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운

이지운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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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복지팀 기자입니다. 2017년 입사해 문화부와 채널A 사회부 등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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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8~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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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병원 남은 전공의 “나는 우매한 의사입니다”

    “숭고한 소명의식 같은 게 아닙니다. 저까지 빠지면 응급실 운영이 더 어려워지니 병원에 남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뿐입니다.” 최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김승현(가명) 씨는 다음 달부터 한 종합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임의(펠로)로 일할 예정이다. 20일부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대거 병원을 이탈했을 때도 김 씨는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다음 달부터 함께 전임의로 일할 예정이었던 동료 중 3분의 2 이상이 ‘임용 포기 서약서’를 쓰고 병원을 떠났지만 김 씨는 계속 병원에 남기로 했다. 그는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전임의를 시작하면 원래 목표였던 연구와 기술 습득보다 전공의 업무만 대신하다 끝날 가능성이 크다. 동료들은 물론 교수님까지 말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래도 병원을 지키기로 한 건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응급실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실려 온다. 난동 부리는 취객은 정말 싫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우리는 이런 감정을 바이탈(필수의료) 병’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을 “우매한 의사”라고도 했다. 응급의학과 같은 필수의료 과목이 아닌 미용 등 비필수 분야를 선택하는 게 의사 개인에게 훨씬 현명한 선택이란 뜻이다. 김 씨는 “미용 의료를 선택하면 힘들게 4, 5년간 전공의 수련을 받지 않아도 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챙길 수 있다. 돈도 더 벌고, 법적 책임을 질 일도 적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바이탈 병’ 때문에 결국 응급실을 떠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군중심리 휘둘린 의사들 아쉬워… 정부도 의대 증원 유연해져야” [의료 공백 혼란]응급실 남은 전공의“전공의들 정책 읽어봤는지 궁금… 남은 의사는 과로에 사고날까 걱정”“의대 2000명 증원 경직된 의사결정… 정책 효과 평가하며 유동적 조정을” 김 씨는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해선 “찬성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병원이) 한 달을 못 버틸 것’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런 상황을 아는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는 건 병원에 남은 의사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떠안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상태라면 의료 체계가 무너질 게 뻔하다. 사직한 전공의들도 그런 파국을 원하는 건 아니지 않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2000명 증원 지나쳐… 정부는 유연성 보여 달라” 김 씨는 정부에 대해 아쉬운 점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그는 “먼저 의사 부족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며 “설사 의사가 1만 명 부족하다고 해도 정부가 발표한 정책 패키지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필수의료 의사 부족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리고 “정부가 2000명씩 5년간 증원 방식으로 추진하는 건 경직된 의사결정 같다”며 “정책 효과를 평가하며 의대 정원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0명을 한 번에 늘릴 경우 이들을 수용할 만한 교육 여건이 되는지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 씨는 “현재도 의학 교육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대학병원에서 실습하는 의대생들을 전공의들이 가르치고 있다. 교육을 받아야 할 대상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를 처벌하거나 근무를 강제할 근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그는 “원칙적으로 피교육자인 전공의가 병원에서 핵심 인력 역할을 해선 안 된다”며 “공익을 위해 직업의 자유를 제한할 순 있다고 해도 전문의부터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군중심리로 병원 이탈했나 돌아봐야” 김 씨는 확고한 주관 없이 ‘군중심리’에 휘둘린 병원을 이탈한 일부 전공의에 대해서도 아쉽다고 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자유”라면서도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한 번이라도 읽어 보고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직접 판단하는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 남은 의사들이 과로에 시달리다 의료 사고가 발생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이 지금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김 씨는 “(전공의 이탈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응급실에 환자들이 밀려들다 문제라도 발생하면 고스란히 ‘내 책임’이 될 것 같아 솔직히 두렵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일인 27일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중상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의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사망 사고가 발생해도 처벌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의료 사고는 결국 병원들이 돈 안 되는 필수의료진을 적게 뽑아 발생한다. 필수과목 수가(진료비)를 대폭 인상하되 병원들이 필수의료진을 더 많이 뽑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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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의협 전현직 간부 등 5명 첫 고발

    정부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집단 병원 이탈 사태와 관련해 전현직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등 5명을 고발했다. 정부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사를 고발한 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의료법 위반 및 업무방해 교사·방조 혐의로 의협 관계자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의협 비대위의 김택우 위원장,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과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및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다. 복지부는 또 온라인에서 단체행동을 선동하는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도 함께 고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의료개혁은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재확인했다. 또 “국민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건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지금 증원해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미루라는 것이냐”고도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의사들이 요구해 온 의료사고 처벌 면제 계획을 발표하며 ‘당근책’도 제시했다. 보험에 가입한 경우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사고로 중상해가 발생하면 면책하고,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처벌을 경감해 주겠다는 것이다. 尹 “의료개혁 협상대상 아니다… 2000명 증원 최소 조치”“근무 명령, 헌법 기본권 침해” 지적에 정부 “법적검토 마쳐 행정처분 할것”의협 “공산 독재 정권이나 할 주장”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 등 3차례에 걸쳐 30분가량을 할애해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국민은 국민 보건에 관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한 헌법 36조 3항을 언급하며 “의대 증원 2000명은 국가의 헌법적 책무 이행을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 “의료개혁은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벌이고 의료 현장에 혼란을 발생시키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정부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복귀 시한을 29일로 정한 가운데 원칙적 대응 방침을 되풀이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두 배로 늘려 매년 1000명을 뽑으니 법률 전문가들이 사회 모든 분야에 자리를 잡아서 법치주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됐다”며 “(필수의료체계가) 완전히 무너진 건 결국 의사 수를 묶고 의사를 줄였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날 경기 수원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국민의 생명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게 국가의 책무”라며 “검찰은 (의료법상) 절차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정해진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인턴 수련 기간이 이달 말 끝나고 레지던트 과정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전공의와 1년 단위로 레지던트 계약을 맺어 조만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전공의에게 진료유지명령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달 말∼다음 달 초 계약이 끝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며 의료공백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법적 검토를 마쳤고 충분히 명령이 가능하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명령을 위반한 경우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게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 대표적 국가가 바로 북한이다. 공산 독재 정권에서나 할 법한 주장을 대한민국 정부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26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전국 수련병원 99곳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9909명(80.9%)이며 이 중 8939명(72.7%)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차관은 “일부 병원별로는 (업무개시명령을 받고) 복귀하는 전공의가 꽤 있다”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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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아 지키려 수술 미룬 40대, 5명에 새 생명 주고 떠나

    배 속 아이를 지키기 위해 뇌혈관질환 수술을 미뤘던 40대 여성이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뇌사 상태였던 이하진 씨(42·사진)가 좌우 콩팥과 간장, 폐장, 심장을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고 26일 밝혔다. 이 씨는 2020년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았다. 모야모야병은 내경동맥의 끝부분이 막히면서 연기 모양의 이상 혈관이 생기는 뇌혈관 질환으로 악화되면 뇌출혈과 뇌졸중 등으로 이어지며 사망할 수 있다. 의료진은 상태가 악화되자 수술을 권했지만 당시 둘째를 임신 중이었던 이 씨는 수술을 미뤘다. 이 씨는 둘째 딸의 첫돌이 지난 후인 지난해 12월에야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회복 과정에서 인플루엔자(독감)를 심하게 앓았고 지난달 17일 뇌출혈이 발생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남편 김동인 씨는 이 씨가 생전 장기기증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는 점을 떠올렸고 자녀들이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숭고한 결정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새 삶을 받은 5명의 수혜자도 따뜻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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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에는 ‘인턴 대란’… 빅5 합격자도 “포기”

    20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병원 이탈로 발생한 의료 공백이 확산되는 가운데 의대 졸업생들이 대거 대학병원 인턴 임용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지던트 3, 4년 차와 전임의(펠로) 상당수가 추가로 병원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규 인턴 충원까지 무산돼 ‘3월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대학병원에는 인턴 합격 상태에서 단체로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인턴 합격자 123명 대부분이 계약 포기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에선 다음 달 1일부터 인턴으로 일하려던 57명 중 52명이 임용 포기 각서를 병원에 냈다. 광주 조선대에서도 수련을 앞둔 인턴 예정자 36명이 전원 임용을 포기했다. 통상 대학병원은 의사 국가시험을 통과한 ‘새내기 의사’를 뽑아 3월 초부터 1년간 인턴 수련을 진행한다. 전공의 이탈로 ‘손발’이 사라진 상태에서 신규 인턴으로 업무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우려던 대학병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문제는 수련 마무리 단계란 이유로 병원에 남았던 3, 4년 차 레지던트들의 계약 역시 이달 말∼다음 달 초 끝난다는 것이다. 또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전임의 역시 상당수가 같은 시기 계약이 끝난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외과계열 교수는 “인턴 충원이 안 되고 레지던트 3, 4년 차와 전임의가 병원을 떠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수술 건수가 평시의 10%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병원들은 평시 대비 50% 안팎의 수술을 진행 중이다. 의료대란이 목전에 닥쳤지만 정부와 의사단체는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5일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에서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 반면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2000명은 계속 필요한 인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래 필요했던 의사 충원 규모는 3000명 내외”라며 증원 규모를 줄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정부는 법무부가 보건복지부에 검사를 파견하고, 검경이 신속한 사법 처리를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강제수사에 대비했다. 의대 증원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대 증원 적정 규모는 400∼500명”이라며 “의사는 파업을, 정부는 진압쇼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있을 수 없는 정쟁 유도 행위”라며 “당 내부 위기 탈출용”이라고 정면 비판했다.대형병원 인턴 임용 집단 포기… “최악땐 수술 10%로 줄여야” ‘인턴 대란’에 의료공백 확산 우려서울대 인턴 등 합격자 “출근 안해”… 손발 역할 인턴 3월 충원 불발레지던트 추가 이탈에 병원들 막막 의대교수협 “중재 역할 하겠다” 25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이 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할 예정이던 인턴 57명 중 상당수가 임용포기서를 제출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인턴이 들어오면 그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마저 어렵게 됐다”며 “전공의 이탈로 절대적으로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 막막하다”고 말했다.● ‘손발’ 역할하는 인턴 충원 불발 인턴은 의대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뒤 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수련 과정에 들어가는 첫 단계다.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과목과 선택 과목을 1, 2개월 단위로 순환 근무하며 경험을 쌓는다. 이후 전공과목을 택해 레지던트, 전임의(펠로), 교수 단계를 밟는다. 응급실 근무를 포함해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진료 및 수술의 최전방에 배치돼 레지던트와 함께 ‘손발’ 역할을 한다. 예비 인턴들은 선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단체로 임용포기의사를 밝히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다음 달 4일자로 신규 인턴 101명이 임용될 예정이었지만 이 중 80여 명이 포기 서류를 제출했다. 충북대병원도 다음 달 입사 예정이던 인턴 35명이 임용포기 서류를 제출했다. 빅5 병원(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에서도 수치는 공개하지 않지만 인턴 대부분이 ‘출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22일 신규 인턴 166명 대상 오리엔테이션(OT)을 진행했는데 참여율이 극히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다음 달 초 병원을 지키던 3, 4년 차 레지던트와 전임의까지 상당수 병원을 떠나면 대형 병원에서 ‘의료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도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이 ‘뇌출혈 수술도 부분적으로만 수용 가능하다’고 공지하는 등 대형 병원의 필수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내과 3년 차 레지던트는 “동기 중에서 ‘안 남겠다’는 의견이 많아 3월이 되면 병원이 텅 빌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에선 과거 대비 절반으로 줄인 빅5 병원의 수술 건수가 10∼20%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의료대란’ 막아야…중재 나선 교수들 ‘3월 의료대란’을 목전에 둔 의대 교수들은 파국을 막기 위해 중재에 나서고 있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호소문을 내고 “며칠 내 해결의 실마리가 안 풀리면 대형 병원은 급속히 마비 상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과도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며 교수들과 만나 정기적으로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협의 주체와 협의 사항, 향후 계획 정도만 합의해도 사태 해결(전공의 복귀)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26일 오전 전공의들을 만나 정부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복귀를 요청할 계획이다. 거점국립대교수회연합회도 25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2000명 증원 원칙을 완화하고 현실을 고려한 증원 정책을 세우길 바란다”며 “교육 및 산업계까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연합회 차기 회장인 최인호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공의들에게도 입장과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니 이제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성명에 담았다”고 했다. 교수들이 나선 배경에는 개원의 중심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전공의들이 복귀할 여지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깔려 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도 “정부뿐 아니라 의사단체 등과도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성명을 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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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복지부에 검사 파견… 병원 이탈 신속 사법처리”

    정부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사태와 관련해 이날 ‘신속한 사법처리’를 강조했고 보건복지부에 검사 1명을 파견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반면 의사단체는 이날 거리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맞섰다. 이날 정부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의사 집단행동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일선 검찰청이 경찰과 검경 협의회를 열며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신속한 사법처리에 대비하기로 했다. 압수수색과 체포 등 강제수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미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세력에 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법무부에서 복지부에 검사를 파견해 행정명령 등에 대한 법률 자문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날 회의에서 “허위 여론 선동, 명예훼손 등 악의적인 가짜뉴스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 회의를 열었다. 시군구 의사회장 등 4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자리에서 의협 비대위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강행할 경우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 종료 후 참석자들은 ‘의대 정원 졸속 확대 의료체계 붕괴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2.7km가량을 행진했다. 이날 의협은 다음 달 3일 2만 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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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졸업생들 “인턴 안 한다” 임용 포기…의료 공백 ‘악화일로’

    25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이 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할 예정이던 인턴 57명 중 상당수가 임용포기서를 제출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인턴이 들어오면 그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마저 어렵게 됐다”며 “전공의 이탈로 절대적으로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 막막하다”고 말했다.● ‘손발’ 역할하는 인턴 충원 불발인턴은 의대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뒤 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수련 과정에 들어가는 첫 단계다.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과목과 선택 과목을 1, 2개월 단위로 순환 근무하며 경험을 쌓는다. 이후 전공과목을 택해 레지던트, 전임의(펠로), 교수 단계를 밟는다. 응급실 근무를 포함해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진료 및 수술의 최전방에 배치돼 레지던트와 함께 ‘손발’ 역할을 한다.예비 인턴들은 선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단체로 임용포기서를 내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다음 달 4일자로 신규 인턴 101명이 임용될 예정이었지만 이 중 80여명이 포기서류를 제출했다. 충북대병원도 다음 달 입사 예정이던 인턴 35명이 임용포기 서류를 제출했다.빅5(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 병원에서도 수치는 공개하지 않지만 인턴 대부분이 ‘출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22일 신규 인턴 184명 대상 대상 오리엔테이션(OT)을 진행했는데 참여율이 극히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달 말~다음 달 초 병원을 지키던 3, 4년차 레지던트와 전임의(펠로)까지 상당수 병원을 떠나면 대형병원에서 ‘의료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도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이 ‘뇌출혈 수술도 부분적으로만 수용 가능하다’고 공지하는 등 대형병원의 필수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내과 3년차 레지던트는 “동기 중에서 ‘안 남겠다’는 의견이 많아 3월이 되면 병원이 텅 비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에선 과거 대비 수술을 절반 수준으로 줄인 빅5 병원의 수술이 10~20%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의료대란’ 막아야…중재 나선 교수들‘3월 의료대란’을 목전에 둔 의대 교수들은 파국을 막기 위해 중재에 나서고 있다.정진행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호소문을 내고 “며칠 내 해결의 실마리가 안 풀리면 대형병원은 급속히 마비상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과도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며 교수들과 만나 정기적으로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협의 주체와 협의사항, 향후 계획 정도만 합의해도 사태 해결(전공의 복귀)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26일 오전 전공의들을 만나 정부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복귀를 요청할 계획이다.거점국립대교수회연합회도 25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2000명 증원 원칙을 완화하고 현실을 고려한 증원 정책을 세우길 바란다”며 “교육 및 산업계까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연합회 차기회장인 최인호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공의들에게도 입장과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니 이제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성명에 담았다”고 했다.교수들이 나선 배경에는 개원의 중심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전공의들이 복귀할 여지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깔려 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도 “정부뿐 아니라 의사단체 등과도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성명을 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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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의사 최소 1만명 확충 필요성 입증”… 의협 “2000명 증원 근거 없다는 것 확인”

    정부가 의대 증원에 참고한 보고서 3개 저자들이 21일 본보 긴급좌담회에서 “증원 규모는 연 750∼1000명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걸 두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22일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며 대립을 이어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본보 좌담회 내용을 언급하며 “2035년까지 최소 1만 명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의사 확충의 속도는 정책적 판단의 영역”이라며 “의사 양성 기간(6∼11년)을 감안할 때 연 2000명이 아니라 연 750∼1000명씩 증원하면 의사 인력 확충 시간이 (2035년보다) 10년 더 늦어진다”고 했다. 복지부는 해명 자료에서도 “세 연구 모두 현행 의대 교육 여건에 대해선 분석하지 않았다”며 “의대 수요 조사에서 최소 2000명 이상을 확인했고 전문가 점검 등을 통해 충분한 교육 역량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반대 반응을 보였다. 의협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연구들은 (보도된 대로) 당장 의대 정원을 연 2000명 증원하라고 밝힌 적이 없다”며 “정부가 이 연구들을 들먹이는 건 해당 연구의 일부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연 2000명 증원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도에서 언급된 연 750∼1000명 증원으로 협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는 게 저희의 인식”이라고 밝혔다. 의사 수가 충분하기 때문에 의대 증원이 전혀 필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또 “한국 실정에 맞는 합리적이고 객관적 기준으로 이뤄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적정한 의사 및 보건의료 인력 규모를 추산해야 한다”고 했다. 의대 증원 규모를 두고 정부가 ‘2000명’, 의사단체가 ‘0명’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걸 두고 의료계 원로들은 서로 조금씩 양보해 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희철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은 “정부와 의료계가 유연한 태도를 갖고 필요한 의료 인력 수를 추계할 거버넌스를 함께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학한림원은 첫해 의대 증원 규모로 350∼500명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본보 긴급좌담회에서 “2035년 의사 1만 명이 부족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연 750명(홍 교수)과 연 1000명(신 교수, 권 연구위원)을 적정 증원 규모로 제시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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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 전공의 45% 복귀”… 일부는 근무한척 일시 ‘로그인’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2000명 증원 전면 백지화’와 ‘업무개시명령 철회’ 등 7가지 요구 조건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며 단체행동을 시작했다. 다만 언제까지 진료 거부를 할 것인지 등 향후 행동계획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0일 임시 대의원 총회를 마친 후 이날 밤늦게 각 병원 대표 82명의 실명이 담긴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비민주적인 탄압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의 집단행동 금지 명령을 의식해 자신들의 사직서 제출과 근무 이탈을 ‘개별적 행동’이라고 주장해 왔던 이들이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이들은 정부의 증원 규모인 2000명을 두고 “어처구니없는 숫자”라며 “정부가 정치적 표심을 위해 급진적인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두고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는 내용”이라며 “의사 수를 늘려도 저수가와 의료소송 문제를 우선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협은 정부에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전공의를 겁박하는 부당한 명령 철회 및 정식 사과 △주 80시간에 달하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을 요구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주요 수련 병원 100곳의 전공의 중 63.1%에 해당하는 7813명이 병원 근무를 중단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8816명으로 71.2%에 달한다. 복지부는 병원 근무를 중단한 6228명에 대해 업무복귀명령을 내렸고 이 중 45%에 해당하는 2851명이 복귀했다. 하지만 일부 전공의들은 정부가 현장 점검을 나오면 병원에 들러 전산망에 접속하고 간단한 진료 처방만 남기는 방식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의 한 대형병원은 전공의들에게 ‘복지부 현장 실사가 예정돼 있어 무작위 연락이 취해질 수 있으니 최대한 병원 인근에 있다가 연락 받으면 바로 올 수 있도록 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런 ‘꼼수 이탈’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병원 이탈률이 정부 발표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업무개시명령을 받고 복귀한 이들 중 상당수도 실제로는 일을 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의료공백은 여전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상급 종합병원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을 받고도 복귀하지 않았다는 불이행확인서에 교수가 서명하면 전공의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상당수의 교수들이 서명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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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고령화로 의사 1만명 부족… 의대 年750~1000명 증원 바람직”

    정부는 6일 전국 의대 입학 정원을 3058명에서 내년부터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겠다면서 보고서 3개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후 ‘2000명 증원’을 두고 의사·전공의 단체는 ‘비현실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2000명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규모”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동아일보는 정부가 참고한 보고서 3개의 저자인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64),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63),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44)과 함께 적정한 의대 증원 규모와 방식,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의 해법 등에 대한 긴급좌담회를 진행했다.●“의사 부족은 예견된 미래” 이구동성참석자들은 모두 “현재도 의사 수가 부족하고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홍 교수는 “수도권은 지금도 의사가 초과 상태지만 비수도권 지역에선 의사 부족이 심각하다”며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은 지도부가 주로 수도권에 있다 보니 나오는 것이다. 의사 중 지방 현실을 대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권 연구위원은 “인구는 202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의료 서비스 수요가 많은 고령 인구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의사 수요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의사 부족은 예상 가능한 미래”라고 말했다.정부가 본인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진단한 ‘2035년 의사 1만 명 부족’에 대해서도 ‘타당한 해석’이라고 했다. 정부는 2035년 의사 부족 규모로 홍 교수가 1만816명, 신 교수가 9654명, 권 연구위원이 1만650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신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추계하는 방식을 참고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의료 수요가 달라진다는 점과 의사들의 근로일수 등을 감안해 다양한 시나리오로 추정한 결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했기 때문에 어느 한 값이 연구를 대표하진 않는다”면서도 세 사람의 추계 방법론은 각각 다른데 결과값이 이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은 각 연구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연 750~1000명 증원이 바람직”하지만 참석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매년 2000명 증원 방안에 대해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신 교수는 “정부는 1만 명 부족 현상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2000명씩 5년 증원을 결정한 것 같은데 1000명씩 10년 동안 늘리며 연착륙을 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정책의 결과를 차분히 평가하고 후속 조치를 구상하기에 5년은 지나치게 짧다”고 말했다.홍 교수는 “아주 장기적으로 보면 인구가 줄면서 의사 초과가 되는 시점이 온다”며 “1000명 이상의 증원은 위험하고 750명 정도가 가장 적절하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늘어난 정원을 모두 비수도권에 배정할 것’이란 조건도 달았다. 그는 “의사가 부족한 건 비수도권이기 때문”이라며 “서울은 이미 의사가 많으므로 늘어난 정원을 배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5년마다 의대 정원이 적정한지 재평가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도 했다.보고서에서 5%씩 점진적으로 의대 증원을 늘리자고 했던 권 연구위원은 “점진적으로 늘릴 경우 어느 지역, 어느 대학에 우선적으로 배정할지를 두고 사회적 진통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1000명을 늘려 10년 정도 유지해 보면서 필수의료 정책을 함께 시행해 결과를 점검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의대의 현실적 여건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 교수는 “해부학 실습의 경우 시신 구하기가 어렵다. 정부 안대로 증원되면 전통적 방식의 해부학 실습은 못 하게 될 것”이라며 “급격히 정원이 늘면 학교 입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2000명 증원이 오히려 의대 교육 인프라에 대한 대학들의 투자 의지를 떨어트릴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권 연구위원은 “이렇게 급격하게 증원한다면 대학들은 5년 뒤 다시 정원이 감축될 것으로 예상해 의대에 대한 추가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필수의료 강화 구체안 내놓고 설득해야”참석자들은 전공의들은 이제라도 병원으로 돌아가고 정부도 의료계의 숙원인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 정비를 포함한 구체적인 필수의료 대책을 내놓고 의사들을 설득해야 한다고도 했다.홍 교수는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국민을 볼모로 잡고 서로 양보하라고 해선 안 된다”며 “수도권은 한 명도 증원하지 않고 지역에서만 증원을 한다면 반대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지금처럼 진료할 때마다 수가가 매겨지는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한 이상 필수의료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행위별 수가제를 고집한다면 아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아청소년과(소청과)나 산부인과는 점점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진료 건수와 무관하게 꼭 필요한 진료과목에 높은 수가를 주는 가치 기반 수가제로 보상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신 교수는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이 장기화되면 사고가 날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병원에서 환자를 열심히 돌보며 필수의료 지원 강화 등을 요구하면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또 이번 기회에 대형 병원이 전공의에 의존하는 현실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권 연구위원도 “정부가 추진 중인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건강보험 개혁안 등을 구체화하면서 의사들에 대한 설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여성의사 근로시간 반영, 성차별 아냐”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0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권 연구위원의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던 중 “여성 의사 비율의 증가, 남녀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까지 분석했다”고 밝혔다. ‘여성 의사가 남성 의사보다 근로시간이 짧다’는 취지의 발언인데 이를 두고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여성 의사 비하’ 논란이 제기됐다. 홍 교수도 이날 좌담회에서 “전공의를 기준으로 봤을 때 여성과 남성의 생산성 격차는 없다. 권 연구위원의 연구에서 이런 시각이 반영됐다면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권 연구위원은 “남녀 근로시간의 차이를 고려한 건 성차별적 시각이 반영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성 의사의 총 근로시간이 남성 의사에 비해 적은 건 자료에서 확인되는 현상”이라며 “외국의 의사인력 추계 연구에서도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은 남성 의사의 80% 정도로 보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히려 보고서에선 여성 의사의 노동시간이 적은 이유를 파악하고, 여성 의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일·가정 양립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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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떠나 가운 입고 모인 전공의들, 5시간 마라톤 회의… 내용은 비공개

    20일 낮 12시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소속 병원 로고가 찍힌 가운을 입은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100여 명이 강당에 모였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임시 대의원 총회에 참석한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이었다.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박단 대전협 회장은 “(대학병원) 가운을 입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것으로 생각해 각자 가운을 입고 와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번 사안(전공의 투쟁)은 1년 이상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로 19일 사직서를 내고 병원 근무를 중단한 상태다.이날 총회에 참석한 전공의들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였다가 최근 사직한 류옥하다 씨는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싸우는 게 절대 아니다”라면서도 “이렇게 가면 필수의료가 붕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조치가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란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또 “이미 사직한 상태인데 어떤 식으로 업무를 개시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사태가 마무리돼도 필수의료 전공의 4분의 1, 3분의 1은 안 돌아갈 수도 있다”며 정부의 강경 대응에 불만을 드러냈다.환자에게 미안한 마음도 밝혔다. 한 전공의는 “환자를 두고 나오는 것에 대해 엄청난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만에 하나 사직서를 낸 상황을 지속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겁박 때문이 아니라, 환자분들한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대전협은 이날 5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고 이후 오후 늦게 ‘정부는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고 비민주적인 탄압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전협은 성명에서 “2000명은 어처구니 없는 숫자”라며 “합리적 의사 수 추계를 위해 과학적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주장했지만 향후 대응 방침은 밝히지 않았다.이날 오전부터 빅5 병원(서울대, 서울아산,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에선 진료를 중단하고 퇴근하는 전공의들이 줄을 이었다. 오전 8시경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앞에서 만난 한 전공의는 병원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타며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했다. 손에 든 종이가방엔 구겨진 의사 가운이 들어 있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총 6415명이다. 복지부에 자료를 제출한 병원 95곳의 전공의(약 1만1600명) 중 55%다. 복지부는 이 중 1630명이 진료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했다.빅5 전공의들이 근무 중단을 선언한 20일에는 더 많은 전공의들이 병원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계 등에선 빅5 전공의 2745명 중 30% 안팎이 근무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집단휴진(파업) 당시 전공의 참여율이 80%였는데 그보다 낮은 수준이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면허 취소까지 언급하며 강경하게 나오는 탓에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다만 이날 전공의의 선배인 임상강사 및 전임의(펠로)들이 입장문을 내고 “의료 정책에 대한 진심 어린 제언이 모두 묵살되고 (의사가) 국민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매도되는 현 상황에서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밝혀 사직 릴레이가 전임의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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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한명도 못늘린다 하면 의사들 왕따 될수밖에 없어… 정부 고압적 태도도 문제”

    “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무조건 찬성도, 반대도 아닙니다.” 17일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사진)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가 ‘마주 달려오는 기차’처럼 대립해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의사단체와 정부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18일 늦은 오후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단 한 명도 의대 정원을 늘릴 수 없다’고 주장해선 국민이 우리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응원을 받던 의사들이 왜 지금 ‘전 국민의 왕따’가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소통하지 않고 강경 투쟁 노선만 고집하면 집단행동은 ‘밥그릇 지키기’로만 보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정 위원장은 동시에 정부의 고압적인 태도 역시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직하면 군대에 가야 한다’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겠다’는 식의 대응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전공의들에게 적합하지 않고 선배 의사와 교수까지 동요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젊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윽박지르기만 할 게 아니라 이들이 반발하는 이유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와 의사의 ‘양자 협상’ 구도를 넘어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함께 ‘공론의 장’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 것을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의대 증원의 파장은 이공계와 인문계 인력 유출까지 이어질 것이라 이들까지 협의에 참여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파국을 막고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구체적 데이터를 가지고 2000명의 교육, 수련에 필요한 준비는 됐는지 국민 앞에서 같이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발언 후 정부와 의사단체 측은 20일 한 방송에서 공개토론을 하기로 했다.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되자 정부와 전공의·의대생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겠다며 비대위를 꾸렸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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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 중재 나선 서울의대 교수들…“파국 막기 위해 만나자”

    “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무조건 찬성도, 반대도 아닙니다.”17일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사진)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가 ‘마주 달려오는 기차’처럼 대립해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의사단체와 정부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정 교수는 18일 늦은 오후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단 한 명도 의대 정원을 늘릴 수 없다’고 주장해선 국민이 우리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응원을 받던 의사들이 왜 지금 ‘전 국민의 왕따’가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소통하지 않고 강경 투쟁 노선만을 고집하면 집단행동은 ‘밥그릇 지키기’로만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취지의 지적이다.정 위원장은 동시에 정부의 고압적인 태도 역시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직하면 군대에 가야 한다’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겠다’는 식의 대응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전공의들에게 적합하지 않고 선배 의사와 교수까지 동요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젊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윽박지르기만 할 게 아니라 이들이 반발하는 이유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그는 정부와 의사의 ‘양자 협상’ 구도를 넘어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공론의 장’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 것을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의대 증원의 파장은 이공계와 인문계 인력 유출까지 이어질 것이라 이들까지 협의에 참여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파국을 막고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라고 했다.그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구체적 데이터를 가지고 2000명 교육, 수련에 필요한 준비는 됐는지 국민 앞에서 같이 공개토론을 하자”며 정부에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되자 비대위를 꾸렸다. 비대위는 의료 공백을 막으며 정부와 전공의·의대생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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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개 병원 전공의 715명 사직서 제출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예고한 집단 사직서 제출 시한(19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8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갖고 “의료 공백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일”이라며 의사단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빅5 전공의들은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 중단을 결의한 상태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절대적 의사 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의료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의대 정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병원을 떠나는 건 환자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라며 “국민이 있고 환자가 있어야 의사가 있다”고 했다. 또 “(의사들이 반대하는) 2000명 증원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까지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23개 병원, 715명이다. 이 중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103명 중 3명은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수련병원 221곳에 ‘전공의 근무 현황을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8일 “한 총리의 담화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처벌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며 반발했다. 또 원광대 의대는 전국 의대 중 처음으로 재학생 160명이 집단 휴학계를 제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 서명 등 요건이 미비해 반려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빅5병원-국립암센터 수술 절반 연기… “날짜 확정 못해” 통보도 진료 일정 조정 등 개별 통보 시작환자들 “갑자기 취소 말도 안돼”일부 병원선 외래진료까지 차질의협 “의사 악마화, 대재앙 맞을것” “엊그제만 해도 ‘이달 내로 수술하자’더니 돌연 취소가 말이 되나요.” 18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1층 로비에서 만난 김모 씨(57)는 간암을 앓고 있는 남편 걱정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해부터 외래 진료와 입원 치료를 반복하던 김 씨의 남편은 며칠 전 증상이 심해져 응급환자로 이 병원에 들어왔다. 병원 측에서 먼저 수술 날짜를 앞당기자고 했다. 그러나 김 씨는 이날 병원으로부터 돌연 “수술 날짜를 확정지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 씨는 “(의료) 파업 여파가 아닐까 싶다. 기한 없이 기다리는 상황에서 큰일이라도 일어날까 두렵다”고 했다. ● 환자들 “수술 취소되고 일정도 확정 안 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8일 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곳곳에서 수술 건수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등 수술 일정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은 18일부터 의료진이 개별적으로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수술 연기 방침을 전달하고 있다. 19일부터 수술을 평소 대비 절반으로 줄이기로 한 세브란스병원도 수술 연기 환자를 선별해 통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평균 45건 안팎의 수술을 진행하던 국립암센터는 20∼23일 예정 수술 중 절반가량을 연기하기로 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센터 환자들은 모두 중증이라 파업이 길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엔 총 70명의 전공의가 근무 중이다. 한 직장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공의 파업으로 어머니 수술이 취소됐다. 다음 일정도 확정 안 된 이 상황이 지옥”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병원에선 외래 진료까지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황모 씨(72)는 “아내가 고령인데다 폐렴 증상이 심해 입원을 요청했으나 병원에서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계속 거부했다”고 말했다. 파업으로 수술 날짜가 조정되며 지정 헌혈 날짜까지 바꿔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혈소판감소증 환자도 있었다. 이 환자는 “고위험 산모여서 대학병원을 선택했는데 동네 병원보다 더 나 몰라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공의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을 간호사나 응급구조사 등 다른 직군이 메우게 하려다 반발에 부닥친 병원도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소속의 한 간호사는 “의사 파업으로 간호사에게 업무가 넘어오는 것에 대해 무력감만 느낀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8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의사 집단 진료 중단은 국민 생명을 내팽개치는 비윤리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지역 병원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의 3차 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전공의들이 19일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뒤 무단결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도 부산대병원과 동아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 전공의들(약 880명)의 사직서 제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책을 수립 중이다.● ‘개인적 사직’에 복지부 “집단 사직 판단할 것”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까지 전국 수련병원 23곳에서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의국장이라고 밝힌 전공의 4년 차 김혜민 씨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의국장은 전공의들을 통솔하는 최고참 전공의다. 김 씨는“아파도 병가는 꿈도 못 꾸고, 수액 달고 폴대 끌며 근무해왔다. 엄마 역할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포기하고 피부미용 일반의를 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사직의 표면적 사유가 개인 사정이라고 해도 집단 사직을 공모했거나 동료들의 동반 사직을 독려한 정황이 있다면 집단 사직으로 판단하고 병원들이 사직서 수리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직 이후 동료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진다면, 집단 사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의사를 악마화하면서 마녀사냥하는 정부 행태가 변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의대생, 전공의들의 자유의사에 기반한 행동에 위헌적 프레임을 씌워 처벌하려 한다면 의료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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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이탈땐 필수의료 외 차질 불가피… 위급한 수술은 교수-전임의 투입해 대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9일까지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병원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20일 이후 병원에서 진료와 수술을 못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현실화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 빅5 병원이 ‘올스톱’ 되나. “아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는 빅5 병원 의사의 34∼46%를 차지한다. 대형병원 최일선에서 수술 보조와 진료, 각종 검사를 담당하는 전공의들이 모두 병원을 이탈할 경우 병원 진료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교수와 전임의(펠로) 등이 있기 때문에 병원의 모든 기능이 중단되는 건 아니다. 빅5 병원은 전공의 이탈 시 위급한 수술 등 필수의료 위주로 남은 의사들을 배치할 방침이라 우선순위가 밀릴 가능성은 있다.” ―빅5 병원 외에는 진료에 지장이 없나. “아니다. 대전협은 일단 빅5 병원 전공의에 한해 집단 사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다른 대형병원에서도 사직서를 내는 전공의가 줄을 잇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까지 전국 병원 23곳에서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태가 확산될 경우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221곳 중 상당수에서 진료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나.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공의들은 여론을 고려해 처음엔 하루나 이틀짜리 파업을 반복하다 마지막에 무기한 파업을 했다. 2020년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을 했을 때는 복귀까지 2주 이상 걸렸다. 2000년 의약분업 때는 3개월 넘게 지속되기도 했다. 전공의 파업이 길어지면 교수와 전임의들이 낮에 진료와 수술에 매달리고 밤에 당직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에 업무 피로도가 가중되며 의료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동네 병원도 모두 문을 닫나. “개업의들이 주축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 회원 투표로 집단 휴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투표 일정을 잡지 않아 동네 병원들이 당장 문을 닫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의협은 25일 대규모 궐기대회를 예고했지만 이날은 휴일이라 진료 공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파업하더라도 동네 병원의 참여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장기 휴업할 경우 병원 경영에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2020년 동네 병원들의 집단 휴진 동참 비율은 10∼20% 수준이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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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부족하다면서 의대 증원 반대 비논리적”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사직 의사를 밝힌 걸 두고 일부 의대 교수 등도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집단사직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럽의 경우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렇다고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비우진 않는다”며 “환자 생명을 거론하며 협박하는 건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경우 서울을 제외하면 의사 수가 많다고 할 수 없다”며 “의대 증원만으로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사단체 주장은 맞지만, 그래서 정부가 10조 원 규모의 필수의료 대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대책은 함께 추진해야 할 정책이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도 “의사단체가 대학병원 의사와 전공의가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건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독일 영국 일본 등이 고령화에 따라 의사 수를 늘리는 사례를 거론하며 “의사를 늘리는 것에 한국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의사 출신인 강영석 전북도 복지여성국장도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협회 회원임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더 이상 회비 납부를 거부하겠다”며 “의사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사명감을 갖는데 (집단휴업 등) 수단과 방법이 국민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등지는 것이라면 절대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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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 “2000명 증원, 조정 없다”…전공의 715명 사직서 제출

    빅5(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 병원 전공의들이 예고한 집단 사직서 제출 시한(19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8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갖고 “의료 공백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일”이라며 의사단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빅5 전공의들은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 중단을 결의한 상태다.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절대적 의사 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의료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의대 정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병원을 떠나는 건 환자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라며 “국민이 있고 환자가 있어야 의사가 있다”고 했다. 또 “(의사들이 반대하는) 2000명 증원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까지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23개 병원, 715명이다. 이 중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103명 중 3명은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수련병원 221곳에 ‘전공의 근무 현황을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업무개시명령을 받고 복귀했다가 다시 이탈하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한편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8일 “한 총리의 담화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처벌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며 반발했다. 한편 원광대 의대는 전국 의대 중 처음으로 재학생 160명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 서명 등 요건이 미비해 반려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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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부터 진료-수술 못받나? ‘올스톱’ 아니지만 줄줄이 연기…동네병원은 당장 문 닫진 않을듯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9일까지 빅5(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병원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20일 이후 병원에서 진료와 수술을 못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현실화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 빅5 병원이 ‘올스톱’ 되나.“아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는 빅5 병원 의사의 34~46%를 차지한다. 대형병원 최일선에서 수술 보조와 진료, 각종 검사를 담당하는 전공의들이 모두 병원을 이탈할 경우 병원 진료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교수와 전임의(펠로) 등이 있기 때문에 병원의 모든 기능이 중단되는 건 아니다. 빅5 병원은 전공의 이탈 시 위급한 수술 등 필수의료 위주로 남은 의사들을 배치할 방침이라 우선순위가 밀릴 가능성은 있다.”―빅5 병원 외에는 진료에 지장이 없나.“아니다. 대전협은 일단 빅5 병원 전공의에 한해 집단 사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다른 대형병원에서도 사직서를 내는 전공의가 줄을 잇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까지 전국 병원 23곳에서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태가 확산될 경우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221곳 중 상당수에서 진료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나.“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여론을 고려해 처음엔 하루 이틀짜리 파업을 반복하다 마지막에 무기한 파업을 했다. 2020년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을 했을 때는 복귀까지 2주 이상 걸렸다. 2000년 의약분업 때는 3개월 간 지속되기도 했다. 전공의 파업이 길어지면 교수와 전임의들이 낮에 진료와 수술에 매달리고 밤에 당직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에 업무 피로도가 가중되며 의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동네 병원도 모두 문을 닫나.“개업의들이 주축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 회원 투표로 집단 휴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투표 일정을 잡지 않아 동네 병원들이 당장 문을 닫진 않을 전망이다. 또 의협은 25일 대규모 궐기대회를 예고했지만 이날은 휴일이라 진료 공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파업하더라도 동네 병원의 참여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장기 휴업할 경우 병원 경영에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2020년 동네 병원들의 집단 휴진 동참 비율은 10~20% 수준이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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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천성 심장병 딛고 4130m 안나푸르나 올랐다

    “드디어 ‘세계의 지붕’에 왔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와도 다르지 않습니다.” 9일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해발 4130m에서 7000, 8000m급 봉우리를 올려다보던 ‘2024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 대원 14명은 너나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원정대에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환자 5명과 보호자, 의료진 등이 포함됐다. 선천성 심장병은 임신 초기 엄마 배 속에서 태아의 심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이상이 생겨 발병한다. 출산 뒤 치료를 잘 마치면 생활에 문제가 없지만 어른이 되고 취업할 때 ‘일을 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 탓에 출산을 포기하는 부모도 일부 있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들을 둘러싼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 원정대를 꾸렸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아이들도 ‘세계의 지붕’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해 30회 이상 등반 훈련을 했다. 무거운 캠핑 장비를 지고 이동해 혹한 속에서 야영도 했다. 30층 높이 아파트를 계단으로 하루 5차례씩 오른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누구와도 다르지 않다”는 말을 주문처럼 되풀이했다. 12∼22세 선천성 심장병 환자들이 포함된 원정대는 국내 훈련을 마친 후 이달 초 네팔로 향했다. 이들은 고산증(몸속에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이상 증세)을 예방하기 위해 해발 2000m 울레리 지역부터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전략을 짰다. 그리고 등반 시작 6일 만인 이달 9일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에 도착했다. 낙오자는 한 명도 없었다. 원정대는 하산한 후 12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샤히드 강갈랄 국립심장센터를 방문해 심장 수술에 필요한 니들(바늘) 홀더 등 의료 기기를 기증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자발적인 모금 활동을 벌여 마련한 것들이다. 원정대원 함우진 군(13)은 “우리를 보며 심장병을 가진 아이들과 부모님이 힘을 내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원정대장을 맡은 김웅한 서울대어린이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처음에는 원정대원들 스스로도 ‘과연 가능할까?’ 되묻곤 했던 일을 결국 이뤄낸 것이라 장할 따름”이라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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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너 몰린 의협 “全회원 투표로 파업 결정”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 단체들이 연이어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의사단체는 “단체행동을 통해 의대 증원을 반드시 막겠다”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되풀이하며 보건의료계에서도 입장이 나뉘는 모습이다. 한편 단체행동을 유보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사이에선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자발적 퇴사’ 움직임이 일고 있다.● 보건의료 단체 “의대 증원 필요” 대한간호협회(간협)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의사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간협은 또 “화재 현장을 떠나는 소방관, 범죄 현장을 떠나는 경찰관을 상상할 수 있겠느냐. 의료인은 어떤 순간에도 국민들을 지키는 현장을 떠나선 안 된다”며 의사들에게 집단행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와 간호계는 최근 2025학년도 간호대 정원을 1000명 늘리기로 했다. 의사를 제외한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모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전날(13일) 성명을 내고 “의대 정원 확대는 의사 죽이기 정책이 아니라 국민 살리기 정책”이라며 “의사단체는 집단행동 계획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복지부 공무원노조도 14일 “필수·지역의료 공백은 의사단체의 ‘기득권 지키기’에 따른 의대 정원 동결이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공의 단체가 집단행동을 유보하기로 한 데 이어 보건의료 단체들이 정부 입장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4일 “정부의 증원 의지는 확고하다”며 “젊은 의사에게 투쟁을 부추기는 일부 의사는 행위를 즉각 멈춰 달라”고 했다.● 의협 “전 회원 투표로 파업 결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의협은 17일 1차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안을 정하기로 했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의사 부족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정부의 불합리한 의대 증원 추진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조만간 10만 명에 달하는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15일 용산 대통령실 앞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다만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 진행할 방침이어서 진료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은 이날 “단체행동 시점에 대해선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밀접하게 논의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한편 12일 총회에서 단체행동을 유보한 전공의 사이에선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의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방침을 개별 대응으로 우회하겠다는 것이다. 13일 유튜브에는 대전성모병원 인턴이 실명을 공개하며 “의사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며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영상이 올라왔다. 박 차관은 이에 대해 “사전에 사직을 (전공의) 동료들과 상의했다면 집단 사직서 제출로 볼 수 있다”며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는 경우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인턴은 입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도 의사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에 대해 “국민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한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3일 온라인 총회를 열고 단체로 휴학계를 제출하는 방안과 휴학은 하지 않되 수업을 거부하는 방안 등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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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파업 일단 유보… 개별 사표 등 불씨 여전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집단 휴업(파업)을 예고했던 전공의 단체가 파업을 유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개별 사직 등의 방식으로 단체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전공의 총회 “파업 찬반 팽팽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2일 오후 9시경부터 4시간가량 온라인 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병원별 사전 투표에서 단체 행동 참여를 결의한 다음이라 파업 동참 의견이 주를 이룰 것이란 관측과 달리 총회에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다양해 의견을 모으기 어려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국민 80% 이상이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고, 정부가 의사면허 취소까지 거론하며 강경 방침을 밝힌 것에 부담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자 대전협은 파업 돌입 대신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가 모두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형병원 최일선에서 수술과 진료를 담당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파업하면 진료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진다. 또 2020년처럼 의사 총파업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 정부와 의료계 모두 총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비대위 전환은 당장 파업하기보다 전열을 가다듬고 박 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해 보다 효율적으로 단체행동 방향과 시점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과거 파업 때도 대의원총회부터 실제 파업까지 몇 주 걸렸다”며 “단체행동 논의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병원 전공의는 “4년 전 파업과 달리 이번엔 정부 결정을 뒤집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전공의도 꽤 있다”고 했다. 역시 비대위를 꾸린 대한의사협회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정부 대응 방침을 밝힐 계획이다. 또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의대생들도 13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동맹 휴학을 포함해 의대 증원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의료계에서 반발 움직임이 확산될 불씨도 여전하다.● 정부 “내달 대학별 증원 규모 발표” 정부는 불법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전공의들의) 입장 표명이 없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법을 어기는 행위를 사후에 보완(구제)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했다. 또 박 차관은 정부가 총선 이후 의사단체와 타협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며 “4월 전 학교별 증원 인원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대규모 파업 대신 개별 사직서 제출이나 인턴을 마친 후 레지던트 지원을 포기하는 방식 등으로 항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의 한 주요 병원 관계자는 “인턴들은 대부분 2월 말 과정을 마치는데 단체로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으면 전공의 인원이 크게 줄면서 진료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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