탁을 신청했다. 법원이 재단의 공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재단이 이에 불복해 이의 신청을 내면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법원이 재단의 공탁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에는 공탁금으로만 총 12억여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공탁금을 제외하면 재단의 가용 현금은 3억여 원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재단은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 지급을 잠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에 남아 있는 돈으로는 최대 2~3명에 대해서만 배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데, 전체 피해자 중 특정인에게만 배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배상금 지급 약속이 이행되지 않자 일부 피해자들은 최근 외교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에 “약속한 배상금 지급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민원까지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한 피해자는 최근 가까운 지인에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 차라리 더 나았다”는 얘기를 전달했다고 한다. ● ‘제3자 변제’ 1년 5개월 넘겼지만 포스코 제외 한일 기업 기부는‘0’ 이런 일이 벌어진 건 한일 기업의 기부금으로 재단의 재원을 충당하겠다는 정부와 재단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정부는 재단의 재원을 국내의 한일 청구권 협정 수혜 기업의 자발적 기여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부 발표 직후 한일 청구권 협정 수혜 기업인 포스코가 재단에 40억 원을 기부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1년 5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다른 기업들은 기부금을 출연하지 않은 것이다. 일본 기업의 기부도 없었다. 기업들은 “한일 청구권 협정 이후로 합병과 분사를 거듭했고, 이 때문에 협정의 수혜기업인지 분명치 않다”, “충분한 법적 근거 없이 기부금을 출연하면 향후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출연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연 이자’는 시간이 지날 수록 불어난다. 재단이 ‘제3자 변제’를 위해 필요로 하는 재원의 액수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제3자 변제’가 계속 미뤄져 재단이 올 12월 31일 배상금을 지급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총 금액은 133억여 원(8월 5일 기준)에서 136억여 원(12월 31일)으로 늘어난다. 일본 기업의 국내 특허권, 주식 등을 매각해 배상금으로 지급해 달라며 피해자들이 법원에 낸 ‘특별현금화 매각명령’ 소송도 최소 10건 중 7건이 취하되지 않고 그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와 유족들이 ‘제3자 변제’를 수용한 뒤 법원에 소 취하를 신청한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법원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매각해 징용 피해자에 배상금으로 지급하라는 ‘현금화 결정’을 막기 위해 정부와 재단이 ‘제3자 변제안’을 고안해 냈지만, 막상 ‘현금화’라는 한일 관계의 시한 폭탄은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의 위협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역내에 영향을 미칠 매우 중요한 문제다. 호주는 한국과 함께 우려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가까운 파트너들과도 결속할 것이다.”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30일 서울 주한호주대사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웡 장관은 한반도를 둘러싼 최근 정세에 대해 “북한의 도발 행위와 비도덕적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규범과 질서가 시험대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호주 정부는 한국 국민이 매일 마주하는 위협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무력 공격에 맞서고, 이웃국의 안보를 재확인하기 위해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호주는 유사 입장국” 여러 차례 강조 50분 간 짧게 이뤄진 여성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웡 장관은 3차례에 걸쳐 한국과 호주의 관계에 대해 ‘유사 입장국(like-minded country)’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협력 파트너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웡 장관은 “한국과 호주의 뜻이 일치하는 이유는 양국 모두 슈퍼 파워가 아닌 중진국이고,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와 예측 가능한 무역협정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며 “역내 그리고 전 세계에서 변화가 있는 만큼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뜻이 같은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IP4(인도 태평양 4국)이라 불리는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가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입장을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중진국의 안정을 저해하는 두 국가에 대해 공동의 목소리를 낸 중요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웡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북한과 불법 무기 거래를 하고,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무를 중단시킨 것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대북제재 이행)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했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국제사회의 ‘CCTV’ 역할을 하던 전문가 패널이 해산된 뒤 우리 정부는 미·일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유엔 안팎에 별도의 감시기구를 꾸리는 방안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호주 외교 수장도 강력한 지지의 뜻을 밝힌 것이다. 미국과 영국, 호주 3자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의 ‘필러(pillar2·기둥)’ 분야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웡 장관은 한국 참여와 관련해 구체적인 진전 상황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오커스 기존 회원국들 사이에 향후 필러2가 어떻게 전개돼 나갈지에 대한 협의와 고려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양국의 협력은 ‘필러2’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국방, 경제, 기후,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이 외교 국방장관 2+2 회담을 개최하는 국가는 호주가 유일한데 이는 양국의 상호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오커스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러1’과 자율무기·극초음속미사일·사이버안보 등 8개 분야에서 첨단 군사 역량을 공동 개발하는 ‘필러 2’로 구분된다. 그는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오커스’를 비롯한 동맹 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오커스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 초당적인 지지가 있다”며 “호주와 미국은 어떤 정당이 집권하던지 양국 관계를 심화시켜왔다”고 했다. ● “한-호주 초빙 교수 프로그램 신설…인적 교류 강화” 호주와 중국은 2018년 이후 5년 넘게 이어진 ‘무역 분쟁’을 극복하고 관계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웡 장관은 “대중 외교의 원칙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협력이 가능한 분야는 협력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반드시 표출하고 국익에 기초해 대중국 관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남중국해 분쟁이 유엔 해양법 협약에 근거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은 호주와 한국이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무역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호주와 중국은 2018년 반중 성향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집권 이후로 무역 갈등을 겪어왔다. 호주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압박 정책에 동참하면서 중국이 2020년 5월부터 호주의 대중 주력 수출품인 보리나 와인 등에 대해 고율 관세를 물리거나 수입을 중단한 것. 양국 갈등은 2022년 5월 호주 총선에서 노동당 정권이 출범한 뒤로 해빙 분위기에 접어들고 있다. 웡 장관은 내년부터 호주 측의 전액 지원으로 서울대 국제대학원에 호주 대학의 초빙 교수를 보내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한국과 호주의 인적 교류도 강화된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이미 굳건한 인적 협력이 광범위하게 공고화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호주 측이 전액 지원으로 초빙 교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은 미국 하버드, 일본 동경대에 이어 서울대가 세 번째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 예산 1220억여 원을 투입해 개발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발이 제대로 완료되지 않았단 사실을 알고도 보건복지부가 무리하게 시스템을 개통했다고 감사원이 30일 밝혔다. 예산을 반납하지 않기 위해 복지부가 이같이 했다는 것. 이 시스템은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등 사회보장급여 수급자 2200만 명에게 매년 40조 원 넘는 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2022년 9월 개통됐다. 하지만 시스템이 개통된 지 한 달 동안 9만 건 넘는 오류가 발생하고 급기야 ‘먹통’까지 되는 등 수당 지급에 지속적으로 차질이 빚어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감사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고, 장모 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추진단장을 징계 처분하라고 복지부에 통보했다. 또 이 과정에 관여한 복지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장 단장은 2021년 10∼12월 시스템 운영·관리에 관여한 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정보원) 관계자들과 시스템 개통 문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복지부는 총 4차례에 걸쳐 시스템을 순차 개통하기로 했지만 당시 이미 핵심 시스템을 포함한 ‘2차 연도 개발’이 지연되고 있었다. 하지만 장 단장 등은 개발 지연 사실을 알면서도 회의에서 “2차 연도 계약이 이행 완료됐다고 하자”고 결정했다. 시스템이 개발 완료된 것으로 처리하고 추후 보완하자는 것이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국가계약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정보원 실무진이 “장 단장이 책임은 복지부가 안고 간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이후 복지부는 2022년 9월 시스템을 개통했다. 정보원은 이 시스템에 141건의 개통 부적합 사항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적합’ 의견이 담긴 검사 확인서를 발급했다. 개통을 나흘 앞둔 시점까지도 3884건의 결함이 보완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시스템이 개통된 후 첫 달에만 9만 건, 6개월 동안 30만 건의 민원이 발생했다. 감사원은 시스템 개통이 미뤄질 경우 이미 지급받은 해당 연도 예산을 반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장 단장이 무리하게 개통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관 직무대행이었던 복지부 1차관은 개통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기용 전 주모로코 대사(사진·현 외교부 인도·태평양 특별대표)가 30일 모로코 모하메드 6세 국왕으로부터 우위쌈 알라위트 지휘관계급 훈장을 수여받았다. 정 특별대표는 대사 재직 시절인 2022년 모로코에서 6·25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등 한·모로코 관계 발전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모로코 청년들이 1,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에 참전했다는 사실은 역사에 기록돼있었지만 한국전쟁 참전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었다. 정 특별대표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법학 박사를 취득했다. 제27회 외무고시로 1993년 당시 외무부에 입부해 주모로코대사,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 주미국공사참사관 등을 역임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보건복지부가 정부 예산 1220억여 원을 투입해 개발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개발이 제대로 완료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예산을 반납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시스템을 개통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시스템은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노인 등 사회보장급여 수급자 2200만 명에게 매년 40조 원 넘는 수당을 지급하는 데 쓰였다. 시스템이 개통된지 한 달 동안 10만 건 넘는 오류가 생기고 급기야는 ‘먹통’이 되면서 당시 취약계층에 대한 수당 지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감사원이 30일 공개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보고서에는 복지부의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추진단장이었던 장모 국장 등이 2022년 9월 무리한 시스템 개통을 추진한 사실이 담겼다. 감사원은 장 국장에 대해 징계 처분하고, 이 과정에 관여한 한국 사회보장정보원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주의 요구하라고 복지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장 국장은 202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시스템 개발에 관여한 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관계자들과 시스템 개통 문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복지부는 총 4차례에 걸쳐 이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개통하기로 했는데, 당시에는 공무원이나 사회복지사들이 사용하는 핵심 시스템을 포함한 ‘2차 연도 개발’이 계속 지연되고 있었다. 그런데 장 국장 등은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회의에서 “2차 연도 계약이 이행 완료됐다고 검사하자”고 결정했다. 더이상 시스템 개통을 미룰 수 없으니 일단 ‘2차 연도 개발’ 시스템을 개통하고 보완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아직 시스템 테스트가 제대로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국가계약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실무진은 “장 국장이 ‘책임은 복지부가 안고 간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복지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 시스템에서 141건의 개통 ‘부적합’ 사항을 확인하고도 ‘적합’ 의견이 담긴 검사 확인서를 발급했다. 복지부는 2022년 9월 예정대로 시스템을 개통했다. 2차 개통을 나흘 앞둔 시점까지도 이 시스템의 3884건의 결함이 제대로 보완되지 않은 상태였다. 감사원은 당시 사업 추진단장이었던 장 국장이 시스템 개통이 미뤄질 경우에 이미 지급받았던 해당 연도 예산을 반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무리하게 부실한 시스템 개통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 국장은 “2차 연도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검사하지 않을 경우에는 사업비 예산을 불용처리하고 국고에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이렇게 되면 2차 개통이 더 늦어지거나 사업단이 계약 이행을 포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원에서 진술했다. 장관 직무대행으로 최종 결정권자였던 복지부 1차관은 장 국장으로부터 개통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복지부가 무리하게 시스템을 개통해 일선의 지자체 공무원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복지 서비스 대상자인 국민에게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시각이다. 이 시스템이 2022년 9월 개통된 첫 달에만 10만 건, 6개월 동안 30만 건의 민원이 발생했던 것이다. 시스템 오류로 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한부모가족 증명서, 장애인 증명서가 원활하게 발급되지 않아 당시 대학 입학 수시 전형에 지원해야 하는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고, 결국 교육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이 사실을 알리며 제출서류 접수 기한 연장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 및 손실보상금 중 최소 3조2323억 원이 지원 취지에 어긋나게 잘못 지급됐다고 감사원이 25일 밝혔다. 보이스피싱 업체와 이미 폐업한 업체 등에도 무분별하게 현금을 살포해 국민 혈세가 낭비된 것. 코로나19로 피해를 보지 않은 태양광 발전사업자 1만5574곳도 1205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감사원이 25일 공개한 ‘소상공인 등 지원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7월부터 2022년 9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586만여 곳에 재난지원금으로 61조4000억 원을 지급했다. 이 중 최소 3조2323억 원(5.3%)이 아예 지원금을 받아선 안 되는 업체에 지급되거나, 과도하게 지급됐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감사원은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정부를 속이고 재난지원금을 타낸 업체 321곳에 대해 고발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기간 비대면 거래가 확대돼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온라인 소매업체 1705곳에 171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한 업체는 2019년 대비 2022년 매출액이 8억 원에서 132억 원으로 17배 뛰어올랐음에도 1000만 원 넘는 지원금을 받았다. 서울 광진구의 한 생맥주 전문점은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 감소액이 총 ‘2원’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지원금을 1850만 원이나 받았다. 이미 폐업 신고를 한 주유소 운영업체도 2년 동안 지원금 900만 원을 타냈다. 보이스피싱이나 대포통장 유통 등 범죄에 관여한 유령법인 21곳도 재난지원금 8000여만 원을 받았다. 부산의 한 스포츠센터 건물을 소유한 임대인은 이미 센터 운영자인 임차인이 재난지원금을 수령했는데도 중복으로 지원금 1500만 원을 받았다. 경기 구리시에서 수영장을 운영하는 한 업체 사장은 ‘수영장’과 ‘부동산 임대업’ 등 2개 분야 사업자 등록증을 가지고 마치 2개 업체를 운영하는 것처럼 지원금을 중복으로 타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국 8개 시도에 있는 ‘기회발전 특구’에 입주한 모든 중소·중견 기업이 가업을 상속할 때 세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세법이 개정되다. 최대 600억 원이었던 상속 재산 공제 한도도 폐지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세법 개정안을 25일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되는 대책”이라며 “그동안 지방자치단체가 꾸준히 희망해온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관계 부처와 지자체가 긴밀히 협의해 좋은 성과를 내달라”고도 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한 총리는 또 특구가 있는 8개 지자체를 상대로 설명회도 개최하라고 지시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기회발전 특구’에 입주한 기업이라도 모두 가업 상속 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과 중견 기업(중견의 경우 연매출 5000억 원 미만)을 10년 이상 경영한 오너가 회사를 물려줄 때만 최대 600억 원까지 상속재산을 공제받을 수 있는 것. 기회발전특구란 방산, 바이오, 이차 전지 등 각 지자체가 선정한 산업군에 속하는 기업을 유치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강화한 제도다. 지난달 전국 8개 시·도, 23개 지역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다.정부는 앞으로 기회발전특구에 창업하거나 이곳으로 이전한 중소·중견기업이 모두 상속재산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안을 이번에 발표했다. 다만 자산 총액이 10조4000억여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기업의 본점이 기회발전 특구에 있어야 하고, 특구 내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가 전체 상시 근로자의 절반을 넘어야 한다. 상속인이 공제된 주식 등의 금융 자산을 상속 5년이 지난 뒤 매각할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10~25%가 부과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 및 손실보상금 중 최소 3조2323억 원이 지원 취지에 어긋나게 잘못 지급됐다고 감사원이 25일 밝혔다. 보이스피싱 업체와 이미 폐업한 업체 등에도 무분별하게 현금을 살포해 국민 혈세가 낭비된 것. 코로나19로 피해를 보지 않은 태양광 발전사업자 1만5574곳도 1205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감사원이 25일 공개한 ‘소상공인 등 지원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7월부터 2022년 9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586만여 곳에 재난지원금으로 61조4000억 원을 지급했다. 이 중 최소 3조2323억 원(5.3%)이 아예 지원금을 받아선 안 되는 업체에 지급되거나, 과도하게 지급됐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감사원은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정부를 속이고 재난지원금을 타낸 업체 321곳에 대해 고발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기간 비대면 거래가 확대돼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온라인 소매업체 1705곳에 171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한 업체는 2019년 대비 2022년 매출액이 8억 원에서 132억 원으로 17배 뛰어올랐음에도 1000만 원 넘는 지원금을 받았다. 서울 광진구의 한 생맥주 전문점은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 감소액이 총 ‘2원’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지원금을 1850만 원이나 받았다. 이미 폐업 신고를 한 주유소 운영업체도 2년 동안 지원금 900만 원을 타냈다. 보이스피싱이나 대포통장 유통 등 범죄에 관여한 유령법인 21곳도 재난지원금 8000여만 원을 받았다. 부산의 한 스포츠센터 건물을 소유한 임대인은 이미 센터 운영자인 임차인이 재난지원금을 수령했는데도 중복으로 지원금 1500만 원을 받았다. 경기 구리시에서 수영장을 운영하는 한 업체 사장은 ‘수영장’과 ‘부동산 임대업’ 등 2개 분야 사업자 등록증을 가지고 마치 2개 업체를 운영하는 것처럼 지원금을 중복으로 타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예식장의 최소 보증인원에 소인(어린이)을 포함하지 않는 건 부당하다.” 예비 신부 A 씨가 2022년 정부에 제기한 민원이다. 결혼에 앞서 A 씨는 최소 200명 하객의 식사비를 지불하겠다고 예식장 측과 계약을 맺었다. 결혼식에 180명가량의 지인과 그들의 자녀 2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하지만 예식장 측은 “최소 보증인원은 성인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어린이들의 식대는 추가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예비 부부가 웨딩업체에 대해 ‘바가지 요금’ 등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한 건수가 1∼3월 100여 건에 달한다고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1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민원(76건)보다 32%가량 늘어난 것. 최근 3년 정부에 접수된 웨딩업체 관련 민원은 1010건이다. 이처럼 최근 웨딩업체 관련 민원이 증가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웨딩업체들이 끼워 팔기, 대관료 부풀리기, 과다 위약금 청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예비 부부들에게 부담을 떠안기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 부부인 소비자들은 주로 결혼 관련 업체들이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바가지 요금’을 씌운다고 호소했다. ‘웨딩 플래너’로 불리는 결혼 준비 대행업자들이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총금액으로 견적을 제시한 뒤, 각 제품의 가격에 대해선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행태 등이 대표적이다. 한 민원인은 “웨딩 플래너와 ‘스드메’ 계약을 한 후 업체를 바꾸려고 하면 추가금은 웨딩플래너가 제시하는 정보에 의존해야 할 뿐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길이 없다”고 했다. “정가를 종전의 2∼3배로 높여 놓고 할인 가격이라고 판매하더니,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하자 위약금은 정가 기준으로 청구하는 편법을 썼다”는 민원도 있었다. 사소한 서비스가 더해질 때마다 예측하지 못한 추가금이 붙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예식 당일이나 웨딩 사진 촬영 당일에 신부의 드레스 착용을 돕는 도우미 인건비를 추가금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권익위는 민원 분석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전달해 결혼 준비 대행업 표준약관 마련, 결혼 서비스 가격표시제 도입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예식장의 최소 보증인원에 소인(어린이)을 포함하지 않는 건 부당하다.”예비 신부 A 씨가 2022년 정부에 제기한 민원이다. 결혼에 앞서 A 씨는 최소 200명 하객의 식사비를 지불하겠다고 예식장 측과 계약을 맺었다. 결혼식에 180명가량의 지인과 그들의 자녀 2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하지만 예식장 측은 “최소 보증인원은 성인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어린이들의 식대는 추가 지불하라고 요구했다.예비 부부가 웨딩업체에 대해 ‘바가지 요금’ 등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한 건수가 1~3월까지 100여 건에 달한다고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1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민원(76건)보다 32% 가량 늘어난 것. 최근 3년 정부에 접수된 웨딩업체 관련 민원은 1010건이다.이처럼 최근 웨딩업체 관련 민원이 증가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웨딩업체들이 끼워팔기, 대관료 부풀리기, 과다 위약금 청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예비 부부들에게 부담을 떠안기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 부부인 소비자들은 주로 결혼 관련 업체들이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바가지 요금’을 씌운다고 호소했다. ‘웨딩 플래너’로 불리는 결혼 준비 대행업자들이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총 금액으로 견적을 제시한 뒤, 각 제품의 가격에 대해선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행태 등이 대표적이다. 한 민원인은 “웨딩 플래너와 ‘스드메’ 계약을 한 후 업체를 바꾸려고 하면 추가금은 웨딩플래너가 제시하는 정보에 의존해야 할 뿐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길이 없다”고 했다. “정가를 종전의 2∼3배로 높여놓고 할인가격이라고 판매하더니,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하자 위약금은 정가 기준으로 청구하는 편법을 썼다”는 민원도 있었다. 사소한 서비스가 더해질 때마다 예측하지 못한 추가금이 붙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예식 당일이나 웨딩 사진 촬영 당일에 신부의 드레스 착용을 돕는 도우미 인건비를 추가금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권익위는 민원 분석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전달해 결혼 준비 대행업 표준약관 마련, 결혼 서비스 가격표시제 도입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주북한 중국대사관이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연회에 북한이 참석자 대표의 급을 낮췄다. 예년과 달리 중국과 친선을 강조하는 기사 등도 북한 관영매체들이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최근 양국은 북한 노동자 귀국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는 등 불편한 기류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연회에 참석자의 급을 낮춘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해석이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11일 주북한 중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기념연회에 조중 친선의원단 위원장인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과 관계 부문 당국자들이 참석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북-중 우호조약 체결 기념 연회에 우리 국회 부의장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대표로 참석시켰다. 하지만 이번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인 김 총장을 대표로 보낸 것. 북-중 우호조약은 1961년 7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와 체결한 조약이다. 한쪽이 군사 침입을 받게 되면 다른 쪽도 개입한다는 내용이 핵심인 만큼, 북한은 그동안 이 조약 체결일을 성대하게 기념해왔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연회에서 “연설들이 있었다”고만 했다. 주북한 중국대사관은 연회에서 왕야쥔(王亞軍) 대사가 “중북 관계가 시대와 함께 나아가며 더 큰 발전을 얻도록 추진하길 바란다”고 연설했다고 밝혔지만 이 발언도 보도하지 않은 것. 이를 두고 “북-중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또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 북한과 러시아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냉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조약까지 체결하며 급격히 밀착하자 북한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 역시 반발하며 양국 간 불편한 기류가 이어지는 것.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핵실험 등 중국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행동을 하게 되면 중국은 더 강하게 북한을 조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주북한 중국 대사관이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연회에 북한이 참석자 대표의 급을 낮췄다. 예년과 달리 중국과 친선을 강조하는 기사 등도 북한 관영매체들이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최근 양국은 북한 노동자 귀국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는 등 불편한 기류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연회에 참석자의 급을 낮춘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해석이 나온다.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11일 주북 중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기념연회에 조중 친선의원단 위원장인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과 관계 부문 당국자들이 참석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북-중 우호조약 체결 기념 연회에 우리 국회 부의장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대표로 참석시켰다. 하지만 이번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인 김 총장을 대표로 보낸 것. 북-중 우호조약은 1961년 7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당시 주석이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와 체결한 조약이다. 한 쪽이 군사 침입을 받게 되면 다른 쪽도 개입한다는 내용이 핵심인 만큼, 북한은 그동안 이 조약 체결일을 성대하게 기념해왔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연회에서 “연설들이 있었다”고만 했다. 주북 중국대사관은 연회에서 왕야쥔(王亚军) 대사가 “중북 관계가 시대와 함께 나아가며 더 큰 발전을 얻도록 추진하길 바란다”고 연설했다고 밝혔지만 이 발언도 보도하지 않은 것. 이를 두고 “북-중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또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 북한과 러시아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신냉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조약까지 체결하며 급격히 밀착하자 북한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 역시 반발하며 양국 간 불편한 기류가 이어지는 것.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핵실험 등 중국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행동을 하게 되면 중국은 더 강하게 북한을 조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 당국이 중국 현지 식당과 공장에 파견된 일부 외화벌이 노동자들에 대해 “조건과 구실을 대지 말고 돌려보내라”고 중국 내 북한 공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일 이 같은 북한 당국의 지시 사항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북한으로 우선 돌려보낼 대상으로 ‘나이(가) 찬 대상, 환자, 가정 사정, 소환 지시 대상’ 등이 적혀 있었다. 북한은 문건에서 “현지 대방(무역업자) 측과 우유부단하게 흥정하면서 소환 사업을 집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절대 나타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현지의 북한 출신 지배인들도 노동자들이 귀국하면 충성자금을 내는 데 어려움이 생겨 돌려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중국은 북한 당국에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전원 귀국시키라”는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지만 북한은 순차 귀국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 노동자 귀국 문제를 두고 양국 간 갈등이 불거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북한이 현지 노동자들을 돌려보내라고 문서로 재촉한 것도 결국 북-중 간 협상이 교착 상태라 중국 내 북한 노동자 귀국이 원활하지 않은 현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체류 기한이 만료된 노동자들을 일부만 순차적으로 귀국시키되 바로 이들을 대체할 신규 노동자를 중국에 파견하는 방안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 환자 등 우선 돌려보낼 대상을 지정한 건 이런 ‘순차 귀국’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의 북한 공관들은 일단 위원회를 꾸려 ‘우선 귀국자’ 선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당국은 신규 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해주지 않고 있다. 노동자 귀국 문제를 두고 북-중 간 갈등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우리 남편이 6·25 전쟁 참전용사인데요….” 지난해 3월 경기 안양시청. 빛바랜 점퍼를 입은 한 여성이 사무실 문을 열고 말했다. 6·25 전쟁 참전 유공자 부인 한모 씨(78)였다. 그는 “경로당에서 만난 친구한테 유공자 배우자가 받을 수 있는 수당이 있다고 들었다. 저도 혹시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 왔다”고 했다. 한 씨는 10여 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쭉 혼자 살았다. 과거 가게로 쓴 열평형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혼자 생활한 것. 남편이 살아 있을 땐 매달 50만 원인 ‘유공자 수당’을 받아 생활비에 보태 썼지만 남편이 숨진 뒤론 이마저도 끊겼다. 그런데 사실 한 씨는 2017년부터 ‘유공자 배우자 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 안양시가 2017년부터 참전 유공자의 배우자에게 매달 10만 원 씩 이 수당을 지급해왔기 때문. 1950년 전쟁 발발 이후 수십년이 흘러 참전용사들이 사망하자 남은 배우자 생계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음을 감안해 생긴 수당이었다. 안양시를 비롯한 전국 163개 지자체가 이 제도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한 씨는 제도 도입 후 6년이 넘도록 이 수당을 몰랐고, 안양시도 그가 누락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안양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뒤늦게 한 씨 등에게 수당을 지급할 수 있게된 건 2017년 이전에 숨진 유공자들의 가족 정보를 최근 보훈부로부터 전달받아서다. 앞서 보훈부는 2017년 이전에 숨진 유공자들의 가족 정보만 지자체로 전달했었다.안양시 직원들은 한 씨처럼 누락된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관내에 살던 국가유공자 1055명의 가족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렸고, 이 지역에서만 참전용사 배우자 135명이 수당을 받지 못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1일 보훈부와 전국 243개 지자체 대상으로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 당국이 현지 식당과 공장에 파견된 일부 외화벌이 노동자들에 대해 “조건과 구실을 대지 말고 돌려보내라”고 중국 내 북한 공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일 이같은 북한 당국의 지시 사항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북한으로 우선 돌려보낼 대상으로 ‘나이(가) 찬 대상, 환자, 가정사정, 소환 지시 대상’ 등이 적혀 있었다. 북한은 문건에서 “현지 대방(무역업자) 측과 우유부단하게 흥정하면서 소환 사업을 집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절대 나타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현지의 북한 출신 지배인들도 노동자들이 귀국하면 충성자금을 내는 데 어려움이 생겨 돌려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최근 중국은 북한 당국에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전원 귀국시키라”는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지만 북한은 순차 귀국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 노동자 귀국 문제를 두고 양국 간 갈등이 불거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북한이 현지 노동자들을 돌려보내라고 문서로 재촉한 것도 결국 북-중 간 협상이 교착 상태라 중국 내 북한 노동자 귀국이 원활하지 않은 현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인 것으로 풀이된다.북한은 체류 기한이 만료된 노동자들을 일부만 순차적으로 귀국시키되 바로 이들을 대체할 신규 노동자를 중국에 파견하는 방안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 환자 등 우선 돌려보낼 대상을 지정한 건 이런 ‘순차 귀국’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의 북한 공관들은 일단 위원회를 꾸려 ‘우선 귀국자’ 선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당국은 신규 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해주지 않고 있다. 노동자 귀국 문제를 두고 북-중 간 갈등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등 유사시 미군 물자 조달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NDAA)를 처리했다. NDAA는 국방예산과 주요 국방정책이 담긴 법안이다.상원 군사위는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5회계연도 NDAA에서 ‘경쟁적 물류(contested logistics) 시연 및 시험 프로그램’에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도록 했다.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NDAA에 포함된 이 프로그램은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을 상대로 미군 무기 및 장비 수리나 군수품 사전 배치 계획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상원 군사위가 이 프로그램에 영미권 정보공유 동맹인 ‘파이브아이즈’ 국가 외에 한국과 일본을 포함시키도록 한 것.외교가에 따르면 ‘경쟁적 물류’란 적대국이 전쟁을 비롯한 충돌 상황에서 군수품의 이동을 방해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런 위협에 대비해 미국은 동맹 그룹끼리 연료나 물자 등을 신속 수송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만들어 왔다. 외교 소식통은 “자연재해나 전쟁 등 열악한 상황에서 서로 군수 물자를 원활하게 수송하는 협력 그룹을 만드는 것인데, 기존 영미권 국가 중심의 협력 체계에 한국과 일본도 끼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사태에 대비해 구축하고 있는 무기 정비 및 군수품 보급 체계에 한국이 포함되는 셈이다. 다만 이 프로그램 적용 대상이 되면 엄격한 미군 군수품 규제가 면제돼 국내에 미군 군사장비 수리 시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법안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게 상원의 인식”이라며 “한국에 배치된 약 2만8500명의 미군 규모를 유지하고,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또 국방장관에게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계획을 2029년까지 매년 제출하도록 했으며 국방부가 한국, 일본, 호주 3개국의 당국자들을 상대로 핵 억제와 핵 전략 등 확장억제를 강화에 필요한 내용을 교육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도 담겼다. 이와 함께 법안은 국방장관에게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북한과 관련해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우주·핵·미사일 기술 협력 동향을 보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북한과 중국 탄도미사일 공격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레이더망을 괌에 구축하는 계획을 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당초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 군사위 간사 의원이 요구했던 미국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나 아시아판 핵 공유 등은 이번 NDAA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위커 의원은 본보 인터뷰에서 “한국의 전략적 위상을 높여야 한다. 향후 몇 년 동안 주한미군의 획기적인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에 대해 최종 유권해석을 하는 기관이다. (김건희 여사의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A 위원) “(이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하는 것이 좋겠다. 권익위가 대통령을 보좌하고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다.”(B 위원)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재미교포 최재영 씨로부터 디올백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어겼다는 참여연대 신고 건과 관련해 권익위원 회의 과정에서 이 같은 소수 의견이 나온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한 권익위원은 “뇌물과 알선수재도 같이 검토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지만 다수 위원은 “권익위가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 건에 대해 임의로 다른 법률을 적용해 조사하거나 처리할 권한이 없다”는 의견을 냈다. 위원 15명은 종결 9표, 수사 요청 3표, 송부 3표라는 표결 결과에 따라 다수결로 사건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공개된 의결서에 따르면 권익위가 핵심 쟁점에 대해선 “자료 부족”이라면서 판단을 피해간 부분 등이 확인돼 ‘맹탕 조사’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의결서에 따르면 권익위는 김 여사가 디올백을 받은 게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선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물품이 제공됐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권익위가 2008년 출범한 이후로 의결서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권익위는 이날 공개된 A4용지 30쪽 분량의 의결서 상당 분량을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김 여사를 처벌할 규정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이 사건을 수사기관으로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40만 공직자 배우자를 법에 근거도 없이 처벌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처벌할 수 없으니 판단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청탁금지법 주무기관으로서 권익위가 가방 수수 행위를 법 위반으로 판단할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었는데 그 책임을 저버린 것”이란 비판도 나왔다. 의결서에는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은 행위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명시적인 판단도 담겨 있지 않았다. 한 법조인은 “대법원은 노태우 전두환 등 뇌물 사건 판례에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해 왔다”며 “권익위가 직무 관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면 근거를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권익위가 공개한 의결서에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도 담겨 있지 않았다. 회의록에선 전원위 회의에서 “신고 내용 외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등 ‘부실 조사’가 지적된 사실도 드러났다. 한 위원은 “대통령실이나 어떤 확인절차를 거친 바 없이 신고 내용 하나만으로 법 적용을 (논의)한다는 것은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이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여러 위원이 이견을 제시한 사실도 이번에 확인됐다. 회의록에서 한 위원은 “대부분의 대통령 선물은 국가원수로부터 받았는데 이 사안에선 선물이 굉장히 은밀하게 전달됐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은 “공적인 만남이나 행사 자리에서 만나서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기록물로 판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