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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일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총회본부에 대해 행정조사를 벌였다. 신천지 측이 정부에 제출한 교인 명단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돼 교인 명단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행정조사에는 검찰의 포렌식(디지털 저장 매체 복원 및 분석) 전문 인력도 참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기 과천시에 있는 신천지 총회본부에 대해 행정조사를 했다. 조사단은 중앙사고수습본부 특별관리전담반과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 등으로 꾸려졌고 대검찰청이 포렌식 전문 인력과 장비를 지원했다. 대검의 지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일 전부터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신천지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교인 등 명단에 대해 일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신뢰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으로 자료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행정조사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사흘 전 브리핑 때는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로 신천지 교인들이 음성적으로 숨는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오히려 방역에 긍정적이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중대본은 행정조사를 통해 교인과 교육생 명단, 예배 출석기록, 신천지가 소유한 시설 주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본은 이 자료들을 토대로 이미 제출된 명단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교인들의 이동 동선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김 총괄조정관은 “어젯밤 신천지 측에 (행정조사에 나선다는 것을) 사전 통지했다”고 했다. 중대본 행정조사에 대해 검찰은 “현 단계에서 가장 실효적인 자료 확보 방안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강제수사인 압수수색과 달리 행정조사는 대상자의 자발적 협조를 기대할 수 있고 영장에 기재된 범위와 관계없이 많은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검은 앞서 중대본이 신천지 관련 각종 자료 확보 방안을 문의하자 방역당국의 자료 제출 요구권과 강제조사권 등에 근거해 먼저 자료 제출을 요구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천지 측이 정부에 제출한 교인 명단에 일부 누락이 있기는 하지만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역학조사 방해 행위도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당장 강제수사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행정조사를 통해 상당한 자료를 확보하면서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설 필요성은 더 줄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압수수색 촉구는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달 28일 검찰에 “역학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방역 목적 차원에서 강제수사는 즉각 필요하다”고 답했다.이호재 hoho@donga.com·신동진 기자}

청와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밝힌 브리핑에서 핵심 수치를 잘못 인용해 하루 만에 정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청와대가 입맛에 맞는 통계만을 골라 제시해 논란은 더 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최근에 입국하는 중국인 숫자 자체가 많지 않다”며 법무부 출입국상황실의 중국인 출입국 현황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청와대는 중국에 입국하는 한국인은 3697명(26일 기준),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중국인은 1824명(25일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강 대변인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는 중국인보다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가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밝힌 출입국상황실의 실제 통계는 청와대 발표와 달랐다. 청와대가 ‘중국으로 출국한 한국인’ 숫자라고 밝힌 3697명은 법무부 자료엔 ‘중국으로 간 중국인’의 숫자였다. 입국 중국인보다 중국으로 가는 우리 국민이 2배 많다는 청와대 주장의 핵심 근거가 틀린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 대변인은 28일 “숫자에 오류가 있었다. (27일) 브리핑 내용을 ‘출국하는 우리 국민 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에서 입국하는 중국인 수는 줄어들고 있다’로 정정한다”며 “27일 입국한 중국인은 1093명, 출국한 우리 국민은 1406명”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다른 날짜의 입출국 현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법무부의 2월 입출국 일일 통계를 보면 27일을 제외하고 매일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이 중국으로 출국한 우리 국민보다 많았다. 26일의 경우 입국 중국인은 1404명으로 출국한 우리 국민(1372명)보다 많다. 결국 청와대가 “중국인 입국자보다 한국인 출국자가 많다”는 논리를 유지하려고 다른 날짜의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27일 자료만 공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한상준 alwaysj@donga.com·신동진 기자}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총회장(사진)이 교인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 자료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27일 검찰에 고발당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혐의로 이 총회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피해자연대는 “신천지가 집회장과 신도 수를 축소해 알리는 등 정부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신천지 총회본부를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검은 고발 사건을 신천지 총회본부가 있는 경기 과천을 관할하는 수원지검에 배당했다. 피해자연대는 유튜브 채널 ‘종말론사무소’의 자료 등을 근거로 신천지가 위장교회와 비밀 포교 장소 429곳, 입교 대기자 7만 명과 중요 인사들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이 총회장이 100억 원대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횡령을 한 의혹도 있다고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총회장이 교인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 자료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27일 검찰에 고발당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피해자연대)는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혐의로 이 총회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피해자연대는 “신천지가 집회장과 신도 숫자를 축소해 알리는 등 정부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경기 과천에 있는 신천지 총회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신천지로부터 전체 교인 21만여 명의 명단을 제출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는 교인들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피해자연대는 유튜브 채널 ‘종말론사무소’의 자료 등을 근거로 신천지가 위장교회와 비밀 포교장소 429곳, 입교 대기자 7만 명과 중요 인사들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이 총회장이 100억 원대 부동산을 취득 과정에 횡령을 한 의혹도 있다고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법무부가 부장검사 이상 검찰 간부를 감찰하는 정규 조직을 대검찰청에 신설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위직 검사들에 대한 감찰 강화를 위해 사실상 ‘직할대’를 만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20일 대검 검찰연구관 정원 2명을 각각 신설되는 감찰3과장과 국제협력담당관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16년 10월 임시 조직으로 신설돼 부장검사 이상의 비위 감찰을 전담해온 특별감찰단을 정식 직제인 ‘감찰3과’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검 감찰부는 기존 감찰1·2과에 더해 3과 체제로 재편된다. 지난달 인사에서 추 장관이 임명했던 허정수 특별감찰단장(54·사법연수원 30기)과 전윤경 특별감찰단 팀장(46·32기)이 각각 감찰3과장, 감찰3과 연구관으로 근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허 단장은 1988년 서울지검 민원실을 점거했던 운동권 출신이고, 전 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 꾸려진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유일한 현직 부장검사 위원이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과정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내비친 추 장관이 대검 감찰 라인을 동원해 실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추 장관은 지난달 인사에서 법무부와 대검의 감찰 담당 검사 7명을 전원 교체하며 자체 감찰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장관이 주재하는 전국검사장회의가 연기되면서 검찰 내부망을 통해 급속히 번지던 일선 검사들의 반발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사와 기소 검사 분리’를 반대한 막내급 검사들의 소신 발언과 170여 개에 이르는 ‘동감’ 댓글에 대한 법무부의 공식 답변이 나오지 않아 갈등이 다시 표출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법무부는 전날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검사장회의를 연기하겠다고 할 때까지 검사장들에게 회의 자료를 전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코로나 대응은 핑계고 회의 준비가 안 돼 미룬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검사장은 “후배 검사들 의견과 대응 논리를 꼼꼼히 정비해 회의 준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신동진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여론 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조 전 청장이 법정에서 구속된 것은 201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의한 사자명예훼손 사건 1, 2심 선고 때에 이어 세 번째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2018년 10월 구속 기소된 조 전 청장은 지난해 4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2012년 4월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경찰 조직을 동원해 정부에 우호적인 인터넷 게시글 3만7000여 건을 작성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여론 형성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찰관들의 자유를 침해해 자괴감을 느끼게 하고 국민의 의사 표현을 침해한 것이어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 씨(개명 후 최서원·64·수감 중)가 파기환송심에서 2년을 감형 받았다. 14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 원, 추징금 63억여 원을 선고했다. 최 씨는 1, 2심에서 각각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대법원은 1, 2심이 유죄로 인정한 최 씨의 일부 강요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에서 최 씨가 감형된 것도 대법원의 이런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최 씨의 행위로 국가조직체계가 큰 혼란에 빠졌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61)은 징역 4년에 벌금 60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공직자는 무슨 일이 있든지 자기가 맡은 소임을 다하면 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 후 첫 지방검찰청 방문 일정으로 13일 부산고검을 찾아 일선 검사들과 직원들을 일일이 격려했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이끌던 주요 간부들이 지방으로 전보된 지 한 달 만에 권역별 격려방문을 시작하며 조직 추스르기에 나선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부산고검에 도착한 윤 총장은 현관에 마중 나온 양부남 부산고검장, 권순범 부산지검장, 신자용 부산동부지청장 등 간부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졸업한 모교에 오랜만에 찾아온 기분”이라며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없는지 들어 보려고 왔다”며 방문 목적을 밝혔다. 윤 총장은 19년 전인 2001년에 부산지검에서 평검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지휘하다 지난달 부산고검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은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도 오랜 만에 재회한 윤 총장을 미소로 맞이했다. 취재진이 추미애 장관의 수사와 기소검사 분류방안에 대해 물었지만 윤 총장은 답변 없이 청사로 들어갔다. 윤 총장은 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올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등 현안에 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고 애로사항 청취와 격려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뒤에는 청사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특히 젊은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윤 총장에게 “힘내라”는 응원과 함께 사진을 같이 찍자는 요청을 많이 해 순시 일정이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다음 주 광주에 이어 대전, 대구 등 권역별로 순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법무부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해당 사건이 갖는 무거움을 제대로 헤아렸는지 의문”이라며 “사건의 엄중함과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가볍게 생각했다는 비판에 대해 정부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12일 ‘공소장 국회 제출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과 제안’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해당 사건은 지방선거에 청와대와 정부기관이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가 피고인이 된 사안”이라며 “사적 생활 영역에 관한 것이 아니라 권력기관이 공적 영역인 선거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 수사가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속한 정부의 한 기관인 법무부가 이 사안부터 공소장 제출 방식의 문제를 제기하고 ‘보편적인 형사 피고인의 인권’을 내세운 것은 사안을 정치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사안의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의심을 키우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 기소 내용만 갖고 단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만 향후 재판 과정에서 진상이 규명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이 드러나면 책임 있는 사람에게는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도 논평에 담았다. 민변은 공소장 비공개 결정 과정에서의 절차적인 문제점도 거론했다. 민변은 “개혁을 하려면 그 필요성을 합리적으로 제시하고 사회적 설득을 통한 동의를 얻어 나가야 한다”며 “법무부는 이에 대한 사전 논의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형성되지 않고 법률과 법무부 훈령 사이의 충돌 문제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법무부가 국회 요구에 따라 공소장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과 관련한 헌법적 평가가 요구된다며 “누가, 언제,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떤 범위에서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이 정비돼야 하고 앞으로 정부와 국회 차원의 인권적·법적 검토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법무부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해당 사건이 갖는 무거움을 제대로 헤아렸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12일 논평을 통해 “해당 사건은 지방선거에 청와대와 정부기관이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가 피고인이 된 사안”이라며 “피고인이 속한 정부의 한 기관인 법무부가 이 사안부터 공소장 제출 방식의 문제를 제기하고 ‘보편적인 형사 피고인의 인권’을 내세운 것은 사안을 정치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또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사안의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의심을 키우게 됐다”며 “사건의 엄중함과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가볍게 생각했다는 비판에 대해 정부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변은 법무부가 국회 요구에 따라 공소장을 제공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과 관련한 헌법적 평가가 요구된다며 “공소장의 국회 제출에 대해선 세부 기준이 정비돼야 하고 정부와 국회 차원의 인권적·법적 검토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추미애 장관님께 박수를 보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내부의 기소 통제 방안을 발표한 추 장관을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조 전 장관은 전날 추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검사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제도 구상에 대해 “수사와 기소 주체를 조직적으로 분리해 (검찰의) 내부 통제를 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조 전 장관은 11일 글을 쓴 뒤 7차례 수정하는 과정에선 추 장관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12일 오전 다시 글 말미에 박수를 보낸다는 문장을 추가했다. 조 전 장관은 “검경수사권조정 법안이 패스트트랙을 통과했지만, 궁극적 목표는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하는 것으로 나누는 것”이라며 “2017년 4월 발표된 민주당 대선 정책공약집에는 ‘검찰은 원칙적으로 기소권과 함께 기소와 공소 유지를 위한 2차적, 보충적 수사권 보유’가 대국민 약속이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달 13일에도 페이스북에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하는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적으면서 스스로를 ‘권력 기관 개혁 업무를 관장한 전직 민정수석’으로 칭했다.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40일 만인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 내부의 수사와 기소 판단의 주체를 분리하는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날 “검찰이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해 기소하는 경우 중립성과 객관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어 내부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법령 개정 이전에 지방검찰청 단위에서 시범 시행을 검토하겠다. 조만간 검사장 회의를 열어 의견을 들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로 판단 주체를 달리해 ‘독단의 오류’를 방지하고 절차적 정의를 보장하는 검찰 개혁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결재 없이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을 기소한 사건을 거론하면서 “중대한 하자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추가 기소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기소된 청와대의 백 전 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3명은 “검찰의 공소 사실은 주관적 추측과 예단으로 범벅이 된 ‘검찰 측 의견서’”라고 비판하는 첫 입장문을 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취임 40일 만인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 내부의 수사와 기소 판단의 주체를 분리하는 제도 개선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검찰이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해 기소하는 경우 중립성과 객관성이 흔들릴 우려로 내부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면서 “법령 개정 이전에 지방검찰청 단위에서 시범 시행을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 조남관 검찰국장은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로 판단 주체를 달리해 ‘독단의 오류’를 방지하고 절차적 정의를 보장하는 검찰 개혁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 외부 인사가 포함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나 기소 내용의 허점을 점검하는 이른바 ‘레드팀’ 등을 가동하고 있지만 추 장관은 기소와 수사의 분리를 제도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추가 기소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대해 추 장관은 “사실상 간과돼 왔던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공판중심주의 등이 실질적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시장 선거에 관여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9일 기소된 청와대의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3명은 변호인을 통해 공동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공소사실은 주관적 추측과 예단으로 범벅이 된 ‘검찰 측 의견서’”라고 비판했다.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 13명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첩보 생산부터 수사 상황 보고까지 이른바 하명(下命) 수사의 ‘처음과 끝’이 모두 청와대로 나와 있다. 청와대는 두 달 전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극히 일상적인 업무 처리”라고 강조했다. 당시 자체조사는 지난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공범으로 기소된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맡았다.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기존 해명이 공소장 내용과는 너무 달라 법조계에선 “청와대가 거짓 해명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靑 “정기보고” vs 檢 “수시점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가 지난해 11월 26일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을 울산지검으로부터 재배당해 수사에 착수하자 청와대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사흘 뒤인 같은 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와대가 경찰로부터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에 대해 9차례 중간보고를 받았지만 대부분 지방선거 이후에 이뤄졌다”며 통상적 업무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닷새 뒤인 12월 4일 최 비서관은 청와대 브리핑에서 “수사 기관이 일상적으로 벌이는 활동에 대해 보고받는 건 민정수석실 업무 중 하나”라며 “9번 중 민정비서관실이 보고받은 것은 한 번뿐이었고. 나머진 반부패비서관실로 오는 정기 보고서였다”고 부연 설명했다. 하지만 7일 공개된 공소장에서 검찰은 청와대가 경찰로부터 수사 상황을 총 21번 보고받으며 “수시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중 18번이 지방선거 전에 집중된 것도 정기보고가 아닌 수사 상황을 수시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민정비서관실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 보고받는 부서가 아니었지만 수사기밀이 담긴 보고서를 별도로 받았다. 반부패비서관실에 올라온 수사 상황 보고서는 당시 조국 민정수석비서관과 백 민정비서관에게도 즉시 보고하도록 조치됐다.○ 울산 방문 목적 등도 靑 해명과 배치 하명 수사 단초가 된 첩보문건 생산 배경도 청와대 해명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고민정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제보를 받아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 추가한 비위 사실은 없다”고 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첩보문건에 접촉 필요성이 있는 인사 명단이 적혀 있다는 의혹에 대해 “허위 조작 보도”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민정비서관실 소속이던 문해주 전 행정관이 최초 제보에서 불리한 팩트는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단순 소문은 기정사실화하며 새 ‘범죄첩보서’를 생산했다고 봤다. 문 전 행정관은 수사 착수 시 필요한 진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상자 이름과 직함까지 부기했다. 청와대는 민정비서관실에서 울산에 직접 내려가 수사 상황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검경갈등 요소 파악 차원”이라며 부인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민정비서관실 소속 파견 경찰이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을 만나 수사 상황을 챙겼다고 적었다.○ 법조계 “양형기준상 가중 요소 많아” 검찰과 청와대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일부라도 유죄로 인정된다면 가중 처벌될 수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송 시장과 청와대 보좌진이 공모해 산재모병원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발표를 늦추고 울산시 공무원들을 통해 내부 문건을 빼낸 혐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선거범죄 양형기준상 ‘공무원의 지위이용 선거운동’의 가중요소인 △선거일에 임박한 경우 △계획적 조직적 범행 △상당 기간 반복 범행 등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회유 부분은 ‘당내 경선 관련 매수’의 권유나 알선 등으로 형이 가중될 수 있다.신동진 shine@donga.com·이호재 기자}

‘①선거 국면에서 ②특정 후보자를 향한 ③반복된 지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에서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한 경찰의 표적 수사 양상은 2012년 대선 댓글 조작 사건에서 법원이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을 유죄로 판단하며 거론한 핵심 내용들과 일맥상통한다.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 비서실 7개 조직과 경찰, 기획재정부가 관여한 개별 과정마다 총 38차례의 ‘지시’ 관계를 적시했다. 지휘 계통에 따른 부당한 선거 개입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이라는 공통분모 탓에 이번 사건을 ‘제2의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황운하, 하명 수사 32회 중 23회 지시 7일 공개된 송 시장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 13인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겨냥한 하명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경찰의 위법적 공모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개입’이나 ‘관여’ 대신 ‘지시’란 표현을 32회 사용했다. 표적 수사를 주도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수사팀 등에 내린 지시가 23회로 가장 많았다. 황 전 청장의 지시를 받은 수사팀 내부의 지시 하달(4회), 경찰 수사 상황을 챙기려는 청와대 파견 경찰관들의 보고 지시(3회) 등이었다. 황 전 청장은 2017년 8월 부임 이후 “선거사건 첩보를 수집하라” “울산 토착세력인 시장 등에 대한 사정 활동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같은 해 9월 지능범죄수사대에 “조별로 10월까지 양질의 첩보, 선거사건 첩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회의 때마다 참모들에게 “다른 사건은 뒤로 미루더라도 김 전 시장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하라” “일주일 단위로 사건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집중 수사를 이끌었다. 이에 대해 황 전 청장은 페이스북에 “청탁 수사도 하명 수사도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 날조”라며 “훗날 이 모든 과정이 특검이나 공수처에 의해 낱낱이 밝혀지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반박 글을 올렸다. 수사의 단초가 된 청와대의 첩보 하달과 이후 21번에 걸친 수사 상황 보고 배경에도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백 전 비서관의 ‘지시대로’ 위법 생산된 김 전 시장 관련 범죄첩보를 경찰청에 하달했고 민정비서관실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보고받는 부서가 아님에도 당시 파견 경찰관에게 수사 상황 보고서를 받도록 지시했다. 검찰은 “송 시장 등은 대통령과의 친분을 배경으로 대통령비서실이 나서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지시해 표적 수사가 진행되면 선거에서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공소장에 수사 청탁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또 다른 수사 갈래인 정부의 송 시장 공약 지원과 당내 경쟁 후보 회유 혐의에도 청와대 핵심 인사들의 지시가 있다고 봤다. 김 전 시장이 추진하던 ‘산재모(母)병원’에 대한 예비타당성 결과를 지방선거 전으로 늦춰 발표하게 한 것도 한병도 전 정무수석비서관, 이진석 전 사회정책비서관을 거쳐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이 기재부에 지시한 결과였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어느 공직을 원하느냐”고 물었던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전화도 한 전 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후보자 결정된 ‘선거 국면’ 당일 압수수색도 논란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공직선거법 무죄를 선고했던 1심 재판부의 결정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던 항소심 재판부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반복된 지시가 대선 후보자가 확정된 이른바 ‘선거 국면’ 이후에도 고수된 점을 들어 선거 개입의 고의와 목적을 인정했다. 원 전 원장의 지시가 지휘 계통을 거쳐 사이버 댓글 활동을 벌인 심리전단의 선거 개입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하명 수사 사건에 대입하면 김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확정된 2018년 3월 16일 단행된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황 전 청장은 압수수색 이후에도 김 전 시장 형제 등에 대한 영장신청을 여러 차례 지시했지만 모두 기각돼 실행하지는 못한 사실도 공소장에 그대로 적혀 있다. 신동진 hine@donga.com·박상준 기자}
2018년 6·13지방선거를 불과 20일 앞둔 그해 5월 24일. 당시 기획재정부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공약인 ‘산재모(母)병원’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탈락했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2013년부터 정부의 검토가 시작돼 울산지역의 숙원 사업으로 자리 잡은 산재모병원의 예타 통과가 좌초되는 순간이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를 근거로 TV 토론회에서 김 전 시장을 공격했다. 검찰은 지방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기재부가 이 같은 결론을 내린 배경으로 청와대를 지목하고 관련자들을 지난달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송 시장 측의 부탁을 받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송 시장의 당선을 돕고, 김 전 시장의 낙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지방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예타 발표를 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2부(부장검사 김태은)의 송 시장 등 13명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이진석 전 사회정책비서관이 기재부의 결정 열흘 전인 5월 1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타 결과를 발표할 것을 결정했다”고 기재돼 있다. 장환석 전 대통령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기재부에 발표를 지시했다. 송 시장 측이 사전 선거캠프였던 ‘공업탑준비위원회’ 차원에서 2017년 9월부터 공약 수립 등에서 청와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보고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결과다. 공소장에 따르면 송 시장 측은 2017년 10월 11일 서울 종로구에서 장 전 행정관과 이 전 비서관을 만나 산재모병원 예타 발표를 공공병원 공약을 수립할 때까지 늦춰 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에서 공공병원 공약을 권유한 장 전 행정관은 예타 발표 연기를 수락했다. 송 시장의 핵심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이틀 뒤 공약 준비를 돕던 울산발전연구원 관계자에게 “절대적 지원을 확약 받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같은 해 11월 예타가 끝났지만 결과 발표가 미뤄졌다. 장 전 행정관은 지방선거를 앞둔 이듬해 3월부터 기재부 관계자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균형발전위원회) 관계자 등에게 산재모병원 예타 결과를 신속히 마무리하라고 종용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피고인들은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적시했다.▶ ‘靑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 전문은 (donga.com/news/article/all/20200207/99578275/1)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신동진 기자}

“특히 대통령이나 대통령 업무를 보좌하는 공무원은 다른 공무원보다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더욱 특별히 요구된다.”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 13명의 공소장 범죄사실 첫머리에 ‘선거에 있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라는 제목의 750자(字)짜리 서론을 앞세우며 이 같은 문장을 끼워 넣었다. 현재까지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청와대 보좌진 출신은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 5명이다. 검찰이 기소 대상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까지 거론한 것은 사실상 4·15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선거 개입 윗선 규명이라는 2라운드 수사를 예고한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비서관실 7곳이 송 시장 당선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조력한 ‘힘의 근원’을 찾겠다는 것이다.○ 검찰, 공무원 선거 중립성 강조하며 ‘대통령’ 언급 A4용지 71쪽 분량의 송 시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나열하기에 앞서 “공명선거는 참된 민주정치의 구현을 위한 요체”라며 “국가기관이나 공무원이 스스로를 특정 정치세력과 동일시하거나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의 편에서 선거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바로 이어진 2018년 6·13지방선거 국면에 대한 설명에서도 검찰은 “현 정부와 여권에서는 지방 권력을 교체함으로써 국정수행의 동력을 확보하고자 했다”며 하명수사 등 조직적인 선거 개입이 불가피했던 배경을 송 시장이 아닌 청와대 시각으로 기술했다. 송 시장이 문 대통령의 ‘30년 지기’라는 점과 현직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친분을 이용하려 했다는 설명도 있었다. 이 사건을 송 시장 개인의 위법이 아닌 여권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기획된 부정 선거로 검찰은 본 것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의 하명수사 상황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거쳐 조국 전 민정수석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이 15차례, 이와 별도로 국정기획상황실이 6차례 등 총 21차례 보고됐다. 김 전 시장의 공약이었던 울산 ‘산재모(母)병원’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심사 결과 발표 연기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진석 전 사회정책비서관 등이 송 시장의 부탁을 받고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최종 일정을 조율했다. 송 시장의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 후보였던 임동호 전 최고위원의 출마 철회 과정에는 한병도 전 정무수석비서관 외에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관여했다. 검찰은 이 중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 한 전 수석, 장 전 선임행정관, 그리고 송 시장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제보를 첩보보고서로 만든 문해주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등 5명만 기소했다.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나머지 관여자는 선거 뒤에 기소 여부가 결정된다. ○ 황운하, 송 시장 청탁받고 김 전 시장 ‘표적 수사’ 검찰은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송 시장의 청탁을 받고 김 전 시장에 대해 벌인 ‘표적 수사’ 경위를 공소장 38쪽에 걸쳐 상세히 담았다. 2018년 9월 송 시장으로부터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적극적, 집중적으로 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황 전 청장은 부하 경찰관들에게 김 전 시장과 주변 인물에 대한 정보수집과 집중수사를 독려했다. 같은 해 10월 지능범죄수사대는 김 전 시장 측을 고발한 건설업자가 과거 김 전 시장을 협박한 사실, “최근 송철호를 통해 조국 민정수석을 만났는데 황운하를 내려보낼 테니 고소하면 해결된다”는 말을 채권자들에게 한 사실 등을 A4용지 5장 분량으로 보고했으나 황 전 청장은 이를 무시했다. 수사팀은 황 전 청장에게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용 가능성이 있어 수사 착수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지만 오히려 좌천성 발령을 당했다. 황 전 청장은 고발인과 유착 의혹이 불거진 경위에게 사건을 배당해 김 전 시장 형과 동생에 대한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4차례나 신청하게 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황 전 청장이 부당한 인사 조치를 통해 자신의 지시가 부당한 경우라도 따르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고 적었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송철호 울산시장이 2017년 9월 20일 당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과의 저녁 자리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적극적, 집중적으로 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청탁한 사실이 공소장을 통해 밝혀졌다. 4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의 송 시장 등 13명에 대한 공소장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황 전 청장의 만남 제의에 송 시장이 핵심 측근에게 “만나볼까”라고 묻자 이 측근은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모아 놓은 김 전 시장 비위 자료를 (황 전 청장에게) 줘보이소”라고 답변했다. 약 한 달 전인 같은 해 8월 송 시장은 핵심 측근들과 당시 현직 시장이던 김 전 시장 관련 비리를 ‘토착 비리’로 규정짓고, 적폐 청산을 강조하는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수립했다. 그 뒤 송 전 부시장이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수집했다. 같은 해 10월 송 전 부시장이 청와대에 전달한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첩보는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통해 윗선에 보고됐고,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 경찰에 하달했다. 황 전 청장이 지휘한 경찰 수사 상황은 지방선거 전후로 박 전 비서관과 국정상황실에 각각 15차례와 6차례 등 총 21차례 보고됐다. 조국 전 민정수석비서관은 박 전 비서관을 통해 경찰 수사 상황을 최소 15차례 보고받았다.황성호 hsh0330@donga.com·신동진 기자}

‘110일 동안 18회.’ 청와대가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 광역자치단체장이었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경찰의 수사 상황을 엿새에 한 번꼴로 보고받았다. 반부패비서관실이 받은 수사 상황 보고서는 조국 전 민정수석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도 즉시 전달됐다. 청와대가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첩보를 경찰에 하달한 것을 넘어 수사 진행을 독려하기 위해 수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이른바 ‘하명(下命) 수사’를 챙긴 민정비서관실, 반부패비서관실, 옛 국정상황실 외에도 김 전 시장을 꺾고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을 지원한 사회정책비서관과 균형발전비서관, 당내 경쟁자 회유에 관여한 정무수석비서관과 인사비서관까지 대통령비서실 직제 조직 7곳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경찰의 수사기밀 靑에 21회 수시 보고 4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청와대가 울산경찰의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 상황을 선거 전 18회, 선거 후 3회 등 총 21회에 걸쳐 수시로 점검한 내용을 확인했다. 하명 수사 의혹이 불거진 뒤 청와대가 공식 해명했던 경찰청 보고 횟수(9회)보다 2배가 넘는다. 경찰은 2018년 2월 8일부터 투표일을 16일 앞둔 5월 28일까지 반부패비서관실과 민정비서관실, 옛 국정상황실 등 3곳에 수사 상황을 집중 보고했다. 민정비서관실은 경찰에서 파견된 행정관들을 울산에 내려 보내는 등 울산경찰의 수사 상황을 직접 챙겼다.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한 첫 압수수색이 있었던 2018년 3월 16일 보고서에는 압수수색 장소와 물품 등이 기재됐다. 3월 29일 국정상황실과 반부패비서관실용 보고서에는 경찰의 영장신청, 검찰의 영장청구, 법원의 영장발부 등 진행 상황이 시간까지 함께 적혀 있다. 조사받는 사람들의 출석 예정 시간, 구체적 진술 요지 등 수사 기밀도 계속 보고됐다. 첫 압수수색 후 4, 5일에 한 번꼴이었던 보고 횟수는 6월 13일 송 시장이 당선된 뒤 급격히 줄었다. 조 전 수석은 경찰의 7월 보고 후 5개월간 끊겼던 수사 상황 보고를 12월에 다시 요청해 경찰로부터 “김 전 시장에 대한 내사 12건을 종결했다”는 최종 보고서를 받았다.○ “BH로부터 절대적 지원 확약” 청와대 관계자들은 하명 수사 외에도 송 시장의 공약 지원, 당내 경쟁 후보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출마 철회 국면 요소마다 등장했다.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2017년 10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송 시장 등을 만나 경쟁자인 김 전 시장이 추진해 오던 산재모병원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 연기를 요청받고 수락했다. 송 시장은 이후 청와대에 직접 방문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진석 전 사회정책비서관에게 같은 부탁을 했다. 회동 이틀 뒤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공약 조력자에게 “BH(청와대) 비서관들로부터 절대적 지원을 확약받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산재모 병원 예타심사 조사가 2017년 11월 종료됐음에도 청와대가 송 시장에게 유리한 시점까지 결과 발표를 미뤘다고 판단했다. 송 시장 측은 당내 경쟁자였던 임 전 최고위원을 회유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활용했다고 한다. 송 시장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은 송 시장과 함께 2017년 10월 임 전 최고위원 측근을 만나 “송 시장이 대통령과 친구니까 (임 전 최고위원이)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 공기업 사장이나 차관 등 자리를 충분히 챙겨줄 수 있다”고 설득했다. 임 전 최고위원과 ‘민주당 내 86학번 동기’ 모임 멤버인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2018년 2월 임 전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 전화를 걸어 “울산에서는 이기기 어려우니 공기업 사장 등 4자리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수석의 지시를 받은 당시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임 전 최고위원에게 “가고 싶은 곳을 알려 달라”고 전화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기자}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 검찰 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지난주 윤석열 검찰총장이 후배 검사들에게 강조했던 ‘검사동일체 원칙’을 비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임관한 신임 검사들에게 “여러분은 거대한 조직의 부품에 지나지 않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면서 “그것(상명하복 문화)을 박차고 나가서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 같은 존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법조계에선 검사동일체가 ‘검사가 바뀌어도 수사 등 절차가 동일한 효력으로 계속 진행된다’는 처분의 일관성 개념도 있는데, 추 장관이 상명하복만을 부각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다면 상대방을 잡기 위해 변장하는 드라마 속 검사는 있을 수 없다”며 “오히려 미국 영화 ‘어퓨굿맨’에 나오는 데미 무어처럼 제대로 기소하는 과정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여러분께 기대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어퓨굿맨은 미 해병대에서 은폐된 집단 린치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여성 법무관의 이야기다. 추 장관은 곧이어 열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회의에서 “피의사실 공표 금지가 형법에 있는 죄명인데도 사문화돼 있다”며 “형사사건 공개 금지를 규칙으로 만들었는데도 여전히 어기고 있다”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기소 결정 과정에서 언급한 감찰권과 관련해 추 장관은 “법무부가 최고 지휘·감독권자여서 감찰권이나 사무 보고 등 지휘 방법과 수단이 있는데 (검찰이) 아직 그것을 실감 있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아닌 것 같다”며 검찰을 겨냥했다. 당시 윤 총장을 건너뛰고 추 장관에게 사무 보고를 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검사 전입 신고식에서 ‘절제된 수사’와 ‘절차적 정의’를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윤 총장의 기소 지시에 따르지 않았던 것에 대해 “기소하지 말자는 취지가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해 그런 취지를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