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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롯데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의 우발채무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슈 건설사 PF 우발채무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PF 우발채무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5조4000억 원으로 자기자본(2조7000억 원)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이 중 4조 원의 부동산 PF 우발채무의 만기가 올해 1분기(1∼3월) 내에 돌아온다. 나신평은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PF 우발채무 규모가 3조3000억 원”이라며 “광역시 및 지방 비중도 50%를 웃도는 등 우발채무 감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0.7배 수준으로 낮지만, 과거 사건,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GS건설은 지난해 인천 검단 사고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발생했던 광주 화정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이 올해 상반기(1∼6월)에 내려질 예정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국내 증권업계가 얼어붙었다. 투자심리 악화와 국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의 충격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을 1조 원 이상 달성한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증권업계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수장을 교체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 증권사 1조 클럽 실종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상장 증권사 7곳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 원이 넘는 증권사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1조 원에 근접한 9387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뿐 나머지 증권사는 9000억 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2022년 유일하게 ‘1조 클럽’에 가입했던 메리츠증권도 부동산 PF 부진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8000억 원대로 주저앉았고, 키움증권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2차 전지를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국내 증시가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차갑게 식으면서 증권사들의 수익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7월 일평균 27조 원을 넘었던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8월 22조 원, 9월 19조 원을 거쳐 10월엔 14조원 대로 급락했다. 부동산 PF나 해외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쌓기 시작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 조직 재정비로 체질 개선 나서 증권업계 불황은 올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시작으로 부동산 PF 부실 위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증권사들이 보유한 국내 부동산 PF 대출은 6조2000억 원 정도다. 연체율도 13.85%로 전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해외 부동산이나 인프라 등 대체투자 손실 가능성이 큰 것도 증권사 실적 하락의 뇌관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로 인한 피해 규모를 얼마로 책정할지도 변수다. 증권사들은 위기 대응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은 CEO를 교체하고 인사 작업을 마무리했다. NH투자증권도 3월 정영채 사장의 임기 만료를 기점으로 내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조직 개편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부동산이나 대체투자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의 조직을 강화하면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1∼6월) 내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증권사들의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면서도 “부동산 PF나 해외 대체투자 부실로 인한 손실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들어 코스피가 주요 20개국(G20) 대표 증시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선을 앞둔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증시를 띄우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코스피는 연초부터 연일 추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공매도 전면 금지와 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갖은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리고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이라는 본질은 놓친 채 총선을 노린 단기 부양에 치중하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 역대급 하락 출발에 ‘초긴장’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5일까지 코스피가 4.87% 하락하면서 G20의 대표 지수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G20에 상장된 총 24개 지수로 범위를 넓혀도 중국의 선전종합지수(―5.13%)를 제외하곤 꼴찌다. 올해 들어 보름간 코스피는 2008년 금융위기(―7.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3일부터 14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도 1월 기준 역대 최장기 하락 기록이다. 코스피는 16일에도 전날보다 1.12% 하락한 2,497.59에 거래를 마쳤다. 2,500 선이 깨진 건 지난해 12월 이후 한 달 만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시작으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각종 증시 부양책을 내놨다. 2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최초로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서 국내 증시의 오랜 고질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전혀 다른 증시의 움직임에 대통령실과 정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증시 관련 대책이 단기 부양에 치중한 채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내놓은 증시 부양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명분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을 노린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다 보니 시장 변동성만 더 키웠다”고 말했다. ● 기업 실적 악화, 증시 하락 부추겨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주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와 3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잠정 영업이익은 2조80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 대비 25.16% 줄었고, LG에너지솔루션도 3382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도 중국 경기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정부 증시 부양책으로 인해 과도하게 오른 국내 증시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 등이 고금리 장기화를 예상하면서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한국 증시의 하락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11∼12월 코스피의 상승률은 12.12%로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65%), 일본 닛케이평균주가(4.74%)보다 높았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선 투자금 유입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나 퇴직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두 가지 단기 대책으로 국내 증시의 체질을 바꾸기 쉽지 않다”며 “기업과 증시 경쟁력을 키울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통합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형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지난해 재계 30위권 소재·에너지 회사와 국내 선두권 제약업체 회사 간 결합인데요, 국내에서 이 정도 규모의 기업이 피를 섞어서 하나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특히 다른 사업을 영위한 이종 기업간 통합 지주사 설립이라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종 회사 간 통합은 가끔 있습니다. 1987년 패션 회사 루이뷔통 패션하우스와 주류회사 모엣헤네시가 합병해서 만들어진 LVMH가 대표적입니다. 합병 이후 LVMH는 강력한 브랜드 경쟁력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서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고, 세계 최대의 명품그룹으로 거듭났습니다. ● OCI-한미약품그룹 통한 지주 설립 합의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간 통합과 관련해서 두 그룹의 지주회사인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 12일 발표한 공시를 살펴보겠습니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065만1295주를 주당 3만7300원, 총 7702억9330만 원에 사기로 했습니다. 거래가 완료될 경우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됩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OCI홀딩스의 지분 10.4%를 확보하게 됩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OCI홀딩스는 송 회장과 손주인 김원세, 김지우 씨 등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744만674주(2775억 원)를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643만4316주(2400억 원)를 확보합니다. 유상증자 대금은 한미약품그룹의 신약 개발에 쓰일 예정입니다. 송 회장의 남은 지분 114만1495주와 임 사장이 보유한 563만4810주 등 한미사이언스 지분 677만6305주 OCI홀딩스에 넘기는 대신 OCI홀딩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송 회장 모녀에게 OCI홀딩스 지분 229만1532주를 넘깁니다. 주식 맞교환이 마무리되면 임 사장은 8.6%를 확보해, 단일 주주로는 OCI홀딩스 최대주주가 됩니다.거래가 완료되면 OCI-한미약품 통합 그룹의 정점에 있는 OCI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는 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OCI홀딩스가 되는 그림입니다. 좋은 말로는 공동 경영, 나쁘게는 서로 멱살을 잡고 있는 형국이죠.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회사 경영에 대해 각자 대표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화학 및 태양광 등 기존에 OCI그룹이 해왔던 사업은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담당하고, 제약·바이오 등은 임 사장이 책임지기로 했습니다.● 상속 문제 해결…전략적 동반자 관계 형성양사 간 통합은 상속을 마무리해야 하는 개인적 차원에서 진행돼서, 두 회사의 부족한 부분을 상호보완하는 경영 전략적 차원에서 마무리됐습니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2020년 사망하면서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를 부담하게 됐습니다. 사모펀드(PEF)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는 방법을 찾았지만, 연평균 10% 넘는 수익률 보장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결국 다른 구원 투수를 찾았고, 그룹 성장을 위해 제약·바이오쪽을 점 찍었던 OCI그룹이 눈이 맞았습니다. 송 회장은 지분 매각 대금을 상속세로 납부하게 됩니다. 현물 교환을 선택한 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입니다.두 그룹의 통합지주사 설립 논의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지만 속도가 빨랐습니다. 신약 개발 자금이 부족한 한미약품그룹과 신성장 동력이 부족했던 OCI그룹의 이해관계가 적절하게 맞아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30여 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지만, 자금력은 부족합니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81억 원, 한미약품은 1881억 원 정도입니다. 매년 신약 개발에 수 천억 원이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OCI그룹이 보유한 자금이 한미약품 그룹엔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OCI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1조705억 원입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만 9000억 원을 넘을 만큼 자금력은 풍부합니다. OCI그룹 입장에선 한미약품그룹과 손을 잡음으로써 제약·바이오라는 확실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1970년대부터 석탄·화학 한 우물만 파던 OCI그룹은 2011년 태양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공세로 인해 태양광 사업이 2020년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제약·바이오로 손을 뻗었고 2022년 부광약품 지분 10.9%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으로 화학·태양광에 제약·바이오까지 탄탄한 라인업을 꾸릴 수 있게 됐습니다. 한미약품그룹의 송 회장과 이 회장의 모친인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의 친분이 양측이 원만하게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힙니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에 이번 거래를 제안한 인물은 삼성그룹 법무실 출신 변호사인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입니다. 김 대표는 과거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의 의료기기업체 메디슨 인수 후 통합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등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알려졌습니다.● 대규모 이종사업 간 결합 최초…경영 난항 예고도국내에서 처음 벌어지는 이종 사업간 결합인 만큼 걱정은 있습니다. 각자 대표가 선임되기로 했지만, 통합그룹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이 대립할 때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관건입니다. 대표 간 의견 차이도 문제지만 각 그룹의 실무자 간 갈등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LVMH도 통합 후 양사 간 대립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통합그룹의 이사회 구성에서 방향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남매지간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의 원만한 합의도 주목됩니다. 임종윤 사장은 이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OCI홀딩스와의 통합과 관련돼 반대 뜻을 나타냈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임종윤·임종훈 형제들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지난해 3분기 기준 19.32%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개매수 등을 통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새해 들어 국내 증시가 맥없이 비틀거리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증시가 거침없이 상승하면서 거품 경제 이후 34년 만에 최고 기록을 연일 다시 쓰는 데 반해, 한국 증시는 새해 첫날 상승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역대 최장기 하락 신기록에 다가가고 있다. ● 8거래일 연속 하락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3일부터 12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2일 종가 기준 2,525.05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2월 28일(2,655.28) 대비 4.9% 하락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들은 6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코스피의 하락세는 기간으로 봤을 때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가장 오랫동안 증시가 하락한 것은 1989년 6월과 9월로 10거래일 연속 내린 바 있다. 9거래일 연속 하락도 2000년 9월 등 그동안 5차례가 있었다. 8거래일 연속 하락은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만일 이번 주초 증시가 계속 약세를 면치 못한다면 역대 최장 하락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최근 시장 흐름은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증시 부양책과도 상반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매도 전면 금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증시 부양 3종 세트를 연달아 발표하며 개인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이 오히려 반대로 반응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반면 일본 증시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대비 1.5% 상승한 35,577.11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거품 경제의 정점이었던 1989년 이후 3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내 36,000을 뚫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역대 최고치였던 38,915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긴축 장기화, 기업 실적 악화가 원인 한국 증시의 부진은 주가 향방을 좌우하는 경제 상황들이 좋지 않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향후 최소 6개월간은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현재의 고금리 추세가 올해도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신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유럽 등 다른 주요국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2조8000억 원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2차전지 주식들에 충격을 안겼다. 반면 일본은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기조,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들이 엮이며 외국인 자금이 연일 유입되고 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증시는 저금리 정책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면서 “고평가 논란이 있는 만큼 조정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새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 억제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는 물가상승률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 상반기(1∼6월) 내에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6개월 내 금리 인하 어려워” 11일 이 총재는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까지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겠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검토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개인 의견을 전제로 6개월간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고 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8번 연속 동결했다. 이날 이 총재의 발언으로 인해 올 상반기 금리 인하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 2년간 내내 이어졌던 고금리 상황이 한동안 더 계속되면서, 국민들이 높은 대출금리와 그로 인한 이자 부담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 총재는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하며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지금 상황에선 금리 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 장기 목표치인 2%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사벨 슈나벨 집행이사회 이사도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세계 경기 상황이나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이른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는) 제조업 등이 여전히 호황이고, 물가상승률도 3%대가 유지되고 있어 이른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준도 빨라야 3분기, 한국은 그 이후에야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한은은 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지만, 동시에 금리 추가 인상의 필요성도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금통위원 4명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번에는 금통위원 전원이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태영건설 사태, 시스템 전이 없어” 이 총재는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이 고조된 것에 대해서는 “시스템 전이에 대한 위험은 없다”고 일축했다. 태영건설 사태는 과도한 부채 때문에 발생한 특수한 사례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전체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는 등 부작용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부동산 PF 위기 대처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쓸 상황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시장 전체가 흔들리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돕겠지만 현재는 소총을 쓸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최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유보분 9조 원을 동원해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간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력이 인수합병(M&A)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키’를 쥐고 있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다음 달 14일 합병 조건으로 화물사업부 매각을 내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B 업계에선 국내 LCC들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화물사업부 운영을 위해서는 항공운송면허(AOC)가 필요한데, 국내에선 LCC들이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 증가로 실적이 불어난 LCC들이 몸집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화물사업부는 해마다 조 단위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사업으로,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매출은 1조1345억 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시기엔 2조∼3조 원 연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LCC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곤 있지만, 관건은 ‘돈’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거래 가격이 5000억 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부채도 1조 원 넘게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IB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국내 1위 LCC 업체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00억 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모그룹인 애경그룹에서 지원에 나설 경우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기업의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단독 인수보다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연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금 동원 측면에서는 이스타항공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회사에 1000억 원 넘게 유상증자를 했다. VIG파트너스도 지난해 말 1조5000억 원의 펀드를 만들면서 자금 동원 능력을 키웠다.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나 미주 노선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도 화물사업부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 다만, 제주항공이나 이스타항공 등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만큼 PEF 등 인수 파트너 확보가 관건이다.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을 것으로 알려진 티웨이항공은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는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펀드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최초 펀드가 설정된 1970년 이후 54년 만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펀드 설정액은 9일 현재 1000조8666억 원(순자산 기준)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공모펀드가 380조3108억 원, 사모펀드는 620조5558억 원이었다.한국 최초의 펀드는 1970년 5월 20일 당시 공기업이었던 한국투자개발공사(현 하나증권)가 내놓은 1억 원 규모의 증권투자신탁 펀드였다. 첫 펀드 탄생 이후 47년만인 2017년 500조 원을 넘은 뒤, 7년 뒤인 올해 1000조 원을 넘게 됐다. 10년 전만 해도 국내 펀드시장은 주식형·채권형 펀드 등이 전부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펀드 상품이 출시되면서 국내 펀드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부실 등으로 펀드 시장이 주춤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퇴직연금 투자에 특화된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 펀드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경우 과거보다 더 빠르게 펀드 설정액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1년 전 전망치보다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24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297조9728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초 증권사들이 제시했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400조5103억 원)보다 25% 낮은 수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초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29조1990억 원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74% 줄어든 7조3590억 원으로 예측됐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손실도 지난해 초 예상보다 3배 이상 불어난 8조3556억 원으로 추정됐다. 전기차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2차전지 관련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 전망 대비 3% 감소했고, POSCO홀딩스(―30%)와 LG화학(―32%), 삼성SDI(―27%) 등도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대차(53%)와 기아(56%) 등은 수출 호조로 지난해 초 전망치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가 증가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발 긴축 장기화 악재에 환율도 연일 급등하는 등 국내 금융·외환 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美 연준 “금리 정점엔 동의…인하 시기는 글쎄” 3일(현지 시간) 미 연준이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해 논의하면서 “기준금리가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제 통화정책 경로는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회의록에서는 “향후 경제 상황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회의록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는 것이 분명해질 때까지 당분간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와 외신 등은 “금리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최대 6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시장의 기대감이 완전히 꺾인 셈이다.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인사로 꼽히는 토머스 바킨 미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신중론’에 무게를 더했다. 그는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연설에서 “예측이 점점 어려운 상황이 돼가고 있어 정책 대응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금리 인상 카드는 여전히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을 비롯해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금리 정책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이날 이란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하면서 국제 유가가 일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30% 오른 배럴당 72.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 인하 기대감 위축에 한미 증시 ‘휘청’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되면서 지난해 말 ‘산타 랠리’를 이어왔던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3일(현지 시간) 전일 대비 1.18% 내린 14,592.2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기준 2.79%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전일 대비 0.76% 내렸다. 국내 증시도 연이틀 하락하면서 지난해 말 상승분을 모두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8% 하락한 2,587.0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34%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열흘 만에 2,600 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0.61% 하락한 866.25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기대감에 앞서나갔던 주가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증시 급등에 따라 기관 등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선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구체화될 때까지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국내외 증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보다는 기업들의 실적을 기준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달러 인덱스가 반등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2원 오른 1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가 2% 넘게 폭락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62.50포인트(2.34%) 내린 2,607.31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인이 쌍끌이 매도에 나서면서 지난달 마지막 주 상승분을 하루 만에 내줬다. 코스닥도 0.84% 내린 871.57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락했던 시장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증시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중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일(현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0.007%포인트 오른 3.95%로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3.7972%로 저점을 찍은 뒤 반등 추세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선 애플 등 기술주 등이 급락하면서 한국 증시 하락에 영향을 줬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4원(0.34%) 오른 1,304.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그간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수익 실현에 따른 단기적 조정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만큼 첫 금리 인하시점까지 박스권에 갇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상장지수(ETF) 상장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현지 시간) 오후 6시 반 기준 비트코인은 4만5877달러에 거래됐다. 2022년 4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고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장 결정 이후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나선 데는 국내 증시가 해외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에서 과도한 세금 부담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전면 금지와 주식 양도소득세 완화에 이은 총선용 표심 잡기라는 비판도 일각에선 나온다. 정부는 금투세 폐지와 함께 결정돼야 하는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세는 추가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금투세, 주식시장 마이너스 요인”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하며 “자신의 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역동적 기회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라고 강조했다.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 역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금융투자 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으로, 금투세를 없애 국민의 자산 축적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종목당 50억 원 이상 보유 등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국내 상장주식 투자로 번 돈에 대해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내년부터 금투세가 시행되면 주식을 포함해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의 금융투자 상품으로 수익을 내면 5000만 원이 넘는 수익에 대해선 20∼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금투세가 시행되면 상당수의 소액 투자자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 자체가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투세 폐지 추진이 공식화되면서 그간 금투세 시행과 연계돼 조정돼 왔던 세금들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이뤄진다. 김 차관은 “올해 세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어떤 조합이 바람직한지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금투세 도입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추가로 얻게 될 세수는 4조328억 원으로 추산된다. 주식 양도세 폐지를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정부가 갑작스레 금융투자 수익 전반에 과세하는 금투세 폐지 방침을 내놓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부는 양도세 폐지 연장선상의 조치라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도세 폐지 공약 자체가 개인투자자의 세금 부담을 없애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가 부양보단 개미 표심 공략”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을 살리는 결정”이라며 일제히 환호했다. 이날 주식종목 토론방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주식뿐만 아니라 금융소득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 “금투세가 시행되면 한국 증시를 떠나려고 했는데 정말 폐지되는지 지켜보겠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증시의 장점 중 하나는 미국 증시에 비해 세금이 적다는 것”이라며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갑작스러운 금투세 폐지 추진으로 조세 안정성이 훼손되고 실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원칙에 따라 자본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과세 대상을 늘려왔는데 이를 되돌리면서 세금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는 증시 영향력이 개인보다 훨씬 큰 외국인, 기관과는 무관한 조치”라며 “공매도 금지와 양도세 기준 완화를 포함해 실제 주가 부양 효과보다는 개인투자자의 표심을 공략하는 정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투세는 2020년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라가야 한다는 업계와 학계의 건의를 받아 도입됐고, 여야정 합의로 시행을 2년 유예한 상태”라며 “이제 와서 일언반구 국회와 협의도 없이 여야정이 합의한 사안을 깨고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자본 선진화를 위한 제도를 폐지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MBK장학재단이 올해 대학 입학 예정자를 대상으로 장학생 선발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MBK장학재단은 이달 11일까지 우편 등기를 통해 제17기 장학생 지원자를 받는다고 전했다. 지원자들은 MBK 장학재단 홈페이지의 지원안내 및 공지사항을 참고해서 제출서류를 제출하면 된다.별도의 지원 기준은 없다. MBK장학재단 관계자는 “지원자의 성별, 출신 지역, 진학 예정 대학 또는 전공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며 “경제적 이유로 학업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별도 선발 기준이 없는 대신, 장학생들은 ‘Pay it forward(도움을 받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을 환원한다)’라는 MBK 장학재단의 가치를 존중하고 준수해야 한다”고 전했다.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입학금 전액을 지원한다. 또 한 학기 평점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면 학업을 마칠 때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한 학기 20만원 가량의 교재비와 함께 해당자에 한해 매 학기 ‘학업장려비’도 제공한다.MBK장학재단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의 창업자인 김병주 MBK장학재단 이사장이 2007년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지난 17년 동안 총 185명의 장학생들이 배출됐다. 재무 및 회계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계, 법조계, 교육계, 외교, 공학, 음악, 미술, 공연 및 영화계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한국의 차세대 지도자들로 성장하고 있다.김 이사장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교육에 있다”며 “우리 학생들이 온전히 학업을 마치고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주역들로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면서도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에 필요한 최적의 정교한 정책조합을 찾아 나가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1일 신년사에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또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며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통화긴축 기조의 지속 기간과 최적의 금리경로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 고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해(3.6%)보다 낮은 2.6%로 전망했지만 목표치인 2%대 초반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에 대해서는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서 질서 있는 정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 금융 안전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서 경제 주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총재는 “경제전망 경로를 기존 반기 기준에서 분기 단위로 세분화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해 외국인투자가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이 16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16조7340억 원으로 나타났다.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2020년 이후 2022년까지 3년 연속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세를 이어갔으나 지난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4년 만에 매수 우위가 됐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도 2022년 말 49.6%에서 지난해 말 53.9%로 4.3%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외국인들이 반도체 관련주를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그간 쌓여 있던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소진된 데다 인공지능(AI) 반도체라는 새로운 먹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의 주식도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주식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은 2조7680억 원으로 집계됐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70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업종과 등급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일반 회사채 규모는 69조85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만기 물량(58조6028억 원)보다 10조 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카드나 캐피털 회사들이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만기 물량도 82조9534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올해 회사채 및 여전채 만기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는 2022년 이후 급등한 시중금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장기 채권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1, 2년 단기 채권을 찍었는데, 올해 만기가 몰린 것이다. 채권업계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채권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AA―’인 기업의 회사채(무보증·3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말 4.908%에서 12월 말에는 3.898%로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여전채 금리도 지난해 11월 중순엔 5%가 넘었지만 최근 4.1%까지 내려왔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채권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별, 등급별로 회사채 투자에 대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위주의 기업이나 우량 등급에 대해 투자가 몰리는 반면 부동산 PF 관련 우발부채가 많은 건설사나 금융사, 비우량 회사채에 대해선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비우량 회사채는 총 18조1228억 원에 달한다. 정부에서는 부동산 PF 위기로 인한 자금 경색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저신용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회사채 시장은 금리 하락 예상으로 인한 호재와 부동산 PF 위기로 인한 악재가 상존하고 있다”며 “부동산 PF 관련성이 높은 여전채 시장 등의 회복 속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외 주요 기관과 증권사들이 내놓은 2024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평균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내수 둔화로 성장 폭이 제한되면서 2%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에 그친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경기가 지난해와 달리 ‘상고하저(上高下低)’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당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 1%대 성장 전망 지난해 12월 31일 관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국책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소, 증권사, 국제기구 등 20곳이 발표한 2024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0%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국책 연구기관인 KDI와 산업연구원이 각각 2.2%, 2.0%를 제시했고, 한국금융연구원은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2.1%)와 대체로 비슷한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했던 전망치(2.4%)보다는 낮다.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도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정도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민간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다. LG경영연구원(1.8%)과 한국투자증권(1.8%), 신한투자증권(1.7%) 등은 1%대의 성장률을 예상하기도 했다. 국제기구가 평균 2.2%대의 성장률을 제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2% 성장을 예상했다. 주요 기관들은 올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수출이 회복되면서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둔화의 영향으로 성장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KDI는 “민간소비는 고금리 기조로 인한 상품 소비 부진이 지속되면서 2024년에도 전년(1.9%)과 유사한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 기관 20곳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6%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상고하저’ 올해 국내 경기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시작된 경제 회복세가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한 KDI와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상반기 성장률(2.2%)과 하반기 성장률(1.8%)의 차이가 0.4%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봤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등 글로벌 경기 부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반기 들어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2분기(4∼6월)로 예상했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커진 점도 한은으로선 고민거리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남아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빅3’ 김 제조사 중 하나인 성경식품이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연평균 10%가량 성장하는 글로벌 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외 기업 간 각축전이 예상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경식품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은 라자드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가격은 3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어펄마는 2017년 1510억 원에 성경식품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600억 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973억 원으로 늘며 연평균 7%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창사 후 처음으로 매출이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경식품의 성장세는 글로벌 수출 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인수 당시 0.8%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40% 이상으로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김 수출액도 급증한 것이다. 이는 2010년대 들어 K컬처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영향이 컸다. 저열량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데다 김부각, 김스낵 등의 간식이 인기를 끌면서 김 수요가 크게 늘었다. 최근 미국에서 냉동 김밥 열풍이 불면서 김 수출이 급증했고, 국내 업체들이 현지 취향에 맞춘 다양한 김 스낵을 개발한 것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2018년 5억2300만 달러(약 6729억 원)였던 김 수출 규모는 올해 11월 말 기준 7억3300만 달러(약 9484억 원)로 늘었다. 해양수산부는 김 수출액이 올해 사상 처음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김 시장은 2018년 141억 달러(약 18조 원)에서 올해 211억 달러(약 27조 원)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10년간 글로벌 김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성경식품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성경식품의 매각 향배에 따라 국내 김 시장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국내 김 시장은 동원, CJ, 성경식품이 각각 2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다. 동원이나 CJ가 성경식품을 인수할 경우 확고한 1위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 동원은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맥도날드, HMM 등의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다. 앞서 CJ도 2019년 김 제조사인 삼해상사를 인수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해외 식품업체들이 K푸드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성경식품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미 식품업체인 몬덜리즈, 허쉬나 유럽의 네슬레, 페레로 등이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만기 연장을 위한 리파이낸싱(재구조화)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관련 업계에서조차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해서다. 리파이낸싱 펀드가 조성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서 무더기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리파이낸싱 논의 지지부진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에 리파이낸싱 펀드 조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논의가 진척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글로벌 고금리와 팬데믹 이후 공실률 증가 여파로 해외 부동산값이 폭락하면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손실을 피하려면 부동산값이 반등할 때까지 만기를 연장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선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운용사들이 부동산을 인수할 때 돈을 빌렸는데, 자산 가격 하락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국내 판매사 및 운용사들이 약 5000억∼6000억 원의 리파이낸싱 펀드를 만들어 선순위 대출을 일부 갚아 만기를 연장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투자업계는 리파이낸싱 펀드가 당장 조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조성에 대해 이해관계가 복잡한 데다, 어느 펀드에 얼마나 재투자할지 투자배분 기준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는 불완전판매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앞세워 펀드 조성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리나 공실률이 떨어지더라도 과거 저금리 시기만큼 부동산 가격이 반등할지는 의문”이라며 “리파이낸싱 투자가 오히려 손실을 더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 공모펀드 ‘무더기 손실’ 우려리파이낸싱 펀드 조성이 불발될 경우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의 손실이 우려된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판매 현황’에 따르면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펀드의 개인투자자 수는 2만3084명, 투자액은 8747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 투자신탁229호’의 경우 펀드 설정 이후 누적 손실률이 81.55%에 달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대주단과 협의해 내년 2월까지 만기를 연장했지만, 아직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 펀드(―15.64%),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 펀드(―30.12%) 등도 만기 연장이 불발될 경우 투자 손실이 예상된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공모펀드로 투자한 일본 삿포로 호텔이나 미국 나사 본사 건물 등도 부동산값이 떨어지면서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 부동산을 안전자산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는 원금의 절반 이상을 잃을 수도 있는 고위험 상품”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대형 반도체주를 팔고 2차전지주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전 연령대(19세 미만,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포스코홀딩스였다. 연령대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2차전지주였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등이 개인투자자의 주요 매수 종목에 포함됐다. 반면,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대형 반도체주를 팔고 2차전지주에 투자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올해 연간 수익률은 약 14.8%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32.1%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연령대별로는 19세 미만의 수익률이 17.2%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13.8%로 가장 낮았다. 두 연령대의 순매수 및 순매도 상위 종목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투자회전율이 결정적 변수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19세 미만 투자자들의 회전율은 99.1%로 50대(177.5%)보다 크게 낮았다. 올 들어 주식을 자주 사고팔수록 수익률은 떨어진 것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