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영

손준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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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donga.com

취재분야

2025-11-30~2025-12-30
검찰-법원판결33%
사회일반23%
정치일반23%
사건·범죄15%
복지2%
인물2%
대통령2%
  • [단독]前비서실장, 이재명에 “측근 인간성 길러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 전형수 씨(64)가 유서에서 이 대표에게 “주변 측근들이 진정성 있도록 인간성을 길러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전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성남시의 전 씨 집에서 발견된 미니 노트에는 6쪽 분량의 자필 유서가 남겨져 있었다. 유서에는 이 대표에게 남긴 글을 시작으로 가족 친구 동료 등을 향한 마지막 메시지가 정리돼 있었다. 이 중 이 대표에게 남긴 부분에 “주변 측근을 잘 관리하시라”며 “측근들의 인간성을 길러 달라”는 당부를 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성남FC 수사 등에서 이 대표의 측근 그룹이 전 씨에게 책임을 미루면서 전 씨가 섭섭함을 느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 씨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공범’으로 지난해 12월 검찰 수사를 받았고 기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또 “저는 기본과 원칙에 맞게 일을 처리했습니다. 억울하게 연루된 걸 이 대표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라며 업무 처리의 정당성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도 유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는데 법조계에선 성남FC 후원금 의혹이나 대북 송금 의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씨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되면서 네이버에 대한 뇌물 요구와 뇌물 수수, 범죄수익 은닉 혐의가 적용됐다. 올 1월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서 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 모친상에 전 씨가 이 대표를 대신해 ‘대리조문’을 갔다는 증언이 공개됐는데 전 씨는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재명 前비서실장 유서 “원칙 맞게 일처리, 李대표님도 알지않나” 6장중 첫장에 李향한 심경 남겨업무처리 정당함-억울함 토로 전 씨는 총 6장의 유서를 남겼는데 첫 장에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서 첫 문장이 “이 대표는 이제 정치 내려놓으십시오”로 시작해 “대표님과 함께 일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이상 없어야지요” 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끝으로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이 대표에게 정치를 그만둘 것을 유서 첫머리부터 권한 것이다. 또 이 대표를 향해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 관련 본인 책임을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라는 내용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전 씨는 유서에서 “(성남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 “공무원으로 주어진 일을 했는데 검찰 수사는 억울하다” 등 억울하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씨가 성남시에서 행정기획국장을 지내던 2014, 2015년 성남FC가 네이버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네이버 관계자를 직접 만나 협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씨는 또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지고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지만 돈 없는 사람이 너무 어렵다” 등의 표현도 유서에 남겼다고 한다. 이 대표 주변 인사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검찰 수사 등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성남FC 관련) 검찰 조사를 받고 온 후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내려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9일 오후 6시 44분경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전 씨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관들에 의해 오후 7시 반경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유족 뜻에 따라 검찰이 경찰의 부검영장을 기각해 전 씨의 발인은 예정대로 11일 오전 진행됐다.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은 정치인 등이 참석하지 않은 채 유족 30여 명만 참석해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후 화장된 전 씨의 유해는 경기 용인시의 한 봉안당에 안치됐다. 12일에는 전 씨가 다니던 자택 인근 성당에서 미사를 진행하던 주임신부가 전 씨를 언급한 후 “그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신자들과 함께 애도했다. 유족들은 아직 언론 등에 어떤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성남=최원영 기자 o0@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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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사고 사망 4명중 1명, 고령 운전 사고

    전북 순창군에서 8일 70대 운전자가 몰던 1t 화물트럭이 인파를 덮쳐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사고 이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기준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이 고령 운전자 사고인데, 이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의 3배 이상이다. 9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순창군 사고가 고령 운전자의 조작 미숙에서 비롯됐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막을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1년 교통사고로 인한 전체 사망자 2916명 중 709명(24.3%)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에서 발생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206명(7.1%)의 3배를 넘는다. 2017년의 경우 고령 운전자 사고 사망자가 20.3%,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가 10.5%였다.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늘고 있다. 2017년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 사고는 12.4%를 차지했는데 2021년에는 15.7%였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2018년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제도를 도입했지만 면허 반납자 수는 매년 2%가량에 불과하다.“고령운전자, 인지능력 떨어져 사고위험” vs “시골선 車없인 못살아” 고령운전 사고 매년 증가 정부-지자체 ‘면허 반납’ 유도에도대중교통 열악한 지방선 참여 저조전문가 “100원택시-행복버스 늘리고면허요건 강화 등 합리적 규제 필요”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망 사고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지난해 3월 부산에선 80대 남성이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택가 버스정류장을 덮쳐 60대 남성이 사망하고 60대 여성이 부상을 당했다. 순창 참사에서처럼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12월 부산 재래시장에선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급가속하면서 60대 여성과 18개월 손녀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때마다 고령자 면허 반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최근 3년간 고령 운전자가 100만 명 넘게 늘어난 데 비해 면허를 자진 반납한 이는 연간 10만 명 안팎에 그치는 형편이다. 경찰 관계자는 “순창 사고는 최근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 중 최악의 참사”라며 “고령 운전자가 앞으로도 매년 30만 명 이상씩 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운전 못 하면 생활 불가능” 지방 반납률 낮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438만7358명 중 면허를 반납한 사람은 11만2942명(2.6%)에 불과했다. 대도시보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면허 반납률이 더 저조하다. 경북의 반납률은 1.7%, 충북은 1.9%, 전남은 2.0%에 그친다. 이는 대중교통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면허를 반납하면 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사고가 발생한 순창군 구림면 단풍마을에 사는 주민 김길선 씨(80)는 “읍내를 오가는 버스가 하루 세 번밖에 없다”며 “면허 반납을 고민하다가도 당장 농사에 쓸 비료를 사서 날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다시 운전대를 잡게 된다”고 했다. 이 마을 주민 평균 연령은 70세가 넘지만 주민 20명 중 7명이 여전히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 주민 서대순 씨(74)는 “택시를 타면 순창 읍내까지 2만2000원이 나온다”며 “버스가 너무 안 와서 119구급차를 부른 적도 있다”고 했다. 단풍마을 옆 대산마을 주민 강성희 씨(67)도 “여기선 차가 없으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면허 반납 인센티브 늘리고 이동권 지원 필요”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의 사고를 막기 위해선 면허증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면허 반납 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동시에 고령자 이동권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선 현재 7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3년마다 적성검사를 실시한 후 면허를 갱신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주행 테스트 없이 기본 적성검사만 하다 보니 형식적이란 지적을 받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령화가 되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혼동하는 등 기기 조작, 인지 판단 능력이 떨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운전자가 치매 등 특정 질병을 진료받은 이력이 있는지 전문의가 자료를 검토해 인지 능력을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화물차 택시 등 사업용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 만 65∼69세는 3년마다, 만 70세 이상은 매년 자격유지검사를 받게 했다. 다만 여기에 학원 통학 차량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2019년 학원 통학차를 몰던 81세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도 발생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다수의 학생이 탄 학원 통학 차량이나 스쿨버스의 경우 사업용 운전자와 같이 정밀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면허 반납 시 주어지는 인센티브도 턱없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온다.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한 차례 10만∼50만 원의 교통비를 지원하는 수준인데 이보다 대체 교통수단 등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준한 박사는 “일회성 혜택보다 실제 이동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이용할 수 있는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수단을 늘려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100원 택시’나 행복버스 같은 제도를 늘려야 반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지역 주민에게 읍 소재지까지 1500원, 면 소재지까지 100원에 택시를 운행해 미국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순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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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4세 운전자 “브레이크로 알고 액셀 밟아”… 투표 행렬 덮친 트럭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일인 8일 전북 순창군의 한 농협에서 1t 트럭이 투표를 기다리던 유권자들을 덮쳐 4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70대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 “갑자기 우당탕…차량 덮치며 아수라장”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8일 오전 10시 반경 조합장 선거 투표소가 마련된 순창군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흰색 1t 트럭이 갑자기 가속하며 투표를 위해 줄지어 서 있던 주민 수십 명을 덮쳤다. 트럭은 사고 후 10여 m를 더 이동해 인도까지 진입한 후에야 멈췄다. 트럭에 치인 70대 남성 2명과 70대 여성 1명, 80대 여성 1명이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중상자 4명과 경상자 12명 등 부상자 16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트럭에 치여 오른쪽 허벅지에 타박상을 입은 최모 씨(69)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줄을 서 기다리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의자에 앉아 계시라’고 말하는 순간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 트럭이 사람을 덮쳤다”며 “잠시 의식을 잃었는데 깨 보니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고 현장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고 돌이켰다.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황모 씨(74)는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가게 밖으로 나가 보니 트럭 아래 사람이 깔려 있었고 여러 명이 바닥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병원에서 만난 70대 사망자 A 씨의 동생(67)은 “회사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후 농사지으며 아픈 곳 하나 없이 지내던 형님인데 무방비 상태에서 너무 허망하게 가셨다”며 눈가를 훔쳤다. 피해자 중 다수가 고령자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조석범 순창군보건의료원장은 “중상자 4명 중 일부는 상태가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레이크인 줄 알고 가속페달 밟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사고를 낸 트럭 운전자 이모 씨(74)를 임의동행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고, 간이 검사에서도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 씨는 경찰에서 “가축 사료를 사고 조합장 투표를 하러 왔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사료를 싣고 나오다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 사람을 친 후 차량을 바로 멈추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씨는 ‘너무 당황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투표 안내원 3명이 있었지만 사고가 순식간에 벌어지는 바람에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최근 1년 내 운전면허를 갱신했고, 지금까지 큰 사고를 낸 적도 없다고 한다. 경찰은 이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가 고령 운전자의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날 경우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전국에 438만7358명이나 된다. 국토교통부 등의 노력에도 고령 운전자 중 면허를 자진 반납한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이달 초에도 치매 증상이 있는 70대 운전자가 경부고속도로를 7km가량 역주행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일이 있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는 “고령 운전자는 인지, 판단, 조작이라는 세 운전 능력이 모두 저하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정책적 노력을 통해 70세 전후 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순창=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순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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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용피해 할머니 “95년 평생에 가장 억울해”… 변협 “소송 장기화… 정부 해법 불가피 측면”

    “내가 95살 먹었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억울한 건 처음이에요.”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놓고 일부 피해자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94)는 7일 오후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국회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도저히 억울해서 못 죽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다. 무슨 면목으로 나라를 이끌고 대통령을 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다른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도 “(일본에) 데려가 평생 골병 들게 만들어놨다. 수십 년을 기죽어 살았는데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했다. 두 할머니는 미쓰비시중공업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참으로 수치스럽다. 민주당은 윤 정부의 반인권적 반인륜적 반국가적 야합, 일방적 선언에 대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가해자의 인정과 사과 없이 제3자 변제의 방식으로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고 평가하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한일 양국 정부와 책임 있는 일본 기업이 피해자 중심으로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정부가 내놓은 해법에 대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배상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건 원고 측이 고령이고 장기간 소송과 판결 이행이 지체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 정의의 원칙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강제징용 책임 기업을 포함한 일본 측의 상응 조치가 아직 포함되지 않은 점은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해법을 받아들이겠다는 유족도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 유족 A 씨는 “수십 년 동안 재판을 쫓아다니느라 너무 힘들었다. 이제 정부안을 받아들여 문제를 일단락 짓고 싶다”며 “아직 정부와의 면담 일정은 따로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 15명 중 4명의 유족이 배상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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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걱정 없는 곳서 쉬시길”… 인천서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식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에겐 집이 감옥이 되고, 무덤이 됐습니다. 집 걱정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6일 오후 7시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식’에 모인 시민 100여 명은 이같이 쓰인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있었다. 이른바 ‘미추홀구 건축왕’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30대 피해자 A 씨를 추모하는 자리였다. A 씨는 지난달 28일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는 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건축왕’ 일당은 지난해 1∼7월경 미추홀구 일대 소유 주택 중 163채가 경매에 넘어갈 것을 예상하고도 권리 관계를 숨긴 채 전세 계약을 맺어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 약 126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8월 전담팀을 구성한 후 현재까지 일당 59명을 붙잡아 핵심 관계자 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는 진행 중이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상흔은 그대로다. 3일 오후 A 씨가 거주하던 미추홀구 집 현관문에는 ‘임의경매 중지, 전세보증금 반환 및 구제 방안 촉구’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의 출입금지 표시가 붙어 있었다. 역시 건축왕의 피해자인 B 씨는 “A 씨가 저녁마다 신세를 한탄하며 ‘살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무슨 심정이었는지 이해가 간다”며 “저 역시 피해를 복구할 방법이 없어 막막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빌라 인근 부동산 4곳은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건축왕’ 일당의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전세사기 피해자 김모 씨(36)는 “A 씨가 대출을 얻어 마련한 전세금 7000만 원을 하루아침에 잃은 후 매일 우울감과 고통을 호소했다”며 “피해자가 더 나오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실질적 도움이 되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인천=최재원 채널A 기자인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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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용피해 할머니 “95년 평생에 가장 억울”…변협 “정부 해법 불가피 측면 있어”

    “내가 95살 먹었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억울한 건 처음이에요.”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놓고 일부 피해자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94)는 7일 오후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국회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도저히 억울해서 못 죽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다. 무슨 면목으로 나라를 이끌고 대통령을 하느냐”고 날을 세웠다.다른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도 “(일본에) 데려가 평생 골병 들게 만들어놨다. 수십 년을 기죽어 살았는데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했다. 두 할머니는 미쓰비시중공업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참으로 수치스럽다. 민주당은 윤 정부의 반인권적 반인륜적 반국가적 야합, 일방적 선언에 대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가해자의 인정과 사과 없이 제3자 변제의 방식으로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고 평가하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한일 양국 정부와 책임 있는 일본 기업이 피해자 중심으로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정부가 내놓은 해법에 대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배상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건 원고 측이 고령이고 장기간 소송과 판결 이행이 지체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 정의의 원칙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강제징용 책임 기업을 포함한 일본 측의 상응 조치가 아직 포함되지 않은 점은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해법을 받아들이겠다는 유족도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 유족 A 씨는 “수십 년 동안 재판을 쫓아다니느라 너무 힘들었다. 이제 정부안을 받아들여 문제를 일단락 짓고 싶다”며 “아직 정부와의 면담 일정은 따로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 15명 중 4명의 유족이 배상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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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이 감옥 되고, 무덤 됐다”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식 열려[사건 Zoom In]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에겐 집이 감옥이 되고, 무덤이 됐습니다. 집 걱정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6일 오후 7시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식’에 모인 시민들 이같이 쓰여진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있었다. 이른바 ‘미추홀구 건축왕’에게 전세사기를 당했던 30대 피해 남성 A 씨를 추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추모식에 참석한 전세가기 피해자 김모 씨(36)는 “A 씨가 대출을 얻어 마련한 전세금 7000만 원을 하루아침에 잃은 후 매일 우울감과 고통을 호소했다”며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통해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건축왕’ 일당은 지난해 1~7월경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 소유한 주택 중 163채가 경매에 넘어갈 것을 예상하고도 권리 관계를 숨기고 전세 계약을 맺어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 약 126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8월 전담팀을 구성한 후 현재까지 일당 59명을 붙잡아 핵심 관계자 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은 49명도 혐의가 입증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는 진행되고 있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상흔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3일 오후 A 씨가 거주하던 인천 미추홀구 집 현관문에는 ‘임의경매 중지, 전세보증금 반환 및 구제방안 촉구’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의 출입금지 표식이 붙어있었다. 이 빌라에 살던 피해자 B 씨는 “A 씨가 저녁마다 신세를 한탄하며 ‘죽고 싶다, 살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무슨 심정이었을지 십분 이해가 간다”며 “딱히 피해를 복구할 대책도 없으니 너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빌라 인근 부동산 4곳은 굳게 문이 닫혀있었다. ‘건축왕’ 일당의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A 씨가 살던 곳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한 부동산 관계자는 “7개월 동안 전세사기 피해자들로부터 항의 전화가 하루에 수십 통씩 온다”며 “매물을 묻는 손님은 거의 없고 피해구제 방법을 알려달라는 전화만 늘어나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전세사기를 당한 미추홀구 3107가구 중 2020가구(65%)에 대해 경매가 진행 중이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 위원장은 “정부는 6500만 원 이하 전세 보증금만 최우선 변제하거나 전세 자금을 낮은 이율로 대출해주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피해자 의견을 경청하고 부처 협의를 통해 부족한 지원책을 보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재원 채널A 기자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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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3·1절 특수 기대하기 어려워”…빛바래가는 ‘휘장골목’

    “10여 년만 해도 하루에 100장까지도 팔았어요. 오늘은 딱 한 장 나갔네요.” 서울 종로구 관수동 일대 이른바 ‘휘장골목’에서 45년째 태극기를 판매해왔다는 지광남 씨(78)는 27일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이젠 거리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없어 앞으로 3·1절 특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한산한 골목길을 가리켰다.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뒤편에 있는 휘장골목은 1950년대부터 태극기 도소매 업체가 모여있는 상가 거리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 관수동 일대에는 상패나 명패, 트로피 등 각종 휘장을 제작해 판매하는 업체들이 몰려 있었다. 이곳 상인들은 “서울에서 열린 1986 아시안게임과 1988 올림픽을 치르면서 한국의 휘장산업이 수준급에 올랐다”며 “2002년 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태극기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3·1절을 이틀 앞둔 휘장골목엔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골목 초입부터 30m 넘게 줄지어 있는 가게 5곳은 폐업한 채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가게 안 태극기들은 색깔이 누렇게 변해있었다.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20여 년 전 휘장골목에는 한때 가게가 100여 개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60여 곳으로 줄었고 상인들도 150명 남짓해 한창때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태극기를 팔던 곳도 휘장골목에 10곳 넘게 있었지만 현재는 2, 3곳만 남았다. 상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변 상권이 무너져 휘장골목에서 활기가 사라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휘장골목에서 30년째 태극기를 판매해온 김모 씨(73)는 “태극기 상권으로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었는데 이젠 태극기를 파는 가게를 한 손에 꼽을 지경”이라며 “5, 6년 전부터 일대에 모텔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상권 자체가 변해버렸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태극기를 팔았던 가게들은 대부분 폐업하거나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 지역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극기를 팔던 가게들은 값싼 중국산 태극기가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가격 경쟁에서도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 씨는 “공공기관에서조차 최저가 입찰로 값싼 중국산 태극기를 납품받기 시작해 국산 공장들이 다 폐업했다”며 “건곤감리도 제대로 박혀 있지 않은 중국산 태극기에 국산 태극기가 밀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상인들은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각종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태극기 수요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30년 동안 태극기를 판매해 온 김모 씨(53·여)는 “태극기 집회가 한창일 때 잠깐 찾는 분들도 있었다”면서도 “오히려 보수 성향의 집회로 인식되면서 태극기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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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거래 사기 의혹 K리거, 중학교 동창-10대 팬 용돈도 ‘먹튀’ [사건 Zoom In/온라인 휴지통]

    “운동부 동창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친구라 믿고 돈을 빌려줬는데, 그 친구가 이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최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에서 허위 매물을 올린 뒤 돈만 챙겼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당한 프로축구 K리그1 축구선수 출신 A 씨의 중학교 동창 B 씨는 2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B 씨는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A 씨로부터 2020년 10월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처음 받고 1만 원을 송금했다. 이후에도 A 씨는 “병원비가 없다”, “교통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0차례 더 돈을 요구했고 B 씨는 10여 차례 돈을 송금했다. 이달 B 씨가 빌린 돈을 갚으라고 하자 현재 군복무 중인 A 씨는 “군 월급이 들어오면 갚겠다”며 차일피일 미뤘다. 그는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20만 원정도”라며 “다른 피해자들이 있다는 걸 알고서 그동안 속았다는 걸 알았다”라고 했다. 17일 A 씨로부터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다는 제보가 여러 언론에 보도된 뒤 A 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했다는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3일 중고거래 앱에 최신형 스마트폰 판매 글을 올렸다. A 씨는 이를 사겠다고 연락한 C 씨에게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축구선수다”라며 먼저 입금하면 나중에 만나서 물건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C 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자신의 인터넷 인증서를 보여주고, 영상 통화로 얼굴을 보여줬다. 이후 C 씨가 A 씨의 말을 믿고 65만 원을 송금했는데, A 씨는 약속한 거래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C 씨가 따지자 A 씨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참다못한 C 씨는 A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A 씨가 현재 군복무 중인 점을 확인 중이고 군과 협조해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A 씨가 중학교 동창 B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A 씨는 B 씨 외에도 여러 명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 그 금액이 약 1500만 원에 달했다. A 씨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 가운데 미성년 축구 팬도 있었다. A 씨 소속 프로축구팀 팬이었던 오모 군(16)은 지난해 7월 A 씨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두 차례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에 오 군은 4만 원을 빌려줬는데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했다. 오 군은 “이름이 알려진 선수라 믿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금전 요구를 받은 10대 팬은 또 있었다. 윤모 군(14)은 10일 A 씨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윤 군이 “학생이라 돈이 없다”고 거절하자, A 씨는 “돈을 빌려달라고 했던 얘기를 다른 데 퍼뜨리지 말아달라”며 당부했다고 한다. A 씨의 프로축구 전 동료는 기자와 주고 받은 문자를 통해 “(A 씨가) 인터넷 불법 도박을 대학 시절부터 즐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 씨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는 기자 질문에 “현재 수사 진행 중인 사항이라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문자를 남겼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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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시간 걸리던 데이터 업무 1분만에”… 챗GPT 활용하는 직장인들

    “사람 10명이 할 일을 ‘챗GPT’ 혼자 하는 수준입니다.” 25년 차 개발자인 김용선 씨(49)는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활용해 업무 기간을 단축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코딩을 위한 프로그래밍 연산 공식을 구하려고 한 달 넘게 구글링(구글 검색)만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챗GPT에 요구하니 1분도 안 돼 답을 내놓는다”며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나도 멘토처럼 모시며 일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직장인 사이에서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프로그램 코딩뿐만 아니라 영문서 작성 등 여러 방면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사실이 입소문 나면서 유튜브 등에선 활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5시간 걸릴 일이 1분 만에 끝나”챗GPT를 활용해본 이들은 “단순노동이 필요한 일을 대신 해줘 업무효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글로벌 제약회사 한국 지사에 다니는 정연주 씨(30·여)는 “6년에 걸쳐 임상 환자 3000여 명으로부터 얻어낸 데이터를 엑셀에 일일이 입력하려면 최소 5시간은 넘게 걸린다”며 “그런데 챗GPT가 연산식과 코드를 알려준 덕에 1분 만에 끝났다”고 했다. 또 “단순 업무를 위해 임시로 채용했던 비정규직을 더 이상 뽑을 이유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핀테크 업계에서 11년째 근무 중인 이모 씨(35·여)는 이달 초 동료가 퇴사하는 바람에 떠안게 된 추가 업무를 챗GPT로 해결했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어떤 프로그래밍 코드를 사용해야 할지 챗GPT가 알려줘 그대로 따라 했다. 2, 3시간에 걸쳐야 만들 수 있는 주간보고서를 이제는 손 안 대고 자동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영문서 작성 업무를 버거워했던 직장인들의 활용담도 퍼지고 있다. 3주 전부터 해외영업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이성혁 씨(28)는 “영어에 자신이 없는데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발령이 나 막막하고 고민이 많았다”며 “다행히 한글로 쓴 사업 계획서나 이메일을 챗GPT가 영어로 자연스럽게 옮겨줘 해외 파트너들과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획기적 변곡점”공공기관에서도 챗GPT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은 이달 초부터 국제 공조가 필요한 업무에 챗GPT의 도움을 받고 있다.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했거나 범죄에 연관된 인터넷 서버 등이 해외에 있어 국제 공조가 필요한 경우 영문 공문을 작성할 때 챗GPT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향상하기 위해 챗GPT를 실무에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실무자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유튜브 등에선 챗GPT를 어떻게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동영상 강의도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직장인 송모 씨(30)는 “챗GPT를 이용하지 않으면 뒤처질까 봐 업무 활용법을 배우기 위해 동영상 강의를 찾아보며 익히는 중”이라며 “배우다 보면 이러다 챗GPT에 내 자리를 뺏기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I를 업무에 널리 활용하게 되면서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경제학과 교수는 “챗GPT처럼 진화된 AI 기술은 고도의 숙련된 작업이 필요한 영역까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며 “AI가 대체할 수 없는 업무의 가치가 높아지는 동시에 기존 업무가 한층 더 세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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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방비 2배, 손님 반토막”… 폐업 내몰리는 ‘방학특수 3대 업종’

    “겨울방학 성수기는 옛말입니다. 1월분 공과금 청구서가 두렵습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에서 홀로 계산대를 지키던 사장 황규태 씨(44)는 “최근 전기요금과 난방비가 합쳐서 2배 가까이로 올랐는데 손님 발걸음은 돌아오지 않는다. 2021년만 해도 한 달 평균 공과금이 100만 원이었는데 올 1월(지난해 12월분)에는 180만 원으로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황 씨는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적용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곧 매출이 회복될 거란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매출은 오르지 않은 반면 공공요금은 가파르게 오르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매출은 줄고, 공과금은 늘고”PC방, 독서실, 노래방 등 이른바 ‘겨울방학 특수 3대 업종’ 종사자들이 경기 둔화와 공공요금 인상의 여파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최근 2월(1월분)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받아들면서 한숨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이들 업종 종사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후 손님의 발길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국 PC방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019년 12월 대비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독서실은 13%, 노래방은 10% 줄었다. ‘위드 코로나’ 시기가 됐는데도 매출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9시경 동아일보 기자가 황 씨의 PC방을 찾았을 때 총 70석에 10여 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학생 손님은 2, 3명에 불과했다. 황 씨는 “코로나19 전에는 1년 매출의 70%가 방학철 학생들로부터 나왔다”며 “많을 때는 학생들만 하루 100명씩 왔는데 지금은 학생도 찾아보기 힘들고 하루 손님이 20명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모 씨(40)는 “월 전기요금이 1년 만에 100만 원 올라 월 400만 원을 내야 하다 보니 순이익이 반 토막이 났다. 요금을 올릴까 고민했지만 손님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까 봐 무서워 못 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2월 난방비 폭탄’에 깊어지는 시름노래방도 사정은 비슷했다. 10일 오후 9시경 서울 관악구의 한 코인노래방에는 방 30개 중 8개만 차 있었다. 사장 박모 씨(42)는 “주머니가 가벼운 10, 20대 학생이 주 고객인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손님이 하루 평균 50팀에서 30팀으로 40%가량 줄었다. 1월분 공과금은 더 오를 텐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독서실에도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일대 독서실 14곳 중 4곳에는 ‘임대, 폐업’이라고 쓴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영업 중인 독서실 한 곳은 220석 중 10여 명만 자리를 채운 상태였다. 이 독서실 사장 김모 씨(61)는 “방학을 맞아 등록비 20% 할인 행사까지 했지만 신규 등록자가 1명도 없었다”며 “지난해 70만 원이었던 난방비가 지난달 130만 원까지 올랐는데 학생은 절반으로 줄었다. 매출이 월 60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공공요금 인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지난해 말 기준 9조 원을 넘어 올해 가스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황을 고려해 올 1분기(1∼3월) 가스요금을 동결했지만 2분기(4∼6월) 이후에는 가스요금을 올리겠다는 것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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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방비 2배, 손님 반토막”…폐업 내몰리는 ‘방학특수 3대 업종’

    “겨울방학 성수기는 옛말입니다. 2월 공과금 청구서가 두렵습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에서 홀로 계산대를 지키던 사장 황규태 씨(44)는 “최근 전기요금과 난방비가 합쳐서 2배 가까이로 올랐는데 손님 발걸음은 돌아오지 않는다. 2021년만 해도 한 달 평균 공과금이 100만 원이었는데 지난해 12월에는 180만 원으로 늘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황 씨는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적용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곧 매출이 회복될 거란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매출은 오르지 않은 반면 공공요금은 가파르게 오르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매출은 줄고, 공과금은 늘고” PC방, 독서실, 노래방 등 이른바 ‘겨울방학 특수 3대 업종’ 종사자들이 경기 둔화와 공공요금 인상의 여파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들 업종 종사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후 손님의 발길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국 PC방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019년 12월 대비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독서실은 13%, 노래방은 10% 줄었다. ‘위드 코로나’ 시기가 됐는데도 매출이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사례2021년 월평균2022년 12월매출 변화서울 영등포구 PC방 전기료 100만 원전기료 150만 원―70%서울 동작구 독서실난방비 70만 원난방비 130만 원―80%이날 오후 9시경 동아일보 기자가 황 씨의 PC방을 찾았을 때 총 70석에 10여 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학생 손님은 2, 3명에 불과했다. 황 씨는 “코로나19 전에는 1년 매출의 70%가 방학철 학생들로부터 나왔다”며 “많을 때는 학생들만 하루 100명씩 왔는데 지금은 학생도 찾아보기 힘들고 하루 손님이 20명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모 씨(40)는 “손님 수는 회복되지 않았는데 월 전기요금이 1년 만에 100만 원 올라 월 400만 원을 내야 하다 보니 순이익이 반 토막이 났다. 요금을 올릴까 고민했지만 손님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까 봐 무서워 못 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 ‘2월 난방비 폭탄’에 깊어지는 시름 노래방도 사정은 비슷했다. 10일 오후 9시경 서울 관악구의 한 코인노래방에는 방 30개 중 8개만 차 있었다. 사장 박모 씨(42)는 “주머니가 가벼운 10, 20대 학생이 주 고객인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손님이 하루 평균 50팀에서 30팀으로 40%가량 줄었다. 2월분 공과금은 더 오를 텐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독서실에도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일대 독서실 14곳 중 4곳에는 ‘임대, 폐업’이라고 쓴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영업 중인 독서실 한 곳은 220석 중 10여 명만 자리를 채운 상태였다. 이 독서실 사장 김모 씨(61)는 “방학을 맞아 등록비 20% 할인 행사까지 했지만 신규 등록자가 1명도 없었다”며 “지난해 70만 원이었던 난방비가 지난달 130만 원까지 올랐는데 학생은 절반으로 줄었다. 매출이 월 60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떨어졌다“고 했다.전년 동기 대비전기29.5도시가스36.2지역난방34.0공공요금 인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지난해 말 기준 9조 원을 넘어 올해 가스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황을 고려해 올 1분기(1~3월) 가스요금을 동결했지만 2분기(4~6월) 이후에는 가스요금을 올리겠다는 것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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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자랑 안 시킬게 ‘새터’ 꼭 와줘요”

    “신입생들에게 부담을 줄까 봐 ‘새터’에서 한 번도 빠진 적 없었던 새내기 장기자랑 순서를 없애는 대신 선배들이 공연을 하기로 했어요.” 한양대 사회학과 학생회장 김지영 씨(20·여)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내기가 한 명이라도 더 와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학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4년 만에 재개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새내기배움터’(새터) 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재학생들의 기대와 달리 신입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생회들은 ‘신입생 모시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금주 인증 팔찌’부터 경품까지서강대의 한 단과대 학생회는 신입생 250명 안팎이 새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참여하겠다고 나선 신입생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0여 명뿐이었다. 학생회 측은 결국 지난달 31일 마감이었던 새터 신청 기간을 열흘 연장했다. 연세대와 한국외국어대, 경희대 등도 저조한 신입생 참여율에 새터 신청 기간을 늘렸다. 서울과학기술대의 한 단과대에선 신입생 40명 중 10명만 새터 참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생 사이에선 “새터에 가면 술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참여를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감안해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인증 표시를 제공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경희대 경영대는 음주를 안 하는 신입생들에게 ‘금주 인증용’으로 야광 팔찌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영대 학생회장 송원섭 씨(24)는 “대학 커뮤니티와 학생회에 ‘음주가 두려워 참여하지 않겠다’는 신입생 의견이 많이 접수됐다”며 “새로운 새터 문화를 만들기 위해 4가지 색상의 팔찌를 준비해 원하는 만큼만 음주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인문대 새터기획단은 새터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약 40명에게 커피와 치킨 등 기프티콘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기획단장 김철진 씨(21)는 “참여하겠다는 학생이 적다 보니 고육지책으로 기프티콘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의 한 단과대도 상품권과 전자기기 등을 새터 참여 경품으로 내걸었다.●“모르는 사람과 숙박 불편해”코로나19 확산 이후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도 수학여행을 가지 않았던 대학 신입생 상당수는 단체 활동이 낯설다는 분위기다. 새터에 불참하는 서울과기대 시각디자인과 신입생 이영서 씨(19·여)는 “모르는 사람들과 숙박하고 많은 사람과 함께 행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광주과기원 신입생 배모 씨(19)는 “개인 생활에 익숙한데 새터에 가면 집단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재학생은 새터 같은 대학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경희대 2학년 박현우 씨(21)는 “몇 년 후에는 새터라는 명칭도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대학 문화가 과도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교 시절 비대면으로 생활하며 공동체 의식이나 사회성이 약화됐던 신입생의 경우 대학 진학과 대면 생활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겹치면서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대학가 문화가 올해 큰 전환기를 맞았다”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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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안마셔요, 장기자랑도 없어요” 신입생 새터 모시기 안간힘

    “신입생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새터’에서 한 번도 빠진 적 없었던 새내기 장기자랑 순서를 없애는 대신 선배들이 공연을 하기로 했어요.” 한양대 사회학과 학생회장 김지영 씨(20·여)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내기가 한 명이라도 더 와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학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4년 만에 재개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새내기배움터(새터)’ 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재학생들의 기대와 달리 신입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생회들은 ‘신입생 모시기’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금주 인증 팔찌’부터 경품까지 서강대의 한 단과대 학생회는 신입생 250명 안팎이 새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참여하겠다고 나선 신입생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0여 명뿐이었다. 학생회 측은 결국 지난달 31일 마감이었던 새터 신청기간을 열흘 더 연장했다. 연세대와 한국외대, 경희대 등도 저조한 신입생 참여율에 신청 기간을 늘렸다. 서울과학기술대의 한 단과대에선 신입생 40명 중 10명만 새터 참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생 사이에선 “새터에 가면 술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참여를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감안해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인증 표시를 제공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경희대 경영대는 음주를 안 하는 신입생들에게 ‘금주 인증용’으로 야광 팔찌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영대 학생회장 송원섭 씨(24)는 “대학 커뮤니티와 학생회에 ‘음주가 두려워 참여하지 않겠다’는 신입생 의견이 많이 접수됐다”며 “새로운 새터 문화를 만들기 위해 4가지 색상의 팔찌를 준비해 원하는 만큼만 음주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인문대 새터기획단은 새터 참여를 신청한 새내기들 중 추첨을 통해 약 40명에게 커피와 치킨 등 기프티콘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기획단장 김철진 씨(21)는 “참여하겠다는 신입생이 적다보니 고육지책으로 기프티콘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의 한 단과대도 상품권과 전자기기 등을 새터 참여 경품으로 내걸었다. ● “모르는 사람과 숙박 불편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도 수학여행을 가지 않았던 대학 신입생 상당수는 단체 활동이 낯설다는 분위기다. 새터에 불참하는 서울과기대 시각디자인과 신입생 이영서 씨(19·여)는 “모르는 사람들과 숙박하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행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광주과기원 신입생 배모 씨(19)는 “개인 생활에 익숙한데 새터에 가면 단체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재학생들은 새터 같은 대학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경희대 2학년 박현우 씨(21)는 “몇 년 후에는 새터라는 명칭도 남아있지 않을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대학 문화가 과도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교 시절 비대면으로 생활하며 공동체 의식이나 사회성이 약화됐던 신입생의 경우 대학 진학과 대면 생활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겹치면서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대학가 문화가 올해 큰 전환기를 맞았다”고 했다. 이승우기자 suwoong2@donga.com최원영기자 o0@donga.com손준영기자 hand@donga.com}

    •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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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출동 경찰이 방치한 취객, 車에 치여 숨져

    경찰이 취객을 방치해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1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8시 45분경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만취한 채 골목에 누워 있던 50대 남성 A 씨를 승합차가 밟고 지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A 씨는 병원 이송 중 숨졌다. 사고에 앞서 “누군가 인도에 누워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은 오후 8시 10분경 현장에 도착해 인도에 누워 있던 A 씨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6분가량 현장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A 씨가 귀가를 거부하자 이들은 길 건너편 순찰차로 돌아갔다. 약 30분 후 A 씨는 인도에서 골목으로 자리를 옮겨 누워 있다가 사고를 당했다. 경찰들은 자체 조사에서 “차 안에서 A 씨를 지켜봤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골목으로 이동해 사고가 난 것은 못 봤다고 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감찰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30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사실이 최근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은 이날 60대 남성 B 씨가 만취해 길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들은 이날 오전 1시 반경 B 씨를 강북구 수유동의 한 다세대 주택 대문 앞에 앉혀둔 채 돌아갔는데, B 씨는 약 6시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당시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져 한파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경찰의 대응 미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윤 청장은 이날 동대문경찰서와 강북경찰서를 방문한 뒤 “취객 조치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고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원통해하시는 가족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일부 경찰서는 내부적으로 취객 귀가와 관련한 지침을 하달했다.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집에 가족이 있다면 가족에게 인계해주고, 없다면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경찰들은 “경찰이 남의 집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서 눕혀주라는 말인가”라며 반발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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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출동 경찰이 방치한 취객, 車에 치여 숨져

    경찰이 취객을 방치해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1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8시 45분경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만취한 채 골목에 누워있던 50대 남성 A 씨를 승합차가 밟고 지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A 씨는 병원 이송 중 숨졌다. 사고에 앞서 “누군가 인도에 누워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은 오후 8시 10분경 현장에 도착해 인도에 누워있던 A 씨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6분가량 현장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A 씨가 귀가를 거부하자 이들은 길 건너편 순찰차로 돌아갔다. 약 30분 후 A 씨는 인도에서 골목으로 자리를 옮겨 누워 있다가 사고를 당했다. 경찰들은 자체 조사에서 “차 안에서 A 씨를 지켜봤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골목으로 이동해 사고가 난 것은 못 봤다고 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감찰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30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사실이 최근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은 이날 60대 남성 B 씨가 만취해 길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들은 이날 오전 1시 반경 B 씨를 강북구 수유동의 한 다세대 주택 대문 앞에 앉혀둔 채 돌아갔는데, B 씨는 약 6시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당시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져 한파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경찰의 대응 미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윤 청장은 이날 동대문경찰서와 강북경찰서를 방문한 뒤 “취객 조치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고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원통해하시는 가족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일부 경찰서는 내부적으로 취객 귀가와 관련한 지침을 하달했다.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집에 가족이 있다면 가족에게 인계해주고, 없다면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경찰들은 “경찰이 남의 집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서 눕혀주라는 말인가”라며 반발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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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8년前 엄마 손 놓친 자매, DNA 검사로 가족 찾았다

    “이제라도 동생들을 만나니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네요.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춤을 추시면서 기뻐하셨을 텐데….” 헤어졌던 여동생들과 58년 만에 만난 장희재 씨(69·여)는 31일 오후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셋째 희란 씨(65), 막내 경인 씨(63)를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둘째 택훈 씨(67)도 여동생들 손을 꼭 잡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날 동작서에선 1965년 3월 서울 노원구 태릉 인근에서 생이별했던 4남매의 상봉식이 열렸다. 희란 씨는 “가족들과 함께 전차를 타고 가다 어머니 손을 놓친 후 막내와 함께 노량진역 대합실에서 발견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아동보호소에 맡겨진 두 자매는 보호소에서 지어준 ‘혜정’, ‘정인’이란 이름으로 살아온 탓에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희재 씨는 동생들을 찾기 위해 KBS 방송국의 ‘이산가족을 찾습니다’(1983년)와 ‘아침마당’(2005년)에 출연했다. 하지만 연락이 없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021년 11월 동작서에 실종 신고를 냈다. 동작서 실종팀은 서울시내 보육원과 서울역, 영등포역 인근 노숙인 쉼터 등을 수색하고 건강보험 자료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 가족을 찾아준 것은 유전자(DNA) 정보였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희재 씨의 DNA를 채취해 실종자 정보를 관리하는 아동권리보장원에 보냈다. 그런데 마침 막내 경인 씨도 2021년 7월경 거주지 근처인 인천 연수경찰서를 찾아 “가족을 찾아 달라”며 DNA를 제출한 상태였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6일 두 사람의 혈연관계가 최종 확인됐다. 희재 씨는 “더 나이가 들었다면 동생들을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가족을 찾아준 경찰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셋째 희란 씨는 “죽기 전 엄마 손 한번 잡아보는 게 소원이었다. 소원은 이루지 못했지만 언니 오빠를 찾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막내 경인 씨도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세월이 짧겠지만 그래도 언니 오빠들과 잘 살아보겠다”고 했다. 홍재영 동작서 실종수사팀장은 “두 자매가 가족과 떨어진 후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로 주민등록을 하고 생활해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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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병영 드라마 ‘D.P.’ 배우도 뇌전증 진단받아 병역면탈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명 드라마에 출연한 조연급 연기자의 병역면탈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병무청 병역비리 합동수사팀은 배우 송덕호 씨(30)가 병역브로커 구모 씨(수감 중)에게 병역면탈을 의뢰하고 대가를 지불한 정황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송 씨는 군대 문제를 다룬 드라마 ‘D.P.’(디피)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송 씨는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며 병역을 연기할 방법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씨는 지난해 7, 8월경 구 씨에게 병역 연기 방법을 문의했는데 구 씨는 “면제를 받게 해주겠다”며 송 씨에게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검찰은 송 씨가 구 씨의 지시대로 뇌전증 증상을 연기하고 진단을 받아 병역을 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구 씨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송 씨의 병무용 진단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송 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야 하는 4급 판정을 받았다. 송 씨 측은 이날 혐의를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며 실망을 끼쳐 드린 많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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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8년 전 손 놓쳐서 생이별”…극적 상봉한 4남매, 어떻게 찾았나

    “이제라도 동생들을 만나니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네요.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춤을 추시면서 기뻐하셨을 텐데….” 헤어졌던 여동생들과 58년 만에 만난 장희재 씨(69·여)는 31일 오후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셋째 희란 씨(65·여), 막내 경인 씨(63·여)를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둘째 택훈 씨(67)도 여동생들 손을 꼭 잡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날 동작서에선 1965년 3월 서울 노원구 태릉 인근에서 생이별했던 4남매의 상봉식이 열렸다. 희란 씨는 “가족들과 함께 전차를 타고 가다 어머니 손을 놓친 후 막내와 함께 노량진역 대합실에서 발견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아동 보호소에 맡겨진 두 자매는 보호소에서 지어준 ‘혜정’, ‘정인’이란 이름으로 바꾸고 살아온 탓에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희재 씨는 동생들을 찾기 위해 KBS 방송국의 ‘이산가족을 찾습니다(1983년)’와 ‘아침마당(2005년)’에 출연했다. 하지만 연락이 없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2021년 11월 동작서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동작서 실종팀은 서울시내 보육원과 서울역, 영등포역 인근 노숙인 쉼터 등을 수색하고 건강보험자료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 가족을 찾아준 것은 유전자(DNA) 정보였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희재 씨의 DNA를 채취해 실종자 정보를 관리하는 아동권리보장원에 보냈다. 그런데 마침 막내 경인 씨도 2021년 7월경 거주지 근처인 인천 연수경찰서를 찾아 “가족을 찾아달라”며 DNA를 제출한 상태였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6일 두 사람의 혈연관계가 최종 확인됐다. 희재 씨는 “더 나이가 들었다면 동생들을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가족을 찾아준 경찰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셋째 희란 씨는 “죽기 전 엄마 손을 한 번 잡아보는 게 소원이었다. 소원은 이루지 못했지만 언니 오빠를 찾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막내 경인 씨도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세월이 짧겠지만 그래도 언니 오빠들과 잘 살아 보겠다”고 했다. 홍재영 동작서 실종수사팀장은 “두 자매가 가족과 떨어진 후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로 주민등록을 한 후 생활하느라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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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드라마 ‘D.P.’ 조연 배우도 ‘가짜 뇌전증’ 병역면제 정황 포착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유명 드라마에 출연한 조연급 연기자의 병역면탈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병무청 병역비리 합동수사팀은 배우 송모 씨(30)가 병역브로커 구모 씨(수감 중)에게 병역면탈을 의뢰하고 대가를 지불한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 송 씨는 병영 문제를 다룬 드라마 D.P.(디피)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 등 흥행한 드라마,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2015년경부터 배우 활동을 해온 송 씨는 점차 이름을 알리게 된 후부터 병역을 연기할 방법을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해 7, 8월경 검색을 통해 구 씨가 운영하는 ‘국군국방행정사사무소’ 블로그 등을 알게 됐다고 한다. 송 씨는 당초 구 씨에게 병역 연기 방법을 문의했지만, 구 씨는 “연기는 쉽지 않다. 대신 면제를 받게 해주겠다”며 송 씨를 설득하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 씨가 구 씨의 지시대로 뇌전증 증상을 연기하고 진단을 받아 병역을 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씨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송 씨의 병무용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야 하는 ‘4급’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송 씨는 병무청의 기초 조사만 받은 상태며 검찰도 조만간 송 씨를 불러 조사할 전망이다. 송 씨의 소속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송 씨가 개인적으로 브로커를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이 출석을 요청하면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1일 구 씨와 구 씨를 통해 병역을 면탈한 의뢰인 7명을 재판에 넘기고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또 다른 병역브로커 김모 씨(수감 중)와 그를 통해 병역을 면탈한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 등 15명, 면탈을 도운 가족 등 조력자 6명을 재판에 넘겼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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