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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22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4개 중 3개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법 개정안 등 협약 비준을 위해 필요한 국내법 개정안도 같이 제출할 예정이다. 야당과 경영계는 “정부가 선(先)입법, 후(後)비준 약속을 뒤집고 비준부터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시킨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해 7월부터 협약 비준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제는 정부가 책임지고 비준과 법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 논리다. 그러나 23일 한 노동계 인사는 “국회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것”이라며 “완벽한 출구전략”이라고 촌평했다. 이 인사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렇다.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노동계는 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대통령 권한으로 협약부터 비준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정부는 경사노위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 합의에 따라 국회가 관련법을 개정하면 협약을 비준하겠다고 밝혀왔다. ‘선입법, 후비준’ 구상이다. 헌데 문제가 생겼다. 정부와 국회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자 올해부터 산입범위(최저임금 산정에 들어가는 임금의 항목)를 넓혔다.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은 탄력근로제 확대로 보완하려고 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불참을 결정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에는 두 차례 총파업을 벌였다. 노동 친화 정부의 노정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된 것이다. 약속을 지키라는 노동계의 압박에 코너로 몰린 정부는 결국 비준과 법개정 ‘동시 추진’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초 방침대로 법부터 바꾸자니 노동계 반발이 거세질 게 뻔하고, 국회 동의 없이 비준부터 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는 데다 경영계 반발이 우려돼 나름의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마침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은 지난달 15일 경영계가 요구한 ‘파업 중 대체근로 허용’ 등을 받아들이지 않고, 노조 권리만 대폭 확대하는 비준 권고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23일 “경사노위 권고안을 토대로 비준동의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로서는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노동계에 ‘성의’를 보일 수 있게 됐다. 또 한편으로는 관련법 개정을 동시에 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경영계의 우려도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하지만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비준동의안과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절충안이 아니라 국회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의 출구전략이라는 관측은 그래서 타당하다. 정부로서는 명분만큼은 확실히 챙기는 ‘묘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노사를 끝까지 설득해 ‘합의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출구전략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고 공정한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정공법이다. 그게 정부의 권한이자 의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충격’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현 정부 들어 격화된 ‘최저임금 논쟁’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정부는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에 미치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말했고,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고 있었던 장하성 주중 대사는 같은 달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는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었다는 사실이 일부 업종에서 확인됐다. 그간의 정부 주장을 뒤집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심층면접조사로 확인된 ‘고용 충격’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과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2년간(2018∼2019년) 29.1%나 오른 최저임금(올해 시급 8350원)으로 일자리가 실제로 줄었는지를 두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자 정확한 ‘팩트’를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고용부의 용역을 받은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여간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중소 제조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 등 4개 업종 사업장 94곳을 상대로 집단심층면접(FGI) 조사를 벌였다. FGI는 같은 특성을 지닌 소수의 대상자를 한 장소에 모아놓고 좌담 형식으로 의견을 듣는 조사 방법이다. 노 교수가 21일 발표한 FGI 조사 결과는 지금까지의 우려를 그대로 담고 있다. 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최저임금 인상 탓에 실제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또 사업주들이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가족 고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면서 최저임금이 올랐어도 실제 근로자들의 소득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특히 노 교수는 “도소매업은 고용 감소와 근로시간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기업이 상당수 존재했다”고 밝혔다. 도소매업은 대부분 영세한 탓에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자 사람을 줄이고, 근로시간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자영업자들의 이중고는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이번에 정부의 공식 조사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또 조사 결과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상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는 주휴수당(근로자가 한 주를 개근하면 추가로 지급하는 하루 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사업주들이 주휴수당 부담을 덜기 위해 근로자를 고용하는 시간을 쪼개면서 이른바 ‘쪼개기 알바’가 급증한 사실이 이번 조사로 확인된 것이다.○ 임금 격차는 완화됐지만… 이날 함께 발표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분포 변화’(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에 따르면 저임금(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 근로자 비율은 지난해 6월 기준 19.0%로 전년(22.3%)보다 3.3%포인트 감소했다. 임금 격차가 다소 완화된 것이다. 그러나 김준영 팀장은 “분석 단위를 ‘개인’이 아닌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불평등을 분석한다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소득까지 감안하면 가구소득 격차는 오히려 커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 믿는 현 정부의 산하기관 조사에서 이런 분석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청와대는 근로소득 통계를 토대로 소득 불평등이 개선되고 있다고 홍보했지만 자영업자의 소득까지 포함된 통계청의 가계소득동향에서는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통계를 입맛대로 해석한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 2개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는 이달 내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8명을 새로 위촉하고, 최저임금 심의에 참고하도록 보고서 2개를 최저임금위에 보낼 예정이다. 이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려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동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공약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실태 조사를 다른 업종으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고용부는 FGI 방식의 최저임금 실태 조사를 추가로 진행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청소, 경비 등 사업서비스업을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뒤 결과 보고서를 최저임금위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이 업종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충격이 커 조사 결과가 나오면 파장이 예상된다. 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 기자}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의 ‘버스 총파업’을 하루 앞둔 14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12곳에서는 노사 간에 치열한 막판 협상이 이어졌다. 13일부터 이날까지 절충을 벌인 결과 전국 12곳 중 광주, 전남(13개 시군), 충남, 세종, 대구, 인천 등 6곳에서 파업을 철회했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버스 운전사들의 임금이 감소하는 부분을 보전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논의된 가운데 이날까지 파업이 철회된 6곳에서는 버스요금 인상과 지자체 재정 지원, 광역버스와 광역급행버스(M버스) 준공영제를 통한 정부 재정 투입 등이 해법으로 나왔다. 결국 전국적인 버스 총파업을 막기 위해 국민 세금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요금 올린 경기도, 광역버스 정부 관리 요금 인상을 끝까지 거부해 왔던 경기도는 결국 올해 9월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현행 1250원에서 1450원으로, 직행좌석버스 요금을 2400원에서 28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앞세운 정부와 여당의 요금 인상 압박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경기도가 버스 요금을 올리는 것은 2015년 6월 수도권 동시 인상 이후 4년 만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 노사 협상도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양측은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밤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준공영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충남도 버스노조가 일단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과 협상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 충남은 올해 하반기 버스 요금을 100∼200원 인상할 계획이다. 경기, 충남, 충북, 세종, 경남 등 5곳에서 요금 인상이 결정됨에 따라 시민 부담으로 버스 운전사들의 임금을 보전한다는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또 국토부는 이날 M버스에 이어 일반광역버스(이른바 빨간버스)도 준공영제를 전국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경기도가 버스 요금을 인상하는 대신에 지자체 소관인 일반광역버스 업무를 정부가 가져와 준공영제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문제 삼았던 통합 환승 할인에 따른 불이익은 서울시가 경기도로 수입을 이전하는 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현재 전국의 일반광역버스는 2547대, M버스는 414대가 운행되고 있다. 서울시 방식의 준공영제를 도입하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2004년 준공영제를 도입한 서울시(14일 기준 버스 7405대)는 준공영제 지원에 매년 약 3000억 원을 쓰고 있다. 광역버스를 국토부 소관으로 두면 준공영제를 위한 재원은 모두 국토부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 정부가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을 ‘국민 혈세’로 메운다는 비판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버스업체가 받는 정부 보조금이 어디로 가는지 검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준공영제를 확산시키기 전에 먼저 버스업체들의 경영 상태가 어떤지 합리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 필두로 속속 타결됐지만… 13일 대구가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지은 데 이어 14일에는 인천에서 타결 소식이 먼저 전해졌다. 인천 노사정협의체는 임금을 8.1% 인상하고, 정년을 61세에서 63세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시는 버스요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을 1270억 원으로 늘려 버스 운전사 임금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인천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다. 광주 버스 노사도 이날 임금을 6.4%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임금 인상의 상당 부분은 광주시가 부담할 계획이다. 전남도 영암 담양 등 13개 시군 시내버스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부산은 노조가 “더 이상 얘기할 게 없다”며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는 등 밤늦게까지 난항을 겪었다.유성열 ryu@donga.com·송혜미·주애진 기자}

전국 버스노조의 총파업 갈등을 계기로 저임금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노사갈등을 촉발하는 주 52시간제의 역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특유의 비정상적인 임금체계가 주 52시간제의 역설을 만들어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스운전사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면 월급이 많이 줄어드니 임금을 보전해 달라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수도권의 한 버스운전사 월급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현재 276만 원인 월급이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면 224만 원으로 52만 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하루 17시간씩 격일로 일하는 버스운전사의 임금은 기본급(86만 원)이 적고, 초과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190만 원)이 많은 구조다.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초과근로시간이 줄면서 월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원래 노선버스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특례업종’이었다. 버스는 서민의 ‘발’인 만큼 운전사들이 근로시간 규제를 받지 않고 무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2017년 과로에 시달린 버스운전사들의 교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국회는 지난해 2월 주 52시간제 도입안을 처리하면서 노선버스를 특례업종에서 제외했다. 버스운전사도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도록 한 것이다. 다만 시행 시기는 올해 7월로 유예했다. 문제는 버스업계가 준비할 ‘시간’은 있었지만 대처할 ‘역량’은 없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에 의존하는 대다수 버스업계는 근로자의 임금 감소를 보전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정부가 근로자 임금 감소분과 신규 채용 인건비의 일부를 지원했지만, 기존 근로자의 불만을 달래고 업체의 재정난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부는 근로자들도 주 52시간제를 위해 어느 정도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휴식을 보장받는 대신 임금 감소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근로자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임금이 높은 대기업과 공공부문 근로자들은 약간의 임금 감소를 받아들이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택할 수 있다. 반면 버스운전사 같은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임금 감소는 생계 위협이 될 수 있다. 결국 주 52시간제가 근로자 간 ‘임금 및 휴식 격차’를 더 벌리는 역설적 현상을 불러온 셈이다. 버스노조의 파업 움직임은 이런 역설을 수면으로 올렸다. 기본급은 적고 수당은 많은, ‘배보다 배꼽이 큰’ 기형적 임금체계는 버스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자동차 같은 국내 최대 기업도 생산직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이어서 각종 수당으로 임금을 보전하고 있다. 이는 임금을 어떡하든 높여야 하는 노조와 기본급 인상을 최소화하려는 사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주 52시간제가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내년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면 노동시장 전체가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일수록 ‘노사 담합’에 따른 기형적 임금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버스노조처럼 임금 감소에 따른 ‘생존 파업’이 산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선진국처럼 연봉제를 도입하거나 기본급 위주로 임금체계를 단순화해야 주 52시간제의 역설을 해소할 수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현재 임금체계로는 버스뿐 아니라 다른 업종도 주 52시간제에 따른 임금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고정적인) 기본급을 확대하고 변동이 많은 수당을 줄이는 한편 근로자도 최소한의 임금 감소는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청년 취업준비생에게 최장 6개월 동안 월 50만 원씩 지급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의 상반기(1∼6월) 수급자가 대폭 늘어난다. 당초 예상보다 신청자가 폭증하자 하반기로 배정한 인원 일부를 상반기로 당겨 지원하는 방식이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3월 25일부터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의 신청을 받아 운영한 결과 △졸업 후 6개월 이상이고 △비슷한 지원 사업(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유사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청년들의 신청은 감소한 반면에 졸업 후 6개월 미만인 청년들의 신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실시한 기업 공채에서 탈락한 졸업생들이 지원금을 받으려고 신청 대열에 합류했지만 졸업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고용부는 5, 6월 지원금의 수급 인원을 당초 계획한 월 1만 명에서 더 늘리겠다고 13일 밝혔다. 수급 인원은 신청자 수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해진다. 다만 하반기(7∼12월) 배정 몫을 미리 당겨 지원하는 것이어서 올해 총 수급 인원(8만 명)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반기 수급 인원이 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 지원금을 받지 못한 청년들에게도 수급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은 커졌다. 지원 대상은 학교를 졸업 혹은 중퇴한 지 2년 이내이고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올해 4인 가구 기준 월 553만6243원) 가구에 속하는 만 18∼34세 미취업자다. 이 중 졸업한 기간이 1년 이상일 경우 우선권을 줬다. 이 때문에 수급 인원의 4배가 넘는 신청자가 몰린 3, 4월 졸업 후 6개월 미만인 청년들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 고용부 집계 결과 3만5840명이 지원 자격에 미달해 탈락하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졸업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청년도 자격 요건을 갖췄다면 5, 6월에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청 인원 급증으로 행정 처리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매달 30일이던 신청 접수 기간을 20일로 당겼다. 이번 달 지원금 신청은 20일 마감되며 수급자는 다음 달 10일 발표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는 버스업계의 인건비를 지원하기 위해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500인 이상 버스업체가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신규 채용을 하면 1명당 월 60만∼80만 원을 지원하고, 임금이 줄어드는 기존 근로자는 20명까지 1인당 월 40만 원 한도로 1년간 지원한다. 그런데 앞으로 지원 기간을 2년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 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버스업계 간접 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홍 부총리 등은 “시민의 발인 버스가 멈춰서는 안 된다”며 노사 간 타협을 요청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면허권 등을 갖고 있는 버스운송사업자에 대한 국비 지원은 어렵다는 원칙을 유지하되, 교통 취약지역 주민의 교통권 보장과 버스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자체를 지원할 방침이다. 지자체가 버스 공영차고지를 만들거나 버스 노선을 늘릴 때 보조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광역교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광역급행버스(M버스)에도 예산을 지원해 사실상 준공영제로 운영하고, 복합환승센터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15일 파업을 예고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측은 “(국비 지원을 할 수 없는) 정부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파업 여부는 각 지역노조가 협상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부 대책이 발표된 직후 대구버스노조는 사측과 임금 4% 인상, 현재 만 61세인 정년을 만 63세로 연장하는 데 합의하며 파업을 철회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전체적으로 대중교통수단에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쪽으로 당의 정책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최혜령 / 대구=박광일 기자}

전국 노선버스 노조가 예고한 15일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관계 부처가 12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시내버스요금 인상 권한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요금을 인상해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재원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연석회의를 연 뒤 버스노조 총파업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핵심 쟁점인 버스요금 인상을 두고 지자체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장관과 김 장관은 “시내버스요금 인상은 지자체 고유 권한”이라며 “현실적으로 버스요금 인상이 필요한 만큼 지자체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고용부는 주 52시간제를 도입한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협상이 늦어져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더라도 일단 주 52시간제를 시행한 업체에는 먼저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별 노사 협상을 최대한 중재해 15일 총파업에 앞서 타협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이에 지자체들도 요금 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요금 인상이 가장 절실한 경기도는 버스요금을 200원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요금을 올리더라도 서울시와 함께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은 환승할인 문제 등이 있어서 한 지역만 올려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일단 경기도만 올린 뒤 (환승할인분 등은) 사후에 정산해도 된다”고 반박하고 있어 수도권 버스요금 인상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또 12일 “노사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러나 고통을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특히 고용부가 시행 중인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의 규모를 늘리려면 재정을 추가로 투입해야 해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건비 보전과 요금 인상 등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긴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번 파업이 주 52시간제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국토부는 “(파업을 가결한) 다수 노조가 이미 1일 2교대제와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주 52시간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파업이 가결된 서울과 부산 등은 이미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버스 노조의 주장은 줄어든 임금을 보전해 달라는 요구일 뿐 주 52시간제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 측은 “정부가 근로시간을 잘못 계산하고 있다. 서울 이외의 지역은 준공영제가 시행되고 있어도 주 52시간 이상의 근로가 지금도 빈번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류근중 자동차노련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13일 서울 모처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노련은 홍 부총리에게 대중교통 환승 비용 등을 지자체가 추가로 부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어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날 회동은 김 위원장이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유성열 ryu@donga.com·박재명 기자}

지난해 5월 위촉된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이 다른 공익위원 7명과 동반 사퇴하겠다는 뜻을 9일 밝혔다. 정부도 이들의 뜻을 즉각 수용해 이달 안에 새 공익위원들을 위촉하기로 했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 공익위원이 집단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의 공정성을 높이고 인상 폭을 조절하기 위해 추진했던 결정체계 개편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공익위원과 정부 측 모두 불가피한 선택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가 새 공익위원들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이전처럼 친(親)노동계 인사를 대거 위촉한다면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 “간판 새로 다는 게 좋다” 류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대원칙으로 고민했다”며 “(제가) 계속할 때와 그만둘 때 득실을 고려했을 때 간판을 새로 다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과 공익위원들은 올 3월에도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만큼 자리를 비워주는 게 맞다”며 고용노동부에 사표를 냈지만, 고용부는 그동안 이를 수리하지 않았다. 또 류 위원장은 “만약 최저임금 심의에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면 그만둘 수 없다”며 “5월에 회의를 여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공익위원들이 위촉될 때까지 기존 공익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퇴 의사를 두 번이나 밝힌 만큼 정부도 수용할 계획”이라며 “가급적 빨리 새 공익위원들을 위촉해 최저임금 심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출신 당연직인 임승순 최저임금위 상임위원을 제외한 8명의 공익위원(류 위원장 포함)이 이달 안에 새로 위촉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고용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위촉한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공익위원 위촉을 포함한 향후 대책을 13일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 공익위원 위촉부터 갈등 커질 듯 그동안 고용부는 국회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최저임금위원장과 공익위원들을 자연스레 교체하려고 했다. 개편안은 최저임금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고,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공익위원도 국회(4명)가 정부(3명)보다 더 많이 추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결정체계 개편을 토대로 내년도 최저임금부터 인상 폭을 낮추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국회가 공전하면서 올해 결정체계 개편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내년도 최저임금은 기존 체계대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싼 논란과 혼란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익위원 위촉부터 문제다. 박근혜 정부 때는 경영계에 가까운 인사가, 현 정부 들어서는 노동계에 가까운 인사가 공익위원에 임명되면서 최저임금 인상 폭이 정권의 성향에 따라 결정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기존처럼 노동계에 가까운 인사를 공익위원에 대거 위촉하면 갈등이 극심해질 수 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익위원의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에 어떤 문제가 없었는지 되새겨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전문성이 있는 위원을 위촉하고, 정부가 이들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송혜미 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위원 해촉 규정을 마련하고 의결 방식을 개편하기로 했다. 일부 근로자 대표들의 의결 방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경사노위는 8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현행 경사노위법에 따르면 노사정 각 대표 위원의 과반수가 본위원회에 참석해야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근로자 대표 4명 중 한국노총을 제외한 청년, 여성, 비정규직 대표 3명이 본위원회 표결에 잇달아 불참하면서 노사정이 합의한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과 국민연금 특별위원회 활동 연장안 등이 무산됐다. 이에 경사노위는 위원의 회의 참석을 의무화하고,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해촉할 수 있는 규정을 경사노위법에 신설하기로 했다. 이 규정이 신설되면 현재 본위원회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근로자 대표 3명을 해촉할 수 있게 된다. 본위원회 의결 시 노사정 각 대표의 과반수 참석 규정도 완화할 방침이다. 또 경사노위는 국민연금 개편을 논의하는 특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본위원회가 특위를 재구성할 때까지 비공식 태스크포스(TF) 형태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다른 의제별 위원회도 정상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도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본격적으로 심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운영위원들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사실상 무산된 만큼 기존 방식대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해 정부 일자리 사업에 20조 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고 831만 명이 참여했지만 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인원 10명 중 7명은 노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가 7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2019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평가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는 183개 일자리 사업에 19조2000억 원을 투입했다. 이 사업들에는 전년(625만 명)보다 33%(206만 명) 증가한 831만 명이 참여했다. 이는 지난해 15∼64세 생산가능인구(3680만 명)의 22.6%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부가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해 일자리를 직접 제공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에는 3조1961억 원을 투입해 81만4000명이 참여했다. 이 중 노인이 69%(56만 명)를 차지했다.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 10개 중 7개는 노인에게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직접 일자리 사업의 민간 부문 취업률은 16.8%에 불과했다. 직접 일자리 사업 참여자 6명 중 5명은 정부가 제공한 일자리를 벗어나 지속 가능한 민간 부문 일자리로 옮겨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정부가 직접 만들어준 일자리가 사실상 노인들의 ‘용돈벌이’ 수준에 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직접 일자리가 종료된 이후 민간으로의 취업 연계가 미흡했던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정부 일자리 사업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관광통역사 양성 사업 등 다른 사업과 중복되는 4개 사업은 폐지하고, 고용장려금 융자사업 등 6개 사업은 3개로 통폐합한다. 또 앞으로 성과가 부진한 사업은 일몰제를 적용해 시한이 끝나면 자동 폐기되도록 했다. 신규 사업도 한시적으로 추진한 뒤 성과를 평가해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일자리 사업 예산 규모는 22조9000억 원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내년부터 노인과 중증장애인 가구는 생계급여 대상 선정 시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3일 경사노위 산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서는 노인 및 중증장애인 가구의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내년부터 폐지하고, 그 외 빈곤층은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부양의무자란 기초생활수급자를 부양할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부모나 배우자, 자녀, 사위, 며느리 등을 가리킨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이 일정 기준 이상이면 부양의무자가 실제로 돌보든, 돌보지 않든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다. 정부는 실제 돌보지 않는 부양의무자의 재산 때문에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이 93만 명(2015년 기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권고안은 노사 대표와 공익위원이 합의한 것으로 정부는 참여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와의 예산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부양의무자 제도가 완전히 폐지되면 연간 4조 원의 재정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지연 사회안전망개선위원장은 “노사는 세금을 내는 가장 중요한 주체”라며 “이들이 뜻을 모은 만큼 정부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실행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호경 기자}
정부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국민연금 개편을 계속 논의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경사노위 차원의 논의를 위한 마지막 불씨를 살려보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2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특위 간사단 회의를 열고 특위 활동 재개를 경사노위 본위원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특위의 활동 시한 연장을 본위원회가 ‘추인’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특위는 활동 시한을 7월 28일까지 3개월 늦추기로 자체 합의했지만 이 안건이 지난달 29일 본위원회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본위원회가 나중에라도 회의를 열어 연장안을 추인하면 특위를 되살릴 수 있다. 한국노총 측은 지난달 30일 저녁 경사노위 및 고용노동부 핵심 관계자를 만나 이런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본위원회의 근로자위원 중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대표 3명은 표결을 거부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이들이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없는데다가 본위원회의 의결 구조를 개편하려면 경사노위법을 개정해야 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노동자는 (임금) 인상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2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 포럼 강연에서 “노동자들도 (경제가) 저성장이니까 머리띠 두른다고 많이 올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우리의) 아들딸들을 생각해보니 나처럼 좋은 일자리는 10명 중 2밖에 못 가고 대부분 협력사로 간다”며 “아들딸들을 위해 협력사 일자리도 좋게 만들어야 한다. 광주에서 시작된 상생형 일자리(광주형 일자리)를 적극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또 “인생을 노동에 걸고 뛰어들었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100 대 50이 됐다”며 “다시 돌아간다면 이런 노동운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얘기를 다른 자리에서 했더니 민주노총은 ‘우리 출신이라고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면서도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꼭 들어왔으면 좋았겠지만, 들어오지 않았고 경사노위도 식물이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친(親)기업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도 문 위원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열려 있는 분”이라며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요 기업과 소통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청년, 여성,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3명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근로자 대표가 다른 근로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이다. 경사노위의 근로자위원은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을 포함해 총 4명이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의 의결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아예 경사노위에 불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국노총 고위 관계자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근로자위원 3명이) 일방적으로 받을 것만 받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두고는 협상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근로자위원 3명은)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사노위 재구성, 의결구조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도 무의미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근로자위원 3명은 전날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 연장 등 7개 안건에 대한 표결을 거부해 이 안건들을 모두 무산시켰다. 경사노위법상 본위원회가 안건을 처리하려면 노사정 각 대표의 과반수가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근로자위원 4명 중 3명이 표결을 거부하면서 경사노위는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해 10월부터 국민연금 개편을 논의해 온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특별위원회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설치 6개월 만에 29일 해산했다. 경사노위는 이날 특위의 활동 시한 연장안과 탄력근로제 확대안 등 7개 안건을 본위원회 위원 17명에게 보내 ‘서면 의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근로자위원 3명이 표결을 거부하면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경사노위법상 본위원회가 안건을 의결하려면 노사정 각 대표의 과반수가 참석해야 한다. 그런데 근로자위원 4명 중 1명만 표결에 참여해 의결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표결을 거부한 3명은 탄력근로제 안건이 포함된 것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사노위는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고 특위 재구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사노위가 특위를 재구성하지 않으면 국회가 논의를 이어가게 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설치된 특위는 17차례 회의를 열고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어 왔다. 특위는 최근 논의 시한을 3개월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본위원회 의결이 무산되면서 이마저도 실패했다.유성열 ryu@donga.com·조건희 기자}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법적으로는 ‘근로자의 날’이다.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처음으로 시행될 때는 3월 10일(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창립기념일)이었지만, 1994년부터 선진국들과 같이 5월 1일로 바뀌었다. 근로자의 날의 ‘성격’을 두고는 혼선이 적지 않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5%가 근로자의 날에 출근한다고 답했다. 엄연한 유급휴일인데 누구는 출근하고, 누구는 쉬는 ‘차별’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의 날은 광복절과 같은 국가 공휴일이 아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 즉 법정 휴일이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5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는 임금을 받으며 쉬는 날이다.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들이다. 이들도 근로자의 날이 유급휴일로 인정되지만, 사업주가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무급으로 쉬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불법이며 5인 미만 사업장도 근로자의 날을 유급휴일로 꼭 보장해야 한다. 택배기사나 보험설계사 같은 ‘특수고용직’과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근로자의 날은 유급휴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모든 정부기관은 이날 정상 운영된다. 반면 공공기관 직원은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여서 근로자의 날에 쉰다. 그렇다고 근로자의 날에 무조건 쉬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날 부득이하게 일했다면 휴일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엄연한 ‘휴일’인 만큼 사용자는 통상임금의 50%를 더 줘야 한다. 하루 8시간 일하고 4만 원을 받는 근로자가 근로자의 날에 8시간 일했다면 6만 원을 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법적으로는 ‘근로자의 날’이다.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처음으로 시행될 때는 3월 10일(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창립기념일)이었지만, 1994년부터 선진국들과 같이 5월 1일로 바뀌었다. 근로자의 날의 ‘성격’을 두고는 혼선이 적지 않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5%가 근로자의 날에 출근한다고 답했다. 엄연한 유급휴일인데 누구는 출근하고, 누구는 쉬는 ‘차별’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의 날은 광복절과 같은 국가 공휴일이 아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 즉 법정 휴일이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5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는 임금을 받으며 쉬는 날이다.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만큼 근로자의 날도 유급휴일이 아니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근로계약서나 노사 단체협약에 근로자의 날을 유급휴일로 정하면 임금을 받으며 쉴 수 있다. 택배기사나 보험설계사 같은 ‘특수고용직’과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근로자의 날은 유급휴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모든 정부기관은 이날 정상 운영된다. 반면 공공기관 직원은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여서 근로자의 날에 쉰다. 그렇다고 근로자의 날에 무조건 쉬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날 부득이하게 일했다면 휴일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엄연한 ‘휴일’인 만큼 사용자는 통상임금의 50%를 더 줘야 한다. 하루 8시간 일하고 4만 원을 받는 근로자가 근로자의 날에 8시간 일했다면 6만 원을 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앞으로 공공기관 채용시험에서 ‘직업기초능력평가’는 줄어들고 ‘직무수행능력평가’가 늘어난다. 필기시험 방식의 평가를 줄여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에 면접 등을 통해 직무능력을 더 많이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품질관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NCS란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지식과 기술, 소양 등을 국가가 산업 부문별로 표준화한 것이다. 2013년부터 도입돼 공공기관 채용과 직업훈련, 국가기술 자격시험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공공기관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수리, 문제해결 능력 등 NCS의 10가지 능력을 평가하는 직업기초능력평가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NCS가 생소한 취업준비생들이 이 평가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커졌고, NCS와 직업기초능력평가를 가르치는 학원까지 등장했다. 이에 정부는 직업기초능력평가를 줄여 취준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면접과 전공, 자격증 취득 여부 등의 직무평가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채용 방식이 또다시 바뀌면서 취준생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를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유력하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국노동법학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용역 보고서를 최근 고용부에 제출했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팀이 만든 이 보고서에선 과거 20년간 이뤄진 대법원 판례와 아동복지법 및 노인복지법 등에 규정된 성희롱 처벌 조항을 근거로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행 형법과 성폭력특례법상 강간이나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은 처벌할 수 있지만 성희롱은 별도의 처벌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신체적 접촉이 없는 성희롱은 처벌이 불가능한 셈이다. 남녀고용평등법에서도 성희롱 가해자가 사업주일 때만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가해자가 상사나 동료라면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사업주가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연구팀은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적절하다고 봤다. 성희롱은 추행보다 범죄 수위가 낮은 만큼 처벌도 이보다는 가볍게 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성폭력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연구팀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성희롱의 경우 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는 만큼 2년 이하의 징역형보다 더 낮춰선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연구팀은 또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사건을 은폐한 사업주나 가해자를 상대로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과태료도 함께 인상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현재 국회에는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를 형사처벌하는 관련법 개정안이 여러 건 계류돼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가해자가 사업주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형을, 상급자와 동료가 가해자라면 1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상반기 내 입법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며 “국회 논의가 시작되면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맙다면 몸으로 때우는 게 어때?” 마트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A 씨는 정육 코너의 남성 동료에게서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 성관계를 암시하는 농담을 자주해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 이 동료는 A 씨가 상품 무게를 재러 정육 코너로 갈 때마다 “같이 벗고 (저울에) 올라갈까?”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여성 직원이 대부분인 의류업체에서 기계수리 기사로 일하는 20대 남성 B 씨도 지속적인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다. B 씨가 기계를 수리할 때 40대 여성 동료가 B 씨를 뒤에서 끌어안은 일도 있다. 당시 동료는 “○○ 씨는 덩치가 있어서 좋아”라고 말하자 이를 지켜보던 30대 여성 직원은 “○○ 씨는 내 거야. 언니는 △△(다른 남자 직원)하고 놀아”라며 B 씨 앞에서 그를 성적 농담 소재로 삼았다. 두 사례는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사례다. 고용부에 신고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2013년 370건에서 2017년 856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월 고용부에 익명신고센터를 열자 8개월 만에 성희롱 접수 사건이 800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를 형사처벌할 근거는 없다. 가해자가 사업주일 때만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을 뿐이다. 가해자가 동료나 상급자라면 과태료조차 없다. 성폭력특례법에 따라 직장 내 상급자가 부하 직원을 간음하거나 추행하면 처벌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는 언어적, 시각적 성희롱은 가해자를 처벌하고 싶어도 처벌할 수 없게 돼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가해자를 ‘응징’하려면 사내에서 문제를 제기해 회사에서 징계를 받도록 하거나 민사소송을 내야 한다. 이 경우 피해자도 사회적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피해자들이 문제제기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도 성희롱은 강간이나 추행보다 피해가 작다는 인식 때문에 배상액이 크지 않다. 이렇다 보니 상당수 성희롱 피해자들이 침묵하게 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1600곳을 조사한 결과 ‘참고 넘어간다’는 성희롱 피해자가 81.6%에 달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가 근절되지 않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고용부는 직장 내 성희롱도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노동법학회에 연구용역을 맡긴 결과 성희롱 가해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방향으로 성폭력특례법이나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특히 가해자를 상대로 신체적, 정신적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법학회 연구팀은 ‘지방노동위원회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다루고 시정명령과 손해배상명령 등을 내리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약자인 피해자가 법원에 소송을 내기 어려운 만큼 지방노동위가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