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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Time has come)”고 말해 사실상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국채 수익률은 급락했다. 단, 파월 의장은 이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인하의 시기나 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북서부 와이오밍주의 국립공원인 그랜드 티턴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감소했고 노동 시장은 더 이상 과열되지 않았다. (물가와 고용 안정이라는) 우리의 두 가지 임무에 대한 위험의 균형이 바뀌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은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매년 8월 말에 갖는 회의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다. 이 행사의 기조연설은 연준 의장이 맡는데, 매년 이 연설에서 연준의 중요 금융정책 향방을 읽을 수 있어 세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특히 올해는 파월 의장이 2022년 3월부터 2년 반 동안 이어 온 고금리 시대의 막을 내릴 것인지, 금리를 인하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지를 두고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통화정책의 효과성과 전달’을 주제로 한 이날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진행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 인하의 타이밍과 속도는 유입되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 가격 안정을 회복하고, 실업률의 급격한 증가를 피하는 것”이라며 “과제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그 결과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이날 연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2%대’에 진입했지만 그간 목표로 밝혀 온 ‘2%’에는 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6월 기준 전년대비 2.5%로, 2022년 7%대에 달했을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반면 실업률은 1년 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4.3%까지 올라 지난해 대비 약 1%포인트 상승했다. 파월은 “그러나 실업률 상승은 경기침체 시기에 발생하는 대규모 해고 증가 때문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노동력 공급의 상당한 증가와 이전의 급격한 고용 속도의 둔화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파월은 이날 연준의 적절한 정책 완화를 통해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도 경제를 2% 인플레이션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현재의 정책 금리 수준이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대응할 충분한 여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 간 이어진 인플레이션에 대해 “팬데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과열되고 왜곡된 수요와 제한된 공급 간의 강한 충돌이 인플레이션 상승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봤다. 이어 “최근의 경험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경제적 불황 없이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연설을 마치며 “팬데믹 동안 우리 (기존 경제) 지식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과거의 교훈을 배우고 이를 현재의 도전에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면서 역대 최장기간 동결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해 2월 금리 인상을 멈춘 이후 13차례(약 1년 7개월) 연속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은 이미 금리를 내렸거나 인하를 사실상 예고한 상태지만 한국만 불어나는 가계빚에 손발이 묶여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물가 수준만 보면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상승률도 내리는 상황만 보면 금리를 인하하는 게 맞지만, 집값과 가계빚 등 금융 불안이 심각해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금리 동결 행진은 속속 금리 인하를 개시하는 다른 나라들의 행보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앞서 캐나다가 주요국 중 최초로 올 6월부터 금리를 두 번 연속 낮췄고 6월에 금리를 한 차례 내린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또 중국도 지난달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췄고, 영국 역시 이달 초 4년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미국도 다음 달 인하가 확실시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참석자 중 대다수는 9월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봤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한 번에 0.5%포인트를 내리는 ‘빅컷’을 점치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통령실은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별도 입장을 내놨다.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이날 당장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애초에 가계부채 및 집값 관리에 실패한 것이 지금 한은의 손발을 꽁꽁 묶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 와서 내수를 살리려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가는 불붙은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계부채는 6월 말 현재 1896조 원으로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부동산 가격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해 서울 아파트값은 2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 ‘가계빚-집값 늑장대응’ 부메랑… 내수침체에도 금리 못내려[한은 역대최장 금리동결]한은, 올 성장률 2.5→2.4% 하향… 이창용 “가계부채 위험 신호 많아”부동산 과열에 ‘금리인하’ 못꺼내… 정부, 뒤늦은 규제로 주담대 급증금융권 “금리인하 10월도 미지수”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묶어둔 것은 부동산 시장 열풍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서다. 22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3.50% 동결을 발표하며 “내수는 시간을 갖고 금리 인하 폭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은 지금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세수 부족 등으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한은 역시 금리 인하 카드를 선뜻 꺼낼 수 없게 된 것이다.● 집값-가계부채에 막혀 버린 금리 인하 경제 지표들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4%로 낮춘 수정 전망치를 발표하며 “소득 개선 지연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가 더디다”고 평가했다. 물가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로 5월(2.6%)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 인하를 미룬 것은 내수 침체보다는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를 더 시급한 문제로 봤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을 더 가속할 위험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대응에 대해 “그런 고리는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빚을 내 집을 사는 ‘영끌족’에게도 “만약 예전의 0.5% 금리 수준으로 조만간 돌아가서 ‘영끌’ 시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이야기하겠다. 금통위원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통화정책은 운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8·8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한국부동산원의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32%로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서 올 6월 말 가계부채 잔액은 3개월 전보다 13조8000억 원 불어나 역대 최대를 보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16조 원 늘어 전체 가계 빚 증가를 이끌었다.● 금리 인하 10월에도 미지수 정부의 ‘자충수’가 가계부채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가 올해 초 1%대 정책 대출을 내놓고, 당초 7월 시행 예정이었던 2단계 스트레스(가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미루는 등 주담대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다음 달부터 수도권 주담대 대출한도를 줄이기로 하는 등 정부가 뒤늦게 규제에 나섰지만 효과 여부도 미지수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금리는 높여 놓고 가계와 기업에 저금리성 정책자금을 공급하면서 부채 급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정책 대출 증가로 주택 수요는 늘었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봉쇄함에 따라 주택 공급이 막혀 집값도 급등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결국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안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이 총재의 발언에 10월 인하를 점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JP모건은 이날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10월보다는 11월로 한 달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너무 늦어져 경기 침체에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금리 인상 폭이 작았던 만큼 금리 인하 속도도 미국보다 늦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와 공공기관 채용 등에서 비(非)백인계를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위헌 판결한 후 처음 치러진 매사추세츠공대(MIT) 입시에서 흑인, 히스패닉(라틴)계 입학생이 줄고 아시아계 학생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MIT는 “2028년 학번 학부생 모집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입학연도가 아닌 졸업 예상연도를 기준으로 학번을 표기한다. 미국 주요 명문대 중 소수인종 우대정책 폐지 후 선발된 학생들의 인종 구성 현황을 발표한 학교는 MIT가 처음이다. 올해 MIT 신입생 중 흑인, 라틴계, 원주민 및 태평양 섬 출신 학생 비중은 16%로 최근 몇 년간 평균(25%)에 비해 9%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15%에 달했던 흑인 학생의 비중이 올해 5%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라틴계 학생 비중도 16%에서 11%로 감소했다.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47%로 7%포인트 증가했다. 백인 학생은 37%로 지난해(38%)와 거의 같았다. 흑인 인권운동이 활발했던 1960년대 도입된 소수인종 우대정책은 태생적으로 ‘역차별’ 논란을 불렀다. 특히 주요 인종 중 학업 성적이 가장 우수한 아시아계는 “우리도 소수자인데 역차별을 받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백인 역시 불만이 많았다. 결국 백인과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이란 단체가 생겼고 하버드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의 위헌 판결을 이끌어냈다. 다만 미 주요 대학의 인종 다양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비판 또한 제기된다. 특히 MIT처럼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수준 높은 학업 능력이 필요한 대학은 인종 다양성이 앞으로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튜어트 슈밀 MIT 입학처장은 NYT에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미적분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 등을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다닐 가능성이 작다. 이런 환경의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60)가 20일(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 착용한 의상이 큰 화제다.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그는 ‘전사(戰士)’를 연상시키는 패션을 선보였다. 그가 입은 의상은 럭셔리 브랜드 ‘몬세’의 맞춤 정장이다. 2015년 한국계 로라 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페르난도 가르시아 디자이너가 공동 설립했다. 독특하고 현대적이며 비대칭적인 옷으로 유명하다. ‘블랙핑크’ 등 유명 연예인도 착용했다. 미셸 여사는 대통령 부인 시절 단정하고 고전적인 A라인 치마 등을 즐겨 입었다. 머리 모양도 주로 생머리 단발이었다. 이날은 팔이 드러나는 남색 민소매 정장을 입어 근육이 도드라진 팔을 노출했다. 땋은 머리 또한 하나로 묶어 길게 늘어뜨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를 두고 그가 ‘패션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고 분석했다. 남성적이고 공격적인 의상, 어두운 색상을 일부러 골라 이번 대선이 치열한 전투가 될 것이며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려 했다는 것이다. 두 디자이너는 미셸 여사의 간택에 반색했다. 가르시아 디자이너는 NYT에 “여성을 강하면서도 섹시하게 보이게 하고 싶다”며 미셸 여사가 이를 잘 구현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김 디자이너 역시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브랜드의 철학을 훨씬 잘 구현했다”고 했다. 김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태어나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했다. 뉴욕의 유명 예술학교 ‘프랫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 대통령 부인들이 선호했던 브랜드 ‘오스카르 데라 렌타’에서 근무했다. 이곳의 동료였던 가르시아 디자이너와 몬세를 론칭했다. 미셸 여사는 과거 대만계 제이슨 우, 쿠바계 나르시소 로드리게스 등 각국 이민자 출신 디자이너의 옷을 즐겨 입었다. 민주당 지지층인 비(非)백인계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2016년 동성결혼 찬반 논쟁이 한창일 때 성 소수자 로드리게스의 노란색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동성결혼 찬성’ 메시지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그녀는 짧은 바지 위에 벨트를 두른 짙은 남색 민소매 재킷을 입었다. 자켓의 옷깃은 목부위를 교차하며 군복 느낌을 자아냈고, 튀어나온 어깨 디자인은 이두근을 돋보이게 했다. 그건 절제되고 날카로운 일종의 문장이었다. ‘이건 싸움이 될 것이다’라는 암시였다.’ (뉴욕타임스·NYT)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패션이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바마 여사는 이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오르며 여전사를 연상시키는 패션을 선보였다.영부인 시절 오바마 여사는 주로 중단발의 생머리에 단정하고 고전적인 A라인 치마를 즐겨 입었다. 하지만 이날 그는 흑인 머리의 상징과도 같은 땋은 머리를 하나로 묶어 길게 늘어뜨렸다. 아방가르드 스타일의 어두운 남색 민소매 정장을 통해 힘의 상징인 긴 팔뚝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바마 여사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른 오마바 전 대통령도 흔치 않은 어두운 은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들은 ‘패션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을 내놨다. NYT는 “이날 복장은 전 영부인에게는 다소 놀라운 선택이었다”며 “위아래 복장은 물론 악세서리까지도 고도로 계산된 패션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공격적인 의상으로 이번 대선이 치열한 전투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는 것이다. NYT는 “오바마 부부가 밝은 색상을 피하고 어두운 톤을 택한 건 앞으로 다가올 ‘힘든 싸움’과 현실에 대한 심각성을 전달하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이날 오바마 여사가 입은 옷이 뉴욕의 하이엔드 브랜드 ‘몬세(Monse)‘의 것임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몬세는 2015년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인 로라 김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디자이너 페르난도 가르시아가 함께 만든 브랜드로, 앞서 ‘블랙핑크’ 등 국내 연예인들도 몬세의 옷을 입은 바 있다.NYT는 “몬세는 도미니카와 아시아계 (이민자) 미국인의 브랜드이며 로라 킴은 반아시아계 증오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패션계 인사 그룹인 ‘슬레이시안스’의 창립자 중 한 명”이라고 강조하며 오바마 여사가 소규모 독립 브랜드를 선택한 점을 눈여겨 봤다. NYT는 “이는 오바마 여사가 영부인때 보여준 행보와 완전히 일치한다”며 “그는 자신을 이용해 덜 알려진 패션 브랜드와 자신의 이야기, 즉 기업가정신과 멜팅팟, 아메리칸 드림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를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오바마 여사의 옷이 큰 화제가 되면서 두 디자이너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가르시아는 NYT에 “우리의 디자인 철학은 여성들이 강력하면서도 섹시해 보이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라며 “어제 오바마 여사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설 다음날 아침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폭격에 깨어났다는 김 디자이너는 “그 옷은 여성을 위한 해체된 남성복이었다”며 “오바마 여사는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잘 브랜드 철학을 구현했다”고 말했다.김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태어나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간 뒤 뉴욕에서 패션으로 유명한 예술학교인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국 영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알려진 ‘오스카 드 라 렌타’에서 일하며 패션계로 진출했고, 이 곳에서 동료였던 가르시아와 몬세를 론칭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 비(非)백인 학생을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폐지한 뒤 치러진 첫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입시에서 흑인과 라틴계 학생 수는 급감했고, 아시아계 학생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에 대한 배려 없이 역량 위주로 선발한 결과, 전통적으로 학업 능력에서 강세를 보여온 아시아계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이 더 유리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MIT는 “2028년 학번 학부생 모집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입학년도가 아닌 졸업 예상년도를 기준으로 학번을 표기한다. 2028년 학부생은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폐지된 뒤 처음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다. 미국의 주요 대학 중 소수인종 우대정책 폐지 후 선발된 학생들의 인종 구성 현황을 발표한 건 MIT가 처음이다.MIT 발표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중 흑인, 라틴계, 원주민 및 태평양섬 출신 학생 비율은 16%로, 최근 몇 년 간 25%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인종 별로 보면 흑인 학생 비율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중 라틴계 학생 비율도 16%에서 11%로 떨어졌다. 백인 학생은 37%로 지난해(38%)와 거의 같았다.반면,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47%로 7%포인트 증가했다.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은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인해 MIT가 지난 수십 년간 이뤄온 다양한 인종 및 민족적 다양성을 이전처럼 유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MIT는 “선발시 인종 정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아시아계를 제외한) 소수인종 학생들이 지원을 덜 해서 적게 뽑힌 건지를 알 수는 없다”며 “이번에 입학자 수가 줄어든 인종의 학생들이 과거에는 자격이 안됐는 데도 입학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앞서 일부 아시아계와 백인 학생들은 “인종에 대한 배려로 실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며 소수인종 우대 정책을 비판해 왔다. 특히 이들은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이란 단체를 만들어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소수인종 정책 폐지를 이끌어 냈다.하지만 미국에서는 대학 캠퍼스의 인종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특히 MIT처럼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수준 높은 학업 능력이 필요한 대학은 더욱 그렇다는 지적이 나온다. 슈밀 MIT 입학처장은 NYT에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미적분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을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다닐 가능성이 적다”며 “이런 환경에 처한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더 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폐지된 만큼, 대학 입시에서 성적의 반영 비중을 줄여 인종적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대통령이 된 첫날, 이 나라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시작하겠다. 나는 국경을 막고, 침략도 막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곧바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20일 공언했다. 최근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이민 정책’을 정조준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과 국경 관련 정책을 담당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트럼프 후보는 ‘제3 후보’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포기하고 트럼프 캠프에 합류할 경우 미 대선은 더욱 박빙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취임 동시에 불법 이민자 추방… 국경 막고 보호소 폐쇄 이날 트럼프 후보는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외곽에 위치한 소도시 하월의 경찰서 앞에서 범죄와 불법 이민 이슈를 중심으로 유세를 가졌다. 이 지역은 과거 백인 우월주의단체인 큐 클럭스 클랜(KKK)이 활동했던 지역이다. 한 달 전에도 백인 우월주의 집회가 열렸을 만큼 극우 성향이 강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이후 미국의 범죄는 통제 불능 상태”라며 “해리스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는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범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샌프란시스코 검사였던 해리스는 미국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먼저 등장한 마르크스주의 검사였다”며 “불법 이민자 마약상과 갱단의 추방을 막기 위해 싸웠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경 장벽 건설에 쓰이는 고가의 장비를 고철 가격에 팔아버렸고, 감옥과 정신병원에서 나온 수백만의 불법 이민자를 미국에 받아들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곧바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해리스가 허용한 모든 사람을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며 “첫날 국경을 봉쇄하고, 전국의 모든 도시 보호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군 병력을 동원해 불법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한 사례도 언급했다. ●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 시사… 뜬금없이 ‘오바마 존경’ 발언도 이날 트럼프 후보는 현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케네디 주니어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 이기면 케네디 주니어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도 있냐’는 CNN 기자의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케네디 주니어는 10%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포기해 양자 구도가 될 때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줄어든다. 이달 14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케네디 주니어가 해리스 캠프에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을 테니 차기 정부에 날 중용해 달라’고 제안했다가 해리스 후보에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을 향한 구애가 실패하자 케네디 주니어 측은 트럼프 캠프와 손잡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트럼프 후보는 유세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와 그의 아내를 존경한다”고 말해 뜬금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멋진 신사(nice gentleman)”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CNN은 “10년 이상 반목해 온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가 정확히 어떤 의도로 갑자기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대통령이 된 첫날, 이 나라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시작하겠다. 나는 국경을 막고, 침략도 막을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곧바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20일 공언했다. 최근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이민 정책’을 정조준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과 국경 관련 정책을 담당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날 트럼프 후보는 ‘제3 후보’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포기하고 트럼프 캠프에 합류할 경우, 미 대선은 더욱 박빙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취임 동시에 불법 이민자 추방… 국경 막고 보호소 폐쇄이날 트럼프 후보는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외곽에 위치한 소도시 하월의 경찰서 앞에서 범죄와 불법 이민 이슈를 중심으로 유세를 가졌다. 이 지역은 과거 백인 우월주의단체인 큐 클럭스 클랜(KKK)이 활동했던 지역이다. 한 달 전에도 백인 우월주의 집회가 열렸을 만큼 극우 성향도 강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이후 미국의 범죄는 통제 불능 상태”라며 “해리스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는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범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후보는 “샌프란시스코 검사였던 해리스는 미국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먼저 등장한 마르크스주의 검사였다”며 “불법 이민자 마약상과 갱단의 추방을 막기 위해 싸웠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경 장벽 건설에 쓰이는 고가의 장비를 고철 가격에 팔아버렸고, 감옥과 정신병원에서 나온 수백만의 불법 이민자들을 미국에 받아들였다”고 비난했다.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곧바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해리스가 허용한 모든 사람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며 “첫날 국경을 봉쇄하고, 전국의 모든 도시 보호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군 병력을 동원해 불법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한 사례도 언급했다.●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 시사…뜬금없이 ‘오바마 존경’ 발언도이날 트럼프 후보는 현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케네디 주니어와 손잡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케네디 주니어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 이기면 케네디 주니어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도 있냐’는 CNN 기자의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케네디 주니어는 10%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포기해 양자 구도가 될 때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줄어든다.이달 14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케네디 주니어가 해리스 캠프에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을 테니 차기 정부에 날 중용해 달라’고 제안했다가 해리스 후보에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을 향한 구애가 실패하자 케네디 주니어 측은 트럼프 캠프와 손잡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한편 이날 트럼프 후보는 유세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와 그의 아내를 존경한다”고 말해 뜬금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멋진 신사(nice gentleman)”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CNN은 “10년 이상 반목해 온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가 정확히 어떤 의도로 갑자기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세액 공제 혜택을 없애는 것을 고려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정책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가 폐지되면 관련 제품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는 물론 자동차 업계 등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자신이 집권 당시 “한국의 소형 트럭에 세금을 부과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지켰다”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팔고 싶다면 상당한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미 노동력을 사용한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수품 공급망을 ‘100% 미국산’으로 채우겠다며 한층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도 예고했다. ● “전기차 의무화, 터무니없어” 트럼프 후보는 19일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요크에서 유세를 벌였다. 유세 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를 “터무니없다(ridiculous)”고 비판하며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간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위기 대책으로 화석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전기차 사용을 장려하는 것을 줄곧 비판해 왔다. 또 이날 유세지인 펜실베이니아주가 미국 내 주요 천연가스 생산지로 화석 에너지에 친화적인 유권자가 많다는 점도 고려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할 경우 현 IRA 규정을 손보거나, 의회에 IRA 완전 폐지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세액 공제를 없앨 가능성을 거론했다. 현실화하면 IRA에 기대 대미 투자에 나섰던 한국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 자동차업체가 멕시코에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거듭 칭찬했다. 머스크를 내각 직책, 자문 등으로 임명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머스크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 세 번 언급…초강력 보호무역 예고 트럼프 후보는 이날 약 50분의 유세 연설 중 한국을 세 번 거론했다. 자신이 집권하기 전 미국이 최악의 무역협정을 맺었었다며 “나는 한국의 소형 트럭에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연장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한국과 중국이 지금쯤 우리를 파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2021년 종료 예정이던 한국산 화물차 관세(25%)를 2040년까지 연장했다. 이를 주요 치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또한 그는 “내가 집권했을 땐 수백억 달러의 관세를 받았기에 인플레이션이 없었다”고 했다. 외국 제품에 10% 정도의 관세만 부과해도 엄청난 세금 감면, 일자리 창출, 가계소득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과의 무역관계는 매우 불공평하다”며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우리에게 100%나 200%의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똑같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재집권 시 즉각 ‘국방물자생산법(DPA·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해 일본제철의 미 철강업체 ‘US스틸’ 인수를 막겠다고도 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전 세계인의 홍채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1년 전 그가 공동설립한 관련 기업 ‘월드코인’은 이미 최소 160개 국에서 648만 명 이상의 홍채 정보를 모았다. 각국 정부 또한 뒤늦게 월드코인의 생체 데이터 수집에 금지 명령을 내리고 있다.WSJ에 따르면 월드코인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의 눈을 스캔해 디지털 신분증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암호화폐 시장을 구축하려 한다. 미래에 인간을 능가할 인공지능(AI)이 만들어질 것이고 인간과 로봇을 구별할 수 없는 시대가 올 수 있으므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홍채 정보를 통해 ‘인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증명 체계를 만들자는 취지다.월드코인은 빛나는 은색의 농구공만한 장치인 ‘오브(Orb)’를 통해 홍채를 스캔해 디지털 신분증인 ‘월드ID’를 발급하며, 대가로 암호화폐인 ‘월드코인’을 준다. 이를 기반으로 ‘월드앱’에 로그인해 거래할 수 있다.하지만 월드코인이 인도네시아, 케냐, 나이지리아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특히 많은 사용자 정보를 수집했다는 점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현재 홍콩, 포루트갈, 케냐, 서유럽 주요국 등은 월드코인을 조사하거나 자국 내 운영을 중단시켰다. 한국 또한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거대한 벌집 소리가 난다.”, “하루 종일 귀에서 뗄 수 없는 파리가 붙어있는 느낌이다.”, “이건 전기톱 소리다.”최근 미국 전역에서 상용화 되고 있는 상업용 드론 서비스가 소음 및 사생활 침해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택배 배달용 드론에서 나는 굉음을 두고 지역 주민 불만이 고조되는가 하면, 뉴욕 경찰이 센트럴 파크 순찰을 위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드론을 둘러싸고는 ‘빅브라더’ 논란이 일고 있다.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텍사스주 칼리지 스테이션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아마존은 배달 비용 절감을 위해 ‘프라임 에어 드론’을 통해 배터리, 비타민, 반려견 간식 등 소형 패키지를 배달하는데, 이 소음이 너무 크고 저고도로 비행하는 게 지역 주민에게 방해가 된다는 민원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CNBC는 “주민들은 산책 중에도 소음에 시달려야 하고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 경찰관, 소방관들은 낮잠을 방해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드론이 30미터 이내 높이에서 날아다녀 사생활 침해를 받고 있다”며 “수영장 옆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것조차 불편하다”고 토로했다.CNBC는 “아마존은 현재 하루 200편인 배달을 469편으로 늘리고 배달지역 범위도 확대하며, 낮에만 배달하는 지금의 배송 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연장해달라고 요구 중”이라고 전했다. 이 지역은 아마존의 드론 배달의 테스트 거점지로, 아마존은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에서도 테스트를 시도했으며, 더 많은 지역으로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한편, 상업용 뿐 아니라 공공용 드론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뉴욕 시민들 사이에서 논쟁이 일고 있는 ‘센트럴 파크 드론 순찰’이 대표적이다.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최근 센트럴 파크에서 범죄가 급증하자 순찰 인력을 확대하는 대신 ‘드론 순찰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접근이 ‘빅브라더 논란’으로 이어진 것이다.CBS에 따르면 뉴욕경찰(NYPD) 범죄 데이터 기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센트럴 파크 구역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은 200%나 급증했다. 이민자 청소년들이 떼로 몰려 다니며 사람들의 물건을 빼앗아 달아난다던지, 노인과 여성을 공격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NYPD는 “드론을 활용한 순찰을 포함해 몇 가지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며 “8월 말까지 센트럴 파크에서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드론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날아가 현장을 보여주는데 쓰일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NS 등을 통해 일부 시민들은 “모든 공원 이용자들이 잠재적 순찰 대상이 될 것. 유색인종은 더욱 그럴 것”이라며 “과연 드론이 범죄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드론 대신 더 많은 경찰이 투입되길 원한다는 것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아시아계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8년 780만 명으로 미 전체 유권자의 3.7%에 불과했던 아시아계 유권자는 올해 대선에서 1500만 명(6.1%)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4년간 아시아계 유권자의 증가율 역시 15%로 히스패닉 유권자(12%), 흑인 유권자(7%)보다 빠른 속도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의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인 만큼 아시아계 표심을 얻어 최종 승자가 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아시아계 표심, 초박빙 대선의 한 수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 유권자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유권자층이자 전형적인 유동층”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아계 유권자의 학력이 다른 인종에 비해 높아 정치 성향보다는 개별 후보자의 매력, 정책 설득력 등을 보고 일종의 ‘투표 쇼핑’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계 유권자의 투표율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아시아계 유권자의 전국 투표율은 2016년 대선보다 40% 급증했다. NYT 또한 2020년 대선 때는 아시아계 유권자의 비중이 히스패닉계, 흑인계보다 미미했지만 2024년 대선에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아시아계 투표가 해당 주의 판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미 50개 주 중 대선 승자를 결정적으로 좌우한다는 평가를 받는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7개 경합주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표심이 해당 주의 승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7개 주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차는 대부분 1%포인트 내외에 불과하다. 이에 양당은 모두 한국어, 중국어, 힌디어 등 여러 아시아 언어로 맞춤형 우편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각각의 언어로 신문 광고도 게재하고 있다. 특히 7개 경합주 중 아시아계 유권자 비중이 11%로 가장 높은 네바다주에서는 양당이 치열한 격돌을 펼치고 있다. 2021년 기준 아시아계 유권자 중 가장 수가 많은 집단은 중국계(약 280만 명)였다. 이어 필리핀계(260만 명), 인도계(210만 명), 베트남계(130만 명), 한국계(110만 명) 등이 있다.● 해리스 ‘최초의 아시아계 대선 후보’ 강조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 타밀계 어머니를 둔 해리스 후보는 특히 아시아계 유권자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미 대선에 출마한 첫 아시아계 후보다. AP통신은 인도계 여성이라는 해리스 후보의 정체성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의 많은 아시아계 및 이민자 가정에 기쁨을 선사했다고 진단했다. 많은 선거 전문가들 또한 조지아주 외에도 애리조나주, 네바다주 등 주요 경합주에 대규모 인도계 커뮤니티가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계 커뮤니티의 표심이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주요 원동력이었다는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과거 자신에게 “한국계 친인척도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한국계 유권자에게 어필했다. 해리스 후보의 여동생인 마야의 남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토니 웨스트다. 웨스트의 여동생이 한국계 남성과 결혼하면서 해리스 부통령 또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또한 해리스 캠프는 아시아계 유권자를 전담할 직원을 여럿 두고 있다. 최근에는 경합주의 아시아계 유권자를 위해 더 많은 직원을 채용 중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아시아계는 대체로 정당을 선택해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기에 대선 같은 본선거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흑인은 자신들이 공권력 남용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고, 히스패닉계는 이민 등의 의제에 민감하다. 하지만 아시아계는 인종에 관한 특정 의제가 없는 편이고 정치적으로도 중도 성향이 많다. 결국 두 후보가 어떤 대선 캠페인을 펼치느냐에 따라 이들의 표심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SK하이닉스가 2021년 미국 인텔의 낸드 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자회사 솔리다임은 최근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주력 제품 수요가 급증하자 2분기(4∼6월) 흑자 전환했다. 솔리다임은 제품 제작에 필요한 낸드를 중국 다롄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온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솔리다임 성장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거기에 비례해 낸드 물량도 더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솔리다임은 중국 다롄 공장에 투자할 길이 막힐 위기에 처했다. 미국 재무부가 올해 6월 입법 예고한 대중(對中) 투자 규제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연내 시행을 목표로 미국인 및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첨단 산업 대중 투자 규제 정책에 대해 한국 산업계가 처음으로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한국 기업의 대중 투자가 막히지 않도록 애매한 규정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있지만 어느 후보가 정권을 잡더라도 대중 규제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첨단 산업 대중 투자 규제가 현 상태대로 실시되면 한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매우 커진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와 국내 산업계 입장을 취합해 4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규제 위반 시 비(非)미국인에게도 처벌이 부과될지 우려된다”며 “외국 법인이나 외국 기업인에 대해서도 처벌하는지 등 지침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투자를 조금이라도 받은 한국 기업이 중국 투자를 못 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인(혹은 법인)이 지분 또는 이사회 투표권의 50% 이상을 보유하는 경우’로 대상을 한정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현행 안은 사실상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교류 자체를 가로막겠다는 취지”라며 “한국 기업의 대중 투자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이 면밀하게 협력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등 미국 현지 산업계도 “일방적 대중 투자 제한은 산업 생태계를 훼손하고 미국 반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규제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터 등 첨단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자본의 대중 투자를 전면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6월 이를 구체화한 규제안(이행 규칙)을 입법 예고했고, 이달 5일까지 관련국의 의견을 수렴했다. 올해 안에 최종 규칙을 확정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美 모호한 ‘中투자 규제’에, 韓기업-합작사 전방위 피해 가능성[美 대중규제에 韓기업 ‘유탄’]대한상의, 美재무부에 우려 의견서‘미국인이 투자 자문’ 등 광범위 규제… “사실상 中과 연 끊으라는 것” 지적韓美 표준화 협의체도 규제 대상에… 산업계 “美지분 50% 등으로 한정을”IRA 때처럼 민관 합동 대응 필요대한상공회의소가 4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는 최근 1년 동안 미국 정부가 구체화해 온 첨단산업 대중(對中) 투자 규제가 지금처럼 애매모호한 상태로 확정되지 않도록 처음 목소리를 낸 것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와 같은 현 규제는 미국, 중국 양국과 밀접하게 연관된 한국 기업들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국 산업계가 규제를 명확히 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韓 산업계 “사실상 중국과 연 끊으라는 것” 15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대한상의 의견서에 따르면 6월 미국 재무부가 입법 예고한 대중 투자 규제안은 미국인(혹은 법인)의 대중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 기술 투자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통제 대상이 되는 투자 주체를 △미국인(혹은 법인)이 직간접적으로 기업의 지분 또는 이사회 투표권의 50% 이상을 보유한 경우 △미국인이 투자 운용을 하거나 경영을 하는 경우 △미국인이 펀드의 투자 자문을 하는 경우 등으로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도 미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거나 미국 기업 혹은 펀드의 투자를 받으면 모두 대중 투자가 막히게 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규제안 표현이 매우 모호하고 폭넓다. 사실상 그냥 중국과 연을 끊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선 한국 기업이 최선두 국가인 미국에 법인을 두거나 미국 자본의 투자를 받은 사례가 많다. 올해 6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등에서 440억 원 투자를 유치한 AI 벤처기업 뤼튼 테크놀로지스나,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와 인텔의 투자를 유치한 AI 영상 스타트업 트웰브랩스 같은 곳들은 향후 중국 시장 진출 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넥스트, LG테크놀로지벤처스, GS퓨처스 등 주요 그룹의 기업벤처캐피털(CVC)도 마찬가지다. 양자 분야에서도 중국과의 협력 차질이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양자 기술 협력을 위해 SK텔레콤, KT, LG전자 등 국내 기업 107곳 정도와 미국 IBM 등 글로벌 유수 기업이 합작한 표준화 기구 ‘퀸사’를 이달 출범시켰다. 미래 산업인 양자 분야에서 기술 표준화를 주도하고 글로벌 기술 발굴 및 투자를 함께 하기 위한 협의체다. 하지만 이번 규제안이 발효되면 IBM이 끼어 있다는 이유로 대중 양자 기술 협력이나 투자 프로젝트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상의는 의견서에서 통제 대상이 되는 투자 주체를 “‘미국인(혹은 법인)이 직간접적으로 기업의 지분 또는 이사회 투표권의 50% 이상을 보유한 경우’로만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RA 때처럼 민관 합동 대응 나서야” 현행 규제안은 투자를 금지하는 대상도 매우 광범위하다. 단순히 ‘우려국가(중국)’뿐만 아니라 ‘우려국가 국민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자’까지 포함하면서 사실상 중국과 거래관계가 있는 우리 기업들까지 모두 미국 투자 유치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5월 중국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국영기업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합작법인 계약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미국 투자를 받을 길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가 보다 폭넓게 해석할 경우 중국에 반도체를 납품하거나 소재를 들여오는 한국 기업들도 ‘특별한 관계’로 규정될 수 있다. 이에 대한상의는 의견서에서 “제3국 국민을 우려 국가 국민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5일까지 관련국 의견 수렴을 마무리한 뒤 규제안을 더욱 구체화해 연내 시행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중 제재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기에 재무부가 짠 시간표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박효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최종적으로 미국이 ‘대중 투자 규제 대상 기업’과 ‘우려 국가 국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영향받는 한국 기업의 범위도 달라질 것”이라며 “과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입안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정부와 관련 산업계가 합심해 간접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아시아계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8년 780만 명으로 미 전체 유권자의 3.7%에 불과했던 아시아계 유권자는 올해 대선에서 1500만 명(6.1%)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4년간 아시아계 유권자의 증가율 역시 15%로 히스패닉 유권자(12%), 흑인 유권자(7%)보다 빠른 속도다.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의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인 만큼 아시아계 표심을 얻어 최종 승자가 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아시아계 표심, 초박빙 대선의 한 수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 유권자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유권자층이자 전형적인 유동층”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아시아계 유권자의 학력 또한 다른 인종에 비해 높아 정치 성향보다는 개별 후보자의 매력, 정책 설득력 등을 보고 일종의 ‘투표 쇼핑’을 한다고 설명했다.아시아계 유권자의 투표율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아시아계 유권자의 전국 투표율은 2016년 대선보다 40% 급증했다. NYT 또한 2020년 대선 때는 아시아계 유권자의 비중이 히스패닉계, 흑인계보다 미미했지만 2024년 대선에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아시아계 투표가 해당 주의 판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특히 미 50개 주 중 대선 승자를 결정적으로 좌우한다는 평가를 받는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7개 경합주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표심이 해당 주의 승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7개 주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대부분 1%포인트 내외에 불과하다.이에 양당은 모두 한국어, 중국어, 힌디어 등 여러 아시아 언어로 맞춤형 우편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각각의 언어로 신문 광고도 게재하고 있다. 특히 7개 경합주 중 아시아계 유권자 비중이 11%로 가장 높은 네바다주에서는 양당이 치열한 격돌을 펼치고 있다.2021년 기준 아시아계 유권자 중 가장 수가 많은 집단은 중국계(약 280만 명)였다. 이어 필리핀계(260만 명), 인도계(210만 명), 베트남계(130만 명), 한국계(110만 명) 등이 있다.● 해리스 ‘최초의 아시아계 대선 후보’ 강조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 타밀계 어머니를 둔 해리스 후보는 특히 아시아계 유권자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미 대선에 출마한 첫 아시아계 후보다.AP통신은 인도계 여성이라는 해리스 후보의 정체성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의 많은 아시아계 및 이민자 가정에 기쁨을 선사했다고 진단했다. 많은 선거 전문가들 또한 조지아주 외에도 애리조나주, 네바다주 등 주요 경합주에 대규모 인도계 커뮤니티가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계 커뮤니티의 표심이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주요 원동력이었다는 것이다.해리스 후보는 과거 자신에게 “한국계 친인척도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한국계 유권자에게 어필했다. 해리스 후보의 여동생인 마야의 남편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토니 웨스트다. 웨스트의 여동생이 한국계 남성과 결혼하면서 해리스 부통령 또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또한 해리스 캠프는 아시아계 유권자를 전담할 직원을 여럿 두고 있다. 최근에는 경합주의 아시아계 유권자를 위해 더 많은 직원을 채용 중이다.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아시아계는 대체로 정당을 선택해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기에 대선 같은 본선거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흑인은 자신들이 공권력 남용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고, 히스패닉계는 이민 등의 의제에 민감하다. 하지만 아시아계는 인종에 관한 특정 의제가 없는 편이고 정치적으로도 중도 성향이 많다. 결국 두 후보가 어떤 대선 캠페인을 펼치느냐에 따라 이들의 표심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법무부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의 기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달 5일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가 “구글은 독점 기업”이라고 판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법원이 법무부의 계획대로 실제 구글의 기업 분할을 명령하게 되면 1982년 AT&T 분할 판결 이후 42년 만의 거대 테크기업 쪼개기 시도가 된다. 미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법무부 안에서) 기업 분할을 포함해 온라인 검색 분야에서 구글의 지배력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가 구글 분할을 본격 추진할 경우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웹 브라우저인 ‘크롬’, 그리고 흔히 ‘구글애드’로 불리는 온라인 텍스트 광고 플랫폼 ‘애드워즈(AdWords)’를 매각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개 서비스 모두 구글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또 블룸버그는 “기업 분할보다 완화된 옵션으로는 구글이 경쟁사와 더 많은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강요하고, 인공지능(AI) 제품에서 불공정한 이점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애플 등과 맺어 온, 스마트기기에서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하는 독점 계약도 정부가 금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메흐타 판사는 “전 세계 검색시장의 90%를 지배한 구글이 불법적으로 경쟁자를 배제했다”며 “구글의 검색엔진을 애플 아이폰 등에 독점적으로 탑재하기 위해 수조 원을 제공한 것은 불법이며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다”고 판결한 바 있다. 구글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지만 메흐타 판사는 법무부 등에 구글의 독점 행위를 제재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명령했다. 관련 방안은 다음 달 4일까지 마련해야 하며 심리는 6일 열린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최대 2.5% 하락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정부가 ‘기업 분할’ 카드까지 꺼내며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독점을 깨려는 것은 거대 기업의 독점이 산업 발전과 소비자 이익을 저해한다는 오랜 믿음 때문이다. 앞서 미 수도 워싱턴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 역시 286쪽에 걸친 판결문을 통해 “구글의 유통 계약은 일반 검색 서비스 시장의 상당 부분을 배제했고 경쟁사의 경쟁 기회를 손상시킨다”며 “구글이 휴대전화와 브라우저에서 유통을 독점했기 때문에 온라인 광고 가격을 꾸준히 인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에 대한 기업 분할 고려는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를 분할하려던 시도가 실패한 뒤 미 정부가 불법 독점을 이유로 회사를 분할하려는 첫 번째 움직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AT&T부터 MS까지… 독점 기업 분할 시도 미국은 42년 전인 1982년 미 전역의 통신산업을 지배하던 공룡 기업을 분할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대부분의 전화 통신을 독점하고 있던 거대 기업 AT&T에 대해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해 7개의 지역 벨 운영회사로 쪼갰다. 이는 미 통신산업의 근간을 바꾼 결정적 순간으로 꼽힌다. AT&T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새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했고 소비자 이익 개선과 기술 발전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1998년 미 정부는 MS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MS가 막강한 윈도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끼워팔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2000년 연방 판사는 MS를 분할하라고 명령했지만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MS는 기술을 공유하고 끼워팔기 관행을 시정하기로 합의해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당시 주요 법적 판결이 유지됐기에 MS는 신생 인터넷 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외신들은 “덕분에 구글과 같은 젊고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OS-웹브라우저 사업 매각 가능성 구글의 온라인 검색 관련 독점에 대해 법무부가 기업 분할이라는 제재를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구글 분할이 실제 추진된다면 여러 사업부 중 안드로이드 OS, 웹브라우저 크롬의 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는 안드로이드 OS와 크롬을 강제 처분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 OS와 크롬 모두 시장에서 점유율이 매우 높은 상태라 다른 기업으로 넘어가더라도 다시 반독점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은 약 70%, 데스크톱 기준 크롬 점유율은 약 75%다. 구글의 글로벌 검색 서비스 시장 점유율 또한 89.2%에 달한다. 그간 구글의 경쟁사인 MS 등은 구글의 검색 우위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유리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법원이 구글의 데이터를 경쟁사에 양도하거나 라이선스를 부여해 공유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제품에서도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을 방지하겠단 의도다.● 핵심은 기술 및 서비스 공유 메흐타 판사는 구글의 온라인 광고 독점 역시 문제 삼았다. 구글 매출의 약 3분의 2가 검색 광고에서 나온다. 이에 구글이 소유한 온라인 텍스트 광고 플랫폼인 애드워즈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애드워즈는 키워드 검색 때 특정 기업의 홈페이지나 제품을 가장 먼저 노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의뢰 기업이 모든 콘텐츠를 넘겨야 하므로 애드워즈를 통해 유입되는 데이터의 양이 엄청나다. 구글과 법무부가 향후 2심, 최종심 판결 때까지 불꽃 튀는 법적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과거 MS 사례와 마찬가지로 양측이 일정 수준에서 합의를 볼 가능성을 제기한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다음 달 광고 기술에 대한 또 다른 반독점 소송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 등 다른 빅테크도 비슷한 처지라고 전했다. 다음 달 구글이 어떤 처분을 받든, 해당 규제가 빅테크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미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셜미디어 X 팔로어를 가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대담이 이틀째 화제가 되고 있다. 2시간 6분에 걸친 두 사람의 대담은 12일(현지 시간) 끝났지만 대화 내용의 적절성과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13일 CNN방송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트럼프 후보와 머스크 CEO를 불공정 노동 관행 혐의로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발했다. 두 사람이 전날 대담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발언을 했다는 게 이유다. 전날 X를 통해 라이브 중계된 대담에서 트럼프 후보는 머스크 CEO에게 (기업 경비 삭감 및 해고에 있어) ‘최고 기술자(great cutter)’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당신은 ‘그만두고 싶냐’고 묻고 파업에 들어가면 ‘괜찮아. 너흰 다 해고야’라고 말한다”고 언급했다. 머스크 CEO는 동조하며 웃음으로 답했다. 이날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와 머스크는 모두 노동자들이 가만히 앉아 입 다물고 있기를 원하며 노동자를 공개적으로 비웃었다”며 “역겹고 불법적인 일이지만 이 두 광대(clowns)라면 충분히 예상된 바”라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도 “트럼프는 더 나은 임금과 근무 조건을 위해 파업을 한 노동자들을 해고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를 칭찬했다”고 비판했다. 전날 트럼프 후보가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눴다고 주장한 대화도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후보는 대담에서 “재임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3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핵심 참모였던 그는 트럼프 후보와 외교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다 2019년 9월 물러났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내가 백악관에 있을 때 푸틴과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은 확실히 없다. 그 전에도 그런 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캠프는 이번 대담을 총 2500만 명의 이용자들이 청취했고, 동시 접속자 수는 15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언론들은 전날 대담이 기술적 문제로 42분 지연된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가진 기술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대담이 이틀째 화제가 되고 있다. 2시간 6분에 걸친 두 사람의 대담은 12일(현지시간) 끝이 났지만 대화 내용을 둘러싼 논란과 비판은 오히려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13일 CNN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트럼프 후보와 머스크 CEO를 불공정 노동 관행 혐의로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발했다. 두 사람이 전날 대담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발언을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전날 X를 통해 라이브 중계된 대담에서 트럼프 후보는 머스크 CEO에게 (기업 경비 삭감 및 해고에 있어) ‘최고 기술자(great cutter)’라고 추켜 세웠다. 이어 “당신은 ‘그만두고 싶냐’고 묻고 파업에 들어가면 ‘괜찮아. 너흰 다 해고야’라고 말한다”고 언급했다. 머스크 CEO는 동조하며 웃음으로 답했다.이날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와 머스크는 모두 노동자들이 가만히 앉아 입 다물고 있기를 원하며 노동자를 공개적으로 비웃었다”며 “역겹고 불법적인 일이지만 이 두 광대(clowns)라면 충분히 예상된 바”라고 비난했다.전날 트럼프 후보가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눴다고 주장한 대화도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후보는 대담에서 “재임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경고했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시) 내가 할 일을 그에게 말했고, 그는 그럴 리 없다(no way)고 했지만 나는 할 거(way)라고 했다”고 발언했다.그러나 이에 대해 13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트럼프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핵심 외교·안보 참모였던 그는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다 2019년 9월 물러났고 지금은 반(反) 트럼프 목소리를 내고 있다.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트럼프와 푸틴이 함께 있는 모습을 여러 차례 지켜봤고, 그들의 전화 대화를 엿들었다”며 “내가 백악관에 있을 때 푸틴과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은 확실히 없다. 그 전에도 그런 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CNN 앵커 케이틀린 콜린스가 “트럼프와 푸틴이 ‘그럴 리 없다(no way)’와 ‘할 거다(way)’라는 표현을 주고받았다니 여고생들 같다. 세계 지도자들이 정말 그런 식으로 대화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건 트럼프가 말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트럼프는 역사를 거의 모른다”며 “그는 전문가들에게도 매우 복잡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역사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미국의 여러 주류 언론은 이날 두 사람의 대담이 ‘재앙적이었다’는 표현을 쓰며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범죄, 경제, 이민 등 다방면에 걸쳐 최소 20개의 거짓 주장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Vox미디어는 “2시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과 전 미국 대통령은 그들 사이에 몇 가지 놀라운 유사점이 있다는 걸 알려줬다”며 “거대한 자존심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사랑, 그리고 피해자 의식이 그것”이라고 논평했다.한편, 이날 트럼프 캠프는 전날 대담을 총 2500만명의 이용자들이 청취했고, 동시접속자 수는 15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그럼에도 언론들이 전날 대담이 기술적 문제로 42분 지연된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소셜트루스 SNS에 “그들이 보도해야 했던 것은 엄청난 청취자 숫자였다”며 “가짜 뉴스 미디어가 정말 싫다. 우리나라에 몹시 나쁘다”고 주장했다.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캠프는 “트럼프는 더 나은 임금과 근무 조건을 위해 파업을 한 노동자들을 해고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를 칭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지금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은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핵 온난화’(nuclear warming·핵무기 확산과 핵 보유국 간 갈등)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12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스페이스’에서 대담을 가졌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핵무기 보유국 정상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강한 대통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무능이 “제3차 세계대전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푸틴, 김정은, 시진핑을 잘 안다”며 “강하고, 똑똑하고, 사악한(vicious), 자기 게임에서 최고에 오른 사람들”이라고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대담에서 3차례 언급했다. 트럼프 후보는 “그를 싱가포르, 베트남, 북한(판문점)에서 만났고, 우린 관계가 매우 좋았다”며 “현재 가장 큰 위협은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핵 온난화”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김정은 같은 이들은 강력한 지도자에게 반응한다”고 답했다. 머스크 CEO는 대담 내내 트럼프 후보의 주장에 적극 호응했다. 트럼프 후보처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극좌 급진주의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국가 재정 지출 효율화를 위한 위원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나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당신은 (비용 절감을 위한) 최고의 재단사(great cutter)”라고 화답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대담을 “머스크의 공개 취업 면접”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대담은 최대 130만 명이 접속한 가운데 약 2시간 6분 동안 진행됐다. 대담은 예정보다 약 42분 늦게 시작됐다. 접속자가 12만 명을 넘은 뒤 더 이상 접속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 머스크 CEO는 “800만 명 동시 접속 테스트를 마쳤는데 심각한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근거는 제시 안 했다. 해리스 대선 캠프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당신이 아는 최악의 두 사람이 생방송을 한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하수인”이라고 비판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9일(현지 시간)부터 22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이고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들이 총출동한다. 최근 꾸준히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정식 대선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전당대회에 당내는 물론이고 미국 전체적으로도 인지도와 인기를 자랑하는 인사들을 대거 동원해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NBC방송은 11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오바마, 클린턴 등 전현직 대통령 3명과 암 투병으로 호스피스 치료를 받고 있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99)을 대신해 손자 제이슨이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6년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전당대회 연설자로 확정됐다. NBC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민주당이 다시 추진력을 얻으면서 전당대회 참가 신청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또 해리스 대선 캠프는 지난달 1개월 동안 3억1000만 달러(약 4254억 원)의 기부금을 모아 역대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명한 뒤에도 24시간 만에 3600만 달러를 모으며 상승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공화당은 지난달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를 가졌다. 당시 트럼프 가족들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등이 연설자로 무대에 올랐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참석이 공개된 인사들은 물론이고 ‘깜짝 연설자’로 등장할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전현직 대통령 3명과 클린턴 전 장관까지 이전 대선 후보가 4명이나 참여하는 것과 달리 공화당은 전직 대통령 등 다수가 전당대회에 불참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댄 퀘일, 딕 체니,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물론이고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 정당’이 기존 당 주류와 완전히 결별했음을 보여줬다”며 “오랫동안 이어졌던 공화당 전통이 역사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이라고 평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